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참기 힘든 생리통, 초경 이후 관리가 관건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입력일 2020-07-21 07:00 수정일 2020-07-21 07:00 발행일 2020-07-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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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보통 만 12세 전후로 나타나는 초경은 내 아이가 성인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다. 최근엔 일찍 초경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데, 보통 초경 이후 아이의 성장이 끝나기 때문에 이른 초경, 즉 성조숙증을 걱정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경 이후의 관리다. 특히 생리통은 아이들에게 생리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는 만큼,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경우 가급적 빨리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생리통은 여성의 절반 가까이 겪는 매우 흔한 증상이어서 생리통이 심한 엄마의 경우 아이의 초경에 축복 대신 걱정과 안쓰러움이 앞서기도 한다.

생리통은 골반 장기의 기질적 문제 유무에 따라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속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은 난소 낭종이나 자궁근종, 자궁 기형 등이 있다. 기질적 문제가 없는 원발성 생리통의 경우 보통 초경이 있고 난 뒤 1~2년 이내에 나타나며, 배나 허리가 아프거나 심한 경우 두통, 구토, 피로, 우울감 등을 동반한다.

문제는 워낙 주위에 흔하다 보니 다들 그런가 보다 하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참고 견디는 데 있다. 특히 중고생 때부터 습관적으로 생리 기간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폐경 전까지 생리는 계속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통증 관리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 및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리통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들을 어혈증(瘀血證)이라고 표현한다. 생리는 주기적인 혈액의 생성과 배출 과정이고, 생리통은 기본적으로 어혈증에 속하므로 혈액순환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골반 주위 하복부를 비롯한 몸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해서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항상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요즘같이 더울 때는 시원한 음료를 많이 찾는데,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속이 냉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생강차나 계피차 같은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으로 기초 체온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생리통에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다. 평소 손발이 유난히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냉한 체질이라면 당귀, 천궁, 계지, 오수유 같은 따뜻한 약재로 하복부와 골반강 내의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생리혈에 까만 핏덩어리가 많이 보이거나 주로 밤에 심해지는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몸에 어혈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도인, 홍화, 작약, 목단피 같은 어혈 제거 약재를 쓰면 된다.

생리는 여성의 일생 절반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어김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무조건 참거나 일시적인 통증 제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초경이 시작된 아이는 전에 없던 몸의 변화에 생리통까지 동반한다면 당혹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일찍부터 찾아온 생리통은 마냥 참아내야 하는 증상이 아니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증상이다. 일찍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