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김이나가 전하는 작사 노하우 "시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버려야"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3-20 09:00 수정일 2015-05-31 23:08 발행일 2015-03-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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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은 시가 아니예요. 시는 완성된 문장을 만들지만 작사는 음악의 한 부분일 뿐이죠. 시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사를 힘들게 해요.”
국내 작사가 중 저작권료 수입 1위를 자랑하는 김이나는 그 명성만큼 왕성한 작품 활동을 자랑한다. 그를 보며 많은 사람이 작사가를 꿈꾸고 도전하고 또 포기한다. 작사가로서 살아남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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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김이나 (사진제공=문학동네)
신간 ‘김이나의 작사법’을 출간한 김이나는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작사가는 음반시장의 큰 틀 안에서 움직이는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10년 차 작사가로서 그런 실질적인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사가로서 김이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걸 두려워한다. 자신에게서 소재를 찾으면 어느 순간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쓴 책은 그에게 큰 도전이었다. 
“다양한 경로로 작사가의 길을 묻는 젊은 음악가들의 연락이 아주 많았어요. 그래서 언젠가 책을 쓰게 되면 숨김 없이 제가 가진 노하우를 담고 싶었죠. 하지만 제 이야기를 짧은 노래도 아닌 긴 책으로 쓰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김이나는 책을 쓰기 전 자신이 정한 두 가지 기준을 이야기했다. 그는 “책은 스스로 느끼기에 충분한 작사비법이 쌓였을 때, 그리고 내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할 때 쓰려고 했다”며 “사실 이 책이 나올 때쯤 ‘내가 작사가로서 활동을 못 하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괜한 걱정이었다. 책이 출판된 현재도 그는 여전히 스타작사가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때부터 시작된 가수 가인과의 인연은 최근 공개된 그의 네 번째 싱글앨범 ‘하와’로 이어졌다. 화끈한 무대를 만드는 가인의 입에 딱 맞는 앨범의 두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와 ‘애플’ 모두 김이나의 손끝에서 완성된 노래다. 
아이돌부터 이선희·조용필과 작업을 했던 김이나 작가는 앞으로 같이 하고 싶은 음악가로 나훈아를 언급한다. “나훈아 선생님의 ‘홍시’, ‘인연’ 같은 노래에는 정말 지금 들어도 아주 좋은 가사가 있어요. 트렌드가 중요한 요즘 가수들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깊이 있는 글이죠. 이선희·조용필 선생님과 작업할 때 그런 경험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느껴보고 싶어요.”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