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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 표절 검찰 수사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

브릿지경제 권성중 기자 = 문학계는 소설가 신경숙을 둘러싼 표절 의혹 논란이 검찰 수사로 번진 것에 대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표절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특정 단체에 대해서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앞서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신 작가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으며,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사건을 지식재산권·문화 관련 사건 전담부서인 형사 6부(정승면 부장검사)에 배당했다.전날 ‘최근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를 주제로 오는 23일 토론회 개최 입장을 밝힌 한국작가회의 측은 “이 사태를 검찰에 고발하여 검찰 수사를 촉발시키는 해괴한 일까지 벌어졌다”며 “이는 성숙하고 진지한 논의의 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학평론가 권성우는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고발로 인해 창비와 문동(문학동네), 표절, 신경숙의 문제가 모두 희석되고 그들과 함께 검찰에 저항해야 하는 수순”이라며 “한국문학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문학의 자존심을 위해, 이 시대 문학의 갱신을 위해 검찰 고발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로 알려진 현 원장이 고발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단의 한 관계자는 “문학인도 아닌 이가 고발에 나선 저의가 뭔지 의심스럽다”며 “이 문제가 검찰 수사로 가게 되면, 한국문학은 정말 더 이상 갈 곳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2015-06-20 11:35 권성중 기자

[비바100] 늘 돈이 문제, 넌 대체 어디서 왔니? 신간 '돈의 발명'

탁자위에서 돈을 세는 환전상. (제공=책세상 출판)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누군가에게는 ‘돈’이 삶의 정의다.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선과 악이 결정된다. 돈은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 ‘아니다’라고 암시를 걸지만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삶은 돈 없이는 설명조차 할 수 없다. 돈으로 경제가 순환하고 수익이 생기면서 나라와 사람은 힘을 얻는다. 16세기 유럽 금융의 중심은 이탈리아였다.베네치아에서 만들어진 금화가 전 유럽에 통용되고 그 영향력은 지구 반대편 인도까지 닿았다.   신간 ‘돈의 발명’ (제공=책세상 출판)풍부한 사료를 토대로 16세기 책의 혁명을 이야기한 ‘책공장 베네치아’의 저자 알렉산드로 마르쵸 마뇨는 신간 ‘돈의 발명’에서 금융의 기원을 추적한다. 이탈리아 역사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체계적으로 돈의 역사를 파헤치기 위해 방대한 자료 조사를 했다. 단테 알리기에리나 프랑코 사케티 등 당대 문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조반니 빌라니와 마린 사누도 등 역사가들이 기록한 연대기를 읽었다. 이탈리아 각 지역별 문서 보관소의 자료도 조사했다. 대를 이어 전해진 상인들의 회계장부와 재판소에 보관된 범죄 기록 역시 책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자료였다. 탄탄한 조사를 바탕으로 했기에 저자는 금융의 역사에 얽힌 이탈리아 이야기를 신빙성 있게 풀어놓을 수 있었다. 유럽에서 다시 화폐가 등장한 것은 상인과 수공업자가 등장하면서다. 가장 먼저 신성로마제국의 ‘데나로’였지만 곧이어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자기 도시의 화폐를 주조하기 시작했다.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서 등장한 화폐 ‘체키노’를 소개한다. 땅에 돈을 묻으면 돈 나무가 자라서 돈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라는 여우와 고양이의 거짓말에 속아 피노키오가 땅에 묻었던 금화가 체키노다. 이는 1284년 베네치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투카토’로 불리다 1544년부터 ‘체키노’로 이름을 바꿨다. 그 순도는 99.7%로 전 유럽에서 기준 화폐로 쓰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 나오는 화폐 ‘두카토’. 1284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두카토로 불리다가 1544년부터는 ‘체키노’로 이름을 바꿨다. (제공=책세상 출판)화폐에서 시작된 돈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은행으로 이어진다. 화폐가 만들어지고 상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초기 은행의 모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 은행을 뜻하는 단어는 ‘방카(Banca)’다. 당시 교황청은 모든 기독교 국가를 대상으로 세금을 거둬들였다. 각지에서 수많은 물건과 갖가지 화폐가 모여들었다. 그 무대는 천을 깐 탁자였다. 이탈리아어로 탁자는 ‘방코(Banco)’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돈 자루가 하나씩 놓이는 탁자가 곧 은행이었다. 베네치아에서는 16세기에 ‘피아자 디 리알토 은행’과 17세기에 ‘지로 은행’이 설립됐다. 시에나에서는 15세기에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이 설립되어 자국의 금융업을 전담했다.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역사서의 가치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 메시지에 따라 결정된다.역사서의 한 갈래로서 돈을 다루는 ‘돈의 발명’의 메시지는 깊다. 돌이켜 보면 필요에 의해 돈이 발명되고 그 쓰임을 이롭게 하려고 은행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그 목적은 변함없지만 그 의도가 살짝 틀어진 게 사실이다. 책은 돈을 중심에 둔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어두운 욕망도 숨기지 않고 지적한다. 돈을 좇는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책세상 출판. 가격 2만 2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6-19 09: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20세기를 생각한다', '박수근 아내의 일기'

신간 ‘20세기를 생각한다’ (제공=열린책들 출판)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전후 유럽에 관한 최고의 역사서’로 평가받는 ‘포스트워’ 저자이자 사회 참여 지식인인 토니 주트와 젊은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20세기 서구 정치사상에 대해 나눈 대담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신간 ‘20세기를 생각한다’는 200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으면서 직접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진 주트에게 스나이더가 함께 책을 쓰자고 제안하면서 기획됐다. 주트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대담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스나이더는 2009년 상반기 매주 그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이를 녹음했다. 주트와 나눈 일련의 대화에 역사가로서 스나이더 자신의 시각을 얹어 책을 완성했다. 책은 주트가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전적 전기로 시작돼 20세기 정치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현장을 관통하는 역사적 이야기로 흘러간다. 2만 5000원. 신간 ‘박수근 아내의 일기’ (제공=현실문화)‘박수근 아내의 일기’는 ‘빨래터’를 그린 화가 박수근이 평생 사랑한 아내 김복순의 회고록이다. 1980년 선화랑에서 출간한 잡지 ‘선미술’에 연재됐던 적은 있지만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수근과 김복순의 결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였다. 둘은 서로 아랫집 윗집에 살았다.윗집 처녀와 결혼하라는 부모의 성화를 못 이긴 박수근은 김복순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이후 둘은 연애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며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다고 고백하는 박수근의 첫 편지는 사랑에 서툰 박수근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아내의 일기 속 박수근은 가족과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낭만주의자다. 회고록에는 아내가 바라본 박수근의 삶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책은 아내를 사랑하고 그림 값을 떼어먹은 사람을 이해하는 인간 박수근을 다시 읽는 기회다. 1만 5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6-19 09: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신경숙·전경린·데미안까지… 문학·출판계 '표절시비' 시끌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창작자를 지탱하는 힘은 ‘자존심’이다. 자신만의 것과 철학을 담은 창작품에 대해 대부분 창작자들은 ‘자식’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출산의 고통에 비견할 정도로 애정과 정성을 쏟는데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의미다. 그 자존심은 ‘창작’의 고통으로 지켜진다. 그런 면에서 ‘표절논란’은 창작자의 자존심을 건 사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문단이 ‘표절’ 논란으로 시끄럽다. 그 간에도 크고 작은 표절시비들은 있어 왔다. 하지만 그 논란의 중심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야 말로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불거진다.‘엄마를 부탁해’로 한국은 물론 세계 문단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신경숙 작가가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16일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 작가가 블로그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다.이응준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신경숙 작가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해다고 주장했다.(사진=이응준 작가 블로그 캡처)‘우국’과 ‘전설’의 문장을 비교하면서 시작한 이 글에서 이응준 작가는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숙 작가와 연락두절상태라던 ㈜창비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신경숙 작가와 출판사 입장을 전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출판사 문의에 신경숙 작가는 이메일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보내왔다.“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두 작품을 다 읽고 판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글을 열고 ‘전설’과 ‘우국’에 대한 간단한 작품 설명 후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 아주 어렵다”고 밝혔다. 신경숙 작가(AFP)덧붙여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 표절의 요건은 ‘실질적 유사성’과 ‘의거성’이다. 실질적 유사성은 전체 작품에서 주요한 내용이 유사한지 여부이며 의거성은 후행 저작자가 선행 저작자 작품을 접했는지다. 의거성은 그 입증이 어려워 통상적으로 발표시점으로 판단한다. 미사마 유키오 ‘우국’이 신경숙 작가의 ‘전설’보다 10여년 이상 앞서 출간됐으니 ‘의거성’은 이미 표절 요건을 충족시킨 셈이다. 두 문단을 비교·분석한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재경 변호사는 “신경숙 ‘전설’의 분량이 더 많고 ‘우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창작 부분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우국’의 주요한 표현 내용이 ‘전설’에 사용한 표현과 무척 유사하고 전체적인 틀, 즉 여자를 육체적으로 길들여가는 과정이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건강한 육체의 주인, 기쁨을 알게 된다 식의 표현이 고유한 것이라면 ‘전설’의 해당 부분에 대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상덕 문화평론가는 “신경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작가다. 이번 사례는 그가 가진 문화 권력 앞에 전체 문학가들이 굴복한 것이다. 문학계 부패의 한 단면”이라고 문제제기하고 “소설가의 특권은 인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문장은 ‘대화체’로 인용할 수 있는데도 신경숙은 그걸 그대로 옮겨다 적었다”고 지적했다.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작가는 현빈·하지원의 SBS ‘시크릿가든’ 속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의 저자인 것이 밝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TV에 노출됐다 표절논란에 휩싸인 작품도 있다. 예능 드라마 KBS2 ‘프로듀사’에서 극 중 백승찬(김수현)이 신디(아이유)에게 선물한 ‘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 세트’(크눌프)다. 승찬과 신디의 마음을 ‘데미안’ 속 구절로 표현하며 주목받은 이 책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11일 발표한 6월 둘째 주 종합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책을 출간한 크눌프는 18일 저녁까지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반면 문학동네와 민음사는 발빠르게 법적대응에 들어갔다. 18일 문학동네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17일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하고 “화제의 드라마에 노출돼 같은 판본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알아보다 저자 약력이 독문학 전공이 아닌 걸 보고 우리(문학동네) 책과 비교해 봤다. 민음사와 우리 판본을 고루 참고한 듯 보인다. 조사도 안바꾼 문장도 많다”고 설명했다.같은 날 전경린 작가도 표절논란 대열에 합류했다. 2007년 발간한 ‘엄마의 집’이 2001년 HOT 출신의 강타 솔로앨범 ‘Plolaris’에 수록된 ‘나…세상…나 (I Will)-나의 이야기 두울’ 내레이션과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신경숙 작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문단의 표절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누군가는 이렇게라도 책에 관심을 가져주니 다행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이럴 때만 주목 받는 출판계 현실에 좌절한다.신경숙 작가 표절 문제 자체에 대한 의견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문학계 사람들은 단호하게 입을 모은다. “표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작가의 말마따나 “세상은 법률로만 유지되는 게 아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19 09:00 허미선 기자

신경숙 이어 전경린 작가도 '표절의혹' 논란

(전경린 '엄마의 집')브릿지경제 정윤경 기자 = 신경숙 작가가 표절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여류작가인 전경린 작가 역시 17일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이날 표절 의혹을 받은 작품은 그가 2007년에 발간한 ‘엄마의 집’ 이다. 논란이 된 구절은 주인공이 엄마와 떨어져 있는 동안 엄마를 그리워 하며 베껴 적은 시다.이 시의 문장은 2001년 가수 강타의1집 앨범인 ‘나...세상...나 (I Will)-나의 이야기 두울’의 내레이션과 흡사해 누리꾼들로부터 표절 의혹을 사고 있다.다음은 논란이 된 부분이다.아직은 작고 어린 내게 세상이 선물한 건아직은 내가 이길 수 있을 만큼의 시련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아픔과 고통그리고 내가 참을 수 있을 만큼의 눈물그것보다 더 큰 선물은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나의 믿음(강타 1집 ‘Plolaris’ 앨범 중 ‘나…세상…나 (I Will)-나의 이야기 두울’. 2001년 8월)아직은 작은 내게 세상이 허락한 건작은 내가 견딜 수 있는 아픔과 고독내가 이길 수 있을 만큼의 시련그리고 내가 참을 수 있을 만큼의 눈물그것보다 더 큰 선물은 앞으로도 내가 그럴 수 있다는 나의 믿음(전경린 ‘엄마의 집’ 2007년 12월)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이 정도면 그대로 옮겨온 수준. 뻔뻔하다”는 반응과 “‘완전한 창작’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우연의 일치다”는 반응으로 나뉘어 설전 중이다.이와 관련해 전경린 작가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가 있는 페이지 중 '그 노트 속엔 엄마와 헤어져 외가에 얹혀 있을 때, 눈물이 날 때마다 펜을 꾹꾹 눌러 베껴 썼던 시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에서 나온 '베껴 썼던 시'라는 표현은 '문학적 장치'며 '인용'의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그는 "이 글을 쓸 당시 딸에게 젊은이들의 감성에 맞는 시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고 딸이 준 시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 딸이 강타의 팬이다"고 덧붙였다.여류소설가인 전경린은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사막의 달’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황진이’(2004),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2006), ‘최소의 사랑’(2012) 등이 있다.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2015-06-17 18:50 정윤경 기자,이소연 기자,현예진 기자

'표절의혹' 신경숙 작가 "모르는 작품…대응 않겠다"

소설가 신경숙이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흡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연합)브릿지경제 정윤경 기자 = 표절 논란에 휩싸인 신경숙 작가가 처음으로 표절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17일 창작과비평 출판사를 통해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신경숙 작가가 집필 중에는 연락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현재 신작 집필을 위해 몇달째 서울을 떠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소설가 겸 시인인 이응준씨는 16일 한 온라인 매체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창작과비평이 출간한 신 작가의 ‘오래전 집을 떠날 때’ 가운데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유키오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신경숙 작가의 표절 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지난 1999년 발표한 소설 ‘딸기밭’과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도 크고 작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다음은 이씨가 제기한 표절 의혹 부분이다.‘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미시마 유키오)‘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중략)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신경숙)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2015-06-17 15:47 정윤경 기자

[베스트셀러] 김수현-아이유 '프로듀사',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영향

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KBS2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등장하며 화제가 된 도서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가 6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7위에 단번에 올랐다. 이 책은 극중 백승찬(김수현)이 신디(아이유)에게 선물한 책이다. 두 주인공의 마음을 ‘데미안’ 속 구절로 표현해 독자의 호감을 끌었다.책의 인기에 표절 논란도 불거졌다. 크눌프 출판사가 내놓은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 상당 부분이 기존 번역서를 발간한 문학동네와 민음사의 판본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지난 10일 도서출판 ‘문학동네’는 카페 게시판에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및 ‘데미안’의 국내 판본인 민음사와 문학동네, 크눌프 판을 비교하는 글을 올려 표절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표절 사실이 드러나면 마케팅으로 책의 인기가 결정나는 현재 도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제2의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 불리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번역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지난 주보다 7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인포그래픽=현예진 기자 yesjin.hyun@viva100.com

2015-06-14 10:20 김동민 기자,현예진 기자

TV에 나온 그 책, 무시할 수 없는 ‘미디어 셀러’ 열풍

책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가 KBS2 ‘프로듀사’에 노출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KBS)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한국출판인회의가 지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BS2 인기 드라마 ‘프로듀사’에 등장하는 책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가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책은 지난 달 18일 출간됐다.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가 남긴 세계적 명작이다. 국내에도 여러 번역본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다. 그중 출판사 문학동네의 ‘데미안’과 민음사의 ‘세계바퀴 아래서’가 대표적이다.그런 와중에 크눌프 출판사가 두 소설을 모은 세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책은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순식간에 이슈가 됐다.‘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제공=크눌프 출판)드라마의 두 주인공 백승찬(김수현)과 신디(아이유) 사이에는 어김없이 책이 등장하고 그 속에 있는 구절이 반복적으로 대사에 담긴다. 이에 독자는 다시 한 번 헤르만 헤세의 글에 관심을 가졌다. 크눌프 출판사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는 민음사와 문학동네로부터 자기네 번역본과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책은 드라마 인기를 타고 인기 상승 중이다.‘미디어 셀러’는 미디어 노출 이후 흥행해 베스트셀러가 된 도서를 말한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세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드라마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미디어 셀러가 탄생했다.동화와 우화 사이에서 어른들을 위한 환상을 기록한 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드라마에 노출되며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9년 출간돼 2013년까지 1만 부가량 판매됐던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성과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제공=비룡소)작품이 아닌 사람의 인기에 따라 책의 인기가 결정되기도 한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교보문고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책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52’가 주간종합 베스트셀러 14위에 올랐다. 사회 전반적으로 불고 있는 요리 열풍에 백종원의 인지도가 더해지면 낳은 결과로 분석된다. 책을 읽은 인구는 점점 줄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 TV로나마 책을 소개하고 독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건 출판 시장을 활발하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내용이 아닌 마케팅에 따라 판매 순위가 결정되는 현상은 결과적으로 책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정적 효과를 일으킨다. 아동용 책부터 인문학 도서를 주로 제작하는 한 관계자는 “요즘 출판시장이 힘들다. 실제 출판업계에서 일하며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렇게라도 독자가 책을 읽는 것에 감사해야 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덧붙여 “하지만 처음부터 마케팅을 앞세워 책을 내놓는 출판사가 많다. 그럴 힘이 없는 소규모 출판사는 좋은 책을 만들고도 독자에게 전달하질 못한다”며 “방송관계자들도 PPL을 의도한 것보다는 극 상황에 맞고 내용도 좋은 책을 소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동민 기자7000-ja@viva100.com

2015-06-14 10: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자연 닮은 건축, 사람을 살리는 집…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 제목부터 의아하다. 의사와 건축가가 만나 책을 엮었다? 왜? 동창도 아니고 나잇대도 차이가 난다. 의사는 미국 유학 후 일찌감치 한국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로 살았다.건축가는 1970년대 브라질로 이민가 미국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글로벌 인재다. 살아온 공간과 시대도 다르다.하지만 그들은 원초적인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명함, 컴퓨터, TV, 거대한 빌딩 등 크고 작은 네모들 속에서 고단하고 분주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기도 힘든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신경정신과 의사이자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인 이시형 박사와 힐리언스 선마을 2차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준성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가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제는 ‘자연을 닮은 공간, 살아있는 건축’이다.“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라”는 의사 이시형과 자연을 닮은 공간을 짓는 건축가 김준성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책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필요한 공간과 그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우주의 원리에 빗대 설명한다.오피스 건물 휴게실 천장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사진제공=한빛라이프)‘공간이 습관을 바꾼다’는 기획의도에서 시작한 책은 ‘자연’을 테마로 ‘인간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에서 출발해 ‘우주’, ‘해와 달의 에너지를 건축에 담다’로 마무리된다. 책은 의사 이시형과 건축가 김준성이 선문답을 하듯 5개 파트로 엮였다. 이시형 박사가 ‘자연을 닮은 공간이란’이라고 문제제기를 하면 김준성 교수가 ‘관계 속에서의 건축, 무엇과 관계할 것인가’, ‘자연과 관계한 건축의 태도’로 답한다.‘소음에 익숙해져도 피로는 남는다’고 현대인의 고충을 진단하면 ‘물길을 틔우고 소리에 귀 기울이다’라는 제목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이다.그도 그럴 것이 책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에는 힐리언스 선마을 증축 설계를 위해 두 사람이 주고받은 고민과 단단한 공간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책은 2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두 사람이 셀 수 없이 만나 자연의학과 건축을 이야기하고 힐링과 공간에 대해 벌인 열띤 토론의 집약체다.왼편 골짜기에 들어설 선마을 증축 조감도.(사진제공=한빛라이프)51개 소제목으로 선문답을 주고받은 후 에필로그에서 이시형 박사는 ‘건축과 의학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힐링 스페이스’, ‘여기만 오면 절로 치유가 되는 곳’을 만들고자 하는 자신의 요구에 즐겁게 임한 김준성 교수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준성 교수 역시 경청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지 새삼 깨닫는 건강한 경험을 선사한 이시형 박사와의 협업이 건축 행로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고백했다.햇빛과 어둠 그리고 천장, 향과 소음, 흙 에너지, 바람과 온돌 그리고 환풍, 달빛으로 하는 힐링 등 힐링 키워드와 공간 활용법은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는 건강한 공간과 도시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가격 1만 48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12 07:00 허미선 기자

"기업이 없는 국가는 부유할 수 없다"

브릿지경제 천원기 기자 = “기업이 없는 국가는 부유할 수 없고 위대한 기업가를 배출하지 못하는 시대는 창조력을 가질 수 없다.”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이 최근 펴낸 한강의 기적과 기업가 정신(프리이코노미스쿨 발간)이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무수한 신생 독립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 성장의 기적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스토리를 전직 기자(전 월간조선 기자)의 시선으로 꾸임없이 그려냈다.저자는 독자들에게 “무수한 나라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했는데, 왜 유독 대한민국만 성공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는 사업보국의 정신으로 경제를 일으킨 기업인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현대중공업 선각장에는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일이며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일’이라는 구호가 걸려있다.“반도체 사업을 하기로 확정한다. 어디까지나 국가적 견지에서 우선 삼성이 먼저 한다. 삼성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어록은 아직도 많은 기업인들에게 사업보국이라는 당시의 기업가 정신을 되뇌이게 한다.이 책은 해방을 전후해 활약한 다양한 기업인들의 활약상을 실감있게 전달하고 있다.저자가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박승직 김성수 박흥식 등 일제 시대의 기업가들부터 해방 직후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 우리 경제의 방향을 잡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병철 정주영 회장은 물론, 김용완 홍재선 전택보 정인욱 김성곤 이정림 남궁연 이원만 등 기업인들의 활약상을 전달한다.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2015-06-05 15:01 천원기 기자

[BOOK] 명화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

사진제공=예문당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그림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시대상은 물론 의식주, 미의 기준 등 사회, 경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 그림이다. 그리고 최근 TV를 휩쓰는 코드는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 혹은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잘 먹기 위한 레시피부터 서바이벌 경연, 자급자족 생존 리얼리티, 미식연구에 가까운 담론까지 방송을 점령했고 셰프들이 엔터테이너로 카메라 앞에 선다. 그 어느 때보다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대다. 시대상을 담고 있는 고전 명화와 최근 트렌드인 ‘먹을 것’이 만나 책으로 엮였다. 명화 속 인물 이야기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작가 이여신이 이번엔 명화 속 ‘음식문화’에 초점을 맞춘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을 출간했다. 에피타이저-메인디시-디저트로 이어지는 만찬처럼 ‘식사를 준비해볼까?’, ‘차려진 식탁 엿보기’, ‘디저트를 먹어볼까?’ 순으로 배치한 구성도 흥미롭다. 더불어 마지막 장인 ‘밖에서 즐기는 식사’에서는 파리의 술집과 레스토랑, 야외 티타임, 새참과 주막 등 밖에서 즐기는 동서양의 식문화를 특식처럼 차려낸다.lt;휴일gt; 제임스 티소, 1876년경(사진제공=예문당)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쓰여졌다는 점이다. 청소년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책으로 마치 미술교사가 학생들에게 혹은 부모가 자식에게 설명하듯 구성돼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어른들에게도 흥미롭고 유용한 먹거리에 대한 지식들이다. 이에 부모와 자식이 함께 그림과 음식에 대한 지식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책이다.lt;휴일gt; 제임스 티소, 1876년경(사진제공=예문당)네덜란드 화가 욥 베이크헤이데의 1681년작 ‘빵 굽는 사람들’과 얀 스테인의 ‘빵장수 부부’ 속에는 검은 빵 더치브레드과 브레첼(프레첼)을 볼 수 있다. 더치브레드는 겉 표면에 쌀가루를 뿌려 구워 누룽지처럼 바삭하고 구수한 네덜란드 전통 빵이고 브레첼은 남은 빵 반죽을 길게 밀어 하트모양으로 만든 빵으로 쫄깃하고 짭짤해 현재까지도 즐겨 먹고 있다.  빵의 기원을 설명하고 빵 색깔로 빈부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던 그 시절의 빵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독히 가난했던 사람들이나 먹던 호밀, 보리 등으로 만든 거칠고 검은 빵은 현대에는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자·연대 미상의 ‘국수 만들기’에서는 이탈리아 전통면 파스타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스타의 원조가 자기네 국수라 우기는 중국, 하지만 실상은 이슬람 상인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서양화 뿐 아니라 동양화, 한국화를 통해 동서양 음식문화를 골고루 소개하기도 한다. 신윤복의 ‘저잣길’, 윤두서의 ‘나물캐기’에서는 조선의 음식과 요리 문화, 식탁 예절 등을 엿볼 수 있다. lt;야연gt; 성협, 조선 후기(사진제공=예문당)두 번째 장인 ‘차려진 식탁 엿보기’에서는 화려하고 풍성한, ‘쾌락’의 일종이었던 귀족들의 식사 풍경과 감자, 콩 등을 먹는 서민들의 소박하고 고단한 상차림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추수감사절과 칠면조 고기, 크리스마스, 결혼식, 돌잔치, 회갑연 등 삶 속의 특별한 이벤트의 식탁풍경도 만날 수 있다.‘식탁을 치우다’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Dsservir’에서 생겨난 단어 디저트, 아랍어로 ‘달콤한 소금으로 만든 공’이라는 뜻의 ‘쿠라트 알 밀’에서 유래한 캐러멜을 비롯해 엿, 치즈, 커피, 초콜릿, 우유 등 디저트 이야기도 흥미롭다.그림 속 식탁과 음식으로 미술상식과 시대상 습득은 물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거나 반대되는 현상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만5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05 09: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세월과 함께한 이 시대 장인들 이야기 '소공인'

전순옥·권은정 저. 뿌리와이파리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잘 만들어낼 수 있는지로 기술을 인정받는 장인들. 창피해 어디서 말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자신의 일에 이제 당당하게 ‘나는 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1970년 노동자들의 근무조건 개선을 외치며 분신으로 작고한 전태일의 여동생이자 제19대 국회의원이며 스스로도 봉제공장 노동자였던 전순옥 의원이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씨와 ‘소공인-전순옥이 만난 우리 시대의 장인들’을 펴냈다. 경력 25~57년 봉제, 구두, 가방, 패턴, 전통공예, 양복, 귀금속 등의 장인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기술은 결코 배신하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한마디 해도 되겠습니까?’, ‘만든 이의 숨결이 배어 있는 기술은 100년을 간다’라는 제목으로 담았다. 대한민국이 최첨단 기술과 서비스 산업에 매진하는 사이 묵묵히 현장과 산업을 지켜온 소공인의 이야기로 제조업에 대한 대안 및 희망을 제시한다. 5월 29일 도시형 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맞춰 출간된 책은 숙련집약형이자 기술 집약형 소공인 육성으로 산업은 물론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유지 효과와 종합적인 지원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만8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05 09:00 허미선 기자

신간 '거짓말 잔치', 수면 위로 올라온 진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전말

지난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주제는 ‘누가 그를 모함했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24년의 진실’이었다. 이는 지난 노태우 정권에 항의하는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연합(이하 전민련) 사회부장의 분신자살 사건에 대해 이야기다. 검찰이 그의 친구였던 단국대학교 화학과 재학생 강기훈이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하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지난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91년에 벌어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다뤘다. (사진 제공=SBS)1991년 5월 8일에 벌어진 일로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2015년 5월14일 대법원은 강기훈의 무죄를 확정했다. 방송은 당시 검찰의 필적감정에 숨겨진 어이없는 수사 과정을 추적하며 다시 한 번 사건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오는 10일이면 관련 내용을 보다 상세히 기술한 책 ‘거짓말 잔치’도 출간된다.저자 안재성은 강기훈이라는 한 청년을 파렴치한 유서대필자로 만든 사건의 이면을 시간의 흐름과 진행에 따라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이런 민감한 사건의 경우 작가의 상상력이 조금이라도 더해질 경우 진실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이에 작가는 일체의 상상을 배제하고 경찰 조서, 재판 기록, 진실화해위원회 조서 등 온전히 공식적인 자료들에 기초해 마치 기록을 정리하듯 책을 만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진실’을 따라가는 담담하고 묵직한 서술의 힘이 이 책의 특징이다.‘거짓말 잔치’ (사진제공=주목)작가는 “객관적으로 사실을 분석함으로써 희대의 진실공방전을 남긴 유서 대필사건의 진실을 일반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책의 목적이다. 최대한 엄정한 공정성을 위해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보게 된 강기훈과 주변인들이 겪었을 심정에 대해서도 거의 다루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 중간중간 나오는 놀랐다거나 침통했다거나 하는 심리묘사조차도 진술서에 기록된 그대로 옮긴 데 불과하다”며 “피해자의 고통을 내세워 동정을 구하기 보다 사건에 대한 진실에 주목했다”고 덧붙인다.피해 당사자인 강기훈씨는 현재 암투병 중이다. 방송에서도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지금은 내 마음이 무겁다. 할 얘기도 별로 없다”는 짧은 말만 남겼다.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너무나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 과정은 거짓말의 연속이다. 책은 과거를 기억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에게 좀 더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의 실상을 볼 수 있게 돕는다. 주목 출판. 가격 1만 5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5-31 14:12 김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