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상처와 단절에서 연대와 위안으로…연극 ‘오펀스’ 젠더프리 캐스팅!

연극 ‘오펀스’(사진제공=레드앤블루)어린시절의 상처로 세상과 단절돼 살아온 고아형제 그리고 시카고 갱 해롤드와의 연대와 위안을 담은 연극 ‘오펀스’(8월 24~11월 17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동생을 지키기 위해 감금하다시피하는 형 트릿(김도빈·박정복·최유하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과 겁나지만 세상이 궁금한 동생 필립(김바다·최수진·현석준)이 납치한 중년 남자 해롤드(박지일·김뢰하·정경순)로 인해 위안 받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초연의 해롤드 박지일과 필립 김바다가 재연에도 함께 하며 트릿 역에는 김도빈·박정복·최유하, 필립 역에는 최수진·현석준, 해롤드에는 김뢰하·정경순이 새로 합류했다.이번 ‘오펀스’ 캐스팅의 특징은 최근 잦아진 ‘젠더프리’다. ‘판’ ‘카포네 트릴로지’ ‘난쟁이들’ ‘사의찬미’ ‘안녕, 여름’ 등의 최유하와 ‘록키호러쇼’ ‘킹아더’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최수진이 트릿과 필립으로 분한다.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정체불명의 해롤드에는 TV와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 중인 정경순이 연기한다.‘오펀스’ 제작사 레드앤블루 관계자는 “아직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성별에 상관없이 크로스(남녀 캐스팅을 섞는) 무대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오펀스’는 미국 극작가이자 배우인 라일 케슬러(Lyle Kessler)의 대표작으로 2017년 9월 박지일·손병호, 이동하·윤나무·장우진, 문성일·김바다 주연으로 한국 초연된 작품이다. ‘팬레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모범생들’ 등의 김태형 연출이 각색까지 책임진 작품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7-01 14:00 허미선 기자

[B사이드+제13회 딤프 Pick ④] 20년만의 내한,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1999년 H.O.T. 콘서트의 기억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장국영과 여명은 저의 곡을 리메이크했었고 왕비(왕정문)와 비욘드는 함께 작업을 했죠.”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공식초청작인 ‘시간 속의 그녀’(馬不停蹄的憂傷 In the Mood for Sorrow, 한국어 넘버명은 오 나의 애수)의 작·작곡가 황서준(黃舒駿)은 장국영(張國榮), 4대천왕 여명(黎明), 왕비(王菲, 왕정문), 나영(那英), 주혜민(周慧敏), 장혜매(張慧媒) 등 내로라 하는 중화권 가수들과 작업한 아티스트다.수많은 가수들과 작업을 했던 그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2046’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가수이자 배우 왕비와 비욘드에 대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왕비는 당대 최고의 가수였어요. 녹음실에서 같이 작업을 하면서 즐거웠죠. 왕비는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는 한두번 이상 부르지 않는데 제가 쓴 곡은 무조건 오케이를 해줘요. 콘서트에서도 주제나 테마에 상관없이 제 노래 한두곡은 꼭 세트리스트에 넣곤 하죠.”이어 비욘드에 대해서는 “그들은 대부분 광동어 노래를 부른다. 그들의 유일한 중국 표준어 곡 ‘몽’(夢)이 제 작품”이라며 “그 대단한 가수의 유일한 노래를 제가 작곡했다는 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황서준은 20년 전 한국 방문에 대한 추억을 전하기도 했다.“한국은 꼭 20년만이에요. 1999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장혜매 음반 합작 때문에 서울에 왔었는데 꼭 20년만에 뮤지컬 공연을 위해 대구엘 왔네요.”이어 “음악감독으로 2, 3일 정도 서울에 머물면서 이수만 선생님과 식사를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그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첫날 저녁 관람한 잠실체육관에서의 H.O.T.(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 공연이었다”고 전했다.“정말 너무 많은 팬들이 흰 우비를 입고 한마음으로 ‘H.O.T.’를 외치며 흰 풍선을 흔드는 장관을 보면서 감명 받았죠.”그리곤 “지금의 한국은 20년 전보다 음반시장이 굉장히 강해졌다”며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해도 비슷한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중화권 젊은이들이 한국의 노래, 영화, 드라마, 패션, 메이크업까지 소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제가 제일 처음 본 드라마는 이영애·차인표 주연의 ‘불꽃’이었어요. 그 후로 배용준의 ‘호텔리어’나 이영애의 ‘대장금’ 등을 봤고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도 듣곤 했어요. 20년 전에 비해 한국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졌죠. 그런 나라의 관객을 20년만에, 제 노래로 만든 뮤지컬을 가지고 만나게 됐네요. 저희는 이미 30년 전에 이렇게 좋은 노래를 만들고 들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9 22: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제13회 딤프 Pick ③]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 “젊음과 나이 들어간다는 것, 결국 사랑”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청춘과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예요. 젊은 사람들은 참 이상하게도 언제나, 청춘이 얼마나 좋은지를 몰라요. 저 역시 그랬죠.”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공식초청작인 ‘시간 속의 그녀’(馬不停蹄的憂傷 In the Mood for Sorrow, 한국어 넘버명은 오 나의 애수)의 작사·작곡가 황서준(黃舒駿)은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청춘과 늙어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청춘과 나이 들어가는 것, 중요한 건 ‘진짜 사랑’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막상 청춘일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낭비다가 늙어서야 한탄하면서 청춘을 회상하고 회귀하고 싶어하죠. 오죽하면 중국에는 ‘청춘에 진입하고 싶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있을 때는 소중한 줄 모르고, 즐기지도 못하다가 지나고 나서야 늘 아쉬워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황서준은 1988년 데뷔한 중화권 가수이자 작사·작곡가, 프로듀서, 배우, 감독으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의 OST ‘연애증후군’(戀愛症候群)으로 한국에서도 익숙한 아티스트다.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는 그의 히트곡들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제목 역시 그의 노래이며 스토리 역시 그의 곡인 ‘영원한 20세’(永遠 20歲) 중 “진실한 사랑이 나타난다면 그녀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죠”라는 가사에서 모티프를 얻어 꾸렸다. 시간 속에 갇혀 오래도록 20세로 살고 있는 린바오셩(장멍얼)과 가수 지앙다위(종순아오)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중국에서 순회공연을 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제가 청춘이던 스물한살 때는 어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늙으면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가사들을 썼죠. 7번째 넘버인 ‘알아듣지 못한 말’(聽不憧的話)도 어렸을 때 어른들은 다 사기꾼이라는 생각으로 쓴 가사들이에요.이어 “특히 14번째 넘버인 ‘과거와 현재’(所謂今昔)는 젊은 사람은 어떻고 나이든 사람은 어떻다 대조형식으로 쓴 곡”이라며 “30년 후 제가 그 나이든 사람이 돼 보니 너무 잘 맞는다”며 웃었다.“30년 전의 젊은 황서준을 신뢰하게 됐어요. 굉장히 예측을 잘하는, 젊고 똑똑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청춘의 아름다움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시간 속의 그녀’도 진짜 사랑을 위해 시간을 멈추고 싶어하거든요. 청춘과 나이 들어가는 것을 뛰어넘는, 상위 개념인 진정한 사랑에 집중하고 보면 좋겠어요. 인생의 청춘이든 노년기든 진짜 사랑만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프로듀서 탕준과 이심전심! 스타와 팬, 이제 뮤지컬 파트너가 되다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제 노래들로 뮤지컬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며 준비 중이던 2016년에 (시간 속의 그녀) 공동프로듀서인 탕준 선생이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그(탕준)에겐 이미 아이디어가 있었고 음악들에 대한 이미지까지 그려둔 상태였죠. 그 이야기와 그림들이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제가 데뷔하던 22살 무렵 그는 고등학생이었어요. 제 노래를 들으며 성장하면서 ‘황서준의 노래로 뮤지컬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이어 “그래서 이 뮤지컬 제작 제안 자체가 저에겐 의미가 컸다”고 덧붙인 황서준은 “처음 제안을 들었을 때 압도됐지만 회의적이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제 노래들은 제가 만든 배경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거든요. 탕준에게 그런 사실을 털어놓고 어떻게 풀어갈까를 함께 고민했죠. 많은 곡들 중 ‘영원한 20세’의 ‘진실한 사랑이 나타난다면 그녀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죠’라는 가사를 토대로 뮤지컬의 스토리를 만들었어요. 넘버 뿐 아니라 스토리 자체도 노래에서 따온 이 작품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어요.”그렇게 황서준은 고교시절부터 자신을 우상으로 여기며 성장한 탕준과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며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를 완성시켰다.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가수로서 제 곡들을 영원한 형태의 기록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회는 흔히 오는 게 아니에요. 오직 저와 제 노래를 위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이죠.”◇“내 이야기를 담은 노래들” 뮤지컬로 이 시대와 공감하다 “창작자들 대부분이 그렇듯 창작물에는 비밀스러운 개인만의 좌절, 경험, 자치관 등을 많이 담아내요. 제 노래들 역시 진귀한 제 생각과 이야기들이 담겼죠. 삶의 회의, 미래의 불확실성, 내 인생에 다음은 있는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가득한 상황에서 ‘영원한 20세’ ‘오 나의 애수’를 만들었어요.”그렇게 20대의 고민이 농축된 곡들이 뮤지컬 넘버로 활용된 걸 보면서 “30년 전 만든 내 노래가 아닌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시대는 변했지만 감동 포인트는 여전한 것 같아요. 제가 20세에 만든 노래를 현재의 20세 가수들이 부르면서 같은 데서 감동을 받거든요. 상황이나 동기 등은 다를 수 있지만 웃는 부분에서 같이 웃고 우는 부분에서도 같이 우는 공통점을 발견했죠.”이는 세대 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기도 한다. ‘시간 속의 그녀’는 ‘팬레터’ ‘랭보’ ‘마이 버킷리스트’ ‘마리 퀴리’ 등의 한국 뮤지컬제작사 라이브에서 개발한 작품으로 오세혁 연출, 윤희경 작가, 신선호 안무가 등이 참여했다.“한국의 뮤지컬 창작진들을 매우 신뢰합니다. 예술적 표현 뿐 아니라 이해도, 지식 등이 놀랍죠. 넘버의 가사 번역을 체크하다가 완전히 의미가 바뀐 부분들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럼에도 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무대에서 표현하고 있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죠. 한국 창작진들이 제 작품의 의도, 가사 등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배우들을 이끌고 있더라고요.”이렇게 한국 창작진들에 신뢰를 표한 황서준은 “지난해 중국에서 공연됐을 때도 좋은 평을 받았고 올해 딤프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처음 제안을 받고는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결국 하겠다고 결정을 내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고 덧붙였다.◇새롭게 다가온 ‘오 나의 애수’ ‘망년지우’ ‘애초’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사진제공=딤프사무국)“제가 쓴 곡들은 자식과도 같아요. 누가 더 좋다를 논하기는 어렵죠. 30년 동안 제가 쓴 곡이 200곡이 넘어요. 하지만 이 뮤지컬에는 겨우 18곡이 들어갔잖아요. 못들어간 아이들(곡들)에 미안하고 마음이 아픈 지경이죠.”자신이 만든 곡들을 ‘자식’이라고 표현한 황서준은 뮤지컬 넘버로 쓰이면서 새롭게 다가온 곡으로 제목이기도 한 ‘오 나의 애수’ ‘망년지우’(忘年之交), ‘애초’(想當初)를 꼽았다.“제목과 같은 ‘오 나의 애수’는 원래 솔로곡인데 뮤지컬에서는 합창으로 다 같이 부르죠. 혼자 부를 때는 이 노래를 나보다 더 잘 부를 사람은 없기 때문에 혼자 고독하게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뮤지컬에서 여러 사람 목소리가 어우러지니 개인의 독백과는 또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어요.”이어 “너무 감동받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곡”이라 덧붙였다. ‘망년지우’는 탕준 프로듀서가 황서준의 진정한 팬이었음을 증명하는 넘버기도 하다.“이 노래는 제가 고등학교 때 쓴 거예요. 아주 소수만 알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인데 탕준이 선정해서 뮤지컬 넘버로 넣어주셨어요. 한 사람은 노래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대사를 하는 형식으로 재해석 됐죠. 말과 노래의 조화가 굉장히 신선했고 감명 깊었어요.”‘애초’는 1998년에 써두고 “인생을 좀 더 알고 발표하자”는 생각으로 2011년에 공개한 작품이다. 그의 설명처럼 “고독을 즐기며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쓴 곡”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 노래를 발표하자마자 소피아 창과 결혼했다.“제가 자주 가는 단골 바 사장님이 말씀해주셨는데 이 곡만 들으면 손님들이 그렇게들 운다고 하더라요. 이 노래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는 모르어요. 하지만 저 혼자 부르던 곡이 뮤지컬 넘버로 새로 해석되고 힘을 발휘하는 게 신기하고 놀라워요.”◇모든 것을 뛰어넘는, 무조건 사랑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상관 없어요. 진정한 사랑, 스스로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는 그의 말처럼 진정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론상으로 린바오셩은 100세가 넘은, 지앙다위 보다 80세는 많은 여자”라고 설명했다.“100세가 넘은 여자와 20대 남자, 진정한 사랑이 있다면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특별한 케이스예요. 굉장히 늦게 결혼을 했고 아내는 저보다 24살이나 어리죠. 그렇지만 결혼한 지 8년째지만 한번도 싸우지 않을 정도로 즐겁게 잘 살고 있죠. 중요한 건 무조건 진정한 사랑이에요!”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9 20:00 허미선 기자

[‘다’리뷰] ‘윌 파워’에 대항한 ‘바닥’ 형제들의 분투기, 뮤지컬 ‘썸씽로튼’…‘오믈릿’ 말고 나 자신답게!

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어쩌다 ‘햄릿’(Hamlet)은 ‘오믈릿’(Omelet)이 됐을까. ‘라이온 킹’의 악당 스카와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는 왜 한 무대에 올랐을까. ‘베니스의 상인’ 속 악덕 유태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왜 ‘거기서’ 나올까. 그 시절의 셰익스피어는 지금의 록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을까.16세기 시인과 희곡 작가가 각광받는 문화 르네상스 시대. 그 르네상스의 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는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변주되고 사랑받는 작품을 써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다. 여기 가도 셰익스피어, 저기 가도 셰익스피어, 온통 셰익스피어만을 연호한다.뮤지컬 ‘썸씽로튼’의 출발점인 커크패트릭 형제(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뮤지컬 ‘썸씽로튼’(6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은 하늘을 찌르는 ‘윌 파워’로 슈퍼스타가 된 셰익스피어(매튜 베이커)에 집착하며 그를 이기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극단의 리더 닉 바텀(매튜 제니스)과 메인작가 나이젤 바텀(리처드 스피탈레타) 형제를 통해 자신답게 서는 것의 가치를 전한다. 뮤지컬 ‘섬씽로튼’은 극 중 바텀 형제처럼 커크패트릭(Kirkpatrick) 형제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형 커리(Karey) 커크패트릭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머프’ 시리즈를 비롯한 ‘아빠가 줄었어요’ ‘치킨 런’ ‘샬롯의 거미줄’ 등의 각본가이자 채닝 테이텀 등이 참여한 애니메이션 ‘스몰풋’의 감독으로 영국의 희극 작가 존 오파렐(John O’farrell)과 공동으로 대본을 집필했다. 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썸씽로튼’의 작사·작곡가인 동생 웨인(Weyne)은 베이비 페이스, 에릭 크랩튼 등과 작업한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겸 키보디스트다.  커크패트릭 형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썸씽로튼’은 뮤지컬 ‘렌트’ ‘인더하이츠’ ‘애비뉴Q’ 등의 프로듀서 케빈 맥컬럼(Kevin McCollum), ‘알라딘’ ‘북오브몰론’ 등의 케이시 니콜로(Casey Nicholaw) 연출 등 쟁쟁한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 창작진들을 만나면서 무대화에 이르렀다.그야 말로 ‘윌 파워’를 발휘하며 꼭대기에 선 윌리엄 셰익스피어, 맨 밑바닥에서 그를 이기기 위해 분투하느라 진짜 자신을 잃어버린 ‘바닥’(바텀) 형제의 이야기는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삶이란 네가 만드는 거란다.”‘햄릿’ 중 플로니어스가 아들 레어티스에게 하는 “낮이 밤을 따르듯 하늘은 파랗게 변하지. 그것이 내가 아는 진실. 그리고 무엇보다 너 자신에 충실하라”는 대사는 이 극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이 극의 재미는 ‘햄릿’ 중 궁을 지키는 경호원의 대사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에서 인용한 제목 ‘썸씽로튼’처럼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계속되는 눈물겨운 인류 최초의 뮤지컬 제작기다.그들의 분투에는 닉의 당차고 선진적인 아내 비아(에밀리 크리스틴 모리스), 삼촌과 같은 예언가를 꿈꾸는 마이크 노스트라다무스(그렉 캘러패터스), 유대인 대부업자로 바텀 형제의 후원자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샤일록(피터 슈레이스), 길잡이인 음유시인(데빈 할로웨이) 등이 함께 한다.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어쩌면 뮤지컬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 연극의 대항마로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가정에서 시작한 ‘썸씽로튼’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위한 스토리텔링,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 차진 넘버들, 무대연출,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 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인류 최초의 뮤지컬 제목은 ‘오믈릿’. 엉터리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어설프게 전하는 미래의 뮤지컬 흥행 요소가 막무가내로 덧칠된다. 절실한 닉과 그를 따르는 극단원들의 분투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눈물겹다. 그 과정에서 불거지는 형제의 갈등, 여자들은 집에서 살림만 하던 시대에 걸크러시로 변주된 여성 캐릭터와 지혜로운 활용 등도 흥미롭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셰익스피어가 판치는(?) 런던을 떠나 정착한 신대륙의 정체는 그야말로 놀라운 ‘반전’이다.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눈물이 날 정도로 우스꽝스럽지만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서글픈 뮤지컬 ‘오믈릿’ 제작기를 담은 ‘썸씽로튼’의 매력은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헛소동’ ‘십이야’ ‘리처드 3세’ ‘코리올라누스’ 등 셰익스피어 대표작들과 ‘시카고’ ‘레미제라블’ ‘에비타’ ‘렌트’ ‘애니’ ‘코러스 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위키드’ ‘캣츠’ ‘헤어’ ‘사운드 오브 뮤직’ ‘지붕 위의 바이올린’ ‘메리 포핀스’ ‘맨 오브 라만차’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드림걸스’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에서 인용하고 차용한 구절과 장면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른다고 그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 독특한 매력의 뮤지컬이기도 하다. 가죽점퍼를 입은 셰익스피어와 그의 화려한 쇼맨십으로 꾸린 ‘윌 파워’는 퀸, 비틀즈 등의 콘서트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삐딱하지만 매혹적인 포시 스타일의 재즈댄스와 신명나는 탭, 그루브를 타는 핑거 스냅 등까지가 한꺼번에 섞인다.뮤지컬 ‘썸씽로튼’ 내한공연(사진제공=엠트리뮤직, 에스앤코)셰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인용한 “대소동처럼(With Much Ado) 최신, 최고만 쏟아져 나오는” 시대는 그 르네상스만의 분위기는 아니다. 계란과 오믈렛 탈을 쓰고 진지하게도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뮤지컬 ‘오믈릿’ 제작기를 보고 있노라면 최신만을 추구하고 최고에만 열광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썸씽로튼’은 그 제목처럼 뜻대로 돌아가는 경우라고는 없는 세상사에 좌절하고 절망하면서도 살기 위해 분투하는, 어쩌면 지금 이 시대 누구나의 이야기다. 누군가를 넘어서기 위해 혹은 살아 남기 위해 애쓰다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않은가.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8 22:37 허미선 기자

[‘다’리뷰+제13회 딤프 Pick ②] 한중합작 뮤지컬 ‘청춘’…누구도 행복하지 못했다

제13회 딤프 공식초청작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누구도 행복하지 못했다. 고향 안후이에 남은 사람도, 이상향이던 대도시 상하이로 떠난 형제 같은 친구들도, 남은 남자의 연인도, 떠난 친구의 어머니도 아픈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13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공식초청작 ‘청춘’은 치기 어렸던 시절의 선택으로 10년을 괴로워하며 흘려보낸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제13회 딤프 공식초청작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2017년 상하이에서 초연된 ‘청춘’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누리는 ‘호사’ 혹은 ‘보은’이었지만 누군가에겐 희생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죄책감이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다.그렇게 서로를 외면하고 상처 입히면서 10년을 흘려보내고서야 성장해 마주한 친구들이 있다.원래는 정즈쉬엔(첸하이루이)이지만 ‘장이바오’라는 이름으로 대도시 상하이의 대학에 입학해 꽤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남자, 그 정즈쉬엔을 대신해 아픈 어머니와 기름집을 운영하며 학비를 댄 장이바오(순바오)를 중심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원래는 상하이 지식인이었지만 아픈 아내(황쥔)를 위해 안후이로 낙향한 정후성(샤전카이)은 기름집을 운영하며 아들 정즈쉬엔과 조카 안루이즈(라우슈빈) 그리고 어려서 거둬 아들처럼 키운 장이바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장이바오도, 정즈쉬엔도, 안루이즈도, 장이바오의 여자친구 린스위(판치)도 상하이 소재의 대학 입학이 목표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 그 중 정즈쉬엔만이 성적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불거진 갈등, 갑작스러운 정후성의 죽음에 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청춘시절의 혼돈과 갈등, 순간의 선택이 불러온 모두의 아픔, 그로 인한 성장과 진짜 나와 마주하기까지의 지난한 여정 등은 모두가 공감할만한 소재이긴 하다.제13회 딤프 공식초청작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하지만 ‘청춘’의 진입장벽은 중국 근대 개발사다. 부동산, 대도시로 몰리는 젊은이들, 이념으로 인한 사회 갈등, 신분증의 체계적인 재정비 등 급속도로 진행됐던 중국의 개발에 대한 이해 없이는 좀체 이해할 수 없는 정서들이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신분증을 바꿔서 등록한다는 낯선 설정이나 네 친구가 ‘이상향’처럼 되뇌는 국제호텔, 현재는 중국 내에서 LCD 생산이 가장 많고 4K(UHD) 산업 육성지로 최첨단화됐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농업도시였던 안후이성의 변화, 상징처럼 등장하는 화정로(華亭路) 의류시장, 인민광장, 물망초와 그 꽃말 등은 의미심장하지만 이해가 쉽지 않다.제13회 딤프 공식초청작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한국 창작진이 참여해 구현해낸 상하이의 와이탄, 동방명주, 돈이 모여드는 금융가 등과 안후이성의 자연풍광 등의 영상이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빈약한 개연성 혹은 개연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의 부재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나치게 가지치기를 한 이야기나 어색하고도 작위적인 설정, 다소 불필요해 보이는 장면 등도 존재한다.그럼에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산다는 것, 누군가에게 기꺼운 희생이고 보은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고통이 되는 상황, 시골의 케케 묵은 문화로 치부되던 직접 짠 기름집으로 도시 상하이에서 안정된 삶을 꾸린 장이바오가 겪은 변화 등 진짜 나를 마주하기까지의 여정은 공감할만하다. 그 여정 중에 있거나 그 여정의 끝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뮤지컬 ‘청춘’은 묻는다.“그래서 이름이 장이바오라는 거야? 정즈쉬엔이라는 거야?”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8 20: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남우현·켄·노태현, 신성우·문종원·김법래가 전하는 내 안의 욕망…뮤지컬 ‘메피스토’

뮤지컬 ‘메피스토’(사진제공=메이커스)“드라마를 뒷받침하는 연주곡들을 새로 작곡했고 1940년대에 맞춰 스윙 이전 빅밴드(재즈나 댄스음악을 연주하는 대편성의 악단) 음악에 주력했습니다.”2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메피스토’(7월 28일까지) 프레스콜에서 음악적 변주에 대해 김성수 음악감독은 “밝음과 어둠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메피스토’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바탕으로 인간의 선과 악의 본질에 대해 다루는 체코 뮤지컬로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이다. 70세의 교수 파우스트(김법래·문종원·김법래, 이하 가나다 순)와 그 파우스트를 두고 신과 내기를 하는 악마 메피스토(남우현·노태현·켄)의 이야기다.뮤지컬 ‘메피스토’(사진제공=메이커스)‘에드거 앨런 포’ ‘페스트’ ‘칠서’ ‘아이언 마스크’ ‘서울의 달’ 등으로 호흡을 맞춘 노우성 연출·김성수 음악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신성우·문종원·김법래, 김수용 등 베테랑 뮤지컬배우들과 인피니트 남우현, 빅스 켄, 핫샷의 노태현, ‘프로듀스 101’이 탄생시킨 걸그룹 아이오아이 나영 등 아이돌그룹 멤버들로 출연진을 꾸렸다.프레스콜에서는 ‘위대한 파우스트’ ‘참을 수 없는 욕망’ ‘함께 한다면’(노태현·문종원·권민제·최성원 외), ‘헛된 인생’ ‘널 기다리는 건’ ‘다시 시작해’(켄·신성우·최성원 외), ‘심판하리라’(남우현), ‘빠체’(김수용)를 하이라이트 시연했다.‘파우스트’의 특징은 극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인 중세 플로렌스에 맞는 전통 클래식 음악 5종류에 탱고, 중세 유럽 기사들의 행진곡, 팝 등을 가미해 변주한 넘버와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가 특징이다.40여개 안팎으로 잘게 쪼개 넘버링을 한 음악에 대해 김성수 음악감독은 “스몰 라이선스(음악과 대본 등만 가져와 국내에 맞춰 재창작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공연)지만 원곡에 손 댈 여지가 많이 않았다”며 “개개인의 넘버보다 유기적으로 엮인 음악이 작품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면 재밌을 것”이라고 전했다.◇아이돌들의 향연 “편견을 버려요” 뮤지컬 ‘메피스토’(사진제공=메이커스)“어려서 가지지 못한 문화적 지식, 극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아이돌그룹의 멤버가 뮤지컬 할 때 일반 뮤지컬 화법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김성수 음악감독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뮤지컬 진출에 대해 “상대방과의 호흡 등 더 준비해야하고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그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그들이 하고 있는 최신 트렌드 음악 등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189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여자 보컬들이 보드빌쇼(189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유행했던 버라이어티쇼)로 데뷔해 성공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브로드웨이 시작 즈음 역시 배우들 대부분 가수 출신이었죠. 아이돌이라고 나눠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노력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요.”파우스트 역의 문종원 역시 “다양한 작품에서 겪고 지켜보다보니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자란 부분도 있지만 열정과 집중력을 보이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대적응력이 뛰어나다”고 말을 보탰다.뮤지컬 ‘메피스토’(사진제공=메이커스)“(노)태현이는 처음이다 보니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듯 잘 해왔어요. 남우현, 켄 두 친구도 너무 멋져요. 켄은 전작(타이타닉)도 같이 했고 너무 믿는 사람이에요. 연기 호흡에 대해 이야기는 나눈 시간이 좋았어요. 늘어가는 걸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죠.”또 다른 파우스트 신성우는 “이 신과 대사를 배우에게 요구하는 이유를 연구하고 얘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며 “동료 배우들과 많은 땀을 흘리고 믿음을 가진 상태에서 관객을 만나면 실패는 없다. 그러다 보면 원하는 연기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노태현은 데뷔무대여선지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켄은 개인 스케줄 없이 모니터를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데뷔작부터 1인 2역을 소화해야하는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노태현은 “두 캐릭터를 골똘히 생각하다보니 어려웠고 고민도, 캐릭터 해석도 많았다”며 “신성우, 김법래, 문종원 선배님, 같은 역할의 켄, 남우현 형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전했다.뮤지컬 ‘메피스토’(사진제공=메이커스)켄 역시 “신성우, 문조우언, 김법래 형님 공연을 많이 관람하면서 느끼고 배웠다”고 말을 보탰다. 남우현은 “두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두 캐릭터의 차이를 “템포로 표현했다”고 털어놓았다.“메피스토는 파우스트보다 걸음걸이, 말하는 속도 등이 좀더 빠를 거라고 생각해서 연기했어요. 파우스트는 메피스토가 인간의 욕망을 끄집어내 이용하는 꼭두각시로 생각했죠. 메피스토러서 제가 끄집어내 연기하는 파우스트는 템포도, 말하는 것도 느리고 생각하는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메피스토’ 마르게타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아이오아이 출신의 나영은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접해보지 못해 낯설고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힘든 만큼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남우현은 “무대 위에서 많은 분들이 재밌고 신나게 가슴을 울리고 있다”며 “더불어 장면장면마다 관객들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덧붙였다.“우리 ‘메피스토’는 마음 속으로는 큰 욕망과 야망 가지고 있지만 감추고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저 역시 그럴 때가 있어요. 이 극을 하면서 ‘내가 언제 어떤 야망과 욕망을 가졌나’ 싶게 감추고 살았음을 깨달았죠. 보다 많은 분들이 언젠가는 주변에, 세상에,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의 욕망을 표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8 14:00 허미선 기자

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알렉상드로 칸토로프, 세르게이 도가딘 등 우승자 발표

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아노 알렉상드로 칸토로프, 바이올린 세르게이 도가딘, 목관·금관 공동 1위 호른 연주자 윤 젱, 트롬본 연주자 알렉세이 로비코브. 아래 왼쪽부터 남자 성악 알렉산드로스 스타브라카키, 가운데 위 여자 성악 부문 마리아 바라코바, 목관·금관 플루이스트 데민 마트비, 첼로 즐라토미르 펑(사진제공=크레디아)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가 피아노·바이올린·첼로·남녀 성악 부문을 비롯해 올해 새로 추가된 목관·금관 부문 수상자들을 발표했다.피아노 부문에서는 프랑스의 알렉상드로 칸토로프(Aledandre Kantorow, 22세), 바이올린은 러시아의 세르게이 도가딘(Sergey Dogadin, 30세), 첼로는 미국의 즐라토미르 펑(Zlatomir Fung, 20세)이 우승을 거머쥐었다.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남자 성악 부문 2위를 차지한 바리톤 김기훈(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남녀 성악 부문 우승자는 그리스의 바리톤 알렉산드로스 스타브라카키(Alexandros Stavrakakis, 30세)와 러시아의 메조 소프라노 마리아 바라코바(Maria Barakova, 21세)다. 새로 추가된 목관·금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플루이스트 데민 마트비(Matvey Demin, 25세), 중국의 호른 연주자 윤 젱(Yun Zeng, 19세), 러시아의 트롬본 연주자 알렉세이 로비코브(Aleksey Lobikov, 32세)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수상자에는 금메달과 미화 3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며 2위는 은메달과 상금 2만 달러, 3위는 동메달과 상금 1만 달러를 받는다.피아노·바이올린·첼로·남녀 성악 부문은 6위까지, 금관·목관 부문은 8위까지 상장과 상금이 수여된다.결선에 진출했던 한국 연주자들도 입상 소식을 전했다. 바리톤 김기훈이 2위,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3위, 첼리스트 문태국이 4위, 호른 연주자 유해리가 7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퀸엘리자베스·쇼팽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올해로 61주년을 맞았다. 러시아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를 기리는 콩쿠르로 4년 주기로 개최돼 왔다. 첫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부문만 시상하던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2회(1962년)에 첼로, 3회(1966년) 성악, 올해 금관·목관 부문이 추가됐다.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왼쪽부터), 첼리스트 문태국, 호른 연주자 유해리(사진제공=크레디아)반 클라이번,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그레고리 소콜로프, 기돈 크레머, 데니스 마추예프, 다닐 트리포노프 등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다. 더불어 정명훈을 비롯해 최현수, 백혜선, 임동혁, 신지아, 손열음, 조성진, 이지혜, 박종민, 서선영, 클라라 주미 강, 김봄소리, 강승민 등의 한국인 수상자도 배출했다.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들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시상식 및 갈라 콘서트, 29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갈라 콘서트, 10월 27일 미국 카네기홀 공연에 동행한다. 10월 초부터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가 시작되며 한국에서는 10월 15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만날 수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8 11: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마이클 잭슨, 본 조비, 샤키라, 리한나 음악에 맞춘 볼룸댄스의 향연 ‘번더플로어’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칼처럼 동작이 맞아 떨어지는가 하면 댄서 저마다의 개성이 돋보이는 자유로운 춤사위도 공존한다. 물 흐르는 듯 이어지지만 절도감이 넘쳐나는 안무는 무대를 묘한 긴장감으로 물들인다. 안정적인 파트너십과 호흡으로 날아갈 듯한 속도가 탄성을 자아내며 흥을 돋운다. ‘번더플로어 스타일 댄스’라는 장르까지 탄생시킨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7월 2~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가 7년만에 다섯 번째 내한공연을 펼친다. ‘번더플로어’는 1997년 엘튼 존의 50세 생일파티에서 VIP 600여명을 위해 펼쳐진 댄스공연에 매료된 세계적인 제작자 할리 메드카프(Harley Medcalf)가 1999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왈츠(Waltz), 큅스텝(Quickstep), 삼바(Samba), 자이브(Jive), 탱고(Tango), 폭스트로트(Foxtrot), 차차(Cha Cha), 룸바(Rumba) 등 중세 유럽 왕실의 사교댄스에서 유래된 볼룸댄스(Ballroom Dance) 17개 장르를 바탕으로 현대화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작품이다. 1980~90년대 볼룸·라틴댄스 챔피언이자 ‘춤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피타 로비(Peta Roby)와 그의 파트너 제이슨 킬키슨(Jason Gilkison)이 안무가 겸 예술감독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 퓨전화, 음악적·안무적 변화를 꾀하며 진화해 왔다.20년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발전해온 ‘번더플로어’는 이번 한국 방문을 위해 다시 한번 변화를 단행했다.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 본 조비의 ‘할렐루야’(Hallelujah), 샤키라의 ‘힙스 돈 라이’(Hips Don’t Lie), 리한나의 ‘돈 스탑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 등 익숙한 팝음악으로 꾸리면서도 정통 볼룸댄스 요소는 한층 강화했다.피타 로비는 “이번 공연의 1부는 열정적인 댄스, 2부는 사람의 감정을 탐구하는 몇 가지 짧은 이야기들이 연결돼 있다”며 “모던한 동작, 음악 등이 추가됐지만 댄스 스타일은 전통 볼룸댄스 요소를 더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피타 로리의 전언처럼 ‘번더플로어’ 중 1부는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 본 조비의 ‘할렐루야’ 등 익숙한 음악에 맞춘 볼룸댄스의 향연이 펼쳐지고 2부에서는 ‘카르멘’, 샤키라의 ‘힙스 돈 라이’ 등 스토리텔링된 극적 안무가 돋보인다.지난달 호주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 16 우승자 조지아 프리먼, 호주 볼룸댄스 챔피언 젬마 암스트롱 등 쟁쟁한 댄서들과 안무가 겸 예술감독 피타 로비는 ‘번더플로어’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팁으로 “어떤 기대도, 선입견도 없는 오픈마인드”를 외쳤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

2019-06-27 07:00 허미선 기자

초대 ‘빌리 엘리어트’ 막내 임선우, 제12회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수상

유니버설발레단의 임선우가 ‘2019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을 차지했다(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2010년 한국에서 초연된 라이선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4명 빌리 중 막내였던 임선우가 어느덧 자라 발레리노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원으로 활동 중인 임선우가 ‘2019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2019 Korea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 6월 19~23일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금상을 차지했다.올해로 12회를 맞은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용협회와 국제무용콩쿠르연맹 회원으로 볼쇼이발레단 단장 유리 부를라카(Yury Burlaka), 파리국제발레콩쿠르 위원장 시릴 러푸리에(Cyril Lafaurie) 등이 상임이사로 활동하는 세계적 수준의 콩쿠르다.20여 개국 198명의 무용수가 경연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임선우는 시니어 남자부문(만 19세~27세)에 최연소로 출전해 공동 1위(금상)를 거머쥐며 상금 3000달러와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예선과 본선 3라운드로 진행된 경연에서 임선우는 ‘호두까기 인형’ ‘파키타’(1라운드), 컨템포러리(2라운드), ‘라바야데르’ ‘다이아나와 악테온’을 선보였다.임선우는 2012년 선화예술중학교, 2015년 선화예술고등학교에 수석 입학했고 2010, 2011 유스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자유경쟁부문 금상, 2016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주니어 남자부문 금상, 2017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파이널리스트’ 등을 수상하며 꾸준히 가능성을 증명하며 성장했다.지난해에는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데니스 로드킨이 내한해 함께한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신상으로 분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임선우는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며 “앞으로 더 즐겁고 행복하게 춤추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임선우와 더불어 올해 유니버설 발레단에 입단한 주형준(22)도 시니어 남자부문 동상을 수상해 겹경사를 맞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6 20: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아쉬움의 공존, 작품개발의 현장은 뜨거웠다…글로컬 시즌4 테이블리딩 ‘비더슈탄트’ ‘메이크업’ ‘뱅크시’

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3작품이 테이블리딩을 진행했다. 사진은 ‘비더슈탄트’의 최대명 작곡가(왼쪽부터), 김태형 연출, 정은비 작가(사진=허미선 기자)독일 나치 시절 아돌프 히틀러 학교에 입학한 열일곱 소년들의 성장극 ‘비더슈탄트’, ‘여성미’ ‘남성미’ 등 사회가 요구하는 잣대에 자신을 잃어버린 청춘들의 ‘메이크업’, 자본주의 부조리에 맞선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는‘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개발 스토리 세 작품이 테이블리딩을 진행했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은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동국대학교 산학협력단·더뮤지컬 협력으로 진행되는 신진 스토리작가 육성 지원사업으로 ‘팬레터’ ‘더캐슬’ ‘마리 퀴리’ 등을 탄생시켰다.오전 10시 30분부터 ‘비더슈탄트’ ‘메이크업’ 그리고 ‘뱅크시’가 각각 김태형·추정화 연출 진행으로 테이블리딩됐다. 빈약한 개연성, 주인공 사연의 부재, 캐릭터들의 모호함, 불명확한 메시지, 동시대성과 치열함의 부족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소재, 신진 작가의 가능성 등을 감지하기에는 충분히 뜨거운 현장이었다.◇싸늘할 정도로 서정적인 노래 ‘비더슈탄트’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선정작인 ‘비더슈탄트’가 테이블리딩됐다. 안쪽부터 매그너스 신성민, 아벨 김바다, 하겐 김찬(사진=허미선 기자)‘비더슈탄트’는 ‘카라마조프’ ‘붉은 정원’ 등의 정은비 작가, 뮤지컬 ‘익스페리멘탈 보이’, 콘서트 오페라 ‘위대한 개츠비’의 최대명 작곡가 작품이다. 1938~40년 독일 나치시대를 배경으로 매그너스 볼커, 아벨 루터, 프레드릭 칼, 하겐 악스만, 재스퍼 뮬러 등 다섯명의 열일곱 소년이 시대에 저항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세상 일에 심드렁한 매그너스 역에 신성민, 셰익스피어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를 입에 달고 다니는 매그너스의 절친 아벨에 김바다, 체제에 절대 복종하는 프레드릭에 주민진, 무기상의 아들 하겐에 김찬, 배를 곯지 않는 것이 가장 절실한 재스퍼에 안창용, 이들을 이끄는 나치 청소년단 대표 쉬라흐와 히틀러에는 이선근이 함께 했다.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라이브 뮤지컬’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선정작인 ‘비더슈탄트’가 테이블리딩됐다. 왼쪽부터 쉬라흐와 히틀러의 이선근, 재스퍼 안창용, 프레드릭 주민진(사진=허미선 기자)테이블리딩에 앞서 정은비 작가는 “독일 나치시대를 배경으로 한 청년들의 성장극”이라며 “5명의 소년이 킬러 사관학교에 들어가 매료되기도 하고 모순을 겪으면서 선택하고 성장해 레지스탕스를 결성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17세 소년들의 이야기인 만큼 치기어리고 장난스럽고 명랑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최대명 작곡가는 “독일 색채를 일부러 걷어내려고 밴드 사운드와 록 음악을 투입했는데 지금은 독일쪽 색채를 더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쉬라흐로 인해 음악적 방향이 많이 바뀔 듯하다. 음악적으로 학생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앙상블을 이룬다”고 설명했다.‘지키다’라는 뜻을 가진 ‘펜싱’의 상징성과 셰익스피어의 ‘햄릿’, 홀로코스트의 경험과 매그너스·아벨이 어린 시절부터 공유한 비밀, 이비규환의 비극에 곁들여지는 발라드 화음, 잔혹하면서도 시를 쓰는 쉬라흐 등처럼 극과 극이 맞붙는, ‘싸늘할 정도로 서정적인 노래’ 같은 요소들로 무장했다.◇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나를 위한 ‘메이크업’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포스터(사진제공=라이브)‘메이크업’은 풀 메이크업을 하게 된 남자와 메이크업이 제일 어려운 방송국 여기자를 중심으로 펼쳐가는 성장극이자 부조리극이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인 ‘엘리펀트 박스’ 등의 조수지 작가와 신예 고현정 작곡가가 함께 꾸린 작품이다.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고역인 방송사 기자 고수정은 이지숙, 인기 메이크업 뷰투버로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는 외출하거나 사람과 대면 할 수가 없는 드래곤볼(여의건)은 서승원이 연기했다.더불어 의건의 쌍둥이 여동생 여의주에 김히어라, 수정의 약혼자이자 방송국 사장 아들 박우성에 최성원이 참여했고 박서하·장민수가 주변인물들을 연기했다.조수지 작가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인인 수정과 의건이 우연찮게 드래그 퀸(Drag Queen, 옷차림이나 행동을 통해 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려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이어 “그 과정 속에서 젠더 박스와 관념, 가족과 사회의 시선들로 인해 존재 그 자체로 사랑도, 인정도 받지 못한 채 폭력에 시달리고 상처로 외면하고 있던 진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며 “용서하고 화해하며 성장해나가는 2~30대 착한 아시아 청년들의 젠더리스 인류애 뮤지컬”이라고 덧붙였다.“세상이 나눠놓은 젠더 구분, 그에 따른 미의 기준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와 사랑 받아야할 이유를 측량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이제 진짜 내가 원하는 내가 될 시간! Let‘s make up. Be yourself!”조수지 작가 설명에 고현정 작곡가는 “작품 자체가 통통 튀는 만큼 음악도 캐주얼하고 신나게, 발랄함을 가득 담으려고 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말을 보탰다.“방송국, 유튜브 등을 배경 혹은 소재로 하다 보니 다소 가요스러운(pop, k-pop) 음악들로 구성했습니다. 누구나 듣기 쉽고 편하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쓰고 싶었습니다.”◇세상에 발길질 하는 ‘뱅크시’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선정작 ‘뱅크시’의 테이블리딩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추정화 연출, 김홍기 작가(사진=허미선 기자)뮤지컬 ‘뱅크시’는 ‘길거리 낙서’로 폄훼되던 그래피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미스터리한 아티스트 뱅크시(Banksy)에 대한 이야기다. 여전히 나이·얼굴·성별 등이 알려지지 않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뱅크시와 그에 매료된 옥스퍼드 휴학생 타일러, 뱅크시의 유일한 친구 아일라, 미술상으로 부를 축적한 타일러의 아버지 클라인 등이 꾸려가는 부조리극이다. 연극 ‘플레이리스트’의 김홍기 극·연출이 대본을 집필한 ‘뱅크시’ 테이블리딩에는 뱅크시 역의 박한근, 타일러 문성일, 아일라 김히어라, 클라인 임별, 코러스에 장민수·배유리가 함께 했다.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선정작 ‘뱅크시’의 테이블리딩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뱅크시 박한근, 클라인 임별, 코러스 배유리(사진=허미선 기자)김홍기 작가는 “영화 ‘기생충’의 주제의식과도 맞닿은 작품”이라며 “자본주의, 빈부격차, 현대미술의 허례허식 등에 날선 비판의식을 가진 예술가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뱅크시가 저격한 기득권, 부자, 정치인 등이 도리어 그 덕분에 부를 축적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면서 흥미로웠다”며 “뱅크시의 전기라기보다 이 사회를 읽어내는 또 다른 시선”이라고 덧붙였다.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에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작가 개발 스토리 선정작 ‘뱅크시’의 테이블리딩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코러스 장민수, 아일라 김히어라, 타일러 문성일(사진=허미선 기자)세상의 부조리와 시대의 아이러니에 치열하게 저항하고 조롱하는 뱅크시, 예술 테러리스트, 범죄자, 진짜 예술가 등 뱅크시에 대해 극과 극의 평을 내놓는 세상, 그의 낙서에 500배까지 오른 집값, 고가에 낙찰된 자신의 그림 ‘풍선을 든 소녀’를 반쯤 파쇄했지만 보다 비싸게 팔려나가는 쓴웃음 나는 현실, 보다 빠르게 그리기 위한 궁리 끝에 생각해낸 스텐실 그래피티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이 시대를 향해 치열하게 저항하고 통렬한 독설을 날리는가 하면 속 시원하게 발길질을 해대는 뱅크시 캐릭터를 어떻게 진화시켜갈지를 궁금하게 하는 작품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5 20:00 허미선 기자

[Pair Play 인터뷰+제13회 딤프 Pick ①]뮤지컬 ‘웨딩싱어’ 샘 페리데이·캐시 컴프튼·매튜 하퍼 “오롯이 나로 서기에도 인생은 짧아요!”

뮤지컬 ‘웨딩싱어’의 무대감독 매튜 하퍼(왼쪽부터)와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 줄리아 설리번 캐시 컴프튼(사진=허미선 기자)“우주까지 아우르는 이야기(Universe Story)잖아요. 사랑은.”올해로 13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개막작 ‘웨딩싱어’(6월 3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Sam Ferriday 이하 샘), 줄리아 설리번을 연기하는 캐시 컴프튼(Cassie Compton 이하 캐시) 그리고 무대감독 매튜 하퍼(Matthew Harper 이하 매튜)는 한목소리로 외쳤다.“영화는 좋았는데 뮤지컬은 별로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죠. 하지만 ‘웨딩싱어’의 이야기 자체를 좋아한다면 어떤 장르든 좋아하시게 될 거예요. 사랑은 누구에게나, 시대를 막론하고 흥미를 느끼는 주제잖아요.”뮤지컬 ‘웨딩싱어’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사진제공=딤프사무국)뮤지컬 ‘웨딩싱어’는 1998년 개봉했던 아담 샌들러·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지난해 웨스트엔드에서 리바이벌돼 사랑받은 작품이다.1985년 미국 뉴저지를 배경으로 록스타를 꿈꿨지만 인기 많은 웨딩 싱어로 활약 중인 로비 하트(샘 페리데이)와 돈 버느라 바쁘기만 한 부자 약혼자 글렌(조반니 스파노)으로 인해 상처받은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캐시 컴프턴)의 발랄한 로맨스를 담고 있다.캐시의 설명처럼 “저마다 연인이 있지만 상처투성이인 웨딩싱어 로비와 웨이트리스 줄리아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해피엔딩 로맨틱 코미디”다.‘브로드웨이 42번가’(42nd Street), ‘미스 사이공’(Miss Saigon), ‘레미제라블’(Les Miserable) 등의 매튜 스클라(Mattew Sklar)가 음악을, 원작영화 작가 팀 헐리히(Tim Herlihy)와 뮤지컬 ‘알라딘’ 등의 채드 베이글린(Chad Beguelin)이 대본 및 가사를 꾸렸다.안무와 연출은 뮤지컬 ‘캣츠’ ‘미녀와 야수’ ‘시카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의 배우였고 ‘애니’ ‘스위니 토드’ 등의 안무가이자 2020~2022년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월드투어, ‘로빈후드’ ‘신데렐라’ ‘한여름밤의 꿈’ ‘알라딘’ ‘그리스’ 등의 연출가인 닉 윈스턴(Nick Winston)이 맡았다.로비 하트에는 영국 ‘록 오브 에이지’의 스테이시 잭스, ‘저지 보이스’의 밥 가우디오, ‘보니 앤 클라이드’의 테드 등으로 분했던 샘 페리데이, 줄리아에는 ‘레미제라블’의 에포닌, ‘더티 댄싱’ 엘리자벳, ‘위키드’ 네사로즈 등의 캐시 컴프턴이 캐스팅됐다. 2018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X Factor)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가수 겸 배우 조반니 스파노(Giovanni Spano)는 줄리아의 약혼자 글렌으로 분한다.◇추가된 넘버, 달라진 엔딩 그리고 영국식 뮤지컬뮤지컬 ‘웨딩싱어’(사진제공=딤프사무국)“스토리는 같지만 노래가 늘었어요.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인 ‘당신과 함께 늙어 가고파’(Grow Old With You), ‘누가 날 죽여줘’(Somebody Kill Me) 등 외에 ‘팝!’(Pops!), ‘그대의 결혼식이야’(It’s Your Wedding Day), ‘돈만 있으면 돼’(All About the Green) 등 곡들이 추가됐어요.”이렇게 전한 캐시는 “엔딩도 결은 같지만 좀 다르다”며 “영화에서는 비행기에서 끝나지만 저희 작품은 라스베이거스 방문부터 결혼식까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웨딩싱어’(사진제공=딤프사무국)뮤지컬 ‘웨딩싱어’에는 엘비스 프레슬리, 티나 터너, 신디 로퍼, 레이건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로 분장한 사람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케이크 혹은 액자 속에서 사람이 튀어 나와 노래하기도 한다. 영화에는 없는, 뮤지컬만의 설정으로 이에 대해 매튜는 “전형적인 영국식 뮤지컬”이라고 표현했다.“상단 프레임이 내려와 바 테이블이 되거나 케이크가 쇼핑몰 진열대가 되는 등 펜스, 프레인, LED 화면 등이 장면 변화를 돕습니다. 그리고 스타로 분장한 사람들은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풍경이에요. 라스베이거스에는 스타들로 분장하고 다니는 사람이 진짜로 많거든요. 그런 캐릭터를 넣음으로서 로비와 줄리아, 글렌 등이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했다는 걸 알려주기도 하죠.”◇나를 닮은 로비와 줄리아  뮤지컬 ‘웨딩싱어’ 줄리아 설리번 역의 캐시 컴프튼(사진제공=딤프사무국)“일상적인 코미디, 사랑 이야기다 보니 로비를 역할로만 보지 않고 제 삶에 접목해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어요.”이어 “로비가 하는 행동들은 너무 일반적인 모습이고 저를 많이 닮았다”는 샘에 캐시도 “저 역시 줄리아랑 너무 많이 닮았다”고 동의를 표했다.“저 역시 글렌과 줄리아 같은 관계에 있어 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도 많았죠. 그래선지 줄리아가 느꼈을 감정이 충분히 이해가 가요. 저나 샘 뿐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랑이야기잖아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가려는 점도 줄리아와 저의 비슷한 점 같아요. 저라면 줄리아보다는 ‘조금’이 아닌 ‘훨씬’ 더 일찍 글렌에게 얘기했을 거예요. 우리는 안될 것 같다고.”뮤지컬 ‘웨딩싱어’에서는 사랑 뿐 아니라 꿈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록밴드를 꿈꿨지만 잘 나가는 웨딩싱어에 만족하면서 사는 로비는 연인 린다(대니엘 록우드)에게 버림받고 줄리아에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부자가 되겠다’ 결심하고 글렌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성공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이 있는 사람과 행복하다면 그 역시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어렸을 때는 키즈 존스(Kids Jones)라는 인디 록밴드의 드러머였어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공연도 하고 축제에도 참가하며 록스타를 꿈꿨죠. 하지만 전 지금 배우로 행복하게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그 역시 저에겐 성공이죠.”밴드 드러머였다는 샘의 고백(?)에 캐시는 “어째서 우리는 (네가 드러머였다는 사실을) 몰랐지? 그럼 기타는 어떻게 배운거야?”라고 묻자 “3주 동안 연습했다”는 답이 돌아온다.◇샘과 매튜의 ‘Grow Old With You’, 캐시의 ‘Not That Kind of Thing’과 ‘If I Told You’뮤지컬 ‘웨딩싱어’ 줄리아 설리번 역의 캐시 컴프튼(왼쪽)과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사진제공=딤프사무국)“저는 ‘당신과 함께 늙어 가고파’가 너무 달콤하고(Sweet) 아름답고(Beautiful) 공감가고(Sympathetic)…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극찬을 전한 샘은 “로비가 줄리아한테 ‘네가 찾는, 함께 늙어가고 싶은 사람이 글렌이 맞냐’고 묻는 대사 이후로 이어지는 노래”라며“춤을 추면서 묻는 대사 뒤에 ‘당신과 함께 늙어 가고파’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로비와 줄리아의 관계가 진전을 맞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로맨틱하다”는 샘과 더불어 매튜 역시 뮤지컬 ‘웨딩싱어’를 대표하는 넘버로 ‘당신과 함께 늙어가고파’를 꼽았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이 노래가 가장 좋을 거예요. 전형적인 미국식 발라드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주고받는 넘버죠. 특히 가사가 쉬운 단어로 돼 있어요. 슬랭(특정 집단에만 통용되는 비속어)도 없어서 기본적인 영어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죠.”캐시는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노래로 ‘쓰레기통에서 나와’(Come Out of the Dumpster)와 ‘그런 것이 아냐’(Not That Kind of Thing) 그리고“로비와 줄리아가 함께 부르는 것만으로도 로맨틱하다”는 넘버 ‘내가 당신에게 말했다면’(If I Told You)을 추천했다. 뮤지컬 ‘웨딩싱어’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왼쪽)와 줄리아 설리번 캐시 컴프튼(사진=허미선 기자)“로맨틱하지는 않지만 ‘쓰레기통에서 나와’는 줄리아가 로비를 한명의 사람으로 인식하고 도와주게 되는 그 자체가 좋아요. ‘그런 것이 아냐’는 로비가 글렌을 대신해 줄리아와 결혼준비를 위한 쇼핑을 함께 하는 장면이에요. ‘우린 그런 관계가 아냐’라던 두 사람 관계의 발전을 볼 수 있죠. 마지막에 결혼식 예행연습을 한다며 키스를 나누거든요. 관객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했음을 알리는 것 같아서 좋아하는 장면이죠.”◇푸르른 풍경, 친절한 사람들, 환상적인 음식 “한국 좋아요!”“저는 한국을 정말 좋아해요. 2012년 겨울에 5주 동안 서울에 머물렀어요. 어딜 가나 사랑스럽고 친절하고 다정하고 기꺼이 돕는(Lovely, Kindly, Friendly, Helpful) 사람들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했죠.”이어 “남자친구가 2012년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을 하게 돼 동행했었다” 부연한 캐시는 “그때는 겨울이어서 눈이 엄청 쌓여 있었는데 이번에 너무 덥다”고 덧붙였다.“거리가 너무 깨끗하고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좋아요(Super Friendly, Excellent). 음식도 훌륭하죠(Fantastic).”이렇게 전하며 “숙소 길모퉁이에 있는 식당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진짜 최고였다”는 샘에 매튜 역시 “한국 방문은 처음인데 삼겹살(Korean Barbecue)이 굉장히 맛있었다(Absolutely Fantastic)”고 동의를 표했다.“영국의 (한국) 레스토랑보다 20배는 맛있는 것 같아요. 말이 안통하는데도 수시로 오셔서 고기 굽는 걸 도와주셨죠. 그리고 호텔뷰가 너무 좋아요. 창문을 여는 순간 앞산이 한눈에 보이죠. 제가 사는 버밍햄은 창문을 열면 건물 뿐인데 한국은 산도 많고 푸르른 풍경(Very Green)이 인상적이에요.”◇“인생은 짧아요. 좋아하는 걸 하세요!”뮤지컬 ‘웨딩싱어’의 무대감독 매튜 하퍼(왼쪽부터)와 로비 하트 역의 샘 페리데이, 줄리아 설리번 캐시 컴프튼(사진=허미선 기자)“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게 좋아요. 스스로에게만 솔직하고 스스로가 하고 살고싶은대로 살면 돼요. 삶에 정답은 없거든요.”이렇게 강조한 매튜는 “오롯이 나로 서기, 이것이 우리가 ‘웨딩싱어’를 만든 이유”라며 “좋은 일이 있었든 나쁜 일이 있었든 ‘웨딩싱어’를 보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누군가 나를 판단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내 인생이잖아요. 이래라 저래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말하세요.”매튜의 말에 샘과 캐시가 이구동성으로 “그만해(Stop)라고 외치세요”라고 조언한다. 줄리아 역시 “좋아하는 게 다를 순 있지만 틀리진 않다”며“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좋아하는 걸 하다보면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사랑도 마찬가지죠.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이 있잖아요. 공통점이 있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거예요.”이렇게 말하는 캐시에 샘 역시 스스로에게 솔직하기와 진정한 나로 서기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스스로가 좋아하는 것, 진짜 원하는 걸 쫓기에도 인생은 너무너무 짧거든요.”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3 21:0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 연극 ‘묵적지수’, ‘클림트&뮤직 콘서트’, 박노해 사진전 ‘하루’ 외

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6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주호민 작가의 동명웹툰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2015년 초연됐던 ‘저승편’에서 이어지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동네 한울동에서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할아버지 김천규(박석용)와 손주 김동현(이윤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집에 대한 이야기다.단둘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손주, 그들의 집을 지키는 가택신 성주(고창석)와 조왕(송문선), 자신의 집을 얻기 위해 남의 집을 부수는 재개발 용역업체 드래곤파워에 입사한 박성호(오종혁) 그리고 저승차사 해원맥(최정수)과 덕춘(김건혜) 등의 이야기다.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팬레터’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등의 김태형 연출, ‘오이디푸스’ ‘리처드3세’ ‘윤동주, 달을 쏘다’ ‘외솔’ 등의 한아름 작가, ‘빨래’ ‘랭보’ ‘칠서’ 등의 민찬홍 작곡가 등이 의기투합해 이 시대의 집과 공동체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연극 ‘묵적지수’(6월 26~7월 7일 남산예술센터)‘종이인간’ 등의 신예 서민준 작가의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이자 ‘녹색광선’ ‘서른, 엄마’ ‘고등어’ ‘날개, 돋다’ ‘고양이가 말했어’ 등의 이래은 연출작.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가 진짜 전쟁을 막기 위해 ‘가짜 전쟁’을 벌인 일화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 시대에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동시대의 승자독식 체제로 편성된 인간 사회의 모순을 짚는다. 경지은, 민대식, 박훈규, 성수연, 오지나, 이미라, 임원옥, 최희진, 하지은 등이 출연한다.아트콘서트 ‘클림트뮤직 콘서트’(6월 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아트콘서트 ‘클림트amp;뮤직 콘서트’(사진제공=티몬트)‘키스’ ‘사랑’ ‘유디트’ 시리즈, ‘죽음과 삶’ 등으로 유명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죽음과 소녀’ ‘포옹’ 등의 에곤 실레(Egon Schiele) 등의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지는 아트콘서트. 피아니스트 박진우와 김재원, 소프라노 석현수 등 뮤지션들이 함께 하며 이승민 미술 전문해설사가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비엔나의 신고전주의’ ‘클림트와 빈 분리파’ ‘클림트: 황금시기’ ‘클림트와 자연’ ‘에곤 실레’ ‘클림트와 여성: 색채의 향연’ 등 미디어아트 전시 ‘빛의 벙커: 클림트’ 테마에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의 탄호이저(Tannhauser) 서곡,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중 ‘환희의 송가’,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피아노 협주곡 1번 등이 곁들여진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사진제공=롯데문화센터)클래식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6월 24일 롯데콘서트홀)헝가리 출신의 마에스트로 이반 피셔(Ivan Fischer)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2015년 제17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테마로 ‘에그몬트 서곡, Op.84’(Egmont Overture),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Op. 58’(Piano Concerto No. 4 G Major), ‘교향곡 제7번 A장조, Op. 92’(Symphony No. 7 in A Major)이 연주된다.박노해 사진전 ‘하루’(6월 22~2020년 1월 10일 라 카페 갤러리)부암동에서 서촌으로 자리를 옮긴 라 카페 갤러리의 첫 번째 전시. 1980년대 노동시인이었던 박노해의 사진전으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를 주제로 한다.에디오피아 여인들의 ‘여명에 물을 긷다’, 아침 들꽃을 꺾어 성소에 바치는 버마 소녀의 하루, 안데스 고원의 감자수확, 짜이를 마시는 파키스탄의 하루의 어느 때, 석양 빛의 라자스탄 여인 등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11개국의 풍경들을 담은 37컷을 만날 수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2 22:30 허미선 기자

[B사이드] ‘밥 잘 사주는 형’ 김주택의 사람들과 요즘 오페라 그리고 “진심을 다 하는 초심”

바리톤 김주택(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제가 먼저 대중들에게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방송을 통해 인지도 있는 사람이 돼서 많은 사람들을 클래식계로 유입시키고 싶었죠.”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제2의 조수미·정명훈을 꿈꾸시던 어머니의 반대도 뿌리치고” 감행했던 JTBC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 2 출연에 대해 바리톤 김주택은 “클래식의 대중화”를 언급했다.‘팬텀싱어’ 시즌 2 준우승팀인 ‘미라클라스’(김주택·박강현·정필립·한태인) 멤버로 이름을 알렸지만 출연당시 김주택은 2009년 이탈리아 예지 페르골레지 극장에서 조아키노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로 데뷔해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라보엠’(La Boheme),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청교도’(I Puritani) 등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맹활약 중인 성악가다.바리톤 김주택(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저는 재밌었어요. 다행히 클래식 대중화라는 취지에도 부합했죠. 공연마다 자리를 채워주시는 분들, 성악가로서는 가질 수 없는 2000명 규모의 팬카페가 생겼어요. 저 때문에 오페라를 처음 알게 됐다거나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들었다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제 무대를 보려고 이탈리아로 오시는 분들도 있죠.”최근 KBS의 ‘열린음악회’ 녹화를 마치고 방송을 기다리고 있기도 한 김주택은 이렇게 전하며 “클래식의 대중화는 여전히 어렵지만 계속 노출하면서 관객들을 이해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팬텀싱어’ 이후 2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한국에 자주 들어오게 됐고 소속사(아트앤아티스트) 직원들과도 많이 친해졌죠. 가장 큰 변화는 ‘온리 성악’만을 고집하던 저의 닫혔던 마음이 열렸다는 거예요. 뮤지컬, 가요,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제 음악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면 됐지 실(失)은 없었거든요.”이렇게 전한 김주택은 “조수미 선생님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실력과 경험이 쌓인 후에 크로스오버, 가요 등을 부르는 데 엄청난 응원을 보낸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며 “그 말씀을 듣고 ‘제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게 아니구나’를 확신했다”고 덧붙였다.지난해 10월 미라클라스 이름으로 앨범 ‘로만티카’를 발매하고 5번의 기념콘서트를 진행했던 김주택은 지난 5월 ‘카사노바 길들이기’, 6월 9일 단독 리사이틀 ‘이탈리아나’ 등으로 한국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면 중독’도 전염이 되나요? 흐뭇하고 대견한 미라클라스 동생들, 박강현·정필립·한태인미라클라스 멤버인 뮤지컬배우 박강현(사진=브릿지경제 DB)“제가 ‘면 중독’이에요. 같은 팀 동생 (박)강현이는 면을 별로 안좋아했죠. 밥 때만 되면 ‘칼국수 먹으러 가자’는 저 때문에 힘들어 하더니 어느 날인가는 강현이가 먼저 ‘국수나 먹으러 가요’ 하더라고요.”‘팬텀싱어’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한 김주택은 “저는 ‘팬텀싱어’를 하면서 뮤지컬이라는 걸 처음 봤다”며 “강현이가 했던 ‘이블데드’를 시작으로 ‘칠서’ ‘킹키부츠’ 그리고 ‘웃는 남자’는 3번이나 봤다. 얼마 전엔 ‘엘리자벳’을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고 털어놓았다.그런 동생이 “대견하다”는 김주택에 대해 박강현은 “(김)주택이 형한테 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주택은 “제가 알려주기 보단 옆에서 성악하는 사람 3명을 보면서 스스로 배운 것”이라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듯 미라클라스 3년이면 소리내는 법을 배운다”고 껄껄 거린다.미라클라스 멤버 한태인(왼쪽)과 정필립은 듀오앨범 ‘Feel in’을 발매하고 활동 중이다(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게다가 강현이 자체가 빨라요. 주면 주는 대로 빠르게 받아들이거든요. 노래, 연기 등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다 갖춰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강현이가 너무 바빠져서 연락을 자주 못해서 서운한 것도 없지 않지만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고 대견해요.”더불어 미라클라스의 베이스 한태인과 테너 정필립은 지난 4월 재즈를 기반으로 한 듀오앨범 ‘필인’(Feel In)을 발매하고 활동 중이다.피아니스트 송영주 재즈 콰르텟(피아노 송영주, 드럼 이상민, 베이스 이준삼, 기타 박윤우)과 함께 작업한 ‘칙 투 칙’(Cheek To Cheek), ‘문댄스’(Moondance),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 등과 ‘얼웨이즈 온 마이 마인드’(Always On My Mind), 영화 ‘라라랜드’ OST ‘시티 오브 스타’(City of Stars), 영화 ‘일 포스티노’의 ‘미 만케라’(Mi Mancherai) 등이 수록됐다.“(한)태인이는 아나운서를 준비해선지 말을 너무 잘해요. 재즈도 잘하죠. 방송진행, 재즈 등을 특화시켜 잘 하고 있어요. (정)필립은 뮤지컬 ‘잭더리퍼’로 새로운 시도도 하는 등 열심히죠. 열심히 하는 동생들을 보면 더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맙고 대견하고 그래요.”◇핑계대지 않는 요즘 오페라 바리톤 김주택(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오페라는 한시도 나태할 수가 없어요. 눈만 감아도, 무의식중에도 노래가 나오게끔 반복학습을 하지 않으면 ‘고인물’이 되거든요. 썩지 않고 계속 흘러야 더 넓고 깊은 데로 갈 수 있으니 만족이 없죠.”김주택은 관객석만을 바라보며 노래만 하던 이전 오페라와 달리 드라마틱한 연기,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감정표현을 비롯해 외모까지 신경써야하는 ‘요즘 오페라’에 대해 “핑계를 댈 수 없다”고 표현했다. 연극, 뮤지컬 등의 연출가들이 오페라로까지 영역이 확장된 경우도 잦다.“예전엔 ‘바리톤 줄리안김(김주택의 이탈리아 이름), 오른쪽으로 나와 중앙에서 아리아하고 왼쪽으로 나가’가 노트의 끝이었어요. 요즘은 뒤로 갔다가 점프도 하고 노래도 하고…무대 위에서 해야할 일이 진짜 많아졌죠.”같은 팀의 정필립·한태인, ‘팬텀싱어’ 시즌 1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김현수·손태진·이벼리)의 김현수와 손태진, 시즌 2 우승팀인 포레스텔라(강형호·고우림·배두훈·조민규)의 고우림과 함께 하는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가 그렇고 2013년부터 7년째 매년 여름이면 오르는 이탈리아 베니스 라 페니체 극장의 ‘세비야의 이발사’도 예외는 아니다.“(세비야의 이발사 주인공) 피가로의 ‘라르고 알 파크토톰 델라 치타’(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는 서서 불러도 숨이 차고 힘든 노래를 엄청 움직이면서 해야 해요. 지금은 노래와 연기의 황금 조합을 찾았지만 처음엔 정말 힘들었죠.”더불어 ‘요즘 오페라’의 시류를 따르는 데 가장 힘든 점은 “예전 성악가들은 거구들의 향연이었는데 요즘은 외모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강현이나 (임)정모 등을 통해 뮤지컬을 접하다 보니 ‘소리통’을 이유로 몸집이 크지 않아도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구나’ 싶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괴감까지 들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배우 뿐 아니라 해외에도 근육질, 글래머, 늘씬한 성악가들이 많아졌어요. 펠리니 오페라 ‘청교도’(I Puritani)에서 함께 했던 성악가 중엔 식스팩을 가진 사람도 있었어요. 바디빌더처럼 가슴 근육이 움직일 정도로 근육질이죠. 외모를 관리하면서 노래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있죠. 저도 외모 관리 잘해서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요. 주위에선 ‘성악의 지조’를 지켜야 한다고 만류하시지만요.”◇밥 잘 사주는 형 김주택, 지금 이 순간 진심을 다해 바리톤 김주택(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제 수입의 3, 40%는 후배들 밥 사주는 데 써요. 그냥 제 성격 같아요. 사람이 중요하지 그 사람 때문에 쓰는 돈이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그리곤 “어려서부터 아버지께 ‘베풀면서 살라’ ‘남의 걸 탐하지 말라’ ‘좀 손해를 보더라도 먼저 베풀고 배려하라’고 배웠다”며 “언제나 사람이 먼저”라고 털어놓았다.“언제나 진심을 다하면서 사는 게 제 삶의 신조예요. 진심은 통하긴 어렵지만 한번 통하면 그 보다 무섭고 깊게 다가가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사람을 대할 때도, 노래를 할 때도, 무대에 오를 때도 진심을 다 하려고 노력하죠. 특히 제 삶, 저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으려고 애써요.”그리곤 최근 라디오방송에서 마주쳐 대화를 나눴던 배우 김혜자의 ‘명언’(?)을 전하기도 했다.“선생님께서 ‘내가 대본을 다 외우고 콘트롤이 돼 뇌가 아닌 가슴에서 나올 때, 내 진심을 담아 표현할 때 사람들이 더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하시는데 감명 받았어요. 그리곤 ‘대사를 못 외우는 사람은 연기자가 되면 안돼’ 하시더라고요. 노래하고 똑같구나 싶었어요. 그 말씀을 대입시키니 ‘가사 못 외우는 사람은 성악가 하면 안돼’ 잖아요. 가사를 제대로 자기 것을 만들고 나서 연기, 감정이 제대로 표현되니까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죠.”이어 “김혜자 선생님의 말씀처럼 제 삶에 필요한 건 진심을 담아 낼 때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진심 담는 성악가로서 저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털어놓았다.“어릴 때는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엄청 높은 목표를 세우고 거길 향해 가는 데 집중했죠. 하지만 지금 내 앞의 일들, 사람들에 진심을 다해 충실하다보면 제가 원하던 위치에 한 걸음 더 다가가 있음을 발견하곤 해요. 그래서 이제 저의 목표는 눈 앞의 일에, 사람에 최선을 다 하자가 됐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2 22: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여기도 사람 있어요!” 이 시대에 던지는 집과 공생의 의미…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

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사람이 살아야 집도 살고 우리도 소멸하지 않는 거야…집이 우리고 우리가 집이니까.” 극 중 성주신(고창석)의 말은 뮤지컬 ‘신과함께-이승편’(6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의 한아름 작가가 고민했다는 “이 시대 집, 공동체와 공생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뮤지컬 ‘신과함께-이승편’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웹툰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2015년 초연됐던 ‘저승편’에서 이어지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이다.‘팬레터’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등의 김태형 연출, ‘오이디푸스’ ‘리처드3세’ ‘윤동주, 달을 쏘다’ ‘외솔’ 등의 한아름 작가, ‘빨래’ ‘랭보’ ‘칠서’ 등의 민찬홍 작곡가 등이 의기투합한 서울예술단 작품이다.하늘아래 한울동에서 단 둘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 김천규(박석용)와 손주 김동현(이윤우), 그들과 그들의 집을 지키는 가택신 성주와 조왕(송문선), 재개발 용역 드래곤파워의 팀장 박성호(오종혁) 그리고 저승차사 해원맥(최정수)과 덕춘(김건혜) 등의 이야기다.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3년 전 ‘신과함께-저승편’을 처음 보면서 원작자인데도 부끄럽게 눈물이 났었어요. 이번 ‘이승편’도 뒤에서 30분 남짓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주호민 작가는 “작은 만화를 크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쌍천만 영화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집에 대해 묻다“주호민 작가님이 공연을 만드는 데 재량권을 주셨어요. 남녀노소 다 같이 보는 공연, 1000만 영화, 인기 웹툰 등으로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시대가 된 것 같아 작가로서 용기 내 사회를 반영해 보려고 했습니다.”이렇게 말하는 한아름 작가를 비롯한 뮤지컬 ‘신과함께-이승편’ 창작진들은 하정우·주지훈·김향기·마동석·김동욱·차태현 등이 출연하는 두편의 영화로 만들어져 사랑받은 ‘쌍천만’ 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을 전하기도 했다.김태형 연출도 “워낙 유명한 콘텐츠인데다 영화로 제작돼 많은 국민들이 봤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11회 공연은 많이 봐야 1만명도 안된다”고 토로했다.“1000만명에게 줄 수 있는 기쁨과 비견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더 깊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 했어요. 캐릭터 라인을 정리하고 핵심적인 얘기도 다르게 만들어 봤습니다.”이어 “집을 바탕으로 인간들의 이기심과 교만함 그리고 이득을 위해서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신이 어떻게 바라볼까, 우리가 신의 도움을 바랄 자격이 있는가, 어떻게 해야 신들에게 도움을 구할 자격이 갖춰지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주호민 작가는 “영화도 마찬가지고 제 만화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 딱히 (각색에) 개입하진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작가님, 연출님의 의도로 변화하는 데 완전히 열려 있는 상태였다”고 털어놓았다.“대본을 받았을 때 결과물이 마음에 들었어요. 박성호란 캐릭터가 커진 부분도 그랬어요. 만화를 그리면서 염려하던 부분 중 하나가 약한 자가 선하게, 강한 자가 악하게 묘사되는 것이었어요. 그걸 박성호가 잘 메꿔주는 것 같습니다.”박성호 캐릭터에 대해 한아름 작가는 “객관적인 사실을 두고 할아버지, 공동체의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각색했다. 박성호라는 캐릭터도 용산참사 당시 실제로 있었던 분의 이야기를 읽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저 역시 전국철거민협회에 대해 편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철거를 당했던 분이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알게 된 지점이 있죠. 실제로 (철거 일을) 경험하고 세상에 이야기하기 위해 활동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 땅에 수많은 박성호를 위해 진실을 말하겠다, 나는 침묵하지 않겠다’ 노래하는데 저도 전에는 잘 몰랐던 그들의 아픔, 생존권, 주거권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박성호는 이제 이타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해요.”이렇게 설명한 한아름 작가는 “현실에 힘들어하며 선택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 동현과 할아버지로 인해 새로 얻게 된 삶에 대한 감사함 등으로 수많은 박성호를 위해 살아가지 않을까 싶었다”고 부연했다.“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용산, 청계천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개발들이 있었어요. 그런 시대에 대한 부채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여기에 사람이 있다’는 구호가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사람이 사는 공간을 중심으로 분열과 반목이 이뤄지는 지점을 최대한 음악의 힘을 빌려 표현하고자 했죠.”창작가무극 ‘신과함께-이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이어 “다행히 작곡가님이 따뜻하면서도 현실을 잘 표현해줬다”는 한아름 작가의 말에 넘버를 꾸린 민찬홍 작곡가는 “이승, 저승 그리고 이승에 있는 신까지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을 표현해야 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한 작품 안에 그 요소들이 살아있으면서 하나로 모아지게 만드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승은 어두운 현실도 있지만 예쁘고 따뜻한 마음들까지 같이 공존하게 표현돼야 했죠. 이처럼 극단의 것들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할지, 저승이라는 판타지적인 공간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했어요.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원작과 확장된 각색본을 관통하는 힘과 주제들이 도움이 됐어요. 결국 다 같이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 힘들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2 14: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춤을 추는 이유, 음악”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 안무가 페티 로비 “전통이 곧 새로운 미래”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 안무가 겸 예술감독 페티 로비(사진제공=번더플로어 코리아)“춤을 추는 이유는 음악입니다. 악기음, 목소리 등 음악은 정말 많을 것들을 주죠. 저희는 음악이 주는 그 많은 것들을 춤으로 표현하고 있어요.”2012년 이후 7년만에 내한한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7월 2~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 피타 로비(Peta Roby)는 음악의 힘을 이렇게 전했다. 더불어 “다양한 장르를 섞고 발전시키면서 ‘번더플로어’는 퓨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예술이 혼합된 것이 ‘번더플로어’ 특유의 색”이라며 “어떤 장르를 섞을지, 그 선택지를 오페라, 록 등 음악이 준다”고 다시 한번 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번 내한공연에는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 본 조비의 ‘할렐루야’(Hallelujah), 샤키라의 ‘힙스 돈 라이’(Hips Don’t Lie) 등 익숙한 팝음악으로 꾸린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 코리아)“모던한 동작, 음악 등이 추가됐지만 댄스 스타일은 전통 볼룸댄스 요소를 더 가미했어요. 장르를 혼합한다고는 하지만 선택가능한 장르는 10개 안팎이죠. 결국 공연을 완성하는 건 음악입니다. 새로운 스토리가 나올수록 음악에 좀 더 의지하게 되거든요.”‘번더플로어’는 1997년 엘튼 존의 50세 생일파티에서 VIP 600여명을 위해 기획한 댄스공연에 매료된 세계적인 제작자 할리 메드카프(Harley Medcalf)가 1999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왈츠(Waltz), 큅스텝(Quickstep), 삼바(Samba), 자이브(Jive), 탱고(Tango), 폭스트로트(Foxtrot), 차차(Cha Cha), 룸바(Rumba) 등 중세 유럽 왕실의 사교댄스에서 시작된 볼룸댄스(Ballroom Dance) 17개 장르를 바탕으로 현대화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그렇게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며 발전시키고 퓨전화된 ‘번더플로어’는 ‘번더플로어 스타일 댄스’라는 장르까지 탄생시키며 사랑받고 있다.“‘번더플로어’가 20주년을 맞는 과정 내내 볼룸댄스 산업 뿐 아니라 전 장르, 전세계의 발전을 눈여겨 보고 있었어요. 댄스 뿐 아니라 모든 산업, 사회 등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목도해 왔죠. 그걸 음악이 얘기해주는 것 같아요. 라틴음악에 아프리칸 리듬이 가미된 게 그 예죠. 예전엔 첫 번째 고려점이 볼룸·라틴댄스 스킬이었다면 요즘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우고 있어서 댄서들을 고르는 데 좀 더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되죠.”◇댄서의 열정과 시대를 반영한 스토리 그리고 특별한 그 무엇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 안무가 겸 예술감독 페티 로비(사진제공=번더플로어 코리아)“안무를 하면서 가장 중용한 건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볼룸·라틴댄스를 기준으로 시작한 ‘번더플로어’를 10년 동안 함께 하면서 실력은 물론 열정과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죠.”이어 “댄서가 가진 열정과 시대를 반영한 스토리 전달 그리고 특별한 그 무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피타 로비 안무가 겸 예술감독은 “처음엔 볼룸댄스를 일반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수많은 장르 등과 섞이며 퓨전화되고 있지만 ‘번더플로어’는 결국 볼룸·라틴댄스 장르예요. 볼룸·라틴댄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많은 분들에게 쉽게 소개해줄 수 있는 작품이죠. 볼룸댄스는 할머니, 할아버지나 추는 장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BBC라는 영국의 유력 방송사에서 ‘댄스 위드 더 스타’ 등을 통해 매주 한번씩은 볼룸댄스를 볼 수 있어요.”이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관심들이 확산됐고 동호회도 생기는 등 볼룸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그렇게 볼룸댄스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데 ‘번더플로어’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시대를 반영한 2막을 눈여겨 봐달라”고 당부했다.“2막은 다양한 스토리로 구성됩니다. 가장 집중하는 것은 관계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 부부, 형제, 자매 등 살면서 가지게 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춤으로 표현되죠. 남녀가 함께 추는 볼룸댄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 춤과 스토리로 구성했습니다.”이어 “2막은 좀 더 감성적인 음악들, 한국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악들을 고르려고 노력했다”며 “반면 1막은 열정적이고 기분좋게 하는 춤들로 꾸렸다”고 귀띔했다.◇전통이 곧 새로운 미래다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 안무가 겸 예술감독 페티 로비(사진제공=번더플로어 코리아)“제가 볼룸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지도 46년이 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매일 볼룸댄스 기초를 연습합니다. 저 뿐 아니라 ‘번더플로어’ 댄서들도 매일 기초를 연습하며 몸을 푸는데 그때가 가장 살아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렇게 매일 연습하는 기초들이 쌓이고 쌓여 새로운 춤을 탄생시킵니다. ‘번더플로어’를 통해 그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요.”볼룸댄스는 중세 유럽의 귀족들이 향유하던 문화 중 하나다. 그 옛것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춤의 탄생에 대해 피타 로비는 이렇게 전했다.“춤이라는 장르는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돌고 도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까지 볼룸댄스를 배우고 관심을 가지는 걸 보면요. 어떻게 보면 볼룸댄스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같기도 해요.”그리곤 “전통이 새로운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볼룸댄스는 전통적인 춤이지만 미래지향적인 춤과 스토리 개발로 전혀 새롭게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보탰다.‘번더플로어’의 안무가 겸 예술감독이자 부제작자이면서 스스로가 1980~90년대 볼룸·라틴댄스 챔피언이자 ‘춤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댄서이기도 했던 피타 로비는 볼룸댄스의 미래와 더불어 후배 댄서들의 앞날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털어놓았다.“전통도, 미래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번더폴로어’를 이끌고 있어요. 운이 좋게도 저는 댄서에서 안무가, 연출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일 거예요. 댄서는 굉장히 힘든 직업이에요. 우리 댄서들이 저 보다 더 좋은 댄서로, 더 좋은 기회를 가지고 ‘번더플로어’를 나가게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1 22: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7년만의 다섯 번째 내한 ‘번더플로어’ 댄서들이 전하는 ‘나의 춤’

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칼처럼 동작이 맞아 떨어지는가 하면 댄서 저마다의 자유로움도 공존한다. 절도감이 넘치는가 하면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럽다. 날아갈 듯한 속도와 절도감은 착착 맞아떨어지는 파트너십과 호흡으로 안정감을 더한다.19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댄스뮤지컬 ‘번더플로어’(7월 2~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 쇼케이스는 그야 말로 열정적인 ‘볼룸댄스의 향연’이었다. ‘번더플로어’는 1997년 세계적인 제작자 할리 메드카프(Harley Medcalf)가 엘튼 존의 50세 생일파티에 참석한 600여명의 VIP를 위한 댄스공연을 보고 매료돼 기획해 1999년 처음 선보였다. 왈츠(Waltz), 큅스텝(Quickstep), 삼바(Samba), 자이브(Jive), 탱고(Tango), 폭스트로트(Foxtrot), 차차(Cha Cha), 룸바(Rumba) 등 중세 유럽 왕실의 사교댄스에서 시작된 볼룸댄스(Ballroom Dance) 17개 장르를 바탕으로 현대화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작품이다. 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1980~90년대 볼룸·라틴댄스 챔피언이자 ‘춤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피타 로비(Peta Roby)와 그의 파트너 제이슨 킬키슨(Jason Gilkison) 안무가 겸 예술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시대를 반영한 음악적, 안무적 변화를 꾀하며 진화했다. 지난달 호주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 16 우승자 조지아 프리먼(Jorja Freeman), 호주 챔피온 젬마 암스트롱(Jemma Amstrong) 등 7년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번더플로어’ 댄서들의 면면도 흥미롭다.쇼케이스에서는 ‘플리즈 돈 스톱 더 뮤직’(Please Don’t Stop The Music), ‘해피’(Happy), ‘마이 보쟁글스’(My Bojangles),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 ‘점핑 잭’(Jumpin Jack), ‘쉘로’(Shallow), ‘할렐루야’(Hallelujah), ‘볼룸 블리츠’(Ballroom Blitz)가 하이라이트 시연됐다.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 안무가 겸 예술감독 피타 로비(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안무가 겸 예술감독 피타 로비는 “이번 공연의 1부는 열정적인 댄스, 2부는 사람의 감정을 탐구하는 몇 가지 짧은 이야기들이 연결돼 있다”고 소개했다.그의 전언처럼 이번 ‘번더플로어’ 중 1부는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 본 조비의 ‘할렐루야’의 익숙한 음악으로 꾸린 춤의 향연이 펼쳐지고 2부에서는 ‘카르멘’(Carmen), 샤키라의 ‘힙스 돈 라이’(Hips Don’t Lie) 등에 맞춘 이야기가 펼쳐진다.90%가 첫 한국 방문이라는 댄서들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국 출신의 로렌 오크레이(Lauren Oakley)는 “영국보다 날씨가 좋아 우리를 반겨준다는 느낌이다. ‘번더플로어’가 배출한 전설적인 댄서들에게 열정적으로 환호한다고 들었다”며 “정말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저는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소개한 구스타보 비글리오(Gustavo Viglio)는 “거리음식, 패션 등이 너무 좋은, 멋진 나라”라고 극찬했다.이들은 저마다 자신있는 춤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로렌은 볼룸댄스를 가장 자신있는 춤으로 꼽으며 “두 사람이 같이 움직이는 자체는 굉장히 기술적이고 기계적이지만 결과물이 아름답다”며 “두 사람이 같이 움직여 무언가를 만드는 데 매력을 느낀다”고 전했다.알베르토 파치오(Alberto Faccio)는 “라틴댄스, 현대무용 등 대부분의 춤을 배웠지만 룸바,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요소를 섞어 저 자신을, 저만의 우아함을 보여주는 춤을 좋아한다”고 밝혔다.조지아 프리먼 역시 “발레, 재즈, 뮤지컬 시어터, 탭, 라틴, 볼룸 등 제가 배운 모든 춤을 함께 하는 걸 좋아한다”며 “여러 댄스를 융합해 저만의 춤을 만들고 이야기를 전하는 데 매력을 느낀다”고 동의를 표했다. 구스타보는 “특정 장르가 아닌 춤 자체가 좋다”고 말을 보탰다.댄스 뮤지컬 ‘번더플로어’ 출연진. 왼쪽부터 알베르토 파치오, 로렌 오크레이, 조지아 프리먼, 구스타보 비글리오(사진제공=번더플로어코리아)“동료들 안에서는 ‘돌아이’ 혹은 ‘미친 사람’이라고 불리는데 음악만 들으면 주체가 안돼요. 춤을 추라는 시그널처럼 느껴지거든요. ‘번더플로어’는 경계 없이 자신만의 춤으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입니다. 춤 자체가 ‘번더플로어’죠.”댄서들의 못 말릴 ‘춤 사랑’에 이어 안무가 겸 예술감독 피타 로비도 ‘번더플로어’를 한껏 즐길 수 있는 팁으로 “오픈 마인드”를 언급했다.“기대도, 어떤 선입견도 없이 오픈 마인드로 오셔야 한껏 즐길 수 있습니다. ‘번더플로어’ 자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볼룸댄스를 보여주거든요. 쇼 자체가 혁신이기도 하죠죠. 있는 그대로 즐기시면 좋겠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1 14: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잘 알려진 ‘웨딩싱어’ ‘지붕 위의 바이올린’과 힙합뮤지컬 ‘라 칼데로나’와 ‘이브 몽땅’의 공존…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중성과 실험성, 협업과 합작, 뮤지컬과 관광산업의 미래 가능성 등으로 무장한 전세계 곳곳의 뮤지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3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6월21~7월 8일,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이 올해도 다양한 나라와 형식의 뮤지컬 작품을 선보인다.8개국 23개의 작품을 선보이는 딤프에서는 ‘모두가 즐기는 축제’라는 정체성을 반영한 대중적인 작품,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실험성과 구성 등의 뮤지컬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 이번 딤프는 ‘결혼식’으로 시작해 ‘결혼식’으로 끝나는 특징을 보인다.  제13회 DIMF 개막작 ‘웨딩싱어’(사진제공=딤프 사무국)개막작 ‘웨딩싱어’는 1998년 개봉했던 아담 샌들러·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85년 미국 뉴저지를 배경으로 록스타를 꿈꾸지만 현실은 웨딩 싱어인 로비 하트(샘 페리데이)와 결혼을 앞두고 무관심한 약혼자로 인해 상처받은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캐시 컴프턴)의 발랄한 로맨스를 담고 있다. 이번 딤프 무대에 오르는 ‘웨딩싱어’는 지난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리바이벌돼 사랑받은 프로덕션 버전이다. 발랄하고 유쾌한 디스코 파티를 연상시키는 음악과 춤사위로 관객들 눈과 귀를 사로잡을 ‘웨딩싱어’에는 2018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X Factor) 출연자로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조반니 스파노(Giovanni Spano)의 색다른 매력도 만날 수 있다.제13회 DIMF_폐막작_테비예와 딸들(사진제공=딤프 사무국)폐막작인 러시아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역시 결혼식 장면들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1964년 초연 이래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20세기 초 아나테프카라는 마을에 살고 있는 가난한 유대인 우유배달부 테비예(드미트리 이바노프) 가족 이야기다.딸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 테비예와 아내 골데(지나이다 체니크). 하지만 세 딸 짜이틀(타티아나 레미조바), 고들(알렉산드라 카레바), 하바(빅토리아 갈트세바)는 각각 가난한 양복점 직공, 체제에 반기를 든 혁명가, 기독교인인 러시아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유태인 작가 숄롬 알레이챔의 자전적 소설 ‘테비예의 딸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아버지와 딸들이 격돌하며 갈등하지만 결국 축복과 화해로 해피엔딩을 맞는다.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프랑스의 ‘이브 몽땅’(사진제공=딤프 사무국)스페인과 프랑스의 실험적인 뮤지컬 ‘라 칼데로나’와 ‘이브 몽땅’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스페인 뮤지컬 ‘라 칼데로나’는 펠리세 4세(파블로 파스)의 연인으로 스페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배우 마리아 이네스 칼데론(나탈리아 칼데론)의 일대기를 다룬 힙합 뮤지컬이다. 나탈리아 칼데론과 파블로 파스, 단 두명의 배우가 여러 역을 소화하는 블랙뮤지컬로 중세 유럽의 이야기와 힙합 리듬, 비트, DJ 아르디 하이의 디제잉 등 최신 음악 요소들의 기묘한 조화가 흥미롭다. 지난해 각광 받았던 에디트 피아프의 일대기 ‘아이 러브 피아프’에 이어 프랑스는 이브 몽땅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선보인다.마르세유의 헤어드레서였던 이브 몽땅의 누나 리디아(엘렌 아르덴)가 화자로 나선 1인 뮤지컬로, 이브 몽땅의 파란만장한 삶, 리디아의 친구이자 이브 몽땅의 첫사랑 에디트 피아프 등의 이야기가 마튜 메이에르의 피아노와 클레망 가르생의 기타 선율에 실린다. 상하이 산하 단체 예술인과 서숙진 무대 디자이너, 김미경 기술감독 등 한국의 창작진이 2년 동안 준비한 ‘청춘’, 중화권 인기가수 황서준의 히트곡 ‘영원한 스무살’ 중 “진실한 사랑이 나타난다면 그녀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죠”라는 가사에서 모티프를 얻어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국의 장은숙 안무가가 참여한 ‘시간 속의 그녀’도 흥미롭다.한국의 창작진과 중국 단체가 의기투합한 작품들로 특히 시간 속에 갇힌 미스터리한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을 복고풍 넘버와 판타지 로맨스로 풀어낸 ‘시간 속의 그녀’는 현재 중국 순회공연을 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한중합작 뮤지컬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이들 작품 외에도 딤프 대표작인 ‘투란도트’, 지난해 창작지원 선정작인 ‘블루레인’, 제주의 ‘만덕’과 더불어 지방자치제 뮤지컬인 ‘이중섭의 메모리’, 창작지원작 ‘톰 아저씨’와 ‘유앤잇’(YouIt), ‘윤아를 소개합니다’ ‘송 오브 더 다크’ 그리고 국내 7개 대학과 태국의 마히돈대가 선사하는 대학생뮤지컬도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는 무료 관람할 수 있는 대학생뮤지컬 페스티벌에 ㈜클립서비스와 손잡은 모바일 티켓 서비스 ‘클라우드티켓’ 시스템을 도입해 관객 편의를 높인 딤프는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에도 도전한다.  22일 진행될 초대형 뮤지컬 야외 갈라 콘서트 출연진들(사진제공=딤프 사무국)외지인, 외국인 방문객 확대를 위해 ‘인터파크투어’와 손잡고 ‘올여름, 대구로 가자’를 주제로 기획전을 운영하고 대구 방문·뮤지컬 관람이 포함된 숙박패키지를 구성했다.대구시티투어와의 연계로 대구 관광 패키지를 구성하는가 하면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티켓 수령시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드도 마련했다.  딤프 관계자는 “올해도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에서 뮤지컬 관광객들이 방문예정”이라며 “여름은 바다나 계곡 등 물이 없는 이상은 관광 비수기지만 ‘딤프’와 뮤지컬로 특화한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가늠 중”이라고 전했다. “높은 산도, 특화된 관광지도 없는 대구의 여름은 비수기 중의 비수기입니다. 딱히 이렇다할 관광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대구에서 딤프와 뮤지컬이 관광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인터파트투어, 한국광광공사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관광 콘텐츠 개발·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 중입니다.”개막 다음날인 22일에는 박칼린, 마이클리, 정동하, 홍본영, 김보경, 최재림, 해나 등 국내 유명 뮤지컬 배우들과 중국 ‘왕쯔팅’, ‘번더플로어’ 투어팀 등 해외 공연팀이 합류한 초대형 뮤지컬 야외 갈라 콘서트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20 07:00 허미선 기자

[브릿지포토]새로운 형식의 공연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가 열렸다.‘포스트 아파트’는 객석과 무대 경계가 없는 이동형 공연으로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극장 앞마당, 로비 등에서 사전퍼포먼스를 진행한다.오늘날 한국을 상장하는 가장 보통의 건물이 된 아파트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경험, 이상과 가능성을 담은 ‘포스트아파트 는 다음달 6일까지 공연한다.19일 오후 서울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가 사전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가 사전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가 주요장면을 시연 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가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가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원예술 ‘포스트 아파트’ 기자시연회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2019-06-19 18:04 이철준 PD 기자

[B그라운드] 내 안에 도사린 용과의 혈투, 모든 것은 스스로에게 달렸다…뮤지컬 ‘엑스칼리버’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바위에서 검을 뽑았다, 삼각관계, 왕이 된다 등 이미 잘 알고 있는 아더왕의 전설을 바탕으로 저희는 아더가 왕이 되는 여정에 집중했습니다.”18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엑스칼리버’(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프레스콜에서 극작가 아이반 멘첼(Ivan Menchell)은 “아더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으로 위협받고 있는 나라의 평범했던 소년 아더(김준수·세븐틴 도겸·카이, 이하 가나다 순)가 마법사 멀린(김준현·손준호), 기사 랜슬럿(박강현·엄기준·이지훈), 이복 누나 모르가나(신영숙·장은아), 연인 기네비어(김소향·민경아) 등과 갈등하고 연합하며 진정한 왕이 되는 여정을 따르는 성장극이다.뮤지컬 ‘엑스칼리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더 역의 김준수·세븐틴 도겸·카이, 랜슬럿 역의 이지훈·박강현·엄기준(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마타하리’ ‘웃는 남자’에 이은 EMK뮤지컬컴퍼니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뮤지컬 ‘데스노트’ ‘보니 앤 클라이드’, 영화 ‘나폴레옹’ 등의 아이반 멘첼 작가와 ‘지킬앤하이드’ ‘황태자 루돌프’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지저스 크라이스 수퍼스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스티븐 레인 연출 등이 의기투합했다.“통제가 힘들었던 소년이 남자로, 성인으로,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자신 안의 악령들과 싸우는 과정이죠. 아더 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의 내면과 갈등을 잘 들여다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더나 등장인물들 뿐 아니라 우리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내외면적으로 전투를 하잖아요.”이렇게 설명한아이반 멘첼은 색슨족과의 전투를 예를 들었다. 그는 “이 장면은 국가로서 이겨내야하는 외형적 갈등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아더는 내면의 용과 싸움을 한다”며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용과의 전투에 관객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프레스콜에서는 아이반 멘첼 작가가 언급한 색슨족과의 전투신 ‘불타는 이 세상’(World on Fire)을 비롯해 ‘내 앞에 펼쳐진 이 길’(The Man You’d Have Me Be), ‘검이 한 사람을’(Let The Sword Make This Man), ‘그가 지금 여기 있다면’(If He Were Standing Here), ‘아비의 죄’(Sins of The Father), ‘기억해 이 밤’(Remember This Night), ‘혼자서 가’(Go It Alone), ‘욕망’(Desire), ‘없는 사랑’(Never To Love), ‘눈에는 눈’ 리프라이즈(Eye For an Eye Reprise)가 하이라이트 시연됐다.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저는 오래 동안 켈틱 뮤직의 팬이었다. 켈틱이 스크립트, 유투 등 컨템퍼리리 록에 미친 영향을 좋아해 왔다”며 “편곡가 쿤 슈츠(Koen Schoots)가 모던한 팝 켈틱 사운드로 만들어줬다. 이에 우리 작품에서는 켈틱 사운드, 플룻, 드럼 등이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배경이 되는) 딱 그 장소, 시간으로 데려 간다”고 설명했다.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저의 ‘한국 동생’(Korean Brother) (김)준수와는 네 번째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아더는 굉장히 힘든 배역이에요. 어린 소년이자 남자가 온 세계의 짐을 어깨에 진 채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거든요. 그렇게 힘들고 커더란 도전 과제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김준수·도겸·카이 등 아더 역 배우들이) 훌륭하게 해내고 있습니다.”3년여를 꼬박 준비해 무대에 올린 뮤지컬 ‘엑스칼리버’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아이반 멘첼은 “소년시절의 아더와 성인이 됐을 때의 중간쯤”이라며 “이 뮤지컬을 보고 온 마음이 휩쓸린 느낌이었다. (대본 집필을 하면서) 머리 속에 그려놓은 것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더해지고 멋진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으니 상상보다 뛰어나다”고 덧붙였다.“엑스칼리버를 뽑은 아더는 용의 불길을 다스려 그 숨결을 가져와야만 합니다. 영혼적, 감정적, 신체적 등 모든 면에서 싸워야만 더 나은 자신, 고차원의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죠. 극 중 모든 캐릭터들이 이같은 갈등을 겪고 있고 그들이 맞는 결말은 자신 내면의 악령들과 얼마나 잘 싸웠는지에 달렸어요. 이 공연을 보신 모든 분들이 내면의 갈등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삶에서 왕 혹은 여왕이 되시길 바랍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19 14: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명창 김영임, 국립국악원 정악단부터 젊은 소리꾼 김준수와 하윤주까지…제2회 마포국악페스티벌 ‘온고지신’

제2회 마포국악페스티벌 온고지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임, 김준수, 허윤정, 국립국악원정악단(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옛것에 새로움을 더한 국악, 전통과 현대적 해석의 결합을 꿈꾸며 지난해부터 시작했습니다.”1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회 마포국악페스티벌 ‘온고지신’(溫故知新 2017월 4~8월 8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과 플레이맥, 이하 온고지신) 기자간담회에서 이창기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다.“국악이 쉽지는 않습니다. 음악이용자 실태조사(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악은 0.5%(발라드·알앤비 49.7%, 댄스·록·힙합·EDM 44.4%, OST 29.1%, 영미권 음악 13.7%, 포크 연주곡 13.5%, 트로트 10.1%, 뮤지컬 7.0%, 재즈 6.9% 중복응답)로 가장 낮습니다.”마포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안타까운 국악공연 시장 실태를 전한 이 대표는 “전통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지켜내며 육성해 나가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 가치를 ‘온고지신’을 통해 미력하나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저희가 추구하는 ‘온고지신’은 전통국악을 보다 깊이 알 수 있는 프로그램과 현대적 재해석으로 친숙한 작품들로 꾸렸습니다. 국악 관객의 저변 확대, 신진 국악인들이 무대에 설 기회 제공, 국악에 대한 관심 높이기 등의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그리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작품이 폐막작으로 지역에서는 (정부 산하 단체의 공연이) 흔치 않은 사례”라며 5월에 진행한 ‘발레 갈라 더 마스트피스’, 곧 개막할 ‘온고지신’에 이어 “9월 클래식음악축제까지 지역문화재단으로서 순수 기초예술이 좋은 생태계를 갖출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페스티벌은 733석 규모의 아트맥홀과 200석자리 플레이맥으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마포아트센터의 손유주 팀장은 “국악의 전통성과 저력을 보이는 개막공연 ‘경계를 넘어’, ‘아름다운 조우’, 페막작 ‘전통에 대한 경외’ 그리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관객과 좀더 가까이에서 만나는 10개 공연으로 꾸렸다”고 전했다.손 팀장의 설명처럼 아트맥홀에서는 젊은 소리꾼 김준수와 거문고 허윤정, 즉흥음악앙상블 블랙스트링, 국악그룹 대한사람이 개막작 ‘경계를 넘어’, 명창 김영임과 여성국악실내악단 다스룸의 ‘아름다운 조우’ 그리고 폐막작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전통에 대한 경외’가 공연된다.플레이맥에서는 91개 공모작 중 선정된 10편의 작은 공연들이 펼쳐진다. 음악그룹 the튠의 ‘월담: 쓱 넘어 오세요’, 실크로드 뮤직 프렌즈의 ‘국악 실크로드’, 4인놀이의 ‘4인놀이’, 목성의 판소리 인형극 ‘수궁가’, 윤형욱 ‘피리 울림’, 헤이스트링 ‘센세이션-감각의 발견’, 그림 ‘김홍도 화첩기행 환상노정기’, 긍만고 ‘오메풍류’, 타악그룹 진명의 ‘진명X연희: Street’, 최근 급부상한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의 ‘Jardin Du Son 소리의 정원-추선’이 관객들을 만난다.제2회 마포국악페스티벌 온고지신 기자간담회에서 ‘Jardin Du Son 소리의 정원-추선’ 중 ‘여름 숲 가을 물’을 시연한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기자간담회에서는 정가보컬리스 하윤주가 ‘Jardin Du Son 소리의 정원-추선’에서 선보일 ‘여름 숲 가을 물’을 피아노 연주에 맞춰 시연하기도 했다. 손유주 팀장은 “전통 국악과 대중 국악에 빠지는 기회 마련을 위해 다양한 패키지도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지난해 관객들이 개막공연을 보자마자 객석에서 티켓을 사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국악에 대한 선호도는 미미하지만 한번 접한 관객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지게 되죠. 우리 음악이지만 멀게 느껴지는 국악 전통과 대중적인 국악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에 관객이 먼저 호응하는 걸 보고 희망을 봤습니다. 국악을 접하는 기회가 지역 관객들부터 하나하나 퍼져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6-18 20: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