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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생부터 완생까지… 직장인을 위한 고민처방전

몇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간 직장. 그러나 회사는 학교와 다르다. 사람 사귀기도 힘들고 동료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조직 내 계산적인 인간관계에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고 싫은 사람을 보지 않고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리기도 한다. 상사의 심한 잔소리와 진급 누락으로 인한 의욕 상실, 인사고과도 스트레스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직장인들에게 “당신의 회사 생활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면 열이면 열,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지만 서로의 고충을 위로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각박하다.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 실업증가율 1위,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 직장 문화다.신간 ‘직장인을 위한 고민처방전’은 기업상담실에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만난 내담자들의 고민을 재구성한 상담서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인간관계, 감정관리, 상사와 관계 등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음직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저자는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조언으로 지친 직장인들의 고민과 걱정을 나눈다.직장인들의 사내 고민 중 으뜸은 단연 인간관계일 것이다. 책에서는 회사 내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다양한 고민을 사례별로 풀어본다. 저자는 ‘완벽한 관계’를 기대하는 게 오히려 부담과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만큼 상대방을 알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인간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다. 저자는 직장 내에서 감정관리를 잘하는 것이 곧 성공적인 자기관리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작정 불편한 감정을 억누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적절히 표현하고 소통할 줄 아는 ‘감성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책은 감정소통의 스킬을 전한다.(사진제공=원앤원북스)많은 직장인들이 궁금해하는 직장상사와 트러블없이 잘 지내는 비책도 담겼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상사, 걸핏하면 화를 내는 상사, 무능한 상사 등 어딜 가나 고통을 주는 상사들은 있기 마련이다. 자신과 맞지 않는 상사를 만났을 경우 직장 상사와의 소리 없는 전쟁에서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요즘은 아랫사람만 힘든 게 아니다. 후배의 눈치를 보는 선배, 상사노릇 하는 게 힘든 리더들에게 리더십과 책임감의 의미를 전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력감과 회의감이 깊어질 때가 있다.3년차, 6년차, 9년차 때마다 위기가 찾아온다고 해 ‘3.6.9법칙’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다. 퇴사를 원하지만 현실이 받쳐주지 않을 때, 불투명한 미래에 이직하고 싶을 때, 모든 게 부족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저자는 흘러간 과거에 집착하거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에 적응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장부터 4장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본 거시적인 고민이라면 5장부터 8장은 한층 개인적이고 은밀한 고민 유형을 다뤘다. 수줍은 성격 탓에 말을 잘 못하거나 지방대 출신의 열등감,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압박 등 다양한 직장인들의 목소리가 담겼다.고민의 유형과 사례가 비교적 다양하다. 그만큼 누구나 고민할 수 있고 사소한 고민도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전한다. 또한 제2의 인생설계를 리모델링해야 하는 중년 직장인들의 불안, 실직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조언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직장생활 속 고민을 넘어 가족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의 고민에 적힌 답변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직장인들이 자신을 위로하고 살펴보며 행복을 챙길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1만 50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7-04-28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20세기 파시즘과 홀로코스트의 비극에서 깨닫는 ‘지금’에 대처하는 자세 ‘폭정’

‘폭정’ |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 열린책들 출판 | 1만 2000원(사진제공=열린책들)분열, 무너지는 민주주의 체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도덕, 총을 든 아이, 더욱 짙어지는 죽음의 그림자…. 20세기 파시즘과 홀로코스트 비극으로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에 경고를 보내는 책 ‘폭정’이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다.홀로코스트를 현재로 끌어낸 책 ‘블러드핸즈’(Bloodhands)로 파란을 일으켰던 미국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신작 ‘폭정’은 부제처럼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을 담고 있다.책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혼란스러운 미국, 테러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대선 레이스에 들어선 한국에 역사의 경고를 전한다.불합리한 제도, 냉소주의, 부당한 대우, 극단주의, 테러 등 현재의 부조리는 20세기의 파시즘과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닮았다.책은 그런 현실을 똑바로 응시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어떤 포장이나 미사여구가 아닌 직접화법으로 명쾌하게 전하는 스나이더의 경고는 ‘장미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 엄중한 깨달음을 전한다. 1만 2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4-21 08:51 허미선 기자

[비바100] '개봉열독' 궁금하면 동참해라, 제목도 내용도 알려줄 수 없어

제목도, 저자도 알 수 없다. 그저 책이라는 사실만 있을 뿐 내용이 무엇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독자들은 이 책을 산다. 정보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독자의 호기심을 끌었고 예약 판매는 책을 내놓은 출판사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이어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출판사 북스피어, 은행나무, 마음산책이 의기투합해 기획한 ‘개봉열독’이다.‘개봉열독’은 각 출판사의 이름을 따 ‘북스피어X’, ‘은행나무X’, ‘마음산책X’로 구성됐다. 책에 대해 알 수 있는 거라곤 개별 가격 1만 2800원이란 사실 뿐이다. 제목을 포함해 그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는 직접 책을 사봐야만 알 수 있다.‘개봉열독’ 시리즈 중 하나인 ‘마음산책X’ 이미지. (사진 제공=마음산책 출판)출간 후 ‘인터넷으로 검색해봐야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높다. 독자들이 직접 책을 만나는 것은 오프라인으로 출간되는 25일지만 각 출판사가 특별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5월 16일까지 책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며 “당신과 함께 뭔가 재미난 일을 작당하고 싶다. 동참해 달라”는 달콤한 유혹을 독자에게 하는 중이다. 실제 독자들은 출판사의 계획에 동참해 흥미로운 기획을 완성해나간다는 사실에 특별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개봉열독’ 세트를 구입한 김영진(30)씨는 “보통 책을 살 때 꼼꼼히 리뷰를 읽는 편이다. 그래도 부족해 서점에 가서 책을 읽어보고 구입 결정을 한다. 그런데 이건 정 반대다. 책이 무슨 내용인지 사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을 느꼈다. 출판사가 재미있는 기획을 했고 여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 내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내가 책을 주문한 사실을 알고 주변에서 책 내용을 궁금해한다. 하지만 출판사의 당부처럼 5월 16일까지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 일본을 놀라게 한 ‘문고X’, 일주일 만에 60만 부 팔려‘개봉열독’ 세트. (사진 제공=각 출판사 제공)책 전체를 포장지로 감싸는 문고본은 지난해 일본에서 첫선을 보였다. 기획자는 사와야 서점 페잔 점의 직원인 나가에 다카시씨다. 그는 표지를 숨기고 ‘문고X’로 이름 붙인 책을 매장에 내놓았고 이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650개 이상 서점으로 퍼져나갔다.영국 옥스퍼드의 블랙 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쪽에 특별 매대를 설치해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블’(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각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해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가리고 판매하는 형태로 독자는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다. ‘개봉열독’도 바로 이러한 형태로 독자와 호기심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번 기획으로 출판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은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는 “호기심과 재미로 기획된 이벤트다. 수익성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그저 좀 더 많은 독자가 호기심을 느끼고 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독자가 함께하는 이벤트인 만큼 어느 정도의 룰은 지켜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책에 대한 보안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개봉열독’ 세트는 오는 24일까지 알라딘, 예스24 등을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책들처럼 주문 후 바로 배송이 시작되진 않는다. 북스피어에 따르면 책은 현재 창고에서 포장 중이다. 이번 주까지 작업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25일 오프라인 매장 진열과 맞춰 온라인 주문자 개별 배송이 시작된다. 북스피어, 은행나무, 마음산책 출판. 개별 가격 1만 2800원. 세권 3만 84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4-21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책을 읽는다는 것, 스스로가 주인이 되기 위한 ‘서양철학사와 함께하는 패턴인식 독서법’

‘서양철학사와 함께하는 패턴인식 독서법’|조선우 지음|책읽는귀족 출판|1만6000원책을 읽는다. 이 행위는 사람마다, 사회 분위기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독서법에 대한 책 출간이 잦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누군가는 자기개발을 위해 또 누군가는 세상과 발맞추기 위해 독서를 한다.신간 ‘서양철학사와 함께 하는 패턴인식 독서법’의 저자 조선우는 “독서의 일상화가 개인의 마음과 머리를 정리해 깨끗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전한다.6세에 독학으로 글을 깨우친 후 40년 동안 독서를 했던 저자는 ‘작가사냥’ ‘발칙한 꿈해몽’ ‘우리는 어떻게 북소믈리에가 될까’의 작가이기도 하다.그는 스스로를 채우지 않고 세상을 이해하지 않으며 눈앞의 것에만 몰입하는 사회에서 독서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기 위한 단련법이며 ‘빨리’ 보다는 ‘깊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지적탐험이라 주장한다.10개 강으로 구성된 책은 서양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각장은 고대 신화부터 소크라테스, 헤라클레이토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철학자를 비롯해 스토아철학, 에피쿠로스주의, 교부철학, 스콜라철학 등의 요약이며 독서를 위한 10계명이기도 하다.서양철학과 독서의 결합의 키워드는 ‘흐름’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 직시 뿐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흐름을 훑어가며 해답을 찾자는 제언이다. 각 장은 ‘Thinking’ ‘Reading’ ‘Pattern’으로 구성된다. 서양 철학에 대한 설명과 문제제기, 관련 철학에 대한 독서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 그 책 속에서 배우는 삶의 자세를 전한다.처음 볼 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소 강요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자신의 주인이 되고 세상을 깊이 이해하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저자의 진심은 깊이, 분명하게 느껴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4-14 09:4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콘텐츠 시장 1위 디즈니의 성공비결! '디즈니, 세상의 모든 꿈을 팝니다'

신간 ‘디즈니, 세상의 모든 꿈을 팝니다’ (사진 제공=현대지성 출판)디즈니만큼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준 기업이 있을까.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디즈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동심을 자극한다. 지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화 ‘미녀와 야수’도 디즈니의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 1992년 국내에 소개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디즈니의 손을 거치면 끔찍한 쥐가 깜찍한 미키마우스가 되고 흔한 고양이가 말괄량이 톰이 된다.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디즈니의 기업 비결이 책으로 출간됐다. 신간 ‘디즈니, 세상의 모든 꿈을 팝니다’는 디즈니의 성공 비법을 연구한 책이다. 실제 디즈니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했던 두 저자 빌 캐포더글리와 린 잭슨은 디즈니의 정신을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바로 이것이 디즈니가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지키며 끊임없이 확장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디즈니의 정신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그 결과물이 ‘어벤져스’, ‘스타워즈’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책의 장점은 등장하는 사례가 익숙하다는 것이다. 독자는 그 덕분에 디즈니가 어떤 과정으로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만 5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4-14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AI시대도, 초연결사회도 결국 인간의 일이다!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

‘Average is Over’.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원제에서 내비치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타일러 코웬의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라는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설파하고 있다.타일러 코웬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제학자이자 세계 100대 사상가이며 저성장시대를 돌파할 해법을 제시한 베스트셀러 ‘거대한 침체’의 작기이기도 하다. 최첨단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고 대체하는 시대다. AI(인공지능), 공유경제, 초연결사회, 4차 산업혁명 등은 빠르고 은밀하게 ‘일상’이 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로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직업 중 살아남을 직종은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다양한 형태의 AI와 인간의 격돌에 열광한다.그래서 한국어 버전의 부제 ‘누가 기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는 지금을 사는 누구나가 던지는 질문이며 두려움이다.‘능력 지상주의 세상의 도래’ ‘게임이 알려주는 미래 지형도’ ‘노동의 신세계’ 3개의 파트(Part)로 구성된 책은 직관적이며 직설적이다. 별도의 에필로그나 추천사 등도 없이 책은 본론부터 시작한다.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타일러 코웬 지음|마일스톤 출판|1만 6000원.(사진제공=마일스톤)첫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가 인식해야하는 현실을 전한다. 인간은 두뇌의 용량, 육체적 능력, 행동반경 등 물리적인 제한을 가진 존재다. 이에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과 진화는 인간을 앞질러 왔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답하는 음성인식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고차원적인 지식을 답하기 위해 꽤 오래 전부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고독한 최첨단 사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그녀’(Her)의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나 마블코믹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만능비서 자비스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임을 예언하기도 한다.게다가 이 같은 발전은 혁신적이지만 가랑비에 비 젖 듯 서서히 인간의 일상으로 파고 들기도 한다. 그 발전으로 인해 극도로 침체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부흥하는 부문으로 양분된다.   결국 인간은 실직을 걱정하고 새로운 시대에도 유효한 일자리 찾기에 골몰해야 한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경제난으로 휘청이고 요동칠 때도 호황기에도 인간은 늘 미래의 일자리를 걱정했다. 이에 책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는 실직이 실직을 부르는 악순환, 다수의 실직이 불가피한 시대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질문한다. 기계가 모든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이 두 번째 파트 ‘게임이 알려주는 미래 지형도’에 담겼다. 우리는 기계와 인간의 대결만을 상상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저자는 2011년 스타크피쉬 2.11 버전 대 스파크 1.0 버전이 벌인 체스 프로그램의 경기 양상을 전하며 ‘기계를 우리로 여기고 협력하라’고 조언한다.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의 저자 타일러 코웬.(사진제공=마일스스톤)기계와의 대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협력 방안 모색으로 강력한 인간이 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장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의 체스게임에 빗대 기계와의 협력, 자유형 접근법을 적용하면 쓸모없거나 생산성 없는 근로자와 잠재적 가치를 가진 이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배경에서 컴퓨터의 영향력을 느낀다”는 체스 세계챔피언 비시 아난드의 말은 직관, 책임감과 도덕성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긴 것들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지금의 추세라면 노동의 신세계는 반드시 도래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장의 새로운 지형도와 그로 인한 경제성장 그리고 교육, 정치, 주거, 의료 등이 겪게 될 변화는 세 번째 파트 ‘노동의 신세계’에 담겼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상호작용으로 미래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책은 소득이 양극화되고 노년층과 빈곤층이 증가한다고 적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회피 성향, 낮아지는 근로자의 실질임금 등 미래의 정치가 해결해야할 것들에 대한 조언까지 풀어놓은 책은 지극히 미국적이다. 군데군데 불편한 번역체도 눈에 띈다. 하지만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결국 모든 것의 해답은 사람이다. 환란의 시대에도 번성의 시대에도 급변하는 시대에도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존재는 인간이었다. 그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이 그리고 사회가 다른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이다.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없다. 자유롭게 무엇이라도 해야 보다 나은 삶을 맞을 수 있는 시대, AI시대도 4차 산업혁명의 시대도 결국 인간의 일이다.1만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4-14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SNS 전성시대' 인스타그램 마케팅 실전 교과서

‘엄지족’ 전성시대다. 스마트폰 보급률 전세계 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하루를 시작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휴대폰은 단순히 통화라는 고유한 기능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담당하는 매개체로 상징성을 확장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사진을 촬영하며 SNS에 메시지를 남긴다. ‘소통’이라는 전방위적 기능을 휴대폰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SNS는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통창구로 자리잡았다. 한때 유행을 선도했던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넘어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에서 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SNS도 진화를 거듭했다.이중 인스타그램은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SNS매체다. 한장의 사진과 이를 설명하는 해시태그 한줄이면 이용자의 성향을 드러내기 충분하다. 오죽하면 제주항공은 2016년 하반기 채용 직원의 20%를 인스타그램을 보고 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SNS는 PR의 최적 창구로 자리잡은 셈이다.이는 대형미디어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즐기기만 하던 과거 미디어 소비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른 이들에게 제공하는 입장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수천에서 많게는 몇억원의 비용을 쏟아붓는 TV 광고보다 한줄의 진정성어린 해시태그가 화제를 모으는 세상이다.사진제공=나비의 활주로신간 ‘실전 인스타그램 마케팅’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 인플루언서(Social Influencer)를 활용한 홍보 마케팅 설명서다. 인플루언서란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프리카TV 등 여러 소셜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많은 구독자 혹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면 사람들은 광고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친구가 소개해주는 후기나 리뷰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인플루언서는 실제로 제품 사용 후기를 공유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심하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전에는 파워블로거가 대다수를 이뤘지만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를 많이 선호한다.저자 정진수는 온라인 마케팅 분야의 대표적인 SNS 마케팅 교육강사로 지난 몇 년간 전문가로서 고민하고 경험하며 쌓아온 인스타그램 마케팅 활용 실전 노하우를 전한다.이 책은 인스타그램의 A부터 Z까지 일련의 과정을 담았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방법부터 각 기능과 활용, 노하우와 실전사례까지 각각의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새로운 기능이 업데이트된 인스타그램을 본격적으로 해부하며 어렵지 않은 듯 하나 까다로운 기능을 어떻게 마케팅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설명한다.스마트폰과 SNS무식자를 위해 그림과 사진을 통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실제 업종별 혹은 직업별로 다양한 분야의 이들이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개인 브랜딩과 제품 홍보 등에 활용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담았다. SNS홍보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인터뷰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적용해보면 된다.저자는 지금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대기업이든 허름한 뒷골목의 분식점이든 모두가 동등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등한 가능성으로 출발한다 해도 노력만으로는 힘들 때가 있다.저자는 책을 통해 때로 성과가 나지 않아 좌절하더라도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용기있는 결과물을 수확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1만48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7-04-07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소음과 산만함의 시대를 창조적으로 헤쳐나갈 ‘딥 워크’

‘딥 워크’|칼 뉴포트 지음 | 민음사 출판|1만5000원(사진제공=민음사)대부분의 경우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야근과 긴 근무시간이 성실함의 표상이던 시대는 지났다.할 일은 많고 신경써야 할 것도 많은 시대다. 아마존 비즈니스 최고의 책,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등에 선정된 칼 뉴포트(Cal Newport)의 ‘딥 워크’는 산만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일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오래 일하기 보다 깊게 하라고 주창하는 칼 뉴포트는 미국 아이비리그 우등생 클럽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 회원 출신으로 분산 알고리즘 이론을 연구하는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조교수이자 인기 블로그 ‘스터디 핵스’(Study Hacks)의 운영자다. 책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AI시대, 모든 것이 연결되고 공유와 셰어가 핵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식 기반 경제로 진화하는 때에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능력이 창조와 혁신을 이끈다고 설파한다. 더불어 신경과학 및 심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딥 워크’에 대한 정의, 일에 미치는 영향, 실천법 등을 제시한다.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부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 독창적 리더십을 담은 ‘오리지널스’의 애덤 그랜트 교수, ‘타임’ 편집장·CNN 최고경영자 출신의 아스펜 연구소 회장 월터 아이작슨 등 위대한 업적과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을 사례로 설명한 ‘딥 워크’는 2개 부에 7개 장으로 구성됐다. 1부 ‘왜 딥 워크인가’에서는 몰입과 집중을 방해하는 세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되는 법을 제시하며 집중하는 삶이 최선이라고 전한다. 2부는 실천을 위한 ‘딥 워크를 실행하는 네 가지 규칙’은 몰두를 위한 전략과 산만함 극복을 위한 무료함 받아들이기, 소셜 미디어의 폐해, 피상적 작업 차단을 위한 시간 확보법 등을 담고 있다. 소음과 산만함의 시대 ‘딥 워크’는 난관을 창조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4-07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절망 앞에서 만난 마법같은 사랑이야기 ‘나 여기 있어요’

‘나 여기 있어요’|클레리 아비 지음|북폴리오 출판|1만3000원.(사진제공=북폴리오)로맨스의 계절 봄, 꽃망울이 터지고 살랑이는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면 제 아무리 돌부처라도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곤 한다. 이럴 때 벚꽃 밑에서 로맨스 소설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신간 ‘나 여기 있어요’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마법처럼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소설이다.등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듣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여자와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은 남자의 사랑을 그렸다.누구도 자신이 살아있다고 믿지 않고 알릴 수 조차 없어 절망에 빠진 여자 엘자 앞에 우연히 터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가족조차 치료를 포기한 그녀에게 남자의 목소리는 한줄기 희망이다. 남자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자가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간다.혼수상태 속에 방치된 우울한 상황에서 터지는 여자의 위트 넘치는 독백, 대화를 주고받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교차 서술되는 남녀의 심리묘사는 이 소설의 백미다. 프랑스의 촉망 받는 신예 작가 클레리 아비는 특유의 짧고 경쾌한 문체, 감각적 표현도 볼거리다. 이미 전 세계 22개국에 판권을 수출했다. 1만30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7-04-07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갑작스런 실직이 준 뜻밖의 행복, ‘지금, 우리, 남미’

‘지금 우리 남미’|홍아미·박산하·양혜선|폭스코너 출판|1만6000원. (사진제공=폭스코너)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 순간 20대 여성 직장인 세명은 실직자가 됐다. 남들처럼 실직의 아픔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들은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인생의 위기가 새로운 삶을 찾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들이 선택한 첫 여행지는 남미다. 신간 ‘지금, 우리, 남미’는 이들이 남미 6개 대륙 20여개 도시로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묶은 에세이다. 책은 평범한 여자들이 여행으로 새로운 문명을 만나고 그곳에서 느끼는 감동을 생생한 글과 사진으로 담았다. 세명의 저자 레나(홍아미), 사나(박산하), 로라(양혜선)는 치열한 20대를 보내고 30대가 됐다. 그리고 30대에 한국이 아닌 남미에서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다.첫 방문지는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다. 그곳에서 들리는 열정적인 탱고 음악, 장엄함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이구아수 폭포 등 남미가 주는 감동이 세 여행자의 시선으로 책에 담겼다. 그들은 이후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등으로 장소를 옮겨간다. 책은 에세이와 동시에 여행을 위한 정보가 담긴 실용서다. 여행의 준비 과정부터 배워 가면 꼭 써먹을 수 있는 필수 스페인어와 요리 레시피 등 유경험자가 주는 조언은 남미 여행을 꿈꾸는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된다. 1만6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4-07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인구절벽이 경제위기를 부른다? 이에 대한 전면반박 '인구와 투자의 미래'

인구와 투자의 미래 | 홍춘욱 지음 | 에프엔미디어 출판 | 1만 6000원(사진제공=에프엔미디어)체력은 국력이라고 했다. 13억을 훌쩍 넘어선 중국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시대기도 하다. 일본은 인구절벽으로 거품경제 시대에 돌입했다. 이에 비혼의 증가, 결혼 나이의 상승, 출산율 저하, 노년 인구 증가 등의 이유를 들어 인구절벽과 저성장으로 인한 경제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홍춘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책 ‘인구와 투자의 미래’에서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저자는 머리말에 인구가 줄어든 후 불황을 겪은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주장하며 퍼펙트 스톰, 외환위기 등의 경제위기는 인구감소가 아닌 자산시장의 버블여부에 따라 도래한다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절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걱정하는 한편에서는 비혼, 노년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1인 가구 증가, 싱글 집중 공략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제활성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저자는 데이터와 통계, 거시적 경제흐름 등을 근거로 시장, 한국 자산시장의 여력, 인구 동학, 정책 등을 분석해 ‘일본 경제는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미국과 유럽의 인구가 줄어 때 불어진 일들’ ‘58년 개띠의 은퇴,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58년 개띠가 은퇴하면 경제는 어떻게 될까’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등 5개의 장에 담았다. 직관적인 각장의 제목에 불안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투자 방향성을 제시하며 체험담에 속지 않는 법을 전하기도 한다. 1만 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3-31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TV로 배우는 기획…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된 비결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무언가를 기획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기획을 위해선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고 여러 경우의 수를 예측하며 실행 단계를 구성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획이 세상에 소개된 뒤에는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게 끊임없이 관찰하고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한다. 쉽고도 어려운 개념이 바로 기획이다. 그래서 서점에 가면 다양한 기획 관련 서적을 만날 수 있지만 피부와 와 닿는 건 찾기가 힘들다. 이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본인의 취향을 책과 매치시키는 것이다. 대개 기획 서적은 음식, 기업, 음악 등 다른 사례로 어려운 기획 개념을 설명한다. 신간 ‘예능, 유혹의 기술’의 매개체는 TV 예능 프로그램이다. 책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한도전’, ‘1박 2일’, ‘삼시세끼’ 등에 대한 분석이 있다. 따지고 보면 예능 프로그램도 하나의 기획이다. 프로그램이 탄생하기까지 제작진들은 아이템을 찾고 오랜 시간 회의를 거쳐 TV 콘텐츠 형태로 발전시킨다. 만드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매회 프로그램이 끝나면 시청자의 반응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다음 회를 만들까 고민한다. 이 모든 과정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기획이다. 책은 각 프로그램이 가진 장단점을 나누고 그걸 다른 기획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책의 1장 주제는 유재석이다. 오늘날 성공한 MC가 아닌 과거 실패의 아이콘으로서 조명받았던 유재석이 풀이된다. 그래서 소제목이 ‘유재석식 오합지졸물’이다. 이 장에선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남자였던 유재석이 본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대중에게 사랑받게 된 과정을 MBC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이 되어가는 시간순으로 이야기한다.신간 ‘예능 유혹의 기술’ |이승한 지음|페이퍼로드 출판|1만 5800원.(사진 제공=페이퍼로드)유재석과 함께 언급되는 인물은 강호동, 이경규다. 모두 대중에게 사랑받는 대표 MC다. 강호동은 특유의 힘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이경규는 ‘버럭’으로 대표되는 호통으로 예능 대부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책은 이들의 개성과 성취에서 기획을 찾아냈다. MBC ‘일밤’ 전성기를 이끈 이경규의 추락이 KBS2 ‘남자의 자격’에 의해 부활로 이어지는 과정에선 기획 무대를 바꾸는 대담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경규가 김태원, 김성민 등 예능적으로 낯선 인물과 손을 잡은 것으로는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신선함을 꼬집는다.기획 사례로 연예인만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책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삼시세끼’의 나영석 PD가 자신의 프로그램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기획도 소개한다. 1인 가구 시대에 유행하는 예능 프로그램, 먹방 열풍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회 트렌드도 책이 다루는 중요한 주제다.저자는 지난 2006년 대중문화 비평 웹진 ‘채널 까뜨르’를 창간한 이승한이다. 그는 이후 ‘한겨레’ 필진과 ‘텐아시아’ 기자로 활동했다. 그 외에도 ‘시사IN’, ‘에스콰이어’, ‘월간 윤종신’ 등에서 영화와 TV에 관한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TV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저렴한 대중오락’이라고 말한다. 그의 표현대로 TV만큼 우리의 삶을 빠르게 반영하고 변화하는 것도 없다. 책은 TV와 친하고 기획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준다. 평소 TV를 잘 보지 못하는 사람도 상관없다. 사례로 소개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있어서 별 무리 없이 책을 읽어 나갈 수 있다. 책에서 TV는 소재일 뿐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기획이다. 1만58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7-03-31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600개사 중 20%가 역대 최고이익! 자영업자 생존을 위한 사장수업, ‘하루 수업료 350만원’

‘하루 수업료 350만원!! 삼류사장이 일류가 되는 40가지 비법’|고야마 노보루 지음|성안당 출판|1만5000원.(사진제공=성안당)자영업자 생존률 30% 남짓인 시대, 그럼에도 생존을 위해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저성장시대다. 이 같은 경제상황에 사업의 ‘초심’을 이야기하는 책 ‘하루 수업료 350만원!! 삼류사장이 일류가 되는 40가지 비법’(이하 하루 수업료 350만원)이 출간됐다.서비스 머천다이저 주식회사라는 소기업에 입사해 일본경영품질상을 2회나 수상하는 우량기업으로 키워낸 고야마 노보루 대표가 2004년부터 시작한 사장수업 사례를 담은 책이다.수업이래야 하루 1만보 걷기가 전부다. 주식회사 무사시노 대표 고야마 노보루의 가방을 들고 3일 동안 따라다니는 데 드는 비용은 1050만원, 하루 350만원짜리 사장수업이다.별다른 과정이나 커리큘럼도 없지만 2004년부터 시작된 이 수업은 연간 70여명의 사장들이 예약 대기해야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수업에 참여했던 600여개 회사들이 5개에 한개 꼴로 역대 최고 이익을 냈으니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저성장 혹은 30% 이상 적자상태였던 회사의 대표 600여명 사장수업을 진행하면서 정리한 40가지 비법이 담겼다.수업에 참석한 사장들은 1초 단위로 움직이는 고야마 대표를 따라다니면서 일하는 법을 배우고 사업에 임하는 자세를 배우며 사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장착하게 된다. 책은 사업의 성공과 이익 증대는 사업을 하는 자세와 초심이라고 조언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3-24 10:17 허미선 기자

[비바100] 일상이 곧 경제학, 헬조선·갑질·수저론·영화 '곡성' 등으로 배우는 ‘경제학 위의 오늘’

경제 그리고 인간의 삶은 경제적 요인이 아닌 정치, 사회, 문화 등 비경제적 요인들의 상호작용 결과라는 데서 닮아있으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회, 정치, 문화는 물론 인간의 본성까지 경제학이 다루고 고려해야 할 분야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그런데도 경제학은 경제를 경제적 범주에 가둠으로써 인간의 삶까지 단순화시킨다. 현실의 사람들은 전셋값, 월세, 월급, 실업, 물가, 빈곤 등에 관심을 가지는데 경제학은 이자율, 통화량, 수입과 수출, 공급과 수요 등을 다룬다. 경제를 단순하며 현실성도, 시의성도 떨어지는 책으로 배운 이들을 위한 책 ‘경제학 위의 오늘’이 출간됐다.저자는 독일 브레맨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수료한 후 스스로의 표현대로 ‘시간강사를 전전하다’ 영산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인 한성안 교수다.아카데미즘을 기반으로 쉽고 대중적인 글쓰기로 네이버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그는 ‘학문’이라는 우아함에 가려진 생생한 현실을 이야기하며 경제학을 논한다.1장 ‘실업자는 놀고 싶어서 노는 사람들(?)’부터 ‘인간의 욕망은 절대 무한하지 않다’ ‘합리적으로 소비했다는 착각’, ‘아니 땐 굴뚝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노동의 가치는 경제법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꼰대와 매몰비용’, ‘풍요로운 엘리트와 빈곤한 대다수는 법칙인가’ 등 39장에 걸친 제목만으로도 2017년 대한민국의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구성원의 삶이 보인다.사도세자의 경제학으로 인간의 욕망이 무한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조영남의 위작 사건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대해 논한다. 2007년 한화 김승연 회장의 맷값, 2014년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2016년 정일선 현대BNG 사장의 140장 분량 ‘운전자 칙령’을 내세운 폭력적인 갑질 등으로 왕조자본주의를 비판하며 경제학에서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현재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의 ‘국민성장’ 경제전략, 나향욱 교육부정책기획관의 “대중은 개·돼지” 발언, 여타 작품들과는 다른 화법의 영화 ‘곡성’, 헬조선과 수저계급론, 알파고, 이상고온과 에어컨에서 발발한 전기료 누진세, 브렉시트와 보호무역, 광장의 촛불, 출산율 저하, 왕년의 운동권 출신 전문직 종사자들, 애국보수, 행동하는 가수 김장훈 등 모두가 알고 있는 사회, 문화, 정치적 소재는 찰떡같이 ‘경제학’으로 설명된다. ‘경제학 위의 오늘’|한성안 지음|왕의서재 출판|1만 6000원저자는 각 장마다 프레임의 한계를 이야기하며 경제학에서 역사, 정치, 문화, 언론, 커뮤니케이션 등의 인문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한다. 특히 ‘나의 작은 송년회’라는 부제를 단 32장 ‘우리의 일상이 경제학이다’에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 적혀있다.인간을 ‘프레임적 존재’라고 표현한 저자는 유학했던 독일과 한국에 돌아와서 겪은 송년회, 그 모임에서 느낀 회의감으로 사회인을 잊고 자연인으로 회귀해 가지기 시작한 ‘작은 송년회’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대학시절 동아리 친구들인 J, Y, K 등은 정리해고의 격랑을 수차례 겪었는가 하면 동기들이 이사로 승진하는 사이 만년 팀장에 머물고 있으며 시간강사를 전전하며 교수들의 횡포와 경멸을 견디다 결국 자영업자로 전환해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위인전은 아니지만 모진 풍파를 거쳐 오늘날에 이른 이들의 삶은 비경제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경제학 그 자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끌리는 소재의 장을 골라 읽어도 큰 무리는 없다. 스스로가 알고 싶고 관심 있는 소재를 골라 읽다 보면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저성장 사회와 4차 산업혁명, AI시대 등 경제학의 빅이슈에 대한 명쾌한 해석과 통찰이 우리 주변의 이야기처럼 이해된다. 1만 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7-03-24 07: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