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B그라운드] ‘남겨짐’ 과 작은 행복 그리고 따뜻한 겨울맞을 채비…연극 ‘메모리 인 드림’

연극 ‘메모리 인 드림’ 출연진. 왼쪽부터 이든 역의 김선호·오의식, 앨리스 서예화, 앨런 오세미·고애리, 유진 이이림·조원석(사진=허미선 기자)“대본을 처음 봤을 때 앨리스의 꿈에 살고 있는 이든이 매력적이었어요. 대화, 사실적 싸움, 앨리스와 흘러가는 시간들 등 꿈과 과거를 오가는 모습이 욕심났어요.”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에서 수사반장 고지석으로 문근영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다 곧 시작될 KBS2 ‘1박 2일’ 시즌 4 출연을 확정한 배우 김선호는 연극 ‘메모리 인 드림’(2020년 1월 19일까지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28일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열린 ‘메모리 인 드림’ 프레스콜에 참석한 김선호는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라고 무대 복귀 이류를 덧붙이기도 했다.연극 ‘메모리 인 드림’은 배우 출신의 오인하 작·연출작으로 남편 이든(김선호·박은석·오의석, 이하 가나다 순)의 죽음으로 두문분출 피폐해져 가는 앨리스(강연정·서예화)의 이야기다. 잃고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미술관 큐레이터 앨리스의 성장 과정에는 밴드 활동과 더불어 택시를 운전하는 남편 이든을 비롯해 두 사람의 친구인 유진(이이림·조원석), 앨런(고애리·오세미) 등이 동행한다.연극 ‘메모리 인 드림’ 이든 역의 김선호(사진=허미선 기자)“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당연히 할 생각이었어요. 사실 (오인하 작·연출은) 연극할 때부터 친했어요. 대본은 이미 알고 있었고 시기도 너무 좋아서 제가 할 수 있다면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정은 어려움 없이 잘 조율됐어요. 연극 시작 전과 끝난 후 연기든, 작품이든, 개인의 일이든 서로에 대해 얘기하면서 배우로서 힐링이 됐죠. 연극을 하면서 잠시 잊었던 것,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도움을 받았어요. (공연기간은) 짧지만 소소하게 즐겁고 행복해요.”◇‘남겨짐’ 그리고 희망 “동생(오인하)이 작가가 되기 전 혼자 글 쓰고 음악 만드는 걸 좋아할 때 끄적거리면서 써둔 글이었어요. 제가 우연히 컴퓨터에서 본 글인데 그럴싸해서 ‘정식으로 글 쓰는 걸 해보지 않겠니’ 제안했던 계기가 됐어요. 저희 형제에게는 의미 있는 텍스트여서 꼭 참여하고 싶었죠.”이든 역의 배우이자 오인하 작·연출의 형이기도 한 오의식은 “막 연극을 하고 싶었던 시기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연극을 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연극 ‘메모리 인 드림’ 대본을 처음 접하게 된 에피소드를 전했다.오인하 작·연출은 “어른이 되면서 아끼는 사람이 돌아가시거나 떠남으로 인해서 ‘남겨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며 “문득 (남겨지는) 과정 속에서 기억이 미화되면 추억이 되고 망상이 미화되면 꿈이 아닐까 싶었다”고 집필동기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많은 상상을 하면서 떠나간 사람을 추억하지만 버티는 건 남겨진 사람이잖아요.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현실 속에서 많은 의미를 찾으면서 살아내야 하죠. 앨리스를 통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무너지는 것조차 현실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이어 연출 의도에 대해서는 “꿈과 현실의 괴리를 많이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이에 암전도 잦고 빈 캔버스와 풍경 그림으로 장면 전환도 된다”고 덧붙였다.“꿈에서 대사나 상대 배역으로 인해 느껴지는 것들을 정서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지고 갈지,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배우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반대로 매우 현실적인 싸움과 대화 통해서는 네 사람의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죠.”연극 ‘메모리 인 드림’ 출연진. 왼쪽부터 이든 역의 오의식, 앨리스 서예화, 이든 김선호(사진=허미선 기자)‘메모리 인 드림’에서 유진을 연기하고 있는 이이림은 음향 디자이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이림은 “연출이랑 음향·음악 작업을 같이 하다 보니 대본 이해도가 높아졌다. 배우만 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단점도 있어요.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기 전에 리듬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한데 음향 셋업을 해야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요. 게다가 공연을 하다가 음향 실수가 나오면 연기하다가 너무 당황하게 되기도 하죠.”오인하 작·연출은 “유독 이 작품 준비하면서 부침을 겪는 배우들이 있었다”며 “아픔을 마주하고 후회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다.“물리적으로 따뜻할 수는 없는 겨울이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남겨질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남겨짐에 대비할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면 좋겠어요. 소중한 사람들, 곁에 있는 사람드을 사람들 한번 더 생각하는 작품이길 바랍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7 17:1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40년지기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파트너십의 원천은 우정과 신뢰의 공존”

뮤지컬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엘리자벳’ ‘베토벤’ 등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왼쪽)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늘 하고 싶은 얘기는 한 인간이 내면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레베카’(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지난 주 폐막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엘리자벳’ ‘모차르트!’ 그리고 2021년 선보일 ‘베토벤’ 등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이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이하 르베이) 콤비는 이렇게 전했다. 이어 쿤체는 “저희가 소재를 찾기 보다는 소재가 저희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소재가 찾아올 때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온다”며 뮤지컬 ‘레베카’를 예로 들었다.“굉장한 러브스토리가 담긴 ‘레베카’는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벳’ 등과 좀 달라보이지만 주제적 측면에서는 유사합니다. 진정한 자아 찾기 여정이죠. ‘레베카’의 ‘나’는 자존감과 존재감이 낮은 미약한 존재였어요. 하지만 한 남자를 죽음에서 구해내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힘을 발견하죠.”뮤지컬 ‘레베카’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힘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라고 소개한 쿤체는 “몰랐던 힘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모던한 테마이자 동시대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뮤지컬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엘리자벳’ ‘베토벤’ 등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사진제공=EMK뮤지컬)“레플리카(그대로 가져오는) 공연의 경우 수정되지 않는다면 죽어 있는 상태로 공연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전이 없다는 데서 조심스럽죠. 뮤지컬이 살아 있는 작품이려면 동시대 관객과 만나야 하고 동시대 언어로 풀어내야한다고 생각해요. 문화권에 따라 수정도 필요하죠. 그것이 저희 작품의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걸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우리 작품에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은 생산적이면서도 생생한 작업이죠. 뮤지컬은 살아있는 장르입니다. 그 생명력을 끊임없이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40년지기 콤비, 우정과 신뢰의 공존“40년 파트너십의 비결은 그 원천에 창작력과 우정이 연결돼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존중과 서로의 작업에 대한 솔직함이죠.”1973년부터 함께 했던 두 사람의 파트너십 비결에 대해 이렇게 전한 쿤체는 “서로의 의견을 굉장히 솔직하게 주고받는다. 솔직하게, 충분하게 얘기해줘야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며 “르베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르베이 역시 “쿤체가 ‘1막 그 장면에서 그 곡은 수정이 필요하지 않아?’라고 얘기를 하면 ‘어딘지 알아! 나도 안맞는다고 생각했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고 말을 보탰다.“동일한 느낌을 공유한다는 데서 특별하죠. 우정을 바탕으로 어떤 말도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며 작업하는 게 저희 두 사람의 특장점 같습니다. 40년 전 팝시장에서 만나 같이 일하다 각자의 길로 나아갔어요. 쿤체는 소설을 썼고 저는 영화음악을 했죠. 그 동안에도 우리는 우정을 유지해 왔습니다.”브레이의 말에 쿤체 역시 “우정과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이 있어서 40년 간의 파트너십이 가능했다”며 “예술적으로 서로 보완하면서 창작물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협업의 장점이다. 저희는 같이 일하면서 1+1이 2가 아닌 3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왼쪽)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함께 했던 뮤지컬 작품들(사진제공=EMK뮤지컬)“저희 뮤지컬은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작품과는 다른 것 같아요.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쇼적 요소가 가미되지만 우리는 이야기 전달이 가장 중심이거든요. 쇼적 재미보다는 극적 요소에 포커스를 두고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죠. 그래서 항상 이야기, 드라마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의 구조를 형성하는 거죠. 그 안에 노랫말이 들어가요. 이야기의 일부를 먼저 만들어내고 구조를 형성한 후에 르베이에게 주죠. 그러면 르베이는 거기서 영감을 받아 역으로 저에게 이야기와 구조에 대해 제시하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대본을 완성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르베이 역시 “단순히 음악을 먼저 작곡할 수 없다. 음악은 아주 명확하게 텍스트에 맞춰 극적 상황을 잘 이끌어내야 관객에게 잘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두 사람 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사건, 테마 등을 결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인물관계, 극적 상황, 느끼게 될 감정 등을 만들어낸 후 이를 바탕으로 작곡한다”고 부연했다.뮤지컬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엘리자벳’ ‘베토벤’ 등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완벽한 텍스트에 음악을 맞춘 예가 ‘레베카’ 2막에서 막심이 나에게 레베카를 살해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에요. 쿤체가 신 자체를 완성해서 보내주고 그에 맞춰 음악을 썼죠. 거꾸로 쿤테가 ‘원하는 멜로디 작업을 해보세요. 거기에 텍스트를 맞출게요’라고 제안을 하기도 해요.”◇흥미로운 한국 뮤지컬과 배우들 “두 공연 모두 너무 압도적이었어요. 배우들이 단순히 노래와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가 돼 무대 위에서 살아 숨쉬는 느낌이었죠. 진정성을 담고 있는 감정에 너무 벅차 말이 잘 안나올 정도였어요. 높은 예술적 성취로 만들어진 무대에 우리 두 사람 모두 행복했습니다.”“이번 내한 동안 운이 좋게 ‘레베카’의 첫 공연과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지막 공연을 봤다”는 르베이는 “배우들의 역량과 더불어 김문정 오케스트라도 특별했다. 우리의 음악적 이야기를 잘 전달해줬다”고 덧붙였다. 르베이의 극찬에 쿤체 역시 “너무너무 압도적인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제 작품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런데 ‘마리 앙투아네트’ 마지막 공연에서 울어버렸어요. 무대 위 마리라는 인간이 다시 살아나 죽어가는 과정을 한국 배우들이 너무 뛰어나게 표현해 주셨어요. 지금까지 많은 공연을 봐온 저에게도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특별하게 다가왔죠. 2009년 ‘모차르트!’부터 한국의 뮤지컬계를 10년 동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굉장히 성장했고 그 성장 안에 제가 있었다는 데 기쁘기도 합니다. 짧은 기간 안에 국제적 스탠다드를 만들어낸 창작능력이 놀랍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3 16: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선사할 뮤지컬 ‘베토벤’…“오롯이 나로 서기!”

뮤지컬 ‘베토벤’을 준비 중인 미하엘 쿤체(왼쪽) 작가·작사가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베토벤은 우리가 늘 알아온 영웅, 흉상같은 모습이 아닙니다. 30대 중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저항가로 표현되죠.”2021년 월드프리미어(전세계 최초)를 목표로 준비 중인 뮤지컬 ‘베토벤’에 대해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는 이렇게 설명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현재 한국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레베카’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를 비롯해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이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이하 르베이) 콤비의 신작이다.2020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이에 두 사람의 뮤지컬 ‘베토벤’은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수많은 베토벤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쿤체는 “베토벤을 기리기 위한 작품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그가 살아내야했던 삶의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소재로 채택했다”고 전했다.뮤지컬 ‘베토벤’(사진제공=EMK뮤지컬)“베토벤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눈에 보이는 것과 진짜 사이의 간극입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외부적 성공과 내면에 자리잡은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 초점들 두죠. 저항적인 모습을 지녔던 사람일 것이고 거기에 포커스 맞추게 될 듯합니다.”‘베토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쿤체는 “당시는 비엔나에서의 베토벤 명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음악가로서는 모든 것을 성취했을 때”라며 그런 예술가가 귀가 안들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려고 노력하지만 힘들어지고 우울증에 걸려 자살을 결심하게 되죠. 그런 그의 앞에 운명적으로 누군가 나타나요. 운명의 상대인 연인을 만났지만 그들의 사랑 역시 쉽지 않습니다.”“운명이 연인이 여인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아이도 있다”며 “어려움에 봉착한 사랑으로 인해 우울한 삶을 극복하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부터 외부에서 보내오는 박수갈채가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되고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음악가가 되죠. 그렇게 외면에서 내면으로 들어가며 성숙하는 과정이 아주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런 변화가 베토벤을 최고 작곡가로 만드는 동력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 과정을 우리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쿤체의 설명에 작곡가 르베이는 ‘베토벤’ 넘버에 대해 “35~40곡 정도 될 것”이라며 “작곡방향은 베토벤의 원곡을 토대로 만들어간다. 굉장히 조심스레, 훌륭한 음악의 감정, 본질, 핵심 등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저의 음악세계와 접목하려고 한다”고 말을 보탰다.르베이는 뮤지컬 ‘베토벤’이 무대화될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이어 “10년 전 쿤체가 신작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 후 계속 작품을 생각해오던 중 8년 전 EMK뮤지컬의 김지원 부대표와 제천 쪽으로 한국의 산 여행을 간 적이 있다”며 “그때 처음 ‘베토벤’ 이야기를 꺼냈고 저희가 한국에 올 때마다 김 부대표가 끈질기게 같이 해보고 싶다고 제안해줬다”고 부연했다.뮤지컬 ‘베토벤’을 준비 중인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우리 노래들이 음역대가 폭넓고 쉽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 배우들이라면 충분히 소화가능하다는 믿음으로 마음껏 작업 중이죠. 한국 배우들은 우리에게 많은 창작과 영감을 주는가 하면 늘 감탄하게 해요. 노래만,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열정을 폭발시키는 데도 탁월하죠.”르베이의 말에 쿤체 역시 “한국 배우들은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가 하면 강렬한 감정을 전하는 게 특별하다”며 “무대에서 저희 인물들이 살아 쉼 쉬게 표현해준다”고 극찬했다.“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함이죠. 3, 4명의 훌륭한 배우들은 있지만 앙상블 전체가 실력을 갖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거든요.”그렇게 한국 배우들의 특별함에 대한 믿음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뮤지컬 ‘베토벤’에 대해 르베이는 “(우리의 콤비작 중 하나인) ‘모차르트!’처럼 록스타는 아니지만 베토벤 역시 모던한 감성을 지닌 동시대적 음악언어로 노래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뮤지컬 ‘베토벤’을 준비 중인 미하엘 쿤체 작가·작사가(사진제공=EMK뮤지컬)두 사람은 신작 ‘베토벤’을 비롯해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벳 등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들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작품들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이에 대해 쿤체는 “역사적 인물은 자체로도 극적 요소가 있어서 좋아하긴 한다”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심리학적 문제와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동시대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가진 자아 실현, 자유나 해방에 대한 갈망 같은. 그런 점에서 지금 사람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역사적 인물, 소설 속 인물 등은 그런 이야기 전달이나 표현이 용이하죠. 그런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내 모습이고 내 이야기구나 공감하면 좋겠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3 15:00 허미선 기자

[B코멘트] “그게 대체 뭐라고!”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의 그레이맨 김찬호·조형균·박규원과 페터 양지원·장지후·최민우의 그림자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공연장면(사진제공=알앤디웍스)“그게 뭐라고! 그게 대체 뭐라고!”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2020년 2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의 이야기는 가난했던 페터 슐레밀(최민우·양지원·장지후,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이 정체불명의 그레이맨(박규원·김찬호·조형균)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팔면서 시작된다.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1814년작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연극 ‘알앤제이’,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용의자 X의 헌신’ ‘국영의 남쪽’ 등의 정영 작가, 뮤지컬 ‘더데빌’의 우디 박 작곡가, ‘호프’ ‘킹 아더’ ‘록키호러쇼’ 등의 오루피나 연출이 꾸렸다.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페터 슐레밀 역의 최민우·장지후·양지원, 그레이맨 박지원·김찬호·조형균(사진제공=알앤디웍스)그림자를 팔면서 얻은 마르지 않는 금화주머니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돼버린 페터는 구원자처럼 등장한 하인 벤델 호프만(박규원·김찬호·조형균)에 의지하며 몸을 숨긴 채 삶을 이어간다.어둠 속으로 숨어들면서 연인 리나 마이어(전예지·여은)와도 헤어진다.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도시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페터는 그림자를 되찾기 위해 그레이맨을 만나지만 이번엔 영혼과의 교환을 요구한다.극 내내 중요한 상징처럼 등장하는 ‘그림자’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존재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여기지만 없으면 그 존재를 의심받게 하는 그림자에 대한 상징은 극 중 넘버의 절규처럼 “그게 대체 뭐라고!”를 외치게 한다.그림자를 판 페터 슐레밀 역의 최민우·양지원·장지후와 그의 우아한 그림자를 산 그레이맨이자 하인 벤델 호프만을 연기하는 박규원·김찬호·조형균이 “작품 속 캐릭터에게 그림자란” 그리고 “인간이자 배우로서 나에게 그림자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브릿지경제’의 질문에 대한 답(가나다 순 게재)을 보내왔다.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페터 슐레밀 역의 장지후(왼쪽부터), 최민우, 양지원(사진제공=알앤디웍스)페테 슐레밀 양지원의 편견이자 신념“페터에게 그림자는 ‘편견’이에요. 그림자가 없다고 사는 데는 불편함이 없지만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하자 그게 마치 잘못된 것처럼 보이죠. 페터는 고통 속에 처절하게 그림자를 다시 찾으려하다 모든 걸 내려놓는 순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양지원에게 그림자는 ‘신념’ 혹은 ‘가치관’이에요. 누군가에겐 없이 살아도 아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저에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페터 슐레밀 장지후의 열차표 그리고 말도 안되는 불안감“페터에게 그림자는 보통의 삶을 지나 리나에게 갈 수 있는 열차표 같은 것입니다. 페터는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보통의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 권리를 박탈당했고 그로 인해 리나와 사랑할 수 있는 길조차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장지후에게 그림자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고, 만약 누군가 끝없이 황금이 쏟아지는 마법의 주머니를 준다면 당장에라도 팔아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만나면서 왠지 모르게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어쩌면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불안감을 주는 존재가 돼버렸죠.”페터 슐레밀 최민우의 리나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제가 연기하는 페터 슐레밀에게 그림자는 ‘리나’입니다. 처음 토마스에게 투자를 제안하러 간 이유도, 마법의 주머니와 그림자를 바꾼 이유도, 다시 그림자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그레이맨의 두 번째 제안에 흔들린 이유도, 그레이맨에게 ‘널 나에게서 추방한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리나에게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최민우에게 그림자란 매순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또 그렇게 살기위해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레이맨과 벤델 호프만 역의 김찬호(왼쪽부터), 조형균, 박규원(사진제공=알앤디웍스)그레이맨·벤델 호프만 김찬호의 장난감과 무표정의 나“그레이맨에게 그림자는 ‘장난감’인 것 같아요. 그동안 여러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았는데 다 일찍 망가지고 고장(죽음)나버려서 재미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페터의 그림자는 더 오랫동안 가지고 놀 수 있겠구나 기대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김찬호에게 그림자는 숨김없이 모든 걸 보여주지만 표정은 없는 저의 모습인 것 같아요!”그레이맨·벤델 호프만 박규원의 놀이이자 내 존재의 증명 “그레이맨에게 그림자는 ‘놀이’죠. 그레이맨 입장에서 보자면 가장 고급스러운 놀이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박규원에게 그림자는 내 존재의 증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공연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그림자는 저라는 존재가 인정받을 수 있게 해주는 증명같거든요.”그레이맨·벤델 호프만 조형균의 수집하고 싶은 물건과 영원한 동반자 “그레이맨에게 그림자는 ‘수집하고 싶은 물건’이에요. 주인이 움직이는 대로, 때로는 빛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아름다워서요. 조형균에게 그림자는 ‘영원한 동반자’죠. 아플 일도, 사라질 일도, 떨어질 일도 없는, 영원히 함께 하며 무덤까지 같이 갈 존재이기 때문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2 20:00 허미선 기자

[B사이드] ‘황금별 여사’ 신영숙의 ‘레베카’ ‘맘마미아’ ‘엘리자벳’…“꿈은 이루어 진다!”

뮤지컬 ‘레베카’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신영숙은 부족함이 많은 사람 같아요. 평범하고 대단한 스타도 아니고 TV나 방송에 노출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관리도 잘 안되고…완벽하지 않은 인간이죠.”초연부터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댄버스 부인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레베카’(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의 신영숙은 스스로를 “부족하고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스스로 ‘어떻게 지금까지 배우생활을 하고 있나’ 질문할 때가 많아요. 참 열심히 했구나 싶어요. 가진 게 그리 대단하지 않아도 부족한 걸 자책하고 만회하면서, 정말 이 일을 사랑하니까 더 열심히 하면서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요. 인간 신영숙은 많이 부족하지만 배우 신영숙으로서는 완벽한 모습으로 무대 서고 싶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아요.”‘황금별 여사’라는 애칭을 가지게 해줬던 ‘모차르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무명시절 실력으로 짊어진 무게와도 같았던 ‘캣츠’의 그리자벨라, 여우조연상을 안겼던 ‘팬텀’의 마담 칼르로타를 비롯해 ‘명성황후’ ‘맘마미아’ ‘엘리자벳’ 등 계단을 오르듯 배우 신영숙은 지금에 이르렀다.◇잊지 못할 뮤지컬 ‘캣츠’의 그리자벨라뮤지컬 ‘레베카’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인지도가 없었는데도 오디션에서 1등을 해서 맡은 역할이 ‘캣츠’의 그리자벨라였어요. 저는 코믹을 사랑했고 그런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캣츠’ 이후로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들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조금씩 스팩트럼을 넓혀간 것 같아요.”오디션에서 1등을 하고도 인지도, 외모 등의 문제로 캐스팅에서 밀려나기를 여러 번이던 신영숙에게 스팩트럼을 넓혀갈 발판이 돼준 작품이 뮤지컬 캣츠‘였다.“지금해도 잘할까 말까한데 그때는 30대 초반이었고 그렇게 큰 역할도 처음이었죠. ‘메모리’ 하나 부르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잘 표현해보려고 애를 쓰다 보니 부족한 역량이 졌어요. 인지도도 없는 배우를 오디션에서 1등 했다고 중요한 역할을 시켜줬더니 분장실에서 불을 끄고 나오지도 않고 말도 안섞고 성격책만 읽고 있고…그런데도 ‘메모리’가 잘 안됐죠.”당시를 회상하는 신영숙은 “공연에 도움도 안되고 우울증에 걸리는 줄 알았다”며 “요즘은 공연 바로 직전에 몰입하고 인물이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처음 ‘레베카’를 할 때도 그랬어요. 이 여자는 예민할 것 같고 차가울 것 같아서 찬물로 샤워를 했죠. 그렇게 오버하면서 해볼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그런 시절들이 쌓여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시도조차 안했다면 그런 내공은 안쌓였겠죠. 요즘은 뭘 봐도 눈물이 주룩주룩 나고 굉장히 슬퍼지고…직업병같아요. 얘기하다가도 빠져들고 이러다 병 생기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죠.”그리곤 “완벽하진 않지만 그렇게 역할들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 하면서 더 큰 기회들이 온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30대 후반에는 주인공도 하게 되고 ‘명성황후’ ‘맘마미아’ ‘엘리자벳’ 등 여성이 주인공인 무대에도 서게 되고 40대 중반이 되는 지금까지 감사하게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을 보탰다.◇관객은 나의 힘 뮤지컬 ‘레베카’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20년 동안 좌절의 순간들이 진짜 많았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20대 때 오디션에서 떨어져 울고 집에 갔던 기억이에요. 기고만장해져 있던 때였죠. 오디션 탈락도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고요.”그럼에도 20년을 한결같이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신영숙은 “힘든 건 잊고 좋은 건 많이 기억하려는 성격”이라며 “연속적으로 작품을 할 수 있었고 앙상블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오를 수 있었던 바탕은 긍정적 마인드”라고 밝혔다.“긍정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무대에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죠. 요즘 가장 고민은 인지도예요. 뮤지컬 전문 배우다 보니 인지도가 부족한 걸 느껴요. 지금보다 인지도가 더 없을 때는 오디션에서 일등을 했는데도 출연을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방송에라도 나가봐야하나 싶고…제가 어떻게 해야 그 부족함을 메꿀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 중이죠.”무대 위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인지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신영숙을 일으키는 건 역시 관객들이다.“체력적으로 너무 지치거나 선택되지 못한 데서 오는 좌절감에도 저를 기운 나게 하는 건 관객분들이에요. 매 공연 여러번 보러 와주시면서도 마음을 표현하려고 편지들을 주세요. 그 편지를 다 읽어요. 그 편지를 읽다보면 지치고 힘들다가도 힘을 얻죠. 일도 하시고 각자의 생활도 있으실텐데 제 공연을 보고 힘을 받아간다고 하시니 ‘으쌰 으쌰’ 힘을 내게 돼요.”꿈의 무대였던 ‘엘리자벳’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그리곤 “아무리 긍정적인 마인드로 20년 이상 무대를 했어도 괜찮아지는 것이 식은 죽 먹니는 아니다”라며 “라이브.무대를 좋고 사랑하는 만큼 실수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기본적인 긴장감이 있지만 관객들을 위해 꼭 지키려는 것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제가 약속한 날에는 반드시 무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해요.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해서 극장에 오시는 걸 알고 있거든요. 무대 위에서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더 강해져야할 것 같아요.”◇꿈은 이루어진다! ‘명성황후’ ‘맘마미아’ ‘엘리자벳’“코믹한 역할을 할 때는 무대에서도 너무 행복해요. ‘팬텀’의 칼를로타는 무대에서 다 풀 수 있었어요. 신경질을 낼대로 내고 성질껏 해도 사랑받았고 여우조연상도 탔죠.”이어 “‘스팸어랏’에서 호수의 여인도 너무 즐거웠다”며 “앞으로도 그런 역할들이 있다면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그리곤 “작품은 인연같다. 할 뻔 하다가 못하거나 작품 제작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들이 있었다”며 “좀 아쉬운 건 (헤븐에서 준비하던) ‘스위니토드’의 러빗 부인”이라고 털어놓았다.“블랙코미디적인 요소가 강한 역할이라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인연이 아니었는지 못하게 됐죠. 반면 ‘명성황후’처럼 생각도 못했는데 하게 된 작품도 있어요. 좀 어렸을 때 ‘맘마미아’ 오디션을 본 적이 있어요. 당시 오디션을 보던 오리지널 음악감독이 저한테 ‘당신은 앞으로 도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어요. 그 후 가슴에 ‘도나를 하겠구나’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짜로 하게 됐죠. ‘엘리자벳’도 너무 간절하게 하고 싶어서 오디션에 매번 도전했어요. 그러다 보니 40대에 16세 소녀 역할을 하게 됐죠.”이어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댄버스가 그랬듯 예전부터 꿈꾸던 역할이 엘리자벳이었다. 올해 엘리자벳을 연기한 게 굉장히 큰 기쁨으로 남아있다”며 EMK뮤지컬에서 ‘엘리자벳’을 라이선스로 무대에 올리기 전 팬들이 전해준 염원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뮤지컬 ‘레베카’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오스트리아에서 ‘엘리자벳’ 공연이 될 때였어요. 제 팬들이 그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직접 번역하고 책으로 제본에 저에게 선물해주셨어요. 엘리자벳 초상화에 제 자신을 합성해서….”그렇게 염원하던 ‘엘리자벳’의 첫 공연날, 로비에서 10년 가까이 그의 꿈을 응원하던 팬들을 만난 신영숙을 결국 눈물을 흘렸단다. 그도 울고, 팬들도 울면서 신영숙의 표현처럼 “로비는 눈물바다를 이뤘다.”“기쁨과 감동을 공유하던 팬들과 같이 무대를 꾸린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꿈꾸던 작품들을 늦게나마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죠. 늦게 이뤄서 더 감사해요. 지금이 이 정도인데 앞으로 10년은 더 도전하고 꿈꾸고 건강한 배우 생활을 해야겠다 싶어요. 저에게 한마디로 희망을 준 사람들처럼 저도 관객들,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는 굳건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2 19: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과거’ 아닌 ‘지금’과 소통에 나선 원로 연극인들의 제4회 늘푸른연극제

제4회 늘푸른연극제 (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꽃은 원로 연극인들의 예술혼과 연극계 가야할 새로운 길, 뜨거운 젊음을 의미합니다.”네 번째를 맞은 늘푸른연극제의 부제 ‘그 꽃, 피다’ 중 ‘꽃’에 대해 운영위원인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오랜 동안 활동하신 원로연극인들이 본인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로 그들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여전히 치열하게 무대에 서려는 원로 연극인들의 모습을 통해 후배 연극들은 연극을 대하는 새로운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18일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행사와 더불어 작품 소개가 이뤄졌다. 표재순 연출은 요양원을 배경으로 황혼의 사랑을 그린 ‘하프라이프’(12월 5~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를, 배우 김경태는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을 변주한 ‘의자들’(12월 6~8일 아트원씨어터 3관)을, 1세대 판토마임 배우 김동수는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무대에 올린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12월 11~15일 아트원씨어터 3관)를 선보인다.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하프라이프’를 선보일 표재순 연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더불어 배우 박웅의 ‘황금 연못에 산다’(12월 12~1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정진수 연출·윤대성 작가의 ‘이혼예찬!’(12월 18~22일 아트원씨어터 3관), 이승옥이 출연하는 ‘노부인의 방문’(12월 19~2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등도 만날 수 있다.◇나이듦과 사랑 그리고 소통할 수 없는 사회를 아우르다“제목 ‘하프라이프’는 원자가 소멸되기 전 얼마나 견디는지를 표현하는 단어로 다 죽어가는 생명성 등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죠. 나이 든다는 것과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표재순 연출은 ‘하프라이프’에 대해 “나이듦과 사랑을 화두로 던지는 작품”이라며 “근대사 인물을 주로 다뤘던 그 동안의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고 소개했다.“망각, 나이듦 등을 삶의 문제 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에게 쏟는 애정만큼 어른에게도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80살이 넘어도 사랑할 권리가 있어요. 개인의 일상 속에서 억눌린 생활을 하다가 죽음 직전에 사고처럼 일을 만들곤 하죠. 80대와 50대의 사랑법은 달라요. 하지만 어린이들의 순수함, 노년시대의 순수함은 같죠.”이렇게 전한 표 연출은 “명료하면서도 응징한 문제들이 있지만 나이듦과 망각, 치매 등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며 “이 작품은 제 삶과도 밀접하게 대화하고 있다. 배우들 역시 작중 인물과 엇비슷한 나이를 연기하면서 자신들의 모습이 투영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눈에는 눈물이 글썽하고 입에는 따뜻한 미소가 담기는 이 연극으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유화 같은 삶의 얘기를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그려가도록 하겠습니다.”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무대에 오르는 배우 김동수(왼쪽)와 ‘의자들’을 선보일 김경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부조리극 ‘의자들’로 김경태는 소통이 어려운 사회를 투영한다. 김경태는 “담아내지 못한 인생 자체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차피 인생 자체가 소통이 안된다’고 느끼면서 이 작품이 다시 만져졌다”고 털어놓았다.“노부부의 담아내지 못한 자기 인생 이야기를 통해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 대변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인생은 부조리하고 전혀 해결되지 않고 응어리지곤 하죠. 그 인생과 해결점의 부조리를 담담하게 남아내는 연극입니다. 소통하지 못한 데서 오는 자기 응어리를 표현하고자 했죠.”배우 김동수는 안나 프랑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대해 “2003년 교보문고에서 처음 만나 언젠가 만들어야지 마음먹었던 작품”이라며 “지난해 각색해 2주 동안 급하게 공연됐다. 그렇게 갈무리해뒀다가 2인극 페스티벌에서 60분짜리로 축소했고 이번 늘푸른연극제를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다시 90분 안팎짜리 버전을 완성했다”고 밝혔다.“제 대사 엄청 늘었어요. 65세 기업사장 출신의 시아버지가 서른살 며느리와 손자를 데리고 파리 근교로 여행을 가서 밤새 나누는 대화가 전부죠. 25년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됐는데 연극제 캐치프레이즈처럼 다시 꽃을 피우고 싶어서 도전했죠.”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황금 연못에 살다’를 선보일 배우 박웅(왼쪽)과 ‘노부인의 방문’무대에 오르는 이승옥(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윤대성 작가의 ‘이혼의 조건’을 바탕으로 변주한 ‘이혼예찬’에 대해 정진수 연출은 “이혼이 대세이고 예찬하는 시대, 결혼 조건을 따지듯 이혼에도 조건이 있을 것 같았다”며 “과거의식이 아닌 현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배우 이승옥이 선사하는 ‘노부인의 방문’은 세계적인 희곡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작품으로 30여년 전 실연의 슬픔을 안고 고향을 떠났던 여자가 큰 부자가 돼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작가가 던지는 메시지가 강합니다. 손종원 연출은 정의와 배신에 포인트를 두고 ‘돈과 권력 앞에 과연 정의는 존재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이혼예찬’을 선보일 정진수 연출은 의뢰가 아닌 공모전으로 전환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황금 연못에 살다’를 선보일 박웅은 “원작을 각색해 가족 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며 “연극이 어떤 주장을 하든 받아들이는 건 관객의 몫이다. 연극에 평생 몸담아 왔던 분들이 내놓는 작품이니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의뢰 아닌 공모, 어쩔 수 없는 선택 vs 원로 연극인들에 대한 모욕“70세 이상 연극인들을 원로 기준으로 삼는데 그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기회의 공정성을 위해 공모전으로 바뀌었어요. 원로 연극인들 중심의 축제지만 젊음의 정신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축제 돼야겠다는 이유도 있었죠.”서현석 대표가 설명한 이유로 인해 선정해 의뢰하는 방식에서 ‘경쟁’ 필요한 공모전으로 형식이 전환된 데 대해 정진수 연출은 “대단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선정에서 공모방식으로 바뀌면서 불가피하게 심사의 과정이 필요해집니다. 공모가 선정과 다른 점은 원로 스스로 이런 공연을 하고 싶다고 신청을 해야한다는 것이고 탈락자들이 반드시 생긴다는 거죠. 이는 원로 연극인들에게 모욕이고 망신입니다.”제4회 늘푸른연극제 운영위원 서현석 대표(왼쪽)와 스튜디오 반 이강선 대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이에 이강선 스튜디오 반 대표는 “총 17개 작품 중 6개 작품을 선발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실력의 문제 아닌 순서의 배치”라고 해명했다.“가장 중요한 건 무대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배우, 연출 위주가 아닌 작가, 스태프에 대해서도 가능한 배려해 결정했습니다. 이혼, 가족 등 지금 관객과 소통할 수 있고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를 위주로 선정했죠. 실력이나 줄서기, 실력의 우열로 선정된 것이 아닙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2 15: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도전! 눈물겨운 가장의 드랙쇼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고전 ‘노인과 바다’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의 전설’(사진제공=쇼노트)‘도전’을 키워드로 한 신작 연극 두편이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생존을 위해 드래그 퀸(Drag Queen,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한 남자)이 돼야 했던 가장의 눈물겨운 도전을 다루는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11월 27~2020년 2월 16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과 헤밍웨이의 동명 고전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소리꾼 이자람의 또 다른 도전 ‘노인과 바다’(11월 26~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가 첫 선을 보인다.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미국의 극작가 매튜 로페즈의 작품으로 2014년 미국에서 초연됐다. 2018년 뉴리젠시, 폭스2000과 영화화를 발표하기도 한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인기 TV시트콤 ‘빅뱅이론’의 짐 파슨스가 프로듀서이자 드래그퀸 트레이시로 출연을 결정지으며 주목받기도 했다.연극 ‘조지아 맥브라이의 전설’(사진제공=쇼노트)플로리다의 작은 로컬 바를 배경으로 엘비스 프레슬리 임퍼스네이터(유명인이나 스타를 흉내내는 예능인)인 케이시가 ‘조지아 맥브라이드’라는 예명으로 무대에 올라 진정한 디바로 변모하는 과정을 따르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연극이다. 마이너스로 일관하는 통장 잔고, 텅 빈 냉장고, 밀린 집세, 임신한 아내 등으로 힘겨운 케이시의 일상은 바 주인이 망해가는 바를 살리겠다고 드래그 퀸 쇼를 기획하면서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는다. 실직으로 벼랑 끝에 몰린 케이시는 만취해 쓰러진 드래그 퀸을 대신해 무대에 오르면서 얼결에 드래그 퀸이 된다. 그의 좌충우돌 성장극에는 그의 멘토이자 ‘왕언니’ 드래그 퀸 트레이시와 트레이시의 파트너 렉시, “내 남편이 드래그 퀸이 된다면 최고이길 바란다”는 케이시의 아내 조 등이 조력자로 나선다.얼결에 드래그 퀸이 됐지만 진정한 디바로 성장하는 케이시 역에는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보이스 2’ ‘검법남녀’ 등을 비롯해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어나더컨트리’ ‘벙커 트릴로지’ ‘엘리펀트 송’ ‘나쁜 자석’ 등의 박은석,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과 뮤지컬 ‘레드북’,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미친키스’ 등의 이상이, 연극 ‘알앤제이’ ‘모범생들’ 등의 강영석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그의 멘토 트레이시에는 3년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는 성지루와 ‘추남, 미녀’ ‘와이프’ ‘실수연발’ 등의 백석광, 렉시는 신창주·송광일, 조는 유주혜·박희정이 번갈아 연기한다.이자람의 ‘노인과 바다’(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망망대해에서 청새치와 고군분투하는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판소리로 재창작된다. 뮤지컬 ‘서편제’,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의 배우이자 ‘패왕별희’ ‘흥보씨’ 등의 음악감독이자 작사·작곡가인 소리꾼 이자람의 신작이다. 쿠바의 작은 어촌 코히마르에서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노인은 최근 들어 좀체 잡히지 고기들에 힘겨운 상황을 맞는다. 바다에 홀로 나선 지 85일째 커다란 청새치를 만난 노인은 그와의 한판 싸움을 벌인다. 이자람은 그 길고도 지난한 고군분투 속에서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들에 집중한다. 청새치와의 대치로 얻어지는 큰 보상, 그 보상으로 인해 벌어지는 또 다른 싸움 등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오롯이 소리로 빚어질 ‘노인과 바다’에 대해 이자람은 “이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순간을 소리꾼 이자람에게 맡기고 싶다. 관객을 만나고 더욱 넓은 바다가 그려지기를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작업 과정에서 가장 힘있게 다뤄야 할 것이 노인의 건강한 체념인 줄 알았다가, 버리지 않는 희망인 줄 알았다가, 주어지는 삶을 버텨내는 것인 줄 알았다가, 청새치와의 싸움인 줄 알았다가, 지금은 그 모든 크고 작은 싸움이 작업을 하는 나 스스로에게 와 있다”고 덧붙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1 0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배우들의 ‘눈물’ ‘꿈’ ‘땀’ ‘열정’…매회가 마지막인 것처럼! 뮤지컬 ‘아이다’

뮤지컬 ‘아이다’(사진제공=신시컴퍼니)“10년 동안 세번에 걸쳐 이 역할(라다메스)로 무대에 섰습니다. 다시 이 역할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게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죠. 그래서 첫 공연에 정말 눈물이 많이 났어요.”2010년부터 세 시즌에 걸쳐 라다메스로 분한 김우형은 뮤지컬 ‘아이다’(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를 “제 스스로 허락하는 눈물의 무대”라고 표현했다. 19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 참석한 김우형은 “이 작품에 많은 것을 쏟아 부으며 연기했다”며 “마지막까지 감성, 연기 등이 무대에서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아이다’ 중 ‘Elaborate lives’의 아이다 전나영와 라다메스 최재림(사진제공=신시컴퍼니)글로벌 제작사인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올해를 끝으로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공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의 마지막이 될 뮤지컬 ‘아이다’는 엘튼 존과 팀 라이스의 콤비작이다. 망국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윤공주·전나영,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그 누비아를 집어삼킨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정선아·아이비) 그리고 두 여자에게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김우형·최재림)의 사랑이야기이자 성장담이다.프레스콜에서는 오프닝 넘버 ‘에브리 스토리 이즈 어 러브 스토리’(Every Story is a Love Story, 윤공주·아이비·김우형)를 비롯해 ‘포춘 페이버 더 브레이브’(Fortune Favor the Brave, 김우형), ‘마이 스트롱기스트 수트’(My Strongest Suit, 정선아), ‘어나더 피라미드’(Another Pyramid, 최재림·박송권), ‘더 갓 러브 누비아’(The Gods Love Nubia, 전나영·유승엽), ‘일라보레이트 라이브즈’(Elaborate Lives, 전나영·최재림), ‘댄스 오브 더 로브’(Dance of the Robe, 윤공주·유승엽)가 하이라이트 시연됐다.김우형에게 ‘스스로가 허락한 눈물의 무대’인 ‘아이다’는 라다메스 역으로 새로 합류한 최재림에게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거머쥔 소중한 기회다.“2010년 제가 (김)우형 형님 언더스터디처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멋진 역할이어서 꼭 해봐야겠다 했는데 오디션에서 여러 번 떨어지고 이번에 붙어서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기다린 만큼 즐겁게 하고 있어요.”뮤지컬 ‘아이다’ 암네리스 공주 역의 아이비(왼쪽)와 정선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7년만에 암네리스로 돌아온 정선아에게는 “시작부터 마지막 공연처럼 즐거운, 너무 사랑하고 열정을 가진 작품”이자 “마지막이지만 또 한다고 해도 했을 작품”이다. “매회가 소중해요. ‘아이다’이기 때문에 모든 걸 뿌리치고 무대에 서는 것 같아요. ‘내가 무대에 있어야 겠구나’ ‘공연하고 박수와 사랑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사람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죠.”두 번째 아이다로 돌아온 윤공주에게는 “엄청 잘 떠는 편인데도 신기하게도 떨리지 않는 작품”이다. 그는 “관객과 온전히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해 긴장할 틈조차 없었던 것 같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아이다로서 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아이다’ 중 ‘Elaborate lives’의 아이다 윤공주와 라다메스 김우형(사진제공=신시컴퍼니)“‘그랜드 피날레’라는 걸 생각하면 너무 슬퍼져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매회차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소중함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고 즐기고 있죠.”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암네리스 공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아이비는 “마지막이라는 생각때문인지 떨리기보다 한 순간 한 순간 너무 소중하다는 느낌”이라며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올해 처음으로 ‘아이다’ 무대에 서는 전나영은 “아이다는 내게 특별한 작품”이라며 “열살 때 네덜란드에서 처음 본 뮤지컬이 ‘아이다’였다”고 털어놓았다.“네덜란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이 무대에서 아이다를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3개월 전에 한국에 와서 열심히 연습했어요. 실수를 한 날은 자책하기도 하고 집에 오면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자다 깨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를 다시 생각하죠.”이렇게 전한 전나영은 “언니, 오빠들을 보면서 저의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낀다”며 “그럼에도 그것 때문에 길을 잃으면 안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김우형은 “이번 시즌은 여느 때와는 다른 각오와 신념들, 책임감들이 생겨난다”고 마지막 ‘아이다’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주말 낮 공연 때는 저녁 공연이 없는 것처럼, 평일엔 내일 공연이 없는 것처럼 다 쏟아내려고 모두가 노력 중이에요. 매회가 끝이라는 생각으로 최고의 ‘아이다’를 선사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이를 위해 정진하고 부단히 노력할 거예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0 19: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이제야 거울 앞에 선 조정은…첫 단독콘서트로 스스로를, 관객을 ‘마주하다’

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여배우로서 한 시점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출발선에서 발을 내딛는다는 생각이 들어요.”뮤지컬 배우 조정은은 생애 첫 단독콘서트 ‘마주하다’(11월 19~20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의 의미를 “한 시즌을 마감하고 출발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리곤 “제가 콘서트를 한다니 다들 의아해 한다. 실제로 30대였다면 기회가 주어져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리하는 타이밍이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이어 “작품을 하면서 성장하기도 했고 어떤 배우에게는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저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라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잘 풀어내고 싶은데 처음이라 쉽지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처음엔 콘서트 제목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인 ‘공감’이라고 정했다가 ‘마주하다’로 바꿨어요. 작품을 하면서 제 자신을 보게 되는 것 같았거든요. 열을 내거나 좀 잘 한다고 우쭐대는 모습이 있어요. 잘 안되면 제가 너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어떤 작품들은 지금 꺼내봐도 창피하다 싶기도 해요.”뮤지컬 배우 조정은 콘서트 '마주하다' 포스터(사진제공=컴퍼니 휴락)조정은은 “당시에는 너무 속상해서 그 영상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였는데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정면으로 마주보니 또 그렇게 못하진 않았네 싶기도 하다”며 웃었다.“마흔이 돼 보니 그때 나이만큼 한 것 같아요. 그때는 가진 게 그만큼이었던 거죠. 지금의 제가 그때 나이의 저를 마주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마주하다’죠.”◇마주하기 어려웠던 ‘맨 오브 라만차’, 다시 마주하게 될 ‘드라큘라’“아픈 손가락처럼 정말 마주하기 어려웠던 작품은 ‘맨 오브 라만차’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베스트로 너무 잘했다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 했다고 봐진다고 할까요. 그 작품을 통해서 정말 많이 배웠고 성장했거든요.”그리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 뿐 아니라 ‘엘리자벳’도 어려웠고…하고 싶은 것과 가진 것의 간극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을 보탰다.“지금 하나하나 꺼내보면 중요한 건 크든 작든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었더라고요. 잘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놓치고 있었죠.”‘맨 오브 라만차’가 아픈 손가락이라면 2018년 봄 뮤지컬 ‘닥터 지바고’ 출연 이후 오랜만의 복귀작인 ‘드라큘라’(2020년 2월 11~6월 7일 샤롯데씨어터)는 연기하는 재미를 깨닫게 해 준 작품이다.“작품평과는 상관없이 내 생각을 가지고 내 말로 연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를 처음 알게 된 작품이 ‘드라큘라’예요. ‘드라큘라’ 전에는 알돈자(맨 오브 라만차), 판틴(레미제라블) 등 역할에 저를 맞추려고 부딪히고 끊임없이 애를 썼어요. 꿈이라는 에너지가 저를 끌고 가기는 했지만 무대에서 자유롭지 못했죠.”그리곤 “자유롭게 쓸 줄을 모르니 팔다리가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고 괴로웠다”며 “꿈이라는 에너지는 이미 소진돼 버렸고 배우를 계속 해야하나 라는 고민까지 맞물리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알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라큘라’부터 들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치열하게 연기하게 됐죠. ‘엘리자벳’ ‘모래시계’ 등 그 후 작품부터는 그려놓은 데 맞추기 보다는 ‘이 사람은 왜 이럴까’ 저 나름대로 그려나가는 작업을 시작한 것 같아요.”‘모래시계’ 연습은 전쟁터처럼 치열했지만 막상 공연을 시작하고는 “참 재밌었다.” ‘엘리자벳’도 힘들었지만 지방공연까지 통틀어 마지막 공연이었던 수원에서 퍼즐이 다 맞춰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공연이 매번 같을 수는 없고 어제 좋았던 걸 오늘 하려면 또 안되고…그럼에도 알아지는 것들이 있었어요. 그들이 쌓여서 작품마다 여러 번은 아니지만 소소하게나마 (퍼즐이 맞춰지는) 그런 순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여전히 연기는 어렵고 힘들지만 재밌구나를 알게 됐죠. ‘나는 배우가 맞구나’ 깨달으면서 그 힘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이를 “여정”이라고 표현한 조정은은 “어려서는 배우가 꿈이었고 꿈을 이뤄 배우로 활동하면서 현실이 됐을 때는 나에게 오는 한계와 좌절 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를 몰랐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여정 같아요. 배우가 가장 잘 맞는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됐어요. 그래선지 여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아요.”◇게스트 이혜경·김준수·최현주, 강필석·박은태“처음 콘서트를 할 때 범하기 가장 쉬운 오류가 게스트 섭외라고 하더라고요. 친하거나 다시 한번 같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공연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게 참 좋아요. 작품에서 동료로 만났지만 계속 같이 가게 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하고 소중한, 작품 이상으로 좋은 점이죠.”류정한, 김선영, 홍광호, 옥주현, 김준수, 강필석, 홍광호, 김문정 음악감독 등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던 조정은은 생애 첫 콘서트를 통해 뜻 깊은 지인들을 게스트로 마주한다.19일에는 ‘드라큘라’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준수와 ‘미녀와 야수’의 벨, ‘지킬앤하이드’ 엠마, ‘몬테크리스토’ 메르세데스 등 주로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올라 기회가 없었지만 한 무대에서 듀엣을 해보고 싶었던 최현주 그리고 그가 “가장 먼저 모시고 싶었던 선배” 이혜경이 함께 한다. ‘닥터 지바고’ ‘모래시계’로 함께 한 강필석과 ‘닥터 지바고’ ‘피맛골연가’에서 호흡을 맞춘 박은태는 20일 무대에 오른다. “많지는 않지만 가요도 (세트리스트에) 있어요. 어려서도 성격이 조용한 편이라서 그런 류의 가요를 좋아했어요. 사랑노래인데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선택한 곡이죠.”그리곤 자신과 닮은 작품 속 캐릭터로 ‘모래시계’의 혜린과 엘리자벳을 꼽았다. 조정은은 “예민할 때는 예민하고 여성스럽지만은 않은 혜린이는 대사 톤이며 다 낯설었지만 자신의 뜻이나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건 저랑 비슷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엘리자벳은 아빠처럼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하거나 외로움을 많이 타는 등 부분적인 모습들이 저와 맞닿아 있어요.”◇꿈이 없어져도 여전히 존재하는 나 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제 콘서트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꿈이 나’는 아니라는 거예요. 꿈은 꿈이지 이퀄(=) 나는 아니거든요. 꿈이 없어지면 내가 없어지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꿈이 없어져도 나는 여전히 존재하더라고요.”이는 데뷔 17년차를 맞은 뮤지컬 배우이자 마흔을 갓 넘긴 인간으로서 조정은이 자신의 콘서트를 찾는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꿈으로 인해 제가 성장하기는 하지만 꿈과 제가 동일시되지는 않아요. 우리 존재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꿈이 곧 나’라고 늘 생각하다 보면 꿈이 망가지면 내가 망가지는 것 같기도 하죠. 하지만 꿈이 없어지면 속상할 수는 있더라도 내 존재 자체가 없어지진 않아요. 꿈은 소중하지만 나보다 중요하진 않거든요.”그렇게 조정은은 첫 콘서트 준비를 위해 스스로 “꺼내보고 싶지 않은 작품”을 마주하면서 “내가 생각한 만큼 잘한 건 아니지만 애썼고 그 기회가 참 감사했음”을 깨달을 만큼 성장했다. 그리곤 지금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넘버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막바지에 부르는 ‘둘시네아’를 꼽았다. 둘시네아는 원래 이름이 알론조인 돈키호테가 알돈자를 부르는 귀족여인의 이름이다. 동시에 알돈자가 돈키호테에게 ‘깨어나 나를 기억해내라’고 부르는 곡이기도 하다.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그 넘버 중 ‘당신이 찾아낸 여인 둘시네아’라는 가사가 있어요.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는 그 말을 하려고 그 앞의 여정을 보낸다는 생각이 들어요. 산초가 ‘알돈자, 주인님이 죽었어요’라고 하면 알돈자가 ‘내 이름은 둘시네아예요’라고 하죠. 이 말을 할 때면 이 역할이 이거 때문에 있지 싶어요.”◇지나고서야 보이는 것들 “가장 매력적인 나다움”“가장 자기다울 때 가장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20대에는 선망의 대상이 있고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있죠. 하지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게 다르잖아요. 어려서는 내가 가진 것 보다 다른 모습이 되려고 애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내가 가진 좋은 걸 가져다 버리면서요.”그리곤 “돌이켜 보면 제가 가지고 있었던 것들 때문에 주어진 기회가 많았다”며 “제가 가진 목소리와 풋풋함이 역할과 잘 맞아서 ‘미녀와 야수’의 벨을 할 기회가 주어졌고 (제작사의) 모험으로 ‘스핏파이어그릴’ ‘맨오브라만차’도 하게 됐다. 제가 가진 것 이상으로 많은 기회들이 주어진 걸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을 보탰다.그렇게 지나고서야 보이는 “가장 매력적인 건 그 사람일 때”에 대해 조정은은 “자신이 가진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조언했다.“물론 잘 안돼요. 저 역시 지나고서 이제야 보이니까요. 사람은 다 다를 뿐 나쁘거나 틀린 건 아니죠. 제가 작품을 끝내고 나서 제일 후회하는 건 ‘노래를 좀 잘할 걸’ ‘연기 분석 좀 제대로 할 걸’이 아니에요. ‘그때 좀 좋다고 누릴 걸…’이죠.”기회가 주어져 무대에 설 수 있는 순간을 누리기보다는 잘해내는 게 전부인 것 마냥 스스로와 드잡이를 하며 힘들어만 했던 조정은의 지난날은 2007년 영국으로 떠났던 2년간의 유학 생활로도 이어졌다.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만 하느라 좀 더 즐기고 누리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누리면서 하고 싶은데 여전히 작품을 할 때면 긴장되고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돼요. 여러 작품을 동시에 못하는 이유기도 한데 마음을 여러 개로 쪼개질 못하는 것 같아요. 집중해서 습득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오래 걸리는 성향이 있죠. 잠깐이라도 ‘참 좋다’고 누리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번에 되진 않겠지만요.”그렇게 이제라도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 조정은은 “결혼을 안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모든 에너지를 작품에 쓰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결혼에 대한 바람을 풀어놓기도 했다.“나이 들어서 좋은 건 놓을 건 놓게 되고 지나가게 되는 것들이 생겼다는 거예요. 옛날에는 일이 너무너무 중요했어요. 지금도 물론 일은 중요하지만 다른 것에 대한 소원들이 생겼죠. 결혼도 좋고 아이도 좋고…좋은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그렇게 일 외의 다른 것들에 마음이 움직이고 소원이 생기는 지금이 좋아요.”◇놀아주고 싶은 유년시절의 나, 미련하고 느렸지만 “그래도 잘 왔다!” 뮤지컬 배우 조정은(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진짜로 무언가와 마주할 수 있다면 제 유년시절로 돌아가 같이 놀아주고 싶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고 친구들이랑 스토리를 만들어 중전마마 놀이를 하고 부장·과장 역할을 나눠 결재서류 놀이를 하던 기억이 나요.”조정은의 표현을 빌자면 “너무 진지하게” 빨간 벽돌을 빻아 고춧가루를 만들어 소꿉놀이를 하고 사극에서 본 주막놀이를 했던 어린시절엔 “밥 짓는 냄새가 너무 싫었다”고 털어놓았다.“친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 버렸거든요. 그 심심하고 외로웠던 때의 저를 마주하고 싶어요. 요즘은 아주 작은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뿌듯하고 그래요.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을 보고 펑펑 울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철물점에 가는 것도, 필요한 무언가를 사는 것도 너무 뿌듯해요.”이어 “향수를 다 쓰고 나면 꼭지를 따야 해서 철물점에 갔더니 그냥 잘라주시더라”며 경쾌하게도 웃는 조정은은 아주 작은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제가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인정하는 건 조급해 않았던 거예요. 안하면 도태될까봐 한 건 없거든요. 참 미련스럽고 느렸지만 그래도 참 잘 왔다 싶어요.”그렇게 미련스럽고 느리게 17년을 뮤지컬 배우로 살아온 조정은에게 관객은 “떠올리면 긴장시키는 존재”지만 “관객들이 저를 끄집어내주는 부분이 있다. 관객들은 저를 긴장시키지만 그걸 어떻게든 뚫고 나오게 하는 분들”이기도 하다. 그 긴장시키면서도 내재된 것들을 끄집어내는 존재들과 조정은은 19, 20일 콘서트를 통해 ‘마주한다.’“관객들을 마주한다는 건 굉장히 용기를 낸 일이에요.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이 나를 긴장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마주보며 얘기와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바뀌는 순간이 될 것 같아요. 여전히 긴장되지만 제일 친한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죠. 제가 좋아서 세트리스트에 넣었는데 관객분들이 좋다고 해주시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러지 않을까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16 16: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벌써 다섯 번째 댄버스를 만나다…뮤지컬 ‘레베카’ 신영숙 “차근차근…시간을 거스르는 배우”

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예전에는 반전, 슬픔 같은 감정이 더 있었더라면 이번엔 분노가 더 많아져서 더 무서워질지도 모르겠어요. 다섯 번째 댄버스를 분석하고 연기하다 보니 슬픔보다는 분노가 더 커졌죠.”벌써 다섯 번째 뮤지컬 ‘레베카’(11월 16~2020년 3월 15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오를 채비 중인 신영숙은 다섯 번째 댄버스 부인의 특징을 ‘슬픔이 깊어진 분노’라고 밝혔다. 그는 “런스루(처음부터 끝까지 실제처럼 해보는 연습)에서 부들부들 사지를 떨면서 연기를 했다”며 “슬픔이 깊어지니 분노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뮤지컬 ‘레베카’는 영국의 대표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과 그를 바탕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꾸린 작품이다.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영국 멘덜리 저택의 주인인 막심 드 윈터(류정한·엄기준·신성록·카이,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실종된 그의 아내 레베카에 대한 집착과 광기를 보이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댄버스 부인(신영숙·옥주현·장은아·알리), 막심과 사랑에 빠진 멘덜리 저택의 새 안주인 나(이지혜·민경아·박지연)가 풀어가는 서스펜스 로맨스다.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돼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았고 신영숙은 모든 시즌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분했다.◇‘모차르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의 ‘황금별’에서 시작된 꿈, 현실이 되다“제 안에 쌓인 삶의 경험들이 캐릭터에 녹아나는 것 같아요. 처음에 할 때는 노래를 파워풀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이코 역할에 초점을 맞춰 외면적인 면을 중점으로 했다면 다섯 번의 시즌을 거치면서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이어 신영숙은 “매번 미리 연습된 눈빛, 손동작 등을 하다 보니 댄버스의 마음과 감정들을 좀 더 깊숙이, 디테일하게 파고들게 됐다”며 “내외적인 부분이 맞닿아 시너지를 내면서 깊이 있는 캐릭터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관객은 물론 스스로도 대표 캐릭터로 손꼽는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과의 인연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또 다른 콤비작 ‘모차르트!’에서 시작됐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으로 분하며 대표 넘버의 이름을 딴 ‘황금별 여사’로 사랑받던 시절이었다.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맨 처음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오리지널 영상을 찾아봤어요.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라고 시작하는 파워풀한 넘버의 멜로디에서 중독성이 느껴졌죠. 제 음색으로 이 노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모차르트!’ 당시 르베이 작곡가가 ‘서늘하면서도 센 음색이 댄버스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힌트를 주셔서 (댄버스 역할에 대해) 더 꿈을 꿀 수 있었죠.”이렇게 전한 신영숙은 “제 상징이 ‘모차르트!’의 ‘황금별’이라면 ‘레베카’는 꿈을 심어준 작품”이라며 “댄버스는 처음엔 도전이었지만 너무 재밌고 2막에선 숨소리도 안들릴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멋진 역할”이라고 말을 보탰다.◇무대 뒤 20여분의 고군분투, 등장부터 긴장하게 만드는 댄버스 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등장부터 몸이 너무 긴장돼요. 역할 자체도 긴장상태여서 제 몸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야 하죠. 날선 상태로 노래를 하다보면 목에 핏줄이 설 정도예요.”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은 20분을 훌쩍 넘기고서야 처음 등장한다. 그 등장 자체로 무대와 관객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발휘해야하는 데 대한 책임감과 중압감은 신영숙 스스로를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아가게 된다.“특히 2막 1장(댄버스의 속내를 깨달은 나와 레베카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댄버스가 팽팽히 맞서는 ‘레베카’ 넘버)은 너무 상징적인 장면이에요. 노래와 함께 몸이, 무대가 움직이면서 아름다운 미장센을 만들어내는데 마법인가 싶어요.”2막의 ‘레베카’에 대해 다시 한번 “정말 멋진 장면”이라고 강조한 신영숙은 그 장면에서 극이 끝나고서야 나올 듯한 박수가 나온다. 1막에서 ‘레베카’ 넘버를 부를 때랑은 다르게 승리에 만끽된 상태라 즐기면서도 막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댄버스는 뭘 해서가 아니라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불편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에요. 확고하지만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병적인 집착, 모남, 불편함, 왠지 모를 스산함 등이 대사나 동작, 연기 등이 아니라 등장만으로 절로 드러나야 하죠. 20분이 넘어서야 등장하지만 그 전까지 군인처럼 몸도, 걸음걸이도 댄버스의 상황과 감정,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하게 돼요.”그렇게 5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신영숙은 “매 시즌, 매 공연마다 조금씩 더 쌓이는 게 저 스스로에게도 느껴진다”며 “절정에 이른 댄버스는 여전히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말을 보탰다. 관객들이 우스갯소리로 “에어컨 온도를 더 낮췄나” 싶게, 등장만으로도 서늘한 댄버스는 신영숙이 무대 뒤에서 벌이는 20여분 간의 부단한 고군분투로 여전히 만들어 가는 중이다.◇4인 4색 전혀 다른 댄버스, 옥주현·장은아·알리 그리고 신영숙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옥주현 배우와는 3번이나 댄버스를 같이 했고 ‘엘리자벳’도 같이 하다 보니 친밀해요. 서로의 장점들을 인정하고 응원해주는 사이죠.”신영숙은 2013년 초연부터 2014년,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4번째 댄버스, 올해 공연됐던 ‘엘리자벳’의 타이틀롤을 함께 한 옥주현에 대해 “명실상부한 뮤지컬 배우”라며 “댄버스를 엄청 빛나게 하는 배우”라고 표현했다.“장은아 배우는 여러 작품에서 강력하고 파워풀한 목소리와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 요즘 급부상 중인 댄버스예요. 알리 배우는 위대한 것 같아요. 출산 후 한달 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엄마여서 뿜어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죠.”그리곤 알리에 대해 “대단한 에너지, 정신력의 소유자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잘 나오는 것 같다”며 “네명의 댄버스가 전혀 다른 색”이라고 말을 보탰다.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저는 존재감이 무거운 댄버스인 것 같아요. 런스루를 하면서 앙상블들이 ‘소름이 끼친다’고 했는데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같이 하는데다 경력과 연륜에서 나오는 무거움이 있지 않나 싶어요.”◇흉내 아닌 진짜 사랑과 감정들을 위해“사실 극에 나오거나 대사로 설명되진 않지만 댄버스와 레베카에 대한 저만의 전사들이 섬세하게 있기는 해요. 레베카의 어머니는 여배우였고 댄버스의 엄마가 서포트를 하면서 레베카와 댄버스는 어려서부터 함께 성장했다 식이죠. 레베카를 어려서부터 보필했다고 대사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게 산 것처럼 하려고요.”댄버스가 되기 위한 신영숙의 노력은 극 어디에도 없는 ‘레베카와 댄버스의 전사’를 만드는 것 뿐 아니다.신영숙의 전언처럼 “댄버스가 너무 사랑하는 레케카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에 이입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고로 잃거나 한 마음 아픈 뉴스들을 굉장히 자세히 보는 편”인가 하면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흉내가 아닌, 진짜 고통이 연기로 승화될 수 있도록 아픈 마음을 굉장히 많이 담는 편”이기도 하다. “방명록, 편지지, 명함 등을 소개할 때 대사가 아니라 그 물건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 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흔적들에 대한 감정 등을 담아요. 내(댄버스)가 너무 사랑하는 레베카가 있던 방을 소개하는 호흡과 감정들을 통해 레베카에 대한 사랑과 상실감을 사실적이고 진실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죠.”◇차근차근, 시간을 거스르는 배우 신영숙 뮤지컬 ‘레베카’ 댄버수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댄버스는 누군가와 호흡을 맞추기보다는 독자적인 노선을 가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막심이나 나와의 호흡 보다는 배우들마다의 차별된 매력들이 기대되는 것 같아요. 특히 돌아온 막심 류정한 선배가 반가워요.”2019년 ‘레베카’에 새로 합류하거나 다시 돌아오는 출연진들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신영숙은 특히 초연 이후 다시 돌아온 배우 류정한에 대한 반가움을 전했다.“막심은 멘덜리 저택의 주인이자 귀족으로서 그만의 고급스러움이 있어요. 연기만으로는 쉽지 않은, 걷기만해도 귀족스러움이 묻어나야하죠. (루)정한 선배 자체가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거든요. 초연 이후 복귀여서 더 기대되고 반갑게 느껴져요.”‘웃는 남자’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맘마미아’ ‘레베카’까지 신영숙은 배우로서 때 늦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 지금에 대해 “정점에 올랐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고 있다”는 신영숙은 스스로를 “시간을 거스르는 배우”라고 표현했다.“앙상블부터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 40대에 와서 주연을 더 많이 맡고 있잖아요. 의도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의 여배우들과는 다른 행보를 걷는 것 같기는 해요. 20대부터 크든 작든 주어진 거에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임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 창피한 게 없어야 한다’ 였어요. 부족하면 노래,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죠. 아무리 작은 역할일지라도 확신을 가지고 무대에 올라가고 싶었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15 19: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따뜻해서 흘릴 수 있는 눈물, 뮤지컬 ‘빅피쉬’…스캇 슈왈츠 연출과 김성수 음악감독, 배우들이 꼽은 애정 넘버는?

뮤지컬 ‘빅 피쉬’ 창작진과 출연진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스캇 슈왈츠 연출(왼쪽)과 김성수 음악감독, 에드워드 역의 박호산, 산드라 역의 김지우(왼쪽)와 구원영, 에드워드 손준호, 윌 역의 이창용(위)과 김성철, 에드워드 남경주 (사진제공=CJ ENM)“놀라우면서도 좋은 건 저희 작품이 감성이 충만하면서 굉장히 유머러스하다는 사실이에요.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준비 중이죠.”뮤지컬 ‘빅 피쉬’(12월 4~2020년 2월 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스캇 슈왈츠(Scott Schwartz) 연출은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며 넘버의 중독성을 언급했다. 뮤지컬 ‘빅 피쉬’로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그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도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고 귀띔했다.“작곡가인 앤드류 리파(Andrew Lippa)에게 ‘지금 네 노래가 머릿속을 맴돌며 떠나지를 않아서 짜증이 날 정도’라고 이메일을 보냈죠. 앤드류는 굉장히 좋아했지만 저는 지하철을 타고 퇴근을 하면서 계속 흥얼거리게 돼 옆자리 분들께 죄송합니다.”뮤지컬 ‘빅 피쉬’ 스캇 슈왈츠 연출(사진제공=CJ ENM)다니엘 월러스가 1998년 발표한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빅 피쉬’는 이야기꾼 에드워드(남경주·박호산·손준호, 이하 가나다 순)와 ‘팩트’를 쫓는 기자인 아들 윌(김성철·이창용)의 갈등, 두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아내이자 엄마 산드라(구원영·김지우)의 서글프지만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2003년 팀 버튼 감독이 영화로 선보여 사랑받기도 했던 작품이다. 뮤지컬 ‘빅 피쉬’는 스캇 슈왈츠 연출을 비롯해 존 어거스트(John August)가 대본을, 앤드류 리파가 작사·작곡을 책임진 작품으로 한국 프로덕션의 음악과 편곡은 ‘록키호러쇼’ ‘베르나르다 알바’ ‘마마 돈 크라이’ 등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총지휘한다.◇손준호의 ‘이야기의 주인공’부터 김성수 음악감독의 ‘다음은 뭘까?’까지 “1초도 생각할 수 없이 ‘다음을 뭘까’(What’s Next)가 가장 좋습니다. 첫 리딩부터 울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굉장한지를 깨닫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힘이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죠.”김성수 음악감독은 윌의 넘버 ‘다음은 뭘까?’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으며 “이렇게 작품을 하면서 행복하기는 오랜만”이라며 “이 곡은 음악적으로 홀륭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지뢰들이 많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뮤지컬 ‘빅 피쉬’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제공=CJ ENM)“단순한 구성의 이야기로 강요하기 보다는 각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요. 음악을 듣다가 많은 질문과 생각을 하게 돼요. ‘아버지가 나를 사랑했을까’는 잘 모르겠어요. ‘내가 아이를 사랑할까’는 당연히 그래요. 하지만 ‘내가 사랑한다고 아이가 생각할까’는 또 모르겠거든요.”이렇게 전한 김성수 감독은 “강요가 아닌 각자의 감동 포인트가 따로 있는 곡”이라며 “제가 눈물을 흘리는 포인트는 윌이 너무나 원했던 엔딩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뮤지컬 ‘빅 피쉬’ 에드워드들. 왼쪽부터 박호산, 남경주, 손준호(사진제공=CJ ENM)“자신이 원했던 엔딩을 위해 아버지를 그렇게 다그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래서 에드워드도, 윌도 감동 받는 엔딩같아요. 구원영, 김지우 산드라는 노래를 끝까지 부르질 못할 정도죠. 지난 주에는 앙상블 전체가 통곡을 하기도 했어요. 그건 얘기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성수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은 ‘다음은 뭘까?’는 10~70대까지를 연기해야하는 에드워드 역의 박호산과 그의 아들 윌로 분할 이창용·김성철이 한목소리로 동의를 표한 곡이기도 하다.박호산은 “윌이 아버지를 이해하는 순간”이라며 “에드워드가 어떻게 죽는지 마녀가 끝을 보여줬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의 입으로는 말하지 않는데 그 장면을 윌이 완성시킨다”고 설명했다.“윌이 마지막 순간을 그리고 있을 때의 음악도 좋지만 상상만으로도 넘쳐요. 등장인물들이 웃으면서 (에드워드를) 보내주려고 와주죠. 팀 버튼의 ‘빅 피쉬’는 짓궂어요. 장난기도 많고 고어틱하죠. 하지만 스캇 연출의 ‘빅 피쉬’는 사랑스럽고 귀엽고 재치 있으면서도 따뜻하죠.”김성철은 ‘다음은 뭘까?’에 대해 “드라마틱하고 윌의 성장을 보여주는 노래”라며 “음악 자체도 좋지만 노래가 담은 얘기가 너무 좋다”고 전했다.이창용은 ‘다음은 뭘까?’와 더불어 ‘이것이 끝’(How It Ends)을 좋아하는 넘버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마무리를 할 대 아버지와 함께 하는 노래여서 좋다”며 “(에드워드 역의 박)호산 선배랑 그 신을 몇 번 반복했는데 눈물을 안흘린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넘버”라고 소개했다.뮤지컬 ‘빅 피쉬’ 윌 역의 이창용(왼쪽)과 김성철(사진제공=CJ ENM)손준호는 극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이야기의 주인공’(Be The Hero)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드워드가 어린 아들에게 해주는 노래”라며 “전반적으로 판타지적인 극의 내용들을 아들한테 얘기해주는, 우리 작품의 색이 잘 표현된 곡”이라고 소개했다.에드워드 역의 남경주는 ‘멈춘 순간’(Time Stops)에 대해 “이 작품 대본과 음악을 받아서 보고 제 아내에게 ‘내가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 세상이 이랬다’고 했다”며 “2003년 ‘키스 미 케이트’ 공연 당시 아내가 사인을 받으러 왔던 순간과 똑같은 광경이 연출된 걸 데자뷰처럼 봤다”고 설명했다.“이 작품에서는 에드워드가 거인과 세상 여행을 떠나자마자 만나는 서커스 장에서 오디션을 보러 온 산드라를 보게 돼요. 그 순간 서커스장 안의 모든 것이 멈추고 산드라와 에드워드만 보이죠.”뮤지컬 ‘빅 피쉬’ 산드라 역의 구원영(왼쪽)과 김지우(사진제공=CJ ENM)산드라 역의 구원영과 김지우는 ‘길을 따라 사는 인생’(Out There On The Road)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구원영은 “에드워드가 자라온 애쉬턴 마을들, 그들만 나오면 너무 행복해지는데 그들의 합창곡”이라고, 김지우는 “처음 에드워드와 거인으로 시작하는 극이 정신을 차리고 보면 모든 배우들이 ‘길을 따라 사는 인생’을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따뜻함이 전달되는 그 표정들을 보면서 행복해지는 곡이에요. 슬퍼서가 아니라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해서 흘릴 수 있는 눈물이구나를 깨닫게 되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15 14:35 허미선 기자

[비바100]초연·절정·피날레! 겨울문턱 ‘진수성찬’ …뮤지컬 ‘아이다’ ‘레베카’ 그리고 ‘그림자를 판 사나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뮤지컬 ‘아이다’(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어쩌면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로 무장한 뮤지컬 ‘레베카’(11월 16~2020년 3월 15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그리고 어쩌면 신선한 바람이 될지도 모를 창작초연 ‘그림자를 판 사나이’(11월 16~2020년 2월 2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가 개막한다. 이들은 각각 디즈니와 엘튼 존·팀 라이스, 알프레드 히치콕과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 콤비,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와 정영·우디 팍·오루피나의 이름을 걸고 관객들을 만난다.뮤지컬 ‘아이다’는 제작사인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올해를 끝으로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공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을 마지막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된 후 2010년, 2012~2013년, 2016~2017년에 걸쳐 공연되며 사랑받았다. 뮤지컬 ‘아이다’ 2016년 공연사진. 라다메스 김우형(왼쪽)과 아이다 윤공주(사진제공=신시컴퍼니)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윤공주·전나영,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그 누비아를 집어삼킨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정선아·아이비) 그리고 두 여자에게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김우형·최재림)의 로맨스이자 성장담이다. 엘튼 존, 팀 라이스가 꾸린 넘버와 태양신 호루스의 눈, 붉은 빛 누비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그에 반사된 야자수, 주홍빛 노예선과 초호화 왕궁 등 광활하게 펼쳐진 고대 이집트의 풍광이 판타지를 완성한다.2016년의 아이다 윤공주, 각각 2010년과 2016년에 암네리스로 합류한 정선아와 아이비, 2010년부터 최다 시즌 참여 라다메스로 등극한 김우형을 비롯해 1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다에 캐스팅된 전나영, 100 대 1의 경쟁률에서 라다메스 역을 거머쥔 최재림이 새로 합류했다. 영국의 대표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과 그를 바탕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를 모티프로 꾸린 뮤지컬 ‘레베카’는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미하엘 쿤체와 시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꾸린 작품이다.영국 멘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그 저택의 주인인 막심 드 윈터(류정한·엄기준·신성록·카이)와 실종된 그의 아내 레베카를 둘러싼 서스펜스를 책임지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댄버스 부인(신영숙·옥주현·장은아·알리), 막심과 사랑에 빠진 나(이지혜·민경아·박지연)가 풀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초연부터 5시즌째 댄버스 부인으로 분하고 있는 신영숙. 사진은 뮤지컬 ‘레베카’ 2017년 시즌 공연사진(사진제공=EMK뮤지컬)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레이문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전세계 12개국에서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된 ‘레베카’는 한국에서 2013년 초연돼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는다.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와 로맨스, 킬링 넘버로 무장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로 무장한 다섯 번째 시즌 ‘레베카’에는 초연의 막심 류정한이 다시 돌아왔고 2014년부터 함께 한 엄기준을 비롯해 신성록·카이가 새로운 막심으로 함께 한다.다섯 시즌 모두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분한 신영숙, 네 번째 댄버스 부인으로 돌아온 옥주현, 2016년부터 함께 하는 장은아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가수 출신의 알리가 힘을 보탠다. 댄버스 부인과 격돌하는 극의 화자인 나에는 2016년의 나 이지혜를 비롯해 ‘엑스칼리버’ ‘웃는 남자’ ‘베어 더 뮤지컬’ 등의 민경아와 ‘맘마미아’ ‘어쩌면 해피엔딩’ ‘시라노’ 등의 박지연이 새로 합류했다.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독일의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1814년작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극 ‘알앤제이’,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용의자 X의 헌신’ ‘국영의 남쪽’ 등의 정영 작가, 뮤지컬 ‘더데빌’의 우디 박 작곡가, ‘호프’ ‘킹 아더’ ‘록키호러쇼’ 등의 오루피나 연출이 의기투합했다.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 불명의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은 페터 슐레밀의 여정을 따른다.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돼 도시에서 추방된 페터가 정상적인 사회로 편입하기 위해 그림자를 되찾는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인간의 이기와 비인간성을 비판하는 스토리에 그림자를 떼어내는 장면의 무대 구현, 오케스트레이션과 언더 스코어의 웅장함, 강렬한 멜로디로 무장한 넘버 및 음악, 명암으로 표현되며 극명한 대비와 캐릭터의 심리변화 및 성장 과정이 돋보이는 연출 등이 어우러진다.김찬호·박규원·조형균이 신비한 능력의 그레이맨과 페터 슈레밀의 하인 벤델을 동시에 연기하며 그림자를 팔고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다시 그림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페터 슈레밀 역에는 양지원·장지후·최민우가 트리플캐스팅됐다. 페터가 그림자를 다시 되찾고 싶게 하는 계기가 되는 옛 연인 리나 마이어에는 여은과 전예지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14 07:00 허미선 기자

뮤지컬 ‘위윌락유’, 가수 BMK 추가 캐스팅…곽동현×조환지×황한나 컨셉트 포토 공개

갈릴레오 곽동현, 조환지와 스카라무슈 역의 황한나, 킬러퀸 역의 BMK (위부터 시계방향)전설의 록그룹‘퀸’의 음악 24곡으로 이뤄진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가 가수 BMK를 추가 캐스팅했다.에스컨텐츠그룹은 13일 가수 BMK를 비롯해 배우 곽동현, 조환지, 황한나 등 뮤지컬 ‘위윌락유’ 주역들의 컨셉트 포토를 공개했다.뮤지컬 ‘위윌락유’는 ‘퀸’의 주옥 같은 명곡을 짜임새 있게 스토리텔링한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이다.다양한 작품 속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던 곽동현과 조환지, 황한나 그리고 가수 BMK가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가수 정동하와 함께 ‘갈릴레오’역을 맡은 곽동현은‘원 킬’이라는 예명으로 JTBC ‘히든싱어’ 김경호 편과 ‘팬텀싱어’,’복면가왕’ 등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뛰어난 가창 실력을 선보인바 있으며 이후 부처님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 ‘싯다르타’에서 주인공 역할로 깊은 감동을 안겼다.배우 박보검의 절친으로 알려진 뮤지컬 배우 조환지는 SBS ‘판타스틱듀오2’에서 이소라의 판듀로 출연, 남다른 가창력을 뽐냈으며 뮤지컬 ‘닥터지바고’,’루드윅’,’블루레인’,’모든순간이너였다’등에서 주연, 조연으로 출연한 신예배우이다.곽동현과 조환지는 록스피릿이 느껴지는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서 열창하는 모습과 더불어보헤미안들을 이끌며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혁명을 주도 한다.한때 지구라 불렸던 행성 ‘아이플래닛’의 무자비한 지배자 킬러퀸 역에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소울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가수 BMK가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BMK는 두려움을 안겨주는 지배자답게 화려한 컬러가 돋보이는 헤어스타일과 장신구 외에도 멋진 밍크 코트를 입고 무대를 사로 잡을 예정이다.또한 ‘킬러퀸’에 대항하며 날카로운 재치와 걸 크러쉬 매력으로 남자 주인공 갈릴레오와 사랑에 빠지는 스카라무슈 역에는 뮤지컬 ‘손양원’,’셜록홈즈2’,’파리넬리’,’보디가드’,’드라큘라’등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력과 가창 실력을 선보인 베테랑 여배우 황한나가 캐스팅 되어 섹시한 의상과 긴 헤어스타일로 시선을 한 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2302년 라이브 음악이 금지된 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위윌락유’는 영화 ‘미스터 빈’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벤 엘튼이 가세해 2002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17개 국에서 1,5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대형 뮤지컬이다.오는 12월 17일부터 전세계 최초로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으로 공개되는 ‘위윌락유’는 잠실 종합운동장 ‘위윌락유’ 전용 공연장 로열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19-11-13 16:03 오수정 기자

[비바100] 냉정과 열정 사이…뮤지컬 ‘보디가드’로 무대 ‘처음’ 함께 하는 이동건·강경준

‘보디가드’ 프랭크 파마로 뮤지컬 데뷔하는 강경준(왼쪽)과 이동건(사진제공=CJ ENM, FNC엔터테인먼트)“둘 다 어리바리해요. 아마 형도 걱정이 많을 거예요. ‘나도 처음 너도 처음이니 좀더 연습하자’ 토닥이고 예기하면서 준비 중이죠. 혼자였으면 너무 힘들었을 텐데 함께해서 좋아요. 유대감 같은 게 생겼죠.”뮤지컬 ‘보디가드’(11월 28~2020년 2월 23일 LG아트센터)의 프랭크 파머로 이동건과 나란히 뮤지컬 신고식을 치르는 강경준은 “함께 여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동건 역시 “서로의 강점을 보면서 배운다”며 “경준이가 하는 것들이 다 조언이고 보고 배울 수 있고 참고할 수 있어서 많이 의지하게 된다”고 말을 보탰다.뮤지컬 ‘보디가드’는 스토커(이율)에 시달리는 톱스타 레이첼 마론(손승연·김선영·박기영·해나,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그의 경호원 프랭크 파머(강경준·이동건)의 로맨스다. 1992년 고(故)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은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2016년 한국에서 초연됐다.‘보디가드’ 프랭크 파마로 뮤지컬 데뷔하는 이동건(위)과 강경준(사진제공=CJ ENM)과거 앨범을 발매하고 가수활동도 했던 이동건은 “기회가 온다면 뮤지컬을 한번은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며 “다른 작품들도 제안 받았지만 제 깜냥으로는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나서질 못했다”고 뮤지컬 ‘보디가드’ 출연 결정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첫 무대 연기인데 노래와 춤은 너무 큰 부담이었어요. 그런 저에게 ‘보디가드’는 최적화된 뮤지컬이 아닐까 싶어요. 무대 위 연기만 온전히 고민하면 되거든요. 제가 뮤지컬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죠.”◇전혀 다른 프랭크 파머, ‘찬피’ 이동건과 ‘온피’ 강경준“프랭크는 강인한 이미지지만 아픔을 숨기고 있어요. 내면적으로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죠. 굉장히 수줍어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잘 못하지만 보디가드로서 많은 이들 앞에 나서는 프로페셔널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고 열정을 다하는 친구예요.”프랭크 파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강경준은 “저 역시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며 “데뷔 초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나 싶었는데 극복했다. 프랭크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본의 아니게 TV조선 일요드라마 ‘레버리지 : 사기조작단’ 촬영과 ‘보디가드’ 연습기간이 겹쳐 “연습량이 부족하다”는 이동건은 “처음 무대 서는 날짜를 최대한 늦췄다. 매일 연습에 매진하고 잇는 경준씨에게 고민하고 상의하면서 준비 중”이라고 고마음을 전했다.이동건(사진제공=FNC)“경준이는 사람 자체가 따뜻해요. 크랭크도 따뜻함이 필요한 장면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2막에서 (레이첼의 아들 플레쳐) 아이와 하는 장면이 있는데 프랭크가 레이첼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점점 따뜻해져가는 모습이죠.” 스스로를 ‘찬피동물’이라고 표현한 이동건은 “사람 자체가 차가운 편”이라며 “초반 프랭크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을 연기하는 게 너무 편하다. 대신 플레쳐와 얘기하고 따뜻해져 가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초반 프랭크는 타깃을 지키는 것밖에 없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남자예요. 누구를 대하든 마찬가지로 흔들림 없이 자신의 목표로 지킬 사람에 집중하죠. 그런 표현이 저는 편한 것 반면 경준씨는 힘들어해요. 그러던 프랭크가 레이철과 가족의 삶 속으로 들어가면서 따뜻해져가는 과정이 저는 너무 어려운데 경준씨는 너무 편하죠. (강경준은) 아이를 처음 만나서 하는 대화가 자연스럽고 연기가 필요 없다면 저는 너무 연기해야 하거든요.”강경준(사진제공=CJ ENM)이어 이동건은 “그래선지 냉정함과 따뜻함의 폭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경준 역시 “1막과 2막이 다르다. 1막은 일적인 부분, 2막은 따뜻한 모습이 보인다”며 “1막을 좀더 잘 해야 2막에서 저의 따뜻함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1막을 중점적으로 연습 중”이라고 설명했다.이동건은 “초연 프랭크 선배들(박성웅·이준혁)과는 다른, 경준씨와도 다른, 전문 뮤지컬 배우와 했을 때와는 다른 저만의 프랭크였으면 좋겠다”며 “제가 그 자리에 있어야할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양복에 넥타이 차림에 액션 신이 많지만 사랑, 레이첼과의 멜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기억 속에는 이미 캐빈 코스트너의 프랭크가 있어요. 그 중 표현하고 싶은 건 강하고 냉정하며 이성적인 모습 위의 쓸쓸함과 책임감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레이첼과의 사랑이죠. 사랑 앞에서 변해가는 남자는 다 똑같아요.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프고 행복하고는 연구하고 연기해서 만들어내는 감정이 아닌 것 같아요. 이동건이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투영된다고 생각했죠.”이에 “프랭크와 비슷한 면, 감정, 상처 등에 저를 투영해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프랭크가 사랑에 빠지고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것들에 저를 투영하면 이동건만의 진짜 프랭크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이구동성 “잘 하고 싶어요” 이동건(사진제공=FNC)“잘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들이 잘한다고 해주면 고맙지만 저 자신을 이겨야만 가능한 평가 같아요. 최대한 프랭크스럽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이렇게 바람을 전한 강경준은 “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매체 연기는 카메라나 마이크 등으로 사람 감정을 채워줄 수 있는데 무대는 그게 안된다는 것”이라며 “제가 하는 말 한마디, 포즈로 관객들의 제 감정 등을 느낀다”라고 토로했다.“연습실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갔었는데 ‘프랭크답지 않아’라는 말을 들었어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평소 옷차림부터 행동까지 프랭크스러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 연습실에서도 갑자기 말이 없어졌죠.”강경준(사진제공=CJ ENM)이동건은 “무대 연기가 낯선 사람이라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하며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며 “훌륭한 뮤지컬 배우들이 한 것과는 다른 면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그분들처럼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이동건이 하니 다르다’ 그것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제 도전의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뮤지컬 ‘보디가드’가 필모그래피로만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제 스스로 제 스스로 드라마와 뮤지컬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어디서든 연기하고 있는 게 행복하거든요. 그 범주가 뮤지컬로 좀 넓어졌으면 좋겠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13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익숙하면서도 낯선 무대 위 풍경들! 90년대 감성 저격하거나 익숙한 콘텐츠거나

S# “나는 요즘 ‘검은 고양이 네로’ ‘회상’ ‘잘못된 만남’ ‘디오니소스’가 좋더라.”“고모도 ‘회상’ 좋아했었는데… ‘디오니소스’는 무대가 멋있지. 고모는 ‘소우주’가 좋던데.” “맞아! ‘소우주’도 좋아.”한동안 H.O.T. ‘전사의 후예’를 흥얼거리던 12살 조카와 한때 ‘클럽 H.O.T.’였던 47세 고모가 나누는 대화는 요즘 흔하게 연출되는 기묘한 풍경이다. 김건모, 동물원, 김광석, 조용필, 터보, 방탄소년단 등 두 사람의 음악 폴더에는 같은 가수들의 같은 노래들이 담겼다.1990년대 유행곡들을 접할 수 있는,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유튜브의 ‘SBS 케이팝클래식 채널’, 판매량 446%가 증가했다는 김희선의 곱창밴드, 원조 두꺼비 진로 소주병 등 촌스럽지만 어딘가 끌리고 뻔하고 낡았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뉴트로(New-tro, New+Retro)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올초 초연 공연사진(사진제공=수키컴퍼니)1990년대에 청춘을 관통했던 이들에겐 익숙한 그리움으로,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10~30대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아날로그 문화들. 이른바 뉴트로 바람이 뮤지컬계에도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위윌락유’부터 ‘또! 오해영’까지…익숙한 콘텐츠들의 무대 습격지난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전세계를 들끓게 만들었던 퀸의 노래 24곡으로 꾸린 ‘위윌락유’(We Will Rock You),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의 ‘보디가드’, 故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최민수·채시라·박상원·고현정 등이 출연해 1991~1992년 방송됐던 동명 드라마를 무대에 올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홍콩 느와르의 포문을 열고 르네상스를 관통한 주윤발·적룡·장국영의 ‘영웅본색’과 유덕화·양조위의 ‘무간도’, 팀 버튼 감독의 ‘빅 피쉬’ 등이 올 연말부터 2020년까지 라인업돼 있다.이같은 현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공연 관계자는 “국적을 불문하고 창작자·제작자라면 누구나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공연뿐 아니라 영화 재개봉이나 리메이크도 같은 맥락으로 ‘다시 보기’는 그 시간 동안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는 문화적 산물이기도 하다. 좋은 작품은 시대를 관통해 다시 봐도 좋을 뿐 아니라 그 시대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어 “뮤지컬 애호가들이 출발선상에 있기는 하지만 훌륭한 작품은 시대와 세대, 분야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런 작품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위윌락유’의 김장섭 연출은 익숙한 콘텐츠들의 무대화에 대해 “때마침 트렌드가 된 뉴트로 열풍”과 “새롭고 신선한 텍스트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좀처럼 새로운 창작물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지도와 완성도를 겸비한 예전 것들, 익숙한 콘텐츠들을 끄집어내 현대화하고 재해석하고 변주하는 작품들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뮤지컬 ‘위윌락유’(사진제공=MS컨텐츠그룹)그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힘입어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이 다시 주목받는가 하면 퀸의 음악을 모르던 세대까지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레트로, 아날로그 열풍에 힘입어 중장년층 세대가 소비하던 인생 작품들이 주목받는 현상이 뮤지컬 시장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각본가 벤 엘튼이 대본을 집필해 퀸의 명곡 24곡을 곁들인 ‘위윌락유’는 2002년 런던 초연 후 전세계 17개국 투어를 돌며 사랑받은 작품이다. 보헤미안들이 기다려온 혁명가인 드러머 갈릴레오, 그를 긴장하게 하는 스카라무슈, 세상을 통제하는 킬러퀸의 대립을 그린다. 부활 출신의 정동하, 샤년, 임소라, 김태우, 서문탁, 김종서, 홍록기 등과 서범석, 정상윤, 최수형 등이 출연한다.김장섭 연출은 “중장년층은 어린시절 혹은 청춘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음악과 춤을 곁들여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고 젊은 관객들은 낯설지만 매력적인 콘텐츠로 소비하는 새로운 흐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뮤지컬로 만들어질 ‘또! 오해영’(사진제공=CJ ENM)뉴트로 열풍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익숙한 콘텐츠의 변주 및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서현진·에릭 주연의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뮤지컬화도 일맥상통한다. ‘여명의 눈동자’와 ‘또! 오해영’의 제작사 수키컴퍼니 기획팀의 송가란 대리는 “같은 콘텐츠라도 장르에 따라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며 “뮤지컬에 맞는 작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뮤지컬 ‘또! 오해영’은 스토리도, ‘너였다면’ ‘꿈처럼’ ‘사랑이 뭔데’ 등 사랑받았던 OST도 그대로 활용하지만 원작 특유의 매력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무대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명의 오해영과 박도경, 한태진, 박수경과 이진상 그리고 오해영의 엄마까지 7명의 캐릭터로 꾸릴 예정”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80~90년대 사랑받았던 할리우드 영화의 무대화 러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물랑루즈’(c)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이 현상은 한국 뿐 아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팝스타 쉐어(Cher)의 일대기를 다룬 ‘더 셰어 쇼’, CJ ENM이 글로벌 프로젝트로 투자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물랑루즈’, 내년 2월 맨체스터에서의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있는 ‘백 투 더 퓨처’, 내년에 관객을 만날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까지 익숙한 콘텐츠를 재료로 재해석하고 변주된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CJ ENM 공연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물랑루즈’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2015년 초연 예정이던 뮤지컬 ‘백 투 더 퓨처’는 6년의 개발단계를 거쳐 내년 2월 20일 맨체스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시작한다. 책으로 익숙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영화에 이어 내년 웨스트엔드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영화 스틸컷(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1987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고등학생 맥플라이가 괴짜 발명가 브라운 박사가 발명한 스포츠카를 타고 시간을 넘나드는 SF 코미디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사랑과 영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뮤지컬 프로듀서 콜린 잉그람, 한국의 CJ ENM 등 20여개 제작사들이 투자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맨부커상 수상작인 얀 마텔의 ‘라이프 오브 파이’도 내년 6월 22일 웨스트엔드에서 연극으로 초연된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화물선이 침몰하며 살아남은 16세 소년 파이와 굶주린 하이에나, 다친 얼룩말, 오랑우탄 그리고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한 구명보트에 올라 표류하게 되는 모험담이다. 2012년 이안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휩쓸었다.뮤지컬 ‘보디가드’(사진제공=CJ ENM)CJ ENM 미국 공연사업팀의 최윤하씨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할리우드 영화는 수십년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해왔다”며 “최근 들어 영화를 뮤지컬화하는 현상이 유독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뮤지컬 최신작들의 원작 영화들이 바로 현재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소비하는 대중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그는 “브로드웨이 관객의 평균 나이는 약 41세(아동관객 포함)”라며 “그들이 어려서 즐겨 봤고 할리우드를 필두로 한 미국문화가 전세계 대중문화를 주도하던 1980-90년대에 사랑받았던 영화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현상을 전했다.더불어 “기술의 발달로 시청각적 쾌감과 광범위한 세계관을 제시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프렌차이드 물과 인물 간 특수 관계나 독특한 내면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아트하우스 영화로 양분되면서 매력적인 캐릭터, 명료한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고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가 줄어든 현상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며 “스토리와 노래가 공존해야 하는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성에는 1980~90년대 미국영화들이 적합하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덧붙였다.1990년대 디즈니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린 ‘미녀와 야수’ ‘라이언킹’, 유니버설이 제작한 ‘위키드’의 잇단 성공 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본이 브로드웨이로 유입되는 시장상황도 영화 원작 뮤지컬 증가추세에 한몫했다. 최윤하씨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보유한 영화 콘텐츠들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뮤지컬 시장으로 진입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익숙한 콘텐츠의 뮤지컬화, 풀어야할 숙제들뮤지컬 ‘영웅본색’(사진제공=빅픽처프러덕션)“중장년층은 물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사랑받으면서 퀸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퀸의 음악을 뮤지컬에 녹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김장엽 연출의 토로처럼 잘 알려진 콘텐츠를 재료로 뮤지컬을 만드는 데 넘어야할 할 장벽은 역시 원작이다.자칫 원작 팬들을 비롯해 뮤지컬 관객들에게까지 외면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수키컴퍼니의 송가란 대리 역시 “원작의 무게가 커서 생각보다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중장년층만을 공략한 콘텐츠로 전락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한 1990년대생 뮤지컬 관객은 “사실 ‘영웅본색’ ‘무간도’나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 ‘여명의 눈동자’ 등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모른다”며 “그런데 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궁금해지고 원작을 찾아보거나 정보를 검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그들의 호기심이나 기대에 못미치는 만듦새나 “도무지 이해할 없는 정서와 상황들”로 공감받지 못하는 작품들이 실제로 적잖이 존재한다. 이에 한 뮤지컬 관계자는 “익숙하다거나 뉴트로가 트렌드라고 해서 옛 것을 무작정 무대화하지는 않는다”며 “이 시대에 해야 하는 혹은 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의 판단이 더 중요한 듯하다”고 조언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08 07:01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임태경과 친구들이 선사할 따뜻한 겨울, 콘서트 ‘보이스 오브 윈터’

12월 3,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콘서트 ‘보이스 오브 윈터’(Voice of Winter) 준비 중인 임태경(사진제공=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15년 동안 최소 15번이 넘는 콘서트를 했는데 게스트를 많이 모시지는 않았어요. 게스트가 있더라도 연주자들이었죠. 하지만 한살한살 나이가 먹어가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 같아요.”12월 3,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콘서트 ‘보이스 오브 윈터’(Voice of Winter)를 준비 중인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뮤지션 임태경은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트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전했다. 이어 “원맨쇼 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했을 때 나오는 색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덧붙였다.“관객분들게 이번 콘서트를 통해 ‘황태자 루돌프’ ‘겨울연가’의 진액을 전해드리고 싶은데 저 혼자서는 그게 안될 것 같았어요. 작품 속에서 사랑하고 함께 했던 분들이 함께 해줘야 진수성찬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죠.”12월 3,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콘서트 ‘보이스 오브 윈터’(Voice of Winter)를 함께 할 서희태 지휘자, 박홍주, 임태경, 마이클 리(사진제공=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겨울연가’와 ‘황태자 루돌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호흡을 맞춘 뮤지컬 배우 박홍주와 김보경을 이번 콘서트의 게스트로 초대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는 박홍주는 임태경에 대해 “눈으로도 노래를 잘 표현한다”며 “제가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 ‘겨울연가’다. 일본에서 초연을 했는데 공연을 할 때마다 눈을 마주보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눈이 촉촉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박홍주, 김보경과 더불어 임태경이 “오래 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부터 최근 ‘나폴레옹’을 함께 한, 자기 관리가 철저한 동갑내기 친구”라고 소개한 마이클 리, 남성 팝페라그룹 아르더보이스가 60인조 대규모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무대를 꾸린다.마이클 리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뮤지컬 노래를 많이 안들었는데 ‘모차르트!’ 곡들을 들으면서 임태경 목소리에 익숙해졌다. ‘로미오와 줄리엣’ 노래들은 아직도 내 귀속에 남아 있다”며 “되게 궁금했다”고 털어놓았다.“드디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첫 연습을 같이 했을 때 반했어요. (임)태경이 하면 다른 공연이 됐어요. 그래서 직접 말했어요. 다른 감정으로 다채롭고 멋진 공연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지휘자는 “임태경의 자기 관리, 딜레마, 오랜 시간 하나하나 잘 밟아온 시간의 무게가 쌓여 지금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콘서트에 대해 “언어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역할에 맞는 뉘앙스를 잘 표현하는 가수 겸 배우여서 언어적 유희를 즐길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곤 “더 따뜻한 소리로 먼신 콘서트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임태경은 “겨울에 가장 어울리는 20~30곡을 엄선해 2시간 동안 겨울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저는 크로스오버 뮤지션으로 시작해 음악, 연기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해 왔다. 그 계기가 새로운 도전이나 개척 보다는 음악이 너무 장르별로 갇힌 느낌을 받아서였다”고 밝혔다.이어 “음악은 하나라는 생각을 강조하고 싶어 크로스오버로 데뷔한 것처럼 음악, 연기 등 여러 장르를 접목 시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제가 베스트프렌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두어명 있는데 그 중 한명과는 4년째 한번도 못봤어요. 그럼에도 오래 안봐도 여전히 변함없는 믿음을 가지는 게 친구 같아요. 이번 제 공연이 관객분들의 베스트프렌드가 되면 좋겠어요. 늘 믿고 생각나는 목소리의 친구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과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들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06 18:00 허미선 기자

뮤지컬 '위윌락유', 콘셉트 포토 공개 '기대감 UP'

영국 록밴드 퀸의 음악으로 이뤄진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의 '버디', '비욘세', '오즈', '교사' 등 주요 배역들의 콘셉트 포토가 공개됐다.'위윌락유(We Will Rock You)'는 퀸의 주옥 같은 명곡 24곡을 짜임새있게 스토리텔링한 뮤지컬이다.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며 혁명을 주도하는 '갈릴레오', '스카라무슈'와 세상을 통제하는 '킬러퀸'의 대립이 메인 스토리이다. '위윌락유' 제작사 엠에스컨텐츠그룹은 5일 '버디' 역에 서범석·홍록기·김재만, '비욘세'에는 정찬우·임춘길·안태준, '오즈'에는 백주연·오진영, '교사'에는 최지원·채시현이 캐스팅됐다고 밝히며, 이들의 콘셉트 포토도 함께 공개했다.다양한 작품 속에서 탄탄한 연기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던 배우들이 모인 '위윌락유'를 향해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버디는 킬러퀸의 글로벌 소프트 기록보관소에서 일했던 보헤미안으로, '라이의 7개 바다'조차 그의 마음에서 락 스피릿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비욘세와 오즈는 보헤미안들의 일원으로 라이브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플래닛'에서 '라이브 음악'의 비밀을 발견하는 데 여념이 없는 보헤미안의 일원들이다. 그들은 보헤미안의 길을 밝혀줄 '드리머'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교사는 VR팩토리의 교사이자 보헤미안이 되려는 학생들을 찾아 킬러퀸의 수하, 카쇼기한테 보고하는 스파이 역할이다. 공개된 콘셉트 포토에서 버디 역의 서범석·홍록기·김재만은 히피룩을 입고, 버디만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웃음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해줄 역할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비욘세 역의 정찬우·임춘길·안태준은 눈빛과 의상에서 강렬함이 느껴진다. 또 한손에는 마이크를 잡고 있어, 라이브 음악을 갈망하는 것이 느껴진다. 오즈 역의 백주연·오진영 역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아이플래닛' 보헤미안 특유의 섹시함도 엿볼 수 있다.교사 역의 최지원·채시현은 보랏빛 수트와 안경으로 이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보헤미안이 되려는 학생들을 찾아내려는 날카로운 눈빛이 눈길을 끈다.'위윌락유(We Will Rock You)'는 영국의 각본가 벤 엘튼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2002년도에 런던에서 초연했다. 세계 순회 투어 17개국에서 1,500만명 이상이 관람한 대형 뮤지컬이다. 해외에서 호응을 얻은 뮤지컬인 만큼 국내에서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이 어떻게 한국의 '위윌락유'를 재현해 낼지 관심이 크다. 12월에 막을 올릴 한국에서의 '위윌락유(We Will Rock You)'는 잠실 종합운동장 문화광장에 위치한 '위윌락유' 전용 공연장인 로열씨어터에서 공연 예정이다. '위윌락유'만을 위한 전용 무대시설 등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김용준 기자

2019-11-05 11:07 김용준 기자

[B그라운드] 4인 4색 레이첼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극과 극 프랭크 이동건·강경준의 뮤지컬 ‘보디가드’

뮤지컬 ‘보디가드’ 출연진. 왼쪽부터 프랭크 파머 역의 강경준, 레이첼 마론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프랭크 파머 이동건(연합)“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노래는 잘해도 본전도 못찾는데 (이 작품에서는) 13곡을 불러야 하고 에너지와 체력이 요구되는 작품이잖아요. 그럼에도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부른다기 보다 그를 추억하면서 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복잡한 감정으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뮤지컬 ‘보디가드’(11월 28~2020년 2월 23일 LG아트센터) 제작발표회에서 레이첼 마론 역의 김선영은 “휘트니 휴스턴이 맡았던 역할로 그의 노래를 부를 기회가 내 인생에서 또 올까 싶어 용기를 냈다”고 출연 이유를 덧붙였다.뮤지컬 ‘보디가드’는 스토커(이율)에 시달리는 톱스타 레이첼 마론(손승연·김선영·박기영·해나,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그의 경호원 프랭크 파머(강경준·이동건)의 로맨스로 1992년 고(故)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후 2016년 한국에서 첫선을 보였다.뮤지컬 '보디가드' 초연의 손승연(사진제공=CJ ENM)프랭크 역의 이동건과 강경준이 “연습실에 가면 너무 행복하다”고 한목소리를 낼 만큼 전혀 다른 매력의 레이첼 김선영, 손승연, 박기영, 해나는 제작발표회에서 각각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런 투 유’(Run To You), ‘원 모먼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을 선사했다.◇4인 4색 레이첼 마론,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그간 제가 했던 작품들은 너무 강하고 센 캐릭터였어서 정서적으로 괴로웠는데 레이첼은 육체적으로 너무 괴로워요. 이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승화될 것이라고 믿습니다.”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이렇게 전한 김선영은 “한곡 한곡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가 떠올라서 마치 목소리가 마법을 부리는 느낌”이라며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곡들이 휘트니 휴스턴을 잊을 정도로 드라마를 타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온몸에 지진이 날 것 같다”고 호소한 박기영은 “휘트니 휴스턴은 LP가 마르고 닳도록 듣던 저의 노래 선생님”이라며 “록을 하면서도 감성을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가 휘트니 휴스턴”이라고 말했다.“체력을 올려야 해서 해병대처럼 부트캠프를 하는 등 너무 힘들어서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각자 캐릭터도 다르고 연기도 달라요. 연기적으로는 (김선영) 언니를 보면서, 에너지는 승연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해나는 늘 마지막까지 남아서 저와 연습을 해요.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작품을 못할 것 같아서예요.”뮤지컬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 역의 박기영(왼쪽부터), 손승연, 해나, 김선영(연합)그리곤 가장 좋아하는 휘트니 휴스턴 노래로 대학 입시곡이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꼽았다. 초연에 이어 다시 레이첼로 무대에 오르는 손승연은 “처음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해준 곡이 ‘아이 해브 낫싱’이었다”며 “가수가 되기 전에도, 된 후에도 수도 없이 부른 노래”라고 전했다.“3년 전에는 뮤지컬이 처음이어서 노래도 해야 하고 춤과 연기도 해야해서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는 못봐줄 정도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같은 영화를 3, 4번을 본 것처럼 구석구석 놓쳤던 드라마적 요소들을 많이 찾아가고 있어요.”◇극과 극 프랭크 파머, 이동건과 강경준뮤지컬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의 강경준과 이동건(연합)“어려서 영화로 만나 가슴에 남은 여운, 캐릭터, 노래 등이 제 앞에 왔을 때 거부하기 힘들었어요. ‘보디가드’에서 프랭크는 춤과 노래를 안하기 때문에 연기만 열심히 하면 돼서 자신감을 얻었죠.”이렇게 출연 이유를 밝힌 이동건은 아내 조윤희에 대해 “저와 ‘보디가드’를 공유하는 세대”라며 “(조윤희가) ‘그 영화의 멋진 역할을 오빠가 한다니 걱정은 되지만 잘됐다’며 너무 좋아해줬다”고 전했다.“부디 잘하길 바란다며 응원과 우려를 같이 표현하면서 기대하는 눈치여서 준비를 잘해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요.”강경준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 프랭크의 프로페셔널하고 예민한 부분”이라며 “설명하기 부족한 부분들은 연습으로 채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프랭크 내면의 따뜻함”이라며 “2막에서 강조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대사를 잊지는 않을까, 나가야할 때 못나가지 않을까…(아내 장신영이) 저보다 더 걱정하고 있어요. 사실은 (뮤지컬 하는 걸) 말렸었는데 지금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있죠.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04 22:20 허미선 기자

초연의 김지현· 테이·이경수, 박정아·최우리, 오창석·온주완, 마이클 리 등 새로 합류!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함께 하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여옥 역의 김지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치 테이, 하림 이경수(사진제공=수키컴퍼니)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두 번째 시즌 캐스팅을 발표했다. 김성종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故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최민수·채시라·박상원·고현정 등 동명 드라마를 무대에 올린 뮤지컬이다. 위안부 윤여옥, 조선인 학도병 최대치, 군의관 장하림 등이 1943년 겨울부터 한국전쟁 직후 겨울까지 10년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위안부, 제주 4.3 항쟁, 한국전쟁, 빨치산 등 한국의 아픈 근현대사를 아우른다. 올봄 초연의 윤여옥 김지현과 장하림 테이·이경수, 대치와 하림을 집요하게 쫓는 최두일 역의 조태일, 여옥의 아버지이자 독립운동가 윤홍철 김진태·조남희 등부터 박정아·최우리, 오창석·온주완, 마이클 리, 정의제·빅스 혁 등 새 배우들이 합류했다.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출연진. 상 왼쪽부터 여옥 역의 박정아·최우리, 중 대치 온주완(왼쪽), 하림 마이클리, 하 왼쪽부터 정의제·동진 빅스 혁(사진제공=수키컴퍼니)장하림에서 최대치로 역할을 바꿔 돌아오는 테이를 비롯해 출산 후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는 여옥 역의 박정아, 뮤지컬 데뷔하는 대치 오창석,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궁금한 하림 마이클 리 등이 주목거리다.뮤지컬 작품에서 유쾌하고 발랄하거나 털털한 역할을 주로 했던 쥬얼리 출신의 박정아가 한국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맞는 여옥으로 연기 변신을 꾀하며 궁금증을 자아낸다.지난 1일 종영한 ‘태양의 계절’ 오창석은 ‘여명의 눈동자’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른다. 버즈 보컬로 제안 받았던 에피소드와 ‘복면가왕’ 출연 등으로 눈길을 끌었던 오창석에 대해 관계자는 “탄탄한 연기력과 수준급의 가창력 소유자”라고 귀띔하기도 했다.눈여겨 볼 캐스트는 하림 역의 마이클 리다. JTBC 크로스오버 오디션 ‘팬텀싱어’의 멘토이자 ‘헤드윅’ ‘록키호러쇼’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 출연하며 한국어 실력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냈던 마이클 리는 ‘여명의 눈동자’ 하림 역으로 변신에 도전한다.동진 역에는 빅스 혁과 뮤지컬 ‘랭보’의 들라에, JTBC 월화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중 영의정 마봉덕(박호산)의 호의무사 현으로 출연 중인 정의제가 더블캐스팅됐다.초연 당시 자금 문제를 ‘나비석’이라는 무대 위 객석으로 해결하며 호평받았던 ‘여명의 눈동자’는 2020년 1월 23일 제대로 무대를 갖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돌아온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04 08:37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아트센터 인천 개관 1주년 “2020년 기획공연 60편, 대관공연 50편, 예산 37억원”

아트센터 인천 개관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지연 아트센터 인천 공연기획팀장(왼쪽부터), 이학규 아트센터 인천 운영단장,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조병택 아트센터 인천 운영팀장, 최구영 아트센터 인천 시설무대팀장(사진제공=아트센터 인천)“2020년에는 기획공연 60편(2019년 40편), 대관공연 50편(2019년 20편), 기획공연 예산 37억원(2019년 28억원)으로 대폭 늘릴 예정입니다.”아트센터 인천 개관 1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이학규 운영단장은 이후 계획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아트센터 인천은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기획·건축된 공연장으로 2018년 11월 16일 개관해 1주년을 맞았다.아트센터 인천 2019년 대표 공연들. 위부터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조성진 협연,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 힐러리 한 바이올린 리사이틀(사진제공=아트센터 인천)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조성진 협연, 힐러리 한 바이올린 리사이틀,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 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등의 프로그램으로 “10월 말까지 객석점유율 70%를 상회 중”인 아트센터 인천은 이학규 단장의 전언처럼 “10월 말까지 기획공연 29편에 1만 7000여명, 대관공연 20편에 2만명의 관객이 다녀갔다.”이어 “1주년을 맞아 관객들에 대해 분석 중”이라며 “서울·경기 수도권 관객이 60% 가량으로 외부유입이 많았다”는 이학규 단장의 말에 박지연 공연기획팀장은 “대형공연들은 외부유입이 60%에 이르지만 다른 공연들은 90% 이상이 송도 인근 인천시민들”이라고 부연했다.박지연 공연기획팀장은 “내년에는 독창적이고 희소성 있는 공연 위주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2020년 공연 라인업 방향성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박 팀장은 “아트센터 인천의 브랜딩 강화를 위한 독자적인 프로그래밍으로 클래식 입문자와 클래식 마니아, 대중적 관객들을 두루 아우르고자 한다”며 “어린이, 여성 관객 개발을 위한 맞춤형 시리즈도 기획할 것”이라고 귀띔했다.이어 “6.25전쟁 7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2020년은 한국 현대사에서 특별한 해다. 역사성과 시대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깊은 고민 중”이라며 “보편성을 띤 클래식 음악으로 화해와 평화, 치유의 이미지를 굳건하게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더불어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주세페 타르티니(Giuseppe Tartini) 서거 250주년,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탄생 250주년 관련 페스티벌도 마련된다. 박 팀장은 “최고의 기량을 갖춘 국내외 연주자들의 독주, 듀오, 실내악 등 소규모 편성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발언 중인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왼쪽부터), 이학규 아트센터 인천 운영단장, 박지연 아트센터 인천 공연기획팀장(사진제공=아트센터 인천)“3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호우, 소프라노 로빈 요한센 등이 협연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으로 시즌을 오픈해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생전에 단 한번 공연됐던 오페라 ‘아그리포’가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 지휘와 연주로 무대에 오른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베토벤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베토벤 비긴즈’를 비롯해 대중적인 오페라 ‘사랑의 묘약’ ‘카르멘’ ‘마술피리’ ‘라트라비아타’ 등도 라인업돼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공연 회수 증가, 예산 증액 등과 아트센터 인천 브랜드 강화를 위한 2020년 라인업과 더불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들이 마련돼 있다.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 청장은 “진정한 글로벌 도시에 걸맞는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계획을 마련해 노력 중”이라며 “1차로 콘서트 전용홀을 개관했고 향후 부지 내 연면적 1만5000㎡ 규모의 뮤지엄, 14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추가 건설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02 15: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