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인도 시다림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12-02 15:01 수정일 2021-04-30 13:23 발행일 2020-12-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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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을 읽다 보면 삼장법사와 손오공의 최종 목적지로 인도의 으슥한 숲이 나온다. 인도 마가다국 수도였던 왕사성 북쪽에 위치했던, 불교를 믿는 가난한 사람들이 시체를 가져다 버렸던 곳이다. 이곳을 ‘시타바나’라고 했는데, ‘서늘한 숲’이라는 뜻이다. 이를 현대에서 음으로 풀어 ‘시타림(屍陀林),’ 또는 ‘시다림(屍多林)’이라고 부른다. 

인도의 불교 수행자들은 수행을 위해 일부러 이곳에 들어갔다. 시신이 썩어 흉하게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렇게 시체와 함께 수행하는 방법을 ‘부정관(不淨觀)’이라고 한다. 이런 특별한 수양을 통해 삶의 무상함, 탐욕의 무상함을 경험토록 한 것이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이 입고 있던 옷까지 벗겨 입어 ‘무소유’의 정신까지 실천했다고 한다. 

석가모니 역시 이곳에 자주 수행차 들렀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태국이나 미얀마 스리랑카 등 불교 국가에서는 이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죽은 이를 위한 설법이나 염불을 시다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시달림’ 또는 ‘시달림을 당하다’는 말이 생겨났다는 주장도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