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음식으로 알아본 문명의 변천사 '탐식의 시대'

신간 ‘탐식의 시대’(사진제공 =다른세상)TV를 켜면 요리가 나오고 밖을 나서면 새로 생긴 음식점이 구미를 당긴다. 음식에 맛과 향이 있다면 역사도 있다. 신간 ‘탐식의 요리(다른세상출판)’는 요리와 음식으로 인류 문명의 변천사를 분석하는 책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요리는 언제나 분석과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그 안에 당대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체제의 원리가 있다. 건강과 질병, 윤리와 종교에 대한 신념도 숨어있다. 인류는 보다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음식의 탐구가 곧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진 셈이다. 책은 ‘식문화는 지난 5000년간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라는 질문을 서두에 던진다. 그리고 ‘요리와 음식’이란 색다른 시각으로 문제의 답을 찾아간다. 페르시아·로마·영국 등 한 시대를 호령했던 제국의 흥망성쇠 속에 요리가 있고 이슬람교·불교·기독교 등 주요 종교의 탄생과 확산에 음식이 있다.그 중 하나가 햄버거다. 오늘날 세계 대부분 도시에서 햄버거를 즐긴다. 그러나 햄버거의 주재료에 해당하는 흰 빵과 쇠고기는 200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지배층만이 즐길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책은 바로 이 200년을 동안 있었단 사회 변화를 음식의 관점에서 되돌아본다.피테르 아르트센 (Pieter Aertsen)의 '야채 상품 진열대의 시장주인(Market Woman with Vegetable Stall)'요리의 역사를 살펴볼 때 1880~1914년은 가장 큰 전환기를 맞이한 시기였다. 이때 중산층과 임금노동자들이 식품가공산업의 소비자로 급부상하면서 음식 문화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식품 가공 산업은 이들이 즐겨 먹는 흰 빵과 쇠고기를 저렴한 값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햄버거가 보편화됐다. 햄버거와 곁들여 먹는 감자튀김도 1900년대 초만 해도 프랑스의 고급 요리였다. 그러나 1965년 맥도날드가 냉동감자를 이용한 감자튀김을 출시하면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서양에 비해 동양의 음식과 요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책의 아쉬운 점이다. 음식과 불교를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에 인도와 몽골 요리가 다뤄지지만 비중이 크진 않다.중국 요리도 등장하지만 서양에 비하면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 요리에 대한 언급도 있다. 불교가 한국 요리에 영향을 끼치면서 발전한 전통 불교 요리가 몽골 요리의 침략과 함께 사라졌다는 내용이다.클라라 피터스(Clara Pieters)의 '식탁(Talbel)'음식의 역사와 정치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도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저자 레이철 로던은 책에서 가공 식품이 불러온 삶의 질 개선을 말하면서 천연 식품에 열광하는 오늘날의 식문화를 경계한다. 그는 “좋은 음식을 결정하는 기준을 자연적이며 가공이 덜되고 가정에서 하는 요리로 단정 지을 경우 그 속에 숨겨진 역사적 흐름을 간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책이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문명사를 기술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오늘날의 식문화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제시한다는 점이다. 가공에서 비가공으로 변해가는 음식문화가 만들 다음 문명이 궁금해진다. 다른세상 출판. 2만4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27 09:00 김동민 기자

[김준호의 빨간펜] 한 권의 책이라도 잘 캐내면 후속작 '줄줄이 고구마'

강원도 인제군 한 시골 마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한번은 고구마 밭을 지나다가 고구마 줄기를 잡아당기니 고구마가 줄줄이 딸려 올라와 어린나이에 무척 당황했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농사를 망치는 몹쓸 짓이 된 것을 보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붕’에 빠졌다. 고구마 줄기를 당기면 여러개의 고구마가 주렁주렁 딸려 나오듯이 하나의 기획이 시초가 돼서 다양한 책이 파생된다. 1인1책 코치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필자의 사무실 오른쪽 벽면에는 책꽂이가 있는데 필자가 기획한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이 책들을 보면 한 권 마다 책을 기획하고 진행한 사연이 있고, 한 권 책이 시발이 돼 다른 책과 저자로 이어진다.2007년 말에 기획 출간한 ‘학원 발가벗기기’란 책이 있다. 사교육의 폐해를 짚고 사교육비 절감이란 기획의도로 시작한 이 책은 10명의 교육전문가가 공동저자로 참여 했다.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화두를 갖고 이야기하면서 저자와 만나고, 전화, 이메일을 하면서 각각 저자가 갖고 있는 콘텐츠나 성향을 많이 파악했다. 10명의 저자가 참여하는 기획 진행이 번거롭기는 했다. 그렇지만 책을 함께 만들면서 자주하니 저자를 이해할 수 있는 꺼리가 종종 생겼다.책이 나온 후 10명의 저자 중 6명의 저자와 각각 단독으로 책을 진행했으며 이 저자들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함께 하고 있다. 한 권의 책이 주변으로 파생돼 든든한 저자밭이 된 것이다.뜨인돌 출판사의 ‘신나는 노빈손’ 시리즈도 하나의 고구마 줄기를 당겨 시작된 기획이다. 한 과학잡지에 나온 기획기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한 청소년 대상 탐험소설이다. 만화가 이우일 작가와 여러명의 스토리작가가 함께 작업한 이 책은 테마별 시리즈까지 수십권이나 출간돼 뜨인돌 출판사의 대표기획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한 권의 기획 아이디어가 고구마 밭을 일군 사례다.출판기획의 고구마 줄기는 씨앗인 한 권의 책에서 출발한다. 한 장의 기획서에서 고구마 씨앗에 비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출판을 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당장 이문이 남지 않는 장사라 할지라도 후속작을 바라보는 저자와 기획편집자라면 ‘고구마 줄기론’을 활용해 보자.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는 마인드와 함께해야 고구마 풍년으로 겨울밤 따뜻한 고구마를 실컷 먹을 수 있게 된다.1인1책 코치 김준호

2015-03-25 09:00 1인1책 코치 김준호

부동산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재건축의 모든 것

리얼투데이와 부동산 전문가들이 함께 집필한 ‘재건축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 서적. (사진제공=리얼투데이)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최고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재건축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담은 책 ‘재건축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이 책은 신뢰성 있는 전문 자료를 바탕으로 각종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재건축시장의 정확한 분석을 통해 재건축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필수 정보와 요긴한 전략들도 제시한다. 풍부한 사례를 풍부하게 담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유망 투자처의 조건과 그에 따른 투자 관련 알짜 팁까지 제공한다. 재건축의 성공적인 투자 흐름을 공개하며 이를 통해 앞으로 투자성이 높은 지역들을 예측하고 있다.재건축 사업은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데다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고 사업을 추진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각종 소송에 휘말려 아예 중단되거나 잠정 유보된 곳이 많을 정도로 재건축 사업은 복잡하고 힘들다.따라서 재건축 사업에 투자할 때는 단기적 시세 차익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사업기간은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각 지역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꼼꼼히 챙겨본다면 누구라도 성공적인 재건축 투자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2015-03-20 18:31 권성중 기자

[BOOK] 김이나가 전하는 작사 노하우 "시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버려야"

“노랫말은 시가 아니예요. 시는 완성된 문장을 만들지만 작사는 음악의 한 부분일 뿐이죠. 시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사를 힘들게 해요.”국내 작사가 중 저작권료 수입 1위를 자랑하는 김이나는 그 명성만큼 왕성한 작품 활동을 자랑한다. 그를 보며 많은 사람이 작사가를 꿈꾸고 도전하고 또 포기한다. 작사가로서 살아남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작사가 김이나 (사진제공=문학동네)신간 ‘김이나의 작사법’을 출간한 김이나는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작사가는 음반시장의 큰 틀 안에서 움직이는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10년 차 작사가로서 그런 실질적인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사가로서 김이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걸 두려워한다. 자신에게서 소재를 찾으면 어느 순간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쓴 책은 그에게 큰 도전이었다. “다양한 경로로 작사가의 길을 묻는 젊은 음악가들의 연락이 아주 많았어요. 그래서 언젠가 책을 쓰게 되면 숨김 없이 제가 가진 노하우를 담고 싶었죠. 하지만 제 이야기를 짧은 노래도 아닌 긴 책으로 쓰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김이나는 책을 쓰기 전 자신이 정한 두 가지 기준을 이야기했다. 그는 “책은 스스로 느끼기에 충분한 작사비법이 쌓였을 때, 그리고 내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할 때 쓰려고 했다”며 “사실 이 책이 나올 때쯤 ‘내가 작사가로서 활동을 못 하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괜한 걱정이었다. 책이 출판된 현재도 그는 여전히 스타작사가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때부터 시작된 가수 가인과의 인연은 최근 공개된 그의 네 번째 싱글앨범 ‘하와’로 이어졌다. 화끈한 무대를 만드는 가인의 입에 딱 맞는 앨범의 두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와 ‘애플’ 모두 김이나의 손끝에서 완성된 노래다. 아이돌부터 이선희·조용필과 작업을 했던 김이나 작가는 앞으로 같이 하고 싶은 음악가로 나훈아를 언급한다. “나훈아 선생님의 ‘홍시’, ‘인연’ 같은 노래에는 정말 지금 들어도 아주 좋은 가사가 있어요. 트렌드가 중요한 요즘 가수들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깊이 있는 글이죠. 이선희·조용필 선생님과 작업할 때 그런 경험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느껴보고 싶어요.”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20 09:00 김동민 기자

[BOOK] 잔잔한 노랫말이 가슴을 톡!톡!톡!… 감성을 노크하다

신간 ‘김이나의 작사법’(사진제공=문학동네)가수 아이유의 ‘좋은 날’, ‘잔소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등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사가 김이나가 책을 출간했다. 신간 ‘김이나의 작사법-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문학동네 출판)’에는 작사가로서 김이나가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 10년간의 생존기가 고스란히 담겼다.책은 작사가를 비롯해 음악업계에서 일하길 꿈꾸는 사람과 지금껏 김이나의 노래를 들어온 수많은 대중의 호기심을 끄는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발음 디자인’, ‘가사 속 캐릭터 구축법’ 등 저자는 자신의 히트곡 탄생과정과 작사 비법, 그리고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며 생겼던 에피소드까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내용은 생계 수단으로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피와 살이 되는 충고다.책은 우선 작사가를 향한 대중의 상상을 깨부순다. 작사가의 일은 마치 시인처럼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 운율에 맞게 노래하는 문장을 쓰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하나의 곡을 두고 소속사는 한 명이 아닌 여러 작사가에 작업을 의뢰한다. 공은 그중에서 노래에 딱 맞는 결과물을 내놓은 단 한 명의 작사가에게 모두 돌아간다. 스타 작사가로 불리는 저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노래 하나를 완성하는 일은 마치 원서를 넣는 것 같다. 그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늘 초조하고 짜릿하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고백처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작사가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중에게 사랑받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늘 자신만의 방향성과 기술이 존재한다. 저자도 그중 한명이다. 성공한 작사가이지만 여전히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저자는 대중과 공감하는 과정을 자세히 들려준다.책은 크게 4개 단락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벨소리 차트를 만들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가 작사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다룬다.더불어 작사가라는 이름표가 아닌 정말 돈을 버는 작사가가 되기 위해 본인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한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프로듀싱팀 실장님과 울림엔터테인먼트 정병기 총괄본부장과 인터뷰를 한 부분은 작사가 지망생에게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대목이다.2부, 3부는 저자가 그동안 작업해왔던 여러 가수와의 사연을 담았다. ‘이토록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표현하는 아이유, ‘벽보고 우는 고슴도치’ 가인부터 조용필, 이선희, 임재범 등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가수들의 모습이 작사가의 시선으로 독자를 만난다.끝으로 4부는 글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에 관해 이야기한다. 일상에서 아무 것도 아닌 척 잊히거나 흩날리는 감정들을 붙들어 언어로 만드는 일은 아이디어의 발견이자 작사의 시작이다. 문학동네 출판. 가격 1만 58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20 09:00 김동민 기자

[BOOK] 빨리, 더 좋은 가격에 집 팔려면 최소비용으로 '연출' 하라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수록 집을 사는 것만큼 파는 것도 어렵다. 팔리지 않는 집을 끌어안고 초조하게 사는 심정은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특히 요즘 같이 날씨가 풀린 이사철에도 안 팔리는 집은 몇 달이 지나도 그대로 남는다.이럴 때 ‘그럼 가격을 낮춰보라’고 조언하는 이들이 있다.하지만 당사자에게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집마다 그곳에 얽혀 있는 사연과 목적이 다르듯 팔려는 사람에게도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값을 받고 싶은 집 주인의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다. 매매주택연출은 실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잠재 고객에게 첫 인상을 심어주는 집 외관은 어떤 의미에서 내부보다 더 중요하다. 하얀색 페인트로 담장을 다시 칠한 것만으로도 집의 상품가치는 높아진다. (라온북 제공)◇ 생소하지만 효과적인 ‘홈스테이징’잘 팔리지 않는 집을 더 빨리, 더 좋은 가격에 매도하는 방법이 담긴 책 ‘팔리는 집은 따로 있다’가 출간됐다. 책은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매매주택연출’을 주장한다.매매주택연출은 북미에서 널리 알려진 ‘홈스테이징’의 한국식 표현이다. 팔리지 않는 집의 만족스러운 매매를 위해 최소의 비용으로 ‘연출’해 비싼 가격을 받고 파는 부동산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저자는 오랜 시간 단독주택 매입부터 설계, 시공, 매도에 관한 일을 해온 건축 및 인테리어 전문가들이다.이종민 부동산 리모델링 전문가이자 테라디자인 대표를 비롯해 이창배 건축가, 천은정 인테리어디자이너, 전정미 공인중개사가 공동 집필에 참여해 다양한 측면에서 주택 판매 전략을 분석한다. 그들은 책에서 잡동사니 정리, 휴지통 숨기기 등 비교적 간단한 조언부터 벽지 선택과 가구 배치 비법까지 집을 사려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솔깃한 정보들p최소비용·최대효과의 부동산 마케팅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nbsp;‘팔리는 집은 따로 있다’책의 장점은 풍부한 사례다. 저자가 실제로 보고 들은 다양한 사례가 사진과 곁들여져 담겼다. 처음에는 큰 매력을 못 느끼던 집도 저자의 조언대로 가구 배치를 바꾸고 간단한 장벽을 설치하자 전혀 다른 집으로 바뀐다. 구매자 입장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딱 그런 집이다.책 후반부에는 좋은 주택을 고르는 법이 적혀 있다.이종민 대표는 “매도시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의 첫걸음은 좋은 집을 고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덕분에 책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보기에도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매매주택연출은 인테리어와 목적 자체가 다르다.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소품과 가구로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인테리어라면 매매주택연출은 집을 팔기 위해 개인의 취향을 없애는 행위다. 인테리어는 선택이지만 매매주택연출은 필수다. 매매주택연출은 최소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대 매매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로 주목받고 있다.부동산 전문 홈페이지 스테이지드홈즈닷컴에 따르면 매매주택연출을 한 집은 그렇지 않은 집보다 평균 10~20%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제대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집주인이 연출에 지출한 공사비용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어차피 떠날 집이라고 방치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조금만 노력하면 훨씬 더 만족스러운 보상이 기다린다. 라온북 출판. 1만4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13 09:00 김동민 기자

[갓 구은 책] 피터 래빗 이야기, 일하지 않습니다

# 화목한 토끼 가족이 소설로 돌아왔다b피터 래빗 이야기 유럽의 작은 시골농장, 목가적 풍경 속에 살고 있는 화목한 토끼 가족이 있다. 하얀 앞치마를 두른 엄마와 개구쟁이 소년 피터 그리고 그의 친구들 플롭시, 몹시, 코튼테일 등이 등장하는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이야기’가 소설로 출간됐다. 옛 가정교사의 아픈 아들을 위해 쓰기 시작한 그림편지로 탄생한 고전동화 ‘피터 래빗 이야기’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성장기를 함께 했다.피터 래빗, 벤저민 토끼, 고양이 남매 미스 모펫과 톰 키튼, 고양이 진저와 강아지 피클스, 개구리 제레미 피셔, 오리 제미마 퍼들 덕 등 숲속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산업혁명기에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위안한 ‘피터 래빗 이야기’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어른에게도 소박한 위로를 선사한다.1만3000원.# 다시 물어도 "브라보, 싱글라이프!"일하지 않습니다 무레 요코 저핀란드에서 소박한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을 개업한 여인의 이야기 ‘카모메 식당’,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의 식당 주인이 된 출판사 편집자의 좌충우돌을 담은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등으로 유명한 작가 무레 요코의 장편소설 ‘일하지 않습니다’가 출간됐다. 잔소리꾼 엄마와 고단하기만 한 사회생활을 떠난 40대 여성 교코의 싱글라이프를 담은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의 3년 뒤 이야기다.느긋한 삶을 선택하고 3년, 48세가 된 교코는 더 이상 “이대로도 괜찮을까?”를 자문하지 않는다. 여유롭게 홍차잔을 기울이며 책을 읽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삶이 꽤 익숙해지자 이번엔 느닷없이 나타난 타인이 자꾸만 묻는다. 정말 이대로 괜찮냐고. 흔들릴 위기에 처한 삶, 교코는 새롭게 접한 자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교코의 맛깔스러운 싱글라이프가 펼쳐진다. 1만20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3-13 09:00 허미선 기자

[베스트셀러] 3월 1주 베스트셀러 1위는 '미움받을 용기'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판매된 부수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3월 1주(2.26~3.0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미움받을 용기’다.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의 심리학 도서로 대화 형식으로 어려운 심리를 쉽게 풀어쓴 책이다. 1위를 비롯해 8위까지의 순위는 지난주와 똑같다. 하지만 9위부터는 새로운 책이 순위권에 대거 진입했다.새로 진입한 다섯 권은 ‘고양이 낸시’,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않네’, ‘1그램의 용기’, ‘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그림의 힘’이다. 이번 주 11위로 진입한 ‘고양이 낸시’는 엘렌 심 작가가 트위터에 올렸던 내용을 묶은 책이다. 버려진 아기 고양이 낸시와 그를 키우는 평범한 쥐 가족에 관한 만화로 쉽게 읽히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따뜻함이 남는다.13위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않네’는 2003년 4월 길상사 요사채에서 가진 법정 스님과 최인호의 4시간 대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대담에는 두 사람의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시대정신과 고독 등 11가지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있다.브릿지경제 = 글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브릿지경제= 인포그래픽 이소연 기자 moomoo1828@viva100.com

2015-03-07 19:00 김동민 기자,이소연 기자

[BOOK] "세상에 착한 변호사는 없다"…현직 변호사의 독백

신간 ‘변호사 사용법’ (사진 제공=라온북)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는다. 뜻하지 않게 싸움에 휘말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간단한 일이라면 보험으로 끝나지만 사건이 크다면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는 친구도 애인도 아닌 변호사다. 그렇다고 당장 변호사를 부르는 과정도 녹록지만은 않다. '괜히 돈만 날리는 게 아닌지, 어떤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지' 걱정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환자를 앞에 두고 의사와 간호사가 자신들만 알아듣는 전문용어로 대화를 나누듯 변호사들도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법 용어를 들이대며 의뢰인을 벙어리로 만든다.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누군가 웃으면 다른 누군가는 우는 법이다. 실제 법 사례를 살펴보면 그 우는 사람이 스스로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제야 잘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곁에 있는 변호사를 욕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차피 그도 남이다. 남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을 담은 책 ‘변호사 사용법’이 출간됐다. 저자는 12년차 현직 변호사 김향훈씨다. 저자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의뢰인이 잘 모르는 그들의 실상을 숨김 없이 이야기한다. 직접 보고 경험한 변호사의 행태와 심리, 그리고 그 속에서 법률이 작용하는 과정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저자는 “변호사에게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며 “의뢰인을 대하는 변호사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어 “의뢰인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대하는 변호사의 나쁜 관행은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착한 변호사를 기대하지 말고 똑똑한 의뢰인이 되라”고 덧붙인다. 책은 ‘좋은 선택’을 강조한다. 선택은 변호사가 아닌 의뢰인의 몫이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변호사 수는 2만명. 11년만에 무려 1만 5000여명이 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변호사가 의뢰인을 기다리고 있다. 의뢰인은 그들 중에서 좋은 변호사를 찾아 이용하면 된다. 책이 말하는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현실적으로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이 유죄를 피할 수 없을 때 “무죄를 받기 어려우니 형량이라도 줄이자”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의뢰인을 구하겠다고 외치는 인물은 변호사가 아닌 사기꾼이다.무조건 승소를 장담하고 재판부와 검사와의 얄팍한 인연을 포장하는 이는 피해야 할 변호사 1순위다. 법 앞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싸움은 없다. 인맥은 반드시 더 많은 돈을 대가로 요구한다. 책은 이 외에도 의뢰인의 답답한 심정을 이용해 착수금만 챙기는 변호사, 관련 없는 소송을 계속 권하는 변호사, 결과를 자신이 아닌 의뢰인과 법관의 잘못으로 돌리는 변호사 등 업계의 다양한 사례와 그 내막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주의를 준다.지금까지 법률 서적은 상속, 이혼, 부동산, 교통사고 등 특정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담거나 변호사가 겪은 사건을 화려하게 풀어쓴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독자를 위한다며 쓴 법률 상담 서적은 당장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변호사가 솔직하게 제안하는 ‘변호사 사용법’은 구체적인 법률을 다루지도, 재미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대신 책은 당장 법적 도움이 필요한 독자를 위해 변호사이자 이웃으로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변호사 영역에서도 소비자의 선택권과 주도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출판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책을 대하는 독자의 선택권은 열려있다. ‘변호사 사용법’도 지금 서점에 널린 무수한 책 중 하나다. 좋은 책을 읽는 선택은 늘 그렇듯 독자의 몫이다.브릿지경제 =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06 09:00 김동민 기자

[아날로그에 취하다] 순정만화 주인공 푸르매 눈빛에 울고 웃던… 그 소녀들을 위하여

1990년대 순정만화는 학원물에서 SF, 신화와 로맨스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2000년대 웹툰에 밀려 사양길을 걷던 순정만화가 최근 모바일메신저와 포털사이트, 유료만화사이트 등을 통해 재유통되고 있다.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이진영(43)씨는 최근 여의도 KBS 인근에서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전권을 구매했다. 총 14권인 ‘아르미안의 네딸들’ 가격은 5만원. 이씨는 “학창시절 순정만화잡지를 통해 즐겨보던 만화책 단행본들을 이렇게 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만화잡지나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매할 마음이 있는데 최근에는 웹툰이 아니면 만화를 접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지금은 사회의 주축이 된 3040여성들의 사춘기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했던 순정만화. 그 많던 순정만화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씨가 산 순정만화는 주로 폐업한 만화방, 책 대여점 등을 통해 흘러나왔다. 중고책 판매업자는 “주로 20대에서 40대 직장인 여성들 사이에서 순정만화를 찾는 수요가 높다. 특히 현재 활동이 뜸한 이미라 작가 작품이 잘 팔린다”며 “이미라 작가는 판매업자들 사이에서도 ‘레어템’으로 꼽힌다”는 귀띔이다.한 독자가 만화방에서 강경옥 작가의 '별빛속에'를 읽고 있다. 최근 구매력있는 3040 여성들 중에는 90년대 인기를 끈 순정만화책을 구매해 소유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사진=김동민 기자)한국순정만화의 전성기는 1988년 11월, 만화월간지 ‘르네상스’ 탄생 후부터 IMF 직후인 2000년대 초반까지 꼽힌다. 한국여성만화가협회 이시현 총무는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화이트, 윙크, 댕기 등이 창간했던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가 우리나라 순정만화의 최고 전성기”였다며 “80년대 출판만화에서 이어진 순정만화의 계보가 90년대 만화잡지를 통해 꽃을 핀 시기였다”고 분석했다.1977년 MBC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캔디캔디’를 방영한 후 ‘올훼스의 창’, ‘베르사이유의 장미’ 등 일본순정만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만화책들이 한국 여중고생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만화방’은 담배연기 자욱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여중고생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만화방에 이어 도서 대여점 문화가 착륙했고 일본순정만화를 통해 어느 정도 시장수요가 파악된 한국순정만화계에 김동화, 황미나, 한승원, 김혜린 등이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했다. 김동화의 ‘아카시아’, 황미나의 ‘안녕 미스터블랙’, ‘불새의 늪’ 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초창기 순정만화 속 주인공들이 비정상적으로 긴 팔다리와 작은 얼굴, 다이아몬드가 그려진 큰 눈 등 일본 순정만화의 그림체를 고스란히 모방했다면 이 시기 순정만화는 방대한 서사적 구조와 인물의 깊이있는 심리묘사, 학원물에서 SF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김진의 ‘바람의 나라’,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김혜린의 ‘북해의 별’, ‘비천무’, ‘불의 검’ 등은 신화와 역사를 결합한 블록버스터 만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역사와 판타지, 순정물 고유의 로맨스가 뒤섞인 이 작품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화라는 지면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소녀들의 가슴을 불태웠다. 강경옥은 ‘별빛속에’, ‘라비헴폴리스’. ‘노말시티’ 등으로 순정만화의 SF화를 구축했고 황미나는 코믹, 아동, 순정 SF, 역사를 넘나들며 순정만화계의 멀티테이너로 활동했다.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 속 주인공 서지원은 한국 순정만화 남자 주인공의 대표상이다. 여주인공 이슬비가 기다리는 어린시절 첫사랑 '푸르매 왕자'가 바로 서지원이었다. 1994년 데뷔한 가수 서지원(작은 사진)은 '인어공주를 위하여' 속 주인공 서지원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했다. 그런가 하면 이미라, 이은혜, 원수연은 한 세대 위 선배들과는 차별화된 학원물로 90년대를 주름잡았다. ‘인어공주를 위하여’, ‘점프트리에이플러스’, ‘풀하우스’ 등이 이 시기 태동된 작품들. 그다지 예쁘지 않지만 밝고 명랑한 성품의 여주인공과 모든 조건이 완벽한 남자주인공, 그리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반항적인 성품을 지녔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또 다른 남자주인공 등 지금의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남녀주인공 구도도 이시기 학원물 등을 통해 구축됐다.특히 이미라 작가는 대표작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통해 서지원, 푸르매, 이슬비 등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1994년 데뷔,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수 서지원이 이미라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서지원의 이름을 택한 것은 당시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순정만화, 모바일 메신저 통해 다시 태어나다만화책 위에 기름종이를 얹고 다이아몬드 눈망울을 따라 그렸던 추억을 안긴 순정만화,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출판시장이 축소되고 순정만화잡지가 잇달아 폐간하면서 출판문화 중심의 순정만화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한국만화연감에 따르면 2002년 835종이 출간된 순정만화 단행본은 2011년 189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포털사이트 중심의 웹툰이 자리를 잡았고 대여점 문화가 사라진 것도 방대한 서사의 순정만화가 밀려난 요인으로 꼽힌다.네이버 웹툰에 다시 연재되고 있는 한승원의 '프린세스'.하지만 순정만화의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 원수연의 ‘풀하우스’는 정지훈, 송혜교 주연 드라마로 제작됐고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는 온라인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옛 순정만화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3040 여성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료구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이시현 총무는 “카카오 스토리의 다양한 유료결제 콘텐츠 중 순정만화가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90년대 10대였던 순정만화 팬들이 구매력을 갖춘 30~40대가 되면서 순정만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1995년 처음 연재를 시작했다 휴재한 한승원 작가의 ‘프린세스’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재연재된 사례나 신일숙 등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레진코믹스 같은 유료사이트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 총무는 “2000년대 잡지에서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생활툰이나 개그툰이 인기를 누렸는데 다시 서사 중심의 장편만화들이 인기를 끄는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브릿지경제 =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5-03-04 09:00 조은별 기자

[BOOK] 미야베 미유키의 맛있는 추리소설 '맏물 이야기'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소설 ‘맏물이야기’가 지난 19일 출간됐다. (사진제공 =북스피어)미야베 미유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다. 일본에서만 280만부가 팔린 소설 ‘모방범’을 비롯해 ‘솔로몬의 위증’, ‘낙원’ 등에서 범죄의 사회적 동기와 사건에 얽힌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2012년 개봉한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의 동명 원작 역시 그의 작품이다. ‘맏물이야기’(북스피어 출판)는 미야베 미유키가 선보이는 맛있는 추리소설이다. 미야베 미유키에게 제1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을 선사한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의 후속편이다. 맏물은 한 해의 맨 처음에 나는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를 일컫는 말로 작가는 이 식자재들을 이용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푸는 단서를 제시한다.소설은 9개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각 편마다 완결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주인공 모시치와 유부노점 주인의 인연은 소설 내내 이어진다. 주인공 모시치는 범인을 체포하거나 물건 혹은 사람을 찾아주는 하급관리인 ‘오캇피키’다. 오늘날 서민 탐정을 뜻하는 용어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에도시대의 마을 치안을 담당하는 사람이다.이야기는 행상을 다니던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피해자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있지만 그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답답해하던 모시치는 우연히 들른 노점에서 뭇국과 된장 수제비국을 먹다가 범인을 잡을 힌트를 얻는다.그렇게 독립된 각 편마다 봄의 뱅어, 여름의 맏물 가다랭어, 가을의 감 등 계절별 식자재들과 후타타비야키(두부산적) 등 음식이 등장하며 모시치를 돕는 노점주인의 수수께끼를 이어간다.이처럼 단편인 듯 장편 구조를 가진 덕에 이미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접했던 팬들은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평소 추리 소설에 머리 아파하던 사람들도 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9개의 단편 중에는 특히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안고 있는 어둠을 파헤치는 사건이 많다. 유산을 둘러싼 갈등, 유아 학대, 연금 부정 수급을 위한 죽음 은폐 등 충격적인 사건들은 가족간 유대가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를 꼭 닮았다.에도시대가 배경이기에 소설에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일본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국내 독자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에 ‘맏물이야기’는 페이지 하단이 아닌 용어 바로 옆에 주석을 붙여 문장을 읽는 방향 그대로 따라가면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에게 밀도 높은 몰입을 요구하는 추리 소설 특성상 시선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 배려다.‘맏물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작가가 직접 에도시대 서적들을 연구해 찾아낸 결과물이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거나 애틋하고 안쓰럽게 느끼는 등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흉측하고 가슴 아픈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복잡한 감정이 실려 있다. “독자가 ‘꽤 맛있어 보이네’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한 작가의 후기가 의미심장에게 다가오는 이유다. 독자의 상상력과 식욕을 동시에 자극하는 ‘맏물이야기’의 가격은 1만4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2-27 09:00 김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