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기업가 정신’ 발현 위한 지원책 절실하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5-24 14:03 수정일 2022-05-24 14:04 발행일 2022-05-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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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신(新)기업가 정신 선포식’이 열렸다. 기업인들은 이윤 창출을 넘어 윤리적 가치를 실천하고 기업의 긍정적인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4개 경제단체와 삼성 SK 현대차 LG 등 70여 국내 기업이 ‘기업선언문’에 서명해 동반 실천의지를 다졌다.

기업인들은 직면한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의 새로운 위기에 맞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함께 극복하자는 쪽으로 힘을 모았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와 이윤 창출 역할에서 진화해 이제는 고객과 조직 구성원, 주주와 협력회사 및 지역사회 와 공존의 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발전할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별 실천과제를 제시하고 그 실천기구로 ‘신기업가 정신 협의회(ERT)’도 구성키로 했다. 신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고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후속보완책이다. 정권 교체기의 ‘일회성’ 선언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이 담보되는 기업사회운동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기업경기전망부터 너무 암울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도 96.3으로 3개월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자재 가격 폭등이 결정적이지만 꽤 오랜 기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주요 교역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영환경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고, 기업 채산성과 자금 사정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인들이 아무리 ‘신기업가 정신’을 외친다 해도, 물리적으로 글로벌 경기 하강에 맞서기는 무리다.

더욱이 국내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붕괴 조짐 속에 금융비용 압박까지 심하게 받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당장 급한 것은 주요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다. 이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을 최소한도라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원가 부담을 줄여주는 것 만큼 지금 시급한 과제는 없다.

기업의 법인세 부담 완화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다. 더 많이 벌 수 있게 해 주고, 그 대가로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들인다는 ‘전향적인 세정(稅政)’이 필요하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규제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협조도 절실하다. 노동계 역시 정치적 파업을 자제하고, 기업과 함께 유례 없는 난관을 극복해 가는 아름다운 ‘동행의식’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