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人더컬처] 한국 춘향과 마린스키 몽룡, 차이콥스키를 만나다! 발레 ‘춘향’ 유병헌 예술감독·강미선·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연습 중인 발레 ‘춘향’의 춘향 강미선(왼쪽)과 몽룡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최대한 발레 언어를 통해 판소리에서 유명하고 중요한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등 중요한 장면들을 구성했습니다.”발레 ‘춘향’(10월 4~6일, 이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유병헌 예술감독은 이렇게 전하며 “2007년 초연 이래 3번의 수정을 거치면서 드라마 발레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창단 3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은 퇴기 월매의 딸 춘향과 양반가 자제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다. 당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었던 배정혜 연출, 유병헌 안무, 미국의 작곡가 케빈 바버 픽카드(Kevin Barber Pickard) 음악 등으로 2007년 초연됐다. 유 감독의 전언처럼 3차례의 수정을 거치면서 2014년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숨은 명곡들로 다시 꾸려 선보였다.발레 ‘춘향’의 유병헌 예술감독(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초야, 애틋한 이별, 격정적인 재회로 이어지는 세 가지 유형의 파드되(2인무), 화려한 테크닉이 볼거리인 기생무, 강렬한 위엄이 돋보이는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등으로 무장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마린스키발레단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와 홍향기·이동탁이 페어를 이뤄 춘향과 몽룡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춘향’과 차이콥스키 숨은 명곡…유병헌 예술감독 “차이콥스키에서 발견한 굿거리장단”“무용은 음악이 반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픽카드 선생의 음악은 멜로디 등 매우 훌륭했지만 오케스트레이션이 너무 약했어요. 게다가 몽룡을 영웅처럼 만드는 음악이었죠. 고민 끝에 차이콥스키 음악을 찾아냈습니다. 1시간 10분짜리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 1885)을 듣다가 한국의 템포와 굿거리장단을 들었죠.”이렇게 전한 유병헌 감독은 “러시아 클래식 음악에서 한국 전통의 굿거리장단이 나올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며 “그때부터 차이콥스키 음악을 모두 뒤졌다”고 설명했다.“3개월 동안 선곡을 하면서 너무 많이 듣다보니 우울했어요. 비극성이 짙은 차이콥스키 작품 중 3대 발레곡(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말고는 행복한 음악을 찾기가 힘들어요.”그렇게 찾아낸 숨은 명곡이 춘향과 몽룡 파드되에 쓰인 ‘만프레드 교향곡’과 어사출두, 재회신에 쓰인 환상 서곡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변학도 부임과 어우러지는 ‘교향곡 1번’(Symphony No.1, Op.13, 1866), 방자와 향단의 ‘조곡 1번’(Suite No.1, Op.43, 1878~1879) 등이다.연습 중인 발레 ‘춘향’의 춘향 강미선(왼쪽)과 몽룡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과거시험 시제를 확인하고 답을 단숨에 써내려가는) 몽룡의 일필휘지 솔로에 쓰인 ‘내림마장조 교향곡’(Symphonie in E flat, Op. posth.)은 러시아에서도 악보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안알려진 곡이에요. 힘들게 일본 동경도서관에서 찾아 들었는데 굉장히 와 닿았죠. 몽룡(의 대표 감정)은 사랑이고 과거 시제의 답도 사랑이거든요.”이어 “한국 전통 서사를 서양의 발레에 결합하는 게 어려웠지만 차이콥스키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말을 보탠 유병헌 감독은 “무언의 언어인 무용은 다 통한다. 나라, 형식 등이 다를 뿐 표현하는 감정은 같다”며 의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전통 한국 옷을 고집하기 보다는 발레 형식에 맞게끔 모던한 개량 한국의상을 만들어주셨습니다. 한국 정서 표현에 색감이 중요한데 무난히 소화했다고 생각해요.”◇마린스키 대표주자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예술엔 경계가 없다”발레 ‘춘향’에서 몽룡으로 분할 마린스키 발레단 무용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처음 제안이 왔을 때 고민도 없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정서를 담고 있지만 굉장히 높은 수준의 클래식 창작발레 같았거든요.”몽룡으로 유니버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호흡을 맞추는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는 전세계적으로 그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는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무용수이자 파워풀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정표현으로 사랑받는 발레리노다.“제가 입단하던 2003년과 지금의 마린스키 발레단은 많이 달라요. 하지만 군무부터 시작해 자신의 기량에 따라 주역 무용수까지 커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 무용수로서 제일 튼튼하고 오래 가는 방법이라는 건 변함이 없죠. 그 과정은 어려운 시간들이지만 군무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게 굉장한 교육이었고 지금의 저를 받쳐주는 것 같거든요. 제대로 배우고 성장한 무용수가 오래도록 좋은 기량을 보여줄 거라 확신합니다.”러시아 무용수로서 ‘춘향’에 스민 한국 특유의 정절, 장원급제, 기생문화 등이 낯설 법도 하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는 “한국에 머물수록 문화와 정서를 비롯해 음식부터 건물들까지 점점 더 마음에 든다”며 “읽기 쉽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어로 번역된 ‘춘향’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늘 사랑과 정의가 악을 물리친다고 느꼈어요. 저의 몽룡이 한국 전통 이미지는 아니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에는 경계가 없어요. 무용수로서 제 최대치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2막 내내 글이 써진 부채와 붓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게 힘들면서도 특이했어요.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지만 그 소품들에도 의미가 많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그리곤 “굉장히 많은 레퍼토리를 공연했지만 ‘춘향’은 그 어느 것과도 같지 않은 특별한 작품”이라며 “이 작품이 잘 보존되면 좋겠고 제가 출연함으로서 퀄리티를 더 높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춘향’ 성장 지켜본 강미선 “보다 적극적인 네 번째 몽룡 블라디미르” 발레 ‘춘향’ 강미선(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2007년부터 향단으로 시작해 기생, 군무 등의 역할로 참여하면서 ‘춘향’이 여러 차례 수정되고 완성돼 가는 걸 지켜봤어요. 아름답기로는 초야 파드되를 꼽을 수 있지만 제가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고 중점적으로 연기하고픈 장면은 이별과 재회예요. 가장 크게 와닿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거든요.”이어 “이 부분을 잘 표현하면 관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강미선은 2014년부터 춘향으로 분하며 이현준, 이동탁,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에 이어 네 번째 몽룡 블라디미르를 만나 호흡을 맞추고 있다.“(블라디미르에게서) 한국적 추임새나 춤사위가 나와서 놀랐어요. 외국 무용수들은 (한국 전통 춤사위나 추임새가)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니까 따라하는 듯한데 점점 익숙해지면서 몸에 배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워요. 감정적으로도 어느 정도 감추는 한국적인 절제와는 다른 것 같아요.”연습 중인 발레 ‘춘향’ 강미선(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이렇게 전한 강미선은 “팔을 크게 혹은 움츠리는 등 감정을 발레로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외국 무용수들이 감정을 더 크게 표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동탁의 몽룡이 절제되고 보듬어주는 표현력이라면 블라디미르는 좀더 크고 적극적이죠. 다른 표현방법이나 표현력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을 듯합니다.”◇춘향 강미선과 몽룡 블라디미르 그리고 콘스탄틴“그 먼 데서 떠나와 있지만 내집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강)미선과 콘스탄틴 때문이에요. 한국에 있는 동안 잘 적응해갈 수 있도록 편하고 아늑하게 도움을 주죠. 발레단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지만 그 외 시간도 지루하지 않게 프로그램을 잘 짜서 맛집과 재밌는 곳을 두루두루 안내해주고 있어요.”블라디미르는 “1995년 바가노 발레학교 입학부터 함께 공부하던 동료”이자 파트너 강미선의 배우자이기도 한 콘스탄틴에 대해 이렇게 전하며 “좋은 단체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가 자랑스럽다”고 털어놓았다.“콘스탄틴은 멈춰 있지 않고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무용수예요. 낙천적이고 열심히 하는 그의 성격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한 것 같아요.”강미선은 파트너 블라디미르에 대해 “워낙 풍부한 감정 표현이 강점인 무용수로 유명하다”며 “남편 친구이다 보니 영상을 많이 보기도 하는데 매번 감탄하는 무용수”라고 전했다.발레 ‘춘향’에서 몽룡으로 분할 마린스키 발레단 무용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사실 처음 캐스팅이 나왔을 때는 부담이 됐어요. 워낙 유명하다보니 어떻게 호흡을 맞출까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연습실에서 친근하고 편하게 대해주니 마음을 열게 됐어요.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여자 무용수들과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으니 믿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풍부한 표현력 때문에 저도 더불어 감정 표현을 더 하게 되는 시너지를 주는 무용수죠.”강미선의 칭찬에에 블라디미르는 “당연히 좋은 말밖에 생각이 안난다” 화답하며 “첫 협연인데도 연습실에서나 일상에서나 굉장히 친밀하게 느껴지고 소통이 잘 된다”고 덧붙였다.“춤으로도 대화가 잘 통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트너십에서 제일 중요한, 리듬을 주는 미선에게 고마워요. 미선을 비롯한 유니버설 발레단은 열정이 많은 단체 같습니다. 그들의 열정을 보면서 저 역시도 열정이 생기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0-04 14:3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서로의 존재 이유 조지와 레니, 그들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선들…연극 ‘생쥐와 인간’

연극 ‘생쥐와 인간’ 출연진들.“당시 사회상이나 지금과는 다른 사상들 등이 조금 더 비춰져야 이 공연의 원래 뜻이 담기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 것들이 ‘당시엔 저랬구나’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연극 ‘생쥐와 인간’(11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 새로 합류한 민준호 연출은 이렇게 전했다. 1일 유니플렉스 2관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한 연극 ‘생쥐와 인간’은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을 수상한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승산없는 싸움’(1936), ‘분의 포도’(1937)와 함께 노동자 3대 비극 시리즈 중 하나다.연극 ‘생쥐와 인간’ 위 왼쪽 조지 역의 고상호(왼쪽)와 레니 서경수, 아래 조지 문태유(왼쪽)와 레니 최대훈(사진제공=빅타임엔터테인먼트)1930년대 대공황기의 미국 목장을 배경으로 아이처럼 순수하지만 큰 덩치와 주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레니(최대훈·서경수,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영민하지만 교육받지 못한 채 천둥벌거숭이처럼 살아가는 조지(문태유·고상호)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삶, 약자들 간의 차별과 상처, 허망하게 무너져버린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193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지난해 첫 선을 보였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전설의 리틀농구단’ ‘모래시계’ ‘나빌레라’ 등의 박해림 작가가 각색하고 ‘뜨거운 여름’ ‘나와 할아버지’ ‘신인류의 백분토론’ 등의 민준호 연출이 재연에 새로 합류했다.조지 역에는 초연의 문태유와 새로 합류한 고상호, 레니 역에는 최대훈과 서경수가 더블캐스팅됐다.농장주 아들 컬리와 슬림 그리고 새로 추가된 크룩스는 송광일·차용학이, 컬리 부인은 김보정과 한보라, 캔디·칼슨은 김대곤과 김종현이 번갈아 연기한다.민준호 연출은 “발전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의 모습을 최대한 자극적이지 않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예가 원작에서 모두가 ‘창녀’로 취급하는 컬리 부인과 새로 추가된 크룩스다.민준호 연출은 조지와 레니가 일하는 농장주의 아들(송광일·차용학)의 아내인 컬리 부인(김보정·한보라)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그녀를 욕하는) 원작이 거슬려 ‘창녀’라는 단어는 뺐지만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는 말도 못 섞고 (말을 걸면) 헤프고 남자를 유혹하려 한다고 욕하던 시대의 분위기는 살려야 했다”며 “사상이 발전했기 때문에 원작과는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연극 ‘생쥐와 인간’ 조지 고상호, 캔디 김종현, 컬리부인 한보라(사진제공=빅타임엔터테인먼트)한보라는 컬리부인에 대해 “제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더라도 남자들에 의해 이미 ‘헤픈 여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며 “결혼한 여자가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실현하기 어려운 시대에 컬리 부인은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고 철없는 모습도 있지만 절박하고 솔직한 여자”라고 소개했다. 새로 추가된 캐릭터 크룩스는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숙소에서도 머물지 못하고 마구간에서 생활하는 약자 속 약자다. 민 연출은 “주인공 둘(조지와 레니)의 갈등만으로 가는 걸 바꿔보자 했다”며 “원작의 흐름에 따라 대공황시대의 노동자들 안에서도 계급이 나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크룩스를 꼭 넣어야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인종 문제를 부각시키기에는 오래된 이야기라 흑인임을 강조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크룩스를 비롯해 컬리와 슬림을 동시에 연기하는 차용학은 “조지와 레니는 그대로인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게 안타까웠다”며 “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연극 ‘생쥐와 인간’ 레니 서경수(왼쪽부터), 컬리 차용학, 조지 고상호(사진제공=빅타임엔터테인먼트)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레니로 분하고 있는 최대훈은 “좋은 작품이지만 ‘과연 내가 큰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그때보다 잘 할 수 있을까’ 싶어 부담을 가졌다”며 “더 찾고 변화시킬 부분도 있지만 놓치거나 발견하지 못한 것, 거슬리는 부분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며 레니에 접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놓았다.“이 사람(레니)은 우리와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좀 불편할 뿐이고 다수 보다 소수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여성에게 가하는 것들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윤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할까 조심스레 고민했습니다.”초·재연에서 조지를 연기하고 있는 문태유는 “조지가 극 전체적으로 중얼대다시피 ‘한달에 50달러쯤 죽어라 벌면 술이나 퍼마시고 당구나 치고 다시 일하고가 반복되는 게 싫다’고 말한다”며 “당시 많은 일꾼들이 그렇게 살았지만 조지에게는 유흥이고 쾌락”이라고 설명했다.연극 ‘생쥐와 인간’ 조지 문태유와 레니 최대훈(사진제공=빅타임엔터테인먼트)“아득바득 돈을 모으려는 조지는 금욕적이기까지 하게 살아가요. 그런 방식으로 살려는 의지와 이유를 만들어주는 친구가 레니 같아요. 그냥 단순하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돈을 모아서 쳇바퀴같은 인생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가치있게 살고 싶게 하는 사람으로 레니를 바라보고 있죠.”그리곤 5장 마지막을 예로 들며 “초연 때는 내 손으로 죽여야겠다 마음을 먹고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그 마음 결정을 더 힘들게 하고 끝까지 고민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재연에서는 레니를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마음에 명확한 선이 없는 상태로 들어서요. 그래서 1~5장까지 연결돼 초연과는 다른 논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연극 ‘생쥐와 인간’ 레니 서경수와 조지 고상호(사진제공=빅타임엔터테인먼트)조지로 새로 합류한 고상호는 “농장을 전전하면서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레니를 돌보면서 다니는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궁금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조지에게 레니는 인식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같이 했던 존재같아요.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둘 사이에 대해 제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레니가 소중하다’ ‘내 옆에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게 당연한 관계죠. 제(조지)가 (레니를) 소중하다고 느끼는 순간 다른 얘기가 될 것 같아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0-03 14:05 허미선 기자

무대 위 서현진·에릭 찾아라! 드라마 ‘또! 오해영’ 뮤지컬로 제작

사진제공=T2N미디어2016년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서현진·에릭 주연 tvN드라마 ‘또!오해영’이 뮤지컬로 제작된다. 뮤지컬 ‘또! 오해영’은 극중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를 엮은 주크박스 버전으로 내년 3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뮤지컬 ‘아랑가’,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연극 ‘메멘토모리’, ‘432헤르츠’의 작가 및 연출로 활동한 김가람 연출과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작가 및 작사가로 활동 중인 문희작가가 의기투합했고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OST를제작한 김진석 대표가 음악 슈퍼바이저로 합류한다. 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송은도교수가 예술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티투엔미디어, ㈜팝뮤직엔터테인먼트와 ㈜아떼오드가 제작하며 ㈜수키컴퍼니가 주관한다. 아울러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산학협력으로 참여한다.제작사는 이에 앞서 주요 배역인 오해영(서현진 역), 박도경(에릭 역), 또 오해영(전혜빈 역), 박수경(예지원 역), 이진상(김지석 역), 한태진(이재윤 역), 황덕이(김미경 역)의 오디션을 개최한다. 2일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로 원서접수를 받으며 28일~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에이지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을 실시한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9-10-02 19:14 조은별 기자

[브릿지포토]남녀 역할 뒤바뀐 세상…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남성과 여성의 관념과 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이 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오른다.연극 ‘이갈리아의 딸들’은 극단 신세계 대표인 김수정 연출작으로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브란튼베르그가 1977년 출간한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극 중 배경인 ‘이갈리아’는 남성이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모든 경제활동을 여성이 책임지는 나라로 현재 우리의 모습이 뒤바뀐 형태지만 이곳에서 벌어지는 문제 또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성 상품화, 부부강간, 데이트폭력, 미투 운동, 노브라 논쟁 등 한국사회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우리 사회에 깊게 내재돼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2019-10-01 14:28 이철준 PD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스위니토드’, 연극 ‘당통의 죽음’, 클래식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 외

뮤지컬 ‘스위니토드’(10월 2~2019년 1월 27일 샤롯데씨어터)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어쌔신’ ‘컴퍼니’ 등의 작사·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초연 40주년을 맞아 3년만에 돌아왔다.부도덕한 터핀 판사에게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외딴 섬으로 추방당했다 15년만에 돌아온 이발사 벤자민 바커의 잔혹 복수극으로 에릭 셰퍼 연출가, 뮤지컬 ‘타이타닉’의 무대 디자이너 폴 드푸 등이 완전 새로운 무대를 선사한다.조승우가 2016년 재연에 이어 다시 한번 스위니토드로 분하며 2007년 초연 당시 고아소년 토비아스를 연기했던 홍광호, ‘지킬앤하이드’ ‘벤허’ ‘프랑켄슈타인’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등의 박은태가 새로 합류했다.뮤지컬 ‘스위니토드’ 출연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스위니 토드 역의 조승우·홍광호·박은태, 러빗부인 린아·옥주현·김지현(사진제공=오디컴퍼니)이름을 바꾸고 복수를 계획하는 스위니 토드를 사랑하는 파이가게 주인 러빗부인으로는 재연의 옥주현을 비롯해 ‘오만과 편견’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번지점프를 하다’ 등의 김지현, ‘벤허’ ‘시라노’ ‘몬테크리스토’ 등의 린아가 트리플캐스팅됐다.더불어 부도덕한 터핀 판사 역에는 김도형·서영주, 안소니에 임준혁, 토비아스에 신재범·신주협, 조안나에 이지수·최서연 등이 출연한다.뮤지컬 ‘유앤잇’(10월 2~6일 예스24스테이지 2관)뮤지컬 ‘유앤잇’(사진제공=DIMF사무국)한국관광공사 주최로 한국의 공연을 알리는 웰컴대학로 페스티벌 작품으로 올해 열렸던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작이다.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살아가던 규진(서형훈)과 그 아내를 커스터마이징한 인공지능(AI) 로봇 미나(서찬양)의 이야기다. 커져가는 사랑이 죽은 아내 미나를 향한 것인지 로봇 미나에 대한 것인지 혼란스러운 규진과 그런 규진에게 죽은 미나가 아닌 자신 그 자체로 사랑받고 싶어진 로봇 미나의 감정이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의 무대 등에 실린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연극 ‘당통의 죽음’(사진제공=국립극단)연극 ‘당통의 죽음’(9월 27~10월 13일 백성희장민호극장)유작 ‘보이체크’(Woyzeck)로 유명한 독일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Georg Buchner)의 대표작. 프랑스 혁명을 이끌며 ‘프랑스 대혁명의 3거두’로 불리는 실존 인물 조르주 당통(Georges Jacques Danton)과 로베스피에르(Maximilien Francois Marie Isidore de Robespierre)의 첨예한 갈등을 담고 있다.스스로 열정적으로 주도하던 혁명의 모순에 반기를 들고 후회와 자포자기로 쾌락을 추구하던 당통의 고뇌와 자유에 대한 생각과 가치 등을 곱씹는다.뷔히너 특유의 리드미컬한 언어와 음악의 활용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춘향’ ‘심청’ ‘안티고네’ 등의 이수인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리처드 3세’ ‘준대로 받은대로’ ‘1945’ ‘맨끝줄 소년’ ‘어둠상자’ 등의 백익남이 당통을, ‘햄릿’ 이반검열‘ 등의 엄태준이 로베스피에르를 연기한다.연극 ‘코뿔소’(9월 28~10월 12일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연극 ‘코뿔소’(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수업’ ‘의자들’ ‘죽어가는 왕’ 등으로 유명한 루마니아 태생의 프랑스 부조리극의 대가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 작품. 한적한 마을 광장에 난데없이 나타난 코뿔소와 점점 코뿔소로 변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물들지 않고 커지는 베랑제의 이야기다. 우화적 상상력으로 인간의 집단 본능과 심리를 면밀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극단 뚱딴지의 황이선 연출작으로 코뿔소 무리와 혼자 남은 인간의 응원전으로 변주해 원작을 비튼다.연극 ‘이갈리아의 딸들’(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군중에 속하려는 습성의 옳고 그름, 코뿔소로 변할지 인간으로 남을지의 선택 등에 질문을 던지며 현재를 빗댄다.연극 ‘이갈리아의 딸들’(10월 1~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파란나라’ ‘망각댄스’ ‘공주들’ 등의 극단 신세계 대표인 김수정 연출작으로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이 1977년 출간한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여자는 아이를 낳고 사회활동을 하며 남자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 당연한가 하면 가장 성대한 생리축제가 열리는 나라 이갈리아를 배경으로 현재는 역전된 차별과 혐오에 대해 논한다.여자만의 직업인 잠수사가 되고 싶은 소년 페트로니우스 브램을 중심으로 여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소년들의 무도회, 여성 국회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한 남자 국회의원의 폭로 등 성별, 사회적 계급, 권력의 유무 등에 따른 차별과 차이를 통해 현재를 빗댄다.연극 ‘왕복서간’(9월 27~11월 17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지난해 초연됐던 연극 ‘왕복서간’ 공연사진.(사진제공=벨라뮤즈)‘고백’으로 등장부터 남달랐던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나토 가나에(みなとかなえ)의 동명소설을 무대에 올린 연극. ‘십 년 뒤의 졸업문집’ ‘이십 년 뒤의 숙제’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등 옴니버스로 연결되는 3개의 편지 에피소드 중 세 번째 이야기를 무대화했다.2012년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북쪽의 카나리아들’(北のカナリアたち), 2016년 TBS ‘왕복서간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往復書簡~十五年後の補習)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단막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작품으로 지난해 한국에서 초연됐다.연극 ‘왕복서간’(사진제공=벨라뮤즈)‘헤베카’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줄리엣과 줄리엣’ ‘손’ 등으로 호흡을 맞춘 이기쁨 연출과 한송희 배우이자 작가 각색 작품이다.편지를 주고받으며 과거의 화재사건으로 거슬러 오르는 연인 준이치(에녹·김규종·김다현,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마리코(강지혜·이정화)의 진실 찾기 여정을 따른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15년 전 사춘기 시절의 화재사건의 진실찾기에 나선 연인들의 과거에는 왕따사건처럼 보이는 친구 사이의 갈등, 마리코 사촌언니의 가정폭력, 불우했던 소년들의 가정사와 치정으로 얽힌 그들의 부모들 등의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엮인다.지난해 초연에도 함께 했던 에녹을 비롯해 ‘더 데빌’ ‘신과함께-저승편’ ‘이육사’ 등의 김다현과 SS501 김규종이 준이치에 캐스팅됐다.그의 연인 마리코는 ‘지킬앤하이드’ ‘너를 위한 글자’ ‘투란도트’ 등의 이정화와 ‘키다리아저씨’ ‘안나 카레니나’ ‘빨래’ 등의 강지혜가 번갈아 연기한다.더불어 어린 마리코 역에는 송영미·홍나현, 어린 준이치 역에는 황성훈·진태화가 더블캐스팅됐고 조원석, 조훈, 이진우 등이 힘을 보탠다.클래식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9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에 함께 하는 지휘자 정명훈(왼쪽)과 피아니스트 김선우(사진제공=빈체로)1548년 독일 작센 왕국의 궁정악단으로 시작해 471년을 이어온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선사하는 4년만의 내한공연. 6번째 내한공연의 지휘봉은 2012년부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약 중인 정명훈이 잡으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나선다. 1부에서는 김선욱의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당시 연주했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Brahms Piano Concerto No. 1, Op. 15)이 협연된다. 2부에서는 정명훈의 주요 레퍼토리 중 하나로 브람스가 느꼈을 말년의 고독감이 스며든 ‘브람스 교향곡 4번’(Brahms Symphony No. 4, Op. 98)이 연주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9 15:3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군 복무 중인 스타들이 한 자리에! 뮤지컬 ‘귀환’

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내년이 6.25전쟁 70주년인데 13만 3000여명의 전사자들이 가족 품으로 못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호국영령들 모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하는 군의 소명을 생각했습니다.”육군본부 공보정훈실장인 박미애 장군은 24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군 뮤지컬 ‘귀환: 그날의 약속’(10월 22~12월 1일 우리금융아트홀) 제작발표회에서 ‘전사자 유해 발굴’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육군본부가 주최·주관하고 ‘그날들’ ‘모래시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보도지침’ 등의 뮤지컬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귀환’은 6.25 참전용사 김승호가 전우들의 유해를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여생을 보내는 승호와 유해발굴단에 들어간 그의 손자 김현민을 교차시키며 과거와 현재의 청춘들 이야기를 오간다.뮤지컬 ‘귀환’창작진, 출연진들(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11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신흥무관학교’의 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현재의 김승호 역에 이정열과 뮤지컬 ‘해적’ ‘블랙슈트’ ‘호프’ 등의 김순택을 비롯해 군 복무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과거 승호에는 샤이니 온유 이진기와 엑소 시우민 김민석, 친구들의 우상인 이해일 역엔 ‘쓰릴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이재균과 빅스 엔 차학연, 오진구 역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닥터스’ ‘피고인’ 등 김민석과 인피니트의 이성열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해일의 쌍둥이 여동생 이해성은 ‘키다리 아저씨’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의 이지숙과 ‘어쩌면 해피엔딩’ ‘킹아더’ ‘맨 오브 라만차’ ‘사의찬미’ 등의 최수진, 승호의 손자 김현민은 2AM 조권과 JTBC ‘팬텅 싱어’ 출신의 고은성, 현민을 유해발굴단으로 이끄는 최우주는 인피니트 김성규와 워너원 출신의 윤지성이 연기한다.◇그때의 그리고 지금의 청춘 이야기 뮤지컬 ‘귀환’ 김현민 역의 고은성(왼쪽)과 조권(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육군본부 소통과장이 심성률 대령은 “저희가 특정 연예인 출신 배우들을 개별 섭외해서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장병과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문화 콘텐츠로 전해주고 싶었다.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까지 공문을 내려보내 지원을 받고 일정의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인원들에게 적절한 배역을 줘서 작품을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특정 연예인과 소속사 협의를 통해 출연을 요청하는 과정은 절대 거치지 않았다”며 “자신과 소속사 관계자 동의 하에 소정의 절차 거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소총병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군이 만드는 작품에서 사회에서의 재능을 살려 장병과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 던지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뮤지컬을 하는 데 대해 하고 싶은 일을 편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뮤지컬 ‘귀환’ 이해일 역의 인피니트 이성열(왼쪽)과 이재균(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김동연 연출은 “전작 ‘신흥문관학교’도 그랬지만 ‘귀환’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공감을 얻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군국 홍보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이 공연을 보면서 메시지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결국 청춘들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청춘들인 배우들이 공감하지 않는 이야기는 관객과의 공감도 어렵죠. ‘귀환’의 시작점도 거기서 시작합니다. 배우들이 감동받고 공감하는 이야기로 관객을 만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싸운 청춘들이 지금의 청춘들과 다르지 않아요. 유품들에 삼각자, 교과서 등이 있었죠. ‘데미안’을 잃고 미적분을 공부하며 영어단어를 외웠던, 지금과 다르지 않은 그 시대 청춘들의 모습을 뮤지컬로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이희준 작가는 “‘신흥문관학교’는 문헌조사 비중이 컸고 ‘귀환’은 현재 활동 중인 발굴단 병사들 인터뷰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그들이 발굴작업을 그냥 군복무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해발견 당시의 전율, 엄숙한 감정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얘기해 주셨다”고 대본 집필 과정을 전했다.이어 “학도병에 참전했던 (제) 아버지 인터뷰를 통해 그때 학생들의 언어, 대화, 공부한 것 등에 대한 생생한 고증이 가능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넘버를 꾸린 박정아 작곡가는 “(현재 활동 중인 발굴단 병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듣고 소통하면서 작업했다”며 “가슴 아픈 사연들을 캐릭터별로 옮겨가면서 일치화해 작업했다. 저 스스로도 치유되는 부분이 있었다. 배우들도, 관객들도 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박미애 장군 전언에 따르면 뮤지컬 ‘귀환’에 참여하는 장병들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고(故) 남궁선 중사의 안장식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과거 승호 역의 이진기는 장병들을 대표해 사뭇 진지한 방문소감을 전했다.“영결식을 다녀온 건 소감이나 감상을 이야기할 포인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엄숙한 장례식이었고요.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한시라도 빨리, 유족 분들이 살아계실 때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생생힌 증언을 얻어서 잘 전할 수 있게, 책임감 있게 노력해야한다고 마음 속 깊이 다짐하면서 만들고 있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8 14: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뮤지컬 ‘사랑했어요’ 이홍기 “군 입대까지 4일, 마지막까지 공연할 수 있어 다행”

뮤지컬 ‘사랑했어요’ 중 ‘봄 여름 가을 겨울’(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저도 처음 느끼는 감정이에요. 군 입대가 4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불안하고 기대도 되고 별로예요. 아주 괴로워요. 그런데 그 느낌을 즐기려고 하고 있습니다.”2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뮤지컬 ‘사랑했어요’(10월 27일까지) 프레스콜에서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9월 30일 군 입대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군입대 전날인 29일까지 ‘사랑했어요’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다.“더 하고 싶었는데…나라의 부름을 받아서 가게 됐지만 생동감과 살아있음을 느끼는 일을 좋아해요. 방송보다는 콘서트를 좋아하고 뮤지컬을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도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죠.”뮤지컬 ‘사랑했어요’ 윤기철 역의 이홍기(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이홍기의 군 입대 전 마지막 무대인 ‘사랑했어요’는 고(故) 김현식의 노래 27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음악이 전부인 싱어송라이터 이준혁(나윤권·송창의), 그의 후배로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음악을 할 수 없게 된 윤기철(문시온·이재진·이홍기), 두 사람이 사랑하는 북한 여자 김은주(김보경·신고은) 등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 뮤지컬 ‘최후진술’ ‘미아 파밀리아’ ‘해적’ ‘신흥무관학교’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귀환’ 등의 이희준 작가와 뮤지컬 ‘니진스키’ ‘워치’ 등의 정태영 연출, ‘스위니토드’ ‘엑스칼리버’ ‘지킬앤하이드’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원미솔 음악감독,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명성황후’ 등의 서병구 안무가 등이 의기투합했다.이홍기는 “두 번째 뮤지컬인데 첫 작품도 주크박스 뮤지컬(김광석 노래로 엮은 ‘그날들’)이었다”며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너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어머니가 이 작품 대본을 보시고는 네가 해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어머니의 선택으로 확실하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게다가 제 목소리가 사실 허스키한 편이라 주변 분들도 제가 태어나기 전 감성의 노래가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주셨어요. 전작인 ‘그날들’도, ‘사랑했어요’도 저랑 맞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이어 이홍기는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잘 몰랐던 김현식 선생님의 노래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며 “두 뮤지컬의 노래 스타일이 정말 다른데 김현식 선생님의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저 역시도 기대를 많이 했었다”고 털어놓았다.“같은 역이어도 색깔이 전혀 달라서 선배들 한분 한분과 호흡을 맞출 대 너무 좋았어요. 저는 반찬도 여러 가지를 두도 골라먹는 스타일이거든요. 공연 때마다 다른 느낌이 너무 좋고 재밌어요.”군 입대 후 이홍기의 빈자리는 같은 팀인 FT아일랜드의 베이시스트 이재진이 채운다. “(이)홍기 형의 대타로 제가 10월 1일부터 기철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는 이재진의 말에 이홍기는 “반대로 저는 곧 막공을 바라보고 있다”며 섭섭함을 표했다.“한회 한회 할 때마다 아쉬움이 제일 커요. (공연을) 너무 적게 하게 돼서 슬퍼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공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6 20:00 허미선 기자

빅플로 렉스, 뮤지컬 ‘포르테피아니시모’로 배우 데뷔…10월 2일 개막

그룹 빅플로의 메인보컬 렉스(전형민)가 뮤지컬 ‘포르테피아니시모’로 배우 데뷔 무대를 갖는다. 뮤지컬 ‘포르테피아니시모’는 러시아 유명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홉의 원작 ‘갈매기’를 흡사 라이브 클럽으로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뮤지컬이다. 렉스는 극 중 원작에서는 만나 볼 수 없는 끼와 재주가 많은 영혼 '포'를 맡았다. ‘포’는 뮤지컬 ‘포르테피아니시모’의 구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으며, 극을 더욱더 입체감 있게 만들어주는 감초 같은 역할이다.소속사 관계자는 26일“처음 오르는 무대 연기인 데다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할이라 당황했지만, 이내 공부하고 작품을 분석하는 등 원작에 없는 극 속 자신만의 ‘포’를 만들어갔다. 그가 표현한 ‘갈매기’, ‘포르테피아니시모’ 무대 위 ‘포’는 어떤 모습일지 직접 보고 느껴달라.”고 전했다.뮤지컬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렉스(전형민)는 2014년에 데뷔한 그룹 빅플로의 멤버로, 2017년 발매한 미니 앨범 'Stardom'부터 합류해 메인보컬로 데뷔했다.데뷔 직후, 자신의 이름을 건 라디오를 현재까지 진행 중인 3년 차 베테랑 DJ로, 그 재능을 인정받아 MC, 예능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최근에는 인기리에 막을 내린 중국 드라마 ‘아적파색동(我的波塞冬, 나의 포세이돈)’ 메인타이틀곡을 불러 큰 화제를 모았고, 여러 공연 무대에서 보컬로서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뮤지컬 '포르테피아니시모'에는 렉스(전형민) 외에도 김영한(그룹 티버드), 한서윤, 김태현, 김강수, 진선미가 출연한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19-09-26 19:09 오수정 기자

[비바100] 한(恨)과 효, 정절 등 한국 고유의 정서, 서양 장르를 만나다! 오페라 ‘1945’, 발레 ‘춘향’ ‘심청’

오페라 ‘1945’ 창작진. (왼쪽부터) 작곡 최우정 지휘 정치용 연출 고선웅 대본 배삼식(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급작스러운 해방 직후 만주 장춘의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인간군상을 다룬 배삼식 작가의 연극 ‘1945’,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춘향’과 ‘심청’ 등 한국 고유의 한과 정서를 담은 이야기들이 서양 장르인 오페라와 발레로 변주된다. 오페라와 발레는 서양 귀족계급이 향유하던 장르로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하며 그 소재 역시 서양 궁정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장르가 한국 특유의 한과 민초들의 질박함, 일상성을 녹여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아름다운 아리아와 화려한 테크닉의 발레 동작들이 불식시킨다.오페라 ‘1945’ 연습(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오페라 ‘1945’(9월 27,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2017년 초연됐던 배삼식 작가의 동명 연극을 변주한 작품이다. 배삼식 작가가 처음으로 오페라 대본을 직접 꾸렸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낙타상자’ ‘라빠르트망’ ‘흥보씨’ ‘변강쇠 점찍고 옹녀’ ‘원스’ ‘아리랑’ ‘광화문연가’ 등 연극, 뮤지컬, 창극 등의 작가·각색가·연출로 활동하던 고선웅 연출과 ‘적로’ ‘오이디푸스’ 등의 최우정 작곡가, 정치용 지휘자이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의기투합했다.오페라 ‘1945’ 연습인 분이 이명주(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위안부였던 분이(소프라노 이명주)와 임신한 일본인 여자 미즈코(소프라노 김순영), 위안소 중간관리자였던 박섭섭(메조 소프라노 김향은), 분이에게 호감을 가진 오인호(테너 이원종), 섭섭과 정분이 난 장막난(바리톤 이동환), 구제소의 어른 이노인(바리톤 유동직), 한글강습회를 열려는 지식인 구원창(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생활력 강한 김순남(메조소프라노 임은경) 등이 고향으로 돌아갈 기차를 기다리는 여정을 담고 있다.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작으로 배삼식 작가는 무리지어 사는 인간 문명 속 가치판단 기준의 성김과 폭력성을 논하며 ‘1945’를 통해 “자비와 따뜻하고 자애로운 슬픔이 인간에게 있다고 믿었고 발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오페라 ‘1945’ 연습(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고선웅 연출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래가 가진 경제성 안에서 인물들의 개성들이 존재하며 물 흐르듯 표현되고 있다”며 “배삼식 작가 특유의 문학성을 바탕으로 오페라 문법에 맞게 풀어낸 대본, 최우정 작곡가가 한국적 정서와 선율, 대중적 코드를 많이 넣어 꾸린 아리아가 훌륭하다”고 전했다.연극으로 초연되던 당시 위안부 피해자와 침략국인 일본의 여자, 위안소 중간관리자로 같은 민족의 소녀들을 핍박하던 여자의 연대에 논란이 되기도 했던 ‘1945’에 대해 고 연출은 “몰상식하게 누군가의 권리를 침탈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응축된 이야기”라고 귀띔했다.발레 ‘춘향’(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판소리로 주로 만나던 ‘춘향’(10월 4~6일, 이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심청’(10월 11~13일)은 발레극으로 변주된다.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35주년 기념작으로 ‘춘향’은 2007년 초연과 2018년 정기공연을 통해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퇴기의 딸 춘향과 양반가의 자제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가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 1885),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교향곡 1번’(Symphony No.1, Op.13, 1866), ‘조곡 1번’(Suite No.1, Op.43, 1878~1879)’ 등 차이콥스키의 숨겨진 명곡에 실린다.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초야, 애틋한 이별, 격정적인 해후로 이어지는 세 가지 유형의 파드되(2인무), 화려한 테크닉이 볼거리인 기생무, 강렬한 위엄이 돋보이는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등으로 무장했다. 강미선·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와 홍향기·이동탁 페어가 춘향·이몽룡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발레 ‘심청’(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심청’은 1986년 초연 후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의 워싱턴·뉴욕 등 15개국 40여개 도시의 무대에 올라 사랑받은 창작발레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 이야기를 통해 동양 특유의 효 사상과 민간신앙, 부녀의 정, 왕과의 로맨스 등을 아우른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배 위 선원들의 역동적인 군무가 돋보이는 인당수 신, 영상으로 투사되는 바다 속 심청, 바다 요정 및 왕궁 궁녀들의 아름다운 군무, 달빛 아래서 사랑을 속삭이는 ‘문라이트’ 파드되 등이 볼거리다.홍향기·이동탁, 김유진·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페어가 심청과 선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용왕은 마밍·콘스탄틴노보셀로프가, 왕은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와 마밍, 이동탁이 번갈아 연기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6 07:00 허미선 기자

[B코멘트] ‘첫선음악회’ 세종과 이종무의 대마도 정벌, 강솔잎 작곡가·한일경·허도영 “낯설어도 괜찮아!”

연습 중인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대마도 정벌이 3차까지 진행됐고 이종무 장군에 의해 최종 정벌됐어요. (일본과) 계속 물고 나가는 이야기들을 끝낼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차용했습니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9월 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중 ‘영웅’의 강솔잎 작곡가는 “이야기 자체가 한국 정서에도 너무 잘 맞았다”고 밝혔다.‘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국악관현악 창작 활성화를 위해 초연곡을 선보이는 공연으로 강상구 작곡가의 ‘달항아리’, 서양악기인 트롬본과 협연하는 이문석의 ‘천마도’, 밀양아리랑을 주제로 한 이정호의 ‘적월’, 경기소리를 변주한 황호준의 ‘태평’ 그리고 뮤지컬과 콜라보레이션한 강솔잎 작곡가의 ‘영웅’이 선보인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중 ‘영웅’의 강솔잎 작곡가(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이 중 ‘영웅’은 세종과 이종무 장군의 대마도 정벌을 소재로 국악관현악과 뮤지컬이 만난 작품이다. 24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국악연습실에서 진행된 연습실 공개 및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강솔잎 작곡가는 국악관현악과 뮤지컬의 결합에 대해 “아무래도 음색 문제가 가장 컸다”고 밝혔다.이어 “똑같은 선율을 연주해도 익숙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처럼 목소리를 감싸주기 보다는 뚫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뮤지컬도 살리고 싶지만 국악관현악도 보여주고 싶어서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고민이 됐어요. 꽉 차 있기 보다 배우들이 비는 공간 있는데 그때 악기하시는 분들이 기량을 확 발휘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더불어 지금 시국에서 예술가로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어요. 그 메시지를 충분히 실어 알맞게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중 강솔잎 작곡가의 ‘영웅’에서 세종으로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뮤지컬단 한경일(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더불어 “이번 작업에서 시너지를 받아 더 좋은 느낌으로 뮤지컬과 국악을 만나게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작업 소감을 밝혔다.이어 강솔잎 작곡가는 “(서울시 산하 7개 예술단체 통합공연) 음악극 ‘극장 앞 홍범도’ 연습과 공연으로 바쁘셨는데도 너무 많이 연습해주셨다”며 함께 한 서울시뮤지컬단의 한일경과 허도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군주의 고뇌, 세종 한일경 “감성적 멜로디와 힘의 시너지” “사운드 등 보컬로서 염려했던 부분은 오히려 쉽게 풀린 것 같아요. 국악관현악이 서곡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채워줘서 솔로 보컬 부분에서 힘을 받았죠.”‘영웅’에서 세종으로 무대에 오르는 한일경은 “다루는 소재가 세종과 이종무 장군 이야기다 보니 국악관현악과 함께 하는 게 오히려 많은 에너지를 주지 않았나 싶다”며 극적 표현에서도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세종은 이종무 장군과는 다르게 감성적 멜로디 라인이 있었어요. 감성적인 부분이나 세종 즉위 1년에 일어났던 왜구 침입에 대한 두려움과 답답함이 음악과 잘 어우러져 표현된 것 같아요.”연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신경을 썼던 부분은 역시 낯선 음악적 구성과 극의 형태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중 강솔잎 작곡가의 ‘영웅’을 시연하고 있는 세종 한경일(왼쪽)과 이종무 장군 허도영(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한일경은 “일단 멜로디가 잘 안들리고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 적응기간이 필요했다”며 “뮤지컬의 경우 보컬이 나오기 전에 퍼커션이나 세션이 있어서 딛고 나갈 수 있다. 건반 등 음을 잡는 포인트가 있는데 국악관현악의 형태에서는 갑자기 조용해진 데서 노래를 불러야 하니 음감이 늦어져 난해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오히려 감성적으로 접근하니까 음악적인 부분까지 해결해갈 수 있었습니다. 호흡을 좀 아래로 두고 충분히 듣고 들어간다는 식으로 포커스를 잡으니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게다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 박호성) 지휘자님께서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그 타이밍을 보면서 적응하고 있습니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 음악회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중 강솔잎 작곡가의 ‘영웅’에서 이종무 장군으로 분하는 서울시뮤지컬단 허도영(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이종무 장군 허도영 “소리로만 표현하는 장군의 위엄과 결의”“국악관현악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템포가 좀 낯설었어요. 계속 들으면서 익숙해지니 보이는 것들이 있어서 해결 중입니다.”대마도 정벌을 앞둔 이종무 장군 역의 허도영은 이렇게 전하며 소리로만 표현해야하는 장군의 위엄과 결의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멜로디 보다는 박자와 리듬이 주를 이루며 보컬의 소리와 동등하게 표현되는 국악관현악에 대해 허도영은 “자칫하면 음악에 말려들 위험이 있어 저만의 것을 잘 생각해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음악적인 것에 맞추면서 대사로만 표현해야하다 보니 연기나 감정표현, 호흡맞추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장군의 위엄과 대마도를 정벌하고 올 만큼의 에너지를 오롯이 소리적으로만 표현해야하다 보니 좀 부담되고 신경이 쓰이기도 했죠. 최대한 기본적인 걸 먼저 숙지하면서 익숙해진 상태예요. 배우로서,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좋은 경험 중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5 14: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홍콩 느와르 명작들, 뮤지컬이 되다! ‘영웅본색’ ‘무간도’

적룡·주윤발·장국영와 유덕화·양조위가 연기한 주요 인물들은 물론 이자웅, 오우삼, 서극, 황추생, 증지위, 진관희, 여문락, 정수문, 진혜림 등이 분한 악역과 주변 인물들, 오우삼·서극, 맥조휘·유위강 등 창작진들까지 유명세를 떨쳤던 홍콩 느와르 명작들이 무대에 오른다.  홍콩 느와르의 시대를 열었던 ‘영웅본색’(英雄本色, 1986)과 그 시대의 정점에 섰던 ‘무간도’(無間道, 2002)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두 작품은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의리와 배신, 복수, 가족애 등을 버무린 이야기,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들, 그들의 깊은 곳을 파고드는 심리묘사, 비극적이고도 묵직한 감정들과 분위기, 유려한 액션과 미장센 등으로 무장한 홍콩 느와르의 대표작들이다.뮤지컬 ‘영웅본색’ 출연진. 위부터 송자호 역의 유준상, 송자걸 이장우, 마크 최대철(사진제공=빅피쳐프러덕션)암흑가를 누비던 전직 보스였던 형 송자호(적룡)와 경찰인 동생 송아걸(장국영), 자호의 암흑가 동료였다 몰락한 후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소마(영어이름 마크, 주윤발)를 둘러싼 눈물겹고 치열한 남자들의 유혈낭자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르네상스의 출발점이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버버리코트 자락과 선글라스부터 입에 문 성냥개비, 위조지폐로 붙이는 담뱃불, 쌍권총과 수백발의 총탄이 난사되는 총격신, 눈물 없인 볼 수 없었던 소마의 죽음과 형제의 화해 등까지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시그니처 요소들의 보고(寶庫)다. 더불어 장국영이 직접 불렀던 ‘당년정’(當年情), 자호와 마크의 과거이야기에 흐르는 ‘기허풍우’(幾許風雨) 등을 비롯한 OST 그리고 “형제란…” “신을 믿나? 내가 바로 신이야. 자기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신이지” “강호의 도의는 사라진 지 오래” 등 명대사까지 ‘영웅본색’의 모든 것이 트렌드가 됐고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그렇게 홍콩 및 대만 금마장영화제 작품상·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중화권은 물론 한국에서도 일군의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영웅본색’이 12월 17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뮤지컬로 개막해 월드 프리미어(전세계 최초)된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으로 작품성은 물론 흥행력까지 갖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는 작품이다. 왕용범 연출이 ‘천녀유혼’ 등과 더불어 뮤지컬화를 염두에 두고 판권을 사들여 꽤 오래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25일 빅피쳐브러덕션은 월드 프리미어될 뮤지컬 ‘영웅본색’의 1차 캐스팅을 공개했다. 적룡이 연기했던 송자호 역에는 유준상, 자호의 동생이자 경찰로 장국영이 분했던 송자걸에는 이장우, 주윤발이 표현했던 소마이자 마크는 최대철이 캐스팅돼 호흡을 맞춘다. 자호와 마크를 배신하며 조직에 대한 야욕을 불태우는 아성은 김대종, 자걸과 사랑을 키워가는 전 마약상의 딸 페기는 제이민이 연기한다.  영화 ‘영웅본색’(사진제공=조이앤시네마)뮤지컬 ‘영웅본색’의 제작사 빅피쳐프러덕션은 “영화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시초이자 콘텐츠 자체로도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작품”이라며 “원작의 매력은 가져오되 영화와는 다른 공연만의 현장감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가치와 힘을 지닌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장르를 만나 융합하면서 비롯되는 생동감이 시너지를 불러올 것”이라며 “그것이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 6월 오디션을 진행한 ‘영웅본색’은 ‘하늘처럼’(Like the Sky), ‘거짓말 같은 그대’(Unreal Reality) 두 개의 넘버를 공개했다. ‘하늘처럼’은 과거를 청산하려는 자호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의 희망을 떠올리는 넘버로 파워풀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에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실린다. ‘거짓말 같은 그대’는 잠입수사에 나선 자걸이 과거 마약왕이었던 고회장의 딸 페기와 데이트 중 수족관 앞에서 춤을 추며 부르는 곡이다. 잠입수사라는 위험천만한 상황과 연인과의 단란한 한때가 아슬아슬한 판타지로 표현된다.영화 ‘무간도’(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2020년 상반기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인 뮤지컬 ‘무간도’는 ‘광염소나타’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등 한국 창작 뮤지컬을 일본 등에 소개하는 신스웨이브의 첫 자체 제작 작품이다.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K뮤지컬 르네상스를 꿈꾸는 신스웨이브가 2017년 제작권리를 확보해 주도적으로 제작을 진행 중이다.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 진영인(양조위)과 경찰조직에 침투한 범죄조직원 유건명(유덕화), 경계에 선 인물들의 고독, 혼란, 불안 등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의미심장한 대사와 분위기, 묵직한 미장센과 감정표현 등으로 무장한 ‘무간도’는 뒤통수로도 연기를 한다는 찬사를 받은 양조위·유덕화의 섬세함과 저력이 돋보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할리우드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이 ‘디파티드’(Departed)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을 휩쓸었다. 제작사 신스웨이브에 따르면 남자들만의 의리나 영웅담 보다는 순간의 선택으로 경계에서 서서 휘청이는 인물들의 감정에 무게 중심을 둔다. 지난 4월 ‘라흐마니노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을 연출했고 ‘보도지침’ ‘톡톡’ ‘대학살의 신’ ‘십이야’ ‘템페스트’ 등을 각색·집필한 오세혁 작가와 ‘광염소나타’ ‘리틀잭’ ‘난설’ ‘어린왕자’ 등의 다미로 작곡가·음악감독이 꾸린 넘버 30곡 중 17곡을 선보이는 글로벌 쇼케이스 콘서트를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지난 4월 열린 뮤지컬 ‘무간도’ 글로벌 쇼케이스 콘서트 현장(사진제공=신스웨이브)현재 한중일을 아우르며 창작진과 출연진 꾸리기, 월드 프리미어 국가 및 시기를 가늠 중인 ‘무간도’의 숙제는 섬세함과 묵직함을 담은 유려한 영상미, 의미심장한 분위기, 눈빛은 물론 뒤통수까지도 연기를 했던 배우들 등 영화가 가진 미덕을 어떻게 무대화하느냐다. “기대가 크다”는 한 공연 관계자는 “그동안 무비컬(무비+뮤지컬)의 성공사례가 적지 않다. ‘무간도’ 역시 어떻게 뮤지컬 언어로 재가공할지가 제작진의 숙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원작, 창작진, 스토리, 비주얼 등 서양화된 경향이 강한 지금까지의 한국 창작 뮤지컬들과는 달리 ‘무간도’는 아시아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라는 데서 새로운 시도”라고 덧붙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5 07: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오페라로 재탄생될 ‘1945’의 고선웅 연출 “매일이 브라보! 창작 오페라의 가능성을 만나다”

오페라 ‘1945’의 고선웅 연출(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연극은 다층적이고 여러 캐릭터들이 가진 이야기에 심도가 있죠. 하지만 오페라는 그렇게 표현하기가 어려워요.”2017년 초연됐던 배삼식 작가의 연극 ‘1945’가 오페라로 변주된다. 오페라 ‘1945’(9월 27,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고선웅 연출의 말처럼 스토리와 캐릭터 중심의 연극 대본을 노래로 풀어내는 오페라로 변주하는 과정은 위험요소가 적지 않은 작업이었다.게다가 ‘1945’는 해방 직후 중국 만주 장춘 소재의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를 배경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의 이야기로 섬세한 감정 표현과 복잡 미묘한 주제의 중첩이 필요한 작품이기도 하다.오페라 ‘1945’ 창작진들. 왼쪽부터 최우정 작곡가, 정치용 지휘자, 고선웅 연출, 배삼식 작가(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위안부였던 분이(소프라노 이명주)와 임신한 일본인 여자 미즈코(소프라노 김순영), 위안소 중간관리자였던 박섭섭(메조 소프라노 김향은), 분이에게 호감을 가진 오인호(테너 이원종), 섭섭과 정분이 난 장막난(바리톤 이동환), 구제소의 어른 이노인(바리톤 유동직), 한글강습회를 열려는 구원창(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생활력 강한 김순남(메조소프라노 임은경) 등이 얽히고설켜 이야기를 꾸린다. 배삼식 작가가 직접 대본을 다시 꾸렸고 고선웅 연출과 최우정 작곡가, 정치용 지휘자 등이 힘을 보탰다.“배(삼식) 작가가 지혜롭게도 오페라 문법에 맞게 풀어냈어요. 민초들의 삶, 등장인물들 각각의 색깔 등이 어렵지 않게 잘 표현되고 있죠. 사실 오페라는 노래 한곡으로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어요. 노래가 가진 경제성 안에서 인물들의 캐릭터가 존재하기만 하면 되죠. ‘치욕이오. 그러나 견뎌야 하리’로 구원창을, ‘돌무덤에 돌이라도 하나 놓고 싶다’로 이노인을 표현하거든요.”해방 직후 중국 만주 장춘 소재의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를 배경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의 이야기. 오페라 ‘1945’ 연습현장(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그리곤 “연극이 관객들을 너무 긴장시키고 집중시킨다면 오페라는 물 흐르듯 노래로 표현한다”며 “전혀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오페라가수들의 연기력도 걱정거리였지만 고선웅 연출은 “매일이 브라보!”라고 말을 보탠다.“노래하면서 오케스트라에 맞추랴 연기하랴 다들 어려울 텐데 너무 잘하고들 계세요. 노래도 잘하시는데 연기 호흡도 일취월장으로 좋아지고 있죠. 오늘도 ‘브라보’를 외쳤어요.”◇더 이상의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아베가 봤으면 좋겠어요”“오페라의 음악이라는 장치가 매력적이에요. 위안부 분이와 적이었던 일본인 미즈코 두 사람이 갈등하고 서로를 죽일 것 같다가도 슬픈 선율 하나면 ‘너나 나나 똑같아’가 되거든요. 점프도, 비약도 쉽지만 인물을 이해하기도 쉽죠.”연극으로 초연됐을 당시 위안부였던 조선여자 분이(연극에선 이명숙)와 침략국이었던 일본인 미즈코 그리고 위안소 중간관리자로 같은 조선소녀들을 핍박하던 여자 섭섭(연극에선 박선녀)의 화해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그런 관점들이 논쟁거리가 될 수는 있다”면서도 “오페라에서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작가가 하려던 것은 주민증, 호패가 생기기 전의 사람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적국관계이면서도 동지로 같이 있었던 두 사람은 구제소까지 같이 갈 수밖에 없었어요. 미즈코는 아기를 가졌고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죠. 분이 입장에서는 (미즈코를) 그냥 두고 가면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렇게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된거죠.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짠해요.”오페라 ‘1945’의 고선웅 연출(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그리곤 ‘1945’에 대해 “평화에 대한 이야기”라며 “몰상식하게 누군가의 권리를 침탈하는 그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분이, 미즈코, 섭섭 등 전쟁이라는 피치 못할 불가항력의 상황 속에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각자의 길을 간다. ‘더 이상 전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응축된 메시지를 담담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아베가 이 작품을 꼭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얼마나 관대한지, 분이가 미즈코를 끝내 어떻게 보호해 동행하는지를요. 자신들이 쳐들어온 건 기정사실인데 쿨하게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위안부 문제 역시) 국가가 나선다고 정리되는 게 아닌, 개인 정서의 문제죠. 사적인 건 사적으로 정리해야하는데 일본은 좀 유치한 것 같아요.”오페라 ‘1945’의 고선웅 연출(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창작 오페라의 가능성 “광맥이 있어요!”“사실 저도 염려를 했어요. 하지만 기우였던 것 같아요.”오페라는 서양 귀족이 향유하던 장르였고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한다. 그 소재 역시 귀족이나 왕족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오페라가 한국 특유의 한과 민초들의 절박함이나 투박함, 일상성 등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저는 지루한 건 못견디는 사람인데 우리 오페라는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아요. 오케스트레이션과 합창이 들어가 멋질 것 같아요. 구제소 느낌이 나는 사실적인 공간이면서도 합창하기 좋은 구조로 무대도 꾸렸죠. 지금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나올 수는 방법을 고민 중이죠. 에너제틱한 몹신, 신나는 장면도 있고 장관(壯觀)도 있을 거예요. 연극에도 있었던 분이와 미즈코의 바닷가 신도 있어요. 한마디로 표현이 안되는 복합적인 장면으로 저렇게 될 수밖에 없겠구나 싶게 표현됐죠.”더불어 고선웅 연출은 창작 오페라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오페라 ‘1945’에 대해 “샹들리에, 와인, 화려한 의상, 무도회 등이 등장하는 서양 궁정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이야기”라고 표현했다.“가사를 쓴 배 작가의 문학성으로 아리아에 품격이 생겼어요. 또 최우정 작곡가가 한국적 정서와 선율, 대중적 코드를 많이 넣어 아리아를 만들었죠. 음악적으로 주고 받는 변화도 흥미로워요. 분명 오페라적인 아리아와 합창이 있지만 굉장히 친근해요. 게다가 우리 말로 하다 보니 정서적 동화도 빠르고 감점이입도 쉬워요. 제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격조가 떨어지지도 않아요.”그리곤 “장르적으로 보면 연극보다는 오페라에 더 어울리는 작품 같다”며 “인물들이 더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표현된 연극도 훌륭하지만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보탰다.“격동하는 시대의 군중의 삶을 노래로 표현하니 더 에너지가 느껴져요. 오페라로 만들어 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요. 처음 창극을 했을 때 ‘광맥’(鑛脈)이 있다고 했어요. 한국 문화의 총체적 힘이 느껴졌거든요. 서양 장르지만 오페라도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이야기와 정서를 담아내느냐에 따라 훌륭한 창작 오페라도, 소재도 많이 발굴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1 22:00 허미선 기자

[B사이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이 전하는 전혀 다른 네명의 페르젠 그리고 라면으로 행복해지는 일상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여배우와 여배우가 동등하게 무대에 서서 할 수 있는 작품이 흔치 않아요. ‘마리 앙투아네트’와 ‘위키드’ 정도죠. 그런 작품이 너무 소중해요. 감사하고 행복하게도 저는 두 작품을 다 할 수 있었죠.”이렇게 전한 김소현은 현재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11월 1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현·김소향)로 분하며 혁명을 이끄는 마그리드 아르노(장은아·김연지)와 팽팽하게 맞서며 격돌한다.2014년 초연된 후 5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형장의 이슬로 사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바탕으로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투영하며 혁명을 이끄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와 대비시키는 이야기다.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작·작사가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ey) 작곡가의 콤비작이다.“그런 작품에서 여배우와 여배우는 되게 불꽃이 튀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래요. 저번 시즌 차지연·윤공주 배우랑도 그랬고 이번 시즌 (장)은아·(김)연지랑도 불꽃이 튀죠. 그렇게 진심으로 불꽃이 튀면서도 마음이 통한다는 게 신기해요.”이어 “연습실에서 은아, 연지랑 정말 목놓아 연습했다”며 “매일 공연처럼, 죽을 듯 스파르타식으로 혹독한 트레이닝을 치렀다”고 귀띔했다.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마그리드 역의 장은아(위)와 김연지(사진제공=EMK뮤지컬)“마그리드랑 싸울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여자랑은 그렇게 파이팅 넘치게 싸워본 적이 없거든요. 지난 시즌에는 너무 어색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려면 두근거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엄청 잘 싸워요. ‘마리 앙투아네트’를 하면서 극복했죠. 실제로 마리가 마그리드 같은 존재와 싸우기도 했을까 싶고 그래요.”◇박강현·정택운·황민현 그리고 남편 손준호…전혀 다른 매력의 페르젠“과연 같은 역할인가 싶을 정도로 네 페르젠의 매력이 다 달라요. 똑같은 액션이어도 상대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리액션이 와서 매 공연이 새롭고 재밌어요.”김소현은 마리 앙투아네트로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강현, 빅스의 정택운, 워너원 출신의 뉴이트스(JR·Aron·백호·민현·렌) 멤버 황민현 그리고 남편 손준호의 전혀 다른 매력에 대해 털어놓았다.“(황)민현씨는 굉장히 맑은 눈으로 순수한 감정을 표현해요. 그래서 저도 꾸밈없이 깨끗한 목소리를 내게 되죠. 좀더 소녀 같은 마리를 할 수 있어요. 첫 뮤지컬인데도 눈빛에 흔들림이 없어요. 뮤지컬은 처음이지만 아이돌의 혹독한 훈련으로 다져진 내공은 무시할 수가 없구나 싶죠.”그리곤 “흔들림 없는 심지가 페르젠과도, 귀족 백작이라는 설정과도 잘 어울려서 의지하면서 공연하고 있다”며 “한결 같이 똑같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게 신기하다”고 덧붙였다.“(박)강현씨는 ‘엘리자베스’에서 저를 죽이는 역할(루이지 루케니)이었는데 이번엔 저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어요. 서정적인 목소리가 너무 너무 좋아요. 목소리만 들어도 황홀하고 촉촉한 그 눈빛이 매력적이죠. 소프트하면서도 강한 힘이 있어요.”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의 박강현(왼쪽부터), 뉴이스트 황민현, 빅스 정택운(사진제공=EMK뮤지컬)전작인 뮤지컬 ‘엘리자베스’에서 엘리자베스와 죽음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정택운(빅스 레오)에 대해서는 “전작에선 저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녔는데 이번엔 제가 엄청 매달리고 있다”며 쾌활하게도 웃는다.“전작 ‘엘리자베스’에서는 섹시했었는데 ‘마리 앙투아투아네트’ 페르젠으로서는 생각보다 터프하고 강한 매력이 있어서 놀랐어요. 사랑을 떠나보내는 장면에서도 강렬한 표현을 많이 하는 페르젠이죠.”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 뿐 아니라 ‘엘리자벳’ ‘팬텀’ ‘명성황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이자 남편 손준호에 대해서는 “귀족 전문 배우”라고 표현했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울로 데뷔해서 ‘삼총사’ 아라미스, ‘팬텀’의 필립 드 샹동 백작, ‘명성황후’의 고종 등을 통해 애티튜드 자체가 잘 만들어져 있는, 듬직한 페르젠이에요. 너무 감사한 건 전혀 손준호로 안보인다는 거죠. 이번엔 부부가 아닌 연인이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와 애슐리 윌크스로) 위험한 관계로 호흡을 맞춘 후로는 연인으로 같이 무대에 설 일이 없었거든요.”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의 손준호(사진제공=EMK뮤지컬)그리곤 “부부 역할이 아닌 연인으로서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해주시고 궁금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14kg을 감량하면서 손준호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을 보탰다.“아이돌 멤버들과 외투도 같이 입고 잠시 숨기고 있던 데뷔 당시의 날렵함이 다시 돌아왔죠. 같은 배우로서 역할에 따라 변신하려는 노력이 너무 대단해 보여요.”◇바닥에 머리를 찧고 칼에 찔려도…차곡 차곡 쌓이는! “성격이 발랄한 것 말고는 금수저와는 정말 관련이 없어요. ‘팬텀’의 크리스틴부터 귀족, 공주, 왕족 등의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다들 그런 줄 아세요. 목소리 자체가 클래식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중간 중간 변신도 하긴 했거든요.”이어 “비극이 아닌 작품을 한 지가 너무 오래 됐다”며 “(2013년) ‘위키드’ 글린다가 마지막 같다”고 털어놓았다.“10cm 정사각형에 발 딛고 올라가 자유롭게 놀라고 하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약속이 많은데다 뒤늦게 합류해 연습과정을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무대에 올라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해준 작품이죠. 마음껏 펼치지 못해 아쉽지만 사실은 그리운 작품이에요.”이어 “악역이나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같은 역할을 좀 해보고 싶다”며 ‘변신’에 대한 욕심을 귀띔하기도 했다.“무대 위에서 스펙터클한 인생을 살기 위해 내면의 것을 끌어내면서 ‘불행하다’ ‘힘들다’ 느끼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처럼 매번 라이브로 공연하는 사람들은 감수해야할 것도 너무 많거든요. 얼마 전에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죽기 전 수레를 타고 가다 엎어지는 장면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이마를 바닥에 찧어서 상처로 남았어요. ‘명성황후’를 할 때는 칼에 찔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죠. 그런 걸 떠올리면서 마리는 이 보다 더 큰 아픔을 겪었겠지 깨닫기도 해요.”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어려움을 전한 김소현은 “매번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면서도 박수를 받으면 또 다 잊는다”며 “이 일을 10년 넘게 반복하면서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남들 보기에는 작은 불행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배우로서,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자아를 찾게 되고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같은 작품, 배우로서의 일을 반복하면서 보이지 않던 장면, 대사 등이 마음에 들어오는 이유도 그 차곡차곡 쌓인 것들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라면으로도 행복해지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요즘은 라면도, 김치도 못먹어요. 목에 껄끄러움이 느껴지면 감정을 표현하는 데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거든요. 공연 4시간 전에부터는 물만 마시기도 해요. 제가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건 흰 쌀밥과 김 뿐이죠.”이에 밥을 두 그릇씩 먹기도 한다는 김소현은 “수도승처럼 살아야 하다 보니 스스로 ‘빠져나오라’고 주문을 걸어주지 않으면 너무 힘들고 우울해진다”면서 “공연이 없는 날 아침에 먹는 라면이 너무 맛있고 좋다”고 말을 보태기도 했다.“무대에서 불행을 쏟아내고 예능과 먹방을 봐요. 매운 걸 너무 좋아하는데 먹지 못하니 먹방을 찾아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곤 하죠. ‘마리 앙투아네트’를 준비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다 유튜브에 빠졌버렸어요. 유튜버들이 올려둔 역사, 야사 등을 보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죠.”이어 “공연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 귀가해 5시 30분이면 일어나야 한다. (아들) 주안이의 도시락을 싸고 준비물을 챙기는 삶의 반복”이라며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저는 잠자는 시간을 세지 않아요. ‘3시간 밖에 못잤다’고 인식하지 않으면 힘든 걸 모르거든요. 그러면서도 에너지가 나는 걸 보면 제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느껴요. 아직도 50회 가량의 공연이 남아 있지만 그 걱정으로 오늘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에너지가 당연히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에너지는 쓰면 쓸수록 나온다는 말을 저는 믿고 있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1 20: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의 반문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 “남자들만 싸우는 줄 알지?” “아버지만 싸우는 줄 아시죠?”서울시 산하의 7개 예술단체(서울시극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국악관현악·청소년국안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총출동한 세종문화회관 최초의 통합 브랜딩 공연인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9월 20, 21일 세종문화관 대극장) 등장인물들은 번갈아가며 반복해서 반문한다.‘극장 앞 독립군’은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 등 항일 무장투쟁을 진두지휘했던 홍범도(강신구) 장군이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문지기로 살았던 말년의 삶을 조명한다.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독일과의 전쟁으로 일본의 지원이 절실해진 소련 정부가 그들(일본)에겐 불편한 존재일 한국인들의 고려극장 폐관을 결정하면서 마지막 공연인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따른다. ‘날으는 홍장군’은 스스로를 ‘버들강아지작가’라 소개하는 청년 극작가 박한춘(허도영)이 72세의 홍범도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린 극 중 극이다.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극장 앞 독립군’ 프레스콜에서 서울시극단장인 김광보 총연출은 “영웅적 서사를 얘기하고자 한 건 아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포수가 되고 독립운동가가 되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수위로 일하다 마지막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를 듣고 극장이라는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극 중 대사에서 있듯) 홍범도 장군이 ‘매일 그 앞을 지나갔을’ 그때의 고려극장과 현재의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 배우들의 접점을 찾아갔죠.”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고연옥 작가 역시 “그 시대 항일 독립운동 전선에 계셨던 분들은 영웅적이고 대단한 분들이 아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며 “이 시대에도 보통사람들이 독립군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 싸움에 대한 다양한 인물들의 반문은 고려극장의 연출가 연태용(박성훈)과 그의 아내이자 극장장 최보경(유미)의 갈등과도 일맥상통한다. 예술을 우선하는 연태용은 현실적인 문제들로 잔소리를 해대는 최보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다. 최보경 또한 예술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극장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꿈에 젖어 사는 남편을 원망하곤 한다.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두 사람의 진심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최보경에 연태용에게 “당신만 예술하는 줄 알았지?”라고 반문하는 듯하기도 하다.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그렇게 ‘극장 앞 독립군’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싸움과 고려극장 연출가·극장장를 비롯한 배우들이 벌이는 예술에 대한 갈등에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이 매일 행(行)하는 저마다의 싸움을 빗댄다. 이에 대해 고연옥 작가는 “평범한 우리도 각자 싸우고 있다는 의미”라고 표현했다.“홍범도 장군 이야기이면서 고려극장 배우들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규모면에서는 고려극장 보다 크지만 세종문화회관과 그 앞을 지나다니는, 과거의 홍범도처럼 평범한 사람들로까지 확장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작품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1 14: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특별한’ 사람들…연극 ‘앙상블’

연극 ‘앙상블’ 이자벨라 예수정(왼쪽)과 아들 미켈레 유승락(사진제공=극단 산울림)“장애 문제 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경쟁이 우선시되는 시대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런 가치 말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 누군가가 ‘미켈레’라는 특별한 존재입니다.”19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앙상블’(9월 19~10월 20일) 프레스콜에서 원작자이자 미켈레를 연기한 배우이기도 한 파비오 마라(Fabio Marra)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장애문제도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인가,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나뉘는가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연극 ‘앙상블’(사진제공=극단 산울림)“정상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절대적으로 상대적이지 않잖아요. 우리 고향에서는 서로 포옹을 하며 인사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한국은 그렇게 보이지 않은 것처럼요. ‘정상성’은 거슬리는 주제이고 그 단어 자체가 상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 ‘앙상블’은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 기념작으로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미켈레(유승락)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 이자벨라(예수정)와 집을 나간 지 10년만에 돌아온 딸 산드라(배보람)의 이야기다.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였고 2017년 파리에서도 공연된 ‘앙상블’은 영화 ‘도터’ ‘말모이’ ‘허스토리’ ‘신과함께 1, 2’ ‘도둑들’ ‘부산행’ 등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톱스타 유백이’ 등 최근 TV와 스크린 활동에 주력하던 예수정의 1년 6개월만에 무대 복귀작이다. 연극 ‘앙상블’ 이자벨라 예수정(사진제공=극단 산울림)예수정은 “햇빛처럼 아름다운 인류, 우리 아들(미켈레)을 만나서 좋았다”며 “저 역시 다른 사람을 만나면 먼저 움찔하게 되고 (내가 가진) 아름다움을 표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켈레가 표현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서른을 훌쩍 넘긴 지적 장애 아들을 돌보느라 지쳤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엄마 이자벨라의 감정을 마냥 폭발시키거나 과장하기 보다는 절제와 일상성으로 표현하는 예수정은 “감정이 더 올라가면 감정이 없어진다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이게 인생이지, 먹어야지, 수영해야지, 지금 뭐 해야지 등 삶을 비교하면서 그렇게 했어요. 따귀를 때리는 것부터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죠.”예수정의 연기에 대해 파비오 마라는 예수정에 대해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며 “(언어가 달라) 말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예수정이) 이자벨라의 감정을 표현할 때 스펀지처럼 흡수됐다”고 평했다. 이어 “다른 언어로 공연될 때마다 놀랍지만 특히 한국은 공연의 본질을 잘 캐치한 것 같다. 보면서 웃기도, 울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심재철 연출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서양 이름일 뿐 우리 정서랑 이렇게 닮았을까 싶었다”며 “이자벨라를 보며 우리 엄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을 보탰다.“예수정 배우가 이자벨라 역에는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평소에도 연기에 까다로운데 이자벨라가 그런 면이 있어야 절제도 되고 강단도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연극 ‘앙상블’ (사진제공=극단 산울림)이어 심 연출은 “무엇보다 신경 쓴 건 딸과의 관계”라며 “산드라의 제안은 오빠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이다. 비인간적으로 보여져서는 안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 서로 다르다는 겁니다. 산드라 입장이 어떻게 하면 현실로 잘 받아들여지게 할까 엄마와의 관계에 신경을 썼죠. 그런 균형, 서로 다르다는 것이 양극화가 만연한 사회에서 오히려 공조의 의미 같았거든요.”번역을 맡았던 임수현 예술감독 역시 “이제벨라와 산드라의 대화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에 주안점을 뒀다”며 “더불어 미켈레는 조심스러웠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언어와 호흡이어서 지나치게 희화화되거나 진지하지 않아야 했다”고 말을 보탰다.연극 ‘앙상블’ (사진제공=극단 산울림)“따뜻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는 결말”이라는 평에 파비오 마라는 “산드라는 결국 갈등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서 집을 나갔지만 엄마 이자벨라가 과거를 알리지 않음으로서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문을 열였다.“언제나 자신의 자리는 가족 안에 있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장애 문제 분 아니라 가족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0 20:00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미래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연극 ‘렛 뎀 잇 머니’ 안드레스 바이엘 연출가 “두려움이 곧 미래 원동력”

연극 ‘렛 뎀 잇 머니’ 안드레스 바이엘 연출(사진제공=LG아트센터)“한국과 독일 양국은 비슷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비슷한 질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분단의 경험만이 아니에요. 위협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들이 무언가를 빼앗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미래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공통의 질문이 출발을 할 수 있거든요.”2028년의 경제, 사회, 환경, 외교, 노동 등 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일들로 엮은 연극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 Which Future?! 9월 20, 21일 LG아트센터)를 연출한 안드레스 바이엘(Andres Veiel)은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지난해 독일에서 초연된 ‘렛 뎀 잇 머니’는 막스 라인하르트, 베르톨트 브레히트, 하이너 뮐러,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이 거쳐간 독읠 극장 ‘도이체스 테아터’(Deuthsches Theater Berlin, 이하 DT) 작품이다.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 2001년 유럽영화상 다큐멘터리상(2001) 등을 수상한 연극 연출가이자 영화감독 안드레스 바이엘 작품으로 도이체스 테아터와 독일의 홈볼트 포럼(Humboldt Forum im Berliner Schloss)이 2017년 가을부터 1년여 동안 다양한 분야의 학자, 전문가, 시민들로 꾸린 13개 워크숍을 통해 토론하고 탐구한 결과물이다.◇미래에 대한 질문들, 그에 대한 극렬한 탐구연극 ‘렛 뎀 잇 머니’ 독일 공연사진(사진제공=LG아트센터)“한 전문가가 10년 후 미래에 대한 질문과 시나리오를 준비했어요.”제작 과정에 대해 이렇게 전한 안드레스 연출가는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일을 하게 될까,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이 존재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나 홍수, 건조한 날씨 등이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가 간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될까, 독립된 국가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아니면 서로의 관계를 중시할까, 아예 국가 자체가 해체돼 버릴까 등의 질문”을 예로 들었다.이들 중 ‘국가’에 대한 질문은 워크숍 중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진 이슈이기도 하다.“젊은 참가자들은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살아가기 때문에 더 이상 여권 같은 건 필요없다는 ‘슈퍼 시티즌’을 주장했어요. 노트북과 콘센트만 있으면 연결이 가능하고 나라에 위기가 있으면 위기가 없는 데 가서 일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이들 마인드에 나이든 사람들은 언짢아했어요. 권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등 좀 더 기본적인 고민을 해야한다고 반박했죠. 콘센트에 전원을 연결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고 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기 자체가 어디서 만들어지고 책임을 지는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그리곤 “나이 든 세대들은 사람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강력한 국가가 있기를 바랐고 젊은 참가자들은 국가의 권리 보장 보다는 개인의 딜(Deal)과 거래를 통해 살아가면 된다는 입장이었다”고 정리했다.“저희는 국가 개념 보다는 사적인 딜로서 존재하는 나라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안에는 경제 특구 같은 것이 있을 테고 바다 위의 인공섬들이 만들어지고 세금혜택 등의 관계들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13개의 워크숍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한 결과물을 수집해 10년 후 일어날 일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했습니다.”이어 “일종의 참여형 프로젝트로 시작해 예술적 방식으로 나아간 것”이 ‘렛 뎀 잇 머니’라며 “10~12시간에 걸쳐 여러 참여자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연극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연극 ‘렛 뎀 잇 머니’ 안드레스 바이엘 연출(사진제공=LG아트센터)“한 테마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관점들을 연결시키고 싶었습니다. 개별적이 아닌 종합적으로 연결시켜 전체를 바라보게끔 유도하고 있죠. 환경과 경제, 경제와 노동문제 등을 연결시켜 탐구해 이 세상에 많은 복잡한 문제를 예술적 방식으로 끌어내보고자 했어요. 모든 참여자들에게는 크고 작은 도전이었죠. 저희는 예술가이지 전문가가 아니거든요.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예술인이라도 이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이었어요.”이를 “일종의 책임의식”이라고 표현한 안드레스 연출가는 “특히 예술이라는 분야에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보탰다.“그 질문들은 단순히 정치적 사안으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베를린 공연 때 정치인들과의 대화를 진행했어요. 이 작업의 결과물이 극장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효력을 발생시키길 원했고 정치와 예술, 지식과 예술 등 분리돼 만날 수 없었던 세계를 연결시키고자 했거든요.”◇‘두려움’을 원동력으로 한 미래에 대한 가능성 타진  연극 ‘렛 뎀 잇 머니’ 독일 공연사진(사진제공=LG아트센터)“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게 뭘가를 가장 먼저 고민했습니다.”심포지움에서 도출된 여러 아이디어와 결과물을 연극 무대로 옮겨오는 선별 기준에 대해 ‘원동력’이라고 밝힌 안드레스 연출가는 10년 후 세상에 대해 급속도로 발전한 과학기술, 그로 인한 데이터 처리의 최첨단화, 국가 간 경계의 와해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세상 자체는 무자비하고 이기적으로 변하기도 할 겁니다. 인권은 덜 중요해지고 각자의 권리를 찾게 될 거예요. 그런 세상에 저항하는 세력도 나타날 테죠. 이 작품 속에서도 큰 위기 후 개인의 권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저항하는 단체 ‘렛 뎀 잇 머니’가 생겨납니다.”제목과도 같은 ‘렛 뎀 잇 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10년 후를 상상하면서 저항도 상업성과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에서 상품성을 보장하는 사람은 팔로워들이고 그들은 매우 중요하다”며 “팔로워들은 재밌는 이야기와 쇼를 원한다”고 설명했다.연극 ‘렛 뎀 잇 머니’ 안드레스 바이엘 연출(사진제공=LG아트센터)“미래의 영향에 대한 ‘인간은 무엇보다 먼저 먹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한 참여자가 언짢음을 표하며 ‘렛 뎀 잇 머니’를 외쳤어요. 식량이나 영양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경제와 돈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거든요. ‘돈이나 처먹어라! 돈만 갖고는 살 수 없어’라는 의미죠.”이어 “권리를 되찾으려 행동하는 ‘렛 뎀 잇 머니’는 위기의 원인 제공자에게 질문을 던진다”며 “그 위기는 단순히 종말로 가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미래의 시점에서 위기를 제시하고 질문을 미리 던짐으로서 지금의 우리가 그걸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죠. 이 작품의 기본 아이디어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 타진이에요. 어떤 두려움에 의해 마비되고 무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원동력으로 삼아 질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던지기 위한 작품이죠.그리곤 극 속 유토피아적 풍경 중 하나인 “출신, 배경, 인종, 나이, 직업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무조건적 기본 소득”을 예로 들었다 .연극 ‘렛 뎀 잇 머니’ 독일 공연사진(사진제공=LG아트센터)“사람들이 더 이상 일하려 하지 않거나 게을러질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도 있었어요. 하지만 로또를 통해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계속 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실험 사례가 있어요. 무조건적 기본 소득이 유토피아적 관점을 제공하는 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닌)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미래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자유와 노동, 일, 돈 등을 연결시키는 아이디어죠.”그리곤 “유토피아적 이상을 담고 있는 그 아이디어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그 아이디어가 사적 영역에서 활용 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단순히 위기 뿐 아니라 기회에 대해서도 얘기하죠. ‘세상은 그대로구나’라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미래의 위기들 “미래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연극 ‘렛 뎀 잇 머니’ 안드레스 바이엘 연출(사진제공=LG아트센터)“두려움을 일으키는 이슈는 정말 다양했어요. 올해 저는 독일에서 두 번째 여름을 맞았는데 너무 건조해 수확에 문제가 생겼고 숲은 죽어가고 산림 화재는 10배나 증가했어요. 유럽의 각 지역에 이민자들이 다수 들어오기도 했죠.”이들에 대해 “이슈만으로도 (유럽인들에게는) 영향을 미치고 두려움을 느끼는 테마들”이라고 표현한 안드레스 연출은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로 ‘재정 위기’를 꼽았다.“유럽에는 2007~2008년 재정위기로 인한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실시했지만 아직 안정화 단계는 아니고 유럽은 EU 탈퇴를 준비하고 있죠. 이 작품에서는 이탈리아가 EU를 탈퇴한 것으로 설정돼 있는데 그 중심에는 내가 이 상태로 잘 살 수 있을까, 앞으로 내 아이들은 어떤 미래에서 살까 등 존재론적인 이슈들이 있어요.”그는 “2007, 2008년의 재정위기가 저에겐 큰 영향을 미쳤다. 2012년 시점에서 과거로 돌아가 재정 위기를 불러온 책임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라즈베리 엠파이어’(Raspberry Empire)라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며 “그때 만났던 책임자, 전문가들은 미래에도 그때와 같은 재정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도이체스 테아터와 홈볼트 포럼에서 연극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이미 발생한 위기가 아닌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위기를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 위기를 막기 위해 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묻고 싶었죠. 사실 저희가 극을 통해 제시한 10년 후 설정들은 현재도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기후 변화는 시작됐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거나 생체기록이 담긴 칩 기술, 프랑스령의 폴리네시아라는 인공섬도 이미 존재하고 있거든요.”이는 연극 ‘렛 뎀 잇 머니’의 시간적 배경이 더 먼 미래가 아닌 2028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20년 후가 되면 SF물처럼 흘러갈 것 같았다”며 “10년 후라는 미래는 지금 현재를 말하기 위한 거울”이라고 표현했다. 안드레스 연출은 “연극이 도출해낸 질문을 다시 한번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연극이 이 프로젝트의 끝이 아닙니다. 전문가, 정치인 등이 참여해 연극이 도출해낸 질문들에 대해 다시 한번 토론하는 컨퍼런스가 종착역이 될 거예요. 2020년이나 2021년에 이뤄질 이 최종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기후변화가 될 거예요. 지구를 살리기 위해 국가는 어떤 일을 해야하고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 등을 논하게 될 겁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0 14: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프로그램 기획력, 즉흥 베리에이션, 고전·현대음악 아우르는 인재 발굴 위한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출범

롯데문화재단이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한다(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한국의 오르가니스트들은 훌륭한 건반 테크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기본적으로 매우 많이 연주하며 훈련받기 때문인 것 같아요.”18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된 ‘롯데문화재단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2020년 9월 19~26일) 창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Arvid Gast)는 한국의 젊은 오르가니스트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며 “동기부여를 통한 적극적인 자세도 한국 연주자들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2020년 롯데문화재단이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시킨다. 그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심사위원장이자 한국예술종합대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 교수인 오자경 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은 “한국 최초 국제 콩쿠르를 통해 젊은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더 많은 대중에게 오르간 음악을 알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롯데문화재단이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한다(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이어 “한국이 클래식 강국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30여년 전인 1981년에 도쿄 무사시노 오르간 콩쿠르, 중국에서는 2017년 상하이 국제오르간 콩쿠르를 시작해 저희를 앞질렀다”고 아쉬움을 덧붙이기도 했다.롯데문화재단 김선광 대표는 “오르간 콩쿠르를 통해 한국 클래식과 오르간의 발전을 위한 위상을 드높이고자 한다”며 “빠른 시일에 자리 잡아 국제적인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콩쿠르는 10월 10일 오픈되는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지정곡으로 바흐의 ‘6개 트리오 소나타’ 중 1곡의 빠른 악장과 느린 악장 그리고 7~10분 분량의 낭만시대 작품 중 한곡을 연주파일 형태로 등록하면 된다.2020년 4월 30일까지 서류 접수를 거쳐 5월 중 최대 15명 이내의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고 본선 1, 2차, 결선을 진행한다.심사는 오자경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과 한국 최초의 오르가니스트인 연세대학교 신동일 교수, 독일의 아르비드 가스트, 프랑스의 미셸 부바르(Michel Bouvard), 영국의 데이비드 티터링톤(David Titterington), 일본의 나오미 마추이가 맡는다.9월 22일 본선 1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설치된 고아트(GOArt) 오르간으로, 23일 2차와 25일 결선은 롯데콘서트홀의 5000여개 파이프로 구성된 리거 오르간으로 진행한다. 한예종의 고아트 오르간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고아트 연구소가 발견한 바로크시대의 오르간 명장 아르프 슈니트거 제작방식을 그대로 구현한 오르간으로 바흐 시대의 소리를 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오르간이다.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 오자경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 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이에 1차 본선 경연은 바로크 시대의 북독일 오르간 작곡가의 작품 중 한곡과 프랑소아 쿠프랭(F. Couperin), 니콜라스 그리니(N. De Grigny), 피에르 디마쥬(P. Du Mage) 중 한 작곡가의 ‘타이스 엉 타유’(Tierce en Taille), 바흐(J. S. Bach)의 ‘6개의 Trio Sonatas’(BWV 525~530) 중 한곡(전악장)을 연주한다.본선 2차는 세자르 프랑크(C. Frank)의 오르간 작품 중 한 곡과 브람스(J. Brahms)의 ‘프렐류드와 푸가’(Prelude and Fugue in g-minor WoO 10), 1960년 이후의 현대곡으로 경연을 펼친다.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콩쿠르 관계자는 “1차는 바로크 레퍼토리의 해석능력, 2차는 다채로운 장르를 폭넓게 평가한다”며 “2차의 다양한 기획력이 가장 중요하다. 오르간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곡 해석, 현대곡을 통한 현대적 감각, 즉흥 베리에이션 능력까지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1, 2차 점수를 합산해 선발된 5명이 벌이는 결선에서는 박영희의 ‘달빛 아래…별빛아래’와 바흐의 주요 작품을 포함한 50분 프로그램의 자유곡으로 경쟁한다.결선에 대해 아르비드 가스트는 “박영희 작곡가 곡을 제외하고 45분 프로그램으로 짜는 게 좋을 것 같다” 조언하기도 했다.1위는 8000달러, 2위는 5000달러, 3위는 3000달러의 상금과 연주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1위는 2년 간 롯데콘서트홀 기획 공연과 한국오르가니스트 협회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기회가 제공된다.아르비드 가스트는 2007년 북스테후데 콩쿠르 창설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한 해외 콩쿠르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와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북스테후데 콩쿠르는 1707년 뤼벡에서 사망한 디트리히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서거 300주년을 기념해 2007년 시작된 콩쿠르입니다. 그의 작품과 함께 르네상스, 바로크 레퍼토리를 주로 연주하는 반면 이번 콩쿠르는 폭넓은 음악을 연주합니다. 리거 오르간과 역사적인 옛날 음악 연주에 적합한 고아트 오르간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서 폭넓은 레퍼토리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지의 자질을 볼 수 있는 콩쿠르가 될 겁니다.”이어 “특히 리사이틀 형식의 결선에서는 바흐와 위촉곡(박영희의 ‘달빛 아래…별빛 아래) 외에 참가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며 “연주자에게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 기획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콩쿠르”라고 덧붙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19 14: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낯익은 배우들의 무대 나들이…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 ‘앙상블’, 뮤지컬 ‘사랑했어요’

TV 드라마, 예능 및 쇼 프로그램, 영화 등을 통해 낯익은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과 연극들이 연이어 개막한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다시 무대로 복귀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이다.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9월 21~10월 1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는 사별 후 세 딸,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과 날라리 양복쟁이 박동만의 황혼로맨스를 다룬 2인극이다. ‘죽음’을 유쾌하게 다룬 1인극 ‘염쟁이 유씨’, 소박한 가족이야기 ‘당신만이’ 그리고 ‘사랑에 대한 다섯 개의 소묘’ ‘장수상회’ ‘친정엄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의 위성신 작·연출작으로 2003년 초연돼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연되다 5년만에 상경(?)했다.연극 ‘늙은 부부이야기’의 정한용‧이화영(왼쪽)과 김명곤‧차유경(사진제공=예술의전당)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밤을 걷는 선비’ 등과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배우이자 연극 ‘아버지’, 창극 ‘춘향전’, 뮤지컬 ‘오필리어’ 등의 작·연출·출연으로 낯익은 김명곤이 차유경과, 현재 방송 중인 KBS2 아침드라마 ‘태양의 계절’에 출연 중인 정한용이 이화영과 짝을 이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자녀 걱정, 노후의 경제문제, 건강 등이 아닌 성(性)과 사랑, 재혼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위성신 작·연출은 “지난 시즌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늙은 부부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며 “시대가 달라지면서 소소한 변화를 맞았다”고 귀띔했다.뮤지컬 ‘사랑했어요’(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이어 “제2의 청춘이라는 단어 아래 실버세대에게 절실한 것은 사랑”이라며 “첫사랑만큼 절절한 끝사랑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9월 20~10월 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는 드라마 ‘숨바꼭질’ ‘내 남자의 비밀’ ‘황금신부’ ‘인생은 아름다워’ 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레베카’ ‘마타하리’ ‘헤드윅’ ‘엘리자벳’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으로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송창의 출연작이다.2017년 ‘레베카’에 이은 1년 6개월여만의 무대 복귀작인 ‘사랑했어요’는 제목 동명의 곡을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모습’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추억만들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고(故) 김현식의 노래 27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뮤지컬 ‘최후진술’ ‘미아 파밀리아’ ‘해적’ ‘신흥무관학교’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귀환’ 등의 이희준 작가와 뮤지컬 ‘니진스키’ ‘워치’ 등의 정태영 연출, ‘스위니토드’ ‘엑스칼리버’ ‘지킬앤하이드’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원미솔 음악감독,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명성황후’ 등의 서병구 안무가 등 어마무시한 창작진들이 의기투합했다.오직 음악에만 몰두하는 아웃사이더 뮤지션 이준혁과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윤기철,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김은주. 세 사람이 풀어가는 가슴 시린 로맨스를 담고 있다. 이준혁 역의 송창의 뿐 아니라 낯익은 이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한다.뮤지컬 ‘사랑했어요’ 출연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혁 역의 송창의, 윤기철 역의 이재진, 김은주 역의 신고은‧김보경. 아래 왼쪽부터 이준혁 나윤권, 윤기철 문기온‧이홍기(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나였으면’ ‘중독’ 등의 가수 나윤권이 이준혁 역에 더블캐스팅됐고 30일 군입대를 앞둔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뒤늦게 합류한 이재진, 르씨엘 소속의 가수 문시온이 기철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은주 역에는 뮤지컬 ‘144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잭 더 리퍼’ ‘레베카’ 등의 김보경과 ‘빨래’ ‘그날들’ 등의 신고은이 번갈아 연기한다.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 기념작이자 제162회 정기공연인 연극 ‘앙상블’(9월 19~10월 20일 소극장 산울림)은 영화 ‘도터’ ‘말모이’ ‘허스토리’ ‘신과함께 1, 2’ ‘도둑들’ ‘부산행’ 등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톱스타 유백이’ 등으로 낯익은 예수정이 1년 6개월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작품이다. 연극 ‘앙상블’ 예수정(사진제공=극단 산울림)농촌드라마 ‘전원일기’ 중 김 회장 어머니 역의 고 정애란의 딸이기도 한 예수정은 1979년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해 한태숙 연출의 ‘엘렉트라’ ‘세일즈맨의 죽음’, 위안부 문제를 다룬 ‘하나코’ 등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연극 ‘앙상블’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와 집을 나간 지 10년만에 돌아온 딸의 이야기다. 이탈리아의 작가 겸 배우 파비오 마라(Fabio Marra)가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가족의 장애’라는 특별한 상황을 지극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신파나 극도로 과장된 감정선이 아닌 간결한 구어체로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가볍거나 희화하지도 않는다. 뮤지컬 ‘틱틱붐’ ‘유린타운’, 연극 ‘바냐아저씨’ ‘잘자요 엄마’ 등의 심재찬 연출작으로 예수정이 어머니 이자벨라를 연기하고 ‘1945’ ‘맨 끝줄 소년’ 등의 유승락이 지적 장애를 가진 30대의 아들 미켈레, ‘정의의 사람들’ ‘라빠르트망’ 등의 배보람이 10년만에 돌아와 결혼 소식을 알리는 산드라로 호흡을 맞춘다.이번 공연을 위해 원작자이자 2017년 파리 공연에서 미켈레를 직접 연기하기도 했던 파비오 마라가 내한해 ‘관객과의 대화’(9월 22일)에 나서기도 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19 07: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