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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국관광공사의 히트작, 비결은 돈?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광고 한 장면.한국관광공사의 히트작으로 불리는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광고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회수를 늘렸다는 비판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부터 영상의 제작 및 홍보비용을 제출받은 결과에 따르면 2년간 22억6400만원으로 영상 14편을 제작했다. 해당 영상들은 유튜브·틱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 광고로 노출하는 비용으로 101억4000만원을 집행했다. 이는 제작비의 5배에 달한다.‘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는 한국의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국악풍의 경쾌한 리듬의 음악에 맞춰 코믹하게 춤을 추는 영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서울 편 ‘범 내려온다’를 부른 ‘이날치 밴드’는 ‘조선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 하기도. 이 영상을 기획했던 한국관광공사 직원은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고 명실상부 ‘관광공사의 메가히트작’으로 불렸다. 시즌1의 총 조회수는 2억8800만뷰로 그 중 해외 조회수만 2억6200만, 국내 조회수 2669만을 기록했다.한국관광공사는 이를 두고 해외 조회수가 국내 조회수의 10배 가량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국을 알렸다고 자평하면서 연속 시리즈를 내놨다. 한국관광공사가 올 초 제작한 시즌 2는 지난달 기준으로 해외 조회 수 39만9000뷰를 기록했다. 그러나 광고비 57억6000만원을 집행한 지 한달 만에 조회수는 2억8000만 뷰로 50배 넘게 급증했다.이에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광고제작비 대비 광고비 집행 적정 비율에 대한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면서 “국내의 경우 광고제작비의 5~10배 정도가 광고비로 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는 우리나라 각 도시 관광지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은 좋은 콘텐츠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집행된 광고비가 2년간 약 100억원에 달해 제작비의 5배 가까이 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고 지적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1-10-21 18:00 이희승 기자

[비바100]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오민, 굉장히 복잡한 ‘지금 여기’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왼쪽부터) 방정아, 오민, 최찬숙(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매년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 지원, 전시기회 등을 제공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10월 20~2022년 3월 2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해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 미학을 다루는 시각예술가 4인을 선정해 후원하는 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손잡고 2012년 출범해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4인의 후원작가 중 전문가들의 최종심사를 거쳐 한명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올해의 후원작가는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상 가나다 순)으로 이들은 각각의 신작들로 구성된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흐물흐물’ ‘헤테로포니’(Heterphony),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을 선보인다.◇굉장히 복잡한 ‘지금 여기’ 오민 작가 ‘헤테로포니’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오민의 ‘헤테로포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방정아 작가의 ‘흐물흐물’과 오민의 ‘헤테로포니’는 ‘지금 여기’라는 주제로 일상의 순간과 공간을 통해 시간성을 다룬다. 오민의 ‘헤테로포니’는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하는 방식을 일컫는 음악용어다. 이에 작가는 5개의 화면과 사운드 설치로 ‘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민 작가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이를 기록하는 설치 프로젝션을 통해 “시간이라는 매체가 어떻게 사유되고 질문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었다”고 전했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오민의 ‘헤테로포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라이브로 행해지는 퍼포먼스와 기록되는 설치 프로젝션은 굉장히 다른 언어로 구성돼 있어요. 그렇게 다르면서도 수행을 기점으로 맞닿아 있기도 하죠. 그 차이와 같음을 알게 되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술 발전, 환경과 생활의 변화로 감각, 언어 자체가 바뀌어 알던 개념들도 계속 질문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어 “기록된 상태로 라이브 퍼포먼스 발생이 가능한가라는 질문들이었다. 라이브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만드는 과정을 생각하면서 저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퍼포먼스의 전제 조건을 뒤집어 보면서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그렇게 질문을 계속하면서 ‘지금 여기’가 굉장히 복잡한 개념임을 깨달았어요. ‘지금 여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어 과거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와 땀이 흐르는 ‘지금 여기’ 있지만 모니터로 보고 있는 동안은 ‘지금 여기’를 회상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정지하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지금 여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신체 상태로 볼 수 있다면 어떨까를 고민했습니다.”이어 “수행의 결과 보다는 수행 상태를 본다면 인물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며 “공연에서 수행자는 물론 오브제, 바람 등이 신체가 되는 경우가 있듯 신체가 확장되면 카메라 자체도 신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카메라가 수행하고 있고 담고 있고 관찰하는 행위도 퍼포먼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안에서 보이는 수행은 생각하는 것이고 그 수행은 과거 계획과 현장에서 변한 상황, 미래 옵션 중 선택하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20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방정아, 사회문제를 일상화시키는 ‘지금 여기’ 우리 이야기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왼쪽부터) 방정아, 오민, 최찬숙(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매년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 지원, 전시기회 등을 제공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10월 20~2022년 3월 2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해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 미학을 다루는 시각예술가 4인을 선정해 후원하는 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손잡고 2012년 출범해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4인의 후원작가 중 전문가들의 최종심사를 거쳐 한명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올해의 후원작가는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상 가나다 순)으로 이들은 각각의 신작들로 구성된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흐물흐물’ ‘헤테로포니’(Heterphony),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을 선보인다.◇사회문제를 일상화시키는 우리 이야기, 방정아 작가 ‘흐물흐물’‘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방정아의 ‘흐물흐물’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부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방정아 작가는 일상에서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와 사건을 통해 ‘지금 여기’를 표현한다. 견고한 체제와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걸 목도하면서 느낀 ‘흐물흐물’에 집중한 방정아 작가는 ‘팠어, 나왔어’ ‘축 발전’ ‘플라스틱 생태계’ ‘전시중입니다만’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 등의 회회작품으로 표현했다. 일상의 풍경이지만 어색하게 물이 흐르고 산이 솟은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에서 부산항 8부두의 주피터프로젝트(생화학 장비 배치)를 빗대거나 ‘전시 중입니다만’에서 ‘전시’(展示 전시) 중인 듯한 작가들에 여전히 분단국가로 ‘전시’(戰時) 중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투영하는 식이다.방정아 작가는 “외지 사람들에게 부산은 관광지지만 살고 있는 저에겐 원전이 가까이 있는 도시이고 탄저균 실험실이기도 하다”며 “미군 주둔과 분단, 환경파괴 등 불길해서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것들과 이들을 일상화시키는 우리이야기”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방정아의 ‘흐물흐물’ 중 ‘전시 중입니다만’(사진=허미선 기자)‘축 발전’은 “한 시민으로서 분단 상황에 대한 지금 나의 풍경들이나 느낌들”이라며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는 느낌을 화환과 빈 의자로 표현했다”며 밝혔다.‘전시 중’이라는 단어의 중의로 분단 현실을 표현한 ‘전시 중입니다만’ 중 여인들 뒤로 보이는, 팔다리는 물론 머리도 없는 토루소에 대해 “의지대로 결정하거나 움직일 수 없는, 부르르 떠는 존재들”이라며 “가벼움 속에서도 던지고 싶은 깊은 이야기”라고 전했다.이어 붙인 광목천에 아크릴로 표현한 걸개작품 ‘플라스틱 생태계’는 다양한 품종의 국화를 통해 방정아 작가가 느끼는 지금의 생태계를 표현한 작품이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방정아의 ‘흐물흐물’ 중 ‘플라스틱 생태계’(사진=허미선 기자)“여러 품종으로 개량된, 사람의 손을 많이 탄 생태계죠. 제가 주목한 건 푸른 벽입니다. ‘오징어게임’의 트레이닝복과도 비슷한 색인데 (원전 원자로 건물 내에 있는 폐핵연료봉 저장) 수조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중앙의 의자들은 폐핵연료봉이죠.”이어 방 작가는 “핵발전소 30km 이내에 살고 있는 저에겐 절박한 삶의 위협”이라며 “플라스틱 생태계와 핵 위험을 수조에 푹 담가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출구 쪽의 ‘배와 복숭아’는 나는 계절이 다른 과일인데 섞여 있는 풍경이죠. 재래시장에 우두커니 놓인 배와 복숭아에서 느낀 이상한 느낌을 표현했어요. 사람 손에서 너무 쉽게 교란된 생태계를 보는 느낌이랄까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20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김상진 “사라짐은 곧 탄생”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왼쪽부터) 방정아, 오민, 최찬숙(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매년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 지원, 전시기회 등을 제공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10월 20~2022년 3월 2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해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 미학을 다루는 시각예술가 4인을 선정해 후원하는 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손잡고 2012년 출범해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4인의 후원작가 중 전문가들의 최종심사를 거쳐 한명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올해의 후원작가는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상 가나다 순)으로 이들은 각각의 신작들로 구성된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흐물흐물’ ‘헤테로포니’(Heterphony),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을 선보인다.◇“사라짐은 곧 탄생” 김상진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의 ‘로파이 마니페스토_클라우드 플렉스’(사진=허미선 기자)김상진 작가는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를 통해 ‘사라짐’(Disappearance)에 주목한다. 김상진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가상의 경험으로 우리의 인식체계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렇게 변화된 인식체계가 어떤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지, 인류는 또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 역시 ‘사라짐’이다. 중앙의 ‘로파이 마니페스토_클라우드 플렉스’(Lo-fi Manifesto_Cloud Flex) 중 클라우드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사람들, ‘크로마키 그린’의 크로마키 촬영으로 분명 존재했었지만 영화 속에선 사라져 버린 존재들, LED로 표현된 ‘I Will Disappear’, 가상의 이미지와 사운드가 대체되면서 존재 자체가 모호해진 실체, 오기만 할 뿐 도달하지 않는 ‘메시아’ 그리고 실물적 세계에서 사라지는 우리 등이 그렇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의 ‘크로마키 그린’(사진=허미선 기자)‘크로마키 그린’에 대해 김상진 작가는 “투명 샌드백 안에 사람이 달려 있는 건 실존하는 모습이다. 부정적 이야기가 아니라 현상을 관조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크로마키 안 사람은 사실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이들과 더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훌쩍 다가와버린 네트워크, 가상현실 등의 시대풍경을 담는다. ‘This is Fine’은 이제는 일상이 된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설치작품이다.이에 대해 “그래도 상관없어 정도로 해석되는 제목”이라며 김상진 작가는 “스마트워치 속에서 만들어진 눈들이 눈싸움을 하는 풍경으로 가상의 이미지와 사운드로 대체되는 현실을 풍자했다”고 전했다.“서울대 도서관의 백색소음, 귀뚜라미 소리 등 불을 꺼놓고 있으면 그곳에 존재하는 것 마냥 느끼는 시대예요. 실제로 눈싸움을 하지 않아도 만족하는 그런 시대죠. ‘I Will Disappear’는 언어를 의인화한 상징문구예요.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서처럼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도구는 언어죠. 가상 경험, 디지털화 등으로 구현되면서 실존세계에서 언어의 세계로 이전돼 가고 있고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I Will Disappear’는 실물적 세계에서 사라지는 우리인 동시에 언어 체계 자체가 그림자 없는 유령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죠.”그가 주목하는 ‘사라짐’은 ‘메시아’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상진 작가는 “사람들은 변혁기마다 메시아를 기다린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그리고 우리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변혁기를 맞았다”며 “그러한 이미지를 생각하다가 메시아는 계속 오기만 하지 도착하지 않는다는 데 주목했다”고 털어놓았다.“이 작업(메시아)는 인터넷의 ‘짤방’(짤림 방지)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gif 이미지예요. 조그만 메시아가 다가오지 않고 오기만 하는 표현으로 메시아가 무엇인지 생각하고자 했죠.”‘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의 ‘I Will Disappear’(사진=허미선 기자)국립현대미술관 중정에 물이 가득 찬 수조에 ‘미끄럼 방지 표지판’을 넣어둔 작품 역시 ‘사라짐’의 표현이다. 김 작가는 “과거 우리가 가진 희망은 점점 산술화되고 있다. 더 이상 낭만적이 아닌 역설적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각자 존재하는 작품들은 김상진 작가가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 어우러진다. “문자나 언어는 우리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들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성의 원본이죠. 성경의 창세기의 ‘태초에 언어가 있었다’처럼 언어가 생김으로서 세상이 탄생했죠. 전통적인 것이 ‘사라진다’는 건 지금의 기술적 형식과 다음세대의 새로운 가상성에 맞춰 생각하고 인식하는 세계 혹은 체계가 생긴다는 의미예요. 그렇게 사라짐은 곧 탄생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20 18:45 허미선 기자

[비바100]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최찬숙 '채굴'과 땅의 '소유', 그 역사의 아이러니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김상진(왼쪽부터) 방정아, 오민, 최찬숙(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매년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 지원, 전시기회 등을 제공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10월 20~2022년 3월 2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해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 미학을 다루는 시각예술가 4인을 선정해 후원하는 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손잡고 2012년 출범해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4인의 후원작가 중 전문가들의 최종심사를 거쳐 한명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올해의 후원작가는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상 가나다 순)으로 이들은 각각의 신작들로 구성된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흐물흐물’ ‘헤테로포니’(Heterphony),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을 선보인다.◇‘채굴’과 땅의 ‘소유’, 그 역사의 아이러니…최찬숙 작가 ‘큐빗 투 아담’‘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최찬숙의 ‘큐빗 투 아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밀려난 사람들과 남겨진 이야기들,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이루는 땅과 몸에 주목하는 작가 최찬숙의 ‘큐빗 투 아담’은 과거 광산 채굴과 오늘날의 가상화폐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노동과 토지 소유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룬다. 작가가 2020년 진행한 최대 구리 생산지인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 리서치, DMZ 인근의 민북마을에서의 6개월 간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최찬숙 작가는 “모두의 자연이었던 땅이 종이문서로 교환되며 납작해졌다. 소유하고 재화로 다루는 게 아니라 인공적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땅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최찬숙의 ‘큐빗 투 아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작업이 DMZ 인근의 민북마을에 6개월 동안 거주하면서 진행한 이주여성과의 인터뷰예요. 그 지역의 땅은 전쟁, 찬탈과 수복, 투기 등 여러 레이어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땅을 자신의 이름으로 쥘 수 없는 여성들이 어떻게 땅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자 했습니다.”그 민북마을 집안 곳곳의 온풍기의 구현과 브론즈로 채색한 전시장 바닥이 땅을 디딘 듯한 인공적인 느낌을 주는가 하면 3채널 영상 속 꽃잎 모양의 물체는 부유하고 회전하면서 인간의 살 조각, 구리 조각 등으로 변하는 순환 이미지를 구현한다.‘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작가로 선정된 최찬숙의 ‘큐빗 투 아담’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이들은 서로 다른 서사가 한 공간에서 합쳐지고 분리되며 관계를 재정립하는 여정들을 표현한다. 최 작가는 “그 여정 속 여러 장치들로 이야기들을 중첩하면서 실질적으로 빛나는 존재들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채굴이란 얻고 싶은 걸 얻기 위해 파내는 행위의 비유적 표현이죠. 유한자원을 가진 하나뿐이니 지구에서 행해지는 가상세계로의 전이가 흥미로웠어요. 어떤 번역도 없이 소유 혹은 이전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20 18:45 허미선 기자

2021-2022 V리그 '이모저모' 스카우팅리포트 발간

사진=브레인스토어2021-2022 V리그의 이모저모를 담은 스카우팅리포트가 발간됐다.수년간 V-리그를 중계하며 우리나라 배구의 발전과 변화를 현장에서 목격해온 KBSN 아나운서 신승준과 이호근, 문화일보 배구기자 오해원, 뉴스1 배구기자 이재상이 모든 선수를 직접 취재하고, 쓰고, 정리했다.올해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남자부, 여자부 각 팀의 새 시즌 전망부터, 선수들의 스토리와 자세한 기록, 발전해야 할 점, Best 3 스탯과 더불어 일상 모습이 담긴 특별사진과 친필 각오가 담겼고, 배구 덕후 브이툰 작가의 느낌이 살아있는 선수 캐리커처까지 포함된 선수소개 스카우팅리포트 페이지까지 알차게 구성했다. 특히 각 팀에 몸 담고 있는 선수들을 주전, 비주전 할 것 없이 1인 1페이지 분량으로 실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또 10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AI PEPPERS의 정보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이러한 알찬 구성과 함께 이번 시즌은 신인 드래프트, 2021시즌 코보컵에 관한 이야기도 담아 비시즌 기간 동안 벌어졌던 일에 대해 빠짐없이 담았다.‘2021-2022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는 남녀부를 한 권에 담아 배구 콘텐츠에 목말라하던 기존, 신입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것 보인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1-10-20 13:21 이종윤 기자

[비바100] 글로벌 MZ세대가 K팝 가사에 빠진 이유는?

“투마로우 바이 투게더의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의 멜로디는 신나지만 가사의 의미가 깊습니다.” (말레이시아 누리꾼)“방탄소년단의 ‘봄날’ 가사는 매우 희망적입니다.”(슬로바키아 누리꾼)K팝,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어의 ‘말맛’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해외 팬들이 늘고 있다. 그간 한국어는 영미권 언어와 문장구조, 문법이 다르고 동사활용이 변화무쌍해 ‘배우기 힘든 아시아 언어’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오징어게임’ 같은 K드라마가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한국어를 배워 깊은 뜻을 이해하려는 글로벌 누리꾼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음악 스타트업 기업 스페이스오디티(대표 김홍기)의 K팝 팬덤 플랫폼 ‘블립’(blip)이 한글날을 맞아 주최한 ‘내 인생의 한글 가사’ 공개 모집에는 약 6만명의 K팝 팬이 몰렸다. ‘내 인생의 한글가사’는 K팝 팬들이 자신에게 특별한 아티스트의 노랫말을 선택해 사연과 함께 올리는 이벤트다.좋아하는 곡과 가수는 다양하다. 아이돌 가수 중에는 여자친구, 아스트로, 인피니트, 세븐틴, 데이식스,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NCT드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솔로가수 중에는 아이유, 이승윤, 이무진, 디오(엑소), 김재환, 안예은 등이 고루 인기를 얻었다. 트로트 가수인 영탁, 김호중, 임영웅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참여도가 높았다. K팝 팬들이 ‘인생가사’로 꼽은 이유를 읽다 보면 ‘K팝=퍼포먼스 위주의 보는 음악’이라는 공식이 깨진다. 일례로 JJ프로젝트의 ‘내일, 오늘’의 “이 길일까 저 길일까/내 선택들이 점점 두려워져”를 택한 말레이시아 팬은 “이 가사는 내 삶과 감정을 묘사한다”고 적었다. 인도네시아의 한 K팝 팬은 “최근 부친상을 당한 뒤 슬플 때 이 노래가 위로해줬다”며 방탄소년단의 ‘둘! 셋! (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을 꼽았다. 한 태국 팬은 레드벨벳의 ‘오 보이’에서 “배운 적 없었던 말로 입을 열고/오직 널 담으려 감은 눈을 뜨고/나조차 정말 몰랐던 날 발견한 걸” 가사에 대해 “첫사랑을 잘 표현한 가사”라고 평했다. 대체로 해외 팬들은 K팝 가사에서 희망과 위로, 긍정의 힘을 얻는다고 입을 모았다. K팝 팬이기도 한 페루 출신의 스페이스 오디티 인턴사원 안나(24)씨는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K팝 가사는 영어, 스페인어와 달리 특유의 은유법으로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며 “‘마음이 답답하다’는 문장은 영어나 스페인어로는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어는 특유의 비유와 은유로 다양한 문장력을 구사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인피니트, 박효신의 팬이기도 한 안나씨는 박효신의 ‘굿바이’ 중 “이젠 멈춰버린 화면 속에서/내게 여름처럼 웃고 있는 너/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굿바이”를 자신의 ‘인생가사’로 꼽았다. 그는 “노랫말과 같은 이별경험은 없지만 가사가 주는 느낌이 좋다”며 “K팝 가사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체로 힘든 상황을 겪을 때 노랫말이 힘이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 오디티의 김홍기 대표는 “과거 중장년 세대가 ‘굿모닝 팝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공부했다면 글로벌 MZ세대는 K팝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어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있다”며 “팬들이 남긴 사연을 읽어보면 K팝의 가사 자체가 이들에게 위로를 안기고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오디티 측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와 손잡고 가장 많은 응모를 받은 작품 가사를 시각화해 12월 중 온라인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메타버스 전시로도 선보일 방침이다. ◇K드라마, K팝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오징어게임’ 이후 증가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왼쪽)과 유튜브에서 K드라마로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채널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유튜브 화면 캡처)K팝과 함께 K드라마도 K컬처 팬들에게 한국어교재로 활용도가 높다. 유튜브에 ‘K DRAMA’를 검색하면 한국 드라마의 특정장면을 교재로 한국어 문장과 단어의 의미를 알려주는 사이트가 줄줄이 게시된다. 과거 한국인들이 미국 시트콤 ‘프렌즈’로 영어를 배우듯 글로벌 MZ세대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의 불시착’ ‘나의 아저씨’ 같은 인기 드라마를 교재 삼아 한국어를 배우곤 한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인기 K팝 그룹이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등 자체 콘텐츠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집중적으로 한국어를 알려주는 채널도 있다. 유튜브에서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국어 배우기’라는 이름을 단 채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어 배우기 붐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따라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오징어게임’ 출시 이후 한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오징어게임’ 방영 후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인 듀오링고의 한국어 학습자가 영국에서는 76%, 미국에서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이브에듀가 지난해 8월 선보인 한국어 교재 ‘런! 코리언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 왼쪽)와 한터글로벌이 선보인 K팝 딥다이브 딕셔너리(사진제공=하이브 에듀, 한터글로벌)아예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도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독립법인 하이브 에듀는 지난해 8월 출시한 한국어 교재 ‘런! 코리언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는 전 세계 30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30만권 가량 판매됐다.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미들베리대, 프랑스 에덱비즈니스스쿨 등 7개국 9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 교재로 채택돼 사용 중이다. 하이브는 올해 4월 ‘런!코리언 위드 타이니탄’(Learn! Korean with TinyTAN)을 내놓기도 했다.㈜한터글로벌은 지난 7월 글로벌 K팝 팬덤을 위한 ‘K팝 딥다이브 딕셔너리’(K-pop Deep-dive Dictionary)를 선보였다. ‘K팝 딥 다이브 딕셔너리’는 ‘최애’ ‘입덕’ ‘옵’ ‘공굿’ 등 팬들 고유의 은어를 소개한다. 한국인 중장년들에게도 낯선 언어지만 K팝 팬들은 필수로 알아야 하는 단어로 꼽힌다. 한터글로벌 측은 “일상 언어와 차별되는 용어의 장벽으로 인해 K팝에 거리감을 느꼈던 글로벌 팬들이 K팝에 쉽게 입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밝혔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21-10-19 18:30 조은별 기자

"낙태 강요한 대세배우 K는 누구?"…온라인 폭로글 파장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대세 배우 K의 실체를 폭로한다는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에 오르며 진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세 배우 K모 배우의 이중적이고 뻔뻔한 실체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자신을 K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2020년 초부터 만나 헤어진 지 4개월이 넘어간다”고 주장하며 “티비에선 너무 다르게 나오는 그 이미지에 제가 정신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기에 어쩌면 여자로서 개인적인 제 얘기도 낱낱이 밝혀야 하는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렇게 글을 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A씨는 지난해 7월 K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으며, 임신 사실을 알게 된 K는 “지금 아이를 낳으면 9억이라는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 9억이 없다”, “지금 이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원망할 것 같다. 아이를 사랑해줄 수 없다”, “아이 때문에 연기 못 하게 되어서 부모님까지 길바닥에 앉으면 어떻게 하냐”, “(아이를 지우고) 2년 뒤에 결혼하자”, “내년에 동거부터 하자” 등 거짓 회유와 협박으로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A씨는 “아이를 지운 후 K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K가 온갖 스트레스와 짜증, 헤어지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고 말했다.A씨는 K에 대해 ‘냉혹하고 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함께하던 배우, 감독과 스태프에 대한 뒷담화를 수시로 했다. 남의 칭찬보다 험담을 즐겨하고, 철저하게 자기가 중심인 이기적인 사람”고 폭로했다.A씨는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앞으로의 저의 인생에서 평생 그가 준 아픔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실인지 어떻게 믿음?”, “와 이 배우 누군가요”, “사실이면 실망이다”, “연예인 이미지는 진짜 믿을 수가 없다”, “배우 쪽 얘기도 들어봐야 할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2021-10-18 09:58 김세희 기자

[B그라운드] 첫 키아프 참가 KCDF ‘한국, 회화적 공예’展…“장르와 경계를 넘어 ‘아트’로서의 공예”

‘키아프2021’ KCDF 관 중 최병훈 작가의 ‘태초의 잔상’과 장연순 작가의 ‘중심에 이르는 길’(사진=허미선 기자)“재료에 대한 실험과 조형성, 완결성, 예술적 아름다움 등을 가진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미술과 공예의 탈경계, 장르 붕괴로 ‘아트’로서의 공예를 선보이고자 했습니다.”‘한국국제아트페어 2021’(KIAF Seoul 2021 10월 15~17일 코엑스 A·B홀, 이하 키아프)에 처음 참관하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KCDF)의 ‘한국, 회화적 공예’展 기획자인 강신재 보이드플래닝 대표는 전시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키아프는 현대미술 작가와 갤러리가 한데 모이는 글로벌 아트페어다. 동시대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키아프에 처음 참가하는KCDF는 ‘공예’를 바탕으로 작업하는 최병훈·장연순·이헌정·신혜림·이지용·김재용 작가의 작품 24점을 선보인다. ‘키아프2021’ KCDF 관 중 신혜림 작가의 ‘시간의 비가 내린다면-면’(사진=허미선 기자)천지 개벽, 신비로운 생명의 탄생 등을 형상화한 ‘태초의 잔상’(Afterimage of Beginning) 연작으로 이름을 알린 최병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현무암 원석을 손으로 다듬은 ‘태초의 잔상 021-551’과 레드톤 자연석 위에 골드톤으로 직접 옻칠을 한 신작 등을 선보인다.동양의 노장사상과 무위자연, 절제미 등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작품들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휴스턴미술관,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파리 장식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소장품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CDF 관 입구는 최병훈 작가의 제자인 유남권 작가가 참여 아티스트들에 헌정한 한지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한지에 옻칠을 하고 다시 금박을 입힌 작품으로 거친 질감들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키아프2021’ KCDF 관 중 이지용 작가 작품들(사진=허미선 기자)영국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에 ‘매트릭스 II 201025’가 소장된 장연순 작가는 ‘중심에 이르는 길’(The Path Which Reads To The Center) 연작 중 2020년작을 출품했다. 진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산업소재인 테프론 메시(Teflon Mesh)에 금박을 입히고 중첩시켜 크고 작은 육면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2020년 로에베 크래프트프라이즈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지용 작가이자 서던 일리노이 대학 교수는 세포 분열과정, 미생물과 규조류의 기하학적·추상적 이미지 등을 투명과 반투명을 대비시키는 유리공예로 표현한 ‘Segmentation’ 시리즈들을, 일상의 소재들을 감고 쌓는 행위로 반복성과 시간성을 표현하는 신혜림 작가는 ‘시간의 비가 내린다면-면’ 연작을 선보인다.‘키아프2021’ KCDF 관 중 이헌정 작가의 ‘데이 베드’ ‘섬’ ‘Wall Chair’(사진=허미선 기자)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헌정 작가는 브래드 피트, 퍼프 대디, 건축가 노먼 포스터,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 등 유명인사들이 작품을 소장해 유명해진 작가다. 설치, 조각, 회화, 아트 퍼니처, 건축 등을 아우르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완벽에 대한 무심함’ ‘Wall Chair’ 등을 만날 수 있다. 학고재 전속 작가인 김재용 한국과학기술대학교 도예문화학과 조교수는 10여년 간 지속해온 ‘도넛 피어’(Donut Fear) 시리즈를 선보인다. ‘두 낫 피어’(Do Not Fear)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도자로 만든 각양각색의 도넛들로 구성된다. 이번 키아프에서는 거울과 빛 등을 활용해 도넛들이 무한확장하는 공간을 꾸렸다.‘키아프2021’ KCDF 관 중 김재용 작가의 ‘도넛 피어’(사진=허미선 기자)김재용 작가는 “작가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다. KCDF가 주관하는 일을 같이 하면서 하고 싶었던 게 가능해졌다”며 “단단한 돌을 깎아 불가능할 것같던 가구를 만들고 절대 성립되지 않을 듯한 것을 조형물로 성립시키는 등 함께 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번은 글로벌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초빙돼 가시는 대학 은사님께 심사 기준을 여쭤본 적이 있어요. 국가, 인종, 종교 등이 보이기 보다는 작가의 아이덴티티와 색, 다름을 보여주는 작업이 가장 좋다고 얘기하셨죠. ‘한국, 회화적 공예’는 하나의 실, 돌, 흙, 거울 등 수많은 재료들이 다르게 쓰임으로서 유니크함을 보여주는,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국의 많은 작가들이 공예를 바탕으로 건물을 지어가고 있으니 잘 지켜봐 주세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15 23: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