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APEC 블루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12-01 14:15 수정일 2021-04-30 13:34 발행일 2020-12-02 19면
인쇄아이콘

얼마 전에 여당의 한 의원이 “중국 미세먼지 좀 마시면 어떤가”라고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가까이 지내야 할 나라인데 우리가 한 수 접어주면 서로 좋지 않겠느냐는 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발언이 나가고 사회관계망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 만큼 우리에게 중국 미세먼지는 불청객 그 자체다.

그런데 미세먼지와 황사로 늘 뒤덮혀 잿빛이던 중국 베이징의 하늘이 마치 푸른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파랗게 변한 때가 있었다. 6년 전인 2014년에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이었다. 중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르기 위해 석탄을 때는 베이징 주변의 공장들에게 회의 기간 중 가동중단을 특별 지시한 덕분이었다. 그래서 생긴 말이 ‘APEC 블루(Blue)’다.

중국은 이후 양회 등 국가 차원의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런 특단의 조치로 베이징 하늘을 파랗게 만들었다. 중국에서 미세먼지나 황사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중국의 동북부 지역에서 석탄 사용량을 3분의 1만 줄여도 ‘베이징 블루’ 같은 날이 훨씬 많아질 것인데 아쉬울 따름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