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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알짜 부동산 소유주 소설가와 부동산 전문가의 행복자산 이야기 ‘부동산으로 가족을 지킨 영애씨’

당연하게도 여배우 이영애는 아니다. 평균 이하의 외모에 유난히 고난이 많은 일상으로 억척스럽고 막말을 내질러대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그 영애씨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초등학교시절 교통사고로 몸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와 이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고단한 억척 엄마의 막내딸 ‘영애씨’다. 위로 오빠가 있지만 PC방을 전전하는 백수다.단 한번의 지각도 없었고 거의 매일 가장 늦게 퇴근하며 일을 도맡아하는데도 상사로부터 ‘애티튜드’를 지적받는 ‘을 중의 을’인 대기업 파견사원이다. 연인은 스스로를 ‘오포세대’라고 당당하게도 말하는 취업준비생, 영애씨에게는 학창시절부터 몰려다니던 ‘오공주’ 친구들이 있고 그들은 결혼, 취업, 사회생활 등으로 저마다 다른 삶을 보내고 있다. 소설책이나 드라마 대본이 아니다. 부동산 초보가 내집 장만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한 신간 ‘부동산으로 가족을 지킨 영애씨’(이하 영애씨)의 주인공 이야기다.박종한·양철승 지음/나눔북스 출간/1만 5000원.‘영애씨’는 상경해 지하단칸방을 전전하다 여러 채의 아파트와 빌라를 보유하는 경지에 이른 소설가 박종한과 600여회의 부동산 전망 및 은퇴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 부동산 전문가이자 부동산가치투자연구소의 양철승 대표가 의기투합한 부동산 소설이다.  “회사만 다니는 사람보다 조금 나은 정도겠죠.”아빠의 하반신 마비로 이사를 밥 먹듯이 했던 영애씨는 갑자기 전세금을 3500만원이나 올려달라는 집주인에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근저당, 시세 등의 어려운 용어가 난무하는 상황을 맞았다. 결국 잔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이사를 나온 영애씨가 ‘부동산 부자’로 소문난 회사의 안선호 팀장을 부러워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 팀장은 수익형부동산을 잘 운용해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번다고 입소문이 난 사람이다.대한민국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4억 8000만원, 적지 않은 액수지만 그 중 집이 4억 6000만원이다. 영애의 연하 연인 근석은 은퇴를 앞둔 아버지의 결혼 성화에 툴툴대며 이 같은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통계를 전한다.이처럼 ‘영애씨’는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실태와 오류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영애씨는 물론 주변인들이 사연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고 내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하다.‘영애씨’는 전세금에 발목이 잡힌 영애씨가 어떻게 그 위기를 벗어나 내집을 장만하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는지의 과정을 따른다.(나눔북스 제공)‘영애씨’는 전세금에 발목이 잡힌 영애씨가 어떻게 그 위기를 벗어나 내집을 장만하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는지의 과정을 따르며 부동산 취급 혹은 투자, 구입시 주의해야할 점들을 짚는다. 임대차보호법으로 내 권리 지키기, 투자 가치가 있는 부동산 가늠하기, 역세권 부동산, 빌라의 가치, 부동산에서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 등이 영애씨의 상황과 맞물리며 지식으로 부연된다.소설처럼 풀어가는 형식에서 자칫 누락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은 수익형부동산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안선호 팀장의 문자나 설명으로 전달된다.더불어 각장 마지막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전세와 전세권의 차이, 부동산 입지 선택, 신축 빌라의 장단점,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 산출법, 경매 절차 및 투자전략, 주택임대사업자 등록법 등 관련 부동산 현상과 지식들을 서머리 형식으로 정리해 이해를 돕고 있다. ‘부동산은 행복자산의 일부다.’ 부동산 지식과 투자법을 소설로 풀어낸 데는 이 같은 명제가 깔려 있다. 소설 역시 행복 금리를 높여 행복 자산을 키우는 것이 최고 가치라는 명제로 마무리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행복자산을 강조한 부동산소설 ‘영애씨’의 해피엔딩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희망이 된다. 1만 50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5-20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결정 뒤에 숨은 습관과 콩깍지 그리고 자기합리화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이은진·정인호 지음 / 경향미디어 출간 / 1만 3000원.(사진제공=경향미디어)인간은 매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싸니까, 필요하니까, 해야하니까 등 그 선택의 기준은 꽤 다양하고 합리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기준이 속임수 혹은 자기 합리화나 콩깍지일지도 모른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책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이 출간됐다.행동심리학 전문가 이은진과 경영평론가인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가 조목조목 짚어내는 선택 기준의 오류는 읽는 이를 뜨끔하게 한다.여러 선택지를 맞닥뜨렸을 때 나도 모르는 속임수, 콩깍지, 습관 등을 배제하고 제대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됐다.1장 ‘후회하고 싶지 않아’에서는 습관과 익숙한 것,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거짓말의 굴레, 결정 장애 등을 짚고 대안까지 제시한다.2장에서는 착한사람 콤플렉스, SNS 허세와 ‘있어빌리티’ 등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의 위험을, 3장에서는 과잉진료, 동시에 터지는 정치적 사건과 열애설, 자꾸만 보게 되는 야동 등을 예로 들어 책임감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한다.4장 ‘혹시 당신도 소비의 노예?’는 소리 마케팅, 금지되고 한정된 것에 대한 구매 욕망에 대해, 5장 ‘인생은 정답이 없는 문제’는 복고와 페이스북, 두 낫싱(Do Nothing) 리더십, 너드(Nerd)와 아웃사이더의 시대를 언급하고 있다.저자가 지적하는 생활 곳곳에 숨은 행동심리학은 그간 자신이 했던 결정이 주체적이었는지를 가늠하게 하고 이후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잣대가 돼준다. 1만 3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5-20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실수투성이 고령아빠라도 있어야 하는 이유, '아빠 노릇의 과학'

(사진=게티이미지뱅크)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아빠는 단순히 생물학적 정자제공자일까. 경제적 부양자일까.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아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아빠의 역할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전미 과학저술가협회장을 지냈으며 ‘비즈니스위크’, ‘AP통신’ 등의 과학저널리스트였던 폴 레이번이 집필한 ‘아빠 노릇의 과학’은 아버지의 존재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과학적, 심리학적, 진화론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1980년대에 첫 번째 결혼에서 두 딸과 아들 하나를 두었고 10년 전 재혼해 다시금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20년의 터울을 두고 다시 아빠가 된 저자는 여전히 실수투성이인 자신의 육아 방식을 발견한 뒤 아버지가 아이에게 해줘야 할 일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력을 밝혀내기 위해 방대한 과학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결국 모든 남성은 부성 본능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폴 레이번 지음/강대은 옮김/현암사 출간(사진제공=현암사)이 책이 말하는 아버지의 존재가치는 특별히 새롭지 않다. 그러나 태아가 수정되기 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아빠와 아이의 삶을 과학적 통계를 통해 탐구한다. 즉 생물학적 아버지의 역할이 자녀 양육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아버지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아빠가 되기 위한 자질은 임신 전부터 준비된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청소년기 남성의 식습관은 자식은 물론 손주의 질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저자는 초기 청소년기에 굶주린 조부의 손주들이 풍부하게 먹은 조부의 손주들보다 더 오래 살고 심장병이나 당뇨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적다는 스웨덴 연구진의 조사를 첨언해 신빙성을 더했다. 음식이 부족한 환경을 감지한 남성의 몸이 유전자 신호를 변경해 자손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도록 돕는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아내의 임신기는 추후 아이와의 관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임신기 남성의 호르몬 수치는 아내의 호르몬 수치에 연동해 변한다. 특히 금슬이 좋은 남편일수록 호르몬 변화가 확실했다. 저자는 호르몬 변화 수치가 높은 남자일수록 추후 아이를 양육할 때 좋은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흔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육아에 남녀가 없다고 역설한다. 그 예로 유아동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아버지를 참가시킬 경우 아버지에게도 애착 반응을 보이는 점을 꼽았다. 특히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하는 가정일수록 아이들은 더욱 강한 애착 반응을 보이며 심지어 아버지에게 더 애착하는 아이도 있다. 청소년기에도 아버지의 존재는 빛을 발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존재가 사춘기 딸의 성조숙증 및 성적행동, 임신확률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며 청소년의 공감능력도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의 양과 일정부분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고령아빠의 위험성이다. 그간 고령산모의 노산에 대해서는 수많은 언론이 주목했지만 평생 정자를 생산하는 고령아빠의 위험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저자가 연구한 결과 고령아빠의 아이는 30대 아빠의 아이와 비교했을 때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40대는 6배, 50대는 10배 이상 높았다. 조기 발병 조울증, 선천적 기형, 구순구개열, 뇌수종, 왜소증, 유산, 조산, ‘낮은 지적능력’ 등도 아빠가 나이들수록 자녀에게 영향을 미쳤다.가장 놀라운 점은 고령 엄마의 다운증후군 아이 임신 확률과 고령 아빠의 정신분열증(조현병) 아이 임신 확률이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현재의 만혼 경향과 임신유보증에 경고를 전한다. 다변화된 사회에서 가정의 형태가 변하고 있고 한부모 가정의 자녀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시대다. 일부 한부모 가정은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버지의 부재가 아이의 미래에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가정의 일원이자 주양육자로서 아버지 역할의 지대함을 강조한다. 가정의 달 5월, 엄마 홀로 ‘독박’ 양육이 아닌 화목한 부부동반 양육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1만 50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6-05-13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점점 똑똑해지는 소비자들, ‘심리학으로 팔아라’

드루 에릭 휘트먼 지음 / 문희경 옮김 / 곽준식 감수 / 갈매나무 출판소비자들은 점점 똑똑해 지고 있다. 소비재를 파는 이들이 아무리 ‘최고’라고 유혹해도 소비자들은 “속일 것”이라는 본능적인 예지력을 바탕으로 냉철한 판단력과 자제력을 발휘하곤 한다. 이에 영업맨에게 꼭 필요한 것이 심리학이라고 주장하는 책 ‘심리학으로 팔아라’가 출간됐다. 저자 드루 에릭 휘트먼은 직접반응 광고 전문가로 판매 전략과 기법을 세우기에 앞서 소비자의 사고방식과 마음속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휘트먼은 거의 모든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21가지 심리학 원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21가지 심리학 원리는 수십년 동안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방어본능을 해제하고 신용카드를 꺼낼 수 있게 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심리학 접근법을 설명한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실전 스크립트로 풀어내 이해하기 쉽게 한 것도 눈에 띈다. ‘영업의 고수는 어떻게 심리학을 활용하는가’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로 시작해 인간이 가진 8가지 욕구와 세일즈를 성공으로 이끄는 소비자 심리학 21가지 원리 그리고 ‘세일즈 귀재와 폐자의 차이는 뭘까’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로 구성된 책은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가 담겼다. 1만 4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29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생존·성·안전·성공 4S와 문화코드로 Move Up! ‘왜 그들은 이기는가’

청년 실업 사상 최고치, 경제침체의 장기화, 포기해야할 것이 늘어가는 청춘들 등 2016년 현재의 대한민국을 자조하는 ‘수저 계급론’이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개념일까? 베스트셀러 ‘컬처 코드’의 저자 클로테르 라파이유와 ‘중남미 TED’로 평가받는 ‘아이디어의 도시’ 공동 창립자 안드레스 로머가 공저한 ‘왜 그들이 이기는가’는 국가에도 분명 계급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원제는 ‘무브 업’(Move Up), ‘상향이동’이다. 단어 자체가 아래와 위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인류는 ‘상향이동’을 통해 발전했고 진화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태초의 인간은 모두 같은 조건에서 시작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상향이동’을 거쳤는지에 따라 오늘날의 모습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책은 그 바탕에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고 주장한다. 생존(Survival), 성(Sex), 안전(Security), 성공(Sucess). 클로테르 라파이유와 안드레스 로머는 4S로 정리되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과 문화 코드를 결합해 세상을 해석하는 틀을 제시한다. 두 저자의 성을 딴 이동성 지수 R2(Rapaille-Roemer)다. 이동성지수는 상향이동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인 4S와 문화코드(Culture Code, C2))의 문화적 변수를 종합한 결과값이다. 클로테르 라파이유·안드레스 로머 지음 | 이경희 옮김 | 와이즈베리 출간이 책이 기획된 것은 2009년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였다. 이 포럼에서 저자들은 경제지표인 GDP와 인간개발지수(Human Dvelopment Index)의 모호함을 깨닫고 상향이동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전세계 국가들을 취재하고 탐구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 이동성 지수다. 저자들은 이 지수로 71개국을 평가·분석해 상향이동 원인을 도출해 냈다. 1965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와 과거 아주 부유했던 프랑스의 현재에 “그들은 어떤 일을 했는가”라는 의문을 제시한다.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하면서 故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총리는 몸도, 마음도, 나라도 깨끗해지고자 했던 단 하나의 문화에 집중했다. 이를 조직화해 통솔함으로서 개인의 상향이동을 끌어내 사회를 변화시켰다. 지난해 리콴유 총리가 타계하면서 총리에 오른 그의 아들 리센룽(李顯龍)은 ‘컬처아트’를 주력 미션으로 내걸었다. 문화와 예술의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그의 정책에 국민들 대부분은 “경제발전에 이어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중”이라고 평가한다는 다수 시민권자들의 전언이다.이어 책은 욕구와 본능에 충실한 파충류의 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비행기 추락사고 생존자들의 동료 사체 먹기, 마이클 타이슨의 귀 물어뜯기 등 자극적인 사건들을 예로 들어 2억년 전 인류의 뇌와 유사하다는 이 뇌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상향이동에 어떤 여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이들은 모두 파충류의 뇌가 승리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결국 인간의 뇌에서는 언제나 본능에 충실한 파충류의 뇌가 이긴다는 논리다.하지만 그 파충류의 뇌도 진화한다. 인간이 진화한 속도보다는 수백만년이나 느리지만 분명 속성은 바뀌고 있다. 파충류 뇌의 진화와 인류문화 진화의 차이를 설명하고 속도 맞추기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데 여성과 남성의 오르가슴을 예로 드는 것도 재밌다. 오르가슴을 끌어내기가 지극히 까다로운 여자는 더 빨리 흥분돼야하고 너무 빨리 달아오르는 남자는 천천히 흥분돼야 두 사람 모두가 만족스러운 섹스를 할 수 있는 것과 닮았다는 주장이다. 책은 뇌의 3가지 기본 구조를 다이아몬드에 비유했다.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파충류의 뇌, 다이아몬드 광택내기 변연계, 다이아몬드 가공하기 대뇌피질의 이야기는 불륜과 브라질문화, 비만인구가 증가한 미국 등에 비유한다. 책은 세 가지 뇌 중 대부분 승리하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본능적 충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대뇌피질의 도움을 받아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주장한다. 스타벅스의 성공, ‘감사합니다’라는 각국 언어에 담긴 속뜻 등으로 이 또한 설명한다. 책은 상향이동을 위해 결정적인 다섯 수를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3의 무의식과 문화코드를 분석한다. 그리고 저자들은 실제 71개국을 분석해 생물학적 본능인 4S의 지수를 도출했다. 이를 통합한 생물논리 지수와 문화코드 지수, 이동성 지수 상위권에는 스위스, 캐나다, 미국, 싱가포르, 독일, 노르웨이 등이 포진해 있다. 그리고 한국은 17위다. 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인 프랑스, 중국, 일본 등보다 높다.  수학적이고 산술적인 지수 도출에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수도출 과정에서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는 어느 나라의 어떤 문화가 상향이동에 도움이 되는지에 집중하면 꽤 흥미롭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전문가 두 사람이 만들어낸 지수에 의한 분석일 뿐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늘 하나를 얻기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해야하는 순간을 맞는다. 완벽한 선택은 없다. 하지만 상향이동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분명 존재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버릴지 역시 자신의 몫이다. 파충류의 뇌가 시키는대로 하지만 대뇌피질의 활약 역시 무시하지 않는 선에서 선택을 하면 된다. 1만 4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29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탄생의 비밀과 각국 대사님이 읽어주는 동화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의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가정의 달을 여는 전시 두편이 27일, 30일 차례로 개막한다. 27일 시작해 6월 8일까지 진행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하 KF)의 '동화로 만나는 세계'는 창립 25주년 기념전시기도 하다. 44개국 어린이들이 읽으며 꿈을 키워가는 28개 언어로 된 동화책 400여권이 전시된다.  11개 언어로 번역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부터 판란드의 인기 국민캐릭터 무민 동화 시리즈, 라가치상 수상작 우크라이나의 '론도의 노래'와 이란 '쿵쿵쿵', 스웨덴의 '핀투스, 너 어디 있니?',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 독일의 '일주일 내내 토요일', 캐나다의 '내 모자 어디 갔을까?' 등이 소개된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동화로 만나는 세계'에서 전시 중인 동화책들.(사진제공=한국국제교류재단)특히 11개국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는 보고 듣고 손으로 써볼 수도 있다. 같은 동화가 각국의 문화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는지, 다름과 닮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각국을 대표하는 26개국 주한대사들과 그들의 아내가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벤트다. 전시개막 다음날인 4월 28일부터 매주 목·금·토요일에 진행된다. '대사님이 읽어주는 동화'는 사전신청제로 운영되며 어린이날에는 세계 각국의 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마술로 만나는 세계'가 펼쳐진다. 전시기간 동안 프랑스, 에콰도르, 캐나다, 필리핀 등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상시 애니메이션 상영관이 운영되며 페이스페인팅, 요일별로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등 이벤트도 마련된다. 중구 을지로5길 KF갤러리(문의 02-2151-6520).드림웍스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마다가스카르' 등의 스케치 모습.(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30일에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 스케치에서 스크린으로'(이하 드림웍스 특별전)가 개막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드림웍스애니메이션, 호주영상센터가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마다가스카의 펭귄'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따른다. '캐릭터'와 '스토리', '월드' 세 가지 주제로 400여점의 콘셉트 드로잉부터 스토리보드, 3D캐릭터 및 세트 모형, 영화음악 악보, 마스크 등이 전시된다. '캐릭터' 섹션에서는 '쿵푸팬더'의 주인공 포, 타이그리스, 시푸, 몽키, 맨티스 등과 '슈렉'의 슈렉과 당나귀 등의 콘셉트 드로잉과 스케치 등이 소개된다.'스토리'에서는 어떤 영감으로 시놉시스가 탄생하고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되는지의 과정을, '월드'에서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는 배경이 어떻게 창작되고 어우러져 시각화되는지를 볼 수 있다. 드림웍스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개미'(1998)부터 최근작 '쿵푸팬더3'(2016)까지를 아우르는 '드림웍스 특별전'은 30일 개막해 8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28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대한민국 섬이 이 책에 담겼다, 섬에 대한 모든 것 '섬: 살이'

전남 무안군 창계로 구로리 낙지잡이.(사진제공=가지출판)TV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의 배경은 섬이다. 프로그램은 섬이 주는 외로움 대신 바다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낭만을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동네 산책하듯 가볍게 걸어나가 한적한 바다에 낚싯대를 던지는 여유로움은 빌딩 숲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행복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도 역시 섬이다. 그 외에도 국내엔 사람들이 사는 섬이 400개가 넘는다. 섬이라도 다 같지 않다. 지형과 자연환경 그리고 바다가 다르다. 심지어 햇볕과 바람마저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섬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다 한가운데 홀로 버틴다. 그 속에 사는 사람도 자신에 주어진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 습관을 익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래서 여러 섬을 다니다 보면 마치 세계여행을 하듯 여러 나라를 본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섬: 살이’, 김준 지음, 가지 출판(사진제공=가지 출판)신간 ‘섬; 살이’는 저자가 직접 한국에 있는 섬을 돌아다니며 기록한 책이다. 실제 섬의 모습은 TV와 다르다. 주민들은 섬이란 고립된 장소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김을 따고 소금을 만들고…. 그렇게 얻은 수확물로 삼시세끼를 해결한다. TV에서 보이는 것처럼 낭만은 없다. 대신 저자는 ‘섬’, ‘삶’을 책에 담았다. 책은 ‘사람이 사는 섬은 아름답다’는 간결한 메시지에서 출발해 현대인이 막연히 꿈꾸고 사랑해온 섬과 그 속에 담긴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삶을 들려준다. 저자는 26년째 전국의 섬을 오가며 연구에 매진해온 김준이다. ‘섬 박사’로 불리는 저자는 지난 2000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촌사회를 연구해 박사 논문을 썼고 이후 꾸준히 한국의 섬들을 다니면서 섬의 고유한 살림살이와 전통문화에 대해 글을 썼다. 그가 지금까지 기록한 섬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이 책 한권에 망라됐다.책은 5개 장으로 구성됐다. 사람, 살림, 일, 삼시세끼, 풍습 등을 테마로 섬에 대한 진솔한 내용이 각 장에 꼼꼼히 담겼다. 눈에 띄는 건 사진이다.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섬에 대한 다양한 사진이 수록됐다. 책을 펼친 순간 다가오는 바다가 보이는 섬 풍경은 주변에서 찾을 수 없는 청량함을 준다. 섬에 있는 우체통, 집 대문, 그물, 돌담 등이 담긴 사진은 독자에게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진에는 글이 곁들여진다. 섬과 그곳의 문화에 대해 나열된 저자의 해석은 사진에 입체감을 주고 책에 깊이감을 더한다.1장 ‘섬·사람’에선 예순도 청년 축에 속하는 섬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일한 만큼 보수가 나오고 평생 퇴직 걱정이 없는 섬에서 주민들이 견뎌야 하는 것은 외로움이다. 이 장에서는 육지와 다른 섬의 실체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분석한다. 2장 ‘섬·살림’은 먹는 물을 주는 샘과 바다, 바람을 이겨내는 돌담에 주목한다. 그리고 섬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조각배, 어구 등으로부터 얻은 삶의 철학을 이야기한다.3장 ‘섬·일’과 4장 ‘섬·삼시세끼’는 책의 하이라이트다. 섬 생활에 대한 외부인의 궁금증 대부분이 이 장들에서 해소된다. 여기에선 섬에서 주민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무얼 먹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말한다.인천 선재도낙지가 많이 나는 곳에선 그걸 잡는 열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고 숭어가 있는 곳에선 작은 배 대여섯 척이 몰아서 잡는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섬의 삼시세끼는 TV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밥상을 보면 그 섬과 바다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을 알 수 있다. 바지락 밭이 좋은 가우도의 밥상 중심에는 큼지막한 바지락탕이 놓이고 야생화로 유명한 풍도는 봄꽃 나물로 찬을 만든다. 봄 도다리, 흑산 홍도, 추도 물메기, 구룡포 과메기 등 책은 섬 고유의 특산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책 중간엔 최근 마트에서 자주 보이는 반건조 생선 모습도 보인다. 현대인에겐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지만 섬에서는 따로 저장 수단이 없어 잡히는 대로 그때그때 빨랫줄에 걸어 말린 일상이다.제철에 좋은 소금을 얹어 담근 젓갈들, 집 마당에 널어 말린 김과 미역 등 먹거리를 둘러싼 섬 생활은 육지와 많이 다르다. 끝으로 5장 ‘섬·풍습’은 섬마다 오랫동안 지켜온 미신에 관해 이야기한다. 예부터 섬사람들은 당산나무가 마을의 안녕과 농사와 고기잡이의 풍흉을 결정한다고 믿었다. 귀촌 열풍으로 섬이 주목받고 있다. 섬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실존적 의미와 현실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 1만 6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6-04-22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갑을 부조리, 흑백논리, 청년실업 등 잠시 잊고 위안을…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찰스A.이스트먼 지음|김지은 옮김|책읽는귀족 출간(사진제공=책읽는귀족)급변하는 사회, 흑백논리로 극명하게도 갈라진 이념전쟁, 갑을의 부조리한 관계 등 조용할 날이 없는 시대에 인디언의 고요하고 단순한 삶의 방식을 전하는 책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가 출간됐다.수우족 출신 미국인 찰스A. 이스트먼, 인디언 이름 ‘오히예사’가 1907년 책으로 엮은 ‘올드 인디언 데이즈’(Old Indian Days)를 번역해 재구성한 책이다. 책은 1, 2부에 전사들과 여자들의 이야기를 나눠 담았다. 책에 담긴 인디언 전사들의 삶은 당당하고 솔직하며 용맹하다. 지극히 아름다운 여성들의 삶은 희생적이고 사색적이며 용감하다. 그런 남녀의 사랑은 솔직담백하고 정의로우며 극적이고 평화롭다.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는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인생의 서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 ‘미쳤거나 천재거나’, ‘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등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축제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특성을 담은 ‘디오니소스 프로젝트’의 일곱 번째 책이다. 1만 3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15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스몰하우스가 묻는다! 우리는 집에서 살고 있는가? ‘작은 집 디자인 도감’

작은 집, 스몰하우스가 대세다. 한때는 ‘은행’ 지분이 더 많은 대형 주택이나 아파트를 내집으로 선호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급증과 치솟는 집값 등에 합리적인 대안처럼 떠오른 소형 주택, 소형 아파트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1인 가구, 스몰 하우스에 특화된 가구, 전자제품, 아이디어 상품 등이 각 산업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춘 책 ‘작은 집 디자인 도감’이 출간됐다. 저자 미미 제이거(Mimi Zeiger)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이자 평론가이며 건축 잡지의 에디터이기도 한 건축 전문가다. 박스형태로 쌓은 'XS하우스'책은 건축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힘을 합쳐 지은 7~102㎡ 면적의 작은 집과 자연친화적인 건축방식,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아이디어 가구 등을 소개하고 있다.미미 제이거는 천재 건축가로 평가받은 이들이 지은 집을 통해 집 보다 사람, 환경 등을 먼저 생각하는 공간, 구조, 인테리어 팁을 던진다.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케임브리지 클리프톤 거리에 UNI건축사무소가 설계한 서로 다른 규모의 ‘XS, S, M, L’ 하우스 중 XS하우스(102㎡)는 3개의 박스 형태를 비틀어 쌓아올린 2층짜리 집이다. 프라이버시, 채광 문제를 해결했고 새하얀 대리석과 오크나무 합판으로 1, 2층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3m에서 0.7m로 뒤로 가면서 좁아지는 길고 좁은 땅에 일본의 건축가 야스히로 야마시타가 지은 물방울 홈(Lucky Drops)은 콤팩트하면서도 넓은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물방울 홈지하 1층까지를 포함해 3개 층으로 구성된 이 집의 면적은 60㎡, 철골 위에 덧댄 반투명 섬유 플라스틱 외관으로 밤이면 일본 전통 등롱인 본보리 형태를 띤다. 지하 벽면에 세면대, 싱크대 등을 달아 알뜰하게도 공간을 활용했고 침실이 있는 2층은 마치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건축가 에린 무어가 생태작가인 건축주를 위해 삼나무 피복 철골로 기초를 세우고 폴리카보네이트 지붕을 덮은 워터셰드(Watershed)는 고작 9㎡ 짜리 집이다.오리건 주 메리 강기슭에 자리 잡은 이 집은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싶다는 건축주의 바람을 반영한 작품으로 책과 자료를 넣어둘 수 있는 상단 수납장도 숨어있다. 모듈식 건축 시스템으로 다양한 크기로 조립이 가능하고 트럭 뒤에 달 수도 있는 유랑하는 집(Nomad Home)이나 실제 자신이 설계한 9.3㎡ 크기의 집에 살고 있는 텀블위드 타이니 하우스 컴퍼니의 설립자 제이 셰퍼의 미니카 하우스(Weebee House), 내부에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낙엽송과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나무상자에 다양한 크기의 창을 오려낸 것처럼 공간을 설계한 7㎡짜리 만능저장고 월든(Walden) 등은 이동성도 보장된다.이들은 거실, 주방, 침실까지 고루 갖추고 있으며 여러 개의 작은 수납장으로 저장성을 극대화했다. 심지어 미니카 하우스에는 소나무로 된 습식사우나까지 구비돼 있다. 가장 작은 크기의 프로젝트인 캐줄로(Casulo)도 소개하고 있다. 1㎡ 크기의 상자에 옷장, 큰 책상 겸 탁자, 서랍장이 딸린 책상, 책상의자, 스툴, 싱글침대 매트리스, 큰 책장 등이 든 박스다. 누에고치라는 뜻의 캐줄로는 일종의 조립식 가구로 어느 공간이든 풀어놓기만 하면 된다.‘작은 집 디자인 도감’/미미 제이거 지음/김예원 옮김/보누스 출간.(사진제공=보누스)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은 집들은 면적을 줄여 건축 및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했고 채광·환기·단열 등은 환경친화적이다.이로 인해 환경 파괴는 줄이고 전기·가스·수도요금 등을 절약할 수 있으며 물건 소유 최소화와 소비감소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결국 작은 집은 단순한 건축 방식이나 인테리어 팁이 아닌 생활 방식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집에서 살고 있는가? 얽매여 있는가?” 7㎡의 나무 상자를 유리창 모양으로 도려낸 듯 설계된 월든의 건축가 닐스 홀거 무어맨이 집의 개념을 뒤집은 것은 이 물음이었다.‘작은 집 디자인 도감’을 넘기다 보면 묻게 된다. 나는 집에서 살고 있는가? 그리고 행복한가? 1만 38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15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미라이공업주식회사의 창업주 故야마다 아키오의 따끔한 일갈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야마다 아키오 지음/남혜림 옮김/처음북스 출간.(사진제공=처음북스)책 표지를 보는 순간 뜨끔해진다. 일본 ‘화이트기업’(블랙기업에 반대되는 좋은 기업)의 상징인 미라이공업주식회사의 창업주이며 극단 미라이자 창단 멤버인 야마다 아키오의 유언과도 같은 책 ‘생각 좀 하고 살아라’가 출간됐다. 야마다 아키오 회장은 성과주의와 할당량, 밥 먹듯 하는 대가 없는 야근과 휴일 근무, 남녀차별 등 일본 사회에 만연했던 기업 문화를 ‘인간존중 경영’으로 타파했던 기업가였다. 그가 2014년 타계 전에 쓴 유작인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무턱대고 열심히 하기 보다는 ‘항상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일도 인생도 즐거워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책은 제1부 업무력과 제2부 대인력 편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받을 것’ 보다 ‘줄 것’에 대한 고민, 똑같은 실패 아닌 100가지 실패, 상식이나 관행은 반드시 의심하기, 개선안 생각하기, 포기할 줄 아는 사람 되기, 잔업 대신 자유시간 등 업무의 질과 속도를 높이는 14가지와 12가지 조언, 생각하는 힘과 실천하는 힘을 위한 16가지, 11가지 조언을 담고 있다. 2부에서는 사람을 키우는 13가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9가지, 사교성을 위한 11가지 조언을 전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야마다 마시히로는 책의 맺음말에 아키오 회장이 병상에 누워서도 늘 되뇌었던 말을 전했다. “어떻게 하면 더 신나게 일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해야 돼!” 1만 5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04-08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생활의 참견' 만화가 김양수의 본격 음주 만화 '한잔의 맛'

제목부터 목구멍이 축축해진다. 만화가 김양수가 위스키를 주제로 한 만화 ‘한잔의 맛’을 출간했다. 일상과 지인들의 사연을 소소하게 녹여낸 ‘생활의 참견’으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그는 애주가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작품에 종종 술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냈던 김 작가는 전공을 살린 만화로 또다시 대중화에 성공했다. 본격 음주 만화를 표방하는 ‘한잔의 맛’은 피키캐스트에서 연재 당시 사실적인 표현으로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다. 오이향이 들어간 술에는 ‘오이비행기’라는 말로, 김렛(진 베이스로 힘든 하루의 상쾌함을 전해 주는 처방 칵테일로 라임 주스를 넣어 진을 묽게한 칵테일)의 차가운 뒷맛에 대해선 ‘훈남 선비 앞에서 20년 된 과부가 허벅지에 찌르는 송곳’이라는 기막힌 그림으로 폭소를 자아낸다.만화가 김양수의 본격 음주 만화 ‘한잔의 맛’ 표지.(사진제공=위즈덤 하우스)흡사 일본의 ‘신의 물방울’이나 ‘명가의 술’에서 볼 법한 어려운 표현과 전통을 쥐어 짜낸 듯한 스토리라인은 없다. 하지만 김 작가의 작품에는 ‘묘한 동질감’이 어려있다.무뚝뚝한 아버지에게 상처받았던 기억, 타지에서의 고생담, 연상연하 커플 등 절묘하게 담겨있는 생활 속 감동 스토리가 실존하는 술과 어울려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한잔의 맛’은 선이 단순하면서 친숙한 그림체로 이뤄져 술의 향기만 맡아도 취하는 사람까지도 빠지게 만든다. 그렇다고 얕은 지식의 나열로 값어치를 떨어트리지 않는다.위스키와 맥주, 칵테일에 대한 실용적인 상식까지 가미되면서 눈으로 맛보는 술을 경험하게 만든다. 흡사 ‘심야식당’의 주류 버전을 보는 듯한 먹먹한 스토리는 ‘한잔의 맛’이 가진 비밀병기다.김양수 작가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술을 소재로 한 만화, 특히 위스키를 소재로 한 만화가 한국에서 대중적일 거라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일단 즐겁게 그린 작품인 만큼 관객들에게 그 감정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면서 “기왕이면 한회를 보고 나면 그 회의 특별한 술 한잔 정도는 기억하거나 찾아 맛보게 만들고 싶었다”는 속내를 전했다.‘한잔의 맛’의 주인공 태백은 김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실제 한 잡지사에 근무했던 그는 태백을 프리랜서 기자로 설정했다.  만화는 태백이 연륜 있는 바텐더 인터뷰 의뢰를 받아 바(bar) 옐로우 마스크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인터뷰는 단칼에 거절당하지만 아버지의 오래된 서재 같은 냄새가 나는 바의 분위기에 매료된 태백은 그곳의 단골이 된다. 그리곤 마스터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듣는다.각각의 사연에 곁들여지는 술은 위스키, 보드카, 칵테일, 맥주 등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 술 한잔에 담긴 사연이 깃든 ‘한잔의 맛’을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고민들을 술 한잔처럼 툭 털어버리게 된다.더 이상 왁자지껄한 술 모임이 싫어질 때나 거나하게 취하기보다 딱 한잔으로 고된 하루를 마감하고 싶을 때,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대화가 더 이상 싫을 때 찾고 싶은 바 옐로우 마스크.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로 김 작가는 특유의 관찰력과 유머를 발휘해 소장하고픈 만화책을 완성했다.온라인에서 연재된 내용이 다가 아니다. 단행본에는 감수를 맡은 김정우 바텐더가 소개하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 역사적으로 술을 사랑한 예술가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찾는 방법, 칵테일의 역사 등 우리가 몰랐던 흥미로운 한잔의 세계로 안내한다. 한잔의 술과 어울리는 ‘친구’, ‘음악’에 대한 김양수 작가의 에세이 두 편도 책의 풍미를 더한다. ‘한잔의 맛’이 시리즈로 24권이 나올 때까지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6-04-08 07:00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