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백화점 겨울세일 찬바람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4-11-26 15:47 수정일 2014-11-26 19:18 발행일 2014-11-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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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 겹쳐 주력인 아웃도어 잘 안팔려<BR>기간 늘리고 품목 늘렸는데 지난해보다 매출 증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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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백화점)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103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5월의 105보다도 2포인트 낮은 수치로 14개월만의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위축된 소비 심리는 백화점 세일 매출로 증명되고 있다.

국내 주요백화점들은 지난 21일부터 일제히 연말세일을 시작했다. 백화점들은 부진한 올해 매출을 연말세일로 만회하기 위해 세일 기간을 늘리고 세일품목도 확대했지만 세일 첫 주말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세일 첫 주말 매출 실적이 지난해보다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갤러리아 백화점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세일 첫 주말 매출이 지난해보다 2%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백화점 세일기간의 첫 주말은 세일 관련 행사들이 집중 배치돼 이 기간의 실적이 세일기간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신태림 과장은 “길어진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평년보다 따뜻한 11월 말 날씨로 인해 겨울 정기세일 주력상품인 아웃도어 판매가 부진해서인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액에 그쳤다” 며 “아직은 세일 초반으로 겨울세일 실적 전체를 예상하기에는 이르다. 주말 대형 프로모션 행사를 통한 매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산업자원통상부가 25일 발표한 유통업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SSM)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각각 0.9%,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가전문화(5.9%)를 제외한 잡화(-5.7%), 스포츠(-4.6%), 가정생활(-3.0%) 등 전 품목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SSM은 가공조리식품(-5.6%), 일상용품(-5.5%), 신선제품(-4.2%) 등에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 대해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석유화학·철강·조선 등 한국이 성장동력으로 삼던 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한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불안감이 소비심리로 나타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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