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Culture Box]모노극 ‘그라운디드’ 차지연, 연극 ‘렁스’ 김동완·이동하·성두섭, 이진희·곽선영

span style="font-weight: normal;"모노극 ‘그라운디드(왼쪽)와 연극 ‘렁스’(사진제공=우란문화재단, 연극열전)모노극 ‘그라운디드’ 차지연, 에이스 전투기 조종사로 돌아온다지난해 4월 갑상선암을 진단받고 두문불출하던 차지연이 무대 복귀작을 결정했다. 지난 2월 28~3월 1일 공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콘서트’에서의 유다, 뮤지컬 앙상블 배우들의 주연급 도전 경연 프로그램 tvN ‘더블캐스팅’ 멘토로 돌아온 차지연은 무대 복귀작으로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 5월 14~24일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를 선택했다.‘그라운디드’는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George Brant)의 모노극으로 2013년 초연돼 19개국에서 12개 언어로 140여개의 프로덕션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연출이자 의상 디자이너, 마스크·퍼펫 공동 디자이너인 줄리 테이머 연출작이다.모노극 ‘그라운디드’의 차지연(사진제공=우란문화재단)2015년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가 출연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라운디드’의 타이틀롤로 오프 브로드웨이의 퍼블릭씨어터(The Public Theater) 무대에 올랐던 앤 해서웨이가 연극 출연 후 영화화를 발표하고 출연은 물론 제작까지 맡아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다. 한국 초연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베르나르다 알바’, 연극 ‘비’(BEA), 음악극 ‘태일’ 등을 기획·발굴한 우란문화재단과 문소리 주연의 연극 ‘사랑의 끝’ 기획·제작 그룹 일다의 공동 프로젝트다.차지연의 복귀작인 동시에 뮤지컬 ‘레드북’ ‘시티오브엔젤’,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 연극 ‘킬미나우’ 등의 오경택 연출작이다.에이스 전투기 조종사가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 크리치 공군기지의 군용 드론 조종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전장의 하늘을 누비던 조종사는 스크린을 통해 지구 반대편의 전장을 감시하고 적을 공격하다 퇴근해서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누구나 겪을 이면, 극과 극의 경계에 서게 되는 상황을 전쟁의 참혹함과 평범한 일상, 새로운 공격과 방어의 수단인 드론의 양면성에 빗댄다. 연극 ‘렁스’ 김동완·이동하·성두섭, 이진희·곽선영, 불편해도 논의해야할 것들에 대하여 연극 ‘렁스’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자 역의 김동완·이동하·성두섭, 여자 곽선영·이진희(사진제공=연극열전)김동완·이동하·성두섭, 이진희·곽선영이 연극 ‘렁스’(Lungs 5월 9~7월 5일 아트원씨어터 2관)를 통해 각자의 감정과 사랑, 아이를 갖는 것, 환경과 지구, 개인의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등 불편해도 반드시 논의해야할 사회 문제로 설전을 벌인다. 영극 작가 던컨 맥밀란(Duncan Macillan) 작품인 ‘렁스’는 2011년 미국 워싱턴 DC 스튜디오 극장에서 초연돼 2013년 오프 웨스트엔드 어워즈에서 최고의 신작상(2013 Best Ne Play)을 수상했다.영화 ‘결혼이야기’ ‘통제할 수 없는’ 등의 브룩 블룸(Brooke Bloom)이 출연했던 미국 초연 후 영국,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슬로베니아, 필리핀, 홍콩, 아일랜드 등에서 공연됐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해야한다는 신념으로 매사 진지하고 사려 깊게 고민하는 연인이 사랑, 배신, 이별, 용서, 화해 등의 여정을 넘어 환경문제에 닿기까지 끊임없는 대화가 펼쳐지는 2인극이다.‘좋은 사람’이 되고자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조차 갈등하고 숙고하며 성장하는 여자(W)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 믿었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도, 위로도 서툴러 상처를 주는 남자(M)가 사랑하고 이별하고 용서하고 다시 재회하는 과정에는 환경, 결혼, 육아 등 사회문제들이 솔직하고 신랄하게 논의된다.한국 초연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차미’ ‘사춘기’ ‘까라마조프’ ‘안녕! 유에프오’, 연극 ‘오만과 편견’ ‘만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음악극 ‘태일’ ‘섬’ 등의 박소영 연출이 이끈다.남자는 아이돌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시라노’ ‘에드거 앨런 포’ 등의 김동완, 연극 ‘오만과 편견’ ‘오펀스’ ‘클로저’, 뮤지컬 ‘곤 투모로우’ ‘마마돈크라이’ 등의 이동하, 뮤지컬 ‘샤이닝’ ‘경종수정실록’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의찬미’ ‘베어 더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연극 ‘프라이드’ ‘나무 위의 군대’ 등의 성두섭이 번갈아 연기한다.여자 역에는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사의찬미’ ‘줄리앤폴’ ‘러브레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VIP’ ‘남자친구’ 등의 곽선영과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벙커 트릴로지’ ‘프라이드’ ‘킬미나우’ ‘톡톡’ ‘프라이드’ 등의 이진희가 더블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8 15:0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취소·축소·연기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뮤지컬 ‘맘마미아’ ‘마마돈크라이’, 연극 ‘렛미인’, 제14회 DIMF

취소·축소·연기 등을 결정한 공연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뮤지컬 ‘맘마미아!’ ‘마마돈크라이’,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연극 ‘렛미인’,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연극 ‘렛미인’(사진제공=신시컴퍼니, 알앤디웍스, 페이즈1, 딤프사무국)“공연하는 단체는 단체대로, 취소된 단체는 단체대로 힘이 듭니다.”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공연계의 한숨은 괜한 것이 아니다. 공연 제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관료와 배우 출연료가 선지급된 경우가 대부분이니 공연 중단이나 취소 결정은 일촉즉발의 ‘생존’ 문제다.더불어 예매한 공연장의 내 좌석에 앉기까지의 과정은 다소 복잡해 졌다. 매일 소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열감지기를 지나거나 체온을 재야하고 마스크는 필수 착용이 대부분이다. 수용 객석이 1000석이 넘는 대형 극장들은 열감지기와 체온 재기로 이중 발열체크를 하기도 한다. 200석 내외 공연장은 최소의 인원들이 검표부터 체온재기, 마스크 착용 점검 등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내직원들은 극 시작 전부터 극이 진행 되는 내내 긴장을 늦출 틈이라곤 없다. 뮤지컬 ‘맘마미마!’(사진제공=신시컴퍼니)코로나19가 바꾼 연극·뮤지컬 공연장 풍경은 그야 말로 처절하다. 상황이 이러니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제작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곤 한다. 그 고민의 결과가 공연 강행이든 취소·축소·연기·잠정중단이든 고역이긴 마찬가지다. 18일 정부의 다중 시설 이용 제한 및 운영 중지 등을 골자로 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연장(4월 5일까지) 권고에 취소·축소·연기하는 공연들이 줄을 이었다.‘빌리 앨리어트’ ‘마틸다’ ‘시카고’ ‘아이다’ 등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24일 뮤지컬 ‘맘마미아’와 연극 ‘렛미인’의 취소를 알렸다. 애초 3월 8일 예정이었지만 4월 7일로 개막을 연기한 ‘맘마미아’는 22개의 아바(ABBA) 히트곡들로 넘버를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2004년 한국에서 초연돼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모녀, 사랑, 진정한 자아 찾기 등을 다룬 성장극으로 2020년에도 최정원·신영숙, 루나·이수빈, 남경주·김정민, 홍지민·김영주, 박준면·오기쁨, 이현우·성기윤 등으로 출연진을 꾸리고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28일 김태호PD와 유재석이 의기투합한 ‘놀면 뭐하니?-방구석 콘서트’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 ‘렛미인’(사진제공=신시컴퍼니)하지만 중장년층을 포함한 가족이 주요 관객층인 작품 특성과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4년만에 돌아올 예정이던 연극 ‘렛미인’은 캐스팅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만에 전격 취소 수순을 밟았다. 연극 ‘렛미인’은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제작으로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뮤지컬 ‘원스’ 등의 존 티파니 연출과 안무가 스티브 호겟, 아이슬랜드의 싱어송라이터 올라퍼 아르날즈 등이 의기투합해 초연됐다.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렛미인’(Let the right one in, 2008)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6년에 초연됐다.‘기생충’ ‘제시카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소담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정부의 권고에 더해 반드시 내한해야하는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소속 해외 스태프의 이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취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맘마미아’와 ‘렛미인’ 제작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힘을 보내는 게 맞지 않겠냐는 (박명성) 대표님의 결정”이었다며 “특히 ‘렛미인’의 경우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국가기관이다 보니 더 엄격하게 이동을 금지시키는 실정이라 스태프들의 내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선지급된 배우들의 출연료와 대관료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들에게 선지급된 출연료가 많지는 않지만 제작사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위로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며 “대관의 경우 아직 정확하게 오간 이야기는 없다”고 덧붙였다.뮤지컬 ‘마마돈크라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 페이지1)애초 지난달 28일 예정이었지만 한달 가량 미뤄 27일 개막하기로 했던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도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는 ‘사춘기’ ‘최후진술’ ‘해적’ 등으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희준 작가·박정아 작곡가·김운기 연출이 2010년 초연한 후 매시즌 재관람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달의 폭력, 엄마의 불행을 대가로 태어난 드라큘라 백작과 타고난 천재성, 병적인 수줍음으로 사회생활도, 연애도 쉽지 않은 프로페서 브이가 풀어가는 영원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기괴하지만 빠져 드는 넘버와 B급 정서들로 무장한 작품으로 고영빈·박영수·이충주·고훈정·김찬호·이승헌·장지후·노윤(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허규·송용진·송유택·조형균·백형훈·최민우가 무대에 오를 채비에 한창이었다.뮤지컬 ‘마마돈크라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 페이지1)25일 공연 취소를 알린 ‘마마돈크라이’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18일 정부의 실내 다중시설 운영 중단 권고 이후 제작사나 극장이나 고민이 많았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은 취소됐지만 “100%까지는 아니지만 배우와 스태프들 페이는 일부 지급됐다.”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도 결국 잠정연기를 알렸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딤프는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뮤지컬 본진인 미국, 영국 등을 비롯해 전세계 창작진, 배우, 스태프 등이 모이는 글로벌 행사다.애초 6월 26일부터 7월 13일까지 3주가량 진행될 예정이었던 14회 딤프는 코로나19 여파로 한반기로 축소·연기해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딤프 사무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량 확산으로 어려워진 대구시 민생 안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전세계 뮤지컬 팀이 대구시로 모이는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기도 하다.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사진제공=딤프 사무국)딤프 관계자는 이후 일정에 대해 ‘브릿지경제’에 “하반기로 잠정연기만 결정된 상태”라며 “향후 꾸준히 대구시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 행사는 축소·연기됐지만 뮤지컬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DIMF 뮤지컬스타’와 ‘DIMF 뮤지컬아카데미’는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전한 딤프 사무국은 “코로나19 상황 회복을 위해 대구시가 추진 중인 민생안정 자금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알렸다.‘맘마미아!’ ‘렛미인’ 취소에 앞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뮤지컬 ‘아이다’ 지방공연 등이 축소·취소되면서 이미 수억원의 손실이 난 신시컴퍼니나 10주년을 맞고도 공연을 취소해야했던 ‘마마돈크라이’ 제작사, 일정을 연기하고 규모를 축소한 제14회 딤프도 한반기에 라인업된 작품이나 행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들은 “경기 불황이 심화되거나 장기화될까 걱정이다. 경제 침체 심화와 장기화가 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문화·여가비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하며 한목소리로 “코로나19 사태의 빠른 종식”을 기원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7 20: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또! 오해영’…오해영과 또해영의 듀엣 넘버 ‘너와 함께’ 기대하세요!

드라마 ‘또!오해영’이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사진제공=tvN, T2N미디어)완벽한 사람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고 숨기고 싶은 비밀이나 약점 하나쯤은 있다.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저도 모르는 트라우마나 콤플렉스도 존재한다. 인간 본연의 민낯과 내면은 그렇게 완벽하지도 내내 아름답지만도 않다. 이같은 인간의 속성을 ‘이름’에 빗대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던 2016년 tvN 드라마 ‘또! 오해영’(3월 31~5월 31일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이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결혼식을 앞두고 사라져 버린 오해영(전혜빈)과 그로 인해 인생이 꼬여 버린 오해영(서현진), 학창시절부터 사사건건 비교 당하던 것으로도 모자라 같은 회사에 근무 중인 두 여자 사이에는 ‘동명이인’을 착각해 복수의 상대를 잘못 겨냥한 남자 박도경(문정혁)이 있다.집안에서 외동딸로 애지중지 자랐지만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인 오해영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또 다른 오해영(이하 또해영) 때문에 늘 뒷전이다. 선생들, 친구들 모두가 또해영에 열광하는 사이 평범하기 그지 없는 오해영은 한없이 움츠러들기 일쑤다. 뮤지컬 ‘또! 오해영’ 출연진. 위 왼쪽부터 오해영 역의 유주혜·문진아·신의정, 가운데 왼쪽부터 박도경 역의 김지온·손호영·양승호, 아래 왼쪽부터 또해영 역의 효은·산다라박(사진제공=T2N미디어)내내 또해영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렸지만 여전히 씩씩하고 밝게 생활하던 오해영은 가장 행복하고 빛나야할 결혼을 앞두고 또다시 또해영과 얽혀버린다. 그렇게 붙은 부제가 ‘운명 극복 로맨스’다.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더 피아노’ ‘은밀하게 위대하게’ ‘블루레인’ 등의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드라마 대본을 바탕으로 추정화 연출과 ‘라흐마니노프’ ‘데미안’ ‘아몬드’ ‘브라더 까라마조프’ 등의 오세혁 작·각색·연출이 이야기를 변주했다. 더불어 드라마 만큼 사랑받았던 OST ‘사르르’ ‘사랑이 뭔데’ ‘꿈처럼’ ‘너였다면’ 네곡을 비롯해 허수현 작곡가가 창작한 곡들로 넘버를 꾸렸다.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았고 제 할 일에도 열심이며 모든 것을 던져 연애도 하고 있는 오해영의 삶은 꽤 행복하고 충만하며 풍요롭다.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또해영만 아니라면. 또해영은 누구나 감탄할 외모에 똑똑하기까지 하지만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랑받는 오해영이 마냥 부럽다.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또! 오해영’은 오해영과 박도경의 로맨스는 물론 똑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너무 다른 두 오해영에 집중한다. 내 결핍으로 보이지 않던 상대의 결핍이 보이는 순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하는 두 오해영의 우정에 로맨스만큼의 무게를 싣는다.추정화 연출은 ‘브릿지경제’에 “도경과 해영의 사랑이야기도 물론 다루지만 오해영과 또해영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심도있게 다루려고 한다”고 드라마와의 차별점을 전했다. 이어 “삼각관계 속에서 경쟁만이 아닌 서로를 통해 치유받고 성장하는 스토리”라며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 없다. 두 오해영의 사랑과 우정 뿐 아니라 주변인물들도 각자가 가진 결핍과 그 결핍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따른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또! 오해영’이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드라마 박수경 역의 예지원, 뮤지컬 수경 역의 전혜선·고은영, 드라마 이진상 역의 김지석, 뮤지컬 진상 역의 조풍래·허규(사진제공=tvN, T2N미디어)모두의 결핍과 성장을 다루는 뮤지컬 ‘또! 오해영’에서 눈여겨 볼 지점은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실력파 배우들과 아이돌그룹 멤버들로 꾸려진 출연진이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인정받는 문진아·신의정·유주혜(이하 가나다 순)가 오해영으로, 투애니원(2ne1) 산다라박과 걸그룹 스텔라의 멤버 효은이 또해영으로 무대에 오른다. 두 여자에게 사랑받는 박도경에는 ‘호프’ ‘달을 품은 슈퍼맨’ ‘정글라이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김지온을 비롯해 GOD 손호영, 엠블랙의 승호가 트리플캐스팅됐다. 박도경의 누나로 오해영의 상사이기도 한 박수경은 ‘헤드윅’ ‘블랙메리포핀스’ ‘풍월주’ 등의 전혜선, ‘김동욱찾기’ ‘킹키부츠’ 등의 고은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도경의 친구이자 수경과 묘한 관계에 놓이는 이진상은 ‘마마돈크라이’ ‘에드거 앨런 포’ ‘미아 파밀리아’ ‘트레이스 유’ 등의 허규와 ‘윤동주, 달을 쏘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보도지침’ 등의 조풍래가 더블캐스팅됐다. 더불어 장예원·장이주가 오해영의 모정 넘치는 엄마 황덕이로, 구준모·조은솔이 오해영과 결혼하려다 박도경에게 날벼락(?)을 맞는 한태진으로 캐스팅됐다. '또! 오해영'으로 뮤지컬 데뷔하는 산다라박(사진제공=T2N미디어)‘또! 오해영’은 투애니원 산다라박의 뮤지컬 데뷔작이기도 하다. “뮤지컬이라는 부담감”에 제작사의 출연제의를 고사했던 산다라박은 “뮤지컬을 한다면 너무 좋아했던 ‘또! 오해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알려진다. 삼고초려와 긴 연습과정을 거치며 또해영으로 뮤지컬 데뷔를 앞두고 있는 산다라박은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너와 함께’를 꼽았다. 산다라박은 “드라마를 볼 때는 ‘꿈처럼’이 좋았는데 뮤지컬을 연습하면서는 마지막에 두 오해영이 부르는 듀엣 넘버 ‘너와 함께’를 부를 때가 너무 좋다”며 “뮤지컬 하기를 잘했다”고 밝혔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5 1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세명의 헬퍼봇과 세명의 헤드윅이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조정석유연석정문성 3명의 헤드윅과 전미도정문성문태유 3명의 헬퍼봇이 있다(사진=브릿지경제DB, 대명문화공장, 쇼노트, tvN 제공)‘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신원호 연출·이우정 작가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주목받고 있다. 스무살 청춘부터 그만큼을 함께 한 다섯 명의 의과대학교수이자 전문의의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다. 99학번 마흔살의 의사들이 여전히 배우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간담췌외과 조교수 이익준 역의 조정석,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 유연석, 흉부외과 부교수 김준완 정경호, 산부인과 조교수 양석형 김대명,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 전미도를 비롯한 율제병원 사람들 중에는 무대 경험을 가진 배우들로 즐비하다.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했던 조정석(위부터), 유연석, 정문성(사진=브릿지경제DB, tvN, 쇼노트 제공)그 배우들 중에는 3명의 헤드윅과 헬퍼봇이 있어 흥미를 자아내기도 한다.    마흔을 맞은 의사들 중 관심이 주목된 인물은 다섯 동창의 중심이며 병원의 핵심인물이기도 한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 역의 전미도였다. ‘마더’에서 잔인한 아동 연쇄 살인마 설악(손석구)에게 아이를 잃은 엄마로 잠깐 얼굴을 내비친 것이 드라마 경력의 전부였던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로 전격 캐스팅돼 눈길을 끌었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등 주연급 연기자들 사이에 ‘전미도’라는 이름은 낯설기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 ‘스위니토드’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는 뮤지컬·연극계에서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신뢰하게 만드는 배우다.  “전미도잖아요.”전미도와 뮤지컬 ‘베르테르’ ‘스위니토드’ ‘맨 오브 라만차’ ‘닥터지바고’ 등으로 호흡을 맞춘 그 유명한 조승우도, 공연계 꽤 이름난 김광보 연출이자 서울시극단장도, 오페라 ‘리타’의 연출과 드라마투르그(극단에 상주하는 비평가로서 희곡의 창작과정에서부터 프로그램의 제작ㆍ캐스팅ㆍ리허설ㆍ공연 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공연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로 함께 작업한 양준모도, ‘베르테르’에서 약혼자 알베르토로 한 무대에 섰던 문종원도 한목소리로 외친 이름이기도 하다.그 전미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기술이 최첨단화되면서 인간에게 버림받고 폐기처분될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던 헬퍼봇들의 이야기다.배우 전미도(사진=브릿지경제DB)재즈 마니아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제주도로 간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는 헬퍼봇 올리버와 인간에게 받은 상처를 감추고 애써 밝게 살아가는 클레어의 지극히 인간적이고 따뜻한 로맨스를 담고 있다. 전미도는 이 작품에서 상처를 애써 감추며 살아가는 헬퍼봇 클레어를 연기했다. 2015년 기획·개발단계부터 함께 하며 2016년 초연, 2017년 앙코르까지를 함께 했다. 초연과 앙코르까지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가 흉부외과의 괴짜 치프 레지던트 도재학 역의 정문성이다. 더불어 채송화의 후배이자 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 용석민으로 출연 중인 문태유는 전미도·정문성의 뒤를 이어 2018년 재연에서 올리버로 출연하기도 했다.‘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 중인 전미도와 정문성, 문태유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헬퍼봇을 연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미도, 초연과 앙코르에서 클레어와 올리버로 호흡을 맞춘 전미도(왼쪽)와 정문성의 공연 장면, 정문성, 문태유 공연 장면, 문태유(사진=브릿지경제DB, tvN, 대명문화공장 제공)전미도와 초·재연 ‘어쩌면 해피엔딩’을 함께 한 정문성은 ‘사의찬미’ ‘구텐버그’ 등 다양한 뮤지컬, 연극 무대에 올랐던 배우로 최근 막을 내린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 작가 데뷔작 ‘방법’을 비롯해 ‘해치’ ‘라이프’ 등 드라마 다수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 정문성의 최근작은 ‘헤드윅’으로 2016년 처음 합류해 2017년, 2019년까지 헤드윅으로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서 배우생활을 시작한 조정석도 2006년 세 번째 시즌에 처음 합류해 2008년, 2011년, 2016년까지 헤드윅으로 분했고 유연석도 2017년 시즌에 첫 헤드윅으로 무대에 올랐으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세명의 헤드윅과 헬퍼봇이 어우러지는 진풍경(?)의 장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4 17:00 허미선 기자

사상 초유의 두 단장 체제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 자진 사퇴로 일단락

사상 초유의 두 단장 체제를 맞았던 국립오페라단이 윤호근 예술감독의 자진 사퇴로 일단락됐다(사진=브릿지경제 DB, 국립오페라단)제12대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이 24일 자신 사퇴했다. 국립오페라단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호근 예술감독이 “혼란을 방지하고 조직운영 정상화와 대한민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2020.3.24.일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문화예술단체장, 국립오페라단 임원,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임 행사를 개최하고 송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윤호근 예술감독 겸 단장은 지난해 5월, 취임(2018년 2월) 1년 3개월 만에 채용비리에 연루돼 해임됐다. 이에 같은 해 6월 윤 감독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지난 6일 서초동 행정법원에서 열린 소송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원고 승소와 해임 처분 집행을 최종 확정까지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국립오페라단은 윤 단장(임기 2021년 2월 8일까지)과 그의 해임 후 지난해 10월 부임한 박형식 신임 단장(임기 2022년 9월 30일까지), 두 단장 체제가 불가피했었다. 국립오페라단 초유의 두 단장 체제는 윤호근 단장이 자진 사퇴를 결정하고 문체부가 항소를 포기함으로서 18일만에 일단락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4 16:26 허미선 기자

제14회 딤프, 하반기로 축소·연기 “대구시 코로나19 상황 회복에 적극 협조”

6월 26일 개막 예정이던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하반기로 잠정연기됐다.(사진제공=DIMF사무국)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이 결국 잠정연기된다. 올해 딤프는 애초 6월 26일부터 7월 13일까지 3주가량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대량 확산으로 어려워진 대구시 민생 안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딤프 사무국은 “코로나19 상황 회복을 위해 대구시가 추진 중인 민생안정 자금마련에 적극 협조하고자 제14회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축소 및 연기하게 됐다”며 “작지만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하반기에 다시 찾아봽겠다”고 알렸다.더불어 무섭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펜데믹(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뮤지컬 팀이 대구시로 모여드는 국제행사를 강행하기에는 위험이 따르는 상황이기도 하다.딤프 관계자는 이후 일정에 대해 ‘브릿지경제’에 “하반기로 잠정연기만 결정된 상태”라며 “꾸준히 대구시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 행사는 축소·연기됐지만 뮤지컬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DIMF 뮤지컬스타’와 ‘DIMF 뮤지컬아카데미’는 계획대로 추진된다.사무국은 “차세대 뮤지컬 인재들과 지역 예술인 육성 및 기회 제공을 위해 기존대로 추진하되 참가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기원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3 21:00 허미선 기자

해외 관객이 열광한 뮤지컬 톱10…영어권 ‘귀환’, 일어권 ‘엑스칼리버’,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

왼쪽부터 영어권 관객이 가장 많이 본 뮤지컬 '귀환', 일본어권 '엑스칼리버',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사진제공=육군본보, 인사이트먼트, EMK뮤지컬, 쇼노트)지난 한해 동안 영문·일문·중문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예매한 해외 관객들이 열광한 뮤지컬 톱10이 발표됐다. 2019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판매된 티켓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어권 관객은 ‘귀환’, 일어권은 ‘엑스칼리버’, 중국어권은 ‘신흥무관학교’를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분석됐다.2018년보다 34% 증가한 2019년의 해외 관객(티켓 판매 금액 기준) 중에는 영어권이 45%, 일어 38.1%, 중국어가 21.3%에 이른다. 한국에서 개최된 콘서트와 뮤지컬 등 공연을 본 영어, 일어, 중국어권 관객들은 2018년보다 각각 58.5%, 20.6%, 22.2%의 비용을 더 지출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관람 장르는 콘서트와 뮤지컬로 양분되는데 영어권(콘서트 78,9%, 뮤지컬 19.8%), 중국어권(콘서트 84.3%, 뮤지컬 15.1%) 관객은 콘서트를 주로 관람했다. 반면 일어권 관객은 뮤지컬(58.1%)을 콘서트(40.1%)보다 더 많이 관람했다. 하지만 2018년의 뮤지컬 관람 비율(71.4%)에 비하면 크게 하락했다. 이는 콘서트 관람 일본어 관객이 두배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콘서트의 장르별 예매자 비율은 영어권(49.0%, 일어권 23.4%, 중화권 27.6%)이 월등히 높았고 뮤지컬은 일어권 관객(66.4%, 영어권 24.0%, 중화권 9.6%)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콘서트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제외되면서 BTS에 몰렸다면 뮤지컬은 각 언어권별로 1위 작품이 달랐다.영어권 ‘귀환’ 그리고 ‘푸에르자 부르타’ ‘라이언 킹 인터내셔널 투어’ 등 오리지널영어권, 일어권, 중국어권 모두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출연한 작품들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각 권역별 선호되는 그룹에 따라 순위 차이는 나지만 군입대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군 뮤지컬 ‘귀환’과 ‘신흥무관학교’ ‘엑스칼리버’ 등과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그날들’ ‘마리 앙투아네트’ ‘스위니토드’ ‘웃는 남자’ 등이 순위권에 포진했다. 영어권 관객들이 가장 많이 본 뮤지컬은 ‘귀환’이다. 육군본부가 주최·주관하는 작품으로 6.25 참전용사 김승호가 전우들의 유해를 찾는 여정을 따른다. 6.25 당시 전사한 친구들에게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여생을 보내온 김승호와 유해발굴단에 소속된 그의 손자 김현민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의 작품으로 샤이니의 온유 이진기·엑소 시우민 김민석, 이재균·빅스 차학연, 2AM 조권·고은성, 인피니트 김성규·워너원 윤지성 등 군 복무 중인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출연한다. 일어권에서는 3위, 중국어권에서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주로 관람하는 영어권 관객들의 특징은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부산’ 등 오리지널 버전의 공연들을 선호했다는 것이다.일어권 ‘엑스칼리버’ 그리고 라이선스 혹은 유명 작품일어권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엑스칼리버’다. 영국 고전 ‘아서왕의 전설’을 변주한 작품으로 내 안의 악을 상징하는 ‘용’을 이겨내고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아더의 여정을 따른다. ‘지킬앤하이드’ ‘웃는 남자’ ‘시라노’ ‘몬테크리스토’ ‘더 라스트 키스’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의 히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1990년대 후반부터 준비해온 작품이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JYJ 김준수와 카이,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도겸이 소년에서 진정한 왕, 참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아더로 무대에 올랐다. 그의 곁을 지키는 뛰어난 기사이자 리더 랜슬럿은 오래도록 일본 뮤지컬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엄기준과 가수 출신의 이지훈 그리고 ‘웃는 남자’ ‘킹키부츠’ ‘엘리자벳’ 등의 신예 박강현이 연기했다.영어권에서는 3위, 중국어권에서는 7위다. 일본어권 순위의 특징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출연과 더불어 글로벌 라이선스 혹은 유명 글로벌 창작진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 19금 ‘미스터쇼’와 ‘광염소나타’중국어권에서 가장 사랑받은 작품은 ‘신흥무관학교’다. ‘마인’ ‘프라미스’에 이은 육군 제작 뮤지컬로 일제강점기를 살며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이름모를 청춘들의 이야기다. 실제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우당 이회영, 이상룡, 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 등 실존인물들과 그곳에서 만나 벗이 되고 적이 됐을 이들을 빗댄 가상 캐릭터들이 어우러진다. 한류스타 지창욱, 배우 강하늘과 고은성을 비롯해 샤이니 온유, 인피니트 김성규, 2AM 조권 등 군복무 중인 아이들그룹 멤버들이 출연했다. 정상에 오른 ‘신흥무관학교’는 2018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시즌이다. 영어권과 일어권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중국어권 톱10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3, 4위에 이름을 올린 ‘미스터쇼’와 ‘광염소나타’다. ‘미스터쇼’는 ‘안나 카레니나’ ‘에어포트 베이비’ ‘넥스트 투 노멀’ ‘아이다’ ‘시카고’ 등의 연출, 음악수퍼바이저, 배우인 박칼린 연출작으로 여자들만을 위한 19금쇼를 표방한다.라스베이거스의 ‘치펜데일’(Chippendale)을 비롯해 ‘매직 맨 라이브’(Magic Men Live), ‘어시 헝크스’(Aussie Hunks), ‘피프티 셰이드 오브 맨’(50 Shades of Men) 등 류의 ‘메일 리뷰’(Male Revue)다.‘광염소나타’는 김동인의 동명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창작을 향한 광기를 다룬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올해의 신작’에 선정돼 트라이아웃 공연된 후 같은 해 초연에 이어 2019년 두 번째 시즌까지 공연됐다.살인까지 저지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나타를 완성하고자 하는 창작욕과 인간의 양심 사이에서 고뇌하는 작곡가 J, 그의 친구이자 열등감 대상인 천재 작곡가 S, 자신의 성공과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J를 다그치는 저명한 교수 K가 엮어가는 3인 뮤지컬이다.4위에 오른 ‘광염소나타’는 두 번째 시즌으로 초연에서 J로 분한 문태유·박한근, S 김지철, K 이선근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려욱, 빅스 켄, 이지훈이 각각 J, S, K로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1 15:10 허미선 기자

[이번주 캐스팅] 뮤지컬 ‘모차르트!’ ‘사운드 오브 뮤직’, 연극 ‘렛미인’ ‘쉬어매드니스’

뮤지컬 ‘모차르트!’ 김준수·박강현, 청바지의 아마데우스로! 2018년 전역 후 ‘엘리자벳’ 죽음, ‘엑스칼리버’ 아더, ‘드라큘라’ 등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준수가 뮤지컬 데뷔작인 ‘모차르트!’(6월 11~8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0주년을 맞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 다시 돌아온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레베카’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내년에 선보일 ‘베토벤’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작으로 1999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됐다.평범하고 자유로운 삶을 갈구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그의 내면에 자리 잡은 천재성을 상징하는 소년 아마데가 연대하고 갈등하며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따른다. 뮤지컬 ‘모차르트!’ 김준수(사진제공=EMK뮤지컬)한국에서는 2010년 초연돼 2011년, 2012년, 2014년, 2016년까지 공연됐고 2020년 10주년을 맞아 여섯 번째 시즌을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투란도트’ ‘바람의 나라’ ‘피맛골 연가’ ‘로미오와 줄리엣’, 무용극 ‘신시’ 등의 유희성 서울예술단장의 연출작이다. 초연 배우인 김준수를 비롯해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웃는 남자’ ‘킹키부츠’ ‘엑스칼리버’ 등 박강현도 ‘모차르트!’에 첫 도전한다.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송일국·박성훈, 배다해·이연경, AOA 유나·서유진, 허도영 외‘도레미송’으로도 유명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4월 28~5월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송일국, 배다해 등과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이 함께 한다.193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오스트리아의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마리아 어거스타 트랩의 ‘더 트랩 패밀리 싱어’(The Trapp Family Singers)를 원작으로 한다.195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1965년에는 로버트 와이즈 감독, 줄리 엔드류스 등 출연 영화로 만들어져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견습 수녀 마리아가 임시 가정교사로 퇴역장군 본 트랩 대령과 그의 아이들을 만나 사랑하고 보듬으며 성장하는 여정을 따른다.뮤지컬 ‘미인’ ‘로빈’ ‘사랑했어요’ ‘니진스키’ 등의 정태영 연출,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작은 아씨들’ ‘빅 피쉬’ ‘엑스칼리버’ ‘팬텀’ ‘더 라스트 키스’ 등의 번역·가사·작곡·윤색 작업을 함께 한 박천휘 번역가·작사가, 뮤지컬 ‘그날들’ ‘투란도트’ ‘만덕’ 등의 장소영 음악감독, 뮤지컬 ‘엘리자벳’ ‘광화문연가’ ‘애니’ ‘프랑켄슈타인’ ‘명성황후’ 등의 서병구 안무가 등이 의기투합했다.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견습 수녀이자 트랩가의 임시 가정교사 마리아는 ‘벽을 뚫는 남자’ ‘셜록 홈즈’ 등의 배다해와 서울시뮤지컬단의 이연경, 사별 후 마음을 닫아버린 퇴역 해군장교 본 트랩 대령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대학살의 신’ ‘나는 너다’의 송일국과 서울시뮤지컬단원 박성훈이 더블캐스팅됐다. 첫사랑과 성장통으로 ‘식스틴 고잉 온 세븐틴’(Sixteen Going on Seventeen)을 부르는 트랩가의 장녀 리즐은 걸그룹 AOA의 유나와 서울시뮤지컬단의 서유진이, 그 리즐의 첫사랑인 우편배달부 롤프는 허도영이 연기한다.트랩가의 아이들을 연기할 아역 배우들은 400여명이 경쟁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웃는 남자’ ‘빌리 엘리어트’ ‘뉴시즈’ 등의 한우종, ‘애니’의 김태희를 비롯해 유다영, 윤이섭, 김가온, 이은아 등이 함께 한다.연극 ‘렛미인’ 이예은·권슬아, 정휘·박재석 외  연극 ‘렛미인’ 일라이 권슬아(왼쪽)와 오스카 박재석(사진제공=신시컴퍼니)섬뜩한 만큼 달콤하고 쓸쓸한 만큼 따뜻하며 순수한 만큼 매혹적인 뱀파이어의 사랑이야기 ‘렛미인’(4월 30~6월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이 4년만에 돌아온다.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그를 사랑하는 소년 오스카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의 박소담을 처음 무대에 올렸던 작품이다.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렛미인’(Let the right one in, 2008)을 바탕으로 한다.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제작으로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뮤지컬 ‘원스’ 등의 존 티파니 연출과 안무가 스티브 호겟, 아이슬랜드의 싱어송라이터 올라퍼 아르날즈 등이 의기투합해 초연됐다.연극 ‘렛미인’ 일라이 이예은(왼쪽)와 오스카 정휘(사진제공=신시컴퍼니)한국에서는 2016년 박소담·이은지, 안승균·오승훈 등의 신인 배우들로 출연진을 꾸려 초연됐다. 4년만에 돌아오는 재연에서도 이예은·권슬아, 정휘·박재석이 각각 350대1,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일라이와 오스카로 발탁됐다. 권슬아는 초연 당시 오디션을 거쳐 일라이로 발탁된 박소담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후배로 “선배의 ‘렛미인’ 합격 일화가 유명했었다”며 “오디션 공고를 보자마자 도전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연극 '쉬어매드니스' 10차 프로덕션 출연진(사진제공=콘텐츠플래닝)‘꽃보다 남자’ ‘모범생들’ ‘여신님이 보고 계셔’ ‘베어 더 뮤지컬’ ‘랭보’ ‘블랙 메리 포핀스’ ‘이토록 보통의’ ‘에쿠우스’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왔던 정휘는 2016년 오디션 당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배우다. 그의 표현대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해” 오스카로 발탁됐다.연극 ‘쉬어매드니스’ 10차 프로덕션, 임정균·이승진, 최윤영·진혜원 외 이시강, 전정관, 정성일, 이현진 등을 배출한 오픈런 연극 ‘쉬어매드니스’가 2020년 상반기를 이끌 10차 프로덕션(4월 3~9월 27일까지 콘텐츠박스) 캐스팅을 공개했다.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미용실 ‘쉬어매드니스’ 위층에서 발생한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 살인사건의 범인을 관객과 함께 추리해가는 이머시브 형식의 코믹 수사극이다.1980년 미국 보스턴 초연 이래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6년 라이선스 초연됐다. 음흉하면서도 열정적인 쉬어매드니스 미용실 원장 조지 조호진은 임정균·이승진, 미용사 수지 장미숙은 최윤영과 파아브돌스 출신의 진혜원이 번갈아 연기한다.골동품 판매상 오준수로는 김번영·권영민, 미용실 단골손님으로 수다스러운 부잣집의 한보현 여사로는 김유리·김아라, 베테랑 형사 강우진으로는 김경호·임수형, 열정만 앞서는 신참형사 조영민으로는 지영호·이인규가 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0 20:0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코로나19’에 ‘랜선’ 극장·전시장 러시…뉴욕 메트오페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까지

‘피켓팅’이라고 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티켓팅, 고가의 가격, 물리적 거리 등으로 좀체 보기 어려웠던 고품격 공연·전시들이 무료 온라인 콘텐츠로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은 물론 유럽, 미국 등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취소된 공연,전시들이 ‘랜선’ 극장·전시장으로 옮겨 관객들 만나기에 나섰다.이는 코로나19로 바깥나들이가 어려운 이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각 단체별 아카이브, 관객과 만날 새로운 유통 채널 실험 등 긍정적 효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라 트라비아타’ ‘연대의 딸’ ‘유진 오네긴’ 등 뉴욕 메트오페라의 향연뉴욕 메트오페라 온라인에서는 ‘라 트라비아타’ ‘연대의 딸’ ‘유진 오네긴’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위부터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사진출처=메트오페라 홈페이지)미국 뉴욕시 소재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The Metropolita Opera, 이하 메트 오페라)는 3월 공연을 모두 취소하면서 2007~2018년 공연됐던 오페라를 인터넷으로 무료 제공한다.오후 7시 30분(이하 EDT 기준 현지시간)부터 다음날 오후 3시 30분까지 20시간 동안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18, 19일에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La Boheme)과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l Trovatore)가 공연됐고 20일에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21일 도제니티 ‘연대의 딸’(La Fille du Regiment), 22일 도제니티 ‘람메르 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 23일 차이콥스키 ‘유진 오네긴’(Eugene Onegin)을 시청할 수 있다.오늘(20일)부터 관람 가능한 ‘라 트라비아타’는 2018년 12월 공연됐던 작품으로 2016년 임명된 메트오페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세갱(Yannick Nezet-Seguin) 지휘,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 페루 출신의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Juan Diego Florez), 바리톤 퀸 켈시(Quinn Kelsey)가 출연한다.21일 ‘연대의 딸’은 전장에서 발견돼 프랑스 연대에 의해 성장한 마리와 그녀를 사랑하는 농부 토니오의 코믹 로맨스다. 이번에 스트리밍되는 ‘연대의 딸’은 2008년 4월 작품으로 마르코 아르밀리아토(Marco Armiliato) 지휘, 프랑스 연극배우 출신의 레쩨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높은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성악가) 나탈리 드세이(Natalie Dessay)와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호흡을 맞춘다.22일 스트리밍될 ‘람메르 무어의 루치아’는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원수임을 모른채 사랑에 빠진 루치아와 에드가르도의 아름답지만 처절한 사랑이야기다. 사랑하는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한 루치아의 오빠 엔리코의 계략으로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따른다. 마르코 아르밀리아토가 지휘한 2009년 2월 버전으로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 테너 피오트르 베찰라(Piotr Beczała), 바리톤 마리우쉬 크비에치엔(Mariusz Kwiecien) 등이 출연한다.23일 스트리밍될 ‘유진 오네긴’은 푸쉬킨의 장편소설 ‘예프게니 오네긴’을 극화한 작품이다. 시골처녀 타티아나와 대도시에서 온 오네긴의 사랑과 후회, 결혼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다. 스트리밍되는 버전은 2007년 2월 공연된 작품으로 마린스키 극장 총감독 및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마린스키 아카데미를 설립한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지휘로 르네 플레밍(Renee Fleming), 라몬 바르가스(Ramon Vargas), 드미트리 호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가 함께 한다.간단한 회원가입으로 무제한 감상…빈 국립오페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사진=베를린 필하모닉 홈페이지)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State Opera House)도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다음달 2일까지 매일 오후 5시 혹은 7시부터 무료 공연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 19일엔 베르디의 3막짜리 오페라부파 ‘팔스타프’(Falstaff, 2016년 12월 주빈 메타, 이하 괄호 안 원제·공연시기·지휘자), 20일 푸치니의 ‘토스카’(Tosca, 2015년 12월 댄 에팅거), 21일 로시니 ‘신데렐라’(La Cenerentola, 2018년 2월 장-크리스토프 스피노시), 22일 바그너 ‘니벨룽겐의 반지’ 제3부(제2야) ‘지크프리트’(Siegfried, 2019년 1월 악셀 코버)를 만날 수 있다.이어 23일 ‘토스카’(2019년 2월 마르코 아르밀리아토), 24일 도제니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2017년 2월 마르코 아르밀리아토), 25일 ‘신데렐라’(2016년 11월 스페란차 스카푸치), 26일 ‘토스카’(2019년 1월 마르코 아르밀리아토), 27일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2016년 6월 코넬리우스 마이스터), 28일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 2019년 2월 알셀 코버), 29일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 2017년 2월 플라시도 도밍고)이 스트리밍 서비스된다. 30일에는 ‘피가로의 결혼’(2016년 6월 코넬리우스 마이스터), 31일 ‘사랑의 묘약’(2018년 11월 스페란차 스카푸치), 4월 1일 스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Die Frau ohne Schatten, 크리스티안 틸레만), 2일 입센의 5막짜리 극시를 바탕으로 한 발레극 ‘페르귄트’(Peer Gynt, 2018년 12월 시몬 휴이트)를 연달아 선보인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디지털 콘서트 홀’에서 31일까지 신규가입 후 무료이용 바우처를 등록한 회원들에게 한달 동안 600여개의 공연실황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간단한 회원가입 후 패스워드에 ‘BERLINPHIL’을 입력하면 된다.랜선에서 만나는 예술의전당연극 ‘페리클레스’(사진제공=예술의전당)예술의전당도 7편의 연극, 클래식 공연, 발레 등을 유튜브로 스트리밍 서비스한다. 예술의전당은 2013년부터 공연예술 영상화 프로젝트인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운영해 왔다. ‘싹 온 스크린’은 애초 문화 소외지역, 소규모 문화시설, 군부대, 학교, 각종 보호시설, 해외 문화원을 통한 교민과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상영돼 왔다. 유튜브에서는 20일 연극 ‘보물섬’, 21일 유니버설 발레단 ‘심청’, 24일 ‘노부스 콰르텟’, 25일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26일 연극 ‘인형의 집’, 27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신세계로부터’, 연극 ‘페리클레스’를 연달아 만날 수 있다.연극 ‘보물섬’은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소년 짐 호킨스가 의사 리브지, 지주 트렐로니, 스몰렛 선장, 요리사 존 실버 등과 함께 겪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뮤지컬 ‘데미안’ ‘쓰릴미’ ‘어린왕자’ ‘아랑가’ ‘마리아 마리아’, 연극 ‘추남, 미녀’ 등의 이대웅 연출작이다.유니버설발레단 ‘심청’(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발레 ‘심청’은 한국 전통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를 서양의 클래식 장르인 발레로 풀어낸 작품이다. 1986년 초연 후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의 워싱턴·뉴욕 등 15개국 40여개 도시의 무대에 올라 사랑받은 창작발레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동양 특유의 효 사상, 민간신앙, 부녀의 정, 로맨스 등을 발레 음악과 동작으로 풀어내는 작품으로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배 위 선원들의 역동적인 군무, 영상으로 투사되는 바다 속 심청, 바다 요정 및 왕궁 궁녀들의 아름다운 군무, 달빛 아래서 사랑을 속삭이는 ‘문라이트’ 파드되(2인무) 등이 볼거리다.연극 ‘페리클레스’는 셰익스피어 원작을 무대로 올린 작품으로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사랑에 실패하고 아내 타이사, 딸 마리나 등을 잃고 떠도는 비극적인 행보를 따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총연출가이자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해롤드 모드’ 등의 양정웅 연출작이다. 유인촌이 노년의 페리클레스와 해설자 가우어를, 그의 아들 남윤호가 젊은 페리클레스를 연기했다.세종문화회관 ‘힘내라 콘서트’(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주말이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내 손안에 극장’ 세종문화회관은 14일부터 4월 5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유튜브를 통해 대표 레퍼토리 공연 다시 보기를 제공한다.지난 주말 세종솔로이스츠와 앙상블오푸스를 제공했던 ‘내 손안에 극장’에서는 ‘모차르트와 모짜렐라의 마술피리 이야기’(21일), 오페라 ‘돈 조반니’(22일), ‘베토벤의 비밀노트’(28일), ‘극장 앞 독립군(29일), ’열혈건반1-더 듀오‘(4월 4일), ’열혈건반2-쇼팽 그리고 쇼팽‘(5일)을 차례로 스트리밍한다.‘모차르트와 모짜렐라의 마술피리 이야기’ ‘베토벤의 비밀노트’는 클래식 음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들이다.아이들에게 클래식을 보다 친근하고 쉽게 들려주는 작품들로 오페라 ‘마술피리’의 유명 아리아를 비롯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지크’ ‘교향곡 40번’,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과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운명교향곡’ 등을 만날 수 있다. ‘극장 앞 독립군’은 서울시 산하의 7개 예술단체 단원들이 총출동한 세종문화회관 최초의 통합 브랜딩 공연으로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 등 항일 무장투쟁을 진두지휘했던 홍범도 장군이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문지기로 살았던 말년의 삶을 조명한다. 김광보 총연출, 고연옥 작가, 나인실 음악감독, 정혜진 총안무, 강신구, 허도영, 박성훈, 유미, 최나라, 주성중, 이지연 등이 출연했다.‘힘내라 콘서트’ 두 번째 작품인 서울시무용단의 ‘놋’(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지난 공연 다시 보기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취소된 공연들 중 선정한 10작품을 온라인 생중계하는 ‘힘내라 콘서트’를 시작한다. 2020 세종시즌 프로그램으로 라인업됐지만 코로나19로 취소된 자체공연 및 대관 공연 5작품과 ‘공연예술분야 피해 상담창구’를 운영 중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추천한 작품들 중 5작품을 골라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네이버 TV 공연 LIVE’로 생중계한다. 3월 31일 ‘오페라 마티네-오페라 톡톡 로시니’를 시작으로 2020세종 시즌 개막작인 서울시무용단의 ‘놋’(No One There, 4월 18일)으로 이어지는 ‘힘내라 콘서트’에 선정된 10팀에게는 공연장과 제작비 최대 3000만원, 촬영을 포함한 온라인 중계 및 홍보를 지원한다.국악풍류! 서울돈화문국악당 ‘운당여관 음악회’, VR 콘텐츠로 승부하는 국립국악원 매일 오전 11시 열리는 ‘일일국악’(사진제공=국립국악원)랜선 공연장에서는 국악의 풍류도 만끽할 수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기획공연들을 ‘운당여관 음악회’(3월 19~29일)라는 타이틀로 매주 목·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3시에 온라인 생중계한다.과거 작가, 화가, 음악가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아지트 ‘운당여관’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젊은 국악인들과 함께 랜선 토크콘서트로 꾸린다. 주목받는 국악팀의 다채로운 무대를 비롯해 음악세계, 창작 비하인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19일 입과손스튜디오로 시작한 ‘운당여관 음악회’에는는 20일 25현 가야금 연주자 서정민, 21일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 창극배우로 활동 중인 소리꾼 장서윤, 22일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피리·아쟁·장구·어쿠스틱 기타 연주자가 모인 불세출, 26일 정가 보컬리스트 장명서, 28일 록·재즈·EDM 등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거문고 연주자 황진아, 29일 한국 전통 악기와 서양 클래식 악기가 어우러지는 음악그룹 나무가 출연한다.국립국악원은 VR 콘텐츠 37종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다. 이번에 제공되는 VR 콘텐츠는 8K 고해상도로 촬영돼 연주자의 손끝에서 구현되는 섬세한 울림, 무용가의 작은 떨림 등 세세한 예술적 행위까지 담아낸다.사물놀이, 시나위 같은 기악과 승무, 부채춤, 장구춤, 진주검무, 동래학춤, 설장구춤 등의 전통무용, 판굿 등 연희와 ‘춘향전’ 사랑가 등의 창극과 씻김굿 등 총 37가지 레퍼토리가 라인업됐다. 더불어 4월 14일까지는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네이버TV 등을 통해 매일 한편의 국악 공연을 선사하는 ‘일일국악’도 운영한다.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랜선 전시관 개관‘덕수궁-서울 야외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 화면(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공연 뿐 아니라 전시장들도 온라인 열풍에 합류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유튜브 MMCA TV를 통해 학예사가 함께 하는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덕수궁-서울 야외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등 10개의 전시투어를 영상으로 제공한다.올해 개막하는 덕수궁관의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 전시투어 영상을 비롯해 하반기 개최될 과천관의 ‘한국 공예 지평의 재구성 5070’展은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제작될 예정이기도 하다.전문 학예사와 함께 하는 전시투어와 더불어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소장품 강좌’ ‘한국 근·현대미술사 아카데미’, 올해의 작가상 2019 참여 작가 인터뷰, 2019년 개최된 ‘미술관교육 국제 심포지엄’ 중계 영상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 및 강연 영상도 만날 수 있다.‘가야본성 칼과 현’ VR 온라인 전시(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VR과 동영상으로 제작된 전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미 폐막한 ‘가야본성 칼과 현’ 특별전은 VR로, 특별전시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과 새단장한 세계문화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로마 이전 에르투리아’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등은 UCC(User Created Contents)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4월 말까지 임시휴관을 결정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최근 개최됐던 ‘소리, 역사를 담다’ 특별전과 ‘1950년대 한국영화, 새로운 시대를 열다’ 특별전을 온라인 VR 전시 형태로 제공한다. 더불어 26일에는 세종문화회관과 공동주최로 음악과 함께 하는 시낭송 ‘아우내의 새’를 유튜브로 중계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0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나’ 하나쯤이야, 나대한 국립발레단 최초 해고 사태…정부의 국립예술단 단속 불렀다

국립발레단 유사 이래 최초로 해고된 코르 드 발레 나대한(사진=Mnet)자체 자가격리 중 연인과 함께 한 일본여행의 후폭풍은 거셌다. 직·단원 보호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차원에서 진행된 자체 자가격리 기간 동안 일본 여행을 다녀온 국립발레단의 코르 드 발레(Corps De Ballet, 군무 무용수) 나대한이 해고됐다. 3월 1일 SNS에 업로드된 사진으로 알려진 나대한의 일본여행(2월 27, 28일)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급기야 ‘해고’로 이어졌다. 경고ㆍ견책ㆍ감봉ㆍ정직ㆍ해임 중 최고 수준의 징계로 1962년 창단해 58년을 이어온 국립발레단 유사 이래 최초의 해고 사례다.국립발레단은 정당한 이유 없이 7일 이상 연속 무단결근, 고의 또는 과실로 발레단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끼쳤을 때, 성희롱 등 사유로 발레단의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때 단원을 해고할 수 있는 내부 규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국립발레단은 2월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2월 24~3월 1일 자체적으로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그 기간 동안 일본여행을 다녀오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나대한은 입국 서류를 허위 작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도 휩싸였다.일본이 2월 27일 0시부터 일본은 대구광역시 혹은 경북 청도군에 2주 이내에 머물렀던 전적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 거부’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나대한은 27일 출국했고 그로부터 2주 이내 전에 대구를 방문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국립발레단 최초로 해고된 불명예를 짊어진 나대한은 캐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201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입단 전 댄스로맨스 프로그램 Mnet ‘썸바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강수진 예술감독을 비롯한 국립발레단 사무국장, 이사회 이사와 감사 등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는 나대한의 해고를 비롯해 자체 자가격리 기간 동안인 2월 26일, 29일 사설학원 특강을 진행한 수석무용수와 솔리스트에는 각각 정직 1개월, 3개월의 중징계를 조치했다.징계를 발표하면서 국립발레단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국립단체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한다”며 “이번 사태를 국립발레단 쇄신 기회로 삼고 기강 확립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를 받은 단원들의 징계는 17일부터 적용되며 14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어 번복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 “발레단과 단원 사이의 근로계약조항 내용에 따라 해고의 적법성 여부가 판단될 것”이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고로 추측되는 바 해당 단원은 자가격리 중 일본여행 다녀온 사실만으로 해고한 것은 비례의 원칙상 지나치다는 점을 부각시켜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법적 소견을 밝혔다. 이어 “해고가 지나치냐 적절하냐의 문제로 ‘부당성’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자체 자가격리 중 여행, 특강 등에 나선 국립발레단원들 사태는 정부의 국립예술단 단속을 부르기도 했다. 20일 정부는 국립발레단을 비롯해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국악원, 국악방송 등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산하 17개 기관 및 예술단체 단원들과 소속기관원들의 외부 활동 전수조사에 착수했다.내부 규정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해당 단체들은 단장·기관장 허락을 전제로 단원들이 일회성 특강, 개인 레슨 등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체부는 조사 단체들에게 지난 2018~2019년 단원들의 사설학원 특강 등의 기록을 제출 받아 서면 조사 중이며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현장조사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립발레단 사태를 계기로 소속 단원들의 복무 상태 점검에 나선 문체부는 이후 주기적인 조사 진행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20 11:14 허미선 기자

[비바100] 19세기 몽마르트, 수잔 발라동과 에릭 사티, 앞으로 나아가는 힘…뮤지컬 ‘아티스’

뮤지컬 ‘아티스’. 왼쪽부터 엘로이즈 김히어라, 마티스 현석준, 에릭 김도빈, 파트릭 안창용(사진제공=홍컴퍼니)사랑과 동경, 열정과 헌신, 질투와 부러움, 나에 대한 의심, 내재된 상처, 자유로운 삶, 오롯이 나로 서기…. 2016년 신인작가에 의해 쓰여진 네 예술가들 이야기 뮤지컬 ‘아티스’(3월 21~2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시작은 프랑스 화가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과 시대를 앞서간 천재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였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 입히는 천재 작곡가 에릭(김도빈)을 중심으로 화가를 꿈꾸는 연인 엘로이즈(김히어라), 그를 아끼고 후원하는 파트릭(안창용), 그를 동경하는 작곡가 마티스(석현준) 네 예술가들의 이야기다.뮤지컬 ‘아티스’ 마티스 현석준(왼쪽)과 에릭 김도빈(사진제공=홍컴퍼니)2017년 충무아트센터의 창작뮤지컬 지원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이하 블랙 앤 블루)에서 처음으로 발굴돼 쇼케이스로 선보였고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이하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첫선을 보인다.스스로와 타인의 재능을 둘러싸고 파생되는 재능과 부러움, 동경과 질투 등 다양한 감정과 심리를 다층적으로 파고든다.뮤지컬 ‘아티스’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차이이자 계급인 재능을 통해 통제하고 통제당하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극 중 극 형태로 선사한다.엘로이즈가 사랑하고 파트릭이 후원하고 마티스가 동경하는 에릭은 몽마르트 언덕의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생계를 꾸렸던 천재작곡가 에릭 사티를 극화한 인물이다.안데르센 동화에 탐닉했던 에릭 사티의 음악은 파격과 실험으로 생존 당시의 예술가들을 당황스럽게 했고 경배되는 예술에 반기를 들었으며 냉소를 보냈다.한 장짜리 악보에 ‘이 모티프를 진지하고 부담스러운 자세로 840번 반복하시오’라고 적어 넣음으로서 완성한 18시간짜리 연주곡 ‘벡사시옹’(Vexations, 짜증)은 엄두도 낼 수 없게 했고 ‘3개의 짐노페디’(3 Gymnopedie)는 일체의 허식을 거부했다.‘느리게’ ‘놀라움을 가지고’ ‘절제해서’ ‘확신과 절대적 슬픔을 가지고’ 등의 지시어가 붙은 ‘6개의 그노시엔느’(6 Gnossiennes), ‘관객들은 연주에 절대 신경 쓰지 말 것’이라고 못박음으로서 더 집중하게 했던 연극의 브릿지곡 ‘가구음악’(Musique d’ameublement) 등은 예술가와 관객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뮤지컬 ‘아티스’ 엘로이즈 김히어라(왼쪽)와 에릭 김도빈(사진제공=홍컴퍼니)이같은 성향으로 소외됐고 고독했으며 인정받지 못했던 에릭 사티는 사후에야 그 천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발레 뤼스(Ballet Russe)의 창립자 디아길레프, 천재 무용수 니진스키와 함께 했던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등으로 유명한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는 “프랑스 음악은 비제, 샤브리에, 사티 외에는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엘로이즈는 에릭 사티의 연인이자 인상주의 화가들의 뮤즈였던 수잔 발라동(본명 마리 클레망틴 Marie Clementine)을 모티프로 한다. 수잔 발라동은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양재사, 직공, 서커스 단원 등을 전전하다 피에르 퓌뷔 드 샤반(Puvis de Chavannes) 눈에 띄어 르누아르, 로트렉, 드가 등 인상파 화가들의 모델로 활동했다.  뮤지컬 ‘아티스’ 에릭 역의 김도빈(왼쪽)과 파트릭 안창용(사진제공=홍컴퍼니)인상주의 화가들의 모델 활동을 하며 어깨 너머로 그림을 배우던 수잔 발라동은 아들 모리스 위트릴로(Maurice Utrillo)를 낳은 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드가를 소개하는가 하면 ‘수잔’이라는 이름을 선사하며 사랑했던 로트렉의 초상화, 르누아르의 ‘도시의 무도회’, 샤갈의 ‘희망’, 모딜리아니와 장 외젠 클라리의 초상화 등에서 수잔 발라동은 아름다웠고 강렬했다. 하지만 그는 남성의 시각으로 미화된 환상과 그림 속 존재에 머무르지 않고 ‘오롯이 진짜 내 모습’에 집중했던 화가였다.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고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수잔 발라동은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자연스럽고 활기가 넘치는 작품으로 깊은 자의식을 표현했다. 뮤지컬 ‘아티스’는 두 사람의 복잡하고 기괴했던 관계와 심리를 모티프로 풀어낸 작품이다. 뮤지컬 ‘아티스’의 강점은 신인 창작자들의 강한 의지로 완성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티스’의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5년여 동안 창작진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정해온 작품”이라며 “2017년 ‘블랙 앤 블루’ 쇼케이스 후 박예슬 작가와 남궁유진 작곡가님이 기약 없는 작업임에도 1년 동안 매주 만나 작업하며 완성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첫 연습 전에 이미 대본과 음악이 모두 완성돼 있었다. 심지어 음악 가이드까지 다 녹음이 완료된 상태였다. 실제로 연습하면서도 크게 수정하지 않아서 좀 더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아티스’ 에릭 김도빈(왼쪽)과 엘로이즈 김히어라(사진제공=홍컴퍼니)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창작자들의 의지”를 꼽으며 “2017년 ‘블랙 앤 블루’ 쇼케이스에서 호평을 받지 못했던 작품을 박예슬 작가와 남궁유진 작곡가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 완성했다”고 전했다.제작사 홍컴퍼니 관계자는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창작자들의 태도와 통한다. 누구나 갖는 타인에 대한 부러움, 스스로에 대한 의심 등으로 무너지지 않고 슬픔에 잠식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에 대한 이야기”라며 “네 인물의 심리 드라마로 관객 분들이 기대하는 재미와 일상을 살아 나아갈 힘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더불어 엘로이즈 역의 김히어라는 “대단한 예술가들의 이야기 같지만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공감해주실 분이라면 분명 빠져들 거예요”라고, 에릭 역의 김도빈은 “매력 있는 작품입니다! 코로나 따위 이겨내고 보러오세요!”라고 ‘브릿지경제’에 추천의 말을 전해오기도 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8 17:00 허미선 기자

국립발레단, 자체 자가격리 중 지시위반 단원들 해고, 정직조치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사진제공=국립발레단)국립발레단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예방 차원에서 진행했던 자체 자가격리 지시를 위반한 단원들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자가격리 기간 동안 일본여행을 다녀온 코르 드 발레(Corps De Ballet, 군무 무용수) 나대한을 해고, 사설학원 특강을 진행한 수석 무용수와 솔리스트에는 각각 정직 1개월, 3개월을 징계조치했다고 알렸다.2월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국립발레단은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일주일간 단원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자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하지만 그 기간 중 나대한은 일본여행을, 두 발레리노는 사설학원 특강을 진행해 공공기관 종사자로서의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국립발레단은 징계발표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하여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국립단체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한다”며 “이번 사태를 국립발레단 쇄신 기회로 삼고 기강 확립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6 18:4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 “마리 스클로드프스카, 안느 코발스키…그 이름값의 특별함”

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뮤지컬 ‘마리 퀴리’에서 이름이 갖는 의미는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특히 마리와 안느는 둘 다 여자였고 폴란드인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었거든요.”뮤지컬 ‘마리 퀴리’(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로 분하고 있는 리사는 “이름이 갖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털어놓았다.뮤지컬 ‘마리 퀴리’는 두 번의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김소향·리사·정인지,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삶을 다루는 작품으로 뮤지컬 ‘리지’ ‘팬레터’ ‘신과함께-이승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오펀스’ 등의 김태형 연출작이다.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인 2017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선정작이자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김태형 연출을 비롯해 뮤지컬 ‘셜록 홈즈’ 시리즈, ‘곤 투모로우’ ‘서울의 달’ 등의 최종윤 작곡가, 뮤지컬 ‘귀환’ ‘그날들’ ‘그리스’ ‘랭보’ ‘모래시계’ 등의 신선호 안무가가 새로 합류했다. 마리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다소 늦은 나이에 소르본대학에 입학하며 ‘과학자’라는 꿈을 안고 파리로 향했다. 안느 코발스키(김히어라·이봄소리) 역시 “폴란드에서 성공하는 길은 농장주의 세 번째 부인이 되는 것 말고는 없다”는 현실에서 꿈을 안고 파리로 향했다. 당시 인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고 남자의 소유물쯤으로 여겨지며 차별받던 ‘여자’였고 러시아 식민지였던 폴란드 ‘이민자’였던 마리와 안느는 쉽지 않을 꿈을 안고 향하던 파리 행 기차에서 만났다.“그 어려운 상황에서 마리는 원소주기율표의 빈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안느는 마리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바라면서 약속을 하죠. 뮤지컬 ‘마리 퀴리’를 통해 느낀 바가 있어요. 한 사람이 이름을 남기겠다는 목표를 위해 살지는 않아요. 명예나 성공 등 세상의 잣대나 기준 보다는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소명에 최선을 다 했을 때, 그때 그 사람의 삶이 ‘이름’이라는 형태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어요.”◇“실패는 해도 포기는 없다” 마리 스클로드프스카 퀴리의 이름값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어요. 마리는 그 식민지의 여자였고 과학자였죠. 너무 힘들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라듐을 발견하고 기뻐했지만 유해성을 알게 되면서 오는 책임감, 무게 등을 감당하는 장면들, 그것들을 뚫고 나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보여져요.”리사의 설명처럼 뮤지컬 ‘마리 퀴리’는 유익성과 유해성이 충돌하는 라듐의 발견을 두고 마리를 비롯해 폴란드 출신의 라듐시계공장 언다크 직공 안느, 마리의 동료 과학자이자 남편 피에르(김지휘·임별), 언다크의 사장 루벤(김찬호·양승리) 등이 저마다의 입장에서 갈등하고 고뇌한다.“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 어려운 과학용어, 외워야할 공식들 등이 너무 많았거든요. 단지 흉내만 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발견한 것에 대해 책임지려는 마리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포기하면 안되겠구나 다짐했죠.”그의 고백처럼 “처음으로 굉장히, 너무 잘하고 싶은” 마리는 극을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는 지금까지도 “늘 긍정적인 마인드와 넘치는 파이팅으로 사람들을 토닥이곤 하던” 리사에게 눈물의 연속인 날들을 선사했다.“이번엔 ‘진짜’가 되고 싶었어요. 마리의 고통, 기쁨, 고민 등을 차곡차곡 쌓아 완성시키기 위해서 정말 공부를 많이 했죠.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여자로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에게 과학은 어떤 존재였는지, 피에르와의 결혼 당시의 분위기, 딸들과의 관계….”절판된 책부터 일러스트레이트를 곁들인 프랑스 그림책, 해외 유튜브, 다큐멘터리, 자료사진, 안느 등 언다크 직공들의 바탕이 된 미국의 라듐걸스, 당시 라듐에 열광하던 사람들과 출시됐던 제품들 등을 끊임없이 찾아보며 탐구했다.“환자 중 (눈이 보이지 않는) 루이스가 마리에게 하는 ‘실패는 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붙들었어요. 그 말이 마리한테 다시 ‘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됐듯 저에게도 그랬거든요. (코로나19로) 지금은 너무 힘든 시기잖아요. 마리나 저를 보면서 안정과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절제된 마리, 멋지지만 짠한 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식민지인 폴란드인이니까, 여자니까 등 다양한 이유로 조용히 살아야 한다고 주입받았을 마리는 감정을 다 드러내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예요. 절제가 몸에 밴 사람이고 감정 표현도 무게가 느껴지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자신이 표현하는 마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리사는 “연습 때 딱딱하고 완벽한 사람으로 해보기도 했다”며 “하지만 누구보다 뛰어났고 똑똑했지만 폴란드인이고 여자여서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연습을 하다 보니 ‘마리는 정말 완성된 사람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청난 돌들을 깨서 집요하게 끓이고 녹이고 먹고…라듐, 폴로늄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마리가 66세까지 살았는데 늘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밥도 제대로 안먹어서 영양실조였다고 하더라고요. 그의 집요함이 멋지기도 하지만 안타깝고 짠하기도 해요.”그리곤 “그 과정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완성되지 않은 사람이었겠구나’라고 느껴졌다”며 “젊어서는 열정이 넘쳐 새로운 원소를 찾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다가 유해성을 알게 되면서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는 인류를 위한 발견이 우주 최고라고 생각하는, 너무 순수하고 좋은 과학자잖아요. 유해성을 알고 책임감과 무게, 해결 못하면 큰일 난다는 고통을 안고 연구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마리를 짓누르는 ‘폴란드인’ ‘여자’라는 핸디캡과 인류를 위해 반드시 유해성을 해결해야한다는 책임감의 무게, 그로 인한 절제된 표현이 흔들리는 순간에 대해 리사는 “남편 피에르의 죽음”이라고 털어놓았다.마리가 라듐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임상실험에 집중하는 동안 피에르는 라듐의 유해성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다리에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 실험을 다리를 못쓰게 되는 지경에 이른 피에르는 달려오는 마차를 피하지 못해 죽음을 맞는다.“세상의 모든 편견, 벽을 뚫고 잘해낼 거라고, 할 수 있다고 늘 참고 절제하는 마리지만 피에르가 죽었을 때는 흔들리고 무너졌을 것 같아요. 그때는 오열하면서 감정을 다 토해내죠. 다만 마리가 너무 약해보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 순간에도 실험일지를 들고 피에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검을 결정하잖아요. 사실 저는 상상이 안돼요. 남편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려다가 다시 굳건하게 일어나 업적과 약속을 위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부검을 한다는 게…그리고 또 다짐하죠. 나는 살아 있으니 끝까지 싸우겠다고.”◇라듐, 또 다른 마리의 이름? 스스로 빛나는 별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라이브)“라듐은 마리에게, 위해성을 처음 알고 부르는 1막 마지막 넘버 ‘또 다른 이름’인 것 같아요. 스스로 에너지를 폭발시켜 빛나는 나(마리) 같기도 하고…점점 더 마리가 이해돼요. 마지막 공연할 때는 어떻게 돼 있을지 저 스스로도 궁금할 정도죠.”그리곤 “안느는 원소주기율표에 이름을 적어 넣는 꿈을 응원해준 친구였다. 그 친구가 제(마리) 소개로 언다크에서 열심히 라듐시계를 만들면서 붓을 빨았고 직공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땠을까 싶다”며 “마리가 했을 결정의 무거움”에 대해 언급했다.“또 한편으로는 눈 뜨기를 기다리는 루이스가 있잖아요. 루이스가 라듐으로 인해 눈을 뜬다면 죽어가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죠. 그런데 한쪽에서는 라듐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요. 그 가운데서 거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마리는 말로 할 수 정도의 괴로움을 느꼈을 거예요.”이어 “라듐이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마리는 라듐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고 나쁜 거라고 점 찍히면 자신도 없어진다고 느꼈을 테고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마리를 일깨운 이 역시 안느였다.“안느도 마리가 라듐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알았을 거예요. 그런 안느에게 속내를 고백하고 그 유해성을 해결하겠다고 하죠. 안느와의 연대, 남편 피에르의 죽음 등으로 깨달음을 얻은 마리는 마지막까지도 많은 연구를 했어요. 그럼에도 결국 다 찾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 분야는 여전히 연구 중이니 죽기 직전까지 마리의 책임감과 무게가 얼마나 컸을까 싶어요.”안느는 파리행 기차에서 처음 만나 마리가 직접 그린 원소주기율표를 건네받고 고향 폴란드의 ‘길잡이흙’을 선물했다. 그리고 “넌 폴란드의 별, 나의 별”이라며 마리의 꿈에 응원을 보냈다.뮤지컬 ‘마리 퀴리’ 중 파리행 기차에서 처음 만나는 마리 역의 리사(왼쪽)와 안느 이봄소리(사진제공=라이브)“안느 길잡이흙은 폴란드인으로서 나라를 잊지 않기 위한 부적처럼 소중한 거예요. 같은 여자이고 폴란드인이지만 자신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 엄청난 걸 해낼 것이라고 믿는 마리에게 그 소중한 길잡이흙을 주죠. 안느의 폴란드를 준 거예요. 그걸 아는 마리에게 안느와의 약속은 중요할 수밖에 없죠.”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며 성과도 내지만 실수도 하고 반성도 하는 마리를 일깨우는 이도, 채 다 찾지 못한 채 죽음을 앞둔 마리에게 그가 한 일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위안을 건네는 이도 안느다.“패배감을 느끼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한 죽음이죠. 평생 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짚어주는 안느가 있어서 마리의 마지막이 너무 감격스러워요. 조금은 위안이 되고 위로를 받으며 내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랄까요. 마리는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함으로서 원소주기율표의 빈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었어요. 그렇게 안느와의 약속을 지키죠. 그렇게 주기율표는 마리에게 내 자리를 찾아가는 지도 같아요.◇내 삶의 마리 같던 순간들 그리고 ‘연대’가 주는 위안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사진제공=마지끄)“폴란드 사람들도 우리나라랑 비슷해요. 오래 러시아의 지배를 받다 보니 한(恨)도, 정(情)도 많죠. 유럽 국가 중에서도 유난히 예의를 중시 여기고 뭉치기도 잘 뭉쳐요. 그래선지 자기 마음대로 표현하면 안되는 분위기죠. 마리 역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여기저기 살면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좀 힘들 때도 있었죠. 그때 (유럽에서는) 한국이 뭔지도 몰랐고 얕잡아 보곤 했거든요.”리사 역시 어린시절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폴란드의 바르샤바를 비롯한 독일, 스웨덴 등 다양한 나라, 도시에서 살았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리사는 “폴란드 사람이고 여자인 마리가 당했을 차별이나 고통에는 비교도 안되지만 내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에 눌렸던 느낌이 뭔지 저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부모님은 외국인이니까 절제해야 하고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한국 망신을 시키면 안되니 더 똑똑해져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 부분에서는 마리랑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그리곤 ‘연대’의 힘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라듐이 곧 또 다른 나”라고 여기며 라듐 자체를, 그것으로 얻은 기회를 지키려 무던히도 애를 쓰는 마리와 “넌 라듐이 아닌 너야” “너 자체로 빛나는 별”이라고 끊임없이 말해주는 안느는 마지막까지 연대하며 ‘이름값’에 대한 가치를 높인다.“그 시대 여자들 뿐 아니라 지금도 어쩔 수 없이 힘든 점들이 많아요. 그걸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은 ‘연대’인 것 같아요. 꼭 여자들 뿐 아니라 (차별 받고 소외받는 모든) 사람들의 연대는 힘을 발휘하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6 17:00 허미선 기자

코로나19 ‘비상’에도 ‘비상’하는 한국 문화…BTS, 2PM, 심은경, 홍상수·한명구 감독, 뮤지컬 ‘투란도트’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도 낭보를 전하고 있는 한국 문화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BTS, 2PM, 뮤지컬 ‘투란도트’,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 제4회 KGFF 감독상을 수상한 ‘엄마 없는 하늘 아래’ 한명구 감독, 한국 배우 최초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신문기자’ 심은경(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DIMF사무국, 전원사, 시네마서울,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SNS)급기야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전세계적인 대유행) 선언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 문화계에 낭보들이 날아들고 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던 2월 말부터 최근까지 K팝은 해외 유력 차트 정상에 오르며 기록을 갈아치웠고 영화계는 해외 시상식에서의 수상 소식을 알렸는가 하면 한국 창작 뮤지컬은 동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베를린 감독상 홍상수, 인도 KGFF 한명구 감독, ‘신문기자’ 심은경span style="font-weight: normal;"‘도망친 여자’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사진제공=전원사)영화계에서는 2월 말부터 3월 첫주까지 다양한 해외영화제에서의 수상 소식이 날아들었다. 1일(한국시간)에는 홍상수 감독이 24번째 장편영화이자 연인 김민희와 7번째를 호흡을 맞춘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남편의 출장으로 결혼 후 처음 따로 지내게 된 감희(김민희)가 두번의 약속과 한번의 우연을 통해 세 친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민희를 비롯해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은 “난 큰 그림을 그리거나 큰 의도를 갖는 세계에서 살고 있지 않다”며 “강한 것이 아니라 섬세하고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6일 심은경은 ‘신문기자’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로서 심은경은 1978년 시상식 출범 이래 한국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일본 아카데미상은 미리 발표한 우수상 수상자 중 최우수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심은경은 지난 1월 마츠자카 토리, 니카이도 후미 등 쟁쟁한 일본 여배우 4명과 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지명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2017년 사학 비리를 소재로 한 영화 ‘신문기자’는 도쿄신문기자 모치즈키 이소코의 동명저서를 원작으로 한다.대학 신설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 댓글을 통한 정부의 여론조작, 민간 사찰, 관련 고위 관료 자살 등으로 얼룩진 사건의 진실을 좇는 신문사 사회부 4년차 기자 요시오카 에리카로 분한 심은경의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마츠자카 토리)까지 ‘신문기자’는 일본 아카데미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엄마 없는 하늘 아래’로 제4회 KGFF 감독상을 수상한 한명구 감독(사진제공=시네마서울)지난달 27일에는 배우 출신의 한명구 감독이 ‘엄마 없는 하늘 아래’로 제4회 인도 킬링가 국제 영화제(KALINGA GLOBAL FILM FESTIVAL, 이하 KGFF)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KGFF는 가능성 있는 배우, 감독, 영화제작자 등을 독려하기 위한 국제영화제다. 수상작 ‘엄마 없는 하늘 아래’는 바닷가마을 장산리에서 부모 없이 살아가는 네 자매 이야기다. 엄마(유영미)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아빠(오상철)마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요양원으로 들어가면서 남겨진 하은(이은수), 선영(김민재), 미혜(박민혜), 사랑(조은소리)의 고난을 따르며 감동과 희망을 전한다. 2016년 제작된 작품으로 5월 개봉 예정인 ‘엄마 없는 하늘 아래’의 한명구 감독은 현재 만해 한용운을 주인공으로 한 ‘님의 침묵’을 촬영 중이다.◇BTS 5대 음악시장 차트 정상, 2PM 오리콘 일간차트 석권 방탕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BTS)은 지난달 21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와 더불어 세계 5대 음악시장(국제음반산업협회 발표)인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차트의 정상을 모두 차지했다. ‘맵 오브 더 솔’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시작으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이어 네 번째로 미국 빌보드200(앨범차트)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1966년부터 1968년까지 1년 5개월 만에 빌보드200 1위에 앨범 4장을 올린 비틀즈 이후 53년만의 최단기간 성과로 비영어권 가수로는 최초다.동유럽에 라이선스 수출한 뮤지컬 ‘투란도트’ 공연 장면 Photo by Ctibor Bachraty(사진제공=DIMF사무국)빌보드200을 시작으로 일본 오리콘 차트, 영국, 독일차트는 물론 프랑스에서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BTS는 이후로도 꾸준히 각국 차트 상위권을 지키며 K팝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2PM은 2011~2016년 일본에서 발표한 일본어 곡을 모은 베스트앨범 ‘더 베스트 오브 2PM 인 저팬 2011-2016’(THE BEST OF 2PM in Japan 2011-2016)이 정식 발매일(13일) 전날인 12일 예약 구매수량만으로 오리콘 차트, 최대 레코드숍 타워레코드 일간 세일즈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産 창작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초연 뮤지컬 ‘투란도트’는 3월 6, 7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의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초연되며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의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의 물꼬를 텄다.뮤지컬 ‘투란도트’은 코로나19 확진자 최대 보유도시인 대구에서 개발·제작된 작품으로 이번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동명 오페라 유작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201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1년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에서 초연돼 매년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3개의 수수께끼를 모두 맞춘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차갑고 잔인한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망국의 왕자 칼라프, 그를 사랑하는 노예소녀 류의 이야기다. 뮤지컬은 오페라 원작의 중국 베이징 성 대신 바다 속 신비한 왕국을 배경으로 변주했다. 2018년 슬로바키아와 라이선스 수출계약, 2019년 12월 현지 배우 오디션을 거쳐 무대에 오른 뮤지컬 ‘투란도트’의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헝가리 출신의 로버트 알폴디(Robert Alfoldi) 연출이 진두지휘했다. 실력파 배우 미로슬라바 드린노바(Miroslava Drinova)와 슬로바키아 ‘X팩터’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던 시사 스끌로브스카(Sisa Sklovska) 등이 출연했다.동유럽에 라이선스 수출한 뮤지컬 ‘투란도트’ 공연 장면 Photo by Ctibor Bachraty(사진제공=DIMF사무국)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의 ‘투란도트’는 노바스쩨나 국립극장 연중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예정이며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국가로의 확대 공연도 계획 중이다. 더불어 14회를 맞는 올해 DIMF 개막작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기도 하다. 뮤지컬 ‘투란도트’의 개발부터 제작, 리뉴얼 등 10여년을 함께 해온 DIMF의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동유럽 라이선스 초연이 주는 감회가 누구보다 깊다”며 “다른 동유럽으로의 라이선스 수출은 한국 뮤지컬 역사상 처음이라는 의미도 정말 크지만 개인적으로 상업적 프로덕션이 아닌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시와 DIMF가 함께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란 점에 더욱 무게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5 14:43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연극 ‘아트’ 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사진제공=에스엔코)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3월 14~6월 26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스쿨 오브 락’ 등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가 부산 공연을 마치고 서울에 입성한다. 지난해 7월 작고한 해롤드 프린스(Harold Smith Prince) 연출작으로 프랑스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동명소설(1910년)을 바탕으로 한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살며 5번 박스석을 차지하고 있는 유령(조나단 록스모스)과 그가 사랑하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 그리고 그녀의 연인 라울(맷 레이시)이 펼쳐가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1986년 사라 브라이트만과 마이클 크로포드를 주인공으로 런던 초연 후 1988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뉴욕을 시작으로 전세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됐고 한국에서는 2001년 라이선스 초연 후 2005년과 2012년에 내한공연됐다.연극 ‘지구를 지켜라’(사진제공=페이지원)이번 월드투어는 2011년 최연소 유령으로 발탁된 후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선셋 블러바드’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 드림코트’ 등 6개의 웨버 뮤지컬 주역으로 무대에 섰던 조나단 록스모스(Jonathan Roxmouth), 2012 내한공연에서도 크리스틴이었던 클레어 라이언(Claire Lyon) 그리고 온·오프 브로드웨이를 오가며 활동 중인 맷 레이시(Matt Leisy)가 함께 한다.연극 ‘지구를 지켜라’(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장준환 감독, 신하균·백윤식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뮤지컬 ‘서편제’ ‘더 데빌’ ‘광화문연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드윅’ 등의 이지나 연출, ‘마마돈크라이’ ‘나폴레옹’ ‘오! 캐롤’ ‘록키호러쇼’ 등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주의 갑질, 대물림되는 가난과 가정폭력, 정신적·육체적 학대를 일삼는 교도관 등 사회부조리에 시달리던 병구(박영수·김지웅·배훈·황순종,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친일파의 후손으로 그 부조리의 원인이 되는 강만식(김도빈·양승리·이지현·채진석)이 심리전을 펼치는 블랙코미디다.자신을 옭죄는 사회 부조리가 외계인의 소행이라 믿는 병구는 만식을 납치해 물파스, 잉크, 때수건 등으로 우주의 기운을 감소시켜 지구를 지키겠다고 열심이다. 서커스단에서 학대에 시달리다 병구를 만나 사랑하게 된 순이(김벼리·조인), 납치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육현욱·김의담·김철윤) 등이 가세하며 웃음과 서글픔을 전한다.연극 ‘아트’ 출연진. 상 왼쪽부터 세르주 역의 이건명·엄기준·강필석, 중 마크 박건형·김재범·박은석, 하 이반 조재윤·이천희·박정복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아트)초연부터 만석, 추 형사로 함께 했던 김도빈과 육현욱, 재연에서 병구로 합류했던 박영수가 다시 돌아온다. 세 번째 시즌 ‘지구를 지켜라’의 특징은 신인들의 대거 등용이다.  지난해 초연된 연극 ‘어나더 컨트리’ 오디션을 통해 이지나 연출이 발탁한 배훈·황순종, 이지현·채진석, 김의담이 각각 병구, 만식, 추 형사로 분한다.연극 ‘아트’(5월 17일까지 백암아트홀)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극본을 바탕으로 한 블랙코미디로 15년 지기 세 친구 마크, 세르주, 이반이 그림 한점을 두고 설전을 벌인다.그 설전으로 이기심, 질투, 소심함, 지질함 등 극단적인 감정들이 드러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2002년 초연돼 2008년까지 꾸준히 공연되다 지난 2018년 10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2018년 상반기, 하반기에 연달아 공연되며 사랑받았던 작품으로 뮤지컬 ‘랭보’ ‘경종수정실록’ ‘사의찬미’ ‘배니싱’ ‘더 캐슬’ 등의 성종완 연출작이다. 지난 시즌 세르주·마크·이반으로 함께 했던 엄기준, 김재범·박은석, 박정복이 다시 돌아온다. 더불어 강필석·이건명, 박건형, 이천희·조재윤이 각각 세르주, 마크, 이반으로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4 15:00 허미선 기자

[B사이드]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가 전하는 전혀 다른 마리와 안느 그리고 “배우주기율표가 있다면…”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사진제공=라이브)“정말 너무 달라요. 연습을 하면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마리를 (김)소향이나 (정)인지가 표현할 때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자기만의 것들이 생기고 자기만의 마리가 생겼죠.”뮤지컬 ‘마리 퀴리’(3월 29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마리 스클로드프스카 퀴리(김소향·리사·정인지,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로 분하고 있는 리사는 배우마다 다른 마리, 안느에 대해 털어놓았다.뮤지컬 ‘마리 퀴리’는 두 번의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인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김소향·리사·정인지,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삶을 다루는 작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인 2017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선정작이자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됐다.두 번째 시즌을 맞은 ‘마리 퀴리’는 뮤지컬 ‘리지’ ‘팬레터’ ‘신과함께-이승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오펀스’ 등의 김태형 연출과 뮤지컬 ‘셜록 홈즈’ 시리즈, ‘곤 투모로우’ ‘서울의 달’ 등의 최종윤 작곡가, 뮤지컬 ‘귀환’ ‘그날들’ ‘그리스’ ‘랭보’ ‘모래시계’ 등의 신선호 안무가가 새로 합류했다.뮤지컬 ‘마리 퀴리’의 전혀 다른 마리들. 김소향(위)과 정인지(사진제공=라이브)마리 퀴리를 비롯해 폴란드 출신의 라듐시계공장 언다크 직공 안느(김히어라·이봄소리), 마리의 동료 과학자이자 남편 피에르(김지휘·임별), 언다크의 사장 루벤(김찬호·양승리) 등이 저마다의 입장에서 라듐의 유익성과 유해성을 입증하려 갈등하고 공감하며 고뇌한다.◇과학 이외는 서툰 리사, 부드러운 카리스마 김소향, 생각 많지 진지한 정인지의 ‘마리’“연습 때는 딱딱하고 완벽한 사람으로 해보기도 했는데 과학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마리로 가닥을 잡았어요. 사회성도 떨어지고 덜렁거리고…실험을 하면서도 다 떨어뜨리면 피에르가 주워주고 그러지 않았을 것 같아요.”스스로의 ‘마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리사는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아무도 모르니 업적과 다큐멘터리 등 자료를 통해 상상을 가미해 만들어낸 인물”이라며 “자신이 찾아야하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초연부터 마리였던 소향은 이미 갖춰진 것들이 있었어요. 부드럽지만 강한 ‘마리’죠. 친근하지만 큰 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리죠.”이어 정인지의 마리에 대해서는 “인지는 저희랑 얘기할 때도 생각이 많고 깊이 분석하는 배우”라며 “굉장히 욱 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차분한 실제 모습이 많이 투영된 마리”라고 귀띔했다.“무엇이 ‘예쁘다’고 표현하기 전까지 생각이 아주 많고 진지하게 분석하죠. ‘맛있다’는 말도 비주얼부터 하나하나 느끼고 분석한 다음에야 해요. 마리 역시 그런 식으로 잡아갔죠. 아주 작은 것도, 굉장히 큰 문제도 스스로의 머리로 이해할 때까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예요. 언니들(김소향·리사)을 찬찬히 지켜보다가 차분하게 정리해주곤 하죠. 그런 인지를 보면서 많이 배워요.”◇중저음에서 오는 감동 김히어라, 청아하고 맑은 이봄소리의 ‘안느’뮤지컬 ‘마리 퀴리’의 안느 코발스키 김히어라(왼쪽)와 이봄소리(사진제공=라이브)“안느는 걸크러시 성향을 장착해야하는 인물이에요. 초연부터 함께 한 (김)히어라에게도, (이)봄소리에게도 딱 어울리는 배역이지만 전혀 다르게 표현되죠.”그리곤 “봄소리는 우유부단하지 않아서 멋있다. 굉장히 분명한 친구”라며 “히어라는 ‘마리 퀴리’로 처음 만났는데 너무 예쁘고 갈색 눈동자가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리곤 “두 배우의 목소리도 색이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봄소리는 강단있는 안느예요.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죠. 히어라는 정말 강하지만 속은 정말 따뜻하고 여린 안느 그 자체예요. 목소리가 너무 멋있어요. 특유의 중저음에서 오는 감동이 있죠. 특히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에서 죽은 직공들 이름 하나하나를 부를 때는 눈물이 막 날 정도예요.”◇배우주기율표가 있다면 “제 위치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사진제공=라이브)“배우들의 주기율표가 있다면 저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요? 저도 정말 알고 싶습니다.”극 중 마리와 안느는 처음 만난 기차 안에서 원소주기율표와 고향에서 가져온 길잡이 흙을 서로에게 선물한다. 그 중 원소주기율표는 마리가 직접 그린 것으로 안느는 “거기에 꼭 마리 이름을 적어 넣을 것”이라고 응원하곤 한다. 그 원소주기율표에 이름을 적기 위한 마리의 여정은 극 내내 눈물겹고 치열하게 펼쳐진다.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물질들을 발견해낸 이들의 이름을 딴 원소들, 그들의 주기율표 빈칸에 ‘폴란드의 별’로서 마리가 자기의 이름을 적을 수 있기를 바라는 안느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상징이다.“항상 ‘이 정도는 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아! 아직 아니구나! 근처도 못가있네’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이 정도’의 지점이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어요.”그리곤 “다만 첫 번째 단계를 겨우 잘 넘어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면 할수록 어렵고, 더 알면 알수록 모르겠고, 더 디테일 해져야한다는 걸 점덤 더 많이 느낀다”고 털어놓았다.“특히 맡은 역할을 더 잘 표현해주고 싶어서 끝나는 그 순간까지 계속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 과정에서 배우로써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매번 달라져요. 그래서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사실이에요. 배울 것도, 느낄 것도 그리고 해내야 하는 것도 많은 것 같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3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코로나19’ 엎친 데 덮친 ‘두 단장 체제’ 국립오페라단, ‘조기 폐막’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

국립오페라단은 이례적으로 ‘두 단장 체제’를 맞았다. 박형식 제13대 단장 겸 예술감독(왼쪽)과 제12대 윤호근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설상가상’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두문불출하거나 힘겹게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공연계에 엎친 데 덮친 격의 사태들이 이어지고 있다.지난주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이 코로나19 자체 자가격리 중 일본여행, 사적활동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번주는 국립오페라단이 이례적인 두 단장 체제를 맞았다. 지난해 5월 취임 1년 3개월만에 해임됐던 제12대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 겸 단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했던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채용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공연기획팀장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문체부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은 윤 전 단장은 지난해 6월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6일 서초동 행정법원에서 열린 그 소송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이어 해임 처분 집행을 최종 확정까지 정지한다고 판결함으로서 윤 전 단장(임기 2021년 2월 8일까지) 해임 후 지난해 10월부터 박형식 신임 단장(임기 2022년 9월 30일까지)이 이끌던 국립오페라단의 두 단장 체제는 불가피해졌다.국립오페라단은 임시 사무실과 출입증, 물품 등을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전현직 단장이 동시에 출근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윤 전단장이 수일 내 출근할 뜻을 내비쳤고 문체부는 법원 판단을 존중하지만 본안 소송(해임 처분 청구 소송)에는 항소, 집행정지에는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립오페라단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코로나19의 습격과 ‘두 단장 체제’라는 이례적인 변수에 재단 출범 20주년은 논란과 혼란으로 얼룩졌다. 더불어 함께 하기로 한 국립극장 70주년 기념 신작 ‘빨간 바지’(3월 27, 2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를 비롯한 ‘서부의 아가씨’(4월 9~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베스트컬렉션’(5월 8, 9일 명동예술극장) 등은 이미 연기·취소됐거나 후속 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단 자체가 소송 주체가 아니다 보니 어떤 입장을 내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일단 지켜보면서 (단원들과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각자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일각에서는 오래 전부터 문제로 제기되던 단장과 예술감독 겸직제 변화로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형식 단장은 “단장 겸 예술감독이지만 지금까지는 후자의 기능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쏠리기도 했다”며 작품마다 혹은 시즌제로 예술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오페라 전문가는 “단장과 예술감독 분리가 두 단장 체제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4월 19일까지 공연예정이던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배우들도 모르는 상태에서 8일 조기 폐막을 알렸다.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트릴로지(3부작)로 기획된 ‘셜록 홈즈’ 시리즈’의 두 번째 시즌이다. 2011년 첫 번째 시즌 ‘앤더슨가의 비밀’, 2014년 두 번째 시즌 ‘블러디게임’을 초연했고 괴도 루팡과의 대결을 다룬 세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미제사건으로 남은 ‘잭 더 리퍼’를 모티프로 명탐정 셜록 홈즈(송용진·김준현·안재욱,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와 제인 왓슨(이영미·여은·최우리), 런던 경시청 클라이브 형사(산들·이지훈·켄) 등이 풀어가는 범죄 수사물이다.제작사 메이커스프러덕션은 9일 예매처 공지를 통해 조기폐막을 알리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우, 스태프, 관객 등의 안전을 위해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8일 공연 후 팬들을 만난 안재욱은 자신을 제외한 배우들은 폐막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고 알리고 투자자 대부분이 빠져버린 상태에서 임금 지불도, 신규 투자도 어려워진 상황을 전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들었지만 결국 공연계의 고질적인 ‘임금체불’ 문제로 조기폐막한 뮤지컬 ‘위윌락유’ ‘영웅본색’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10일 메이커스프러덕션은 “투자사가 빠져 공연이 취소됐다”는 보도에 “높은 예매 취소율로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투자사와 공연장 쪽에서 공연 중단을 제안했다”며 “투자사 역시 내년 6월 이전에 공연을 다시 재개한다는 조건으로 공연 취소를 제안했고 내부회의 결과 조기폐막을 급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입장을 전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출연료 및 페이 지급에 대한 ‘브릿지경제’의 문의에 메이커스프러덕션 관계자는 “3주 간 공연된 부분은 대부분 지급됐다”고 답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3 1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싱클레어는 정말 데미안을 만났을까…누구나 겪는 성장통, 뮤지컬 ‘데미안’

뮤지컬 ‘데미안’의 김바다(왼쪽)와 정인지(사진제공=모티브히어로)“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정말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났을까’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싱클레어가 데미안이기도 하고 데미안이 싱클레어이기도 하는 성장기는 누구나 겪는다고 생각해요.”뮤지컬 ‘데미안’(4월 26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의 정인지는 유니플렉스 2관에서 11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싱클레어와 데미안, 두 캐릭터 모두를 연기하는 데 대해 이렇게 전했다.‘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로 연극 ‘추남, 미녀’를 함께 했던 오세혁 작가·이대웅 연출 그리고 ‘홀연했던 사나이’ ‘전설의 리틀농구단’ 등으로 오세혁 작가와 호흡을 맞춘 다미로 작곡가·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정인지를 비롯한 김바다·김주연·김현진·유승현·전성민(가나다 순) 여섯 명의 배우들은 고정된 배역, 성별 구분 없이 연기한다. 싱클레어도 되고 데미안이 되는가 하면 유년기에 만난 첫 고난인 불량한 친구 크로머에 이어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 싱클레어의 아버지 등도 연기한다.“한 존재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면의 얼굴과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는 이야기’에서 ‘나’가 굳이 성별이 필요할까 싶었죠. 젠더프리(성별 구분 없는)의 상위 개념인 캐릭터 프리죠.”뮤지컬 ‘데미안’ 유승현(왼쪽)과 김주연(사진제공=모티브히어로)‘데미안’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이대웅 연출은 젠더프리, 캐릭터 프리에 대해 “의도적이 아니라 작품을 쫓아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헤세가 ‘데미안’을 쓸 때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브 융을 만났다고 들었어요. 융에게서 영향을 받아 쓴 부분을 찾아봤죠. 한 자아 안에는 여성성과 남성성은 물론 싱클레어와 데미안, 카인과 아벨,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동시에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젠더프리 아닌 캐릭터 프리“물리적으로 두 캐릭터의 대사를 모두 외워야 하고 노래 음역대가 달라지는 등 모든 배우들이 고충을 겪고는 있어요. 하지만 (배우들이 데미안, 싱클레어 모두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배역이 바뀌면서 완성되는 것 같았습니다. 역할이 바뀌면서 이해 못하던 부분 등을 염두하고 바라보는 시선들, 순간들이 있어요. 오롯이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닌 듯한 순간을 살리고 싶었죠.”이렇게 전한 정인지는 “소설 ‘데미안’도 성별을 지우고 읽었다”며 “대본 분석을 위한 상견례를 했을 때 헤세가 칼 융을 어떻게 만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수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헤세와 융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데미안’을 접했을 때와는 다르게 다가왔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성별이 필요할까, 성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무기가 되기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뮤지컬 ‘데미안’ 김현진(왼쪽)과 전성민(사진제공=모티브히어로)정인지의 말에 김바다는 “두 역할을 다 하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정도로 어렵다”며 “어렵지만 재밌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바다는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싱클레어 입장이었다”며 “이 작품을 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싱클레어만이 아닌 다양한 인물에 초점을 두게 됐다. 그런 점에서 다방면으로 세상을 바라봐야겠다는 큰 생각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진은 “처음 대본을 받고는 저에게 더 어울리는 혹은 제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는 싱클레어라고 생각했다”며 “과연 데미안,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 등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싱클레어를 연기할 때는 어떤 성장통을 겪는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집중한다면 데미안일 때는 내가 어떻게 싱클레어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서 드라마를 만들어갈까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뮤지컬 ‘데미안’. 위 왼쪽부터부터 정인지·김바다, 유승현·김주연, 전성민·김현진(사진제공=모티브히어로)◇진짜 ‘내 얼굴’에 대한 이야기  “3년 전 다미로 음악감독과 ‘데미안’을 해보자 하면서 다시 읽었을 때 눈물을 흘린 지점은 마지막의 1차 세계대전 전쟁터에 대한 묘사였어요.”이렇게 전한 오세혁 작가는 “젊은 병사들이 같은 얼굴로 전투를 벌이다가 죽을 때서야 진짜 자기 얼굴로 돌아간다는 묘사가 너무 슬펐다”며 “이 극이 1차 세계대전으로 시작해 끝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자꾸 자신이 아닌 바깥으로 향하면서 얼굴이 공포로 질려 있어요. 총을 맞았는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얼굴로 향하는 과정이죠. 다른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데미안을 닮고 싶어 따라가다 보니 자신이 누군가에게는 데미안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해요. 왜 나는 전쟁터에 왔고 혼자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흔들림 없는 눈빛, 단단한 얼굴로 변해가죠.”그리곤 “(헤르만 헤세가) 국가와 국민, 선생과 학생, 선악 등 이분법으로 혼란스럽지만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변화시키는 세상을 꿈꾼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한 오세혁 작가는 “대본 첫장에 ‘어렵지만 남녀, 캐릭터 구분 없이 해달라’고 적었다. 그래야 잃어버린 반쪽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데미안’이 어렵게 생각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 시기마다 와닿는 이야기가 달라서인 것 같아요. 헤세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돌아보는 이야기이자 인생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잖아요. 미완성인 삶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와닿는 부분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뮤지컬 ‘데미안’ 출연진. 왼쪽부터 김바다, 유승현, 김주연, 정인지, 전성민, 김현진(사진=허미선 기자)이어 오세혁 작가는 “(캐스팅된) 배우들은 오래 전부터 염두에 뒀고 직접 찾아가 부탁했다”며 “배우들이 연기하는 내내, 관객들이 극을 보는 내내 진짜 자기 얼굴을 찾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말을 보탰다. “굳이 전쟁이 아니라도 우리는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내 의지로) 화내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기 보다 집단이 바라는 얼굴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이에 얼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했죠. 지금은 신이 지배하는 세상은 아니지만 거대한 집단의 의도대로 바라는 얼굴이 있고,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배우들, 관객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표정으로 큰 숨을 쉬어보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2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실존인물들이 한 무대에! 2인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최후진술’

뮤지컬 ‘최후진술’(위)과 ‘라흐마니노프’(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 HJ컬쳐)러시아의 음악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와 그의 정신과 주치의 니콜라이 달(Nikolai Vladimirovich Dahl) 박사,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이야기를 다룬 두 편의 2인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와 ‘최후진술’이 개막한다. 두 작품은 실제했던 라흐마니노프와 달 박사, 상상력으로 한 무대에 올린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의 연대를 통해 치열할 경쟁 속에서 ‘진짜 나’를 잃어가는 지금 사람들에게 ‘오롯이 나를 위한 삶’과 ‘스스로가 이미 사랑받고 있는 사람’임을 일깨우며 힐링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사진제공=HJ컬쳐)뮤지컬 ‘라흐마니노프’(3월 14~6월 7일 예스24스테이지 1관)는 ‘교향곡 1번’(Symphony no.1) 혹평 후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박규원·이해준·정욱진, 이하 가나다 순)가 정신의학자 달(유성재·임병근·정민) 박사를 만나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을 작곡하기까지의 치유와 성장 과정을 따른다.라흐마니노프가 아마추어 비올리스트 달 박사에게 헌정한 ‘피아노 협주곡 2번’, 혹평 받았던 ‘교향곡 1번’ ‘보칼리제’ 등을 바탕으로 넘버를 꾸렸다. 김유현 작가·김보람 작곡가의 초기 작품에 뮤지컬 ‘데미안’ ‘이선동 클린센터’ ‘홀연했던 사나이’ ‘전설의 리틀농구단’ ‘모래시계’, 연극 ‘톡톡’ ‘아몬드’ ‘대학살의 신’ 등의 오세혁 연출과 뮤지컬 ‘브라더 까라마조프’ ‘금란방’ ‘살리에르’ ‘존 도우’, 연극 ‘만추’ ‘보도지침’ ‘블라인드’ ‘앙리 할아버지와 나’ 등의 이진욱 작곡·음악감독이 힘을 보탰다.2016년 초연부터 박유덕·안재영, 김경수·정동화가 2018년까지 함께 했던 ‘라흐마니노프’는 2020년 올뉴 캐스팅으로 돌아온다. 2017년부터 ‘최후진술’에서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로 호흡을 맞춘 박규원과 유성재가 ‘라흐마니노프’에서 라흐마니노프와 달 박사로 다시 만난다.더불어 라흐마니노프 역에는 ‘쓰릴미’의 이해준,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이토록 보통의’ ‘너를 위한 글자’ ‘시데레우스’ 등의 정욱진이 캐스팅됐다. 달 박사는 ‘사의찬미’ ‘미스트’ ‘팬레터’ ‘리틀잭’ ‘경종수정실록’ 등의 정민과 ‘블루레인’ ‘더 데빌’ ‘스모크’ 등의 임병근이 번갈아 연기한다. 캐릭터들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제3의 배우 피아노도 새로운 연주자 김기경·김여랑이 함께 한다.‘라흐마니노프’의 제작사 HJ컬쳐 관계자는 “극 자체의 변화는 거의 없다”며 “극장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무대 배치가 좀 달라지는 정도의 변화”라고 귀띔했다. 초연 당시 4중주에서 8중주까지 늘었던 현악 오케스트라는 다시 4중주로 돌아온다.뮤지컬 ‘최후진술’ 2019년 공연장면(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뮤지컬 ‘최후진술’(3월 13~5월 31일 예스24스테이지 2관)은 동시대를 살아간 1564년생 동갑내기 거장들인 갈릴레이(이승현·백형훈·김순택·노희찬,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셰익스피어(유성재·최민우·최성욱·현석준가 죽음을 앞두고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갈릴레이를 천국으로 이끄는 셰익스피어’라는 독특한 설정에 두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극 구성이 흥미롭다. ‘사춘기’ ‘마마돈크라이’ ‘해적’ ‘알렉산더’ ‘신흥무관학교’ ‘귀환’ 등으로 호흡을 맞춘 이희준 작가·박정아 작곡가 콤비작으로 2017년 초연돼 매년 공연되며 네 번째 시즌을 맞는다.세상의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반박하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주장하다 종교재판을 받은 갈릴레이의 최후진술을 극화한 작품이다.종교적 문제로 극과 극에 섰던 지동설과 천동설에 빗대 흑과 백, 선과 악, 진보와 보수 등의 양극화에 답답함을 느끼는 지금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다.다소 난해한 서사구조에 문학적인 가사, 은유적 표현,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클래식을 가미해 변주한 넘버들, 재능 넘치는 배우들 등이 더해지며 명확한 힐링 메시지를 전한다.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책임지는 캐스팅은 신구조화가 눈길을 끈다.초연부터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로 함께 한 이승현과 유성재를 비롯해 지난 시즌 갈릴레이 백형훈과 셰익스피어 최민우·최성욱가 다시 함께 한다. 더불어 ‘해적’ ‘귀환’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등의 김순택과 ‘빨래’의 노희찬이 갈릴레이로, ‘해적’ ‘앤’ ‘오펀스’ ‘네버 더 시너’ 등의 현석준이 셰익스피어로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1 17:00 허미선 기자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 8일 조기폐막…내년 6월 이전 공연 재개 전재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 전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이 8일 조기폐막했다. 10일 제작사 메이커스프러덕션은 애초 4월 19일까지 공연예정이던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우, 스태프, 관객 등의 안전을 위해 조기 폐막한다고 알렸다.8일 공연 후 팬들을 만난 안재욱에 의해 자신(안재욱)을 제외한 배우들조차 조기 폐막을 몰랐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더불어 투자자 대부분이 빠져버린 상태에서 임금 지불도, 신규 투자도 어려워졌음을 전하기도 했다.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사진제공=메이커스프러덕션)“투자사가 빠져 공연이 취소됐다”는 보도들에 대해 제작사 메이커스프러덕션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높은 예매 취소율로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투자사와 공연장 쪽에서 공연 중단을 제안했다”고 전했다.이어 “투자사 역시 내년 6월 이전에 공연을 다시 재개한다는 조건으로 공연 취소를 제안했다”며 “내부회의 결과 조기폐막을 급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입장을 전했다.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뮤지컬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한 ‘셜록 홈즈’의 두 번째 시즌이다. 트릴로지(3부작)로 구성된 ‘셜록 홈즈’ 시리즈는 2011년 첫 번째 시즌 ‘앤더슨가의 비밀’, 2014년 두 번째 시즌 ‘블러디게임’을 초연했다.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에드거 앨런 포’ ‘아이언마스크’ ‘드라큘라’ ‘메피스토’ 등의 노우성 연출, ‘마리 퀴리’ ‘곤 투모로우’ ‘서울의 달’ 등의 최종윤 작곡가 등의 작품으로 괴도 루팡과의 대결을 다룬 세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블러디게임’이라는 부제를 바꾼 두 번째 시즌으로 미제사건으로 남은 ‘잭 더 리퍼’를 모티프로 한다. 명탐정 셜록 홈즈(송용진·김준현·안재욱,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와 제인 왓슨(이영미·여은·최우리), 런던 경시청 클라이브 형사(산들·이지훈·켄) 등이 풀어가는 범죄 수사물이다.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출연료 및 페이 지급에 대한 ‘브릿지경제’의 문의에 메이커스프러덕션 관계자는 “3주 간 공연된 부분은 대부분 지급됐다”고 답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03-10 15:15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