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객이 열광한 뮤지컬 톱10…영어권 ‘귀환’, 일어권 ‘엑스칼리버’,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3-21 15:10 수정일 2020-04-27 15:38 발행일 2020-03-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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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영어권 관객이 가장 많이 본 뮤지컬 '귀환', 일본어권 '엑스칼리버',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사진제공=육군본보, 인사이트먼트, EMK뮤지컬, 쇼노트)

지난 한해 동안 영문·일문·중문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예매한 해외 관객들이 열광한 뮤지컬 톱10이 발표됐다. 2019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판매된 티켓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어권 관객은 ‘귀환’, 일어권은 ‘엑스칼리버’, 중국어권은 ‘신흥무관학교’를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보다 34% 증가한 2019년의 해외 관객(티켓 판매 금액 기준) 중에는 영어권이 45%, 일어 38.1%, 중국어가 21.3%에 이른다. 한국에서 개최된 콘서트와 뮤지컬 등 공연을 본 영어, 일어, 중국어권 관객들은 2018년보다 각각 58.5%, 20.6%, 22.2%의 비용을 더 지출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관람 장르는 콘서트와 뮤지컬로 양분되는데 영어권(콘서트 78,9%, 뮤지컬 19.8%), 중국어권(콘서트 84.3%, 뮤지컬 15.1%) 관객은 콘서트를 주로 관람했다. 반면 일어권 관객은 뮤지컬(58.1%)을 콘서트(40.1%)보다 더 많이 관람했다. 하지만 2018년의 뮤지컬 관람 비율(71.4%)에 비하면 크게 하락했다. 이는 콘서트 관람 일본어 관객이 두배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콘서트의 장르별 예매자 비율은 영어권(49.0%, 일어권 23.4%, 중화권 27.6%)이 월등히 높았고 뮤지컬은 일어권 관객(66.4%, 영어권 24.0%, 중화권 9.6%)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콘서트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제외되면서 BTS에 몰렸다면 뮤지컬은 각 언어권별로 1위 작품이 달랐다.

영어권 ‘귀환’ 그리고  ‘푸에르자 부르타’  ‘라이언 킹 인터내셔널 투어’ 등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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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일어권, 중국어권 모두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출연한 작품들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각 권역별 선호되는 그룹에 따라 순위 차이는 나지만 군입대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군 뮤지컬 ‘귀환’과 ‘신흥무관학교’ ‘엑스칼리버’ 등과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그날들’ ‘마리 앙투아네트’ ‘스위니토드’ ‘웃는 남자’ 등이 순위권에 포진했다.

영어권 관객들이 가장 많이 본 뮤지컬은 ‘귀환’이다. 육군본부가 주최·주관하는 작품으로 6.25 참전용사 김승호가 전우들의 유해를 찾는 여정을 따른다. 6.25 당시 전사한 친구들에게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여생을 보내온 김승호와 유해발굴단에 소속된 그의 손자 김현민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의 작품으로 샤이니의 온유 이진기·엑소 시우민 김민석, 이재균·빅스 차학연, 2AM 조권·고은성, 인피니트 김성규·워너원 윤지성 등 군 복무 중인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출연한다. 일어권에서는 3위, 중국어권에서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주로 관람하는 영어권 관객들의 특징은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부산’ 등 오리지널 버전의 공연들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일어권 ‘엑스칼리버’ 그리고 라이선스 혹은 유명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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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권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엑스칼리버’다. 영국 고전 ‘아서왕의 전설’을 변주한 작품으로 내 안의 악을 상징하는 ‘용’을 이겨내고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아더의 여정을 따른다. ‘지킬앤하이드’ ‘웃는 남자’ ‘시라노’ ‘몬테크리스토’ ‘더 라스트 키스’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의 히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1990년대 후반부터 준비해온 작품이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JYJ 김준수와 카이,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도겸이 소년에서 진정한 왕, 참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아더로 무대에 올랐다. 그의 곁을 지키는 뛰어난 기사이자 리더 랜슬럿은 오래도록 일본 뮤지컬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엄기준과 가수 출신의 이지훈 그리고 ‘웃는 남자’ ‘킹키부츠’ ‘엘리자벳’ 등의 신예 박강현이 연기했다.

영어권에서는 3위, 중국어권에서는 7위다. 일본어권 순위의 특징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출연과 더불어 글로벌 라이선스 혹은 유명 글로벌 창작진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중국어권 ‘신흥무관학교’! 19금 ‘미스터쇼’와 ‘광염소나타’

003SAHOPYO중국어권

중국어권에서 가장 사랑받은 작품은 ‘신흥무관학교’다. ‘마인’ ‘프라미스’에 이은 육군 제작 뮤지컬로 일제강점기를 살며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이름모를 청춘들의 이야기다. 실제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우당 이회영, 이상룡, 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 등 실존인물들과 그곳에서 만나 벗이 되고 적이 됐을 이들을 빗댄 가상 캐릭터들이 어우러진다.

한류스타 지창욱, 배우 강하늘과 고은성을 비롯해 샤이니 온유, 인피니트 김성규, 2AM 조권 등 군복무 중인 아이들그룹 멤버들이 출연했다. 정상에 오른 ‘신흥무관학교’는 2018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시즌이다. 영어권과 일어권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어권 톱10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3, 4위에 이름을 올린 ‘미스터쇼’와 ‘광염소나타’다. ‘미스터쇼’는 ‘안나 카레니나’ ‘에어포트 베이비’ ‘넥스트 투 노멀’ ‘아이다’ ‘시카고’ 등의 연출, 음악수퍼바이저, 배우인 박칼린 연출작으로 여자들만을 위한 19금쇼를 표방한다.

라스베이거스의 ‘치펜데일’(Chippendale)을 비롯해 ‘매직 맨 라이브’(Magic Men Live), ‘어시 헝크스’(Aussie Hunks), ‘피프티 셰이드 오브 맨’(50 Shades of Men) 등 류의 ‘메일 리뷰’(Male Revue)다.

‘광염소나타’는 김동인의 동명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창작을 향한 광기를 다룬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올해의 신작’에 선정돼 트라이아웃 공연된 후 같은 해 초연에 이어 2019년 두 번째 시즌까지 공연됐다.

살인까지 저지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나타를 완성하고자 하는 창작욕과 인간의 양심 사이에서 고뇌하는 작곡가 J, 그의 친구이자 열등감 대상인 천재 작곡가 S, 자신의 성공과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J를 다그치는 저명한 교수 K가 엮어가는 3인 뮤지컬이다.

4위에 오른 ‘광염소나타’는 두 번째 시즌으로 초연에서 J로 분한 문태유·박한근, S 김지철, K 이선근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려욱, 빅스 켄, 이지훈이 각각 J, S, K로 새로 합류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