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4인 4색 레이첼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극과 극 프랭크 이동건·강경준의 뮤지컬 ‘보디가드’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11-04 22:20 수정일 2019-11-04 22:32 발행일 2019-1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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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 역에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프랭크 파머 이동건·강경준, 니키 마론 최현선·정다희, 스토커 이율 등 출연
뮤지컬 '보디가드' 주역들
뮤지컬 ‘보디가드’ 출연진. 왼쪽부터 프랭크 파머 역의 강경준, 레이첼 마론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프랭크 파머 이동건(연합)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노래는 잘해도 본전도 못찾는데 (이 작품에서는) 13곡을 불러야 하고 에너지와 체력이 요구되는 작품이잖아요. 그럼에도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부른다기 보다 그를 추억하면서 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복잡한 감정으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뮤지컬 ‘보디가드’(11월 28~2020년 2월 23일 LG아트센터) 제작발표회에서 레이첼 마론 역의 김선영은 “휘트니 휴스턴이 맡았던 역할로 그의 노래를 부를 기회가 내 인생에서 또 올까 싶어 용기를 냈다”고 출연 이유를 덧붙였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스토커(이율)에 시달리는 톱스타 레이첼 마론(손승연·김선영·박기영·해나,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그의 경호원 프랭크 파머(강경준·이동건)의 로맨스로 1992년 고(故)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후 2016년 한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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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디가드' 초연의 손승연(사진제공=CJ ENM)

프랭크 역의 이동건과 강경준이 “연습실에 가면 너무 행복하다”고 한목소리를 낼 만큼 전혀 다른 매력의 레이첼 김선영, 손승연, 박기영, 해나는 제작발표회에서 각각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런 투 유’(Run To You), ‘원 모먼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을 선사했다.

◇4인 4색 레이첼 마론, 김선영·손승연·박기영·해나

“그간 제가 했던 작품들은 너무 강하고 센 캐릭터였어서 정서적으로 괴로웠는데 레이첼은 육체적으로 너무 괴로워요. 이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승화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이렇게 전한 김선영은 “한곡 한곡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가 떠올라서 마치 목소리가 마법을 부리는 느낌”이라며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곡들이 휘트니 휴스턴을 잊을 정도로 드라마를 타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온몸에 지진이 날 것 같다”고 호소한 박기영은 “휘트니 휴스턴은 LP가 마르고 닳도록 듣던 저의 노래 선생님”이라며 “록을 하면서도 감성을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가 휘트니 휴스턴”이라고 말했다.

“체력을 올려야 해서 해병대처럼 부트캠프를 하는 등 너무 힘들어서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각자 캐릭터도 다르고 연기도 달라요. 연기적으로는 (김선영) 언니를 보면서, 에너지는 승연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죠. 해나는 늘 마지막까지 남아서 저와 연습을 해요.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작품을 못할 것 같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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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 역의 박기영(왼쪽부터), 손승연, 해나, 김선영(연합)

그리곤 가장 좋아하는 휘트니 휴스턴 노래로 대학 입시곡이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꼽았다. 초연에 이어 다시 레이첼로 무대에 오르는 손승연은 “처음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해준 곡이 ‘아이 해브 낫싱’이었다”며 “가수가 되기 전에도, 된 후에도 수도 없이 부른 노래”라고 전했다.

“3년 전에는 뮤지컬이 처음이어서 노래도 해야 하고 춤과 연기도 해야해서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는 못봐줄 정도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같은 영화를 3, 4번을 본 것처럼 구석구석 놓쳤던 드라마적 요소들을 많이 찾아가고 있어요.”

◇극과 극 프랭크 파머, 이동건과 강경준
강경준-이동건, 강인한 경호원 '프랭크 파머' 역
뮤지컬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의 강경준과 이동건(연합)

“어려서 영화로 만나 가슴에 남은 여운, 캐릭터, 노래 등이 제 앞에 왔을 때 거부하기 힘들었어요. ‘보디가드’에서 프랭크는 춤과 노래를 안하기 때문에 연기만 열심히 하면 돼서 자신감을 얻었죠.”

이렇게 출연 이유를 밝힌 이동건은 아내 조윤희에 대해 “저와 ‘보디가드’를 공유하는 세대”라며 “(조윤희가) ‘그 영화의 멋진 역할을 오빠가 한다니 걱정은 되지만 잘됐다’며 너무 좋아해줬다”고 전했다.

“부디 잘하길 바란다며 응원과 우려를 같이 표현하면서 기대하는 눈치여서 준비를 잘해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요.”

강경준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 프랭크의 프로페셔널하고 예민한 부분”이라며 “설명하기 부족한 부분들은 연습으로 채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프랭크 내면의 따뜻함”이라며 “2막에서 강조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사를 잊지는 않을까, 나가야할 때 못나가지 않을까…(아내 장신영이) 저보다 더 걱정하고 있어요. 사실은 (뮤지컬 하는 걸) 말렸었는데 지금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있죠.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