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소아골절, 모르고 넘어가면 발달장애 부를 수도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입력일 2020-07-09 11:02 수정일 2020-07-09 11:07 발행일 2020-07-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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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서 성장판 손상 보고 … 부기·압통·절뚝거림 나타나면 서둘러 병원가야
박태훈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아이의 활동량은 어른들보다 훨씬 넘친다. 같이 놀아주는 어른이 금세 지칠 정도다. 그렇다보니 넘어지고 다치는 일도 빈번하다. 열심히 뛰어 노는 아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손상 중 하나가 ‘골절’이다.

골절은 외부의 힘에 의해 뼈가 부러지는 것으로 아이의 경우 킥보드·자전거·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서, 놀이터 시설물에서 떨어져서 손목이나 팔꿈치의 뼈가 부러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다. 철봉 등에 매달리며 놀다가 관절이 빠지기도 한다. 아이의 뼈·근육·관절은 어른에 비해 약해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나 탈구가 일어날 수 있다. 뼈가 자라는 과정이라 단단하기보다는 나뭇가지처럼 유연하기 때문에 완전한 뼈가 끊어지는 완전골절이나 분쇄골절보다 뼈가 휘어지면서 금이 가는 부전골절이 많다.

소아골절은 주로 손목과 아래팔뼈(요골과 척골), 팔꿈치, 빗장뼈(쇄골) 등의 순서로 많이 나타난다.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손을 짚으면서 손목과 팔에 골절이 일어나게 된다.

아이는 다친 경험이 적고 통증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넘어진 후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팔을 자꾸 만지며 아파한다면 잘 살펴봐야 한다. 다친 부위가 붓거나, 살짝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한쪽 팔을 사용하지 않거나,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면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럴 경우 골절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책이나 판자 등 단단한 물건을 골절 부위에 대고 깨끗한 수건이나 붕대로 묶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이 때 냉찜질을 하면 염증과 진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소아골절은 관건은 뼈 사이 성장판 손상 여부다. 소아골절의 20%에서 성장판이 손상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치료한 관절 부위가 한쪽으로 휘거나, 관절 부위에 단단한 멍울이 지면서 성장이 지연되는 등 정상적인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장하면서 사지변형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소아골절에서는 반드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성장판 골절은 진단이 까다로워 X-레이 촬영 외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등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골절되지 않은 반대쪽도 같은 방향에서 촬영해 양측을 비교 관찰하며 진단한다.

다행히 아이는 회복력이 어른보다 뛰어나 골절 치유 속도가 빠르다. 뼈가 어긋나더라도 자연스럽게 교정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소아골절은 대부분 깁스로 뼈가 회복될 때까지 환부를 고정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시행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잦은 골절은 그만큼 뼈·근육·인대에 부담을 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안전의식을 심어주고 야외활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킥보드나 자전거 등을 이용할 때 무릎보호대·헬멧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면 주요 관절 부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