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 실적에서 본 ‘리더십의 힘’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6-07-07 15:58 수정일 2016-07-07 16:14 발행일 2016-07-08 23면
인쇄아이콘
한영훈 사진
한영훈 산업부 기자

기업의 성장과정에서 전체적인 키를 좌우할 ‘명장(名將)’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의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기업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이는 곧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과거 ‘스티븐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의 영향력으로 애플이 독자적 IT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점은 ‘탁월한 리더십’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서도 각 사업 분야 수장들의 남다른 ‘리더십’ 흔적이 여실히 들어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8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2014년 1분기(8조4000억원) 이후 최대 성과를 올렸다. 이는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증폭됐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직후와는 180도 상반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IM(IT모바일)부문의 경우 다시금 기업 전체 영억이익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는 ‘기둥’으로 신분상승했다. 삼성의 스마트폰은 어떻게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론이 고개를 들던 시점에 구원투수로 나선 고 사장은 데뷔 첫 작품인 ‘갤럭시S7’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IM부문의 일진보를 이끌어냈다. 그 과정에서 제품 개발을 물론 마케팅 등의 세밀한 과정까지 직접 진두진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갤럭시S7’ 시리즈의 흥행은 오직 고 사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의견도 새어나온다.

결국 삼성전자는 고 사장의 뛰어난 리더십을 앞세워 스마트폰 분야의 ‘제2의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지난 5월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적자탈출에 성공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전례를 국내 기업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삼성전자의 ‘서프라이즈’가 고동진 사장, 아니 삼성만의 ‘잔치’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분발의 ‘자극제’됐을 때 비로소 경제활력 회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2, 제3의 서프라이즈’가 보릿고개에 봄 바람불 듯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한영훈 산업부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