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예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 감독이 칸 감독상을 받은 것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브로커’의 주연배우 송강호는 7번의 도전 끝에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감독상과 주연남우상 2관왕이라는 ‘칸의 쾌거’는 한국이 영화, 나아가 문화 콘텐츠 부문에서 더 이상 변방국가가 아님을 인정 받은 ‘사건’이다. 우리가 당당히 주류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공인받은 것이다. 한국이 영화의 허브, 문화 콘텐츠의 중심지로 거듭날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낸다.한국 영화가 이런 평가를 받기까지 정말로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1984년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칸을 처음 두드렸던 이두용 감독을 시작으로 ‘춘향뎐’과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과 ‘밀양’의 이창동 감독, ‘하녀’의 임상수 감독, 그리고 2019년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 의 봉준호 감독 등이 모두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윤여정 배우, 1987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고 강수연 배우와 2007년 칸 여우주연상의 전도연 배우 등도 지금의 한국 영화 위상을 세운 선지자들이다. 여기에 공전의 히트를 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까지, 이제 전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이 한국을 주목하는 세상이 됐다.한국은 이제 더욱 자신감 있게 세계시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세계의 허브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탁월한 감독과 영혼의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들이 있고, 예술성과 영감의 스토리로 무장한 콘텐츠 퀄리티가 있으니 자격은 정말 차고도 넘친다.세계의 영화인들이 한국과 손 잡고 작품을 만들고 싶어한다. 우리 영화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존경심을 보인다. 한국적 예술성과 특이성에 세계가 매료당하고 있다. 현란함보다는 진중함, 철학과 사회의식을 담은 독특한 스토리, 새로운 소재와 쟝르에 대한 부단한 도전이 한국을 어느 덧 세계 문화 콘텐트의 허브로 만들어 가고 있다.이제 이런 우리만의 강장점이 더욱 극대화되도록 지원 체계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 문화 콘텐츠 강국을 향한 보다 전향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예술성’과 ‘흥행성’을 동시 만족하는 한국형 콘텐츠가 더욱 빛을 발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 어려운 시기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온 우리 영화인들에게 주는 보상이 될 것이다.
2022-05-29 14:43 사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