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조기 은퇴 꿈꾸는 ‘파이어족’, 일만 하다 척추 상할 수도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입력일 2020-07-14 07:20 수정일 2020-07-14 07:20 발행일 2020-07-14 14면
인쇄아이콘
[사진설명] 분당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파이어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조기 은퇴를 추구하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젊은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문화로서, 현재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욜로족’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이들은 회사 생활을 일찌감치 끝내기 위해 조금 덜 쓰고 덜 먹더라도 노후 자금을 모으고자 한다. 대부분의 파이어족들의 목표는 50대가 되기 전까지 10억~20억원을 모아 그 돈으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많게는 수입의 70% 이상을 저금하는 등 극단적인 절약을 이어나간다.

저축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퇴근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 등 부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한 취업 포털에서 코로나19 이후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 15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의 22.1%가 ‘이미 부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후 생활과 인생 설계를 미리 시작해 실행에 옮기는 것도 좋지만, 젊은 시기야말로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병원에 내원하는 분 중에는 젊은 시절 과도한 노동으로 얻은 요통으로 고생하는 중·노년층 환자들이 적지 않다.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집안 살림과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노동을 이어간 탓이다. 식비, 주거비, 의료비 등을 한계까지 줄이는 상황에서 업무 시간을 늘린다면 제 아무리 건강한 척추라도 점점 피로와 부담이 쌓일 수밖에 없다.

중년 이후 척추를 비롯해 신체 근골격계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잘못된 습관들이 쌓이며 나타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노년까지 척추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리와 함께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척추 질환 치료에 추나요법, 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치료를 시행한다.

20·30대 척추 질환은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두기가 어렵다. 젊은 직장인들의 경우 지금의 척추 건강이 중·장년까지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최고의 노후 준비는 건강’이라는 말이 있다. 경제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돼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안락한 노후를 위해서는 척추 건강이 필수적임을 기억하자.

김동우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