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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음주운전 전력' 20대 남성, 또 만취 전동킥보드 운행 '벌금형'

전동킥보드. 자료사진=연합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20대 남성이 이번에는 만취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강혁성 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A씨는 올해 7월 23일 새벽 1시 30분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울 논현동 일대 100m 구간에서 공유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72%에 이르렀다.앞서 A씨는 지난 2016년 3월 23일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며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벌금형 1회 이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며 “사회적으로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법인식이 확고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피고인의 범의가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한편 경찰은 연말연시를 맞아 24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2개월간 특별 음주운전 단속에 돌입한다. 최근 이용자가 많이 늘어난 전동킥보드와 이륜차, 자전거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음주단속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24 10:40 이종윤 기자

[SNS '픽'] '밈'의 시작 '아이스버킷 챌린지'…SNS 참여의 의미

2014년 SNS를 강타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과 이를 공동기획하고 최근 사망한 패트릭 퀸. 사진=인스타그램, 미국 루게릭병 협회‘밈(온라인을 통해 반복, 유행돼 소비되는 콘텐츠)’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공동기획자 패트릭 퀸(37)이 사망한 가운데 ‘SNS 챌린지’의 의미가 재조명된다.지난 22일 미국 루게릭병 협회는 트위터를 통해 “2013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공동 기획한 패트릭 퀸이 7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퀸이 기획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사람이 3명을 지목하면 대상자는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루게릭병 기부금을 내야 하는 방식의 캠페인이다. 2014년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유행한 캠페인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저스틴 비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가수 김종국, 축구선수 손흥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 총 410명이 동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캠페인으로 모인 기금은 2억2000만 달러(약 2450억 원)가 넘는다.‘아이스버킷 챌린지’는 SNS 밈을 이끈 대표 현상이었다. 이후 SNS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챌린지들이 난립했고, 이용자들의 참여를 통해 각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확산을 꾀했다.p‘마네킹 챌린지’ 사진=유튜브p‘아무노래 챌린지’ 사진=지코 인스타그램‘덕분에 챌린지’ 사진=보건복지부‘아이스버킷 챌린지’ 이후 대표 챌린지는 2016년 전 세계를 강타한 ‘마네킹 챌린지’와 2020년 국내를 관통한 ‘아무노래 챌린지’가 꼽힌다. 이용자들은 각각의 콘텐츠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재미를 부여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시점부터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 의미를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가 확산해 공적 가치까지 더해졌다.그러나 SNS 챌린지가 마냥 재미와 긍정적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됐을 당시 참여자들은 더 많은 주목을 얻기 위해 기발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큰 물통, 재미있는 상황 등을 연출했다. 다량의 물을 소비하는 챌린지는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고통을 배제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PM 닉쿤도 이 같은 이유로 챌린지 대신 기부만 벌였으나 ‘영상을 찍지 않으려 꼼수를 부린다’는 일각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이와 함께 연예인 등 대중문화와 밀접한 인물들이 자신과 관련한 콘텐츠에 ‘챌린지’의 의미를 부여할 때 상업적 결과물에 대한 접근으로 불쾌감을 느낀 이들도 적지 않다. 또 지인이 자신을 언급하기라도 한다면 소속감, 사회적 지지를 위해 억지로 참여해야 하는 강박이 존재할 수 있다.이용자들은 유행하는 챌린지의 무의미한 참여보다 본래의 취지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단순한 행위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 본래 메시지를 파악해야 챌린지 참여 이후 겪는 허무함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23 17:22 이종윤 기자

[SNS '픽] '레몬·고추냉이·양파' 생으로 먹는 코로나19 후유증 눈길

괴기한 코로나19 후유증 먹방. 사진=유튜브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 후유증을 보여주는 괴기한 먹방이 화제다.최근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인 러셀 도넬리 씨의 일상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었다.영상에서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일반적으로 홀로 먹기 어려운 음식들을 주저없이 입에 넣었다.그는 아기 이유식, 생선 조림, 머스타드 소스, 양파, 마늘 등을 따로 조리하지 않은 채 먹었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심지어 고추냉이를 과자에 발라먹고, 레몬즙으로 가글까지 하는 행동을 통해 코로나 대표 후유증으로 꼽히는 미각 상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도넬리 씨는 “코로나19 증상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해 방송을 만들게 됐다”며 이 같은 먹방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 넘게 10만 명이 이상 발생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이를 본 네티즌들은 “양파향이 이렇게 느껴지는데” “정상적인 음식 먹고 건강해지길” “먹는 즐거움이 없어지다니 안타깝다” “코로나19는 정말 무섭다” 등의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한편 코로나19 후유증들로는 호흡 곤란, 미각·후각 손실, 청력 감퇴, 탈모,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피부 변색 등이 꼽힌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20 16:46 이종윤 기자

'미성년 여제자 성폭행'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징역 6년 선고

왕기춘. 사진=연합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32)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20일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왕기춘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및 복지시설 8년 동안 취업 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재판부는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 합의할 것을 종용하고, 신분 노출 등의 이유로 불면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합당한 처벌이 필요한다고 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왕기춘은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A(17)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체육관에 다니는 제자 B(16)양과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와 지난해 2월 B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앞서 왕기춘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구고등법원에 항고했지만 기각됐다.법원의 결정에 불복한 왕기춘은 변호인을 통해 대법원에 재항고장을 제출했으나,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재판은 일반 형사재판으로 진행됐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20 13:12 이종윤 기자

[B그라운드] 대물림된 편견과 혐오, 그 너머의 '공감사회'…APoV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공감사회’로의 진입을 꿈꾸는 재단법인 티앤씨재단(TC)이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조명하는 ‘아포브’(APoV, Another Point of View) 브랜드를 론칭하고 ‘너와 내가 만든 세상’(11월 19~12월 16일 블루스퀘어 네모) 전시회를 진행한다.‘아포브’는 다른 생각에 대한 포용과 이해를 의미하는 말로 티앤씨재단의 공감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티앤씨재단 관계자는 ‘아포브’에 대해 “문화가 아닌 ‘공감’에 방점을 찍는 프로젝트”라며 “전시, 출판, 공연 등 문화예술 뿐 아니라 컨퍼런스,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감과 포용 사회를 꿈꾸는 티앤씨재단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라고 설명했다.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아포브의 첫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에는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빈, 쿠와쿠보 료타 등 6명 작가들이 드로잉, 설치미술, 영상 및 애니메이션 등으로 혐오의 증폭, 결말, 희망을 교차시킨다.전시는 ‘균열의 시작’ ‘왜곡의 심연’ ‘혐오의 파편’ 3개 층으로 구성된다. 3층 ‘균열의 시작’에는 성립·이용백, 2층 ‘왜곡의 심연’에는 권용주·쿠와쿠보 료타, 1층 ‘혐오의 파편’에는 강애란·권용주·최수진 작가 작품이 전시되며 각 층에는 ‘소문의 벽’ ‘패닉 부스’ ‘달의 어두운 면’이라는 제목의 별도 룸이 존재한다.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역사 속 가짜뉴스들로 꾸린 ‘소문의 벽’이 맞이하는 ‘균열의 시작’ 섹션은 농담처럼 사소한 것에서 불거져 몸집을 불려가는 혐오, 그로 인해 균열로 치닫는 여정을 담는다. 이용백 작가는 실제와 가상, 의식과 꿈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균열로 ‘융합’시키는 ‘브로큰 미러’(2011)를, 성립 작가는 손으로 그린 드로잉작 ‘익명의 장면들’(2012~2020), ‘익명의 초상들’(2020)과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엮은 ‘스치는 익명의 사람들’(2020)을 선보인다.2층 ‘왜곡의 심연’에 설치된 쿠와쿠보 료타의 ‘LOST#13’(2020)은 다양한 관점으로 투영되고 바라보는 세계를 담는다. 헤드 조명을 단 기차의 움직임에 따라 벽면에 왜곡·확장돼 투사되는 오브제들은 테이프, 자, 공, 클립 등 소소하고도 정겨운 문구류들이다.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같은 층의 룸 ‘패닉 부스’는 선동으로 증폭돼 초래된 홀로코스트, 관동대학살,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 등 대물림되는 집단학살과 차별, 혐오와 적대 등을 담는다.권용주 작가는 ‘굴뚝→사람들’ ‘익명→사람’ ‘입을 공유하는 사람들’(이상 2020)을 2층의 ‘왜곡의 심연’과 1층 ‘혐오의 파편’에 걸쳐 설치했다.천장에 걸터앉거나 계단을 오르는 이들의 머리는 기괴한 굴뚝 모양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시 관계자는 “확산되는 혐오로 신체 일부가 굴절돼버리고 다른 것으로 변해버리는 현상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1층 ‘혐오의 파편’의 최수진 작가는 층 전체를 캔버스처럼 활용한 ‘벌레먹은 드로잉’(Worm-easten Drawings, 2020)를 선보인다. 바다, 연인, 야자수, 꽃, 나무, 아이 등 아름다운 존재들은 가까이서 보면 벌레 먹고 병든 것들이기도 하다. 최근 자주 회자되는 ‘OO충’을 연상시키는 설치작품으로 혐오의 빠른 확산과 파급력에 질문을 던진다. 룸에는 핑크플로이드의 앨범 제목에서 따온 ‘달의 어두운 면’을 통해 마녀사냥, 홀로코스트, 르완다 대학살, 보스니아 인종청소, 제주 4.3사건, 5.18 민주화운동 등 오래 전부터 대물림되고 여전히 곳곳에 존재하는 혐오사건들을 망각하지 않도록 기록한다.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사진=허미선 기자)빛나는 책을 오브제로 활용하는 강애란 작가는 ‘熟考의 서재 II’(2020)를 출품했다. 수원시립미술관 5주년 개관전시 ‘내 나니 여자라,’(2021년 1월 10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 전시된 ‘현경 왕후의 빛나는 날’의 연계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해 관계자는 “수원시립미술관 전시작품 연계작으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을 위해 추가 작업한 작품”이라며 “여성 뿐 아니라 혐오를 이겨내고 공감사회를 일군 분들의 자서전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1-19 18:45 허미선 기자

[비바100] “격려하는 삶” 살았던 미술계 어른…최만린 ‘O’로 돌아가다!

추상조각가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제공=최만린미술관)“항상 격려하는 삶이셨어요. 저는 직계 제자도 아니고 연구자인데도 늘 좋은 말씀으로 격려해주셨죠.”미술사학자 조은정 고려대학교 교수는 17일 세상을 떠난 추상조각가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늘 격려하는 삶”이라고 회상했다. 조은정 교수는 “저 뿐 아니라 미술평론가 최태만 (국민대학교) 교수도 ‘늘 격려해 주셨다’고 선생님을 기억했다”며 “모든 젊은이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그 격려가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가고자 하는 길로 갈 수 있게 해주곤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17일 추상조각가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83세로 별세했다. 광복 후 일본 유학이 아닌 한국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1세대 조각가로 ‘이브’를 시작으로 ‘천지현’ ‘일월’ ‘태’ ‘O’ 시리즈로 평생 예술가의 길을 걸었다. 풍요롭지만은 않았지만 사랑받았던 유년시절, 가족을 앗아간 6.25 전쟁을 관통한 청소년기, 그의 길을 묵묵히 지지했던 외할아버지. 쉽지는 않았지만 마냥 힘들지만도 않았다는 그는 정치인, 외교관을 꿈꾸던 경기중학교 3학년 시절 미술반 선생님에 의해 조각의 기초를 다졌다. 한국전쟁을 한해 앞두고 출범한 제1회 국전(國展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얼굴’이라는 작품을 출품해 입선되기도 했다.일본  동경미술학교 조소과에서 유학한 김종영, 서울대 미술대학교 1기생 출신의 김세중 교수로부터 사사한 고인은 1957 ‘모자상’, 다음해 ‘이브 58-1’을 국선에 출품해 연달아 특선을 거머쥐며 조각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195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록팰러재단 후원으로 미국 프랫인스튜트(Pratt Institute)에서 수학했다. 1967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학장 역임 후에는 명예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1994년, 1997년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2014년 대한민국 은관 문화훈장을 수상한 그는 1997년~1999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내면서 덕수궁 분관을 개관했고 서울관 건립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지난해에는 30여년을 살았던 자택을 성북구에 저가매각해 최만린미술관으로 조성하고 작품 126점을 기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고인은 자신의 공간을 미술관으로 만들어 가는데 하나하나 간섭이 아닌 협조를 했고 꼼꼼하게 정리한 영감 노트 및 스케치, 조형물 완성 과정, 신문기사 등, 그 자체로 “예술사적 여정”인 자료들을 작품과 함께 기증하기도 했다. 고인은 잘 알려진대로 1958년 대학 졸업 후 3년여 동안 서울 중앙방송극(현 KBS) 아나운서로 일했다. 이때 아내인 성우 김소원씨를 만나 결혼해 이후 배우 최불암과 동서지간이 되기도 했다. 생전 그는 아나운서로 일하던 당시를 “가난해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표현하곤 했다.조은정 교수는 “그만한 목소리, 인물, 학식, 뛰어난 판단력까지 갖추신 분이셨으니 아나운서를 계속 하셨다면 최고의 명예와 부를 얻으셨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생님은 ‘예술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계신 분이셨다”고 전했다. 이어 “어디에 계시든 다시 예술가로 돌아오시곤 하셨다”며 “교수로서 공직하시면서, 국립현대미술관장 업무 수행 후 늘 다시 조각가로 돌아오셨다”고 덧붙였다.정작 스스로는 “미술가, 조각가가 아니라 조각이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던 고인은 평생을 ‘정체성’을 고민하던 예술가이자 창작자였다. 전후 상처받고 고통 받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이브’가 그랬고 서체를 미학적으로 풀어내 자신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동시에 서구적 조형법에서 탈피한 ‘천지현’ 시리즈로는 ‘나’와 한국 조형문화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 내면의 생명력을 표출한 ‘태’ 시리즈, 비움과 채움, 무위·공(空)으로 돌아가는 삶, 크고 작은 원(圓)으로 돌고 도는 땅과 우주 그리고 세계에 대한 상념들을 담은 ‘O’ 시리즈 역시 그렇다. 자신과 한국, 그 한국의 추상조각,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던 ‘예술가 최만린’은 그렇게 ‘O’로 돌아갔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1-19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방송인 사유리, 비혼여성의 엄마 될 권리 화두 던졌다

사진출처=사유리 인스타그램비혼 출산한 이루다(최리)에게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 우석(무진성)이 찾아와 프러포즈한다. 아이의 할머니 최혜숙(장혜진)도 “아이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고 결혼을 강요하지만 이루다는 매몰차게 거절한다. 그는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있고 그래야 저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하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한 장면이 현실이 됐다.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당당하게 비혼 출산 소식을 전하며 비혼 여성의 엄마 될 권리를 화두로 던졌다.사유리는 16일 자신의 SNS에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면서 “지금까지 자기 자신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썼다. 그는 또 영어로 “싱글맘이 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부끄러운 결정도 아니었다”면서 “나를 자랑스러운 엄마로 만들어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사유리는 일본의 한 정자 은행에서 제3자에게 정자를 기증 받은 뒤 현지에서 출산했다. 평소 방송에서도 공공연하게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해온 사유리는 KBS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국의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가 48세로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배경을 밝혔다. 또 “한국에서는 미혼 여성의 시험관 시술이 불법이다”라며 일본에서 출산한 이유도 설명했다. 사유리의 ‘비혼 출산’은 저출산을 우려하면서도 ‘비혼가정’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는 여성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결혼 뒤 아내, 며느리라는 새로운 역할을 짊어져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어머니’의 역할만 택했다는 점이 용기있고 부럽다는 의견이다. 국민의 당 배현진 의원을 비롯해 방송인 김지혜, 안혜경, 후지이 미나, 유민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평론가 진중권씨, 가수 이상민, 알렉스, 방송인 샘 해밍턴 등 각계각층에서도 동조와 격려의사를 전했다.물론 ‘아빠의 부재’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사유리는 “일각에서 정자를 기증받았다는 사실을 말하면 사람들이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아이에게) 거짓말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유리 전 유명인 중 정자를 기증 받은 사례로는 2007년 방송인 허수경씨가 있다. 허씨는 당시 공개적으로 정자를 기증받은 뒤 이듬해 출산에 성공했다. 당시는 생명윤리법과 모자보건법이 강화되기 전이라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가능했다. 현재 국내 모자보건법 2조 11항은 난임 부부만 인공수정 등 보조 생식술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난임부부는 사실혼 혹은 법률혼 관계에 있는 부부 중 1년 동안 자연상태에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사실상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아이 낳을 권리를 박탈한 법조항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혼외출산율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2018년 OECD 가입국 혼외출산율 평균은 40.7%이다. 해외에서는 스웨덴, 영국, 미국 일부 주에서 배우자 없는 여성이 정자 기증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사유리는 KBS와 인터뷰에서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낙태)를 법으로 규정하면 아이를 낳고 싶은 것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드라마와 외국인이 여성의 권리에 대해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대한민국의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20-11-19 18:00 조은별 기자

'빚 안 갚아 준다고'…친엄마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세 딸 구속기소

자료사진=연합빚 갚을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한 세 딸이 구속기소됐다.19일 수원지검 안양지청 환경·강력범죄전담부(강석철 부장검사)는 빚 갚을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60대 친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A(43)·B(40)·C(38)씨 세 자매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A씨 등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존속상해 교사)로 친모의 친구 D씨도 불구속기소 했다.A씨 자매는 지난 7월 24일 오전 0시 20분부터 3시 20분 사이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A씨 운영 카페에서 친어머니를 둔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폭행 후 8시간여 뒤 119에 신고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이 같은 범행을 벌인 이유는 A씨가 채무에 시달리던 중 어머니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B씨, C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로 구속기소 했다.검찰조사 과정에서 A씨 어머니와 30년 지기 친구인 D씨가 “정치인, 재벌가 등과 연결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 줄 수 있는데 어머니가 자매들의 기를 꺾고 있으니 혼내주라”며 범행을 사주한 사실도 밝혀냈다. D씨는 A씨 자매에게 수년간 경제적 도움을 줘 그들의 신뢰를 얻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19 17:56 이종윤 기자

[비바100]'기생충’된 혜민스님, 종교인들의 사유재산 어디까지?

(사진=tvN ‘온앤오프’)‘무소유가 아닌 풀(Full)소유?’각종 TV프로그램 출연과 베스트셀러 작가로 ‘무소유’를 전파해온 혜민스님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7일 전파를 탄 tvN ‘온앤오프’에서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고급주택 라이프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인 것. 방송에서 그는 “도시에서 지내는 스님들은 상가 건물 한켠의 사찰에서 지낸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이 주택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주택이다. 평소 무소유를 주장했던 그의 언행과 방송에서의 보여진 온도차는 한국 조계종을 비판해온 현각스님의 저격으로 단번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현각스님은 자신의 SNS에 “혜민스님은 부처님 가르침 팔아먹는 기생충”이라며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일 뿐이다. 진정한 참선하는 경험이 전혀 없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한 매체의 보도로 ‘건물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스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7년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낸 경력이 있다. 미국국적인 혜민스님의 이름인 ‘라이언 봉석 주’(Ryan Bongsuk Joo)가 2015년 8월 서울 삼청동 건물을 8억원에 매입해 2018년 3월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에 팔았다는 것이다.‘국민 멘토’로 자리잡게 한 명상에세이 3부작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작인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이전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누적판매 부수 300만부를 돌파하며 전 세계 26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이에 대해 한 출판관계자는 “최소 30억원 이상의 인세는 보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매해 들어오는 돈도 일반인이 느끼는 목돈 수준이 아닌 거액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특파원 출신인 다니엘 튜더와 명상 앱 ‘코끼리’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논란이 계속되자 혜민스님은 결국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고 참회했다. 현각스님 역시 혜민스님과 긴 시간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사랑과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 영적인 삶은 여행 속 비행기와 같다. 그것은 항상 방향 수정과 적응을 요구한다”면서 “나 또한 혜민이나 다른 이들보다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맥북, 에어팟 등 보통 스님과는 다른 일상을 공개한 것이 오히려 거리감과 허탈감을 유발시켰다는 평가다. 아울러 연관검색어로 페라리가 뜨면서 시가 4억원 상당의 스포츠카를 소유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돌며 대중들은 “풀소유”라고 분노하고 있다. 혜민스님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게시판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그에 대한 비난과 함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0-11-19 17:30 이희승 기자

류지현 LG 신임 감독 출사표…"최고 명문 '신바람야구' 만들 것"

취임사 하는 류지현 감독. 사진=연합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취임식을 통해 내년 선전을 다짐했다.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류지현 신임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규홍 LG 트윈스 사장, 차명석 단장을 비롯해 김동수 신임 수석코치, 선수 대표로 주장 김현수, 진해수, 오지환이 참석했다.류 감독은 “최고 명문 구단인 LG 트윈스의 감독으로 임명해 준 구단에게 감사드린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27년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 그 사랑을 돌려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이어 “올해 아쉬운 성적으로 마쳤는데, 내년에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그 이상의 성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신바람 야구, 신바람 LG 트윈스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류 감독은 1990년 창단한 LG 트윈스가 배출한 첫 프랜차이즈 1호 감독이다. 1994년 LG에 입단해 ‘꾀돌이’란 애칭을 얻고 사랑을 받은 류 감독은 신인왕을 수상했다. 또 그해 LG의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2004년 선수 생활을 은퇴한 류 감독은 2007∼2008년 미국에서 코치 연수한 기간을 제외하곤 지도자 16년을 포함해 27년간 줄곧 쌍둥이 유니폼을 입었다. 1군 주루·수비·작전 코치를 두루 거쳤고, 류중일 전 감독이 부임한 2018년부터는 3년간 수석 코치이자 작전, 수비 코치를 겸임했다.LG는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류중일 전 감독의 사의를 받아들여 후임 감독을 물색한 끝에 13일 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선수단 소통과 데이터 야구에도 능한 류지현 수석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19 15:48 이종윤 기자

'전직 야구선수 폭행 피해' 국민 청원 화제…13만명 동의

전직 야구선수 폭행.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전직 야구선수로부터 폭행을 당해 지적장애인 판정과 직장을 잃은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순간에 아이큐 55의 지적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자신이 피해자의 아내라고 밝혔다.A씨는 “사건이 발생한 날 제 남편과 가해자는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라며 “가해자와 남편 사이에 사소한 실랑이가 생겼고 가해자가 제 남편의 얼굴을 가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CCTV 영상에는 폭행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다.A씨는 “상대방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 남성”이라며 “(가해자가) 단 한 번 남편의 얼굴을 가격했고 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바로 잃었다”고 주장했다.A씨에 따르면 가해자와 그의 친구가 청원인의 남편을 들어 차로 옮겼으나, 상황을 목격한 한 식당 주인이 이상함을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가해자는 경찰에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A씨는 “남편을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5분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눈물과 코피를 흘리고 구토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여 제가 직접 119에 신고했다”라고 밝혔다.이어 “구급대원 도착 후 남편이 의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마친 후 뇌경막하 출혈 진단을 받았다”라고 말했다.그러나 가해자는 피해자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도 폭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가해자는 제 남편이 술에 취해 혼자 어디에 부딪힌 것 같다는 말을 했다”라고 밝혔다.이 폭행으로 인해 A씨 남편은 두개골 절제와 인공 뼈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 수술로 인해 그는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 성격 등의 증상을 보였고 아이큐 55 수준 지적 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남편과 두 아이를 돌봐야 하는 A씨 역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A씨는 “가해자는 폭행치상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며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와 병원비조차 받아보지 못했다. 가해자는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을 법원에 넣었다가 빼가는 등 미안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라고 호소했다.A씨는 “곧 2심 재판이 열린다. 가해자가 엄벌에 처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판사가 공탁금과 죄를 뉘우치는 반성문만 볼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끝으로 “한동네에 사는 가해자가 1년 후 출소한다면 우리 가족에게 보복할까 두렵다”며 “집까지 노출된 상태라 가해자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우리는 이사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털어놨다.해당 청원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전직 야구선수’라는 B씨의 신상에 궁금증을 드러냈다. 청원 글은 19일 오후 1시 기준 약 13만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19 13:47 이종윤 기자

[B그라운드] 혜경궁 홍씨, 나혜석 그리고 술 취해 구토하는 지금 여자까지…수원시립미술관 ‘내 나니 여자라,’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나는 여자이기보다 사람이외다.”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장기화로 여닫기를 반복하던 수원시립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2021년 1월 10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외침은 “여자 보다 사람”이다.사도세자의 정비이자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매개로 오롯이 나로 서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작가, 사회운동가 나혜석 그리고 윤석남, 강애란, 이은새, 임민욱, 이미래, 슬기와 민 등 지금을 살고 있는 12인(팀)의 작가들이 48점의 회화, 설치, 미디어 등으로 “여자 보다 사람”임을 외친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윤석남 작가의 ‘우리는 모계가족’(사진=허미선 기자)전시 제목 ‘내 나니 여자라,’는 흑룡을 태몽으로 잉태되면서 당연히 아들일 거라는 집안 어른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딸로 태어난 회한을 적은 ‘한중록’의 한 대목에서 따왔다. 주체가 아닌 주변으로 인식된 여성을 내포한 제목 끝의 문장부호(,)는 사회에 의해 고정된 여성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가치 체계의 전복을 꾀하고자 하는 전시의 취지를 담은 장치다.◇고정관념의 전복, 여전한 현실…‘내 나니 여자라,’전시는 ‘내 나니 여자라,’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 ‘나 아니면 또 누가,’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내 나니 여자라,’에서는 역사, 권력사회 속 그림자 혹은 약자로 인식되어 온 여성들의 존재를 재조명한다. 윤석남의 1998년 목조각 ‘빛의 파종-999’ ‘우리는 모계가족’(2018), 장혜홍의 ‘黑-Black Project’, 오화진 ‘음의 군대’ ‘대(代)에 답하다’, 이은새의 ‘밤의 괴물들’이 전시된다.윤석남의 ‘빛의 파종-999’ ‘우리는 모계가족’은 어머니를 위시한 여성들의 가시적 이미지, 고정 관념의 전복을 담은 작품이다. ‘빛의 파종-999’에서 ‘999’는 불교의 만수(滿數)인 1000에서 하나가 빠진 숫자로 하나 하나가 모여야 완전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와 더불어 마지막 하나를 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담고 있다.윤석남 작가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곧 1000에 다다를 것 같은데 여전히 채워지기 어려운 수가 999”라며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안되는 여성이 처한 현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윤석남 작가의 ‘빛의 파종-999’(앞)와 장혜홍 작가의 ‘黑-Black Project’(사진=허미선 기자)“여성들이 입고 서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은 앞으로의 희망 표현인 동시에 한국인의 색이기도 하죠. ‘우리는 모계가족’은 제 할머니, 어머니, 저, 딸 그리고 딸이 키우는 암캐까지를 담았어요. 개인의 기억과 경험으로 예부터 이어오고 있는 모계 기능을 표현한 동시에 한국의 현실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걸 나타내죠.”장혜홍 작가의 ‘黑-Black Project’는 명주에 검은 색으로 수천번의 붓질을 한 285개의 패널로 구성된다. 1998년부터 10년 이상 일기처럼 진행한 작업으로 일상의 우연과 상황을 반영한다. 이는 마치 혜경궁 홍씨의 태몽이었다는 흑룡을 연상시키기도 한다.오화진 작가는 ‘음의 군대’와 ‘대(代)에 답하다’라는 5개의 회화와 하나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음의 군대’는 ‘말하지 말고 들어라’라고 여성에게 강요되는 가치인 수용성이 되레 여성의 힘으로 전환되는 작품이다. ‘음’은 음양의 음, 소리의 음, 감탄사의 음 등을 내포한 것으로 여성 존재 자체를 상징한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이은새 작가의 연작 ‘밤의 괴물들’(사진=허미선 기자)이은새 작가는 2018년부터 술 취해 토악질을 하거나 철봉에 매달려 있거나 소리를 지르며 밤길을 활보하기도 하는 지금의 젊은 여성들을 담은 연작과 나혜석의 삽화를 변주한 ‘부글부글 가정생활’까지 8점의 ‘밤의 괴물들’을 선보인다. ‘밤의 괴물들’ 연작은 술 취한 여성들을 성폭력의 대상, 약자로 인식하는 시선에 대한 반격으로 신나 있거나 화난 여성들을 빠른 필체로 그려냈다.이은새 작가는 나혜석의 삽화를 변주한 ‘밤의 괴물들-부글부글 가정생활’에 대해 “100년 전 삽화지만 현재까지 유효한 이미지”라며 “저도 이와 비슷한 구도의 사건을 목격하기도 했다. 과거의 회화를 현재의 제가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기록에서 배제된, 그럼으로 더 치열해진!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나혜석의 삽화들(사진=허미선 기자)남성들이 주류를 이룬 역사적 기록에서 배제된, 그럼으로 보다 치열해진 여성적 표출에 대한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에서는 앞선 ‘내 나니 여자라서,’에서 이은새 작가가 변주한 나혜석의 작품 원본을 비롯한 삽화들과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1961-2020’, 강애란의 ‘현경 왕후의 빛나는 날’, 이슬기의 ‘이불 프로젝트’, 조혜진의 ‘한겹’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1961-2020’은 ‘한중록’ 원문에서 추출한 6개 문장을 민중서관, 서문당, 범우사 등에서 출판된 ‘한중록’ 13개 판본에서 추려 6페이지로 이어 붙인 작품이다. 동일한 문장을 13개 판본이 얼마나 다른 언어로 전달하는지를 살피면서 전혀 다른 해석이 쌓여 공공의 기억이 되는 과정을 이미지화했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강애란 작가의 ‘현경 왕후의 빛나는 날’(앞)과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1961-2020’(사진=허미선 기자)스스로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책을 오브제로 한 강애란 작가의 ‘현경 왕후의 빛나는 날’은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경험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한 설치작과 혜경궁 홍씨의 생애를 책, 서울부터 수원까지 행차하는 행렬 등을 활용해 움직이고 음악을 가미한 인터랙티브 작품이다.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 중인 이슬기 작가는 통영의 누비 장인과 협업한 ‘이불 프로젝트 U’, 조혜진 작가는 버려진 자개장과 부모님 휴대폰에서 찾은 격언, 화려한 꽃문양 등을 대비시킨 ‘한겹’을 출품했다.사람이 거주하는 장소와 그곳에서 나오는 것들로 주로 작업해온 조혜진 작가는 버려진 자개장의 상징성을 시대 변해로 가치를 잃어버리면서 버려진 것들에 빗댄다. 작가는 예전엔 부의 상징이었지만 버려진 자개장, 그 뒷면에 새로 그리고 수놓은 그림과 글자를 대비시키며 버려진 가치들을 재조명한다.◇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가늠하다! ‘나 아니면 또 누가,’span style="font-weight: normal;"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임민욱 작가의 ‘봉긋한 시간’과 ‘솔기’(사진=허미선 기자)3부 ‘나 아니면 또 누가,’에서는 여성의 사회, 정치 참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 그리고 남녀로 나뉘는 이분법적 잣대를 넘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한다. 이 섹션에서는 임민욱 작가의 ‘봉긋한 시간’ ‘솔기’, 얇은 비단 위에 침을 촘촘하게 꽂은 이순종의 신작, 이미래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 그리고 제인 진 카이젠과 거스톤 손 딘 퀑의 ‘여자, 고아, 호랑이’(2010)를 만날 수 있다. 임민욱 작가의 영상작 ‘봉긋한 시간’과 설치작 ‘솔기’는 전통과 현대, 할머니와 손녀, 삶과 죽음 등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작품이다. ‘봉긋한 시간’은 보기에 따라 그들을 보호하듯 혹은 가로막는 듯한 알록달록한 부표들 안에서 바다 헤엄을 치는 여성들을 영상화한 작업이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이순종 작가 신작(사진=허미선 기자)임민욱 작가는 ‘봉긋한 시간’에 대해 “시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며 “기록이 없는 존재에 대한 이미지, 부유하는 삶에 대한 생각을 무빙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솔기’는 공사장에서 높은 곳에 오를 때 쓰는 구조물을 거꾸로 세워 지금은 쓰이지 않는 유리 부표, 공업용 잔해들, 동물들, 지팡이, 인조머리 등으로 채운 설치작품이다. 임 작가는 “이 조합들은 우리 삶의 사라짐 그리고 그 관계들 속에 있던 정거장의 의미”라고 전했다.이순종 작가는 인조 실크에 그려진 피에타, 차도르를 입고 검은 눈물을 흘리는 여성, 결정을 앞둔 국제회의장 등에 한방에서 쓰이는 침을 꽂은 작품을 선보인다. 여성들의 그림에 막힌 혈을 뚫는 침을 꽂음으로서 여성에게 막힌 사회 곳곳에 침투해 뚫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이미래 작가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사진=허미선 기자)불편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미래 작가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은 예리한 감각으로 사회에 침투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 밑에 숨겨진 이야기들의 상징이다.접신을 위해 피부 표피를 벗겨내야 한다는 아프리카 부족 무당의 믿음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뜯어낸 살점을 연상시키는 오브제 덩어리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보는 사람마저 예민하게 만든다.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 중 제인 진 카이젠과 거스톤 손딘 퀑의 ‘여자, 고아 그리고 호랑아’(사진=허미선 기자)덴마크에 입양된 한국인 작가인 덴마크의 제인 진 카이젠과 미국의 거스톤 손딘 퀑이 협업한 ‘여자, 고아 그리고 호랑이’는 침묵하도록 강요받은 여성들의 소리를 담고 있다. 작가처럼 해외로 입양된 한국여성, 1,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위안부 할머니, 1950년부터 지금까지의 기지촌 매춘부들 등 3개 층위 여성들의 구술을 영상화한 다큐멘터리는 역사 속 개인의 트라우마 그리고 둘 간의 간극을 아우른다.수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1-18 23:01 허미선 기자

경찰청장 “조두순 ‘음주 금지·유아 시설 출입 불허’ 24시간 관리할 것”

조두순. 사진=YTN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를 앞둔 가운데 김창룡 경찰청장이 국민 불안을 염두에 두고 ‘음주 금지·출입 금지 구역 설정’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17일 김 청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두순 출소와 관련해 “법무부와 경찰, 해당 자치단체와 함께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김 청장은 “우선 1차적으로 조두순이 출소하면 관할 경찰서 여성 청소년과 강력팀을 특별 관리팀으로 지정해 법무부와 실시간 위치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수 여부는 위치 추적 기기, 스마트 워치 등을 통해 확인한다.이어 “24시간 밀착 관리하면서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 ‘출입 금지 구역에 가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일정한 거리 내에 접근하면 안 된다’ 등 법무부 준수사항을 지키는지 살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김 청장은 음주 금지의 대해 “출소를 할 때 조건을 부가하게 돼 있는데 거의 그대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을 한다”고 밝혔다. 출입금지 구역의 경우 어린이 유치원, 유아 시설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조두순이) 준수사항을 위반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법무부의 1대1 전담 보호 감찰관과 함께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한편 조두순은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다음 달 만기 출소를 앞두고 조두순이 자신의 주소지인 경기도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이에 피해자 가족들은 같은 생활권에서 조두순과 마주칠 가능성을 염려해 다른 곳으로 이주 계획을 세우고, 타 지역에서 주거 계약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2020-11-17 17:29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