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12-15 14:09 수정일 2021-04-30 13:39 발행일 2020-1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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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은 <도덕경> 36장에 나오는 말로,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강함 보다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최근의 리더십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의 다른 말로 ‘천하지지유 치빙천하지지견(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가 있다. 천하의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지극히 견고한 것을 뚫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서 ‘치빙(馳騁)’이란 말을 타고 이리저리 내달리는 모양으로, 무언가를 뚫고 들어간다는 의미로 쓰였다. 

너무 강한 리더십을 배척하는 ‘강량자부득기사(强梁者不得其死)’라는 말도 있다. 강한 대들보는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나치게 강하면 부러지는 것처럼 강력한 법이나 물리력으로는 온전하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으니 유연한 리더십을 갖추라는 의미다. 애플에서 퇴출되었던 스티브 잡스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후 “앞으로는 나를 CLO(Chief Listening Officer, 최고경청임원)으로 불러달라”고 했던 것이 대표적인 유연한 리더십 전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