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쌍끌이 조업에 동해 오징어 씨말랐다

김정아 기자
입력일 2014-11-26 16:36 수정일 2014-11-26 18:57 발행일 2014-1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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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아도 어획량 대폭 감소<BR>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가격은 8%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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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조업 증가로 제철 맞은 오징어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26일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에 지난 4월~5월 정부가 어족 보호 차원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두 달 간 오징어 금어기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수산정보포털의 산지위판 경락 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 25일까지 오징어 위판 물량은 6만1325t으로, 전년 동기(8만1936t)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것은 중국에서 대형 어선을 동원해 동해안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초 금어기 이후 본격 조업을 재개한 때만해도 지난해 대비 오징어 어획량이 늘어 오랜만에 풍어를 기대했으나, 이후 다시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 반짝 효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남해에서 산란 후 4월부터 동해로 북상해 울릉도를 거쳐 북한, 러시아 연안까지 올라간다. 이후 9월~10월쯤 다시 동해안으로 남하해 9월 말부터 이듬해 2월인 겨울철까지 성어기를 맞는다.

그러나 지난 5월 북한과 중국이 동해 북한 수역 조업약정을 맺은 이후 중국 어선들이 급증하면서 1600척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 해역에서 조업 중이다. 이 어선들은 오징어가 남쪽으로 내려올 틈도 없이 치어까지 낚아가 국내 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러 개의 낚시를 이용한 채낚기 방식으로 조업하는 국내 어선과 달리, 중국 어선은 대형 쌍끌이 어선으로 조업해 국내 오징어 물량을 싹쓸이 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오징어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획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11월 23일 기준 동해안 대표 수협인 포항수협의 오징어(1kg) 산지 위판가는 8831원으로 작년(8207원)보다 8% 가량 인상된 상태다.

한편 롯데마트는 어민의 시름과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오징어를 산지 발굴하고 사전 예약을 통한 물량 확보로 저렴하게 선보인다.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는 ‘국내산 오징어(냉장/1마리)’를 시세 대비 15% 저렴한 2500원에 판매하며, 30일 하루 동안은 ‘원양산 오징어 (냉동/1마리)’를 30t가량 준비해 980원 균일가에 판매해 고객 부담을 낮췄다.

김영태 롯데마트 생선팀장은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어획으로 대중적인 수산물인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며 “산지 곳곳을 뛰어다니며 제철 수산물을 저렴하게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