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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책]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 소설가 황석영의 경계를 넘어 불꽃 속으로 ‘수인’

황석영의 자전에세이 ‘수인’|황석영 지음|문학동네 출판|각권 1만 6500원.(사진제공=문학동네)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객지’ ‘삼국지’ ‘장길산’ ‘한씨연대기’ 등을 발표하며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황석영이 지나온 길을 생생하게 써내려간 자전에세이 ‘수인’이 출간됐다.   평양에서의 유년시절, 월남과 방북, 망명과 투옥,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 5.18 광주항쟁과 6.10항쟁 등 소설가 황석영이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현대사와 맞물려 있다.‘수인’은 그런 황석영의 행보를 스스로 생생하게 그리고 담담하면서도 촘촘하게 써내려간 자전에세이다. ‘경계를 넘다’와 ‘불꽃 속으로’ 두편에 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수인’이라 이름 지은 데 대해 황석영은 분단되고 분열하며 작가에게 굴종과 선택을 강요하는 한반도를 감옥에 비유했다고 밝혔다. 1권에 출생부터 유년시절을, 2권에 베트남 파병과 유신시대, 광주항쟁을 관통하며 겪었던 실제 감옥 혹은 감옥 같은 시대를 관통한다. 옥에 갇힌 듯 고난과 억압같은 존재 그럼에도 놓을 수 없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라는 데서 황석영의 문학과 대한민국은 닮아 있다. 이를 '집'이라고 표현한 황석영의 이야기 ‘수인’은  6.10항쟁 30주년을 맞아 6월 10일 출간된다. 각권 1만65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6-09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종이·연필·지우개… 알고 쓰면 더 재미있다, '문구의 과학'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나에게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으면 한줄도 쓰지 못한다”‘칼의 노래’, ‘남한산성’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의 연필 고집은 유명하다. 그는 디지털기기가 대중화된 지금도 연필로 원고를 쓴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도 유명한 연필 애호가다. 태블릿으로 마무리 작업을 할지언정 밑그림을 그리는 도구는 여전히 연필이다. 소설가 박완서의 손은 만년필이다. 그는 시인 이영도가 선물한 만년필로 그 많은 소설의 원고를 썼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으로 삶을 살아가는 시대가 됐지만 문구 용품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부는 손때 묻은 연필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만년필로 글을 쓰며 마음의 여유를 얻는다.손수 깎은 연필.(사진=허미선 기자)이는 사람들이 손에 익숙한 문구를 다시 찾는 이유다. 사실 문구는 우리의 일상을 함께한다. 학생, 직장인 구분없이 그들이 사용하는 책상 위에는 연필, 볼펜, 지우개 등 각종 문구가 놓여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이들에겐 사실 꽤 깊이 있는 과학이 숨어있다. 연필의 흑심은 식물섬유가 겹겹이 포개진 종이 위에 쓰여질 때 흑연이 녹아난다. 흑심을 이루는 흑연의 탄소층은 헐겁게 결합된 구조다. 그래서 필압이 작용하면 겉 탄소층이 벗겨지고 검은 가루가 돼 종이에 묻는다. 대부분 연필이 육각형인 이유는 손에 쥐기 쉽고 잘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연필이지만 색연필은 둥글다. 그 이유는 어느 면에서도 동일한 두께로 색연필의 연한 심을 지키기 위해서다.볼펜으로 쓴 것은 지울 수 없다는 것이 문구계의 불문율이다. 볼펜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단점은 최근 극복됐다. 바로 지워지는 볼펜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여기엔 마찰열의 원리가 숨어있다. 특수 제작된 잉크는 일정 온도 이상의 열을 받으면 무색으로 돌아간다.‘문구의 과학’ (사진 제공=유유 출판사)책은 이러한 문구의 과학 이야기를 글과 그림을 통해 설명한다. 다루는 분야는 수학, 물리학, 화학 등으로 저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구의 작동 원리를 알려주며 독자에게 재미있게 기초 과학을 전달한다. 사례가 평범하고 익숙한 것이어서 책이 전달하는 지식은 쉽게 머리 속에 흡수된다. 다루는 문구는 연필을 시작으로 볼펜, 샤프펜슬, 수정테이프, 커터 칼 등으로 확대된다. 최근에 나온 문구 제품은 품고있는 작동 원리가 좀 더 정교하다.연필이 나오고 샤프펜슬이 개발됐으며 샤프펜슬도 점점 진화한다. 흔들면 심이 나오는 것이 있고 글을 쓸 때마다 샤프심이 자동으로 회전하면서 일정한 굵기와 농도가 유지되는 제품도 있다. 저자는 이들을 분해하며 독자에게 재미와 지식을 전달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용도별로 구분됐다. 1장은 연필부터 만년필, 형광펜이 있는 ‘쓰기의 기술’, 2장은 지우개와 수정테이프가 있는 ‘지우고 붙이는 기술’이다. 그 뒤를 가위, 연필깎이 등의 이야기를 담은 ‘자르고 묶는 기술’이다. 나머지 4장과 5장은 각각 ‘측정과 보관의 기술’, ‘종이의 기술’로 꾸렸다.사실 이러한 작동 원리를 몰라도 문구를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문구에 다양한 과학 원리가 담겨있다는 걸 알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알면 알수록 문구를 사용하는 즐거움도 커진다.저자는 도쿄교육대학교(현 쓰쿠바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지바현립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와쿠이 요시유키와 도쿄대학교 이학계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후지쓰에 입사했던 와쿠이 사다미다. 둘은 형제로 ‘과학 잡학사전’ ‘그림으로 설명하는 개념 쏙쏙’을 공저했다. 1만 5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6-09 07:00 김동민 기자

홍승훈 작가 에세이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 해외 7개국 출시

출판그룹 젤리 판다는 5일 국내외 글로벌 기업에서 전문 애널리스트이자 해외 에디터로 활동 중인 홍승훈 작가의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 가 1일부터 영국 콤마프레스 번역작으로 영국 홍콩 대만 등 7개국으로 출시됐다고 밝혔다.이 도서는 출시 6주 만에 국내도서 자기계발 / 성공스토리 부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작가 홍승훈은 세계의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 미래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해 온 국내 교육 분야 신규 사업 기획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다 지난 2년 간 꾸준히 국내와 영국 등지에서 에디터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지난 2013년에는 영국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아시아 해외 문화언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기계발 분야 첫 저서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 출간 후 4월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내가 힘들 때 그토록 찾았던 한 마디”라는 주제 강연회에서 대학생,직장인의 신청이 몰리면서 연회 만석을 기록하기도 했다.출판·문화·예술 그룹 젤리 판다 (Jelly Panda) 티아고 워드 사장은 이번 7개국 출간을 시작으로 자기계발, 문학 등 국내외 출판 콘텐츠로 기획하여 향후 문화, 예술 분야의 융합콘텐츠로 홍승훈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홍승훈 작가는 7월 초 국내에서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대중들에게 곧 두 번째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다음 달 출간예정인 그의 저서에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미래를 대비하는 세계 사람들의 다채로운 스토리가 담겨있다.그들의 삶을 이끌었던 “열정”을 소재로 해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 ‘미래의 비즈니스 트렌트’를 중심으로 한 열정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줄 예정이다.「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필요한 소중한 조언을 담은 버스킹 북으로 지난 4월 14일에 출간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2017-06-05 18:04 브릿지경제 기자

[갓 구운 책] 알다가도 모를 중국, 상하이의 변화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리얼 상하이’

‘리얼 상하이’|도선미 지음|한빛라이프 출판|1만 6000원(사진제공=한빛라이프)지저분한 거리와 골목, 한자투성이의 간판, 영어라고는 통하지 않는 사람들, 복잡한 교통지옥 등 중국에 대한 편견은 그야 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거대한 대륙과 엄청난 인구수 등 규모 면에서나 영향력 면에서 전세계 주요 국가로 떠오른 중국은 도시마다 전혀 다른 특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그 중 상하이는 알다가도 모를 중국을 대표하는 최첨단 도시다. 그 상하이를 헤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여행 길잡이 가 출간됐다.‘여행신문’ ‘트래비’ 등의 중국 전문기자, 내일투어 출판팀 등에서 일했던 여행 칼럼니스트이자 여행콘텐츠 전문 기획사 Story 도선미 대표가 집필한 ‘리얼 상하이’는 맛 투어의 대표격 도시인 ‘리얼 오사카 교토’에 이은 ‘리얼’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책의 모토는 ‘실용주의, 재미주의, 현장주의’다.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로맨틱 와이탄(外灘 외탄), 푸근한 올드 시티, 활기 넘치는 런민공원(人民公園 인민공원), 트렌디 포인트 신톈디(新天地 신천지), 프랑스와 상하이의 콜라보레이션 옛 프랑스 조계, 예술이 살아숨쉬는 명품거리 징안(靜安 정안) 등 상하이 명소와 지난해 개장한 디즈니랜드,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 M50, 기이한 1933 라오창팡, 동양의 베니스라 일컫는 주자자오(朱家角 주가각) 마을, 항저주, 수저우 등 최근 각광받는 여행지나 근교 도시 등을 총망라했다.상하이 명소 및 최근 각광받는 숨은 여행지 소개는 물론 상하이 개념도, 구역별·테마별 지도, 지하철 및 도시관광버스 노선도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담았다. 더불어 여행에 필요한 중국어 회화 카드, 최신 구역별 지도의 QR코드, 버튼을 누르면 책 속 중국어 스폿명이 복사되는 모바일 중국어 인덱스, 로컬 음식과 쇼핑리스트까지 꾹꾹 눌러 담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6-02 12:42 허미선 기자

[비바100] 액자 속 사진에서… 먼지 쌓인 발명품 속에서… 역사를 보는 다양한 방식, ‘사진으로 들어간 사람들’과 ‘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제가 역사를 잘 몰라서….”극단 고래의 연극 ‘불량청년’(6월 11일까지 30스튜디오, 6월 17~25일 나루아트센터 대극장)의 주인공 김상복(이명행·이대희)이 물대포를 맞고 1921년의 김상옥(유성진·이명신)을 비롯한 의열단을 만나 머리를 긁적이며 한 말은 이랬다. 대학입시, 스펙 쌓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도 몇 년째 취업준비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느라 역사에 소홀한 것은 비단 김상복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복이 살기 힘들다 한탄을 하는 2017년 대한민국에 일제강점기를 벗어나려는 조선청년들의 모임 의열단은 “그래도 독립된 나라가 있다는 것”이라며 기꺼이 목숨을 걸고 나라지키기에 나선다. 지난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해 위안부 문제, 친일파 척결 등 해결되지 않은 해묵은 역사는 돌고 돌아 현재의 비극을 만들곤 한다. 그래서 역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진으로 들아간 사람들’(사진제공=예문당)이에 출판계도 역사를 좀더 쉽게 이해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신간 기획에 골몰하고 있다. 신간 ‘사진으로 들아간 사람들’과 ‘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가 그 예다. 두 작품 모두 직관적인 제목 덕분에 기획의도도 분명하게 보인다. ‘사진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 ‘특목고 엄마들’의 이여신과 클래식 분야의 인기 팟캐스트 운영자이자 단행본 ‘클래식 거장과의 대화’의 저자 박종한이 엮은 신간이다. 제목 그대로 역사적 사건을 담은 사진과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놀라운 세상을 만난 인류’ ‘인류, 위기에 맞서다’ ‘값진 삶을 위한 여정’ ‘우라나라 근현대의 풍경’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 인물들’ 5개장에는 개인의 역사, 한 나라의 역사 그리고 인류의 역사가 담겼다.1851년 최초의 만국박람회, 철도시대와 기관차, 자동차와 비행기, 달 탐사 등을 비롯해 1차 세계대전을 발발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저격 사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런던 스모그와 미나마타병, 아프리카 기근, 베를린 장벽 붕괴, 걸프전 등이 망라됐다.역사적 사건과 더불어 문화·예술·스포츠 이야기, 헤밍웨이와 피카소, 마릴린 먼로와 아인슈타이,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넬슨 만델라와 달라이 라마 등의 사람들 관계 속에서 찾은 역사현상과 흐름도 다루고 있다.네 번째 장 ‘우리나라 근현대의 풍경’에는 조선의 문을 닫아 걸었던 흥선대원군, 개화기와 경성 모던 보이·걸, 4.19 혁명 등 대한민국 역사의 일부분도 만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세계의 역사 전체를 관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사진과 곁들여 스토리텔링한 역사 이야기는 이해하기 쉽고 재밌다. ‘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사진제공=시그마북스)‘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는 물건의 역사에서 6000년에 달하는 인류의 역사를 엿보는 책이다. 굴림대와 물레 원리에서 탄생한 바퀴, 자신의 소유물을 표시하기 위해 탄생한 문자, 무분별한 도로 축조로 쇠퇴한 로마제국 등 단순한 발명품 이야기 등으로 그 발명이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조명한다.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깃든 역사를 짚어낸 저자는 ‘신화대전’ ‘커피 한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도감’ 등을 집필한 조 지무쇼다. 그는 자연발생적이라 믿었던 것들로 인해 제1차 산업혁명부터 현재 숱하게 회자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까지가 필연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두 책 모두 시대별 혹은 사건별로 역사를 체계적으로 관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들의 역사를 통해, 사진 한장으로 보다 쉽게 역사에 다가감으로써 독자는 물론 그들의 일상을 둘러싼 모든 사물들이 역사의 일부분임을 일깨운다. 그렇게 누구나, 어떤 사물이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 개인의 역사가 모여 사회의 역사가 되고 국가의 역사가 되며 세계사가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6-02 07:00 허미선 기자

날카로운 소설로 돌아온 이외수 "블랙리스트 극복하고 상식있는 나라 되길"

소설가 이외수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12년 만에 장편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출간한 이외수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이외수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이외수는 “오늘날 대한민국 예술이나 문화가 열등감에 빠져있다. 그 예가 블랙리스트”라고 말문을 열였다.이어 “이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많은 문화인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나는 블랙리스트는 아니지만 사찰 대상이었다”며 “경제력이 막강해도 문화예술이 낙후되어 있으면 만년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국격이 자연스레 낮게 평가될 것이다. 소설을 통해 원칙이 다시 살아나고 도덕성이 회복되고 상식이 되찾아지는 그런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이 식물들의 제보와 도움을 빌려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책에는 고양이의 이마에 대못을 박는 동물 학대,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을 서슴지 않은 국회의원 등이 사회 문제로 언급되는 내용이 중요 소재로 등장한다. 여기엔 녹조라테로 최근 국민의 관심사가 된 4대강 사업도 있다. 이 작가는 “나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그때부터 내가 사찰자 명단에 올라간 게 아닌가 싶다. 현실적으로 내가 듣고, 경험하는 것도 그렇다. 활동이 축소되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과거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가 대선 후보 시절 내가 사는 곳에 찾아온 적이 있다. 그때 그들에게 똑같이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고 그와 정반대되는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새 정부는 그런 일없이 문화와 국민을 사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설가 이외수. (연합)이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에 대해서 “모든 건 상징화된 것이다. 소설을 쓰며 누군가를 생각하며 글을 쓰진 않았다. 만약 글에서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건 독자의 몫이다. 나는 모델을 정하고 소설을 쓴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책은 3월부터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됐다. 카카오페이지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가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웹툰, 소설 등이 소개돼 독자와 만난다. 이 작가와 온라인은 만남은 낯설지 않다. 작가는 평소 SNS를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해왔다. 카카오페이지는 그 연장선으로 작가는 오늘날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독자와 만나기 위해 새로운 무대에서 소설을 연재했다.이에 대해 이외수 작가는 “사실 독자가 책을 너무 안 읽는 시대가 왔다. 나는 서점만이 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처음 웹에 연재하게 됐다”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카카오페이지란 곳이 적응이 잘 안 됐다. 소설 아래로 댓글이 달리지만 그때마다 내가 답변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웹에 올라온 내 글을 모바일 화면으로 보니 잘 읽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이날 이외수 작가는 ‘조화’란 단어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조화로운 작가가 되고 싶다. 만물 조화가 중요하지만 그만큼 내가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신념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그것이 편견과 아집이라면 빨리 버리는 것이 옳다. 카카오페이지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선 많이 연습해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5-30 17:48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골목 구석구석 깃든 책의 역사와 진화 그리고 생존의 현장 ‘도쿄를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책방 탐사’

‘도쿄를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책방 탐사’|양미석 지음|남해의봄날 출판|1만 6000원(사진제공=남해의봄날)최첨단, 아기자기한, 감각적인, 맛있는…. 일본의 수도 도쿄를 수식하는 말은 무궁무진하다.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패션, 소품들로 즐비한 가게와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도쿄는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방문하는 도시기도 하다. 신간 ‘도쿄를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책방 탐사’는 익숙한 도쿄를 색다르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날 것의 혹은 낡은 종이냄새로 충만한 책과 책방을 좋아했던 저자 양미석은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자의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습관처럼 여행지의 책방을 찾아 나서곤 했다.‘도쿄를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책방 탐사’는 10년 동안 서른번 넘게 일본을 방문해 책방탐방에 나선 저자가 급기야 도쿄에서 1년 동안 거주하면서 찾았던 동네 책방과 책방을 지키는 이들과 교류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책이다.사진과 글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책방들은 저자가 보물찾기처럼 발견하기도, 현지의 동네 주민들에게 추천받기도 한 곳들이다.사진가가 운영하는 예술서 전문 헌책방 토토도부터 독립출판물의 성지 유토레히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던 츠타야 서점, 책으로 말하는 무지북스, 책에 둘러싸여 잠 들 수 있는 북 앤 베드 도쿄, 고양이 집사들의 천국 진보초 냔코도, 매일 이벤트와 술자리가 열리는 비앤비 등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진보초, 야네센 등 도쿄의 13개 동네에 숨은 67개의 책방들이 소개됐다.갈수록 어려워지는 출판시장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공간에서 쇠퇴일로의 출판시장이 어떻게 진화하고 살길을 모색하는지, 그들이 가진 역사와 전통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1만 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5-26 11: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5000년 젓가락 역사의 집대성 '젓가락'

DJ DOC의 노랫말처럼 젓가락질을 잘해야만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어른들의 이야기처럼 젓가락질을 제대로 해야 머리가 좋은 것일까. tvN ‘윤식당’의 외국인 손님들이 “나도 한번 사용해보겠다”며 도전한 젓가락은 언제, 어디서부터 사용된 산물일까. 무려 5000년의 역사를 지닌 젓가락의 기원과 이에 따른 음식문화를 분석한 의미있는 책이 발간됐다. 신간 ‘젓가락’은 중국계 미국인 Q. 에드워드 왕 로완대 교수가 한중일 고전을 두루 살펴 젓가락 문화권의 형성과정을 한눈에 꿰뚫은 ‘젓가락 문화사’다.  저자는 책을 통해 젓가락을 사용하는 동북아 지역 음식문화의 변화를 분석했다. 아울러 젓가락 사용이 아시아 지역의 조리법과 영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젓가락 사용국가의 숨겨진 젓가락 문화까지 세세하게 파악했다. 음식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은 많지만 식사도구를 탐색한 기록은 적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전세계 젓가락 인구는 약 15억명으로 추정된다. 중국, 한반도, 일본 열도, 동남아시아 특정지역과 몽골 스텝, 티베트 고원지대에 이르기까지 젓가락 문화권으로 분류되며 아시아 음식의 인기에 따라 젓가락 사용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손을 사용하는 태국과 네팔도 젓가락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사진제공=따비이 젓가락을 최초로 사용한 나라는 중국이다. 최초의 젓가락은 식사도구가 아닌 조리도구였다.저자는 북중국의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음식을 뜨겁게 끓여서 먹게 되면서 젓가락이라는 조리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고기와 채소를 미리 자른 후 국물과 함께 끓여서 건져 먹기 위해 젓가락이라는 식사도구가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재료를 집어 옮기고 휘저어 섞고 조리 중인 음식을 집어서 상태를 살피기 위한 도구라는 얘기다. 지난 1993년 중국 장수성 신석기 유적지 롱치우장에서 발견된 동물뼈로 만든 각종 도구 중 가느다란 뼈막대 42개가 최초의 젓가락으로 추정된다. 이 뼈막대들은 기원전 6600년에서 기원전 55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조리도구였던 젓가락은 당초 숟가락에 밀려 밥상에서 사용되지 못했다. 젓가락이 식사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한건 남중국에서 점착성이 있는 쌀밥을 먹기 시작한 뒤다. 온전히 젓가락이 주된 식사도구로 사용된 건 밀가루 음식, 즉 국수와 만두가 중국에서 대유행을 하면서부터다.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젓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한국도 마찬가지로 숟가락을 먼저 사용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젓가락은 6세기 초 삼국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청동 젓가락이다. 이는 백제 무령왕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다.중국이 대나무 젓가락을 주로 사용한데 반해 한국은 금속 젓가락이 많았는데 이는 야금술이 발달했고 금, 철, 구리 매장량이 풍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역자는 ‘옮긴이의 글’에서 저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 역사문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가운데 나온 추정”이라고 보고 우리 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젓가락을 사용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주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는 ‘젓가락 문화권’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일본 작가 이시키 하치로가 젓가락 사용을 위해서는 두뇌와 손이 조화를 잘 이뤄야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두뇌발달, 특히 어린이의 지능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데서 따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생 젓가락질을 계속하면 늙어서 손관절이 퇴행성 골관절염에 걸릴 위험도 높다고 주장한다.젓가락을 뜻하는 영어 ‘찹스틱스’(Chop sticks)는 어디서 왔을까. 이 단어는 17세기 남중국을 여행한 피터 먼디가 영어 스틱스(Sticks)와 광둥어로 빠르다는 듯의 접두사 ‘촙’(Chop)을 더해 만든 것이다.이외에도 책에서는 젓가락의 은유와 상징, 각 나라별 젓가락 사용 방식과 예절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다뤘다. 같은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각 나라별 상이한 문화와 역사가 이책에 대한 흥미와 집중을 더한다. 2만 20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7-05-26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사람 냄새나는 인간관계, 고독한 최첨단 기술사회의 가장 절실한 아이러니! ‘인간력’

‘인간력’ | 다사카 히로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 1만 4000원.(사진제공=웅진지식하우스)아이러니지만 기술이 최첨단화되고 사회와 산업이 발전할수록 가장 절실한 존재가 인간, 그리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이다.고독사회, 무연사회 등을 부르짖으면서 초연결사회를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대세가 되고 있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이처럼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관계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 다사카 히로시의 신간 ‘인간력’은 그래서 시의적절한 책이다.저자는 ‘절대 비난·비판·불평하지 마라’ ‘상대의 관심사에 집중하라’ ‘진심이 아닌 관심은 차라리 버려라’ ‘해법을 찾으려면 다름을 인정하라’를 골자로 하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입각해 ‘사람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책은 인간관계의 어려움, 성공의 자격 등 어렵기만한 사람과의 관계를 풀어낸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마음습관 7가지를 전달한다.그 첫 단계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완벽함은 경쟁력이 아님을,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의 힘을 강조하는 첫 단계는 이후 이어지는 마음습관의 토대가 된다.먼저 하는 사과, 무의식적 자기 방어의 경계, 소리 내지 않는 진짜 자신감, 외로움을 해소하려는 인간의 본능, 칭찬·험담·잔소리 등 말이 가진 힘, 여지를 남기는 이별,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악연 등은 책의 첫장인 ‘마음습관 하나_인정하자, 여전히 나는 부족하다는 사실을’을 바탕으로 한다.저자가 자신의 경험에 빗대 전하는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 악연마저 소중한 인간관계 등을 곱씹다 보면 사람이 가장 어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그리고 ‘사람공부’에는 끝이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5-19 11:46 허미선 기자

[비바100] 오늘을 걱정하는 당신을 위해, '걱정 매니지먼트'

오늘날 현대인들은 걱정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꽉 막힌 교통 체증을 걱정하고 직장에 가서 견뎌야 할 스트레스를 두려워한다. 퇴근해도 걱정은 끝나지 않는다. 저녁 찬거리를 고민하고 침대에 누우면 곧 다가올 내일이 또 걱정이다. 이런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책들이 서점에 무수히 깔렸다.  그들의 공통된 주제는 ‘걱정을 이겨내는 방법’이다. 이런 책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걱정을 덜 하고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런 심리 서적의 효과는 책을 읽는 그때뿐이다. 책을 덮은 순간부터 방금 읽은 것을 실천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한다. 그 순간 개선되지 않는 자신과 다가올 현실에 대한 걱정과 우울함이 가슴을 채운다.신간 ‘걱정 매니지먼트’는 관점의 전환으로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책은 걱정을 받아들이라며 그것이 주는 장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걱정을 걱정하는 불안한 마음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가벼운 일상 사례로 독자에게 전달한다.책이 주는 공감은 저자 쓰무라 기쿠코의 경험 때문이다. 저자는 1978년 태어나 일본의 취업 빙하기라 불렸던 시기에 힘든 취준생(취업준비생) 생활을 겪었다. 어렵게 취업을 했지만 직장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사의 정신적 괴롭힘 때문이다. 첫 직장에서 6개월 만에 퇴사한 저자는 이후 재취업 교육을 받으며 글쓰기를 병행하다 작가로 데뷔했다.신간 ‘걱정 매니지먼트’ (사진제공=예담 출판)제21회 다자이 오사무상, 제28회 노마문예 신인상, 제40회 아쿠타가와상 등 저자를 수식하는 많은 경력 뒤엔 일반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함이 있다. 저자는 책에서 본인의 취준생 시절을 겪었던 걱정과 부모와의 갈등을 이야기하고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소심함을 고백한다. 그 외에도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걱정의 경로는 다양하다. 남들과의 대화, 글쓰기, 쇼핑 등 저자는 본인이 겪었던 경험 안에서 걱정을 말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느낀 깨달음을 소개한다.   걱정이란 다소 무거운 소재에 비해 이야기는 가볍게 읽힌다. 스스로를 ‘걱정족’이라 부르는 저자는 누구보다 걱정하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풀어나가는 간단한 글은 따스하게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문장은 불필요하게 길지 않고 그 속엔 독자를 웃음 짓게 하는 위트도 더해졌다. 소설가로 데뷔해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고 있는 여성 문학가의 필력은 솔직한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책 속엔 귀여운 만화가 숨겨져 있다.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모리시타 에미코가 그렸다. 그는 미디어팩토리가 주최한 제4회 ‘코믹 에세이 프티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로 주요 저서로는 여자들의 일상을 솔직하게 담은 ‘여자끼리니까’ ‘오늘도 아침부터 계란말이’ ‘오늘도 혼자서 할 수 있어’ 등이 있다. 모리시타 에미코는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인 그림체로 책의 저자 쓰무라 기쿠코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4컷 만화로 전해지는 메시지는 글보다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독자에게 다가간다.흔히 일본은 한국보다 10년 앞서간다고 한다. 일본은 취업난은 물론 노인문제, 저출산, 결혼 기피 등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사회 변화를 먼저 경험했다. 일본 서적, 특히 일상을 담은 에세이에는 우리보다 빠른 그들의 삶이 담겨있다. 지금 한국과 같은 부분에는 깊게 공감하고 다른 부분에선 양국이 가진 문화적 차이를 깨닫고 새로움을 느낀다.‘걱정 매니지먼트’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글에는 한국과 같으면서도 다른 일본의 분위기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잇고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매개체는 걱정이다. 사는 곳이 어디든 수저의 색깔이 무엇이든 누구나 저마다의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1만 1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5-19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나만의 맛을 찾기 위한 믿을 만한 맛집 리스트 ‘블루리본서베이 전국의 맛집 2017’

‘블루리본서베이 전국의 맛집 2017’ | 블루리본서베이 지음 | BR미디어 | 1만 9000원(사진제공=BR미디어)미식의 국가 프랑스에 ‘미슐랭가이드’(Michelin Guide)가 있다면 한국엔 ‘블루리본서베이’가 있다. 한국 최초의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가 ‘전국의 맛집 2017’을 출간했다.서울지역의 맛집을 모은 ‘서울의 맛집’ 전국판으로 전문가 집단과 2만여명의 독자 평가를 바탕으로 서울 이외의 전국 맛집들을 한데 모았다.지역별로 분류된 2017년 판 수록 맛집은 3304개로 지난해(3329개)에 비해 줄었다.블루리본 3개가 주어지는 맛집은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이다. 2017년판에는 세종시 소재의 프랑스식 비스트로 시옷이 유일하다.프랑스 요리 1세대인 서승호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그는 조선호텔에서 일하다 프랑스 유학 후 ‘라미띠에’ ‘원테이블’ 등에 몸담기도 했다.주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정도의 블루리본 2개짜리 맛집은 137개, 다시 한번 오고 싶은 곳에 주어지는 블루리본 1개 식당은 1224개다.‘블루리본서베이’의 평가는 개업 1년 이상의 식당을 대상으로 사이트 회원 및 프리미엄 회원들이 투표한 점수를 합산해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20점 이상을 받은 식당 중 상위 10%, 40~10%에 각각 리본 2개, 1개가 주어진다.각계각층의 미식가로 구성된 블루리본 기사단이 익명으로 리본 2개짜리 레스토랑을 방문한 평가 결과에 따라 리본 3개가 주어질 곳을 선정한다. 하지만 취향, 경험, 우선순위 등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맛집은 그야 말로 주관적이다. 이에 책에 수록된 맛집의 리본 갯수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하지만 다수 독자의 데이터, 전문가 집단의 평가 등으로 선정된 ‘블루리본서베이 전국의 맛집’은 각자에 맞는 맛집을 찾기 위한 믿을 만한 후보군 리스트이며 그에 대한 기본정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5-12 10:01 허미선 기자

[비바100] 죽은 자와 소통하는 작가의 경험에서 만나는 삶의 지혜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때로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믿음이 깊어질 때가 있다. 살면서 실로 바라고 갈구하는 건 믿음, 사랑, 희망 등 보이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심령의 시대’라 평가되는 19세기를 살았고 죽은 자의 영혼과 소통하는 능력을 타고난 E. 캐서린 베이츠의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Seen and Unseen)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심령연구협회 회원이기도 한 저자가 보이지 않는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 건 19세 소녀시절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예견하는 꿈을 꾸면서 발현된 심령능력을 숨기고 억눌렀던 19세 저자는 대부의 조카 모턴 프리어가 친구 캐리의 결혼시기와 상대를 예언하고 군인인 친오빠의 주변인들 이름을 철자까지 정확하게 쓰는 등을 목도하는 신기한 체험들을 했다. 장난 반으로 친구들과 탁자에 앉아 심령을 불러내 무언가를 알아내는 의식은 저자의 영적 능력을 일깨워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다. 책은 그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 | E. 캐서린 베이츠 지음 | 책읽는귀족 출판 | 1만 8000원책은 1885~1886년 ‘아메리카에서 생긴 일’, 1887년 ‘호주와 뉴질랜드’, ‘홍콩, 알래스카, 뉴욕’ 등을 거쳐 1903년 두 번째 인도 방문까지의 여정을 순차적으로 서술하고 있다.선천적인 심령능력을 막무가내로 키우기보다 오용과 남용을 경계하면서도 죽음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영적 세계관을 구축하려 했던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자서전이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심령과 예언, 터무니없이 허황되게 들리는 경험들에 대해 저자는 당당하다. 에둘러 ‘저자’ ‘집필자’ 등으로 스스로를 칭하지 않고 ‘나’라는 1인칭을 사용했는가 하면 체험 속에서 만난 이들의 신분보호를 고려해 구구절절 설명을 덧붙이지도 않는다. 독자의 지적 수준을 자신보다 낮다고 설정하고 겸손하게 보이기 위해 미사여구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자신이 경험했던 그대로를 서술할 뿐이다. 하지만 그 허무맹랑하다고 폄훼하는, 실체가 없는 것들에 대한 의심과 호기심은 다양한 형태로 발현돼 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면 가상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의식을 반영한 영화 ‘매트릭스’, 타인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빼내는 미래 사회를 그린 ‘인셉션’이 그랬고 시간과 삶, 죽음의 비밀을 대하는 태도를 다룬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가 그랬다.  죽음이 단지 끝이 아니라는 인식은 우리 생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발현돼 왔다. 삶이 고단하거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리고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사람들은 신을 외치고 먼저 세상을 뜬 지인들에게서 위로를 구한다. 어른들은 다양한 형태로 “착하게 살아라”고 끊임없이 강조했고 누군가는 불운과 행운을 감지하는 예지몽을 경험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캐서린 베이츠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심령과 죽은 뒤에 가게 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믿지 않아도 그의 경험이 전하는 메시지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잘 살기 위한 지혜가 된다. 영국의 유명 리뷰지 ‘리뷰 오브 리뷰스’(Review of Reviews)가 이 책을 ‘이달의 책’으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뷰 오브 리뷰스’의 발행인 윌리엄 토마스 스테드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세상과의 높고 두꺼운 담에 영구적인 구멍을 낼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자신의 철학과 모순되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 담 뒤에 숨어 있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믿든 믿지 않듯 마음 속 소리까지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다. 책도 저자도 무엇을 하라, 하지 말라 강요하거나 조언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타인의 심령 경험에서 무엇을 읽고 찾아내느냐는 결국 읽는 이의 몫이다. 1만 8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5-12 07: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