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 집값 많이 올라서 살림살이 나아졌나요?

성동규 기자
입력일 2016-07-13 14:52 수정일 2016-07-13 14:58 발행일 2016-07-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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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사회부동산부 기자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7년 만에 3.3㎡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서며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최근 몇 년 사이 침체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다.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달 1만1561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으로 지난해 7월(1만1942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1년간 6월에 아파트 거래량이 1만 건을 넘긴 것은 지난해와 올해 등 두 해밖에 없다.

정부가 그토록 부르짖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이뤄진 셈이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나아졌을까?” 일단 기자가 내린 결론은 썩 유쾌하지 않다.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고되 보이니 말이다.

정부가 그동안 소위 주택거래 활성화에만 온통 정신이 쏠린 사이 무주택 서민은 전세와 월세가 치솟아 높은 주거비에 치여 허덕이고, 임대주택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공급됐다. 어렵사리 임대주택에 들어가도 인근 주민에게 ‘하층민’이라는 따가운 시선과 손가락질을 받았다.

서울 인구 10명 중 6명은 내 집이 없다. 월급은 빠듯한데 월세, 교육비에 목돈이 들어가고, 물가는 천정부지 뛰다 보니 30대 10명 중 9명이 남의 집을 전전한다. 강남 집값이 얼마가 오르건 대다수 서민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더 이상 이런 문제들로부터 눈을 돌려선 안 된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져 내수가 살아나 결국 서민경제에 보탬이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일단 뒤로 미루고 이제라도 ‘빚내서 집사라는’식이 아닌 진짜 서민주거 안전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성동규 사회부동산부 기자 dongkur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