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사수첩

[기자수첩] '부산행'이 친 사고…충무로의 단비 되길

이희승 문화부 기자영화기자로 살면서 1000만 영화의 탄생을 수없이 봤다. 기자와 평론가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차고 넘치지만 ‘1000만 영화’의 기준은 부모님이다. 부모님들이 “보고싶다”고 말하는 영화는 여지없이 흥행 잭팟을 터트렸다. 과거 ‘실미도’가 그랬고 ‘왕의 남자’, ‘명량’, ‘7번방의 선물’이 그랬다. ‘국제시장’과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는 얼마나 우셨는지 극장을 나오며 벌건 눈가를 훔치는 부모님을 일정기간(?) 놀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천상륙작전’을 보고 싶다고 해 관객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부산행’의 1000만 관객 돌파에 이어 50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작년의 ‘베테랑’과 ‘암살’처럼 쌍끌이 흥행이 기대된다.어른들의 기준은 광고보다 입소문이다. 친구 혹은 산악회, 조기 축구회의 ‘누가 봤는데 재밌다더라’면서 영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영화관을 가기 전까지는 소재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인 소재, 거기다 살면서 한번쯤 경험한 사건이 들어가면 금상첨화. 배우들의 열연은 덤이다. 최민식이 누구인지 몰랐던 아버지는 ‘명량’을 보고 팬이 됐고 어머니는 ‘왕의 남자’를 통해 정진영이 나오는 드라마는 열혈시청한다.그런 부모님이 유일하게 보지 않은 ‘1000만 영화’가 ‘부산행’이다. 일단 바이러스라는 소재에 관심이 없고 좀비물이라는 데 흥미가 없으셨다. ‘부산행’이 제작될 때도 이같은 흥행은 예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거장인 연상호 감독의 색다른 프로젝트로 진행된 영화인만큼 출연 배우들 역시 “이 영화로 칸영화제에 올지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충무로에는 ‘흥행은 하늘만 안다’는 속설이 있다. 어쩌면 흥행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기대감’일 수 있다. ‘부산행’이 앞으로 어떤 기록을 쓸지 몰라도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영화들이 자주 이런 큰 사고를 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희승 문화부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6-08-08 15:30 이희승 기자

[기자수첩] 게임업체 직원 돌연사에 대한 단상

정규 근무시간이 끝난 지도 한참 오래인 오후 9시. 어둠이 내려앉은 도심에 빌딩의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빌딩 속 불빛의 주인공들은 야근하는 직장인일 것이다. 독일어로 ‘헬(hell)’은 ‘밝다’는 뜻이다.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쉽게 불 켜진 빌딩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헬(hell)조선’이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근거가 있는 셈이다.최근 한 대형 게임사 직원이 돌연사한 것을 놓고 말이 많다. 프로젝트 마감 기한에 맞춰 야근과 철야를 밥 먹듯이 하는 게임업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사망원인이 ‘과로사’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개발사, 퍼블리싱, 외주, 하청 등으로 분할되어 게임 하나를 완성시킬 때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일정이 타이트하다. 당연히 근로조건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또한 최근 넥슨이 내놓은 ‘서든어택2’이란 게임은 게임 내 여성캐릭터의 선정성 문제가 논란이 됐다. 결국 출시 한달여만에 서비스 중지를 발표했다. 오직 납기일과 마감만을 생각하는 개발자들에게 게임의 철학, 캐릭터 이미지가 유저에게 주는 영향, 사회적 책임 등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게임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가장 길다는 보고서는 뭘 의미할까.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한 켠에서는 아직도 야근과 철야근무에 매달리고 있는 근로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합리적인 노동시간과 노동에 대한 합당한 처우,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노동을 강요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 꺼지지 않는 ‘헬조선’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이해린 산업부 기자 lee@viva100.com

2016-08-07 17:55 이해린 기자

[기자수첩] 아무도 안쓰는 부동산 전자계약, 이대로 괜찮나요?

김동현nbsp;사회부동산부 기자‘6개월 541건 중 3건 사용’…국토교통부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의 초라한 성적표다.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은 국토부가 부동산계약을 전자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4년간 총 15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도입해 지난 2월부터 서울시 서초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부동산 전자계약은 종이계약서 없이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주택 매매·임대차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확정일자도 자동으로 부여돼 따로 주민센터를 찾을 필요가 없으며, 부동산 실거래가도 자동 신고되는 편리함이 있다. 거래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등기비용을 30% 이상 절약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그럼에도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은 업계관계자들과 계약 당사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서초구에서 성사된 아파트매매계약 541건 중 고작 3건만이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등 사실상 실적이 전무하다.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 사용의 불편함과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전자계약시스템 사용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서류를 수정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거래내역이 데이터화되면 개인의 재산정보가 노출되는데 대한 부담이 있다”고 말한다.그럼에도 국토부는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이달 말부터 서울시내 전체로 시범사업 영역을 넓히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에서 수차례 지적한 불편함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추가예산을 확보해 LH 등 ‘공공부분’도 전자계약을 활용토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는 말 뿐이다. 결국 구체적인 해결방안 없이 무작정 예산을 투입해 사용 범위만 늘려나가겠다는 것이다.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또 하나의 속 빈 강정 정책으로 남게 놔둘 것인가. 무조건적 사용 확대보다 원인 파악과 해결책 준비가 우선이다.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2016-08-04 14:19 김동현 기자

[기자수첩] 세입자 정서는 나 몰라라…공치사 바쁜 금융위

최재영 금융부 기자“이제는 별걸 다 만들어 내는 군요. 수요 조사는 접어두더라도 시장조차 읽지 못하는 정책을 만들어 내니, 탁상행정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죠.”한 금융회사 임원이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전세 투자풀’을 두고 기자에게 한 말이다.금융위는 지난달 전세에서 월세(반전세 포함)로 옮기는 과정에서 남은 잉여자금을 한데 모아 펀드를 조성해 수익을 주는 ‘월세입자 투자풀’을 발표했다.이 정책은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다른 경제부처 정책을 제치고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금융위는 이 펀드에 대해 ‘획기적 상품’이라며 자평을 아끼지 않았다.하지만 금융위의 기대와 달리 시장 시선은 곱지 않다. 세입자들의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정서’로만 상품을 기획했다는 비판 일색이다.최근 전세에서 반전세로 옮긴 한 세입자는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나 하고 이런 정책을 만든 것이냐”면서 “계속 뛰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반전세로 옮겼고 반전세 보증금조차도 전세금 수준인 것이 지금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라고 꼬집었다.금융투자회사들 생각도 비슷했다. 한 증권사 펀드 운용 담당자는 “월세시장은 보증부 월세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더라도 잉여자금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이 상품은 원금손실이 있는 투자 상품이어서 과연 세입자들이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치솟는 전세금 때문에 월세로 옮기는 한 세입자는 “월세도 너무 올라 이제는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할 형편”이라고 했다.획기적이라며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금융당국, “뭣이 중헌디”라며 되받아치는 전·월세 세입자… 한국 금융정책의 어둔 단면이다.최재영 금융부 기자 sometimes@viva100.com

2016-08-03 15:45 최재영 기자

[기자수첩] "편한 것이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천원기 산업부 기자미세먼지 논란과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친환경차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장 떠오르는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수소차, 전기차 등은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고, 비교적 현실적이지만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카는 ‘꼭 사야 하는 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비싼데도 가성비는 형편없다. 정부가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위해 정책지원을 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없어보인다.그 대안으로 MT(수동변속기)를 적용한 차량은 어떨까. MT를 얹은 자동차는 같은 모델의 AT(자동변속기) 차량보다 10~20% 가량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연료를 절약하는 만큼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은 당연하고, 가격도 싸다. 운전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AT에 비해 부품수가 적고 움직임이 단순해 고장도 없다. 규명이 어려운 급발진 현상도 거의 없다.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MT가 적용된 차량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팔리지 않는 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하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았지만 MT 적용 비율은 3% 미만으로 알려졌다. 편리한 AT 매력을 쉽게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MT 적용 비율이 60%가 넘는다. 프랑스는 80%까지 된다고 한다. 환경과 실용성을 따지는 유럽인의 성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사실은 시사하는 바다 크다.물론 자동차 회사의 인식전환이 선결돼야 한다. 요즘 MT차량은 거의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연비를 중요시하는 경차와 일부 소형차 1~2종에 적용되는 게 전부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편한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천원기 산업부 기자 000wonki@viva100.com

2016-08-01 14:34 천원기 기자

[기자수첩] 군(軍) 신뢰회복 위해선…방산비리 ‘척결’해야

김진호 정책팀 기자“천안함 46용사들의 영령 앞에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매국(賣國) 행위가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초계임무 중에 북한의 어뢰에 피격당해 목숨을 잃은 천안함 승조원 46명의 5주기 추모식이 열린 지난해 3월 26일. 국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해군참모총장까지 연루된 통영함 소나 사건 등 초유의 방산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발본색원의 의지를 표명했다.하지만 불과 1년여가 지난 지금 방산비리는 갈 데까지 간 모습이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도발과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과 러시아의 물리적 충돌 경고마저 나오는 엄중한 군사위기 상황임에도, 대북 방송용 확성기 도입과정에서 또다시 비리 협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우리 군은 올해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응징의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그런데 그 때 40여대 총 180억 원의 예산을 단독 입찰한 업체는 현재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다. 이들의 납품할 예정인 확성기의 성능이 3km로 기준(10km)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의혹과 납품가마저 수십억원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북한 핵·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대북 확성기 도입마저 비리가 제기되고 있다니,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완전히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이제 국방 비리는 국민이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이 필요한 이 시점에 군(軍)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최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자파 논란에 휩싸인 사드 배치와 관련, “직접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겠다”며 “군을 믿어달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잇단 방산비리로 얼룩진 우리 군을 국민들이 어떻게 다시 신뢰할 수 있게 만들지 의문이다.김진호 정책팀 기자 elma@viva100.com

2016-07-31 13:20 김진호 기자

[기자수첩] 하수도 요금 올린다고 싱크홀을 막을 순 없다

신태현 사회부동산부 기자“하수관은 말이 없으니까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서울시는 앞으로 3년 동안 하수도요금을 33% 올리는 내용의 조례를 27일 입법예고했다. 2019년 시민이 추가로 부담하는 하수도 요금은 1인당 한 달에 580원, 3인 가구 1390원이다. 그런데 하수도요금을 올리려는 이유가 전문가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싱크홀을 줄이려면 낡은 하수관을 교체해야 하고, 하수도요금을 올려 비용으로 쓴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시는 서울에서 일어난 도로함몰의 81%가 30년 이상된 노후하수관 때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과연 그럴까.전문가들은 대단한 착각이라 지적한다. 강남이 강북보다 개발된 시기가 한참 늦어 하수관도 더 최근 것임에도 싱크홀이 강남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만 봐도 싱크홀의 원인이 단순히 하수관이 낡았다고 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시는 강남에서 침하가 더 빈번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노후하수관 때문이라는 주장은 고수하고 있다.이수곤 교수는 최근 송파구 제2롯데월드 근처의 도로함몰을 상기시켰다. 그 하수관은 최근 2~3년 사이에 묻은 것이다. 지반 침하는 난개발과 인·허가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축 공사할 때 지하수를 빼내는 배수공법은 비용도 적고, 공간 활용도가 높아서 선호되지만 지하수를 뺀 공간으로 지반이 내려앉을 위험이 있다. 난개발로 여러 공사현장에서 동시에 지하수를 빼면 침하 가능성은 더더욱 올라간다. 시는 하수관교체를 빌미로 요금을 올릴 게 아니라 시민들이 납득할 말한 설명을 먼저 하고, 지반 침하에 대해선 별도의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수관은 말이 없다.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

2016-07-29 06:08 신태현 기자

[기자수첩] “모르면 투자 말든가”…외계어로 쓰인 보고서

유혜진 금융증권부 기자# 초보 투자자 김씨는 요즘 열공 중이다. 경제신문에서 투자 관련 기사를 찾아 읽고, 증권사 보고서도 뒤적거린다. 김씨가 가장 오래 보는 것은 인터넷 검색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증권사 보고서는 온통 전문 용어와 약어로 가득하다. 한 단어 한 문장 검색하는 게 외국어 번역하듯 오래 걸리지만, ‘내가 잘 몰라서 그러겠거니’ 하며 김씨는 오늘도 꾸역꾸역 ‘사전’을 넘긴다.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 중 하나가 증권사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전문가가 기업을 분석하고 탐방한 결과물로, 회사 정보는 물론 투자 의견까지 들어있다. 생활과 가까운 산업 및 종목 보고서는 쉽게 읽힌다. 그렇지 않은 업종의 경우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숨 쉬는 투자자가 적잖다. 투자자들이 자주 묻는 어휘 중 듀레이션(duration)은 채권에 투자한 뒤 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을 뜻한다. 이자율이 높을수록 회수 기간이 짧아진다. 제조업에서 스프레드(spread)는 판매가와 투입원가의 차이를 나타낸다. 판매가가 높아지거나 투입원가가 낮아지면 스프레드가 개선됐다고 본다.용어를 풀어쓰면 글이 늘어지니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연구원도 영업하는 사람”이라며 “주된 독자 펀드매니저와 기관 투자자에게는 풀어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게 좋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불친절한 보고서를 보면 “애들은 가!”라고 외치던 시장 상인이 떠오른다. “모르면 투자하지 말든가”라는 뜻에서 그리 쓰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모르면 투자하자 말라’는 게 아니라면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쉽게 풀어쓰는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16-07-27 17:42 유혜진 기자

[기자수첩] 한국 소비자가 봉? 글로벌 기업의 배짱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글로벌 기업들의 대표들은 한국 시장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소비자들이 똑똑하고 식별력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외국기업은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생각한다”며 상찬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정작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한국 시장, 한국 소비자를 홀대하는 행태는 바뀌지 않고 있다.가구공룡 이케아는 미국에서 자사의 말름(MALM) 서랍장을 통해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 서랍장의 판매를 중단하고, 리콜조치했다. 중국에서도 집까지 찾아가 무료로 안전조치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환불은 해주면서도 해당 서랍장을 계속 판매하는 이율 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케아의 이같은 모습은 마치 ‘우는 아이에게만 떡 하나 더 준다’는 한국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비단 이 같은 영업방식은 이케아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최근 배출가구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18조원 가까운 배상금을 주기로 했지만 한국에선 금전적인 배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최근 문제가 된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기청정기 필터를 제조사인 글로벌 기업 3M도 안전하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다 환경부의 발표가 나서야 해당 제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이들 기업은 “양국의 안전규정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법을 어긴 바가 없다”라는 점 등으로 한국에서 해결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문제는 관련 법과 제도가 느슨한 탓에 이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배짱을 부려도 마땅히 제재할 방법도 없다는 점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에겐 한국이 ‘호갱’이나 ‘봉(鳳)’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절이다.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2016-07-25 16:23 김보라 기자

[기자수첩] 양대 국적선사 새 CEO에 거는 기대

산업부 이혜미 기자침몰해가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극적으로 생존의 발판을 마련해 가고 있다. 한때 법정관리 혹은 통폐합설로 곤혹을 치뤘지만 지금은 최악의 상황은 피한 모습이다.두 선사 모두 허우적거릴수록 깊이 빨려 들어가는 수렁에서는 헤어나는 모습이지만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다.우선 실적개선부터 서둘러야 한다. 최근 해운 시황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일시적으로 반등하며 기대감을 키우곤 있지만 2020년까지는 실적을 반전시킬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구조조정의 고통은 어쩌면 잠시 였을지 모른다. 이제부터 진정한 고통, 즉 생존을 위한 ‘글로벌 전쟁’이 시작되는 셈이다.무엇보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다 바꿔야 한다.때문에 업계와 시장에서는 두 회사를 이끌어갈 새 수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해운보다 먼저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현대상선이 9월 초까지 차기 사장을 선임할 예정으로 국내외에서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외국인 CEO 영입설에 국내 업계의 정보유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업계나 전문가들은 해운선사를 살려낼 제대로 된 현장 전문가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한진해운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경영진으로 바뀔지는 아직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현 경영진은 회사가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이 된 책임 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끌 양대 선사의 수장이 누가되든 해운선진국으로서의 명예회복에 대해 거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2016-07-24 16:23 이혜미 기자

[기자수첩] 영화가 좋으면 뭐해? 극장이 걸어줘야지!

김동민 문화부 기자영화가 끝나자 관객석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젊은 기자들은 스스로를 떠올리며 공감했고 살짝 연배가 있는 기자들도 오늘날 청춘의 고민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며 감독과 배우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보냈다. 기자와 평론가를 초청한 언론시사회에서 나온 긍정적인 반응은 다큐멘터리 영화 ‘홀리워킹데이’의 밝은 시작을 알렸다. 영화는 감독을 포함한 청춘 4명이 호주 농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생존기다. 힘들지만 낭만이 가득한 그들의 삶은 오늘날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의 공감을 얻는다. 중·장년층에게는 요즘 청년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극장 밖을 나가면서 ‘홀리워킹데이’의 여운은 점차 사라졌다. 호주가 아닌 서울 풍경이 눈에 들어오며 앞으로 영화가 헤쳐나가야 할 힘든 현실이 느껴졌다. 동료 기자에게 “영화 좋은데 잘 되겠죠”라고 묻자 “글쎄, 영화가 좋으면 뭐해. 극장이 걸어줘야지”란 답이 돌아온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개봉했지만 극장에서 만나긴 힘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가 개봉한 지난달 30일 전국 스크린수는 16개에 불과했다. 영화의 다양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다. 그러나 나아지질 않는다. 오늘날 영화 산업의 발전에는 분명 극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공이 컸다. 하지만 그 투자는 단기적이다. 눈앞의 성공을 위해 일부 티켓파워가 높은 배우가 반복 캐스팅된다. 재벌을 비판하는 범죄 액션이 관객의 공감을 얻자 비슷한 작품이 꾸준히 제작된다. 언제부터인가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멜로 영화는 만나기 힘들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안 되니까. 그럴 바에야 과거 인기 있었던 영화를 재개봉하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최근엔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를 여는 ‘변칙 개봉’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그 전 주말에 변칙 개봉을 해 평균 4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점령해 관객수 56만명을 기록했다. 말로는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을 위한 서비스라고 하지만 입소문을 유도하는 마케팅일 뿐이다. 변칙 개봉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홀리워킹데이’와 같은 작은 영화에게 돌아간다. 지금은 익숙한 장르 영화가 시장에서 인정받지만 나중에는 그것밖에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는 사이 영화의 작품성과 다양성은 사라진다. 영화는 다양한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현실이 줄 수 없는 판타지를 담아야 한다. 그 형태가 고정된다면 관객의 싫증은 당연하다. 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

2016-07-20 14:55 김동민 기자

[기자수첩]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평행이론… 공짜 ‘낙하산’은 없다

성동규 사회부동산부 기자‘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은 항상 대가를 치른다. 순리를 역행하는 일일수록 그 대가는 더욱 크다. 정치권 개입에 따른 대우건설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우려스럽게 보이는 까닭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말 신임 인선 과정의 최종 단계에서 갑자기 절차를 중단했다. 지원자격을 외부인사로 확대해 재공모를 진행하기 한 달 여에 걸친 인선을 번복한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사장추천위원 5명 중 2명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영진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사모펀드(KDB밸류제6호)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한 대주주로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다시 말해 누가 이런 비상식적인 지시를 했는지 명확하다는 얘기다.역시나 낙하산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3일 다시 열린 사장후보추천위원회 당시 외부 방문객이 회의실로 들어가며 한 전화 통화에서 “네, 의원님”이라고 말했고 그와 사추위원이 다른 회의실에서 따로 논의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확신’으로 굳어져 갔다.최종 후보로 선정된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여권 실세 누구누구와 줄이 닿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국회의원과 고위 관료들의 실명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어딘가 낯이 익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임사장 인선과정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대우조선해양이 몰락한 이유는 낙하산 인사의 탓이 크다. 이들이 방만 경영을 하는 동안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런가 하면 방만한 경영으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 엉뚱한 자회사를 신설하거나 인수했다.관리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은 사실상 눈을 돌렸고 ‘서별관회의’에서는 부실을 알면서도 4조2000억원의 혈세를 지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낙하산 인사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수조원대 적자에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잔치를 벌이고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만들었다. 이 돈이 정치권 등에 흘러들어 가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과연 대우건설에 떨어질 낙하산 인사라고 다를까.심지어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만기인 내년 10월 대우건설을 매각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굳이 낙하산 인사를 꽂는 것은 내년 대선에 쓰일 정치자금 창구로 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문까지 나돈다. 그렇지 않고서는 현재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믿고 싶지 않은 주장이지만 일면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낙하산 인사의 진짜 임무가 어떤 것이든 50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과 하청업체 직원들 종국에는 대우건설이 만든 아파트와 도로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아직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시간이 남아있다. 이제라도 대우건설 사장 인선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아야 한다. 동시에 사장 선임을 둘러싼 모든 논란을 산업은행과 사추위원이 책임지고 해명해야 한다.성동규 기자 dongkuri@viva100.com

2016-07-19 09:51 성동규 기자

[기자수첩 ]과도한 산업계 '사드 포비아'

박종준 산업부 기자과거 중국 기(杞)나라에 매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봐 걱정하다가 결국 병이 나서 드러누운 사람이 있었다. 기우(杞憂)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 배치결정이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에 움츠리고 있는 경제계가 그 짝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사실 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 이른바 ‘사드리스크’로 브렉시트에 이어 우리 경제를 또 하나의 구렁텅이로 빠트릴지도 모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 면세점, 여행, 자동차 등이 내일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야단법석이었다.이는 기나라 사람과 다를 바 없어보인다. 물론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자세는 꼭 필요하겠지만 과도하거나 민감한 반응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지난해 상반기 한국경제를 침몰시킨 ‘메르스포비아’나 다를 게 없다. 더욱이 우리 경제는 추경까지 집행해야할 위기상황에 직면해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심리의 안정화가 더욱 절실하다.여기에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수적이지만, 적어도 닥치지도 않은 미래에 겁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이를 증명해주는 것이 IMF 외환위기 극복 과정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슬기롭게 헤쳐나왔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경제가 ‘사드 괴담’에 흔들리거나 놀아날 정도로 허약하지 않을 정도의 담력과 체력을 갖췄다. 때문에 사드발 충격을 지금 껏 숱한 위기들을 극복해낸 담력으로 이겨내야 한다.‘사드 괴담’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경제심리학자 댄 애리얼리의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말이 다시금 생각나게한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2016-07-18 16:38 박종준 기자

[기자수첩] 보험 유관기관 탁상공론, 누굴 위한 규제완화인가

이나리 금융부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기자“전형적인 탁상공론이죠. 자회사 범위 확대해줘도 뛰어들 보험사는 없을 겁니다.”생명·손해보험협회 등 보험유관기관에서 추진 중인 보험사의 자회사 업종 범위 확대를 놓고 한 보험사 재무담당자가 내놓은 반응이다.규제를 완화해주더라도 보험사들이 시도할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는 뜻이다.국내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4(IFRS4) 2단계 준비 때문에 업계 전체로 수십 조원의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태에서 자회사 설립에 따른 자본부담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다.금융감독원에서는 IFRS 대비를 위해 유럽에서 올해 도입한 자본건전성 규제 기준 ‘솔벤시2(SolvencyⅡ)’를 참고해 새 재무건전성 감독규준을 마련하고 있다.솔벤시2 규정상 자회사 지분에 부과될 리스크를 지분가치의 39%로 높게 잡고 있어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보험사들의 속타는 심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험유관기관에서는 △대부업(P2P대출) △핀테크 관련 업종 △크라우드펀드업 등 보험사 자회사 업종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뢰, 적극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새로운 재무건전성 감독규준에 대비해야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사업다각화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보험유관기관들의 주장은 언뜻 번지르르해 보이나 보험사들의 현실과 동 떨어진 신기루에 가깝다. 규제완화라 하더라도 이런 식이면 곤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재무건전성 감독 규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보험사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겠네요…”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니 보험사들은 말한다. “재무건전성도 모르면서, 뭣이 중헌디?”이나리 금융부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6-07-17 14:25 이나리 기자

[기자수첩] 추억의 '포켓몬' 홍대에서도 안전하게 만나고 싶다

권예림 국제부 기자20~30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추억의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있다. 이 같이 향수를 자극하는 주인공들이 2016년 7월 게임으로 찾아왔다. 바로 ‘포켓몬고(Pokemon Go)’다.포켓몬고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기능을 이용해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AR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거리나 건물 등 현실세계를 비추고 위치정보(GPS)를 이용한 것으로 쉽게 말해 현실세계에 가상이 덧붙여진 기술이다.포켓몬고는 구글에서 분사된 나이앤틱과 일본 닌텐도가 손 잡고 개발한 역작이다. 현재 미국·호주 등 지구촌에서는 이 게임의 이용시간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시간을 제칠 만큼 열풍이 거세다.한국에서는 구글 맵에 강원도 속초가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포함된 구글의 실수(?) 덕분에 속초로 동심여행을 떠나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시기상 여름 휴가와 겹치면서 심지어 한 소셜커머스에서는 속초행 당일 셔틀버스가 품목으로 나올 정도로 광풍이다.물론 AR이라는 게임 특성상의 이점도 있지만 포켓몬 ‘캐릭터’의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 AR게임이라고 모두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다.그러나 이토록 열광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우려도 존재한다. 만일 홍대나 강남역처럼 번잡한 곳에서 이 게임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미국의 사례처럼 자동차 충돌사고나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안관은 범죄 악용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전하게 포켓몬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이드라인까지 내놨다.이 게임이 한국에 정식 출시되더라도 우리들의 순수했던 동심에 대한 추억이 얼룩지지 않기를 바란다.권예림 국제부 기자 limmi@viva100.com

2016-07-14 16:13 권예림 기자

[기자수첩] 서울 집값 많이 올라서 살림살이 나아졌나요?

성동규 사회부동산부 기자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7년 만에 3.3㎡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서며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최근 몇 년 사이 침체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다.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달 1만1561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으로 지난해 7월(1만1942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1년간 6월에 아파트 거래량이 1만 건을 넘긴 것은 지난해와 올해 등 두 해밖에 없다.정부가 그토록 부르짖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이뤄진 셈이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나아졌을까?” 일단 기자가 내린 결론은 썩 유쾌하지 않다.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고되 보이니 말이다.정부가 그동안 소위 주택거래 활성화에만 온통 정신이 쏠린 사이 무주택 서민은 전세와 월세가 치솟아 높은 주거비에 치여 허덕이고, 임대주택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공급됐다. 어렵사리 임대주택에 들어가도 인근 주민에게 ‘하층민’이라는 따가운 시선과 손가락질을 받았다.서울 인구 10명 중 6명은 내 집이 없다. 월급은 빠듯한데 월세, 교육비에 목돈이 들어가고, 물가는 천정부지 뛰다 보니 30대 10명 중 9명이 남의 집을 전전한다. 강남 집값이 얼마가 오르건 대다수 서민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정부는 더 이상 이런 문제들로부터 눈을 돌려선 안 된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져 내수가 살아나 결국 서민경제에 보탬이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일단 뒤로 미루고 이제라도 ‘빚내서 집사라는’식이 아닌 진짜 서민주거 안전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성동규 사회부동산부 기자 dongkuri@viva100.com

2016-07-13 14:52 성동규 기자

[기자수첩] 얼음정수기가 아직도 생소합니까

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지난 2003년 8월 얼음정수기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2016년 7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니켈 성분이 검출됐다. 얼음정수기가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지 벌써 13년이란 세월이 지났건만 제품의 안전을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는 뒤늦게 허둥지둥 대책 마련에 나섰다.중금속이 검출되면서 국민들이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실은 명확한 소관 부처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정수기는 ‘먹는물 관리법’에 의거해 환경부 소관인데 반해 융·복합 기기로 분류되는 얼음정수기는 식용 얼음을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이다. 제품 결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고 있다.얼음정수기와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가 교복을 입는 나이가 됐건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얼음정수기의 안전관리를 책임질 명확한 관련 부처하나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왕좌왕하는 정부를 보면 얼음정수기가 마치 어떠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생소한 발명품이라도 되는 듯하다.이처럼 인증 및 관리 기관이 다르다 보니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서로 책임을 미루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폭탄 돌리기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코웨이 정수기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드론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상용화된 드론이 하늘을 통해 물건을 배달할 일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또 드론이 이런저런 사고를 일으키면 그 때 가서야 소관부처를 정하고 야단법석을 떨 정부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 jun@viva100.com

2016-07-11 17:47 박준호 기자

[기자수첩] 아! 제발, 특권이 가시방석 시대에 살리어랏다

전국부 최달수 기자얼마전 공중파 방송을 통해 덴마크 국회의원의 하루를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타고 의사당에 들어서는 모습에서 ‘우리는 왜, 저런 국회의원이 없을까’ 하며 자탄했다. 국민소득 대비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국회의원이 사는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용서를 미덕으로 삼는 국민은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체념의 한숨만 쉴 뿐이었다.그런데 국민이 ‘화’ 를 내고 있다.‘해도 해도 너무 한다’ 는 국민적 분노가 심상치 않다. 20대 국회들어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정치권도 예사롭지 않다는 여론에 화들짝 놀라고 있다. 급기야 친인척 보좌진에 대한 윤리행동강령을 제정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폐지 논의로 국민 달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뒤늦은 감은 있으나 진작 했어야 할 일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칭찬 받을 일이 아니기도 하다.최근 국회에서 논의중인 특권 내려놓기는 여전히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감이 있기 때문이다. 본질은 그들이 그들의 특권을 말하는 것은 여전히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정작 국민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더 높은 도덕성과 진정성을 바라고 있다. 국민은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선거철이면 표를 주면 그렇게 하겠다고 먼저 약속하지 않았던가.실제로 이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정치인이 있다. 모 정당소속 국회의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그렇다고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차를 이용한다. 다만, 차를 이용할 때도 직접 운전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시험을 통해 합법적인 운전면허를 갖고 있음에도 최고급 세단에 운전기사를 두고 수백 미터에 불과한 거리에도 폼을 내는 것이 품위유지로 생각하는 이런 문화는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을법한 전 근대적인 구태이다. IT에 의한 천지개벽 시대 어느 국민이 갸우뚱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본인의 노동으로 기름 값을 내는 것도 아니다. 기사의 급여조차도 해결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의 짐이다. 오히려 국민이 이정도 참았으면 많이 참았다.그러니 정치권도 이제 국민의 짐을 덜어야 한다. 기름 값, 운전기사 정도는 본인의 세비로 충당하든지 아니면 자전거라도 타고 다니면서 국민에게 감동으로 답하라 하고 있다.정치가 국민들에게 깊이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시정구호로‘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 로 정한 백경현 구리시장이 모 언론에 기고한 글에 이런 글귀가 있다.“풍요로움을 추구하다 절망하는 삶을 살지 말고 매일 아침 기쁨이 샘솟는 세계를 꿈꾸기 바랍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재임중 남긴 명언의 한 구절이라 했다.호세 무히카는 2010년 이후 5년 재임동안 그가 공식적으로 신고한 전 재산은 폭스바겐의 1987년식 비틀 자동차 한 대 뿐이었다. 재임중 대통령궁을 노숙자에게 돌려준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는 평소 검소하고 알뜰하게 살면 내가 하고 싶은데 쓰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것이 자유라고 했다. 그는 가난했지만 남미에서 가장 가난했던 조국 우루과이를 가장 부자 나라로 만들었던 시대정신은 바로 “국민을 섬기는 깨끗한 감동의 정치”였다.2016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변화’ 이다. 빈부차이의 변화, 특권의 변화, 세대간의 변화를 통한 더 행복한 대한민국의 번영이다.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각본없는 민심의 향방은 한 장 한 장의 투표용지를 통해 큰 파도를 일으키며 변화를 선택했고 미래를 향해‘바꾸라’ 는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그것은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폐지, 보좌진 채용 기준만이 아니라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상식밖의 특권까지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희생하라는 것이다.속을 들여다보면 국회의원 보좌진은 반으로 줄여도 시원치 않다. 국정감사로 한달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정신적, 육체적 노동에 시름하는 보좌관과 일부이기는 하나 아무런 전문성없이 국회의원의 선거 보은으로 지역위원회에서 별정직 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하며 특별히 할 일도 없이 고액의 세비를 받아가는 것은 누가 봐도 노동의 대가치고는 너무도 불공평하다. 60이 넘어도 정년이 없다. 누구로부터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감시 받을 일도 없다. 이것이야말로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중의 특권이다. 우리 속담에‘사돈이 논사면 배 아프다’ 말이 있다. 이 정도라면 배 안 아파할 국민이 이상할 정도이다.언제 어디서 누구든 감동은 자기희생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당연하다고 하면 그것만 하면 된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반으로 줄이고 연금혜택도 폐지하고 국민과 차별없이 국민연금만 받겠다고 해야 한다. 이제 국민의 상식을 뛰어넘는 특권은 필요치 않는 시대이다. 오히려 색안경으로 보는 가시방석일 뿐이다. 이참에 국민의 머슴이자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새롭게 정립하고 국회의원직만으로 행복해야 한다. 국민들은 지금 이 순간 특권을 어떻게 내려놓는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실천없는 말은 달콤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방법은 오직 하나 행동에 의한 감동이다.최달수전국부 기자 dalsu0112@viva100.com

2016-07-11 11:13 최달수 기자

[기자수첩] 사잇돌 대출도 결국 빚…재기발판 마련이 앞서야

금융부 장애리 기자금융위원회는 최근 ‘사잇돌 대출’이라는 금융 상품을 내놓았다. 사회초년생, 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은 있지만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신용 4∼7등급자에게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신용대출 해준다는 게 특징이다.대출금리는 연 6∼10%대 수준이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사잇돌은 금리 단층 현상을 단단히 괴겠다는 의미”라며 “중금리 시장 활성화는 서민의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권 전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언론에서도 연일 사잇돌 대출을 통해 서민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게 됐다고 말한다.하지만 금융당국이 빚에 따르는 위험은 애써 외면한 채 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이를 권유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당국이 내놓은 서민금융 상품, 서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사잇돌 대출도 결국 ‘빚’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 말 기준 빚이 자산보다 많은 ‘한계가구’와 ‘부실위험가구’ 양쪽에 모두 포함된 가구는 모두 54만 가구에 달한다.금융위는 “중금리 대출 상품 부재로 고금리 시장을 찾는 서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으로, 가계부채 문제 심화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한다.이 같은 당국의 의욕 뒤에는 사회 복지로 해결해야 할 서민층의 생계 불안조차 개인이 중금리의 빚을 내 살아 남아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 놓여 있다.돈 빌려주는 것보다 부채가 과도하게 많은 가구,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제도 개선과 재기 발판 마련이 앞서야 한다. 이것이 국민을 돌보는, 가계를 살리는 근본일 것이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16-07-10 16:08 장애리 기자

[기자수첩] 삼성전자 실적에서 본 ‘리더십의 힘’

한영훈 산업부 기자기업의 성장과정에서 전체적인 키를 좌우할 ‘명장(名將)’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의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기업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이는 곧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과거 ‘스티븐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의 영향력으로 애플이 독자적 IT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점은 ‘탁월한 리더십’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서도 각 사업 분야 수장들의 남다른 ‘리더십’ 흔적이 여실히 들어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8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2014년 1분기(8조4000억원) 이후 최대 성과를 올렸다. 이는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증폭됐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직후와는 180도 상반되는 분위기다.특히, 지난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IM(IT모바일)부문의 경우 다시금 기업 전체 영억이익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는 ‘기둥’으로 신분상승했다. 삼성의 스마트폰은 어떻게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다.지난해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론이 고개를 들던 시점에 구원투수로 나선 고 사장은 데뷔 첫 작품인 ‘갤럭시S7’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IM부문의 일진보를 이끌어냈다. 그 과정에서 제품 개발을 물론 마케팅 등의 세밀한 과정까지 직접 진두진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갤럭시S7’ 시리즈의 흥행은 오직 고 사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의견도 새어나온다.결국 삼성전자는 고 사장의 뛰어난 리더십을 앞세워 스마트폰 분야의 ‘제2의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지난 5월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적자탈출에 성공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전례를 국내 기업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삼성전자의 ‘서프라이즈’가 고동진 사장, 아니 삼성만의 ‘잔치’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분발의 ‘자극제’됐을 때 비로소 경제활력 회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2, 제3의 서프라이즈’가 보릿고개에 봄 바람불 듯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기대해본다.한영훈 산업부 기자 han005@viva100.com

2016-07-07 15:58 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