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경제안보동맹, 실효적 성과 기대한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5-22 15:17 수정일 2022-05-22 15:18 발행일 2022-05-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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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박 3일 방한은 한미 두 나라의 발전적 미래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의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선언’으로 훨씬 넓고 깊은 동맹 관계가 구축되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정치 군사적 안보를 넘어 ‘경제안보’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기로 한 점에서 한미 동맹이 나아갈 이정표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우선, 단순한 공급망 보완이 아닌 첨단산업과 원전분야까지 포괄하는 경제안보동맹을 구축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 양자 및 바이오기술을 비롯한 핵심·신흥기술 파트너십을 증진하고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크다.

정치적 목적을 넘어 ‘경제안보대화’를 대통령실과 백악관 간 정례화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미국 주도의 동아시아 경제질서인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한국이 참여키로 한 것이나,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미국에 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한 것은 전방위 동맹 확대에 대한 약속이다.

둘째,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재확인한 점이 중요하다. 윤석열-바이든 두 정상은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군 전략자산 전개 재확인, 한미 연합연습 및 훈련 확대 등에 합의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도 재확인했다. 강력한 대북 억지력 강화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이 다시 협상에 나선다면 통 큰 지원을 하겠다며 퇴로도 열어 주었다.

세 번째는 원전 분야 협력을 크게 강화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탈 원전 정책 폐기 공약과 맞물려 원전 수출 길이 한층 넓어지고 속도도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원전동맹’을 통해 우리 기술력과 미국의 외교력이 결합한다면 두 나라는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공동 개발과 신형 원전 건설 등을 기반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온 세계 원전건설시장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제는 남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적 실리 해법 찾기다. 미국 주도의 세계 공급망 계획에 중국이 팔짱 끼고 있을 리 없다. 희토류 등 희귀금속 채굴 및 가공에 독점력을 지닌 중국을 가볍게 볼 상황이 아니다. 중국을 완전 배제하지 않는 절묘한 경제외교력 복원이 필요한 이유다. 북한에 대한 꾸준한 유인책도 함께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위기를 맞은 북한에 동포애적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제안하면서, 단절된 대화채널을 복구하는 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