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과 반대로 가는 선거 안된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5-19 14:09 수정일 2022-05-19 14:10 발행일 2022-05-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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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광역단체의 장과 교육감, 226명의 기초단체장, 779명의 광역의원과 2602명의 기초의원, 그리고 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의 막이 올랐다. 1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후보자들은 이달 31일까지 13일 동안 사활을 건 유세전을 펼치며 국민의 선택을 구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새 정권과 문재인 전 정권에 대한 첫 평가·검증의 무대이다. ‘정권 안정론’과 ‘정권 견제론’의 대결이다. 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도 그에 따라 향후 정국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미니 대선급 빅 매치가 예정되어 있고 오차 범위 내 접전 지역도 적지 않아 국민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소수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며 ‘예산 폭탄’ 공약까지 던지는 초강수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새정부의 인사 참사 등을 심판해야 한다며 거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양 강 구조가 워낙 공고해 선거 유세 첫날부터 서로의 약점과 치부를 드러내는 막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번 지방·보궐선거는 ‘대선 2라운드’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대선 때와는 다른 ‘페어 플레이 선거’, ‘깨끗한 선거’일 것이다. 대선 때 보여준 구태 선거, 발목 잡는 정치가 반복되어선 안 될 일이다. 정치를 후퇴시키는 선거부정과 부패는 반드시 발본되어야 한다.

‘클린 선거’를 이루려면 집권당이 된 국민의힘부터 자성해야 한다. 40% 넘게 지속되는 당 지지율만 믿을 상황이 아니다. 집권당에 국민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귀담아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역시 국민의힘과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금까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람만 벌써 800명을 넘어섰다. 허위사실 유포, 금품수수, 공무원의 선거관여 등 과거 구태 선거 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이번 선거까지는 이른바 ‘검수완박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 여부를 떠나 선거에 임하는 자세부터 다잡아야 할 때다.

특히 공직자들의 선거 중립이 긴요하다. 지방에서의 공직자 줄타기는 기필코 척결되어야 한다. 개인 SNS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위법 공직자에겐 재기불능의 철퇴를 내려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모든 이들이 ‘클린 선거’를 지향하고 실천해야 우리 정치가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