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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너머 물건 맡기던 '전당포'는 옛말 "이젠 직접 찾아갑니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 팍팍해진 삶에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경우 가족이나 친구에게 빌리기 곤란하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대출이다. 지금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일상화됐고, 그 일상화가 가계부채 확대라는 문제를 낳았다.과거 대출이라는 것이 낯설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급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딴 나라’ 얘기였던 사람들이 많았다.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것이 바로 ‘전당포’다. 전당포는 지금처럼 신용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돈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시계, 금반지 등 내게 소중한 것 중 하나를 담보로 맡겨 급한 돈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영화 '아저씨'전당포는 은행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이 전당포는 역사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하지만 과거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전당포는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서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은행보다 더 빨리, 그야말로 급전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전당포라고 하면 눈에 렌즈를 끼고 감정을 하던 주인의 모습을 으레 떠올린다. 하지만 이젠 첨단 장비로 고가의 명품 제품을 감정하고, 보안도 철창이 있던 자리를 CCTV가 대신하고 있다.(사진제공=착한 전당포)하지만 지금의 전당포는 옛날에 보던 도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철창’이 처진 곳이 아니다(물론 이런 곳도 여전히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당포도 새바람이 불고있다. 초창기에는 서민들이 시계나 금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려 사용하던 곳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는 고가의 가방 등을 다뤘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테플릿PC 등을 다루는 IT 전당포로 그 트랜드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한국대부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저신용자용 전당포는 전국에 1000여 개로 11년 전 대비 80% 가량 감소했다. 대신 명품 전당포나 IT 전당포 등 트랜드를 반영한 전당포는 전국적으로 300개 이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대별로 변하는 품목…금부터 스마트폰까지본래 전당포는 제품을 담보로 대출을 한다. 물건이 담보가 되기 때문에 은행처럼 신용조회가 필요 없고 대출 기록도 남지 않는다. 상환이 여의치 않아도 기업의 물품 반환 의무와 고객 대출 상환 의무가 상계되기 때문에 추심 위험도 없다.전당포는 이런 과정에서 일정기간 찾아가지 않는 물품의 매각으로 추가수익을 얻는 사업이다. 월 평균 이자율은 2.9~3.2% 수준. 전당포는 보름에서 한 달 단위로 대출 계약을 맺는다. 즉 10만원을 한 달간 빌리면 3000원 정도의 이자를 내는 셈이다. 전당포는 1961년 대부업법을 적용 받기 시작하면서 활성화됐다. 시계나 금·은,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등이 주요 거래 대상이었다. 부모들이 자식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간 모아온 패물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1970~80년대엔 전자계산기나 흑백TV,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워크맨) 등 전자제품이 인기 품목이었다. 이 시절 전당포는 구치소의 면회실처럼 쇠창살이 둘러쌓인 투명한 창을 사이에 두고 물건을 맡기고 값을 흥정하는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가 강했다.이후 귀금속 거래가 주춤해졌다. 1990년대 후반 IMF가 터졌을 때 온 나라가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외화 마련을 이유로 해외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반면 명품 가방과 시계·구두 등 고가 제품 위주로 거래가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일부 대형 전당포에서는 일반적인 중고명품 판매, 매입, 위탁과 함께 명품교환 및 명품 A/S 서비스까지 한 곳에서 모두 이뤄졌다.2010년대에 들어 전당포의 트렌드가 또 바뀌게 된다.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TV, 태블릿PC 등을 맡기고서 돈을 빌려주는 ‘IT전당포’다.전당포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시작된 신개념 전당포”라며 “스마트폰과 전당포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전당포…검증부터 송금까지 원스톱전당포 운영도 고객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대출은 급한 사람이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동식 전당포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객을 직접 찾아간다. ‘찾아가는 전당포’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감정사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 감정에서부터 송금까지 한 번에 처리해준다.차량을 이용한 무점포 전당포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등 쉽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고객은 20~30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5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이동식 전당포는 원스톱 신개념 서비스로 소도시나 인구가 많지 않은 외곽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점포를 차리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당포의 특징 - 신용등급·소득수준 관계없이 제품 담보 대출 - 상환 못해도 물품반환 의무와 대출상환 의무가 상계되어 추심 위험 없음 - 일정기간 이상 찾아가지 않으면 전당포는 물품을 매각해 수익을 올림 - 월 평균 이자율 2.9%~3.2%- 보름에서 한 달 단위 계약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4-12-01 11:24 이나리 기자

쾌변! 남녀노소 '장쾌락' vs 물 필수 '아락실' vs 취침 전 '둘코락스'

장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 쾌변을 통해 더부룩함이 풀려 시원한 컨디션은 그 어느것에도 비할 수 없다. 변비가 심하면 배변시 항문이 찢어지기도 하고 항문이 자주 찢어지다보면 치질이 생길 수 있다. ‘쾌식(快食)’, ‘쾌면(快眠)’과 더불어 ‘쾌변(快便)’은 장수의 3대 비결로 꼽힌다. 쾌변에 도움이 되는 ‘장쾌락’, ‘둘코락스’, ‘아락실’을 소개한다.장쾌락의 장점은 임산부, 1세 미만 영아,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삭의 임산부가 변비약을 남용하면 자궁 수축을 일으켜 유산 및 조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시 신중해야 한다. 주요 성분인 락툴로오스가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돕는다. 또 분해 과정에서 장의 면역을 활성화하는 비피더스균을 증식하게 해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포 단위로 포장돼 간편히 짜서 복용할 수 있고 단맛이 있기 때문에 커피 등 시럽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둘코락스는 장운동을 직접 촉진하고 활성화시키는 자극성 변비약이다. 복용 후 약 8시간 후에 배변 효과가 나타나므로 취침 전에 복용하면 아침에 배변을 볼 수 있다. 둘코락스에 들어있는 비사코딜은 분해되면서 대장 내의 연동운동을 활성화시키고, 대변 연화제인 도큐세이트나트륨이 단단해진 변을 부드럽고 쉽게 배출되도록 도와준다.아락실의 주성분인 식이섬유(차전자)는 팽창효과를 내면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또 센나열매 가루는 대장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배변활동을 도와준다. 식이섬유가 들어갔기 때문에 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리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오히려 변이 딱딱해져 배변이 어려울 수 있다.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2014-12-01 11:20 정윤경 기자

"국민연금 고갈, 국가 지급의무 없다"

준조세 성격을 띠고 있는 국민연금과 관련,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될 경우 국가가 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해석이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이 같은 논란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에 대비해 지난 1월 국가 지급 책임을 강화한 개정 국민연금법 조항이 신설됨에 따라 이 조항 중 일부에 대한 해석을 두고 벌어진 것이다.관련 법을 제정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이 조항으로 국민연금 지급불능 사태 우려가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이 국민연금 재원이 부족할 때 국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의무규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아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국가 보장의무가 없는데 왜 연금을 납입해야 하느냐”는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는 “혜택도 받지 못할 국민연금을 국가에서 강제로 걷어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앞서 보건복지위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국가는 연금급여의 안정적, 지속적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마련해 핵심 민생법안으로 통과시켜 법사위로 넘겼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국가지급 보장을 의무화하면 국가채무가 급증할 수 있다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이 조항은 기재부 제시안대로 ‘국가는 연금급여가 안정적, 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로 바뀌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관련 보고서에서 이 조항이 국민연금 수지 적자분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고 의무화한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이 급여부족분이 발생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관련법에 ‘적자보전조항’을 명시해놓은 대목과 대조된다.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기금 적자분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조세를 동원하는게 아니라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올려 가입자한테서 더 많은 보험료를 거둘 수 있다는 말로 보험료 인상의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기금 적자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규정이 없기에 국가채무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2년 전 ‘2012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를 만들면서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 수지 적자를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를 살려 적립금 고갈 이후 수지 적자분을 국가채무로 계산했었다.이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국가가 지급 책임을 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운영·관리한다는 국민연금법 조항의 취지는 사실상 상위법 개념”이라며, “법 조항 가운데 ‘국가의 책무’ 논란에 대해선 굳이 연연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여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2014-11-30 19:20 정윤경 기자

여성 상사맨, 담당자라는 이름의 '중압감+자부심'

매회 자체 최고 갱신해가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서 안영이(강소라)가 남자로 가득한 원 인터내셔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제공=tvn)2011년12월 입사자인 신형씨는 대우인터내셔널 영업 3부문 비철2팀 소속으로 메인 아이템이 구리다. 2011년 1월 입사한 혜수씨는 (주)효성 무역PG 철강1PU(퍼포먼스 유닛, 기업 부서의 개념) 냉연팀 소속이다. 미생 속 무대인 원인터내셔널에는 여자 상사맨들이 거의 없다. 신입사원 중에서는 안영이가 유일하고 재무부장(황석정 분)과 선차장(신은정 분), 그리고 몇몇 단역들이 등장할 뿐이다. 실제 종합상사 역시 ‘남초’(男超)의 지대다. 혜수씨의 철강 1PU에는 모두 44명의 영업 담당 상사맨이 있지만 여성은 단 4명에 불과하다. 혜수씨 입사 당시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효성무역이 철강이랑 화학을 다루기에 다른 상사에 비해 여자가 더 적다고 말했다.신형씨의 경우, 입사 동기 70명 중 여자는 10명이었다. 지금 소속팀에도 남자가 7명, 여자는 2명 뿐이다.이처럼 다루는 아이템도 딱딱하고 남성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종합상사에서 이 두 안영이는 힘들지 않았을까? 실제 혜수씨나 신형씨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힘들지 않냐”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자신이 더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지거나 인정받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 치열하게 노력하는 안영이처럼 말이다. 극중 안영이는 무거운 자재나 정수기도 남자의 도움 없이 든다. 최근에는 파업으로 평택 서부화학 창고의 비료를 옮길 수 없자 공장의 작은 트럭을 빌려 평택에서 인천항 CY(컨테이너 보관소)까지 3번을 왕복하며 비료를 옮기는 당참을 보여줬다.혜수씨는 무엇보다 상사맨들은 감정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상사 업무가 아무래도 을의 입장이라 감정적으로 하면 될 일도 안됩니다. 사람 대하는 일이 주이기 때문에 자존심을 일에 결부시키거나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그러나 여성만의 부드러움과 친화력은 강점이 되기도 한다. 신형씨는 “대부분 거래처 담당자들이 남자라 본사 담당자가 여자라고 하면 신기해하고 일이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문성을 잘 활용한다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안영이의 직전 사수였던 신팀장(이승준 분)이 안영이에게 여자의 강점을 활용하도록 조언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그는 “중국이나 아랍쪽 바이어는 여자가 담당자란 생각을 못 해. 앞으로 어떤 회의에서건 남자들 사이에 있을 땐 늘 가운데 앉아”라는 말을 했다. 실제 이들 상사맨들의 생활은 어떨까? 상사맨의 하루는 드라마 미생에서 나타나듯 전화와 메일, 서류작업이 대부분이다. 출근 후 주요 업무는 전날 판매된 가격을 확인해 수요자에게 알려주거나 물건이 어디쯤 생산되고 있는지 생산 진도를 파악하는 일이다. 또 신문기사를 통해 시황을 확인하고 선적 일정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스팟성 거래의 기회를 살핀다. 삼국거래가 많은 상사의 특성상 해외출장이 아닌 이상 외근은 국내 주 거래처로 가는 편이다.신형씨와 혜수씨는 상사 업무는 결코 일정에 맞춰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혜수씨는 “배가 나가는 날인데 비가 와 작업이 중단되는 등의 생각지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기에 매순간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일들이 갑자기 치고 들어올지 모르는, 그야말로 매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라는 것이다.이처럼 상사 업무는 틀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많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일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는 큰 성취감과 상사 업무의 매력 때문이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사고가 터지면 속상하고 힘들죠. 그러나 그 과정들을 거쳐 계약이 됐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그게 좋아서 이 일을 계속하는 것같아요. 80% 힘들다가도 계약이 돼 기분이 좋은 20%의 동기로 말이죠.”(신형씨) “상사에는 말단사원이라도 맡은 지역과 아이템이 있어요.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담당자가 모르면 누가 알아?’였어요. 이 말은 지금도 굉장한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책임질 수 있는 이 담당자라는 단어가 상사의 매력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혜수씨)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2014-11-30 18:42 이혜미 기자

우편번호 5자리로… 도로명주소 시행 따라 내년 8월 개편

현행 우편번호 제도가 내년 8월 도로명주소 시행 정책에 따라 기존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뀐다.우정사업본부는 우편업무의 효율적 추진과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해 내년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국가기초구역 체계의 우편번호 개편안을 12월1일자로 확정 고시했다고 30일 밝혔다.우편번호 개편에 따라 읍·면·동 및 집배원별 담당구역을 나타내는 6자리로 구성돼 있는 현행 우편번호 체계는 5자리로 변경된다. 앞의 3자리까지는 시·군·구 단위를 나타내고 뒤 2자리는 일련번호로 구성된다. 번호는 모두 3만4000여개가 부여될 전망이다.우정사업본부는 새 우편번호인 국가기초구역번호는 소방, 통계, 우편 등 모든 공공기관이 공통적으로 사용하게 돼 국가차원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국가기초구역 단위가 하천, 철도, 대로 등 객관적인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설정돼 우편업무가 더 효율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우정본부는 또 국민이 새 우편번호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세대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새 우편번호부 책자를 발행할 계획이다.특히 우편물을 다량발송하는 국민과 기업을 위해 새우편번호 DB 및 전환 소프트웨어 등을 인터넷우체국(www.epost.kr)과 우정사업본부 및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 천원기 기자000wonki@viva100.com

2014-11-30 18:21 천원기 기자

공적원조는 늘었지만… 분산된 인력·사업 일원화 필요

'코이카 개발협력 단기봉사단'이 지난 8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농업대학 내 시범 온실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연합)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규모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ODA 규모가 2조 4000억원을 넘어선다. 그러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사실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평가’ 자료에서 나타났다. ODA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해 공공차원에서 하는 공여를 의미한다.내년도 ODA 예산안 규모는 총 2조4176억원으로 올해 예산안 규모 2조2762억원에 비해 1414억원(6.2%) 증가했다.내년도 예산안의 46.3%에 달하는 1조1196억 원은 무상원조를 주관하는 외교부가, 42.1%에 달하는 1조175억원은 유상원조를 주관하는 기획재정부가 떠맡았다.또 교육부 576억원, 보건복지부 36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306억원, 미래창조과학부 228억원, 행정자치부 222억원 규모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밖에 총 40여 개 정부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ODA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ODA 규모 증가율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이 기간 동안 DAC 회원국 전체의 평균 증가율은 0.8%인데, 우리나라의 ODA 규모 연평균 증가율은 18.8%이다.이러한 실적은 우리나라가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ODA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애당초 정부는 내년도까지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을 0.2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재정상황 등으로 인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실정이다.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GNI 대비 ODA 비율은 OECD DAC 회원국들과 비교해 볼 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2012년 기준 OECD DAC 회원국의 순지출 기준 GNI 대비 ODA 비율은 평균 0.29%이며 가장 높은 국가인 룩셈부르크는 1.00%, 가장 낮은 슬로바키아는 0.09%이다.우리나라는 0.14%로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28개 DAC 회원국 가운데 22번째다. 그러나 사업 평가 자료에서는 우리나라의 ODA사업 수요와 예산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감안, 우리나라의 ODA 계획수립의 적정성과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대한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이와 함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현지 파견인력들이 분산되어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이밖에 향후 KOICA의 계약사무는 가능한 한 조달청에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아울러 ODA 사업 평가를 시행기관에서 직접(용역 포함) 실시하고 있어 평가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박기성 기자happydaym@viva100.com

2014-11-30 18:07 박기성 기자

모든 유형의 회사 온라인 설립 가능

내달 1일부터 집에서 온라인으로 모든 유형의 회사 설립이 가능해진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30일 “그동안 자본금 10억 미만 주식회사 발기설립만 지원하던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개편해 내달 1일부터 합명·합자·유한·유한책임회사 법인설립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www.startbiz.go.kr)은 법인회사 설립에 필요한 관련 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조치로 매년 유한·유한책임·합자·합명회사 형태로 신설되는 5100여개(2013년 기준)의 법인이 집에서도 온라인으로 창업할 수 있게 됐다. 창업소요일도 평균 14일에서 4일로 단축돼 법인설립이 빨라진다.동일 서류를 소관 행정기관별로 중복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도 개선된다. 금번 시스템 개편으로 8종의 서류가 온라인상에 자동으로 연계됨에 따라 행정기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 절차는 기본정보입력, 법인등록면허세 납부, 법인설립등기, 사업자등록, 4대사회보험신고 순이다.서울의 한 중소기업 대표인 김모(39)씨는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 개편으로 창업소요일이 단축되고 불필요한 서류를 중복 제출하지 않도록 개선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정모(38) 회계사는 “법인설립 기간이 단축되고, 법인설립 등기를 위한 법무사 수수료 부담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이번 개편은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회의에서 발굴된 규제개선과제로 선정된 이후 대법원,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국세청, 중기청 등 법인설립 관련 부처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부처별 소관 업무를 보면 중기청은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 개편을 담당한다. 행자부는 법인·등록면허세 감면여부 확인 및 세금납부처리를 담당하고, 대법원은 법리검토, 법인등기수수료 납부 및 법인설립등기 신청서를 처리한다.국세청은 법인설립신고 및 사업자등록신청서를 맡고, 보건복지부는 4대사회보험 사업장 적용신고 및 가입자 자격취득신고서 처리를 담당한다.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앞으로도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통해 창업하기 편한 환경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차종혁 기자cha@viva100.com

2014-11-30 13:47 차종혁 기자

'저금리의 그늘' 은행 예대마진 줄어 수익성 악화 심각

저금리 기조에 은행들에 비상이 걸렸다. 예대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은행들의 기본 수익인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대출 증가로 이자수익은 선방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대출만큼 연체도 증가하고 있어 부실화 우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대마진이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은 1.82%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축소됐다. 신규취급액 예대마진은 2012년 말 1.74% 2013년 말 1.85%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1.8%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7월 1.9%로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8월 1.82%, 9월 1.86%로 등락을 거듭했다. 은행들의 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2.39%로 0.05%포인트 줄어들었다.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2년 말 2.61%에서 2013년 말 2.53%를 기록한 이후 지난 2월 2.54%에서 6월 2.49%로 2.4%대로 내려온 후 계속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로 낮추면서 예대금리가 동반 하락해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이처럼 예대마진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박리다매’식 영업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금리로 은행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고객들이 그나마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즉 이윤이 적은 대신 많이 팔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침으로 인해 관련 대출상품의 판매가 눈에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금감원에 따르면 10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242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5조원(1.2%)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506조7000억원(잠정)으로 6조4000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 주택담보대출이 354조1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급증했다. 이로 인해 10월 서울시아파트거래량은 1억9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월 1억2200건 이후 6년만에 최고치다.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이 181조4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523조8000억원으로 6조원이나 늘어 전월(2조8000억원)대비 증가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이는 순이자마진(NIM)의 치명타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다.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은행들이 주택관련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점과 은행 간 경쟁요인 등을 고려하면 예대마진의 추가 하락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4분기부터 시작될 은행 NIM의 하락세는 내년 1분기나 2분기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또 많이 받은 대출 물건 중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불량 물건으로 인해 건전성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미 은행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90%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65%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54%)의 경우 전월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09%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1.21%로 0.07%포인트 오른 것이 주요인이다.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만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날로 악화하는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감안해 수익과 관련한 비즈니스는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2014-11-27 18:54 유승열 기자

삼성 "팔아서 살자" … 한화 "사서 키우자"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빅딜(big deal)을 계기로 그동안 두 그룹이 추진해온 기업인수합병(MA)의 과정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중요한 순간마다 기업 인수를 통해 성장한 반면 삼성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계열사는 합병이나 매각을 통해 그룹을 지켜왔다.27일 한화와 재계 등에 따르면 두 그룹간 빅딜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로 한화의 자산가치는 37조원에서 50조원대로 증가했고 글로벌 기업 도약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김 회장은 항상 공격적인 MA로 그룹을 성장시켜 왔다. 이번 삼성 계열사 패키지 인수도 일단 드러난 모습만으로는 ‘합격점’이다. 김 회장은 1981년 취임하자마자 다우케미칼 자회사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다. 당시 PVC(폴리염화비닐)을 생산하던 한화는 원료를 공급하는 두 업체가 필요했다. 2차 오일쇼크로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상황이었지만 김 회장은 시장의 발전을 확신하고 지체 없이 인수를 결정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해 설립한 한화케미칼은 현재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초석유화학 분야 업계 1위다. 매출은 1982년 설립 당시 162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조5914억원으로 늘었다.2002년 2조원대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도 김 회장의 성공적 MA 사례로 꼽힌다. 한화생명의 누적 손실은 인수 당시 2조3000억원에 달했지만 6년만인 지난 2008년 흑자로 돌아섰다. 현재는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그룹내 전체 매출의 50%를 담당할 정도다. 2012년에는 파산한 태양광 발전 업체 큐셀을 인수하면서 또 한번의 MA 필모그래피(대표작)를 만들었다. 큐셀은 인수 당시 누적 영업적자가 4600억원, 공장 가동율 30%에 그쳤지만 현재는 글로벌 태양광 업계 3위 수준으로 도약했다. 김 회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정아그룹과 한양유통, 동양백화점도 차례로 인수해 흑자로 돌려놨다. 한 대기업 임원은 “한화 등 대기업들은 MA를 통해 주력 사업을 재편하면서 성장해 왔다”며 “특히 한화는 성공적인 MA 사례가 많은 기업”이라고 말했다.한편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숙원 사업이라도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매각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자동차다. 삼성은 외환위기와 업계의 우려에도 자동차 사업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1998년 중형차 SM5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고민에 빠졌다. 적자가 커진데다 차량가격이 높아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우그룹과의 빅딜마저 무산되면서 1999년 6월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당시 삼성차의 누적 적자는 1조원대로 이 회장의 유일한 사업상 오점으로 남아있다.2012년에는 호텔신라의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하던 베이커리 전문점 아티제를 대한제분에 넘겼다.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진출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베이커리 시장을 임비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양분한 상황이어서 매각이 유리한 방안이었다. 지난해에는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사 아이마켓 코리아를 인터파크에 매각했다. 올초에는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합작사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TSST)를 협력사 옵티스에 넘겼다. 성장이 정체된 계열사는 합병을 통해 재편했다. 한화에 매각된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4월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한 상태였고 최근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추진했다. 지난해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했다.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2014-11-27 17:43 천원기 기자

보험사 CEO들 너도나도 자사주 매입 '왜'

보험사들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보험사 CEO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3·4·8월에 2억2000만원을 들여 4만주를 산데 이어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보통주 2만주를 사들였다. 보유주식수는 12만5930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0.02%포인트 오른 0.14%가 됐다.김병헌 LIG손보 사장은 지난 7월 3000주를 8300만원을 들려 사들였고, 남재호 메리츠화재 사장도 올해 5월 3000만주를 3억9300만원에 매입했다.현대해상은 11월 첫 주 이철영 사장이 1만4000주(0.02%)를 주당 2만6000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10일에는 정몽윤 회장이 자사주 9만1500주를, 박찬종 부사장이 85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정 회장 보유주식 지분율은 21.8%(1948만7100주)에서 21.9%(1957만8600주)로 0.1%포인트 늘었다.이처럼 보험사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 된 상황에서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확신이 설 때 자사주를 대량 매입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현대해상 관계자는 “경영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과 회사와 주주 가치를 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며 “최고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을 강화해 주가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실천한 것이다”고 말했다.실제 11월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선 한화손보와 현대해상은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손보의 27일 종가는 5030원으로 박 사장이 매입한 지난 20일 4660원에 비해 7.9% 상승했다. 현대해상 주가도 지난 10일 2만5400원에서 27일에는 2만7000원으로 마감하며 5.9% 상승했다.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4-11-27 16:04 이나리 기자

가능성 내다본 상가경매, 1억 미만으로 6억대 낙찰

신일진(47)씨는 2010년 경기 구리시 인창동의 8층짜리 상가 중 2층과 4층, 5층, 7층, 8층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해당 상가는 새로 개통된 지하철 중앙선 구리역 인근 주거지 상권 내에 위치해 있다. 감정가는 8억원. 신 씨는 세 명의 응찰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 6억5000만원에 상가를 손에 넣었다. 그는 6500만원의 현금자산에 5억8500만원을 대출받기로 했다. 여기에 당장 내야 할 취·등록세 2795만원은 별도로 그가 직접 해결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자산 9295만원으로 6억5000만원짜리 상가를 얻게 된 것이다.신 씨가 상가를 낙찰받아 임차인들에게 받은 보증금은 1억원. 임차인들로부터 받는 월세 500만원은 은행대출이자 230만원을 내고도 남았다. 그가 실제로 투자한 금액보다 많은 보증금이 들어온데다, 월세로 270만원까지 받게 되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상가 주변에 위치한 제일시장이 20대들이 많이 찾는 상권으로 바뀌게 됐다. 상권 수요층이 많아지니 상가의 가치 또한 올라갔다. 신 씨는 보유한 상가 5개 층 중 2층을 매각해 각각 2억5000만원의 매각차익을 남기기까지 했다. 위 사례는 신일진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특임교수의 실제 투자성공담이다. 그는 1억원 미만의 소액으로 경매 등을 통해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상가와 같이 주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꼼꼼히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신 교수의 투자 결정부터 낙찰 후 임대관리까지, 그 과정을 짚어보자.◇ 상권분석은 ‘치밀하게’, 전망예측은 ‘냉정하게’2010년 구리역이 개통되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이 일대로 쏠렸다. 신일진 교수가 주목한 곳은 구리역 북쪽 주거밀집지역. 상권 아래에는 제일시장이 있고 위쪽으로는 초·중·고등학교를 낀 아파트 단지가 위치했다.그가 염두한 투자의 포인트는 두 개. ‘어떤 상권이 발달할 것이냐’와 ‘임차인이 다른 곳으로 점포를 옮길 수 있느냐’였다. 이미 구리역 남쪽에는 백화점과 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상권이 발달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지하철역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는 유동인구를 노렸다. 기존에 있던 제일시장은 중·장년층이 모이는 상권이었다. 이 시장상권의 변화를 예상한 것이다.그러던 중 그가 주목한 상권 인근 상가 경매물건이 나왔다. 이어 그의 의지대로 상가를 낙찰받는 데 성공했다.다음은 기존 점포의 이주 가능성이었다. 그가 낙찰받은 상가에는 공인중개사 학원과 통신사 영업점이 입주해 있었다. 해당 상권은 주거지로 둘러싸인 상권이어서 점포주들이 수요를 무시한 채 다른 상권으로 옮길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게다가 인근 상가에는 공실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다. 신 교수는 예상대로 두 점포에서 유치권 포기 각서를 받아 무난히 임대관리를 할 수 있었다.◇ 투자 수익률은 ‘숫자놀음’…“빚을 두려워 하지 마라”6억5000만원의 낙찰금 중 그가 개인자산으로 투자한 실투자금은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임대보증금으로 만회해 실제 투자한 금액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500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었고 상권이 발달하자 해당 상가의 시세가 올라 총 5억원의 차익도 챙긴 것이다.완벽한 임대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상권이 반드시 발달할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부채는 일시적인 짐이 될 수 있다.신일진 교수는 “자신의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수익률을 꼼꼼히 계산한다면 부채를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렇지만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채무를 가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현실적이고, 냉정한 분석과 전망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2014-11-27 15:23 권성중 기자

월 수령액 100만원 이하 40%… 정규직과 간격 좁혀 나가야

생산성 향상, 여성 경력단절 예방 등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속 빈 강정’ 아니냐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으로 인해 근로자 수는 증가되겠지만 고용의 질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주고, 기업은 탄력 근무가 가능한 전문직 일자리에 고급인력 확보 등을 앞세워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고용시장 활성화 카드로 꺼내놨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일제 근로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수준, 적합 업무 부족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체 임금 근로자 대비 시간제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비율은 2011년 65.6%에서 2012년 61.5%, 2013년 61.0%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3-14년 시간선택제 일자리 취업자 총 2961명의 월 수령액을 분석한 결과 월100만원 이하가 39.8%, 100만원~최저임금(108만8920원), 최저임금~최저임금 130%(141만5557원)사이가 32.5%로 나타났다. 80만원 미만도 18.2%(540명)나 됐다. 월 수령액 100만원 미만이 40%에 달해 시간선택제 노동자 상당수가 저임금에 시달린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시간제 근로자가 200만명이 넘어섰으나 임금·근로조건 등이 비정규직보다 더 열악하고, 임금증가율은 정규직(2.3%)의 절반인 1.2% 수준이라고 밝히며, 30~40대 여성을 위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정부의 말과 달리 시간제 일자리 대부분은 60대 이상인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은 “4대 보험도 적용, 정규직 전환 가능 등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규직과 비례한 임금, 사회안정망 등이 뒷받침 돼야 우리나라도 외국과 같이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적합 업무가 부족한 것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 중 하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 197곳을 대상으로 도입 의사를 물은 결과, 74.6%의 기업이 ‘도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도입을 원치 않는 이유로는 ‘적합한 직무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43.7%로 가장 많았다.실제로 정부가 간호사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침을 밝힌 뒤 간호계는 요동치고 있다. 경력이 단절됐던 주부 간호사들은 재취업 기회 열리게 됐다며 반기고 있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가뜩이나 열악한 근무여건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고 보건의료노조는 근무 연속성과 협업성을 발휘하기 어려워 병원의 업무특성상 실효성을 가질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한편 전문가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이 도입 초기인 탓에 대중과 기업에 인식이 낮고 적합 업종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외국의 경우 시간 선택제가 보편화 되어 있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해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택의 폭을 넓혀 통상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간 유연한 호환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요구된다”며 “또 근로의 ‘질’에 있어서 네덜란드나 스웨덴처럼 법제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협약과 공공정책을 통해 확보되고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시간제 확대는 결국 개별기업 차원의 고용철학과 전략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므로 노사 당사자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개선점을 시사했다.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2014-11-27 15:01 서희은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 산재사고 최다 은폐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최근 3년간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가장 많이 은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작년에 산업재해율이 높았거나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한 사업장 등 294곳을 누리집(www.moel.go.kr) 등을 통해 공표했다. 2011년부터 3년간 산재 발생 보고 의무를 2회 이상 위반한 사업장으로는 현대제철 당진공장(20건)을 비롯해 마니커(13건), 광우개발(10건) 등 21곳이 명단에 포함됐다.지난해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한 사업장은 일군토건(재해율 10.00%), 유성기업 영동공장(9.16%), 풍생(6.67%), 문경시청(자활순환센터)(6.60%) 등 254곳이었다.사망사고가 잦았던 사업장으로는 2013년 7월 수몰사고로 7명이 사망한 동아지질(중흥건설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하청업체), 2013년 3월 폭발사고로 6명이 숨진 유한기술(대림산업 여수공장 하청업체), 2013년 5월 가스 질식사고로 5명이 사망한 한국내화 당진공장(현대제철 당진공장 하청업체) 등 15곳이 포함됐다.위험물질 누출, 화재, 폭발 등 중대 산업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유한기술(대림산업 여수공장 하청업체), 삼성정밀화학 등 4곳이 포함됐다.고용부는 2004년부터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경각심과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높이고 산재예방을 위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려고 산업재해와 사망사고가 많은 사업장을 공개해왔다.최관병 산재예방정책과장은 “이번에 공표된 사망재해 발생 사업장 대부분을 감독대상으로 선정, 그동안 수시 또는 특별감독을 해왔다”며 “앞으로 2년간 해당 기업은 물론 임원들까지 정부 포상이 제한되는 추가 제재도 했다”고 말했다.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2014-11-27 12:29 차종혁 기자

은행 나온 목돈, '세테크'로 몰린다

차명거래를 금지한 개정 금융실명제법 시행을 앞두고 비과세보험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에 맡겨둔 돈을 찾아 비과세 보험과 금 등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자산이나 금융상품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생명보험사의 비과세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와 일시납 연금은 8월 2651억원, 9월 2823억원, 10월 3526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점차 늘고 있다.이는 29일부터 시행되는 금융실명제 개정안으로 차명거래 전면 금지를 위한 처벌 기준이 강화돼 기존의 차명계좌에 예금해 놓은 돈을 빼내 세금 부담이 없는 투자처로 돈을 이동시키려 한다는 분석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실명제가 강화되면서 증여세 감면 한도인 5000만원 이상의 성인자녀 명의 예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객 문의가 은행 등 금융권에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장기 자산인 저축성보험의 경우 단기자산인 은행 예금금리에 비해 일반적으로 이자가 높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11월을 기준 상위 5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2% 초반대고 보험사의 연금상품 공시이율은 3% 중반이다.자산가들은 종신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 등 장기보험 상품에 들어 이자소득세나 상속세를 피하거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시납 상품 위주로 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시 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의 경우 수익자를 자녀 명의로 가입해 놓으면 미리 상속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저축성보험은 5년 이상 납입 10년 이상 월납으로 유지할 때 한도 제한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저축성보험 인기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비과세보험뿐 아니라 대표적 ‘세테크’ 품목인 금, 은 등으로도 쏠리고 있다.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당 5000만원가량인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 1월 68㎏에서 지난달 말 132㎏까지 늘었다. 실버바의 인기도 급상승해 지난 4월 470㎏이던 판매량이 5월 740㎏으로 뛰더니 지난달에는 980㎏을 팔아치웠다.반면 서민들은 정기예금으로 몰리는 추세가 완연하다. 올해 10월 말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562조원으로 4월 말 555조2000억원에 비해 6조8000억원가량 늘었다.저금리 장기화로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졌음에도 뚜렷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서민들이 정기예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이처럼 고액의 예금 총액이 줄고 있는 반면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한 것을 보면 소위 자산가로 불리는 일부 계층의 돈만 바쁘게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4-11-26 19:07 이나리 기자

방산으로 큰 한화, '방산 공룡' 꿈 이뤘다

삼성그룹이 예상 밖으로 화학·방산 계열을 한화그룹에 떼어주기로 하면서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매각 당사자인 삼성테크원은 2만8550원을 기록하며 하한가로 마감했으며, 한화케미칼은 삼성 계열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0.75% 오른 1만3500원에 마감했다. (연합)nbsp;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6일 방위산업 업계가 술렁였다. 방산사업으로 성장한 한화가 삼성 방산 부분을 인수하게 되면 업계의 1위로 자리매김하게 되기 때문이다.한화는 방산사업으로 출발해 성장해왔다고 할만큼 방산에 대한 애착이 깊은 기업이다. 김종희 초대 한화회장은 1942년 ‘조선화약공판’에 입사해 화약산업을 배우고 1952년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국화약(주)’를 설립한 후 다른 기업들을 인수, 합병하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다.한화가 인수하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 가운데 방산기업은 탈레스와 테크윈이다. 이번 삼성과의 대형 빅딜은 방산분야에서 최강자가 되겠다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한화는 1957년 화약업체 ‘조선유지’를 인수하고 2001년에는 대우전자 방산부분(현 한화구미공장)을 사들이는 등 방산 분야를 확장시켜나갔다. 한화 관계자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함으로서 한화가 방산업계 1위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기존 사업인 탄약 뿐 아니라 자주포, 레이더, 유도무기, 항공기 및 함정 엔진, 방산전자 등 첨단 무기 부분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화가 진행하는 방산사업은 권총·소총의 실탄과 수류탄, 전차 고폭탄, 조명탄 등 화약부분으로 이 분야는 ‘풍산’과 함께 1·2위를 다툰다.또 한화는 정보통신 사업을 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인정찰기도 만들고 있으며, 현재는 동전크기 만한 벌레모양의 초소형 무인정찰기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한화로 편입되는 삼성탈레스는 전차의 조준경과 전투기, 함정 등 각 종 군사무기들의 레이더, 통신시스템을 생산하고 창정비 사업도 하고 있다. 삼성탈레스가 만든 무기들은 미국과 터키, 대만,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 등으로 수출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삼성탈레스와 함께 한화의 간판을 달게 된 삼성테크윈은 육군의 K-9 자주포를 비롯해 무인정찰 로봇, 항공기 엔진 등 첨단영상장비 등을 만드는 정밀기계업체다.한화는 삼성탈레스와 삼성테크윈을 인수함으로서 현재 방산업계 매출 1위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누르고 단숨에 업계 최고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 동안 방산업계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삼성, 한화, 현대로템, 두산SDT 등 6개 회사가 주도해왔고, 이번 삼성과 한화의 빅딜에 따라 빅5로 재편됐다.현재 한화그룹에서 방산분야는 ㈜한화가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방산사업으로 올린 수익은 1조100억원 정도였다. 삼성탈레스와 삼성테크윈을 갖게 된 한화는 방산 분야에서만 2조60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전망이어서 단숨에 국내 최대 방산기업이 됐다.이번 삼성과 한화의 메가톤급 트레이드는 두 회사의 이해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삼성은 방산분야에서 손을 떼고 싶어 했고 한화는 방산분야를 더욱 키우기를 희망했다”면서 “방산사업은 큰 돈을 벌지 못해 대기업들이 꺼려하는 업종인데 한화의 경우는 방산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어떤 기업보다도 방산에 대한 애착이 많다”고 전했다.실제 대기업들이 방산사업을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다. 우리나라의 방산산업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대기업을 키워주는 대신 방산사업을 맡긴 것으로 전해진다.한 방산기업 관계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대기업에 사업을 주고 기업을 성장시키면서 맡겼던 게 방산사업이다”면서 “당시 박 대통령은 ‘방산으로 돈 벌 생각 하지 말고 국가안보에 일임한다는 생각으로 방산 분야를 맡아달라’고 대기업에 부탁했고 이로 인해 대기업들이 방산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방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방산기업은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고 겨우 적자만 면하는 곳이 많다. 또 다른 방산기업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방산 분야를 해 왔는데 이 때문에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탈레스와 삼성테크윈은 크게 대접받지 못하는 계열사였다”면서 “이번 삼성-한화의 빅딜은 서로 이해가 맞았고 한화의 경우 그동안 인수했던 기업들을 모두 성공시킨 것을 감안하면 삼성탈레스와 삼성테크윈도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정욱 기자 kj@viva100.com

2014-11-26 17:56 김정욱 기자

中企, FTA 협정마다 다른 규정에 진땀…정부 지원금·컨설팅 이용 극소수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물론 최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까지 타결하며 이들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은 유일한 나라가 됐다. 한때 FTA 지각생이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3위의 경제 영토를 거느리게 된 것이다. 현재는 9건, 47개 나라와의 FTA를 발효한 상태다.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맺은 FTA는 한계도 가져왔다. 바로 ‘스파게티 볼 효과(Spaghetti bowl effect)’다. 스파게티 볼 효과란 협정마다 다른 기준과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 등이 스파게티 가닥처럼 복잡하게 얽혀 FTA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현상을 일컫는다.◇ 스파게티 볼 효과…중소기업 FTA 활용 못해실제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FTA를 활용률이 떨어진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은 57.3%다. 대기업은 76.9%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FTA 활용빈도에서도 기업 형태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직접 수출 기업은 61.8%지만, 협력 업체는 38.9%에 그쳤다.중소기업연구원 이준호 선임연구위원은 26일 “연간 수출액이 1억원 이하인 기업이 전체 수출 기업의 절반 이상일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FTA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국내 기업 수 가운데 99%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FTA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험·정보 부족에 행정비용 문제까지그동안 중소기업들은 협정마다 규정이 달라 복잡한 원산지 관리 문제와 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해왔다. 특히 중소기업은 국제화 경험과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마케팅 정보를 얻고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이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88%가 소기업”이라며 “원산지 증명을 해야 FT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작은 기업체가 비용을 들여가며 복잡한 서류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은 FTA가 그들의 경영에 얼마나 이득이 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행정적인 비용으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서 FT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활용이 곧 중소기업의 FTA 활용중소기업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는 있다. 해외 시장의 정보를 알려주고, 국제 경영인과의 면담을 주선해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있다. 또 무역조정지원제도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거나 컨설팅도 제공한다.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극히 드물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상품의 질 또는 기술력을 높이거나 시장을 개척하는 등 FTA 대응책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금형 제조업체의 대표는 “기술만은 다른 어떤 업체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지만 매달 직원 월급과 공장 임대료 내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수출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이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은 당장 먹고 살기 너무 바빠 직접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영향력이 큰 대중매체를 활용해 정책을 홍보하고, 교육을 통해 중소기업인의 의식을 일깨워 주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14-11-26 16:49 유혜진 기자

中 쌍끌이 조업에 동해 오징어 씨말랐다

북한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조업 증가로 제철 맞은 오징어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26일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에 지난 4월~5월 정부가 어족 보호 차원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두 달 간 오징어 금어기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수산정보포털의 산지위판 경락 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 25일까지 오징어 위판 물량은 6만1325t으로, 전년 동기(8만1936t)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것은 중국에서 대형 어선을 동원해 동해안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초 금어기 이후 본격 조업을 재개한 때만해도 지난해 대비 오징어 어획량이 늘어 오랜만에 풍어를 기대했으나, 이후 다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 반짝 효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오징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남해에서 산란 후 4월부터 동해로 북상해 울릉도를 거쳐 북한, 러시아 연안까지 올라간다. 이후 9월~10월쯤 다시 동해안으로 남하해 9월 말부터 이듬해 2월인 겨울철까지 성어기를 맞는다.그러나 지난 5월 북한과 중국이 동해 북한 수역 조업약정을 맺은 이후 중국 어선들이 급증하면서 1600척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 해역에서 조업 중이다. 이 어선들은 오징어가 남쪽으로 내려올 틈도 없이 치어까지 낚아가 국내 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특히 여러 개의 낚시를 이용한 채낚기 방식으로 조업하는 국내 어선과 달리, 중국 어선은 대형 쌍끌이 어선으로 조업해 국내 오징어 물량을 싹쓸이 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오징어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어획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11월 23일 기준 동해안 대표 수협인 포항수협의 오징어(1kg) 산지 위판가는 8831원으로 작년(8207원)보다 8% 가량 인상된 상태다.한편 롯데마트는 어민의 시름과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오징어를 산지 발굴하고 사전 예약을 통한 물량 확보로 저렴하게 선보인다.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는 ‘국내산 오징어(냉장/1마리)’를 시세 대비 15% 저렴한 2500원에 판매하며, 30일 하루 동안은 ‘원양산 오징어 (냉동/1마리)’를 30t가량 준비해 980원 균일가에 판매해 고객 부담을 낮췄다.김영태 롯데마트 생선팀장은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어획으로 대중적인 수산물인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며 “산지 곳곳을 뛰어다니며 제철 수산물을 저렴하게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2014-11-26 16:36 김정아 기자

얼어붙은 소비심리…백화점 겨울세일 찬바람

(사진제공=롯데백화점)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103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5월의 105보다도 2포인트 낮은 수치로 14개월만의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위축된 소비 심리는 백화점 세일 매출로 증명되고 있다.국내 주요백화점들은 지난 21일부터 일제히 연말세일을 시작했다. 백화점들은 부진한 올해 매출을 연말세일로 만회하기 위해 세일 기간을 늘리고 세일품목도 확대했지만 세일 첫 주말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세일 첫 주말 매출 실적이 지난해보다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갤러리아 백화점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세일 첫 주말 매출이 지난해보다 2%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백화점 세일기간의 첫 주말은 세일 관련 행사들이 집중 배치돼 이 기간의 실적이 세일기간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갤러리아 백화점의 신태림 과장은 “길어진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평년보다 따뜻한 11월 말 날씨로 인해 겨울 정기세일 주력상품인 아웃도어 판매가 부진해서인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액에 그쳤다” 며 “아직은 세일 초반으로 겨울세일 실적 전체를 예상하기에는 이르다. 주말 대형 프로모션 행사를 통한 매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백화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산업자원통상부가 25일 발표한 유통업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SSM)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각각 0.9%,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가전문화(5.9%)를 제외한 잡화(-5.7%), 스포츠(-4.6%), 가정생활(-3.0%) 등 전 품목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SSM은 가공조리식품(-5.6%), 일상용품(-5.5%), 신선제품(-4.2%) 등에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이처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 대해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석유화학·철강·조선 등 한국이 성장동력으로 삼던 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한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불안감이 소비심리로 나타나는 것같다”고 말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4-11-26 15:47 이희승 기자

도심 속 붉은 짐승…품 안엔 노란 보물…그 뒤엔 빨간 싼타

모두가 퇴근하는 늦은 저녁 시간이지만 ‘서울스퀘어’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사진=윤여홍 기자)“그날 새벽에 봤던 대우빌딩을 잊지 못한다. 내가 세상에 나와 그때까지 봤던 것 중 제일 높은 것. 거대한 짐승으로 보이는 대우빌딩이 성큼성큼 걸어와서 엄마와 외사촌과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신경숙은 소설 ‘외딴방’에서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거대한 짐승’으로 표현했다. 2009년 서울스퀘어로 이름을 바꾼 이 갈색 짐승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대도시의 위압감을 뿜어낸다. 외관은 어느 한 곳 흐트러짐 없이 반듯하고 그 위에 빼곡히 들어찬 창문들은 수백 개의 눈이 되어 사람을 내려다본다.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다룬 tvN 드라마 ‘미생’의 배경도 서울스퀘어다. 한번 가보고 싶지만 그곳에 서 있는 스스로를 떠올리면 즐거운 상상보다는 월요일 출근길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월요일이 두렵다고 집에만 있기엔 주말이 아쉽고 그냥 지나치기엔 이곳에 숨겨진 명소가 지나치게 매력적이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문화역 서울 284’ 외관. (사진 제공=문화역 서울 284)◇ 문화역 서울 284 ‘역사와 추억이 만난 문화 공간’1925년 준공 당시 독특한 외관으로 주목받았던 구(舊) 서울역사는 늘어나는 인구 수송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2004년 폐쇄됐다. 안을 가득 채우던 노숙자들은 옛이야기다. 2011년부터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변신해 ‘무료’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역사를 간직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은 각자 머릿속에 있는 추억과 어우러져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문화역 서울 284’는 현재 공간의 기억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평일에는 전시를 하지만 주말에는 배우가 직접 연기를 하며 관객과 함께 추억여행을 떠난다. 284는 구 서울역사가 사적 제284호 국가지정 문화재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진 제공=문화역 서울 284)지난 14일부터 ‘공간의 기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서령 감독은 “다른 무대와 달리 이곳은 공간이 가지는 예술적 가치가 있다”며 “공연을 안내하는 배우를 따라 관객이 움직이며 몸으로 느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거대한 짐승 뒤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서울스퀘어와 그 뒤에 있는 힐튼호텔 사이 숨겨진 산책길은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멀리서 육안으로도 나무들이 보이지만 그곳 입구는 이방인에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서울스퀘어 오른편 오르막길 중간, 차들이 지나가는 주차장을 걸어 들어가면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보인다.  서울스퀘어와 힐튼 호텔 사이에 숨은 비밀의 정원. 떨어진 은행잎이 산책길 위에 노란 카펫을 만들었다.(사진=윤여홍 기자)계단을 올라 정원에 들어서면 온통 노란 세상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무수한 은행잎은 그대로 땅에 붙어 노란 카펫이 된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잎들은 바로 앞 갈색 건물 캔버스 위에 노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사실 이곳은 서울스퀘어 직장인들의 은밀한 쉼터다. LG CNS에 다니는 직장인 김 대리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한 번씩 나온다.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걷다 보면 꽉 막혔던 고민이 뚫린다”고 말한다.힐튼 호텔 내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와 마을.(사진=윤여홍 기자)◇ 11월, 남몰래 즐기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낙엽 사이를 헤엄치는 비단 금붕어를 지나 힐튼 호텔로 들어서면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반긴다. 반짝이는 트리 주변으로 귀여운 기차가 움직이고 그 곁에 예쁜 마을이 꾸며져 있다.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산타 인형과 사진을 찍는 무대, 다양한 크리스마스용품 등 이곳에 들어선 순간 잊고 있던 설레는 동심이 살아난다. ◇ 금강산도 식후경 ‘서울스퀘어 MALL’코스 마지막은 역시 맛있는 먹거리다. 가벼운 먹거리부터 제대로 된 코스 요리까지 지하에 마련된 서울스퀘어 Mall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또 하나 볼거리는 입구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설치 미술품이다. 그중 백미는 다양한 표정을 한 사람들로 거대한 벽을 통째로 채운 작품이다. 그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긴 나들이에 지친 몸이 평안을 찾는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미술품이 지나가는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드라마 ‘미생’을 쫓아서 왔다는 정현진(26)씨. 그는 “왠지 우울하던 드라마와 달리 실제로 본 서울스퀘어는 사람들로 생동감이 넘친다”며 “이곳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표정이 좋다”고 웃는다. ◇ ‘서울스퀘어’ 주인은 누구?오랜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2009년 공식적으로 문을 연 서울스퀘어는 과거 대우그룹의 사옥이었다.당시 그 규모와 웅장함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세계 경영을 외치던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의 야망이 담겨있었다.하지만 1999년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고난을 겪었다. 현재는 부동산 투자회사 ‘케이알원리츠’가 소유·운영하고 있다.대우빌딩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대우 인터내셔널’ 직원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최고의 상사맨’을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4-11-26 15:38 김동민 기자

토기와 무겁고 시공 어렵지만 50년은 '거뜬'

미색 나무기둥과 한옥만의 멋들어진 창호, 지붕에 얹혀진 기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한옥에는 어떤 자재들이 사용될까? 한옥을 지을 때 설계와 시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자재 선택이다. 어떤 목재나 기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외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용에서도 1000만~2000만원이 넘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한옥을 짓기로 마음 먹었다면 시공사와 상의해 건축주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꼼꼼히 알아둬야 할 부분이다.자재를 살펴보자니 종류도 다양하고 이름도 복잡해서 선뜻 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브릿지경제는 한옥을 전문 시공하는 박원순 ‘도담한옥’ 대표에게 자재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달 공사가 마무리된 따끈한 종로구 계동의 한옥에 실제로 들어간 자재들도 표시해서, 이렇게 선택했을 때의 실공사비도 공개했다. 박원순 도담한옥 대표는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켜 나가는 젊은 CEO다. 전통한옥기법을 갈고 닦아온 도편수들과 함께 현대인의 삶에 맞춘 한옥을 짓고 있다. 경복궁역 4번 출구 앞 카페 '봄마다 푸름'도 도담한옥의 작품이다.종로구 계동 한옥의 전면 모습 (도담한옥 제공)◇ 목재… 전통미는 육송·강도는 더글러스퍼 최고한옥의 외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목재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옥에 사용되는 목재는 전통의 육송을 비롯해 집성재, 더글러스목 등이 있다.한옥에서 사용하는 나무 목재를 세는 단위는 1재(3*3*360cm)다. 50㎡(15평) 한옥을 짓는데 대략 8000재의 나무가 필요하다.2~3년 이상 육송은 1재당 대략 2800원. 이에 비해 수입목인 더글라스퍼는 2000원으로 저렴하다. 집성재는 자재값은 육송보다 비싸지만 보통 목수들이 대패로 밀지 않고 기계로 치목해 인건비 측면에서는 가격이 줄어들 수 있다.육송은 피톤치드가 나와 건강에 좋기도 하고 외관상 색깔이 미색으로 가장 전통미를 뽐낼 수 있는 목재로, 종로구 계동 한옥을 지을 때 사용했다.강도는 더글라스 퍼가 가장 좋지만 갈라질 때 일자로 크게 쩍쩍 갈라질 수가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외관에 있어 붉은 기가 도는 더글라스는 육송보다 덜 쓰는 편이다.집성재는 목재의 변형을 해결하려고 제시된 재료인데, 박 대표는 아직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집성재는 나무인지 플라스틱인지 헷갈릴 만큼 너무 반듯해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해칠 수 있다. 만들어질 때 화학처리가 되어 곰팡이나 개미의 피해가 적은 것이 장점.종로구 계동 한옥의 내부 모습 (도담한옥 제공)◇ 단열재…지름 21cm 나무기둥엔 두께 12cm가 적당 단열재의 두께는 건축주의 선택이다. 7치(지름21cm)의 나무기둥의 경우, 12cm 두께의 단열재를 선택해야 나무기둥이 내부와 외부에 노출이 돼 예쁘게 마감이 된다.채세움숯단열은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장점이지만 가격은 다른 단열재들보다 훨씬 비싸다. 가장 많이 쓰이는 12cm 단열재를 기준으로 하면, 채세움숯단열은 1㎡당 10만원, 경질우레탄은 2만~3만원, 스티로폼은 1만~2만원이다.설치비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설치비는 건물 당 계산되는데, 채세움숯단열은 이미 조립돼 나와 건물 당 설치비가 50만원이 든다. 하지만 경질우레탄이나 스티로폼은 기사 3명이 3일 동안 와서 설치하는데 200만원정도 든다. 북촌 계동 한옥에는 스티로폼을 썼다. 비용에 있어 경쟁력 있고, 단열에서도 다른 자재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건축 경질우레탄은 이수단열과 같은 단열재 전문 업체에 주문을 맡겨야 하는데 비해 스티로폼은 어느 자재소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와…색깔 '예뻐지는' 동판기와 반영구적홑처마 또는 겹처마에 따라, 혹은 집의 구조가 ㄷ자인지 ㄱ자인지에 따라 쓰이는 기왓장 수는 다르다. 하지만 대략 3.3㎡당 플라스틱 기와는 100만원, 토기와는 130만원, 동판기와는 150만~160만원가량 든다.골목골목으로 들어가는 현장에서는 가벼운 플라스틱 기와와 동판기와가 토기와보다 강점을 나타낸다. 토기와는 플라스틱 기와와 자재값만 두고 보면 비슷한데, 무거워서 옮기는데 인건비와 시간이 많이 소요돼 위와 같은 가격 차이가 생긴다. 내구성에 있어서는 동판기와가 단연 최고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기와와 비슷한 색깔로 차차 변하고 반영구적이다. 암키와와 수키와가 따로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차차 색이 변하는 동판 기와만의 미적인 강점때문에 사찰에서 많이 쓰인다.플라스틱 기와는 용마루, 내림마루 등이 일체형으로 나와 설치해 전통미가 떨어지고, 뜨거운 열에 뒤틀릴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토기와는 추위에 동파될 수 있는데 잘 시공만 해 놓으면 50년은 간다고 본다.한편,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받는 계동 한옥은 토기와를 썼다. 이처럼 지자체에서는 반드시 토기와만을 사용하도록 명시해서 건축주의 선택의 폭이 좁을 수 있다. 또, 50㎡(15평) 한옥에도 토기와를 올리기 위해서는 20톤~25톤의 흙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량목구조의 한옥에는 토기와가 적절하지 않다.◇ 창호…내·외부 한식창 아름답지만 추위에 약해한옥에서 창호는 규격화되지 않은 자재로 집에 맞춰 생산된다. 집이 지어지는 크기에 따라 주문제작하고, 한옥외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찮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신축, 보수하는 한옥이라면 한식 창호모양이 꼭 들어가야 한다.긴 창호는 내·외부한식창일 때 한 짝당 25만원, 한식창에 내부새시는 10만~25만원, 한옥시스템창호는 50만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짧은 창호는 각각 17만원, 7만~15만원, 30만원이다. 한식창에 내부새시를 복합할 경우에는 내부새시를 무엇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계동 한옥에는 한식으로만 구성된 창호를 썼다. 가장 추위에 약하지만 수목장이 직접 하나하나 짜기 때문에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자랑 한다. 한옥을 짓는 건축주들은 미적인 부분을 중요시 여겨 내·외부한식창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건창호가 개발한 한식시스템 창호는 단열, 변형 문제 등에 있어 가장 좋지만 가격은 편하지 않다. 시스템창호를 선택하면 72.6㎡(20평)의 창호에만 3000만~5000만원이 들어갈 수 있다. 틀까지 세트로 나오는 시스템창호는 실리콘으로 고정시킨 부분이 눈에 거슬릴 수 있다.* 종로구 계동 한옥은?대지면적 60㎡(18평)에 전용면적 36㎡(11평)에 지어진 도시형 한옥. 시공기간은 8개월이 걸렸다. 꼼꼼한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미관과 단열에 초점을 뒀다. 목재는 육송, 창호는 내·외부한식창, 기와는 토기와로 살린 전통미가 포인트. 목재를 정교하게 맞추는 숙련된 전문가들과 작업해 틈새 사이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신경 썼다. 이와 같은 자재를 사용하면 실공사비는 1000만원이지만, 계동 한옥의 경우 차량진입이 어려워 실공사비만 1200만원 들어갔다.* 박원순 도담한옥 대표는?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켜 나가는 젊은 CEO. 전통한옥기법을 갈고 닦아온 도편수들과 함께 현대인의 삶에 맞춘 한옥을 짓고 있다. 경복궁역 4번 출구 앞 카페, ‘봄마다 푸름’도 도담한옥의 작품이다. ‘봄마다 푸름’은 종로구청장에게 표창을 받았을 정도로 한옥만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냈다. 종로구에 도시형 한옥뿐 아니라 경주, 영덕에도 전원형 한옥을 지으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2014-11-26 14:05 남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