[원 클릭 시사] 프리토리언(praetorian)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12-09 13:57 수정일 2021-04-30 13:41 발행일 2020-12-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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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 카르텔’이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출발을 광장의 ‘촛불’로 제시했고 이를 ‘프리토리언(praetorian)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로마제국의 최고 엘리트 군대이자 무력집단이었던 ‘프리토리언 가드’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들은 로마 공화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참고 기다리지 않고 직접 뛰어들었다. 스스로 정치판에 개입해 판을 뒤집어 놓는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지금의 우리 사회도 그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로 인해 민주적 시스템에 기반한 새로운 지배층 즉 ‘엘리트 카르텔’이 등장했다고 보았다. 그가 말하는 엘리트 그룹은 고위 관리와 고소득 전문직 지식인 등을 통칭한다. 학연과 지연 등으로 엮여 연대하는 특성을 가지며 특히 수면 밑에서 단단하게 구조화되어 있다고 그는 평가한다.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우려가 섞였다고 보면 될 듯 싶다. 

그는 전관예우 같은 회전문 현상이 엘리트 카르텔이 작동하는 대표적 현상이라며 이런 상황들이 쌓여 우리나라가 지금 같은 ‘심각한 신뢰 적자 사회’가 되었다고 비판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