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심장과 그만큼 소중한 존재에 대한 서글픔, 소극장 뮤지컬 '심장'

감성 느와르 뮤지컬 ‘심장’(사진제공=극단 담씨)누구에게나 심장이 있다. 또 누군가는 심장을 내어줄 만큼 소중한 존재가 있다. 8월 28일 초연한 뮤지컬 ‘심장’은 심장만큼이나 소중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8월15일 대전 둔산아트홀에서 먼저 막을 올린 ‘심장’이 서울 공략에 나섰다. 느와르, 스릴러 등 무거운 장르의 복합체지만 마냥 어둡지 만은 않다. 유쾌한 웃음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감성도 있다.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소재도 즐비하다.이야기는 조직폭력배 집단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김반장과 서형사가 수사 중이지만 실마리조차 찾기 어렵다. 마약을 둘러싼 영역다툼처럼 보이는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에게는 심장만큼 소중한 이들이 있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동만과 수정은 서로가 심장 같은 존재다. ‘딸바보’ 김반장은 생사를 넘나드는 딸 때문에 심장이 아프다. 소중한 이에 대한 죄책감 혹은 딸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필사적이고 극단적이다.심장만큼이나 소중한 존재가 있는 사람들, 그들이 엮어가는 느와르에는 서글픈 사연과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크지 않은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이나 총격전이 흥미롭다. 코앞에서 ‘군무’처럼 펼쳐지는 격투는 생동감이 넘친다. 박재우, 원성준, 김한나, 김현국, 최옥로, 황지원, 김승현 등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린다.특히 ‘멀티녀’ 역의 여배우 황지원은 놀라운 활약을 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어린 아이부터 발칙한 여고생, 장정들도 무릎 꿇게 하는 마약조직 보스, 상처 입은 이들을 끌어안는 수녀 등 어느 하나 어울리지 않는 배역이 없다.지나치게 울려대는 음향에 배우들의 노래가 묻히거나 대사 전달이 어려운 점은 아쉽다. 간혹 액션 신에서 합이 흐트러지는 순간은 덩달아 긴장하기도 한다.그럼에도 소극장 뮤지컬 ‘심장’은 보는 이의 심장을 울린다. 누구에게나 심장은 있고 누군가는 그 심장만큼이나 소중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존재가 심장 박동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뛰는 자신의 심장에 몰려드는 죄책감과 회환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심장 같은 존재와 그 존재를 잃은 상실감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극장 뮤지컬 ‘심장’은 10월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상연한다. 전석 4만원,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04 09:06 허미선 기자

올 가을, 故김광석과 함께하는 창작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그날들’의 공연 스틸컷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올 가을 좋은 음악, 화려한 캐스팅과 높은 완성도로 무장한 창작 뮤지컬 ‘그날들’이 온다. ‘그날들’은 ‘이등병의 편지’ ‘먼지가 되어’ ‘사랑했지만’ 등 세대를 아우르는 故김광석의 노래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원이 풀어나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대통령의 딸과 경호원이 사라지고 주인공 ‘정학’이 그들을 찾아나섰다 20년 전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과 함께 사라진 동료의 흔적과 마주하는 이야기다.‘그날들’은 유준상, 최재웅, 강태을, 오종혁, 지창욱 등 끈끈한 팀워크로 뭉친 초연 출연진이 작품의 안정성을 책임진다. 여기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두 도시 이야기’의 이건명과 뮤지컬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의 김승대, 슈퍼주니어 규현의 합류하며 새로움과 기대치를 상승시킨다. 8월 28일 1차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예매 1순위를 차지하면서 그 기대치는 증명됐다.2013년 초연 당시 ‘더 뮤지컬 어워즈’, ‘한국 뮤지컬 대상’,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등 다수 뮤지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면서 작품성은 인정받은 바 있다. 2014년 무대에서는 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10월 21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VIP 석 11만원,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이다.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2014-09-01 14:23 남지현 기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이강백 작가의 연극 ‘즐거운 복희’

‘즐거운 복희’의 배우들. 왼쪽부터 이호성, 강일, 박혁민,유병훈, 박완규, 이인철. 가운데 복희 역의 전수지. (사진제공=남산예술센터)8월 26일 연극 ‘즐거운 복희’가 초연한다. 지난 40여년 동안 ‘파수꾼’, ‘결혼’, ‘북어대가리’ 등 희곡으로 한국 연극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강백(67) 작가의 작품이다.4년에 걸쳐 완성한 ‘즐거운 복희’는 이강백 작가가 ‘제2의 데뷔작’이라고 할만큼 애착이 큰 작품이다. 주인공은 사람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 갇혀 사는 복희다.여섯 명의 펜션 주인들은 장군이었던 아버지를 잃고 슬퍼하는 복희의 모습을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데 이용한다. 복희는 슬픔을 강요당하면서 날마다 아버지의 묘소에 참배해야 한다.‘진짜 복희’와 만들어낸 ‘복희’ 사이에서 관객들은 실재와 허구, 선과 악의 경계에서 선다. 연극은 모호한 경계에서 존재와 주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만들어진 ‘슬픈 복희’는 ‘즐거운 복희’로의 탈출을 꾀한다. 이강백 작가는 “나도 복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길, 남이 만든 가짜 삶을 버리고 진실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는다.이강백 작가와 연출가 이성열(52)의 두 번째 합작품이다. 둘의 힘을 합친 연극 ‘봄날’은 2009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연극 Best 3’에 오르기도 했다.‘즐거운 복희’는 8월 26일부터 9월 21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른다. 전석 2만5000원 청소년 및 대학생 1만8000원.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2014-08-26 15:44 남지현 기자

국립국악원, 추석 당일 신명나는 놀이판 '휘영청 달빛 아리랑' 무료공연

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 오후 8시 ‘휘영청 달빛 아리랑’을 무료로 공연한다. (연합)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에 신명나는 놀이판이 펼쳐진다.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한가위를 맞아 9월 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휘영청 달빛 아리랑’을 공연한다.창극과 아리랑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주제는 ‘추석’이다. 1부는 창극 ‘박타령’, 2부는 사전 공모에서 예선을 통과한 8팀의 시민이 참여하는 ‘너도나도 아리랑 부르기’ 본선이 열린다.창극 ‘박타령’은 연상녀(안숙선 명창)와 연하남 흥보(남상일)의 유쾌한 박타기를 그린 작품으로 서도민요 ‘오봉산 타령’ ‘술타령’, 남도민요 ‘팔월가’ 등의 소리를 즐길 수 있다.2부 ‘너도나도 아리랑 부르기’ 본선에는 가족 3대, 유학생, 다문화 가정 등이 참여해 각자의 삶을 담은 아리랑을 부른다. 심사 결과를 집계하는 동안에는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강강술래와 판굿을 벌인다.송편을 나눠먹거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등 관객과 하나되는 ‘휘영청 달빛 아리랑’은 사전 신청 없이 선착순으로 무료입장할 수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8-26 10:14 허미선 기자

공연예술 축제 제1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9월 25일 개막

연극 ‘노란 벽지’ 제작 장면 ⓒStephen Cummiskey 2013 (사진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국내외 공연예술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가 9월 25일~10월 19일 대학로에서 열린다.2001년 출범한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해 서울 연극제와 서울 무용제를 통합한 것으로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2013년 열린 SPAF는 총 객석점유율 99.7%를 기록하며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축제기간 동안에는 독일, 러시아, 벨기에, 영국 등 7개국의 연극·무용 21개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Sense the Essence’라는 테마는 보이지 않는 핵심(Essence)까지도 느낄 수 있도록 무대를 꾸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SPAF는 개막작부터 독창적이다. 개막작 중 하나인 ‘노란 벽지’(Die gelbe Tapete)는 실험연극의 중심으로 불리는 극장 샤우뷔네가 제작하고 케이티 미첼(Katie Mitchell)이 연출한 스릴러다.여성의 억눌린 자의식을 표현한 작품으로 미국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의 동명소설을 각색했다. 카메라 4대가 촬영한 배우들의 모습이 무대 위 스크린에 투영되는 ‘라이브 필름 퍼포먼스’ 기법을 활용한다.국내 개막작 ‘달, 千의 얼굴’(Moon, The Thousand Visages)은 한국 문학과 음악, 영상이 융합된 무용이다. 한국 창작 춤을 이끌어온 안무가 이미희가 달을 소재로 한 우리의 향가, 고려가요, 시조 등을 재해석했다.부대행사로 독창적인 젊은 안무가를 발굴하는 제8회 서울댄스컬렉션커넥션, 국내 무용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호페쉬 쉑터 컴퍼니의 워크숍 등이 마련된다. SPAF는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무용 ‘달, 千의 얼굴’의 포스터 (사진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2014-08-25 19:28 남지현 기자

박경림, 15년 만에 토크콘서트 개최…'女 관객 모두 모여라'

박경림이 오는 10월 1일부터 여성을 위한 토크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신 바람난 여자들'을 개최한다.(더팩트)방송인 박경림(35)이 여성 관객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박경림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25일 "박경림이 오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토크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신 바람난 여자들'(이하 '바람난 여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는 박경림이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이후 15년 만에 마련된 자리로 여자들을 위한 특별 공연으로 진행된다.주중 평일 오전 11시에 공연을 마련해 전업주부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주부들의 얘기를 주제로 내용을 짜 여성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특히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아가는 주부들에게 '밥해주는 여자' '욕해주는 여자' '울어주는 여자' '놀아주는 여자' 등 네 가지 콘셉트 아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토크콘서트 개념을 새로 정립할 예정이다.이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공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남편들의 코너와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고민해결 이벤트 등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며 동창, 학부모, 산후조리원 동기, 여직원 등 각종 모임 단체 예매자들에게 특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박경림의 '바람난 여자들'은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시댁식구는 동반 입장이 불가하다. 전석 5만 5천원이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더팩트)

2014-08-25 12:19 더팩트

<공연 Review> 웃음 ‘난타’ 관객 ‘난타’, 박장대소하게 하는 힘은 놀이와 흥

‘난타’ 공연장에는 신명나는 비트와 군침도는 음식식냄새, 관객들의 환호와 웃음이 넘친다. (사진제공=PMC 프로덕션)말 그대로 ‘난타’다. 주방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두들겨 대는 소리가 관객을 박장대소하게 한다. 남녀노소, 국적 불문 관객들을 흥에 들뜨게 하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대사가 아닌 몸짓과 소리만으로 구성된 비언어) ‘난타’다.공연장에는 요리사들이 닥치는 대로 두들기며 만들어내는 비트와 군침 도는 음식 냄새, 관객들의 웃음과 환호 등이 넘쳐난다.시작은 진지하다. 어둠 속에서 다듬잇돌과 놋그릇 등을 달래듯 연주하던 공연은 주방 용품으로 내는 소리들로 신명나고 박진감이 넘친다.한국의 넘버 원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자 관객 85%가 해외 관광객인 한류 선구자 ‘난타’가 통산 1000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이야기는 단순하다. 갑자기 결혼식 파티를 준비해야하는 ‘송승환 키친’의 주방, 잡채, 인절미, 크림케이크 등 해야 할 음식은 많은데 주어진 시간은 1시간뿐이다.요리사는 달랑 세 명, 매니저는 매초 닦달이다. 엎친 데 덮치듯 매니저는 자신의 조카를 낙하산 요리사로 들이민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요리사들은 사고를 쳐대는 매니저의 조카에 폭발 일보직전이다.요리사들과 매니저 조카의 조화, 1시간 내에 완성해야하는 요리들 등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이 ‘놀이’와 ‘흥’으로 가능해진다.사물놀이와 소고무, 된장, 고추장, 김치 등 한국 전통의 것과 해외 관객들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 것도 놀이와 흥이다. 그 놀이와 흥은 관객들을 박장대소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친다. 한껏 소리를 지르고 무대 위 배우들과 관객이 서로에게 공 던지기 놀이를 한다.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가 난무하고 틈틈이 무대 위로 끌려 올라가는 관객들은 쭈뼛거리면서도 뭐든 해보려고 열심이다. 근엄하던 중년 남자도 새침한 아주머니도 결국 아이처럼 박장대소하고 만다.살다보면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폭발직전인 스트레스와 깊어만 가는 상실감, 나이에 맞게 지켜야 한다고 믿는 권위 등을 던져버리고 한껏 웃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신난다!”들뜬 7살 아이와 70대 할머니의 입에서 동시에 감탄이 터져 나온다. 1997년부터 꾸준히 공연을 이어온 ‘난타’의 힘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8-24 09:44 허미선 기자

[연극 Preview] 도무지 덤덤할 수 없는 상실의 극복 '래빗홀'

‘래빗홀’의 주인공 하위(송영근)와 베카(이항나). 사진제공 조은컴퍼니.상실감은 도처에 존재한다. 준비 안된 상실 앞에 누구도 덤덤할 수는 없다.연극 ‘래빗홀’ (Rabbit Hole)은 아들 대니의 죽음으로 상실감에 시달리는 부부 베카(이항나), 하위(송영근)를 중심으로 흘러간다.10년 전 아들 아서를 잃은 베카의 엄마 냇(강애심), 임신한 동생 이지(전수아), 가해자 소년 제이슨(이기현, 김지용 더블캐스팅)이 상실을 둘러싼 이야기를 엮어간다.대니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식은 부부마저도 다르다.아들의 흔적에서 벗어나려는 베카, 일상 속에서 아들의 흔적을 간직하려는 하위. 같은 아픔은 공유되지 못한 채 어긋나 허공을 맴돌 뿐이다.어긋나기만 하던 베카와 하위는 가해자 제이슨에게 받은 소설 ‘래빗홀’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래빗홀’은 제이슨이 쓴 공상과학소설의 제목이자 다른 우주로 통하는 구멍이다. 죽은 아버지를 찾아 래빗홀을 찾아 떠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읽고 베카는 말한다. “난 지금 슬픈 버전의 삶을 살 뿐이야.”또 다른 세상에 대니가 살아있다 해도 위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니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상실을 인정하는 것은 치유의 시작이다.베카가 자신의 동생이기도 한 아서의 죽음에 대해 엄마에게 묻는다.“이 느낌이 사라지기는 해요?”냇이 대답한다.“아니, 그렇지는 않아. 어느 때가 되면 지니고 다닐 만 해져. 주머니 속 벽돌처럼.”도처에 존재하는 상실을 인정하는 순간, 멈춰있던 시간이 비로소 흐르기 시작한다.베카와 하위가 손을 잡는다. “자 이제 뭐할까?” 결국 답은 일상 속에 있었다.연극 ‘래빗홀’은 데이비드 린지의 동명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2011년엔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연출은 섬세한 감성을 그린 ‘겨울선인장’ ‘아시안 스위트’의 김제훈이다. 8월 21일~9월 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전석 3만원.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

2014-08-22 10:54 남지현 기자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아이다’, 한국 관객을 만나다

이탈리아와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밀라노 라 스칼라의 오페라 ‘아이다’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아이다’는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4막 7장의 오페라다. 11월 25~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아이다’는 1963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프랑코 제피렐리 버전을 그의 후계자 니콜라 조르지가 고스란히 재현한다.프랑코 제피렐리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 ‘칼라스 포에버’(2002) 등의 영화감독이자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로 그의 ‘아이다’는 ‘역사적 제작물’ ‘무대 위의 교과서’라 평가받고 있다.이탈리아의 무대·의상 디자이너인 릴라 데 노빌리가 수작업으로 완성한 라 스칼라 극장의 무대 세트와 의상을 그대로 옮겨온다. 릴라 데 노빌리는 에르메스, 보그, 랑콤 등 명품 브랜드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 등의 의상을 제작했다.라 스칼라 극장의 대표 성악가들도 한국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피오렌차 체돌린스, 눈치아 산토디로코, 테너 피에로 줄리아치, 메조소프라노 일디코 콤로시, 클라우디아 마르키 등 오리지널 캐스팅의 ‘아이다’가 펼쳐진다. 관람료는 7만7000~33만원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8-18 14:36 허미선 기자

4050세대 겨냥한 남자들의 허세작렬 연극 ‘월남스키부대’

왼쪽부터 ‘월남스키부대’의 연출가이자 김노인 역의 심원철, 김노인에 캐스팅된 이한위, 서현철월남전엔 스키부대가 있었을까? 아열대 지방인 베트남에 눈 덮인 곳에나 존재할 스키부대가 있을 리 만무다.“내가 월남스키부대였어”라는 남자의 호언장담에 단호하게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외칠 수 있는 이유다.군대 관련 모험담(?)을 부풀리기 좋아하는 남자들의 허풍으로 치부되던 ‘월남스키부대’의 존재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군대 관련 농담으로 알려진 ‘월남스키부대’를 소재로 한 동명연극이 10월 5일부터 2015년 1월 29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상연한다.2012년 4월 10일, 대학로 창조아트센터에서 ‘아빠는 월남스키부대’라는 제목으로 초연 후 지방공연에 나섰다 3년만에 서울에 재입성한 것이다.‘월남스키부대’는 월남전에 참전했다고 큰소리를 치는 치매환자 김노인과 도둑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가족 코미디다. 초연부터 연출자와 연기자로 함께한 심원철과 감초배우 이한위,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서현철이 김노인 역에 캐스팅돼 본격 연습에 돌입했다.‘월남스키부대’ 서울 재입성에 영향을 미친 것은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서 시작한 ‘할배’열풍이다. 소외됐던 ‘할배’들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가족연극 상연이 토대를 마련했다.관객들의 입소문도 큰 몫을 했다. ‘월남스키부대’의 경쟁력은 명성을 잃고 친구·가족과도 소원해진 중장년층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을 달래는 유쾌한 웃음과 감동 코드다. 3년 동안 지방무대에 올린 연극을 보고 웃고 울던 4050세대 관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극찬을 쏟아냈기 때문이다.연극 ‘월남스키부대’는 ‘변호인’ ‘숨바꼭질’ ‘신세계’ ‘7번방의 선물’ ‘피에타’ ‘내 아내의 모든 것’ ‘부러진 화살’ 등을 제작·배급한 NEW의 공연전문 자회사 ‘SHOWNEW’의 처녀작이다.스타 캐스팅 보다는 ‘스토리’와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NEW의 배급 원칙은 연극에도 발휘된다.탄탄한 창작 시나리오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의 강력 추천으로 서울 재입성에 성공한 ‘월남스키부대’는 환각상태에서 참전 기억과 현재를 혼동하는 김노인과 가족의 이야기로 유쾌한 웃음 속에 감동을, 허풍 속에 진실을 담는다.‘월남스키부대’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담스페이스의 김은 이사는 “입소문으로 확보한 가족관객과 대학로의 젊은 관객을 동시에 아우르려 한다. 마니아 문화에서 탈피하려는 대학로의 대중화와 연이어 터진 큰 사건들로 침울해진 사회 분위기 전환에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는다.연극 ‘월남스키부대’는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월남전엔 스키부대가 있었을까요?”그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진실과 허풍 사이를 서성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8-14 11:13 허미선 기자

왈츠로 깨닫는 가족의 소중함, 연극 ‘가족의 왈츠’

연극 ‘가족의 왈츠’는 관객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되묻는 작품이다.13일 개봉하는 영화 ‘해무’의 원작자 김민정 작가가 쓴 연극 ‘가족의 왈츠’가 서울 대학로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2004년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작으로 초연된 이후 10년 만이다.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가치를 되묻는 ‘가족왈츠.’ 극은 36년간 비어 있던 빈집에 돌아온 아들 인수의 기억을 중심으로 현실과 과거, 추억과 환상을 교차시키며 전개된다.18년간의 수감생활을 한 아버지가 휴가를 받았다. 아버지는 곧 저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어머니는 방문을 닫아건다.“아직 만날 준비가 안됐어. 네 아버지는 내게 없는 사람이야.”계단을 오르는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홀로 남은 인수의 머릿속이 복잡하다.그리고 다시 18년의 세월. 세 명의 가족이 식탁에 마주 앉는다. 그들은 가족의 모습에 부합하려 노력하지만 사는 게 서툴기 마련이듯 가족의 박자 맞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십년 후’, ‘나! 여기 있어’, ‘해무’ 등 일상에서 소재를 얻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다루는 대학로 대표 작가 김민정. 그는 “극중 잃어버린 인수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우리의 가족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연출은 데뷔작 뮤지컬 ‘미드나잇 블루’(2013)에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현실감 있게 다뤄 호평을 받은 박경찬이 맡았다. ‘가족의 왈츠’는 더블캐스팅으로 같은 작품이지만 각양각색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색다른 무대를 마련하고자 한다.손진환·이현주·유성진·성라경·오병남·배소희·서신우·임유정이 출연한다. 9월28일까지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공연한다. 문의(02-3676-3678) /박길명 기자 ghost@viva100.com

2014-08-12 11:17 박길명 기자

[나는 찾는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① 열정은 나의 힘…"할 수 있고, 하고 있어 행복해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는 김희진 씨는 10월 펼쳐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골볼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다.‘열정.’김희진씨(20·여)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녀는 ‘골볼’(goal ball) 국가대표 선수이자 시각장애인 뮤지컬배우다.골볼은 3명의 선수가 눈을 가린 상태에서 소리가 나는 공을 굴려 상대팀 골문에 넣는 시각장애인 스포츠다. 어린 시절 축구·육상 등을 좋아한 김 씨는 맹(盲)학교 진학 후 골볼을 시작했다.그는 8월초 뮤지컬 공연과 10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느라 과로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찾는 즐거움이 더 크단다.“뮤지컬과 운동 둘을 하다 보니 연습 일정이 겹칠 때는 정말 피곤해요. 그래도 모두 다 재미있고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고, 한다는 것이 좋아요.”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뮤지컬 배우로 데뷔 무대에 올랐다. 그는 시각장애인 소녀 예나가 안내견을 만나 꿈을 찾아간다는 가족뮤지컬 ‘안내견 탄실이’의 주연을 맡았다. 원작은 작가 고정욱의 베스트셀러 소설 ‘가방 들어주는 아이.’“노래를 좋아했지만 이전에 연기는커녕 춤을 춰본 적도 없었어요. 더구나 생각보다 큰 무대고 주연이라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극중 예나의 상황이 실제 제가 처한 상황과 비슷해 공감이 커 도전해보고 싶었어요.”김 씨가 뮤지컬배우가 된 것은 그를 눈여겨본 맹(盲)학교 선배의 권유로 뮤지컬을 제작한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다. 피아니스트가 꿈이던 김 씨는 여섯 살 때 녹내장 판정을 받았다.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시력이 악화된 그는 시각장애 2급으로 빛의 유무, 큼지막한 장애물 정도를 감지할 수 있다. 때문에 김 씨는 크게 확대한 글자로 대본을 외우고, 무대 동선을 수십 번이나 거듭해 익힌 끝에 무대에 올랐다.가족뮤지컬 ‘안내견 탄실이’에서 주인공 예나로 분한 김희진 씨(오른쪽).“연습 때도 그렇지만 여전히 무대 적응이 힘들어요. 너무 밝아도 그렇고 어두워도 마찬가지죠. 한번은 무대에서 퇴장하다 넘어져서 혼이 났어요. 다치지 않으려 늘 긴장의 연속이에요.”김 씨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한다.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보던 엄마와 아이들이 극에 감동하는 것을 접하고 정말 잘해야겠다며 마음을 다졌다. 그래서 그는 시각장애인 배우란 이유로 화제가 되기보다 뮤지컬배우 자체로 인정받길 바란다.뮤지컬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김 씨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최근에는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할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시간이 되면 기타 같은 악기도 배워보고 싶고 유도도 하고 싶단다.‘나를 돌아보게 해준 뮤지컬 주인공 예나처럼 꿋꿋한 모습을 잃지 않겠다.’ 매사에 열정 넘치는 김희진 씨의 각오다. /박길명 기자 ghost@viva100.com

2014-08-05 14:09 박길명 기자

세계로 뻗는 우리 춤…국립무용단 내년 프랑스 투어

국립무용단이 내년 프랑스 투어를 시작으로 한국무용을 들고 세계무대에 본격 진출한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4월 초연했던 ‘회오리’(Vortex)가 내년 11월 20일 프랑스 칸 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8일 밝혔다. ‘회오리’는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이 안무한 작품으로, 국립무용단이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안무가와 협업해 만들었다. 칸 댄스 페스티벌은 영화제로 잘 알려진 프랑스 남부 칸에서 1984년 시작된 세계적인 무용 축제다. 이번 공연은 내달 이 페스티벌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는 유럽 무용계의 거장 브리짓 르페브르 파리오페라발레단 예술감독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다.페스티벌 측에서 국립무용단의 체재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 회당 3만 유로(약 4천130만원)의 개런티도 지불한다. 국립무용단이 해외 무대에 개런티를 받고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해 주목받았던 국립무용단의 2013년 초연작 ‘묵향’(墨香)도 내년 12월 프랑스 4개 도시 무대에 오른다. 역시 개런티를 받고 가는 공연으로, 해외 공연시장에서 한국 작품의 작품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다. 세부 일정과 장소는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다.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이날 서울시내에서 열린 ‘2014-2015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프랑스 초청 공연에 대해 “국립무용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립극장의 새로운 변화가 국제적으로 소문이 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 극장장은 “창극도 프랑스의 많은 국립극장으로부터 공동제작 제안을 받는 등 여러 곳에서 우리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우리가 외국작품을 가져오려고 절절맸는데 앞으로는 우리가 콧대를 세우면서 골라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우리 작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으려면 우리만의 정서와 독창성을 기본으로 하되 세계인이 공감하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라며 “그 결과물이 회오리와 묵향”이라고 말했다.이외에도 국립무용단은 내년에 ‘한불 상호 교류의 해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극장과 프랑스 파리 샤이오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신작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3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이어 6월 샤이오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샤이오국립극장은 프랑스의 다섯 개 국립극장 중 유일하게 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극장이다. 오는 10월 말에는 샤이오국립극장의 상임 안무가 조제 몽탈보가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을 방문해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윤 예술감독은 “해외 극장과의 공동제작은 이번이 최초”라며 “무용단의 역사를 새로 쓰는 또한번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은 국립무용단만이 아니다. 국립창극단도 이번 시즌에 외국 유명 연출가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밝혀와 제작이 성사된 두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중인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 창극 ‘춘향가’를 각색, 연출하고, 한일 양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하는 재일교포 연출가 정의신이 신작 ‘코카서스의 백묵원’(가제)을 만든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해외 두 거장이 어떤 시선으로 창극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라며 “독특한 작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밖에도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진행되는 ‘국립극장 2014~2015 시즌’에는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극단·국립발레단·국립현대무용단 등 국립예술단체가 모두 신작 21편과 우수레퍼토리 재공연작 8편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무용단은 윤 예술감독과 안무가 안성수가 공동안무한 ‘제의’(가제) 등을,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임헌정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국악관현악과 가수 신해철과 록그룹 넥스트,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함께하는 즉흥 기악합주 ‘시나위 프로젝트 3’ 등을 선보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7-28 15:42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