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명의칼럼

[명의칼럼] 잠 못 이루는 여름철… 수면 자세에 신경 써야

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고온다습한 장마철 날씨가 이어지면서 밤잠을 못 이루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날씨로 인해 생기는 불면증은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만, 방치하면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불면증이 지속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만성피로 및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면역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들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 환자 수는 63만7328명으로, 5년 전인 2014년 45만6124명과 비교할 때 30% 이상 증가했다.불면증은 수면 환경만 개선해도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내온도는 22도 안팎, 습도는 40~60%, 어두운 조명이 기본적인 숙면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수면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수면 자세다. 바르지 못한 수면 자세는 척추의 불균형과 통증을 유발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수면은 일상생활을 보내며 틀어져 있던 우리 몸의 골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그만큼 올바른 수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직한 수면 자세는 얼굴을 천장으로 향하게 누워 척추가 자연스러운 ‘S자’형 만곡을 유지하고 근육에 긴장감이 없는 자세다. 수면 자세는 오랜 기간 몸에 배어버린 경우가 많아 자세를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척추에 부담을 더는 반듯한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자면서 쉽게 자세가 흐트러질 때는 쿠션이나 수건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 아래쪽에 베개를 괴고 자면 척추와 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도 척추에 악영향을 미쳐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숙면에 이상적인 베개는 똑바로 누웠을 때 머리와 목의 높이가 바닥에서 6~8㎝ 정도가 적당하다. 옆으로 누워 잘 때는 바로 누워 잘 때보다 어깨높이를 고려해 팔뚝 하나만큼 더 높아야 하므로 10~15㎝의 높이의 베개가 알맞다. 특히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통풍이 뛰어나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메밀이나 왕겨 재질의 베개가 좋다.또한, 너무 푹신한 침구류는 척추의 올바른 정렬을 방해하고 허리 근육을 긴장 시켜 요통과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바닥이 너무 딱딱할 때도 허리 주위 근육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수면이 부족하면 업무나 공부 능률이 떨어지고 실수가 잦아진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도 어렵다. 최근 유독 잠들기가 어려워졌다면 수면 환경과 더불어 척추도 편히 숙면할 수 있도록 자세에 신경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8-04 07:10 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에어컨 오래 쐬면 입 돌아가? … 여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주의보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전기 절약을 강조하지만 국내 사무실, 대중교통, 공공시설 등에서는 ‘에어컨 인심’이 후하다. 다만 쌩쌩 불어오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무조건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 장시간 냉방기기에 노출되면 실내에 커다란 온도 차로 냉방병에 걸릴 수 있어서다.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냉방병은 콧물·기침·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운이 없으면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얼굴이 마비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일반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겨울철에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나 과도한 냉방 탓에 여름철 발생 빈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땀에 젖은 채 갑자기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에 직접적으로 찬바람을 오랫동안 맞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무더위와 냉방기기 사이에서 체온이 오르내리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의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신경을 침범하는데 이로 인해 일시적인 마비 증상이 나타는 것이다. 과로·스트레스·수면부족 등이 이를 촉진하거나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안면마비는 얼굴의 일부분 혹은 전체에서 나타나는데 주로 한쪽에 마비가 나타나는 편측성이 많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몇 시간 안에 끝나거나 수개월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안면마비는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뉜다. 여름철 냉방병으로 나타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벨마비’ 또는 ‘구안와사’라고 한다.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연관된 7번 뇌신경(안면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 이상과는 관계가 없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졸중·뇌출혈·뇌경색·뇌염 등 뇌질환에 의한 마비로 중증도가 높고 발생 직후 내원해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말초성 안면마비는 주로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며, 입이 삐뚤어져 물을 마시면 물이 새는 증상을 보인다. 미각이나 청각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안면마비가 발생하기 전 귀 뒤쪽 부위의 통증이나 눈밑 떨림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의 경우 부정확한 발음으로 인해 의사소통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이마 주름 잡는 기능은 정상이다.중추성과 말초성 안면마비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안면신경자극검사, 근전도검사 등으로 감별·진단될 수 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좋다.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말초성 안면마비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 얼굴비대칭이나 안면경련, 눈과 입이 같이 움직이는 연합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인기피증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10년 내 재발할 확률이 10%로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음부터 전문의 진료가 요구된다. 민간요법·마사지·지압 등으로 고쳐보려는 행동은 위험하거나 무용하다.안면마비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지나친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음·흡연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는 짧게 사용하되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계속 틀어놔야 한다면 2~4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실내·외 온도 차는 5~6도 이내로 유지하도록 한다. 따뜻한 차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여름철 냉방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2020-07-28 15:24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명의칼럼] 어깨 아파 병원갔는데 목디스크? 통증부위-원인 다른 경우 다반사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통증이 계속되는데도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프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진료실에서 통증 부위가 아닌 다른 곳이 원인이라고 하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반문한다. ‘아픈 곳은 어깨인데, 목 디스크라고요?’ 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찾거나 손이나 팔이 저린 증상을 호소하다 목 디스크 진단을 받는 경우다.목 디스크인데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경추 뼈와 뼈 사이에서 터져 나온 디스크가 어깨와 팔로 이어지는 경추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뒷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해 팔, 손가락까지 뻗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목 뒷부분과 어깨 윗부분 통증이 흔하게 나타나 오십견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목 디스크는 목의 뒤쪽이나 팔이 저린 듯 아프면서 팔꿈치 아래까지 통증이 뻗치지만, 오십견은 한쪽으로 어깨를 최대한 움직였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어깨 부위에 통증이 국한된다. 목을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숙였을 때 찌릿한 느낌이나 손을 머리에 올렸을 때 통증이 완화되면 우선 목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탈출된 디스크가 주변 신경들을 누르기 때문에 통증이 퍼져나가 엉뚱하게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허리도 마찬가지다.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눌러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았다가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다. 디스크 탈출 위치에 따라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으로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과 발등, 발바닥이 저리고 당기거나,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허벅지 뒤로 내려가면서 증상이 생겨 새끼발가락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허리 디스크로 오인해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고관절 문제인 경우도 있다. 고관절은 허벅지 근육 깊숙이 있어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고, 골반부터 아래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다 보니 허리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 디스크는 다리 바깥쪽이나 뒤쪽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고관절 질환은 허벅지 안쪽 통증이 나타난다는 차이가 있다. 보통 앉아 있거나 누웠다가 일어서서 땅을 디디는 순간 엉덩이나 사타구니 쪽으로 아프면 허리보다는 고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걸을 때 다리가 무겁고 감각이 없다거나 저린 증상은 허리 질환의 전형적인 특징이다.이런 병 따로 증상 따로 헷갈리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20~30대 젊은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상 신호가 나타나도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는 환자들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디스크는 손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방치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이때 적절한 치료와 운동 요법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병을 속단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치료하다가 더 큰 고통을 받는 경우도 제법 많다. 또 원인을 모른 채 병을 악화시키다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가 돼야 병원을 찾는 일 역시 다반사로 일어난다. 통증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오래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자.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

2020-07-28 07:20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

[명의칼럼] 참기 힘든 생리통, 초경 이후 관리가 관건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보통 만 12세 전후로 나타나는 초경은 내 아이가 성인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다. 최근엔 일찍 초경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데, 보통 초경 이후 아이의 성장이 끝나기 때문에 이른 초경, 즉 성조숙증을 걱정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경 이후의 관리다. 특히 생리통은 아이들에게 생리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는 만큼,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경우 가급적 빨리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생리통은 여성의 절반 가까이 겪는 매우 흔한 증상이어서 생리통이 심한 엄마의 경우 아이의 초경에 축복 대신 걱정과 안쓰러움이 앞서기도 한다.생리통은 골반 장기의 기질적 문제 유무에 따라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속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은 난소 낭종이나 자궁근종, 자궁 기형 등이 있다. 기질적 문제가 없는 원발성 생리통의 경우 보통 초경이 있고 난 뒤 1~2년 이내에 나타나며, 배나 허리가 아프거나 심한 경우 두통, 구토, 피로, 우울감 등을 동반한다.문제는 워낙 주위에 흔하다 보니 다들 그런가 보다 하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참고 견디는 데 있다. 특히 중고생 때부터 습관적으로 생리 기간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폐경 전까지 생리는 계속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통증 관리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 및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리통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한의학에서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들을 어혈증(瘀血證)이라고 표현한다. 생리는 주기적인 혈액의 생성과 배출 과정이고, 생리통은 기본적으로 어혈증에 속하므로 혈액순환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골반 주위 하복부를 비롯한 몸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해서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항상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요즘같이 더울 때는 시원한 음료를 많이 찾는데,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속이 냉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생강차나 계피차 같은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으로 기초 체온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이다.생리통에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다. 평소 손발이 유난히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냉한 체질이라면 당귀, 천궁, 계지, 오수유 같은 따뜻한 약재로 하복부와 골반강 내의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생리혈에 까만 핏덩어리가 많이 보이거나 주로 밤에 심해지는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몸에 어혈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도인, 홍화, 작약, 목단피 같은 어혈 제거 약재를 쓰면 된다.생리는 여성의 일생 절반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어김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무조건 참거나 일시적인 통증 제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초경이 시작된 아이는 전에 없던 몸의 변화에 생리통까지 동반한다면 당혹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일찍부터 찾아온 생리통은 마냥 참아내야 하는 증상이 아니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증상이다. 일찍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2020-07-21 07:00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명의칼럼] 조기 은퇴 꿈꾸는 ‘파이어족’, 일만 하다 척추 상할 수도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파이어족’이 주목을 받고 있다.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조기 은퇴를 추구하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젊은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문화로서, 현재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욜로족’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이들은 회사 생활을 일찌감치 끝내기 위해 조금 덜 쓰고 덜 먹더라도 노후 자금을 모으고자 한다. 대부분의 파이어족들의 목표는 50대가 되기 전까지 10억~20억원을 모아 그 돈으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많게는 수입의 70% 이상을 저금하는 등 극단적인 절약을 이어나간다.저축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퇴근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 등 부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한 취업 포털에서 코로나19 이후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 15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의 22.1%가 ‘이미 부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노후 생활과 인생 설계를 미리 시작해 실행에 옮기는 것도 좋지만, 젊은 시기야말로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병원에 내원하는 분 중에는 젊은 시절 과도한 노동으로 얻은 요통으로 고생하는 중·노년층 환자들이 적지 않다.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집안 살림과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노동을 이어간 탓이다. 식비, 주거비, 의료비 등을 한계까지 줄이는 상황에서 업무 시간을 늘린다면 제 아무리 건강한 척추라도 점점 피로와 부담이 쌓일 수밖에 없다.중년 이후 척추를 비롯해 신체 근골격계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잘못된 습관들이 쌓이며 나타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노년까지 척추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리와 함께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척추 질환 치료에 추나요법, 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치료를 시행한다.20·30대 척추 질환은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두기가 어렵다. 젊은 직장인들의 경우 지금의 척추 건강이 중·장년까지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최고의 노후 준비는 건강’이라는 말이 있다. 경제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돼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안락한 노후를 위해서는 척추 건강이 필수적임을 기억하자.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7-14 07:20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소아골절, 모르고 넘어가면 발달장애 부를 수도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아이의 활동량은 어른들보다 훨씬 넘친다. 같이 놀아주는 어른이 금세 지칠 정도다. 그렇다보니 넘어지고 다치는 일도 빈번하다. 열심히 뛰어 노는 아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손상 중 하나가 ‘골절’이다.골절은 외부의 힘에 의해 뼈가 부러지는 것으로 아이의 경우 킥보드·자전거·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서, 놀이터 시설물에서 떨어져서 손목이나 팔꿈치의 뼈가 부러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다. 철봉 등에 매달리며 놀다가 관절이 빠지기도 한다. 아이의 뼈·근육·관절은 어른에 비해 약해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나 탈구가 일어날 수 있다. 뼈가 자라는 과정이라 단단하기보다는 나뭇가지처럼 유연하기 때문에 완전한 뼈가 끊어지는 완전골절이나 분쇄골절보다 뼈가 휘어지면서 금이 가는 부전골절이 많다.소아골절은 주로 손목과 아래팔뼈(요골과 척골), 팔꿈치, 빗장뼈(쇄골) 등의 순서로 많이 나타난다.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손을 짚으면서 손목과 팔에 골절이 일어나게 된다.아이는 다친 경험이 적고 통증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넘어진 후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팔을 자꾸 만지며 아파한다면 잘 살펴봐야 한다. 다친 부위가 붓거나, 살짝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한쪽 팔을 사용하지 않거나,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면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이럴 경우 골절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책이나 판자 등 단단한 물건을 골절 부위에 대고 깨끗한 수건이나 붕대로 묶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이 때 냉찜질을 하면 염증과 진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소아골절은 관건은 뼈 사이 성장판 손상 여부다. 소아골절의 20%에서 성장판이 손상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치료한 관절 부위가 한쪽으로 휘거나, 관절 부위에 단단한 멍울이 지면서 성장이 지연되는 등 정상적인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장하면서 사지변형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소아골절에서는 반드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성장판 골절은 진단이 까다로워 X-레이 촬영 외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등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골절되지 않은 반대쪽도 같은 방향에서 촬영해 양측을 비교 관찰하며 진단한다.다행히 아이는 회복력이 어른보다 뛰어나 골절 치유 속도가 빠르다. 뼈가 어긋나더라도 자연스럽게 교정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소아골절은 대부분 깁스로 뼈가 회복될 때까지 환부를 고정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시행된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잦은 골절은 그만큼 뼈·근육·인대에 부담을 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안전의식을 심어주고 야외활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킥보드나 자전거 등을 이용할 때 무릎보호대·헬멧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면 주요 관절 부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2020-07-09 11:02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명의칼럼] 외로운 독거노인, 삼시세끼 제대로 먹는 것이 '보약'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흔히 나이가 들수록 네 가지가 힘들다고 한다. 첫째가 경제, 둘째가 건강, 셋째가 소외, 넷째가 무위(無爲·할 일 없음)이다. 이 네 가지를 이른바 ‘노년의 4고(苦)’라 칭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적어지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더욱 노인들은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노인 중에서는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않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특히나 독거노인들의 경우 주변에 챙겨주는 이들이 없어 이러한 경향이 더욱 크다. 2015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결식률(하루에 식사를 1~2회만 하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음식을 사지 못하는 비율)은 24%나 됐다. 이는 전체 노인 평균치(14%)의 두 배에 육박하는 비율이다. 독거노인 4명 중 1명은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는 셈이다.국내의 독거노인 수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웬만한 광역시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통계청 장래인구 통계에서는 독거노인 수는 2035년 34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사량이 적고 영양분이 부족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근육은 우리 몸의 골격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면 뼈대를 잡아주는 축이 무너져 뼈와 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안기게 된다. 근육량이 감소할수록 척추디스크와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에 더욱 취약해지는 이유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노인 만성질환 유병률은 고혈압(59%)이 가장 높으며, 골관절염 및 류머티스 관절염(33.1%), 고지혈증(29.5%), 요통 및 좌골신경통(24.1%) 순으로 높다. 유독 노인들 사이에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감소하는 근육량과 무관하다 보기 어렵다.근 감소는 보통 30대부터 시작해 80세가 되면 기존 근육의 약 50%가 소실된다고 한다. 근 감소를 피하기 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수적이다. 의도적으로라도 우유, 달걀, 두부 등 고단백·고칼슘 음식의 섭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나눠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욱 유리하다. 따라서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것이야말로 진짜 ‘보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집에만 있기보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야외에서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분에서 1시간가량 꾸준히 해주면 좋다. 노인들의 경우, 이 정도의 운동량만으로도 생활하는데 필요한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강화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삼시세끼를 꼭 챙겨 먹어야 건강도 오래간다.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7-07 07:10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찬 음식은 차갑게 거절하라

김한옥 소영한의원 원장장마가 시작되면서 무더위가 잠시나마 한풀 꺾였다. 하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기승을 부리고 있고, 마스크를 쓰고 맞이한 여름은 참 덥고 입맛도 없다. 수박, 참외, 냉면, 메밀국수, 맥주, 아이스커피, 팥빙수, 아이스크림. 여름철에 가장 사랑받는 음식들인데, 모두 성질이 차다. 게다가 아주 차갑게 해서 먹기 때문에 배탈이 나기 쉽다.동의보감의 첫 번째 단락인 신형문(身形門)에서는 계절에 맞게 생활하는 방법에 관해 서술했는데, 여름에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사계절 중 여름에 조리하기 힘든 것은 음(陰)이 속에 숨어들어 배가 차갑기 때문이다. 신(腎)을 보하는 약이 없어서는 안 되고 차가운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여름에는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만 가을에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우환을 겪지 않는다. 뱃속이 늘 따뜻한 사람은 자연히 모든 질병이 생기지 않고 혈기가 왕성해진다.’특히 과민 대장 증후군이 있다면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과민 대장 증후군은 검사상 이상이 없지만, 식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병이다. 수험생이나 직장인처럼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운동부족, 수면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등의 상황에서 흔하게 발병한다. 찬 음식은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위장관에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 증상을 악화시킨다.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장관의 기질적 이상 없이 만성적인 복통 또는 복부 불편감, 배변 장애를 동반하는 기능성 장 질환이다. 다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대장의 운동이상, 감각이상, 뇌·장관 상호작용, 감염 후에도 지속하는 저등급 염증, 면역체계 이상, 장내 미생물 무리의 변화, 유전 소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다.많은 사람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치료하기가 힘든 병으로만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한다. 그러나 생활 습관병이기 때문에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낫기 어렵고 내가 변하면 나을 수 있다.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배부르게 먹지 않고,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 차가운 음식, 술과 커피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한다면 반드시 좋아질 수 있다. 한의원에서 반하사심탕, 가미소요산, 시호계지탕 등 보험 한약 또는 분심기음, 계지가작약탕, 소건중탕 등의 탕약을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받아 복용하고 침·뜸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유행어가 있다. 매년 화병(火病) 환자가 급증하는 우리나라에는 한겨울에도 얼음으로 차가워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위장으로 들어간 냉기는 신진대사를 나쁘게 해 속은 차고 머리와 가슴이 더욱 더 뜨겁게 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은 자동차에 비유하면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경유, 휘발유, 전기 등 차종에 알맞은 연료가 필요하다. 날씨가 덥고 현실이 답답하다고 찬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엔진이 과열되었다고 냉각수를 연료 주입구에 넣는 것만큼 잘못된 선택이다.김한옥 소영한의원 원장

2020-06-30 07:20 김한옥 소영한의원 원장

[명의칼럼] 편안함만 찾으면 뇌기능 퇴화돼 ‘디지털치매 주의보’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디지털치매는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어 뇌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퇴행성치매와 달리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은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며, 심각한 뇌기능 퇴화 증상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일본 고노임상의학연구소에서 발표한 다음 체크리스트 7항목 중 한 가지만 해당해도 디지털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 없다.△애창곡인데 가사를 안 보면 못 부른다.△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친구와 대화할 때 80% 이상 메일이나 메신저를 이용한다.△신용카드 서명 외 손 글씨를 거의 쓰지 않는다.△전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을 처음 만난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왜 같은 이야기를 자꾸 하느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이 체크 리스트 중 “하나도 해당되는 게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디지털치매는 그만큼 일상 깊숙이 들어와 앉은 증후군이 됐다.디지털치매는 주로 건망증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건망증과는 차이가 있다. 기억의 일부가 떠오르지 않아 곰곰이 생각해서 상기해야 하는 게 건망증이라면, 디지털치매는 기억 자체가 비어있다. 기억을 잊은 게 아니라 기억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현대인은 기계가 알아서 기억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언제든 필요한 곳에 전화를 할 수 있고, 낯선 곳도 네이게이션에 의지해 어렵잖게 운전해서 찾아갈 수 있다. 차가 주차된 장소, 사고 싶은 가방, 친구와 가보고 싶은 맛집은 사진으로 찍어 잠시 뒀다가 지우면 된다. 굳이 내가 머리 아프게 기억하지 않아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뇌는 눈 코 입 귀 피부 등 감각기관에서 들어온 정보를 모아 대뇌로 보낸다. 수집된 각종 감각정보는 조절과정을 거쳐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전두엽으로 전달돼 사고와 행동으로 나타난다. 처음 들어오는 정보는 단기기억 저장소에 저장되지만, 반복해서 전두엽으로 보내는 정보는 장기기억 저장소에 보관된다. 학창시절 벼락 공부할 때 들어왔던 지식은 잠시 저장됐다가 잊혀지지만 관심을 갖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되새김한 지식은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자산이 된다.디지털기기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뇌에서 정보가 전두엽으로 가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 정보 자체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어디에 놔뒀는지, 어디에 저장돼 있는지만 기억하는 것이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싶을 때 번호가 아니라 휴대폰에 친구 연락처를 저장했다는 걸 기억해 내는 식이다. 이를 ‘분산기억’이라고 한다.분산기억에 의지하는 생활방식은 수많은 정보가 뇌에 잠깐 저장됐다가 휘발되게 한다. 이로 인해 뇌의 활동이 줄고 뇌기능이 저하된다. 처음에는 주의력과 단순 계산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다가, 지나치면 디지털미디어 중독으로 이어져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우울 무기력증을 불러올 수 있다.디지털치매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디지털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다. 가족과 친한 친구의 전화번호를 직접 외우고, 간단한 숫자 계산은 암산하고, 손글씨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된다. 글을 읽을 때도 가급적 종이책을 이용하고, 카톡이나 채팅 대신 직접 대화하는 게 뇌를 더 많이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다. 한 번에 여러가지 행동을 하는 멀티태스킹은 주의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다만, 이들 실천사항을 한꺼번에 시행하려 욕심부리는 것은 좋지 않다. 급하게 한 다이어트가 요요현상으로 돌아오듯, 디지털기기에서 급히 벗어나려하다가 도리어 의존도가 급증하는 ‘디지털 요요현상’을 겪을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실천방법을 찾아 하루에 20~30분씩 노력해 볼 것을 권한다. 코로나19로 자주보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짧은 손편지를 써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2020-06-26 13:59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명의칼럼] 출산 후 말못할 고민 '변실금', 전문 치료가 필요한 이유

원대연 서울송도병원 과장. (사진제공=서울송도병원)출산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고귀한 과정이지만, 역설적으로 산모에게는 골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자연분만 과정에서 골반으로 상대적으로 큰 아기가 밑으로 밀고 나오면서 질, 회음부, 그리고 항문 괄약근까지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9만9000명의 출산을 검토한 결과 자연분만으로 인한 항문 괄약근 손상 위험도가 6.3%로 나타나기도 했다.항문 괄약근은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근육이다. 변이 찔끔찔끔 세지 않도록 변을 참아주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배변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골반 근육과 항문 괄약근이 협동해 변을 배출해내는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 항문 괄약근이 많이 손상된 경우 변실금 증상이 악화한다. 골반저 그리고 회음부 근육이 손상되면 변이 장 끝자락에 도달했지만 잘 배출하지 못하는 출구기능장애형 변비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출산 후유증이 출산 직후 나타나기도 하지만, 10년 이상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나기도 한다. 40대 이후로 누구나 근육 기능이 노화 과정에서 약해지기 때문이다. 자연분만 경험이 있는 여성의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비, 변실금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근육, 신경 기능의 실제적인 문제를 내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구기능장애형 변비의 초기 증상에는 화장실에 앉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잔변감이 생기거나, 항문 폐쇄감이 있다. 변실금 초기 증상으로는 변을 화장지로 여러 차례 닦아도 변이 계속 묻어 나오기도 하며, 변이 깨끗하게 닦이지 않아 항문이 가렵기도 하다. 배변 욕구가 생기면 변이 나올 것 같은 절박감에 화장실을 급하게 가기도 한다.출산 과정을 통해 변비, 변실금이 생긴 경우에는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전문진료가 도움이 된다. 정확한 진단 과정을 통해 근육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변비 또는 변실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숨겨진 원인이 함께 동반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일차적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골반저 근육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런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80% 이상 변비, 변실금 증상이 호전될 수 있어서 치료율은 높은 편이다.출산에 의한 근육 손상이 심하면 수술을 통해 괄약근 복원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을 통해 출산 전 상태로 근육 손상을 온전하게 복구하고, 괄약근 기능이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신경 문제에 의해 항문 괄약근 기능이 떨어지면 신경을 자극하는 작은 신경 자극기를 삽입하는 시술도 선택적으로 가능하다.출산 후 변비 또는 변실금은 단순한 증상이 아닌 건물 골조가 일부 무너진 것 같이 구조적인 문제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변비와 변실금을 질환과 관련된 증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 전문 진료를 막는 큰 장벽으로 보인다. 배변 활동은 골반의 건강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진단해서 정확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원대연 서울송도병원 과장

2020-06-23 07:20 원대연 서울송도병원 과장

[명의칼럼] 변비로 힘든 아이들, 슬기로운 배변 습관을 기르는 방법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일차적인 지표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가이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밥 잘 먹게 해달라는 부모들이 정말 많은데, 이때 의외로 간과하는 부분이 변비다. 실제 소화력이 약하거나 입이 짧아서 밥을 안 먹는 경우도 있지만, 잘 먹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먹는 양이 줄었다고 하면 변 상태를 우선 체크해야 한다. 어른들은 변비가 있으면 어떻게든 노력해서 변을 잘 보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굵고 딱딱한 변을 보면서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그냥 참는다. 대변이 속에 꽉 차 있으니 자연스럽게 음식도 덜 먹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변비 치료만으로도 이전처럼 밥을 잘 먹게 된다. 매일 변을 보더라도 변 보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고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이것도 변비에 포함된다.잘 알려진 바와 같이 변비 개선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은 수분과 섬유질의 보충인데, 아이들이 물이나 야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면 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이 많아져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물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구수한 맛이 나는 보리차나 숭늉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섬유질이 많은 야채는 대부분의 아이가 싫어한다. 식감이 뻣뻣한 생야채 말고 다양한 야채들을 최대한 잘게 썰고 익혀서 볶음밥이나 비빔밥으로 자연스럽게 먹이도록 한다. 그리고 장내에 유익한 균을 늘려주는 유산균을 함께 챙겨주면 변비 개선은 물론 면역 강화에도 좋다.심리적인 부분도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오랜만에 등교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원인으로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바짝 예민해지는 아이들은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대소변의 욕구가 자연스럽게 저하된다. 원래 집 밖에서는 화장실을 못 가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럴 땐 아이를 다그치거나 재촉하지 말고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도록 마음을 편하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변비가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한약재로 대황이 있는데, 대황에 함유된 센노사이드와 에모딘 성분이 장운동을 촉진시키며, 위장기능을 도와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허약하거나 심리적인 원인 위주인 경우 대황이 포함되지 않은 처방으로 변비를 개선한다. 가령 밥 먹는 양을 늘려 자연스럽게 대변량을 늘리거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는 식으로 각자 체질에 맞는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 연고인 자운고를 항문에 아침, 저녁으로 발라 굵고 딱딱한 변으로 항문에 상처가 나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좋다.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2020-06-16 07:20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명의칼럼] ‘목디스크’ 환자 100만명, 미리 알고 대비하자

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가 이제 국민질환이라 불려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그 숫자만도 100만명에 육박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목디스크 환자 수는 총 95만890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환자 수가 약 69만명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증가세가 매우 빠르다.목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노화로 인한 경추(목뼈)의 퇴행뿐만 아니라 외상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장시간 스마트폰과 PC 사용으로 목에 무리는 주는 습관도 목디스크 환자의 연령대를 낮추는 주요한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가장 문제인 것은 목디스크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을 인지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목디스크 증상은 목 보다 다른 부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질환을 키우게 되는 때가 많다.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는 초기 증상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증상들이 장기화되면 디스크(추간판) 퇴행을 촉진시켜 목 건강을 크게 악화시키기 때문에 평소 유심히 관찰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대표적인 증상은 어깨와 팔, 손에 생기는 통증이다. 목디스크는 경추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가 본래 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누르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목을 지나는 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 어깨와 팔, 손 등으로 통증이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신경 눌림 정도가 심해지고 팔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오는 등 증상이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또 주의해야 할 점은 두통, 현기증,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다. 돌출된 디스크는 신경뿐만 아니라 혈관도 함께 누르게 되는데, 이때 머리로 향하는 혈액순환도 방해를 받게 된다. 그만큼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아지고 두통이나 현기증, 어지러움, 이명 등이 나타나기 쉽다. 이러한 증상들은 일상생활 중에서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 그냥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빈도가 점점 늘고 심해진다면 혹여 목디스크가 진행 중이지는 않은지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비롯한 침, 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우선 한의사가 틀어진 관절과 주변 근육, 인대의 위치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을 통해 경추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침 치료로 수축된 근육을 풀어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한다. 신경이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겼을 경우에는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통해 빠르게 염증을 해소하고 손상 부위의 재생을 촉진시킨다. 여기에 근육, 인대에 영양을 공급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재발 위험성도 크게 줄일 수 있다.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가 필수적이다. 머리와 몸통을 잇는 직선이 땅과 수직이 되도록 고개를 똑바로 세워 목뼈의 C자형 굴곡이 유지되는 자세가 가장 이상적이다. 스트레스로 뭉친 목·어깨 근육을 따뜻한 찜질이나 온수 샤워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목에서 보내는 신호들에 귀를 기울여야 앞으로 향후 수십 년의 건강이 좌우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다소 정신 없고 바쁘더라도 목디스크에 대해 미리 알고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6-09 07:20 왕오호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필요 없는 시술, 독한 약물은 지양해야 … 몸의 주인으로서 책임감 갖길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검은 머리카락 속에 가닥가닥 비치던 새치에 신경이 쓰이던 40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성형외과를 전공해 한 때는 쌍꺼풀수술·코수술 등을 제법 잘 하는 ‘전직’ 성형외과 의사였지만, 지금은 림프부종·하지정맥류·급만성통증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정맥질환·통증의학 의사로 지낸다. 미(美)의 기준은 객관적일 수 있으나 주관이 깊게 개입하는 만큼 의료소비자(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하지정맥류·림프부종 그리고 만성통증으로 찾아오는 환자를 만나 숙제를 풀기 위해 공부를 해야 했다. 숙제를 마칠 즈음 어느새 나는 국내 최초로 하지정맥류·림프부종 치료법을 창안한 ‘자칭’ 이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었다.의사는 수많은 환자를 거치며 종종 고민스런 상황에 빠지게 된다. 책에 없는 임상 케이스를 접할 때다. 어찌보면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는 교과서 속의 사례와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특이한 사례를 만나면 그때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서 책 속에 적혀진 치료법을 넘어 환자들에게 통하는 나름의 치료법을 터득하게 된다. 검은 머리카락 속 새치처럼 드문드문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흰머리가 뒤덮었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배움이 책 속의 내용을 덮을 수 있음에 희열을 느낀다.임상 현장에서 깨달은 것을 굳이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필수적이지 않은 시술·수술·약물치료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성형외과를 전공한 의사가 할 말은 아니겠으나, 몸을 절개하는 것은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일이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독한 약물도 너무 쉽게 사용하는데 과잉치료들은 나중에 몸에 부작용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임상 현장에서 희끗하게 머리가 샌 의사로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을 10가지로 추려봤다.1. 성형수술은 가급적 하지마라.성형외과를 전공하고 수많은 성형수술을 집도하다가 칼을 내려놓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성형수술은 이점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다. 절개가 많은 수술일수록 더욱 그렇다. 만약 해야 한다면 쌍꺼풀 수술 정도의 작은 절개수술만 하는 게 낫다.2. 몸에 실리콘 등 이물을 넣는 주사나 수술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얼굴이나 음경에 이물을 넣는 시술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이물반응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된다. 실리콘을 넣는 코·유방·힙 성형수술을 했다면 수술 시효가 끝나는 대로 몸에서 실리콘을 제거해야 한다. 시효란 목적을 달성해서 만족감이 유지되는 기간이다. 자칫 치료가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을 불러와 긴 시간을 고생할 수 있다. 3. 어떤 부위든 보톡스 주사를 맞을 땐 조심해야 한다.얼굴 주름 제거 목적으로 그리고 굵은 종아리 알통을 줄이려고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치료지만, 반복적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은 근육은 퇴축이 일어나 변형 등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큰 근육, 예컨대 종아리에 보톡스를 오래 맞으면 하지정맥 순환에 문제가 생겨 근육통 및 하지 부종이 발생한다.4.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 수술은 가능한 하지 마라.시간이 좀 걸려도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급성 디스크탈출로 인한 운동신경 마비인 경우를 제외하면 디스크에서 수술적 치료법은 후순위로 둬야 한다. 5.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아도 종아리 표면에 라면발 굵기의 핏줄이 보이지 않다면 수술하지 않아도 무방하다.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혈관경화요법이라는 주사치료, 혹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 완화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초음파 검사는 1년에 1회씩 받는 게 좋다. 만약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다면 세 군데 정도의 병원을 들려 초음파 진단을 받고 크로스 체크를 한 후 결정해야 한다. 병원마다 소견이 상이할 수 있다.6. 통증이 있다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함부로 맞아선 안 된다.예전부터 관절 부위의 염증에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많이 사용되어 왔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빠르게 통증 및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지만 반복해서 맞으면 피부위축·세포괴사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7. 진통제와 수면제 등 장기간 몸에 영향을 미치는 약은 몸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혈압·당뇨약·항응고제 등 꼭 필요한 약이 아니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줄여가며 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을 오래 사용할수록 내성이 쌓여 더욱 독한 약이 필요해진다. 8. 산성 음식을 피하고 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하라. 건강한 사람의 체액은 약알칼리성인 pH 7.4를 유지하고 있다. 혈중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와 pH 수치는 정비례한다. 패스트푸드와 황·인·염소가 많은 고기를 자주 섭취하면 몸이 산성화되면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세포에 산소가 전달되기 어려워져 세포의 노화와 이상을 촉진하게 된다.9. 세포를 자극하는 전기자극 치료를 적절하게 사용하자.전기자극은 통증 부위의 세포를 자극해 세포를 깨우는 효과가 있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세포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전기적 신호가 떨어지면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줄어들고 세포 대사가 느려진다. 193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 박사가 제창한 전기생리학 이론에 따르면 전기자극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ATP(아데노신3인산) 생산을 늘려 세포 대사를 돕고, 통증을 개선하는 호르몬인 엔케팔린(enkephalin)의 분비를 촉진한다. 10.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치료법을 추구해야 한다.의사를 믿고 치료에 협조하는 것은 환자로서 바람직한 자세이지만 수많은 치료법이 범람하는 지금, 자신의 몸에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따져보는 것은 몸의 주인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다. 빨리 낫겠다고 지금 통증을 잊겠다고 과잉치료를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장기적으로 내 몸에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0-06-07 15:05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아무 이유 없이 생기는 무릎통증, 슬개대퇴통증증후군 의심해보세요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무릎이 아픈 이유는 다양하다. 넘어지면서 받은 외부 충격, 오랜 무릎 사용, 노화 등이 대표적인 무릎 통증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원인이 없이 무릎 통증이 나타나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꼽을 수 있다.슬개대퇴통증증후군(Patellofemoral Pain Syndrome)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20~30%에서 발생한다. 무릎 앞부분에 있는 접시 모양의 뼈를 슬개골의 주위 연골이 손상돼 통증이 나타난다. 슬개골을 잡고 있는 내측 대퇴사두근의 힘이 약해져 슬개골이 외측으로 틀어지거나 아탈구가 발생하면 슬개골과 연골의 마찰 증가를 불러와 연골 손상과 통증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 증후군은 운동량 부족으로 대퇴근육이 약해져 있을 때에도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청소년과 여성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반이 넓고 대퇴에서 무릎까지 이어지는 각도가 커서 슬개골에 가해지는 힘이 더 커서 발생 위험이 높다.또 운동량이 갑자기 늘어날 때도 발병하기 쉽다. 주말 등산·다이어트용 PT 등 무리한 운동을 시작한 직후에 잘 나타난다. 장시간 자전거타기, 무릎 굽히는 동작이 많은 요가·필라테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준비 없는 무리한 운동은 무릎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굽히거나 뛸 때 통증을 느끼게 한다.코로나19로 실내체육시설이 폐쇄돼 헬스나 요가를 할 수 없는 요즘 집에서 혼자 스쿼트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 병원을 찾는 사람이 꽤 늘었다. 스쿼트는 대퇴사두근을 수축시키는 좋은 운동이지만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지면 무릎 관련 질환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의 강도에서 시작해 서서히 늘려가는 게 무릎 건강을 위해 좋다.일상에서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극장·차 안에서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프고 걷기 힘들다 △달리기·농구·배구 등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평지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 더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을 움직이기 어렵다 △자려고 똑바로 누우면 앞쪽 무릎이 시려서 옆으로 돌아누워야 한다 등이 있다. 이 중 2~3개 이상에 해당하면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슬개대퇴통증증후군의 80%정도는 비수술치료로 완화된다. 약물로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고,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하지만 연골연화증이 진행돼 연골 결손이 있거나, 이들 치료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수술치료가 필요하다.점심시간이나 업무시간 사이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런 허벅지 근육강화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해주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무릎 위쪽의 대퇴사두근과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내전근 등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벽에 기대 무릎을 약 30도 가량 구부렸다 펴는 미니스쿼트나, 의자에서 혹은 바닥에 앉아 무릎을 쭉 펴서 허벅지에 10~20초간 힘을 주는 운동이 권장된다. 무릎 사이에 공을 넣고 5초간 조였다 펴주는 운동을 하루에 20번 정도 하면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내전근을 강화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노력은 운동 전에 충분히 워밍업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2020-06-04 17:05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명의칼럼] 킥보드 안전사고 증가, 어린이 낙상 주의보

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병원장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인파가 없는 야외로 떠나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늘면서 킥보드를 비롯한 자전거 등 아동용 승용완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초·중·고교 개학이 시작됨에 따라 사람이 몰리는 대중교통을 피해 킥보드를 이용하는 어린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킥보드는 탑승자가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경미한 사고도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관련 사고도 크게 늘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만14세 이하 어린이들의 승용완구 관련 안전사고 가운데 킥보드 사고는 2015년 184건에서 지난해 852건으로 4.6배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고의 유형으로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이 91.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낙상 사고 대부분은 타박상 등 경증에 그친다. 그러나 관절, 뼈, 근육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낙상사고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나 충격으로 성장판에 문제가 생길 경우 향후 발육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따라서 낙상을 당했을 경우 사고 직후 몸 상태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낙상이 발생하면 어린이들은 당황스럽고 창피한 마음에 바로 일어서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급히 움직이다가 부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움직임을 최소화 하면서 천천히 부상 정도를 확인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119구급대 등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더라도 일주일 이상 증상에 차도가 없다면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한방에서는 낙상사고로 인한 근육·인대 손상 치료에 약침과 침과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우선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주입해 손상된 근육, 인대, 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또한 침 치료를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 통증을 완화시키고 원활한 기혈 순환을 촉진한다. 여기에 뼈와 근육을 강화하고 체내에 쌓인 어혈을 해소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더욱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는 안전장구 착용이 필수다. 안전모와 함께 팔꿈치, 무릎 등에 보호대를 착용하면 열상과 골절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킥보드를 타기 전에 충분히 시간을 들여 스트레칭을 해주면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높아져 넘어질 확률도 줄어들게 된다.킥보드는 탑승 중에 지속적으로 다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크고 균형 감각 발달에도 좋아 안전하게만 사용한다면 어린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만큼 부모들의 관심과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 자녀를 위한 킥보드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아이가 안전하게 킥보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6-02 07:10 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초여름 날씨에 입맛·체력 떨어진 아이, 주하병이 문제?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올 여름은 평년보다 무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울시에서는 벌써부터 무더위쉼터를 늘리는 등 여름 대비가 시작됐다. 우리 아이들도 여름 건강을 준비해야 하는데, 특히 올해에는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 활동량이 줄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로 더위를 맞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에는 늦봄에서 초여름 시기에 음(陰)이 허(虛)하고 원기가 부족해 ‘주하병(注夏病)’이 생기기 쉽다고 담겨 있다. 주하병은 봄철 환절기를 보내면서 약해진 몸이 더운 날씨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흔히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밥맛이 없고 식은땀이 나면서 입은 마르고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힘이 없고 나른해지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양기가 많아 초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많기 때문에 주하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역설적이지만, 더위로 인한 주하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온기’이다. 여름에 밖으로는 땀이 나고 덥지만 속은 더 냉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은 냉방병으로 겉과 속이 모두 냉해져서 고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주하병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에는 인삼, 황기와 같이 속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가 들어있다. 또한 인삼, 오미자, 맥문동 등으로 구성된 생맥산을 처방하기도 하는데 면역능력을 높이고 원기부족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덥다고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자주 먹이면 안 되고, 더위를 잘 이겨내도록 고기와 같은 단백질,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해주어야 한다.요즘 부쩍 다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오래 걷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너무 집에만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원래 여름엔 성장통도 더 심해진다. 성장통은 뼈가 자라는 속도만큼 근육과 인대가 빨리 자라지 못해 근육과 인대의 부착부가 팽팽해지면서 유발된다. 고무줄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서 쭉 늘이면, 손가락(뼈)이 늘어나면서 고무줄(근육과 인대)이 팽팽하게 끊어질 것처럼 긴장되는 것과 유사하다. 날씨가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하거나 입맛이 없다고 적절한 영양 섭취를 못하는 경우, 근육과 인대가 지치고 긴장되기 쉽다.더위로 인한 초여름의 주하병과 성장통을 예방하려면 우선 찬 음식을 멀리하고, 입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영양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너무 늦게 자지 않고 잠들고 난 후 2시간 정도는 서늘한 온도에서 재우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적당한 활동량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야외활동은 원기와 진액을 손상시키고 무릎을 비롯한 다리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에는 아이가 워낙 활동량이 줄어있기 때문에 갑자기 활동하게 되면 체력이나 면역력이 부족해 탈이 난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운동 등으로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야 한다. 땀으로 빠져나가는 기운과 진액을 수렴시키는 효능이 있는 오미자나 매실을 차로 끓이거나 청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2020-05-26 07:20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명의 칼럼] 코로나19로 줄어든 활동량 …수면장애로 이어져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으로 인한 긴장감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방역 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지만 불안감에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줄어든 활동량에 신진대사는 저하되고, 불안·우울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고 있다.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면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 잠을 자고도 낮에 심각 졸음을 느끼는 기면증, 수면 중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코골이 등 여러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50만5000여명에서 2019년 63만3000여명으로 5년간 25% 증가했다. 기면증 환자는 2015년 3400여명에서 2019년 5500여명으로 6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깨어 등의 증상으로 수면부족이 야기된 상태다. 낮 동안 피로·졸음·의욕상실 등을 느끼는 대표적인 수면장애이다. 스트레스나 바뀐 수면습관,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질환이나 심장질환·치매 등 신경과질환이 주요 원인이지만 이밖에도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기면증은 밤에 6시간 이상 충분한 잠을 잤음에도 낮에 과도한 졸음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증세다. 먹거나 말하거나 운전하는 등 보통 졸음이 느껴지지 않을 상황에서 이유 없이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몰려오거나 갑작스럽게 잠에 빠지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심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와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코골이는 수면 중 여러 이유로 좁아진 기도로 들숨과 날숨이 지나면서 기도가 떨리고 호흡 잡음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불면증이나 기면증보다 더 흔하게 발생한다. 코골이 환자 상당수가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데 이로 인해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체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피로와 두통, 무기력함,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이 유발될 수 있다.2016년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7시간41분으로 OECD국가 평균 수면시간인 8시간22분보다 41분 짧다. 적정 수면시간은 나이나 성별,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성인 기준 7~9시간 정도가 적당하며, 소아와 청소년은 이보다 긴 수면시간이 요구된다.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의 기능과 활동성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에 더 취약한 상태가 돼 요즘 같은 코로나19 유행기에는 숙면이 강조된다.커피나 술, 설탕을 적정량 이상 섭취하거나,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보기나 모바일 게임·동영상 시청 등을 하면 숙면에 지장을 준다. 주변을 어둡게 하면 휴대폰에서 나오는 선명하고 밝은 빛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 해 수면을 방해한다. 꼭 휴대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블루 라이트를 차단하는 게 도움이 된다.숙면을 위해서는 수면위생(sleep hygiene, 睡眠衛生)도 중요하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지켜야 하는 생활습관을 가지란 말이다. 취침과 기상 시각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30분 이상 산책하며 햇볕을 쬔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되 잠자기 전에는 과한 운동은 자제하는 게 좋다. 취침 2시간 전에는 금식하는 편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잘 자야 한다’는 강박은 불안감을 불러와 오히려 잠을 몰아낼 수 있다. 독서나 명상 등으로 마음을 가라앉혀 자연스럽게 수면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2020-05-22 16:40 조진래 기자

[명의칼럼] 해마다 심해지는 사교육, 학생들의 허리는 굽는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자녀 교육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명문가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과도한 경쟁열로 인해 변질된 우리나라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을 비판적으로 풍자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드라마가 사교육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낸 것일까?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학생들의 74.8%는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16년에 비해 7%p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도 6시간에서 6.5시간으로 30분 늘었다.고등학생 정규수업은 과목당 50분 수업에 총 7교시로 이뤄진다. 약 6시간 정도다. 여기에 사교육까지 더해지면 수면과 식사시간을 뺀 하루 거의 모든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보낸다는 의미가 된다.허나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에는 독이 된다. 앉은 자세는 서 있는 자세에 비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약 1.5배 높아지기 때문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공부를 할 때는 책을 보거나 문제를 풀기 위해 허리를 숙인 자세가 유지돼 척추의 S자형 만곡을 흐트러트리고 허리에 과도한 압박을 준다. 이러한 자세가 지속될수록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 등 척추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청소년기에 척추 질환을 갖게 되면 올바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통증으로 인해 집중력이 낮아져 학습 능률도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방치하다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20~30대에 이르러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기 척추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자녀가 허리, 목, 어깨 등에 잦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척추 질환이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한방에서는 척추 질환 치료에 추나요법, 침, 약침,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 배열을 올바르게 교정하고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척추 주변부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특정부위에 쏠리는 부담을 해소시킨다. 또한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 손상 부위에 발생한 염증을 신속히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여기에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이 병행되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그러나 치료 외에 자녀 척추건강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부모님의 관심이다. 평소 자녀의 걸음걸이나 자세를 유심히 관찰하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간단한 치료만으로 쉽게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신발 밑창의 특정 부위만 유독 많이 닳았다면 척추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녀의 성적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녀의 건강이 곧 ‘부모님 성적표’라는 생각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5-19 07:20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칼럼] 고령 농민 괴롭히는 근골격계 질환, 농번기 전 대비하세요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지난달 19일은 24절기 중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곡우’였다. 본격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시기지만 농민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농가에서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농가 인구는 약 224만5000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절반에 육박하는 46.6%로 나타났다. 70세 이상 비율도 33.5%나 됐다. 초고령사회를 넘어 이제는 ‘슈퍼 초고령사회’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국내 농가는 1993년부터 고령사회에 돌입했고 이후 1999년 6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초고령사회 진입시기가 2024년으로 추정되는 것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다. 심각한 것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인들의 건강문제가 대두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년 기준 노인 진료비는 역대 최고치인 31조8235억원에 달했다. 2011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특히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고된 농사일을 이어가는 고령 농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올해부터 농업기계화 촉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농사일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아 고정된 자세로 일해야 하는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요통이나 관절염에 노출되거나 심하면 추간판(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 농촌진흥청의 201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민들의 80.9%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사일이 바빠 치료를 미루다가 가벼운 질환이 만성화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요즘과 같이 농번기가 아닌 시기에 착실히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령 농민들이 자주 겪는 만성 근골격계 증상들에는 추나요법을 비롯한 약침, 한약 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가 효과적이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난 근육과 뼈, 관절의 위치를 바로 잡아 특정 위치에 쏠리는 부담을 줄여 통증을 해소시킨다. 정제된 한약재를 경혈과 통증부위에 주입하는 약침은 손상된 근육과 인대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회복을 촉진한다. 이와 함께 한약을 복용해 기운을 북돋아주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치료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일상 속 간단한 습관이 큰 질환을 막아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뭉친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킬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로 회복 및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일이 바쁘더라도 1시간에 10분 정도는 스트레칭을 실천해 꼭 허리와 무릎, 관절을 쉬게 해줄 것을 추천한다. 1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요즘, 건강을 우선적으로 지키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만족스럽게 한 해를 보낼 수 있는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0-05-12 07:20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명의 칼럼] 오십견과 비슷한 회전근개파열, 방치할수록 치료 어려워

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갑자기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기 어렵다면 오십견이나 회전근개(어깨힘줄)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오십견은 어깨 인대(관절낭)와 주변 근육이 퇴행하며 어깨 근육이 굳는 질환이다. 통증뿐만 아니라 어깨 움직임에도 제한이 생긴다. 회전근개 파열은 외상 또는 과도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관절을 움직이는 4개의 근육을 잡아주는 힘줄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증이 심하고 움직일 때 삐걱하는 소리가 난다.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서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내원했다가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는 경우가 왕왕 일어난다. 오십견은 자가 회복 질환(self limited disease)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는 스스로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시간이 지나도 자체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방치하면 점차 손상 범위가 커지며 2차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때문에 어깨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2015년 58만9000여명에서 2019년 82만5000여명으로 5년간 약 40% 증가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골프#8231;웨이트트레이닝#8231;테니스 등을 즐기는 30~40대에서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회전근개파열은 크게 완전파열과 불완전파열로 나뉜다. 파열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인대 주변에 염증이 생긴 회전근개증후군도 있다. 회전근개증후군에는 물리치료,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주사제는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8231;인대강화#8231;PDRN 주사 등이 사용된다.회전근개 불완전파열은 파열 정도가 회전근개 두께의 50%미만인 경우다. 가능성이 낮지만 치료를 통해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증후군과 마찬가지로 보존적 치료를 우선한다.회전근개 완전파열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 수술적 치료가 요구되는데 파열 초기라면 찢어진 부위를 잇는 봉합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된 채 2~3년 이상 방치됐다면 봉합술 시행이 어렵다. 파열된 힘줄에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지방조직으로 변성되거나 괴사돼 봉합술 시행이 불가능할 수 있다. 만약 가능하더라도 수술 예후가 좋지 않다.매년 회전근개파열 봉합술 시행 환자의 4~25%에서 재파열이 보고된다. 초기에 발견해 봉합한 경우에는 재파열 빈도가 낮지만, 늦게 발견해 회전근개를 무리하게 당겨 꿰매는 경우 재파열되기 쉽다. 최근에는 인공힘줄을 덧대 봉합하는 힘줄이식술이 도입됐으나 비용과 긴 수술시간에 비해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회전근개가 파열된 채 오래 시간이 지나면 주변 연골과 뼈에도 변형을 주는 관절염으로 번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인공관절치환술이 요구된다. 손상된 어깨관절을 제거하고 그 부위에 특수 금속 재질로 구성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통증이 완화되고 운동능력이 개선돼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하지만 가장 좋은 경과를 보장하는 회전근개파열 치료법은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알맞은 보존치료 혹은 봉합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어깨 통증, 불편감, 관절운동 제한 등이 느껴지면 관절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진단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2020-05-10 09:04 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