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군 복무 중인 스타들이 한 자리에! 뮤지컬 ‘귀환’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9-28 14:00 수정일 2019-09-28 14:00 발행일 2019-09-28 99면
인쇄아이콘
‘신흥무관학교’의 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 등 다시 의기투합한 군뮤지컬 '귀환'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소재로 과거와 현재의 청춘들 교차, 이정열·김순택, 샤이니 온유 이진기·엑소 시우민 김민석, 이재균·빅스 차학연, 김민석 인피니트 이성열, 이지숙·최수진, 조권·고은성, 인피니트 김성규·워너원 윤지성 등 출연
뮤지컬 귀환
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내년이 6.25전쟁 70주년인데 13만 3000여명의 전사자들이 가족 품으로 못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호국영령들 모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하는 군의 소명을 생각했습니다.”

육군본부 공보정훈실장인 박미애 장군은 24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군 뮤지컬 ‘귀환: 그날의 약속’(10월 22~12월 1일 우리금융아트홀) 제작발표회에서 ‘전사자 유해 발굴’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육군본부가 주최·주관하고 ‘그날들’ ‘모래시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보도지침’ 등의 뮤지컬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귀환’은 6.25 참전용사 김승호가 전우들의 유해를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여생을 보내는 승호와 유해발굴단에 들어간 그의 손자 김현민을 교차시키며 과거와 현재의 청춘들 이야기를 오간다.

공연사진7
뮤지컬 ‘귀환’창작진, 출연진들(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11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신흥무관학교’의 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현재의 김승호 역에 이정열과 뮤지컬 ‘해적’ ‘블랙슈트’ ‘호프’ 등의 김순택을 비롯해 군 복무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과거 승호에는 샤이니 온유 이진기와 엑소 시우민 김민석, 친구들의 우상인 이해일 역엔 ‘쓰릴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이재균과 빅스 엔 차학연, 오진구 역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닥터스’ ‘피고인’ 등 김민석과 인피니트의 이성열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해일의 쌍둥이 여동생 이해성은 ‘키다리 아저씨’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의 이지숙과 ‘어쩌면 해피엔딩’ ‘킹아더’ ‘맨 오브 라만차’ ‘사의찬미’ 등의 최수진, 승호의 손자 김현민은 2AM 조권과 JTBC ‘팬텅 싱어’ 출신의 고은성, 현민을 유해발굴단으로 이끄는 최우주는 인피니트 김성규와 워너원 출신의 윤지성이 연기한다.

◇그때의 그리고 지금의 청춘 이야기 

공연사진1
뮤지컬 ‘귀환’ 김현민 역의 고은성(왼쪽)과 조권(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육군본부 소통과장이 심성률 대령은 “저희가 특정 연예인 출신 배우들을 개별 섭외해서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장병과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문화 콘텐츠로 전해주고 싶었다.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까지 공문을 내려보내 지원을 받고 일정의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인원들에게 적절한 배역을 줘서 작품을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연예인과 소속사 협의를 통해 출연을 요청하는 과정은 절대 거치지 않았다”며 “자신과 소속사 관계자 동의 하에 소정의 절차 거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소총병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군이 만드는 작품에서 사회에서의 재능을 살려 장병과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 던지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뮤지컬을 하는 데 대해 하고 싶은 일을 편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사진2
뮤지컬 ‘귀환’ 이해일 역의 인피니트 이성열(왼쪽)과 이재균(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김동연 연출은 “전작 ‘신흥문관학교’도 그랬지만 ‘귀환’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공감을 얻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군국 홍보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이 공연을 보면서 메시지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결국 청춘들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청춘들인 배우들이 공감하지 않는 이야기는 관객과의 공감도 어렵죠. ‘귀환’의 시작점도 거기서 시작합니다. 배우들이 감동받고 공감하는 이야기로 관객을 만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싸운 청춘들이 지금의 청춘들과 다르지 않아요. 유품들에 삼각자, 교과서 등이 있었죠. ‘데미안’을 잃고 미적분을 공부하며 영어단어를 외웠던, 지금과 다르지 않은 그 시대 청춘들의 모습을 뮤지컬로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공연사진6
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희준 작가는 “‘신흥문관학교’는 문헌조사 비중이 컸고 ‘귀환’은 현재 활동 중인 발굴단 병사들 인터뷰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그들이 발굴작업을 그냥 군복무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해발견 당시의 전율, 엄숙한 감정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얘기해 주셨다”고 대본 집필 과정을 전했다.

이어 “학도병에 참전했던 (제) 아버지 인터뷰를 통해 그때 학생들의 언어, 대화, 공부한 것 등에 대한 생생한 고증이 가능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넘버를 꾸린 박정아 작곡가는 “(현재 활동 중인 발굴단 병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듣고 소통하면서 작업했다”며 “가슴 아픈 사연들을 캐릭터별로 옮겨가면서 일치화해 작업했다. 저 스스로도 치유되는 부분이 있었다. 배우들도, 관객들도 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귀환
뮤지컬 ‘귀환’(사진제공=육군본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박미애 장군 전언에 따르면 뮤지컬 ‘귀환’에 참여하는 장병들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고(故) 남궁선 중사의 안장식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과거 승호 역의 이진기는 장병들을 대표해 사뭇 진지한 방문소감을 전했다.

“영결식을 다녀온 건 소감이나 감상을 이야기할 포인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엄숙한 장례식이었고요.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한시라도 빨리, 유족 분들이 살아계실 때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생생힌 증언을 얻어서 잘 전할 수 있게, 책임감 있게 노력해야한다고 마음 속 깊이 다짐하면서 만들고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