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人더컬처] 다시 무대로 박해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으로!”

배우 박해미가 1년만에 공식석상에 섰다(연합)“1년 간 죄인 아닌 죄인처럼 있었어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내가 할 일은 이거(무대)구나’ 했어요. 늪에 빠지고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더 기분 좋게 해보자 싶었죠.”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사고로 두문불출했던 박해미가 랩 뮤지컬 ‘쏘 왓?’(So What? 8월 29일부터 오픈 런, 원패스아트홀) 제작발표회로 1년만에 공식석상에 섰다.‘쏘 왓?’의 총감독으로 제작발표회 진행에 나선 박해미는 연신 웃는 모습을 유지했지만 “사실 밝게 웃고 있지만 안에는 좀 그래요”라던 그의 말처럼 행사 진행 중 울컥하기도 했다. 제작발표회 후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과 대면한 그는 “어느 누군가 제가 웃는 걸 보고는 울더라”며 “눈은 울고 있는데 웃고 있다면서”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랩 뮤지컬 ‘쏘 왓?’의 총감독으로 나선 박해미는 울컥하기도 했다(연합)“참고 참았어요. 1년 동안 잘 버티다가 울컥했어요. 우리 아들(황성재)도 (우는 모습을) 못 봤어요. 오보도 있었고 너무 힘든 1년을 보냈지만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더 큰 일도 있었고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고 믿고 있거든요.”◇노래는 종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이 여기까지 오게 했죠”“암전, 음악, 다시 조명과 함께 인아웃 등 심장이 뛰는 것처럼 살아 숨 쉬는 무대가 저를 이끌었어요. 그 힘이 저에겐 종교죠. 전 노래를 종교로 생각하고 살아왔고 무대에 집중하는 사람이거든요.”복귀작으로 뮤지컬을 선택한 데 대해 박해미는 이렇게 전하며 “태생적으로 무대를 사랑한다”고 부연했다. 배우가 아닌 총감독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창작활동 그 자체가 재밌다. 어려서부터 그랬다”며 “10년 전만 해도 무대 위 배우들을 보면 나도 오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고 전했다.“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돈이죠.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1년을 계획했던 ‘키스 앤 메이크업’을 (사고 때문에) 한달만에 접으면서 엄청난 손해를 봤어요. 배우들, 극장주도 손해를 봤고 학교 단체 관람도 죄다 취소됐죠. 그때를 떠올리면 아파요. 학교에도 사표를 냈고 1년 동안 팔다리를 잘랐죠. 한푼도 수입이 없었지만 하고자 하는 열정은 하늘을 찔렀어요. 그래서 해보자 한 게 여기까지 왔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기도 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복귀작 ‘쏘 왓?’ “아시아를 넘나드는 작품이 되도록!”뮤지컬 ‘쏘 왓?’(연합)“청년과 성(性)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고 뒤안길에서 배우기 때문에 성에 대한 아름다움과 책임 없이 재미로만 생각하는 기성세대의 왜곡된 성의식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복귀작으로 ‘사춘기’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전한 박해미는 “게다가 제 아들 둘이 혹시 나가서 잘못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성에 대해서는 터부시하고 입 다물게 해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않죠. 하지만 피하면 안돼요. (부모와 자식, 아이와 어른이) 노골적으로 얘기해줘야 하죠. 전 제 아들과 거리낌 없이 편하게 얘기해요.”뮤지컬 ‘쏘 왓?’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원작인 독일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 희곡 ‘사춘기’(원제 눈 뜨는 봄 Fruehlings Erwachen)를 바탕으로 한 성장극으로 박해미 아들 황성재는 천재소년 멜키오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아들이 여자하고도, 남자하고도 키스를 하는 걸 보면 재밌다”는 박해미에 아들 황성재는 “멜키어의 대사와 연기를 하면서 ‘나 같아도 그랬을 것 같다’고 공감하게 된다”고 말을 보탰다.“한국화 시키겠다, 랩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죠. 15년 지기 문희 작가와 새벽까지 얘기하면서 등장인물 5명, 그 중 한명은 멀티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으로 아시아를 섭렵하리라 다짐했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고 아시아를 넘나드는 작품이 되도록 열심히 뛰며 최선을 다할 거예요.”◇이젠 무대 동반자, 아들 황성재 “든든해요” ‘쏘 왓?’으로 뮤지컬 데뷔하는 박해미의 아들 황성재(연합)“제가 슬픔을 이겨내려고 억지로 웃고 더 밝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실 타고 났어요. 제 6학년 때 생활기록부에 ‘어떤 일이라도 눈 하나 꿈쩍 안하는 대담성이 있다’고 쓰여 있어요. 제 아들이 제 DNA를 받은 듯해요.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는 힘, 힘든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잘 견뎌내는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이어 “우리 아들도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대담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대는 그게 있어야 한다”며 아들에 대한 믿음을 내비치기도 했다.“지난 1년 동안 쟤(황성재)하고 가장 치열하게 싸웠어요. 참고 눌렀던 걸 두세번 정도 저에게 쏟아내더라고요. 소리 지르게 뒀죠.”이어 “중학교 1학년 때인가는 옥수수 알 세는 일이 연봉이 많다고 농업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하더니 중학교 3학년 때야 뮤지컬을 하겠다고 나섰다”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110kg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하루 고구마 한개만 먹으면서 몇 개월만에 40kg이나 감량했다”고 전하기도 했다.황성재와 박해미(사진제공=bnt)“그 과정이나 고교 3년, 집안 불의의 사고 속에서도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오는 걸 보면서 뭐든 하겠다 싶었죠. 지금은 (명지대학교 뮤지컬학과) 휴학 중인데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무대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고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을까 생각해요.”이어 무대에 오른 아들을 보며 “가능성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못했으면 저도 안세웠어요. 집안망신이죠. 악플이 많더라면서 아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했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노출된 사람이니 마음껏 얘기해도 된다고 해요. 그게 우리 운명이니까요. 성재는 시작 단계니 힘들어하죠.”그럴 때면 툭툭 던지듯 “괜찮아. 너의 원죄니 받아들여”라고 다독이기도 한다는 박해미는 “(황성재는) 혼자 많은 공부를 한다. 음향, 조명, 콘솔, 무대, 소품 등 전체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일부러 놔둬요. 더 큰 그림을 그리게 하고 싶어서. 어제(28일) 늦게까지 무대를 마무리하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땀 냄새 때문에 창문을 내리시더라고요. 망치질에, 짐 옮기기에 무대감독이랑 둘이서 엄청 힘들었거든요. 궂은일도 찍 소리 안하고 기꺼이 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너무 좋았어요. 뭔들 못하겠나 싶고…너무 든든해요.”◇퀸 뮤지컬 ‘위윌락유’ 킬러 퀸,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하반기 박해미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퀸 뮤지컬 ‘위윌락유’ 킬러 퀸 역으로 무대에 복귀한다(연합)“실제로는 백발인데 지난 1년간은 염색하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서 백발을 그대로 길러 탈색을 했죠. 염색을 안하니 너무 행복해요.”은발에 가까운 머리색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웃어 보인 박해미는 9월부터 시작하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과 12월 17일 서울 공연 개막 예정인 록밴드 퀸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의 킬러 퀸 역으로 무대에 복귀한다.“드라마는 악역에 강렬한 여 회장 역할인데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발을 쓰고 해요. ‘위윌락유’ 킬러 퀸 등을 비롯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30 11: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사춘기’의 아픈 성장통… 랩 뮤지컬 ‘쏘 왓?’

랩 뮤지컬 ‘쏘 왓?’에서 천재소년 멜키오로 분한 황성재(왼쪽)와 박해미 총감독.(사진제공=bnt)시조가 금지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 배우였고 17세기 스페인의 왕 펠리페4세의 연인이었던 마리아 이네스 칼데론(Maria Ines Calderon)의 일대기를 담은 제13회 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 공식초청작인 스페인의 ‘라 칼데로나’(La Calderona)의 공통분모는 랩과 힙합 선율이다. 랩의 라임과 현실비판, 스웨그, 디제잉 등을 조선 시조의 운율과 세태풍자, 스페인의 황금시대에 언어로 풍자와 해학을 표현했던 예술 양식으로 연결시키며 현대와의 접촉을 시도했던 ‘스웨그 에이지’와 ‘라 칼데로나’에 이어 랩 뮤지컬 ‘쏘 왓?’(So What?)이 8월 29일 원패스아트홀에서 개막한다.랩 뮤지컬 ‘쏘 왓?’(사진제공=해미뮤지컬컴퍼니)일탈, 임신, 반항, 자살 등 극단적으로 치닫는 19세기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의 희곡 ‘사춘기’(원제 눈 뜨는 봄 Fruehlings Erwachen)를 바탕으로 한 부조리극이자 성장극이다. 2006년 5월에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는 제목의 록 뮤지컬로 변주되기도 했던 ‘사춘기’는 19세기 독일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이제 막 성(性)에 눈 뜬 청소년의 일탈, 그들의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방황, 그런 그들을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가 날을 세우며 갈등하는 이야기다.반항과 낭만, 본능과 이성, 사춘기 청소년이어서 가능한 적나라한 표현과 가식, 위선 등으로 대처하는 기성세대가 부닥치는 ‘쏘 왓?’은 ‘사춘기’를 모티프로 청소년들의 고민과 혼란, 상처 등을 랩으로 표현한다. 제도권에서의 이탈을 꿈꾸는 모범생이자 천재소년 멜키오(강민규·심수영·황성재, 이하 가나다 순), 그 소년에게 설명 보단 명령으로 일관하는 기성세대의 격돌을 통해 성, 신분, 규범, 사회적 규율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쏘 왓?’은 천재소년 멜키오와 성적에 대한 압박감, 신체적 변화 등 사춘기 격정에 휩쓸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리츠, 멜키오와의 관계로 임신을 하면서 누구보다 호된 성장통을 치르는 벤들라, 동성인 서로에게 끌리는 한셴과 에른스트, 부모의 폭력에 시달리다 일탈을 꿈꾸는 소녀들 마르타와 일세 등 원작의 등장인물과 관계를 재구성해 꾸린다.천재소년 멜키오와 일탈의 대명사가 된 일제(오다은·이예슬), 멜키오를 동경하는 모리츠(김형철·유현수)와 동성인 멜키오에 사랑을 느끼며 자책하는 핸스헨(김대환·김상우), 기성세대의 권위에 희생되는 벤들라(문채영·윤지아) 등 휘청거리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성장극으로 변주된다.1년 전 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사고로 두문불출하던 박해미가 운영하는 해미뮤지컬컴퍼니 작품으로 그의 아들 황성재의 뮤지컬 데뷔작이기도 하다. 박해미가 총감독으로 진두지휘하며 ‘덕혜옹주’ ‘정의봉’ 등의 오광욱 해미뮤지컬컴퍼니 상임연출, 래퍼 엘카이슨(L.Kaison)이 작사·작곡·음악감독으로 힘을 보탠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9 0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불화 딛고 무대 선 배우들의 십시일반…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

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사진제공=프로맥엔터테인먼트)“배우들이 십시일반으로 출연료 없이, 스태프들과 극장까지도 러닝개런티로 공연을 올리게 됐습니다. 저희 나름대로는 큰 의미죠.”28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8월 29~9월 29일 예그린씨어터)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이자 새로운 제작사 프로맥엔터테인먼트 김민수 대표는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지난해 6월 ‘라 쁘띠뜨 위뜨’라는 제목으로 초연, 올해 5월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는 ‘무인도에서 생긴 일’은 제작자와의 불화로 공연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에 초연부터 출연했던 배우 김민수가 제작사를 설립해 이종오 번역‧작‧연출과 김현균, 주원성, 박형준, 구옥분, 문하연, 채종국, 박병준 등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무대에 올렸다.김민수 대표는 “공연 제작사가 도산해 자살하거나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 연극도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시즌3까지를 공연했던 이전 제작사가 너무 힘든 상황에서 배우들과 소통이 너무 안되다 보니 의혹이 증폭됐다”고 의기투합 과정을 설명했다.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사진제공=프로맥엔터테인먼트)‘무인도에서 생긴 일’은 스페인의 카슬레스 솔데빌라(Cares Soldevila)의 1921년작 ‘그대로 문명적인’(Civilitzats Tanmateix)을 프랑스의 극작가 앙드레 루생(Andre Rossin)이 ‘라 쁘띠뜨 위뜨’(작은 오두막)라는 제목으로 변주한 작품이다.크루즈 여행 중 난파돼 무인도에 정착하게 된 필립(김민수‧김현균,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수잔(구옥분‧문하연) 부부, 필립의 친구이자 수잔의 숨겨진 연인 앙리(박형준‧주원성)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원주민 왕자(박병준‧채종국)가 꾸려가는 왁자지껄 코미디다. ‘일부일처제’라는 법적 굴레,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코믹하게 비트는 작품으로 무인도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한 여자와 세 남자가 구조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칫 불륜, 삼각‧사각 관계, 폴리아모리(Polyamory, 독점하지 않는 다자간의 사랑) 등이 부도덕한 남녀의 이야기처럼 비춰질지 모를 가능성과 프랑스 특유의 냉소적인 스토리텔링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번역을 비롯해 각색까지 책임진 이종윤 연출은 “대본을 받자마자 3일만에 번역을 끝냈을 정도로 재밌었다”며 “한국화, 현대화보다는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찾아내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성(性)적이기만 한 ‘폴리아모리’가 아니라 정신적인 것들에 집중했어요. 여성이 더 우월하다기 보다 여성도 사랑이나 사회적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여성에게도 충분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미죠.”이어 “사실 마지막까지 고민한 건 수잔이라는 여자가 헤퍼 보이진 않을까 였다. 원래 지닌 의미와 달리 거부감이 생기거나 관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배우들과 토론을 정말 많이 했다”며 “(이전 시즌들에 비해) 좋아졌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김민수 대표는 “1947년작, 72년 전의 작품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동시대에 필요한 것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 표현”이라고 말을 보탰다. ‘무인도에서 구조된다’는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제도 혹은 법 테두리에 갇혀 서로 혹은 나 자신의 진짜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폴리아모리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진정으로 서로를,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무인도에서 구조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진정으로 사랑하면서 사는 중년 부부는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임감과 사명감만 가지고 가족처럼 사는 부부들에게 진정 사랑하는 부분을 찾아내시기를, 여성의 모습이길 원하는 아내의 심경을 느끼고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그 깨달음이) 가족들에게 환원돼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8 22:00 허미선 기자

뉴이스트 민현, ‘마리 앙투아네트’로 뮤지컬 데뷔…오늘(28일) 첫 공연

뉴이스트 민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그룹 뉴이스트(JR, Aron, 백호, 민현, 렌)의 멤버 민현이 오늘(28일)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첫 공연을 올린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회의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혁명을 선도하는 허구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해 진실과 정의의 참된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민현은 2014년 한국 초연에 이어 약 5년 만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 ‘마리 앙투아네트’에 전격 합류하며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그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는 매력적이고 용감한 스웨덴 귀족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와 표현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낼 예정이다.앞서 민현은 지난 25일 진행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리뷰 공연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과 무대를 가득 채우는 남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며 관객들을 단번에 매료,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를 받았다.이처럼 프리뷰 공연만으로도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민현이 오늘(28일)부터 본격적으로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을 소화하며 기존의 민현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과 함께 새로운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19-08-28 19:41 오수정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연극 ‘오만과 편견’, 역사 콘서트 ‘극장 앞 독립군’ 외

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김소향·김소현, 마그리드 아르노 장은아·김연지, 악셀 페르젠 백작의 손준호·황민현·박강현·정운택(사진제공=EMK컴퍼니)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8월 24~11월 17일 디큐브아트센터)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현‧김소향,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의 삶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18세기 합스부르크 제국의 공주로 사랑하는 악셀 폰 페르젠 백작(박강현‧손준호‧정택운‧황민현)이 아닌 루이 16세(이한밀)와 정략 결혼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에게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투영하며 혁명을 이끄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김연지‧장은아)의 엇갈린 운명을 따른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사진제공=EMK컴퍼니)‘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작·작사가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ey) 작곡가 콤비작으로 2014년 초연 이래 5년만의 귀환이다. 18세기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출은 ‘엘리자벳’ ‘레베카’는 물론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등의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이다. 초연의 김소현과 새로 합류한 김소향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엑스칼리버’ ‘광화문연가’ 등의 장은아와 씨야 출신의 가수 김연지가 마그리드를 번갈아 연기한다.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인 악셀 페르젠 백작에는 ‘엘리자벳’ ‘명성황후’ ‘팬텀’ 등의 손준호,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킹키부츠’ 등의 박강현, ‘더 라스트 키스’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등의 빅스 정택운 그리고 워너원 출신의 황민현이 캐스팅됐다.오를레앙 역의 김준현‧민영기, 로즈 베르텡의 김영주가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함께 하며 루이 16세에 이한밀, 마담 랑방 최지이, 자크 에베르 윤선용, 로즈 베르텡에 주아 등이 새로 합류했다.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8월 27~11월 17일 JTN아트홀 1관)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드거 앨런 포 역의 김수용·허규·박한근, 그리스월드 이주광·박영수·이영미·안유진(사진제공=디오리지널컴퍼니)알란파슨스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에릭 울프슨의 유작으로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 ‘모그르가의 살인사건’ ‘애너벨 리’ 등의 천재 문학가 에드거 앨런 포(김수용‧박한근‧허규,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의 삶을 담은 뮤지컬. ‘드라큘라’ ‘페스트’ ‘칠서’ ‘아이언 마스크’ ‘메피스토’ 등으로 호흡을 맞춘 노우성 연출‧김성수 음악감독 콤비에 의해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에 이은 삼연이지만 대극장에서 소극장으로, 스태프들까지 바꿔서 돌아온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사진제공=디오리지널컴퍼니)재연에서 에드거 앨런 포였던 김수용을 비롯해 ‘미아 파밀리아’ ‘트레이스 유’ ‘천사에 관하여’ ‘마마돈크라이’ 등의 허규, ‘광염소나타’ ‘아랑가’ ‘달과 6펜스’ ‘1446’ 등의 박한근이 새로 합류했다.‘아이다’ ‘렌트’ ‘궁’ 등의 김재성 연출이 새로 진두지휘하는 ‘에드거 앨런 포’ 소극장 버전의 특징은 극의 화자(話者)이자 에드거 앨런 포의 라이벌 그리스월드(박영수‧안유진‧이영미‧이주광)의 젠더프리(성별에 상관없는) 캐스팅이다.그리스월드는 문학계와 종교계는 물론 세상을 쥐락펴락했던 비평가이자 목사로 에드거 앨런 포의 천재성을 질투해 파멸로 이끄는 인물이다.초연에서 어머니 엘리자베스, 재연에서 첫사랑 엘마이라를 분했던 안유진이 3연에서는 그리스월드로 돌아온다. 더불어 ‘베르나르다 알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헤카베’ ‘미 온 더 송’ 등의 이영미, ‘윤동주, 달을 쏘다’ ‘더 데빌’ ‘랭보’ ‘미아 파밀리아’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의 박영수, ‘블루레인’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파리넬리’ ‘배니싱’ 등의 이주광이 그리스월드로 새로 합류한다.연극 ‘오펀스’(8월 24~11월 17일 아트원씨어터 1관)연극 ‘오펀스’(사진제공=레드앤블루)미국의 극작가이자 배우인 라일 케슬러(Lyle Kessler)의 대표작. 자신들만의 세상에 고립된 고아 형제 트릿(김도빈‧박정복‧최유하,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과 필립(김바다‧최수진‧현석준) 그리고 그들이 납치한 시카고 갱 해롤드(박지일‧김뢰하‧정경순)의 성장극.어려서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상처 받은 채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가는 트릿,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소외된 필립 그리고 고독하게 살아가던 해롤드가 각자의 벽을 허물고 연대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연극 ‘오만과 편견’(사진제공=달컴퍼니)‘신과함께-이승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팬레터’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김태형 연출작으로 2017년 초연된 후 2년만에 돌아왔다. ‘오펀스’ 재연의 특징 또한 젠더프리 캐스팅이다. 해롤드 역에 박지일‧김뢰하, 트릿 김도빈‧박정복, 필립 김바다‧현석준과 더불어 정경순‧최유하‧최수진이 호흡을 맞춘다. 연극 ‘오만과 편견’(8월 27~10월 20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동명 장편소설을 남녀 2인극으로 변주한 작품. 스무 살의 습작 ‘첫인상’을 개작해 1813년 발표한 장편 연애소설로 출판 200주년을 맞아 2014년 9월 영국에서 초연됐다. 연극의 대본을 집필한 조안나 틴시(Joannah Tincey)는 19세기 영국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베넷 부부의 다섯 딸과 새로 이사 온 젊고 부유한 신사 빙리, 그의 친구 다아시 등이 풀어가는 원작의 이야기 중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중심으로 재구성한다.두 배우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비롯해 빙리, 리디아, 군인 위컴 등 21개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원작이 가진 재기발랄함, 경쾌한 풍자와 비판의식 등을 재현한다. 한국 초연은 애비게일 앤더슨(Abigail Anderson)과 ‘여신님이 보고 계셔’ ‘키다리 아저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음악극 ‘태일’ 등의 박소영 연출이 함께 이끈다.연극 ‘오만과 편견’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A1 역의 김지현·정운선, A2 이형훈·윤나무·이동하엘리자베스와 리디아 등을 연기하는 A1에는 ‘스위니토드’ ‘여명의 눈동자’ ‘번지점프를 하다’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등의 김지현과 ‘섬’ ‘인형의 집’ ‘블라인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의 정운선이 더블캐스팅됐다.다아시와 빙리, 위컴 등으로 변신할 A2는 ‘카포네 트릴로지’ ‘더 헬멧’ ‘킬 미 나우’ ‘오펀스’ ‘모범생들’ ‘함익’ 등의 윤나무, ‘어나더 컨트리’ ‘곤 투모로우’ ‘마마돈크라이’ 등의 이동하, ‘보도지침’ ‘에브리바디 원츠 힘 데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네버 더 시너’ 등의 이형훈이 번갈아 연기한다.연극 ‘죽고 싶지 않아’(8 월 22~9월 8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연극 ‘죽고 싶지 않아’(사진제공=국립극단)국립극단 산하의 어린이청소년연구소가 선보인 댄스시어터. 2016년 초연에 이어 2018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작이다. ‘변신’ ‘주름이 많은 소녀’ 등의 류장현 안무‧연출작으로 무용과 연극 형식이 결합한 장르다. “죽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그들이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은 “죽고 싶지 않아”일지도 모른다. 연극 ‘죽고 싶지 않아’는 습관적으로 “죽고 싶다” 말하는 청소년들이 감추고 있는 삶에 대한 의지, 다채로운 감정 등을 듀엣댄스, 죽은 척하는 모습을 본딴 춤사위,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l Survive)에 맞춘 솔로댄스 등 역동적인 몸짓으로 표현한다.역사콘서트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세종문화회관)공연마다 열리는 청소년 워크숍에서 아이들이 한 낙서를 무대에 올리는 등 실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역사 콘서트 ‘극장 앞 독립군’(8월 28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주최하는 역사콘서트.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전하는 홍범도 장군 이야기와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가 총동원되는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출연진의 다채로운 공연이 어우러진다.1920년 봉오동 전투, 청산리 대첩 등을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이 극장 앞 독립군이 된 사연’이 강연된다.‘날으는 홍범도’ 시절과 카자흐스탄 한인촌의 고려극장 문지기로 비루하게 살아가던 노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더불어 9월 20일 개막을 앞둔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에 출연하는 서울시극단‧서울시뮤지컬단‧서울합창단은 홍범도가 어린 아들 양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꾸린 갈라콘서트 ‘홍범도의 편지’에서 ‘당신이 내 운명이라면’ ‘홍범도가 온다’ 등 8곡을 선보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4 23:09 허미선 기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한국 프로덕션 그대로 중국行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한국 프로덕션 그대로 중국 무대에 오른다. ‘지킬앤하이드’의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마윈이 이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阿里巴巴, Alibaba Group)에서 운영하는 다마이(DAMAI)의 마이라이브(Mailive) 그리고 중국 상하이 어메이즈랜드 프로덕션 주식회사(Shanghai Amazeland Production)와 중국 레플리카 공연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지킬앤하이드’ 관계자는 이번 중국행에 대해 “어느 한 부분이라기보다 ‘지킬앤하이드’의 여러 버전 중 대본 각색부터 연출, 무대, 의상, 조명, 음향 등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해 오디컴퍼니 레플리카(Replica) 버전을 선택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레플리카 공연될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사진제공=오디컴퍼니)이어 “한국에서 워낙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품인데다 전세계 프로덕션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 관객이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덕션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보물섬’으로 잘 알려진 스코틀랜드 출신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베스트셀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원작으로 1997년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작곡가와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 작가, 스티브 쿠텐(Steve Cuden) 연출이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인간의 선악을 분리하는 실험에 절실하게 매달리는 지킬과 그로 인해 생겨난 또 다른 인격 하이드를 통해 인간의 선과 악,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지킬을 온전히 믿는 지고지순한 약혼녀 엠마, 지킬로 인해 희망을 얻지만 하이드로 인해 다시 절망으로 빠져드는 루시 등이 촘촘하게 엮여 인간 내면은 물론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며 부조리한 귀족과 종교인 등 사회현상까지를 아우른다. 한국에서는 2004년 조승우‧류정한, 김소현, 소냐‧최정원 등을 주연으로 논레플리카(Non-replica, 수정과 각색이 허용되는 라이선스)로 초연된 이래 꾸준히 사랑받았다. 젊어진 지킬과 하이드, 극적 요소 강화, 섬세한 심리묘사와 캐릭터 구축, 인간적인 사연 보완 그리고 이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배우들 등 전세계 ‘지킬앤하이드’ 중 가장 사랑받는 프로덕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프로듀서가 예술감독으로 함께할 ‘지킬앤하이드’(중국 공연명 變身 怪醫, 변신괴의)를 시작으로 오디컴퍼니의 작품들을 매년 중국에서 레플리카 방식으로 공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킬앤하이드’의 관계자는 “추후 언제 어떤 작품이 공연될지가 확정된 건 아니다. ‘그리스’ ‘스위니토드’ 뉴시즈‘ ’드림걸즈‘ 등 오디컴퍼니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3 22: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옛날 로맨스? 큰 거인과 맞서 싸워야할 지금 그리고 미래 누구나의 이야기! 뮤지컬 ‘시라노’

뮤지컬 ‘시라노’(사진제공=RG, CJ ENM)“초연 때도 자신감 있게 좋은 작품을 올렸다고 생각했는데…초연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재연에서는 드라마를 좀더 완성시키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22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10월 13일까지) 프레스콜에서 프로듀서이자 시라노를 연기하는 배우이기도 한 류정한은 재연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연출님, 작가님과 드라마를 좀 더 완성시키고 공감가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부족한 음악도 몇곡 더 추가해 개연성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여러 개로 쪼개지는 게 아니라 큰 장면이 많은 공연으로 초연 때 부족했던 무대의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영상, 회전무대 등을 쓰고 있어요.”뮤지컬 ‘시라노’의 프로듀서이자 배우 류정한(사진제공=RG, CJ ENM)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의 5막짜리 시극 ‘시라노 드 베라주라크’(Cyrano de Bergerac)를 무대화한 작품이다.‘다른 세상, 혹은 달나라와 제국들’ ‘태양의 나라와 제국들’ 등의 17세기 프랑스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 운문 희곡을 바탕으로 ‘지킬앤하이드’의 레슬리 브리커스·프랭크 와일드혼 콤비가 대본·작사와 작곡을 책임졌다.2년만에 돌아온 재연은 ‘어쩌면 해피엔딩’ ‘프라이드’ ‘알앤제이’ ‘시데레우스’ ‘신흥무관학교’ 등의 김동연 연출이 새로 합류했다.시라노 역에는 초연의 류정한을 비롯해 최재웅·이규형·조형균이 새로 합류했고 록산은 박지연·나하나, 크리스티앙은 송원근·김용한이 더블캐스팅됐다.김동연 연출은 재연의 변화에 대해 “고전 희곡의 전개방식의 원작을 현대의 뮤지컬 언어로 각색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원작은 중요한 사건들이 한 장소에서 일어나거나 장면 전환 없이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설명했다.“바꾸기 보다는 현대에 맞는 언어로 해석했다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드라마 흐름 그대로 올리는 옛날 희곡 작품을 뮤지컬적 언어, 장면 전환, 음악 삽입 등으로 드라마에 긴장감을 주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재구성했죠.”이렇게 설명한 김동연 연출은 장소의 변화, 드라마 강화 등으로 바뀐 가스콘 부대 훈련, ‘거인을 데려와’ 등의 장면을 예로 들었다. 이어 “장면과 캐릭터의 개연성을 확보하고 현대 관객들이 보기에도 이해되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핵심은 록산이었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시라노’ 록산 역의 박지연(사진제공=RG, CJ ENM)“왜 두 남자가 사랑하게 되는가, 현대 관객들이 보기에도 얼마나 매력 있는 인물인가 등 개연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시대 록산이라는 인물은 중세가 바라보는 완벽한 아름다움의 상징이죠. 요즘 시대에서의 아름다움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죠.”그리곤 “원작에서도 진취적이고 시를 좋아하지만 현대에서 해석하기에는 원작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록산이 시라노와 영혼이 닮은 인물이 되기를 바랐다. 두 인물이 대등하게,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이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시라노’ 록산 역의 나하나(사진제공=RG, CJ ENM)록산 역의 나하나는 “록산이 사랑을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엔 록산 캐릭터를 록사에서만 찾으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라노를 관찰하게 됐다”고 말을 보탰다.“모습과 성품에서 록산이 시라노에게 상당부분 영향을 받았고 두 사람이 사랑하는 무언가가 같기 때문에 영혼의 쌍둥이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록산은 시라노에게 영향을 받은 인물 같아요. 시라노의 죽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담담하게 알아가고 받아들이는, 너무 좋은 드라마를 가진 인물이죠.”뮤지컬 ‘시라노’는 17세기 프랑스를 살았던 실제 인물을 극화한 이야기로 자칫 너무 옛날 로맨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이에 대해 프로듀서 류정한은 “고전이라는 건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개인적으로 고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옛날 이야기지만 현대의 삶과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시라노는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용기, 외로움, 정의 등이 담긴 인물이에요. 로맨틱한 사랑이야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라노’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외로움을 가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 사랑을 갈구하는 캐릭터들이죠. ‘시라노’에서는 편지로 사랑을 전하지만 지금은 SNS로 소통합니다. 소통 방법이 달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들은 같다고 생각해요.”이어 “옛날이 아닌 지금의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덧붙인 류정한은 “10, 20년 뒤에는 세상이 변하길 원하지만 세상은 잘 안변한다”고 전했다.“모든 불의와 잘못된 것에 맞서 싸우는 시라노도 외로움은 감당해내야 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큰 거인과 맞서 싸워야하죠. 당장 상사랑도 싸워야 하고 사랑과 꿈도 재취해야하고 앞에 닥친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아요. 이런 일들은 다른 방식으로 10, 20년 뒤에도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작품은 고전이 아닌, 앞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텍스트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3 20: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러시아 전통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 vs 악마의 부각 국립발레단, 닮은 듯 다른 발레 ‘백조의 호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대표적인 발레곡 ‘백조의 호수’(Swan Lake)가 두 단체에 의해 공연된다. 러시아 정통 발레를 지켜온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St Petersburg Ballet Theatre, 이하 SPBT)와 국립발레단이 같은 시기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린다.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곡(잠자는 숲속의 공주·호두까기 인형) 중 하나로 전세계 대부분의 발레단이 고정 레퍼토리로 삼는 작품이기도 하다. 낮에는 백조로 살아야 하는 저주에 걸린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이야기로 다양한 발레 단체에서 자주 공연되는 만큼 변주도 잦은 작품이다. SPBT ‘백조의 호수’(사진제공.마트엔터테인먼트)이 작품의 백미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백조로 살아가는 오데트와 그의 딸인 흑조 오딜, 극과 극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명의 프리마 발레리나다. 그 중 오딜이 선사하는 32회전 푸에떼(발끝으로 몸의 중심을 잡으며 다른 다리를 접었다 폈다 반복하며 하는 회전), 지그프리드 왕자와의 ‘백조 아다지오 파드되’(2인무), 백조들의 군무, 광대의 36회전 춤 등이 시그니처 장면이다. 동시에 공연되는 두 단체의 ‘백조의 호수’는 동반 죽음을 맞는 새드 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을 채택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SPBT의 ‘백조의 호수’(8월 28~9월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특징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내한했던 프리마 발레리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Irina Kolesnikova)는 “전세계적으로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버전에 다양한 요소들을 첨가하며 다변화하고 있다”며 “SPBT의 ‘백조의 호수’는 마린스키 발레단 무용수 출신의 콘스탄틴 세르게예프(Konstantin Mikhailovich Sergeev)가 1950년 개정한 안무와 내용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지그프리트가 악마의 날개를 찢으면서 백조들의 저주가 풀리는 해피엔딩을 따르는 SPBT ‘백조의 호수’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리나 코레스니코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연간 200회 이상 해외 투어에 나서는 SPBT 대부분 공연의 주역으로 동양인 최초의 마린스키 발레단 발레리노 김기민과도 ‘백조의 호수’ ‘라 바야데르’ 등으로 호흡을 맞췄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는 동양인 최초로 마린스키 발레단원이 된 김기민과 ‘백조의 호수’에서 호흡을 맞췄다.(사진제공.마트엔터테인먼트)170cm를 훌쩍 넘기는 키에 모든 근육을 잘게 활용하는 고난이도 테크닉과 섬세한 감정연기로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콘스탄틴 즈베레브(Konstantin Zverve)와 무대에 선다. 콘스탄틴 즈베레브는 2005년부터 마린스키 발레단에 몸담고 있는 발레리노로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라 바야데르’(La Bayadere), ‘아가씨와 양아치’(The Young Lady and the Hooligan), ‘돈키호테’(Don Quixote), ‘라실피드’(La Sylphide) 등 마린스키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무대에 올랐다.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역할이 부각된다(사진제공=국립발레단)2015년 공연 이후 4년만에 돌아오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8월 28~9월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발레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Yuri Grigorovich) 버전을 무대에 올린다.선과 악의 극명한 대비에 집중하는 안무로 악마 로트바르트의 역할이 부각된다. 1막 후반 지그프리트와 로트바르트가 함께 추는 ‘그림자 춤’(The Shadow Dance)이 차별 포인트다.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춤은 로트바르트가 지그프리트의 내면임을 부각시키는 안무로 프리마 발레리나의 흑조와 백조만큼이나 대비된다.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솔리스트 허서명,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솔리스트 박종석, 첫 오데트·오딜에 도전하는 솔리스트 정은영과 수석무용수 이재우 등 전혀 다른 매력의 세 페어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두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한 역할로 변주되는 악마 로트바르트는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김기완, 드미 솔리스트 변성완, 코르드 발레 구현모가 번갈아 연기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2 0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이 시대 ‘청춘’들의 꿈과 고민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

20일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이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허미선 기자)“초점을 ‘청춘’에 맞췄습니다. 원래도 청춘 이야기였지만 부수적인 사연들도 많았거든요. 이제는 너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된 이들이 함께 하면서 (그 배우들의) 장기들로 이뤄진 경우도 많았었죠. 그런 것들을 걷어내고 넘버를 바꾸고 이야기도 훨씬 더 젊어지려고 노력했습니다.”20일 종로구 대학로 소재의 드림아트연습실에서 가진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8월 30~11월 3일 드림아트센터 2관)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추정화 연출은 변화 포인트를 “최선을 다해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민을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20일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이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허미선 기자)“이 작품은 처음부터 탄탄하지만은 않았어요. 많은 우여곡절 끝에 완성돼 아쉬움이 만은 작품이었죠. 저는 ‘달을 품은 슈퍼맨’이 지방에서 공연되는지도 몰랐어요. 첫 작품인데 너덜너덜해지는 느낌, 내가 모르는 곳에서 공연되며 떤 모양새로 커가고 있는지 혹은 잘 사는지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었죠. 그래서 불편했어요.”그간의 사정을 전한 추 연출은 “다행히 이야기가 잘 풀려 새 제작자를 만나 새로 꾸리게 됐다”며 “저의 첫 이야기니 저랑 가장 닮아있는 구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3년 초연 후 2014년, 2016년 공연에 이어 3년만에 돌아온 ‘달을 품은 슈퍼맨’은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우현과 뮤지션을 꿈꾸는 도현, 형제의 엄마 그리고 가수의 꿈을 안고 보성에서 상경한 써니 등 달동네 청춘들의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블루레인’까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추정화 연출·허수현 작곡가의 첫 번째 콤비작으로 이번 ‘NEW’ 버전에는 네 작품에서도 함께 했던 김병진 안무감독이 새로 합류했다.써니 역에는 헬로비너스 멤버 이서영과 ‘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송영미, 도현 역에는 ‘그리스’ ‘어린왕자’ 등의 이우종과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오! 캐롤’ ‘블루레인’ 등의 조환지, ‘호프’ ‘정글라이프’ 등의 김지온이 번갈아 연기한다.정신지체 장애인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게 동생과 엄마를 품고 위로하는 우현 역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의 정휘욱과 ‘인터뷰’ ‘머더 포투’ 등의 피아니스트인 강수영이 더블캐스팅됐다. 엄마는 김은주·서태인, 배우를 꿈꾸는 도현의 친구 안경은 한상욱·장한얼·박희수가 연기한다. 20일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이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허미선 기자)연습실 공개 현장에서는 ‘웰컴 투 문타운’(Welcome to Moontown, 이우종·이서영·한상욱·서태인·강수영), ‘새로운 내일’(송영미·장한얼·정휘욱·김지온), ‘아이 노’(I Know, 조환지), ‘아임 인비저블맨’(I’m Invisible Man, 김지온·이서영·김은주·박희수·강수영),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 정휘욱·이우종) 등 5곡의 넘버를 시연했다.작품을 재정비 하며 도현과 써니의 솔로곡 추가 등 음악도 새로워진다. 이에 대해 김병진 안무감독은 “요즘 젊은 청춘에 맞게 재정비해 음악을 바꾸면서 안무도 바뀌었다”며 “달을 상징하는 무대 디자인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20일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이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허미선 기자)“달빛 아래서 내일을 꿈꾸고 희망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면 좋겠다 상상했습니다. 무대는 좁지만 젊은 배우들의 역동적 에너지와 움직임 담아보려 노력했어요. 쇼적인 부분 보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라 드라마적 움직임에 초좀을 맞췄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움직임을 담다 보니 케이팝적인 그루브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에게) 좀더 부탁드렸어요.”송영미는 자신이 연기하는 써니에 대해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로 희망차고 밝고 좋은 에너지를 줘야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헬로비너스 멤버였지만 ‘사랑은 비를 타고’로 시작해 뮤지컬배우로서의 행보에 나선 이서영은 “연기, 춤, 노래를 다 할 수 있는 뮤지컬은 제가 섰던 무대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써니는 밝고 건강한 친구예요. 그래서 좋은 것도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써니에게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죠.”20일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이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허미선 기자)걸그룹 멤버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이서영처럼 뮤지컬 ‘인터뷰’ ‘머더 포 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피아니스트 강수영은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을 통해 본격 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머더 포 투’에서 워밍업 후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주최하고 문화아이콘이 주관하는 ‘2018 이음 창작뮤지컬 제작지원사업 ‘스테이지 이음’ 리딩공연 ‘신의 손가락’에서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으로 분하기도 했다. 그는 “악기 연주와 연기는 상당히 다르다”며 “연주는 개인적인 작업들이 많은데 연기는 가족처럼 단체 작업”이라고 전했다.“하지만 목표점은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연기가 어렵고 하면 할수록 할 것도 많아서 마음은 무거운 와중에도 행복해요. 우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런 에너지를 줘야하다보니 행복이 뭘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악기 연주 역시 좋은 에너지, 행복함을 드릴 수 있을까가 고민이거든요. 같은 목표점을 가지고 해볼 생각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1 14: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만져보고 체험하는 국악, 어렵지 않아요! 20일 국악박물관 재재관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악기실(사진=허미선 기자)“정간보(세종이 음의 시가를 알 수 있게 창안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량악보)에서 각 음의 길이는 (우물 정井 자 모양) 칸의 개수로 표시했어요. 세종 때는 1행이 32칸이었지만 세조 때 16칸으로 정비했습니다.”‘세종실록악보’ 뿐 아니다. 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는 제의 때 쓰던 뇌도·뇌고(6개의 북면을 가진 악기)는 하늘을 뜻하는 검은색, 땅을 뜻하는 노란색, 인간을 뜻하는 빨간색 북면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각각 6, 8, 4개면으로 구성된다20일 재개관한 국악박물관에서는 국악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을 비롯해 창녕 화왕산성에서 출토된 고대 북, 가야금 등의 복원·복제품, 제주도 해녀들이 물질할 때 사용하던 어구를 활용한 테왁(태왁) 등 희귀한 악기들, 성창순 명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용하던 철현금 등을 만날 수 있다.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국악연대표(사진=허미선 기자)19일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박물관 재개관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선 국악연구실장은 “국악 음악의 재료가 되는 소리, 소리가 된 음악들, 음악이 된 악기들, 기록 문헌들, 아카이브들, 음악과 소리에 영혼을 담아 연주한 음악인들 이야기 등 총 7개 전시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김 실장의 설명처럼 재개관한 국악박물관은 궁궐의 뜰인 전정에서 모티프를 딴 1층 중앙홀 ‘국악뜰’을 비롯해 ‘소리품’ ‘악기실’ ‘문헌실’ ‘아카이브실’ ‘명인실’ 그리고 국악기의 소리나는 원리를 직접 체험하며 확인할 수 있는 ‘체험실’로 구성됐다.‘소리품’에서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자연의 소리들을 체험할 수 있고 ‘악기실’에서는 52종의 국악기를 감상할 수 있다. ‘문헌실’은 ‘세종실록악보’, 보물 1291호 ‘대악후보’ 등 고악보·무보·악서·도병 등 음악관련 역사를 담은 서지류가 전시돼 있고 2007년에 설립한 국악아카이브 소장 자료로 꾸린 ‘아카이브실’과 1940년 이전 출생자로 국립국악원에 유품을 기증 혹은 기탁한 명인들을 모은 ‘명인실’도 마련됐다.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아카이브실(사진=허미선 기자)김희선 실장은 “국립국악원이 1988년 남산 국립극장에서 독립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만든 이 (국악박물관) 건물은 박물관이 아닌 교육연수동 용도로 설립됐다”며 “일부만 전시 목적으로 활용됐는데 큰 한계에 부딪혔다”며 국립박물관의 역사를 전했다.“1955년 국악박물관으로 거듭났으나 층고가 낮아 박물관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2016년 대대적인 개편 논의가 시작됐고 8억 7000만원을 들여 1년간 건물을 전면 개보수했죠. 새 전시 개발에는 13억원을 투입했습니다.”이어 “국악박물관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안전공사, 소방시설 등에 시간을 많이 썼다”며 “내용적으로 보는 전시가 아닌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주어진 예산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입체적 전시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소리의 흡음, 13.1채널의 음향을 잘 구현하도록 천장의 흡음제 등 장치들을 준비했다”며 “음악박물관이자 소리박물관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20일 재개관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게임, 멀티 미디어 방식으로 악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실’(사진=허미선 기자)“내년에는 3층을 뮤직 라이브러리로 개편할 예정입니다. 뮤직 라이브러리는 세계 시민, 예술가들에게 창의의 원천이 돼주고 영감을 줄 것이라 예상합니다. 뮤직 라이브러리 개편으로 2, 3층에 걸쳐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면 미래의 박물관으로서 종합적인 네트워킹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이어 “지금까지는 상설전시실 개편이 1차 목표였다. 이후 상설전시실 내에 유물도 틈틈이 교체할 예정”이라며 “다음 단계가 뮤직 라이브러리를 비롯한 3층 기획전시실 마련”이라고 귀띔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20 22:32 허미선 기자

에이프릴 김채원, 연극 무대 선다…'안녕 말판씨' 캐스팅

에이프릴 멤버 김채원이 '안녕 말판씨'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김채원은 오는 29일부터 상연되는 연극 '안녕 말판씨'에서 주인공 소원 역할을 맡아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안녕 말판씨'를 통해 연극 무대에 첫 걸음을 딛는 김채원은 소속사 DSP미디어를 통해 "처음 도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출연하는 배우 분 모두 너무나 훌륭한 분들이라 내가 연극에 폐를 끼치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첫 연극 무대에 서는 긴장감을 전했다.이어 김채원은 "하지만 그런 훌륭한 분들에게 배울 점 또한 많다고 생각이 들었고, 막내로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극을 통해 나의 색다른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연극 배우 '김채원'의 모습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연극 '안녕 말판씨'는 한적한 시골마을. 티격태격 바람 잘 날 없는 소원이와 할머니의 집에 갑자기 찾아온 낯선 남자와 함께 그들만의 파티를 완성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채원을 비롯해 배우 양희경, 성병숙, 정경호, 서송희가 출연한다.한편 김채원이 주역을 맡은 '안녕 말판씨'는 오는 8월 29일부터 10월 27일까지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상연된다.김용준 기자

2019-08-19 10:34 김용준 기자

[B사이드] 음악감독 김문정 “지휘봉만 잡으면 기분 좋아져요”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체력은 괜찮아요. 다들 신기해하죠. 어떤 환경에서도 4, 5시간만 자면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피곤하고 힘들다가도 지휘봉을 잡으면 약기운이 돌 듯 기분이 좋아져요.”동시 공연 중인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영웅’(8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맘마미아!’(9월 14일까지 LG아트센터) 등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문정 음악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최근에 뮤지컬 음악감독을 꿈꾼다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메일들이 와요. 사실 뮤지컬 음악감독이 여자에 전문화된 직업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외국에는 음악감독이 거의 남자들이에요. ‘원스’의 켈리 디커슨 빼고는. 이 역시 한국 뮤지컬 시장만의 특징 같아요.”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이렇게 전한 김문정 음악감독은 “뮤지컬에서 음악의 포지션은 작곡가, 음악 슈퍼바이저, 음악감독까지 세 가지”라며 “음악감독은 배우, 오케스트라, 연출 등과 현장에서 작업하는 사람이고 슈퍼바이저는 연극성이 떨어질 때, 특별한 시각이 필요할 때 고용하는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저의 예를 들자면 ‘서편제’ ‘광화문연가’에서는 슈퍼바이저였어요. (‘서편제’의 넘버를 꾸린) 윤일상 작곡가는 가요계에서는 유명하시지만 뮤지컬 공식에 대해 주저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영훈 작곡가의 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작곡가께서 작고하셔서 슈퍼바이저를 하게 됐어요. 듀엣, 솔로 등의 편성과 선곡방향, 연출 의도 등을 작곡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죠.”이렇게 전한 김문정 음악감독은 “작곡을 했을 때는 제가 만든 아이(넘버)를 잘라내거나 늘리기가 힘들다”며 “그래서 제가 작곡을 한 작품은 음악감독을 아예 따로 뒀다”고 부연하며 2016년 초연됐던 ‘도리안 그레이’를 예로 들었다. 이지나 연출작으로 JYJ 김준수와 박은태, 최재웅, 홍서영 등이 출연했던 대작이다.“연출님께서 여기 늘려주고 반복하고 등을 요구하시는데 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난 애만 낳을게’라고 하고는 제이슨이라는 편곡자에게 음악감독을 맡겼죠. 스스로 괴로웠어요. 늘 제가 하던 일인데 왜 제가 작곡한 곡에선 그 시각이 안생기나 싶었거든요.”◇벅찬 선물 ‘온리’ “고훈정, 고은성, 이충주 등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지난 6월 자신의 이름을 건 콘서트 ‘온리’를 진행한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벅찼죠. 제 인생의 선물이었어요. 제가 용기 낼 수 있게 정말 많은 게스트 분들이 두발 벗고 도와주셨죠.”지난 6월 7, 8일 진행된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콘서트 ‘온리’(ONLY)에 대해 김문정 음악감독은 “벅찬 선물”이라고 표현했다.그의 전언처럼 그가 멘토로 참여했던 JTBC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Forte di Quattro 고훈정·김현수·손태진·이벼리)를 비롯해 홍광호, 황정민, 임태경, 김준수, 옥주현, 양준모, 조정은, 윤선용, 전미도, 이창희, 정택운, 소리꾼 이자람, 가수 최백호, 발레리나 김주원, 무용수 윤전일 등이 함께 무대를 꾸렸다.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힘들게 준비했지만 죽을 때까지 못잊을 것 같은 순간들의 연속이었죠. 게스트들과 관객분들게 그 동안 수고했다는 위로와 격려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더불어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질과 방향성을 제시해준 것도 같아요.“이 콘서트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은 출연자들마다 소개와 설명 멘트를 직접 준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제가 각 게스트에 대해 느낌을 적고 전문 작가 선생님이 정리해주셨다”는 멘트에 대해 “이렇게 많은 게스트분들이 출연하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다들 너무 바쁜 분들이시잖아요. 누군 하고 누군 안할 수도 없어서 쓰다 보니 다 쓰게 됐죠. 사실 쓰는 것 보다 직접 소개 멘트를 하는 게 더 힘들었어요. 지휘를 하는 건 하나도 안떨리는데 곡 끝나고 뒤돌아서 멘트하고 다시 지휘하고…그게 너무 번거롭고 부담됐어요.”이어 “처음이라 욕심을 내서 화려하게 해봤다”며 “계속 배우들에게 부탁하면서 무리하게 할 수는 없고 다른 형태의 콘서트로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김문정 음악감독은 ‘온리’의 공연 영상 업로드를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콘서트의 오프닝을 장식했던 자작곡, 오케스트라 The M.C와 한세대 공연예술학과 제자들과 꾸린 ‘라이언 킹’의 ‘킹 오브 프라이드 록’(King of Pride Rock),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 앵콜곡 ‘맘마미아’의 ‘땡큐 포 더 뮤직’(Thank You for the Music), 최백호가 부른 뮤지컬 ‘캣츠’ 중 늙은 암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Memory), 황정민이 클라리넷으로 연주한 ‘시네마천국’ 등의 영상이 업로드된 유튜브채널에 대해 “방향성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뮤지컬을 하려는 음악도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형태로 발전시켜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하는 현장 활동들, 다양한 작업들을 공유하면서 뮤지컬계에 입문하고 싶은 이들과의 협업을 이끌어주는 매체가 돼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습니다.”7월 개설한 유튜브채널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김문정 음악감독은 곧 개막할 ‘마리 앙투아네트’(8월 24~11월 17일 디큐브아트센터)에도 투입된다. 음악감독, 강연, 방송 등으로 바쁘게 지낼 그는 이후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이들로 ‘팬텀싱어’에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들을 꼽았다.“오히려 ‘팬텀싱어’에 출연한 배우들 중 작업을 못해본 친구들이 있어요. (고)훈정이, (고)은성이, (이)충주 등과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17 22:08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헤드윅’, ‘정명훈&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전시 ‘스크리닝 프로젝트’ 외

뮤지컬 ‘헤드윅’(8월 16~11월 3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록밴드 앵그리인치의 트랜스젠더 보컬 헤드윅(오만석•정문성•윤소호•전동석,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극.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헤매는 길 위에 선 트랜스젠더 록커 헤드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이 내는 진짜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나를 대면하는 가치에 대해 전한다. H.O.T. 출신 강타의 합류와 사생활 논란에 따른 하차로 한 차례 주목받았던 뮤지컬이다.  뮤지컬 ‘헤드윅’(사진제공=쇼노트)단 한번 허락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분단시절 동베를린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며 자유를 꿈꾸던 소년 한셀의 간절함, 그를 자유의 세계로 데려가줄 것이라 믿었던 미군병사 ‘슈가대디’ 루터와의 만남, 응어리처럼 남아 았는 앵그리 인치, 잃어버린 반쪽이라 믿었던 토미의 배신 등 사연을 풀어놓는다.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극이 되는 헤드윅에는 2005년 한국 초연 멤버 오만석과 2016년 ‘뉴 메이크업’부터 함께 한 정문성을 비롯해 ‘지킬앤하이드’ ‘프랑켄슈타인’ ‘더 라스트 키스’ ‘팬텀’ 등의 전동석과 ‘랭보’ ‘더 캐슬’ ‘너를 위한 글자’ 등의 윤소호가 새로 합류했다. 자유를 위해 헤드윅의 남편으로 살고 있지만 드래그 퀸(Drag Queen, 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하는 퀸의 합성어로 여장게이) 출신인 이츠학에는 2016년부터 함께 한 제이민, 2017년에 합류한 ‘키다리아저씨’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의 유리아 그리고 ‘신흥무관학교’ ‘도리안 그레이’ 등의 홍서영이 새로 캐스팅됐다.앵그리인치 밴드에는 음악감독이자 퍼스트 기타리스트 이준과 세컨드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Zakky을 비롯해 드럼 김민기•이정훈•최기웅, 퍼스트·세컨드 기타에 최기호•조삼희•전훈, 베이스 이한주•홍영환, 키보드 조커(이효석)•정다운이 함께 한다.   정명훈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평화콘서트’(8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정명훈amp;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평화콘서트’(사진제공=크레디아)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오랜만에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까지 발휘하는 콘서트. 언젠가 남북 연주자들이 함께 하며 ‘음악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세 번째 무대다. 정명훈은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로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피아노 협주곡 23번’(Piano Concerto no. 23)을 협연한다. 이와 더불어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교향곡 제6번 비창’(Symphony no. 6, ‘Pathetique’)도 연주된다.  연극 ‘이방인’(사진제공=극단 피악)지휘자 및 협연자로 함께 하는 정명훈을 비롯해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방이롤리니스트 임지영이 악장으로,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자인 첼리스트 문태국이 첼로 수석으로 함께 한다.  연극 ‘이방인’(8월 20~31일 동양예술극장 2관)‘악령’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오를라’를 잇는 극단 피악의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알베르 카뮈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으로 알제에 거주하는 젊은 사무원 뫼르소가 겪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 그가 얽힌 아랍인 살인사건 그리고 사형선고를 통한 본인의 죽음까지를 따르는 부조리극이다. 원작과는 다르게 재판장면에서 시작하는 ‘이방인’은 어머니 장례식에도 울지 않는 아들, 신을 거부하는 이단아, 햇빛에 총을 쏘는 기행을 행하는 사람 등에 해당하는 뫼르소를 통해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공허, 죽음 등을 고찰한다.‘오를라’에서 나진환 각색·연출과 함게 한 한윤춘, ‘악령’의 주영호, ‘오이디푸스’ ‘리차드3세’ ‘메피스토’ 등이 이천영,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등의 김찬 등이 함께 한다.전시 ‘스크리닝 프로젝트: 물질과 기억’(8 월 20~24일 우란문화재단 우란1경)전시 ‘스크리닝 프로젝트: 물질과 기억’(사진제공=우란문화재단)공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담은 공예 및 디자인 분야의 독립 다큐멘터리 필름들을 상여하는 우란문화재단 기획전시.우란문화재단은 2014년 워커힐 미술관 설립자인 고(故) 박계희 여사의 뜻을 이어 문화 인재 및 콘텐츠 육성·개발·지원하고 있다.‘스크리닝 프로젝트: 물질과 기억’은 공예 제작 과정에 깃든 사회, 문화적인 가치를 살피는 전시로 단편 다큐멘터리 32편과 장편 7편이 상영된다.2016년 영국공예청과 영국 공예월간지 ‘Craft’가 협업한 ‘리얼 투 릴: 공예영화제’에서 선정한 단편영화들, 포브스에서 ‘반드시 봐야 할 디자인 관련 다큐멘터리’ 중 하나로 선정된 대만 무밍차이 감독의 ‘디자인 씽킹’(2012), 미국의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에 주목한 ‘메이커’(2014), 한자 타이포그래피를 현대적으로 다룬 ‘한자’(2017)  등이 상영된다.더불어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맞아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닐스 볼브링커•토마스 틸쉬(독일) 감독의 ‘바우하우스: 바우하우스 100주년’(2019)를 비롯해 앤드류 p. 퀸•에릭 벡로프(미국) 감독의 ‘프레싱 온: 레터프레스 필름’(2018), 브라이어 레빗(미국) 감독의 ‘그래픽디자인 수단들: 그래픽디자인 제작의 역사’(2016), 잭 테일러(미국) 감독의 ‘카세트: 다큐멘터리 믹스테이프’(2016) 등이 처음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16 20: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라이트박스와 의자, 푸른 어항 속 물고기 그리고 마음 속 하얀 늑대와 검은 늑대…뮤지컬 ‘블루레인’

뮤지컬 ‘블루레인’ 출연진. 위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루크 역의 박유덕?임병근, 테오 역 이창희?이주광, 사일러스 조환지?임강성, 헤이든 김려원?최미소, 존 루키페르 박송권?김주호(사진제공=씨워너원)“원래는 ‘브라더스’였다가 이미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라는 뮤지컬이 만들었졌다는 걸 알고 제목을 고민했어요. (원작인 도스도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가진 선과 악, 선택의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내포한 제목이 ‘블루레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블루레인’(9월 15일까지) 프레스콜에서 추정화 연출은 제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블루레인’은 ‘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 김병진 안무가의 콤비작으로 도스도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Dostoevsky, Fedor Mikhaylovich)을 1990년대 후반의 미국 유타주 스프링데일로 배경을 옮겨 변주했다.추정화 연출은 “원래는 ‘죄와 벌’의 팬으로 이 작품을 뮤지컬로 하고 싶었다”며 “그러던 중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읽었는데 ‘죄와 벌’과 비슷한 맥락을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었다. 게다가 명확한 사건도 있었다”고 무대화 이유를 밝혔다.지난해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창작지원 선정작으로 2019년 딤프에서 초청돼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극은 스프링데일 지역의 탐욕스럽고 폭력적이며 방탕한 유지 존 루키페르(김주호‧박송권,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의 죽음으로 시작해 그의 살해범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른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장남 테오(이창희‧이주광)는 감정기복이 심한가 하면 술과 도박에 중독된 사고뭉치다. 친모가 남긴 신탁자금을 받기 위해 아버지 존을 찾았다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다. 그를 변호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둘째 아들 루크(박유덕‧임병근)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 뉴욕의 잘 나가는 변호사로 성장했다. 뮤지컬 ‘블루레인’ 포스터(사진제공=씨워너원)두 형제와 더불어 존의 죽음에 얽힌 클럽가수이자 테오의 연인 헤이든 로즈(김려원‧최미소), 그 정체가 모호한 새로 들인 하인 사일러스(조환지‧임강성), 형제를 어려서부터 돌봐온 가정부 엠마(한유란‧한지연) 등이 선과 악의 경계를 서성이며 이야기를 풀어간다.◇단출한 무대 위 라이트박스와 의자 6개, 푸른 어항 속 물고기 그리고 ‘블루레인’“라이트박스와 키네틱, 전식 등을 활용해 무대를 어항으로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모두가 테오와 (극 중 테오와 헤이든이 기르는 한쌍의 물고기) 버터플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이렇게 전한 추정화 연출은 “우리 역시 어항 속 물고기와 다르지 않다. 파란 물속을 ‘블루레인’으로 보면 우리도 버터플라이처럼 이 세상을 노닐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어항을 내려다보듯 신도 인간을 내려다보지 않을까 싶어 (무대를) 어항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김병진 안무가는 “(추정화) 연출님이 (2018년 제12회 딤프) 당시 ‘활용할 수 있는 게 의자 6개 뿐이다. 의자 6개로 표현해 보자’고 제안했을 때는 난감했다”며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굉장히 신났다”고 전했다.“춤이 아닌 다른 표현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의자는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배우들, 캐릭터 자신들이라고 생각했죠. 의자가 매번 다른 형태나 위치에 놓이게 돼요. 마주보고 얽히고 넘어지기도 하죠. 의자에 앉아서 진실과 내면에 부딪히는 상황, 그 진실과 내면을 회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감정들을 의자를 통해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2018년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창작 지원작 당시의 공연 사진(사진제공=딤프사무국)허수현 음악감독은 “드라마가 방대하다보니 음악은 어렵지 않고 선율적으로 가려고 했다”며 “팝 발라드, 록 발라드, 세미 클래식 등을 총망라해 극에 잘 버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테오 역의 이창희는 “드라마가 돼야하는 상황의 적재적소에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복합적으로 쓰인다”며 “그런 음악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감정을 끌어올린다”고 말을 보탰다. 딤프 창작지원 때부터 헤이든 로즈로 함께 했던 김려원은 “배우들에게 집중될 수 있는 무대”라며 “보는 사람들에게 긴장감과 몰입도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테오로 새로 합류한 이주광 역시 “굉장히 무겁게 시작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배우들의 연기로만 이뤄지는 공연”이라고 동의를 표했다.헤이든 역의 최미소는 “엠마의 주옥같은 대사들에 리딩 때부터 펑펑 울면서 했던 기억이 있다”며 “작은 상징들을 많이 숨겨뒀으니 관객분들도 마음 속 하얀 늑대와 검은 늑대에 대해 생각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14 20: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잊지 말아야 할 분노와 슬픔 그리고 사람들! 하루쯤 ‘국뽕’에 취해도 좋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일제 한국인 강제징용 배상판결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이 ‘전쟁’으로 표현될 정도로 격화일로다. 3개 반도체 소재(포토리지스트·애칭가스·플루오린 플루아미드)에 대한 수출제한조치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각의·공포됐고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노 재팬’(NO Japan, 일본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이라는 일본 제품 불매·일본 여행 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광복 74주년 그리고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이하 수요집회) 1400회를 맞는다. 채 해결되지 않은 분노와 슬픔 그리고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콘텐츠들이 다양한 형태와 장르로 만들어져 국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과유불급의 국수주의와 민족주의에 ‘국뽕’(국가와 히로뽕을 합성한 신조어)이라 여겨질지도 모를, 하지만 제대로 해결되기까지 잊지 말아야할 분노와 슬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문화콘텐츠들을 소개한다.[FILM][MUSICAL] 봉오동 전투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영화 ‘봉오동 전투’ 뮤지컬 ‘극장 앞 독립군’영화 '봉오동전투'(사진제공=쇼박스)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전투. 이를 주제로 한 영화 ‘봉오동 전투’와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9월 20,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스크린과 무대에 재현된다. 영화 ‘봉오동 전투’가 이름 없는 독립군들의 질주와 분투의 여정을 따른다면 ‘극장 앞 독립군’은 봉오동·청산리 등의 전장에서 독립군을 이끌던 홍범도 장군의 노년에 집중한다.영화 ‘봉오동 전투’는 총이 영 마뜩찮은 최고 칼 솜씨의 소유자 황해철 역의 유해진, 웃음기라고는 없이 ‘이 구역 가장 빠른 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이장하 류준열, 마적단 출신으로 ‘제 의지’가 작용하기 보다는 부화뇌동한 마병구 조우진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들이 독립군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다. 홍범도 장군과 재혼한 부인 이인복 여사, 손녀 예카테리나(사진제공=고려인역사박물관 김병학 관장)본 이야기를 이끄는 이들을 비롯해 특별 출연으로 이름을 올린 홍범도와 극 내내 작전 수행 중인 독립군 포로군의 최민식, 박희순은 당시 전장으로 돌아간 듯 달리고 또 달리며 혹은 무자비한 고문을 감내하며 분투한다.최고·최신의 화력으로 무장한 일본군 제19사단 월강추격대대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는 이름없는 독립군들은 지역감정을 유발했던 전라도와 경상도, 빨갱이로 몰렸던 이북지역, 제주, 강원도 등 출신을 뛰어넘어 ‘독립의지’를 불태운다. 원신연 감독의 전언처럼 누군가의 눈물겨운 사연의 구구절절한 묘사, 죽음으로 독립의지를 증명하는 희생자 등 ‘신파’와 ‘국뽕’이라는 안전한 길을 마다하고 독립의지로 한군데로 내달리는 이들의 ‘희망’에 집중한다. 이에 ‘지루하다’는 평도 없지 않다. 어쩌면 과장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순간들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독립군에 잡혔다 중간 즈음 자유를 얻은 일본 소년병이 꼭 보고 느낀 대로 누구에게든 진실을 알렸기를 바라는 간절함 등이 여운을 길게 한다. ‘극장 앞 독립군’은 전장을 누비며 독립의지로 서슬이 퍼렇던 ‘날으는 홍범도’ 시절이 아닌 극장 앞 문지기로 지내던 노년의 홍범도에 집중한다. 1940년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1943년까지 수위로 일했던 홍범도 장군이 극장장에게 일대기를 들려주며 ‘날으는 홍범도’라는 연극을 제작하는 데 이른다. 지난 7월 23일 진행된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쇼케이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김광보 총연출의 전언처럼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은 비루한 말년을 보냈다. “그 원인을 알고 싶고 연극적으로 보여주고자 기획된”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은 김광보 총연출의 의도처럼 홍범도와 극장의 관계 속에서 비루하고 실패한 모습이지만 저들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존재함을, 실패 역시 미래를 위한 한 걸음임을 전할 예정이다.김광보 총연출이 이끄는 서울시극단을 비롯해 서울시국악관현악단·청소다.국악단, 서울시 무용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 등 세종문회화관 산하 9개 예술단 소속의 300여명이 총동원된다.  [DOCUMENTARY][EXHIBIT] ‘피해자’가 아닌 이름들의 이야기 : 영화 ‘김복동’ ‘주전장’, 전시 ‘할머니의 내일’ 영화 ‘김복동’(사진제공=엣나인필름)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사실을 공개 증언하면서 시작한 위안부 피해자 수요집회가 1400회를 맞았다.  강제 동원된 소녀들의 이야기는 국제적인 인권문제로까지 확대됐지만 일본 정부는 사과는커녕 입에 올리기도 심한 폄훼의 말들로, 한국 정부는 피해자를 철저히 배제한 합의로 끊임없이 생채기를 내고 있다. 가해자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목소리에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는 일본과 그에 한국정부가 부화뇌동 하는 사이 이제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스무명으로 줄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 문제를 주제로 한 영화와 전시가 마련됐다.“나이는 93세, 이름은 김복동.”영화 ‘김복동’은 1992년 3월 피해 사실 고발을 시작으로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 수요집회와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해 암투병 중에도 홀로 섰던 외교부 청사 앞 등에서 끊임없이 외쳤던 이름에 대한 이야기다.영화 ‘김복동’(사진제공=엣나인필름)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의 세 번째 다큐멘터리로 올 1월 28일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다.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지민이 내레이션을, 배우 정우성·박호산, 변영주 감독 등이 홍보를 자처했다. 피해자로 시작했지만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의 27년 간 투쟁의 여정을 따르는 ‘김복동’은 격한 감정이나 분노로 일관하기보다 할머니의 일상과 증언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낸다. 신파에도, 극적 감정에도 기대지 않고 차분하게 할머니의 행보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그 여운은 그가 걸어온 만큼, 또 다시 그 만큼을 걸어야할지도 모를 만큼 길게도 이어진다.영화 ‘주전장’(사진제공=시네마달)영화 ‘주전장’은 일본의 인종차별 문제 영상으로 일본 우익들의 공격대상이 된 일본계 미국인 유투버 미키 데자키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에 인신공격을 가하는 우익단체를 보며 왜 저리도 감추려고 하는지 궁금해진 미데키 감독이 시작한 3년 동안의 추적기다. 감독은 진지하지만 무겁지만은 않은 화법으로, 철저하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일본 우익들과 정부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폄훼하고 부정하며 성적 대상화했는지, 또 어떻게 지워내려 했는지를 풀어낸다. 전시 '할머니의 내일'(사진제공=나눔의집)감독의 ‘안전’을 우려하게 될 정도로 단호하게 결론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는 문제작이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역사인식 부재, 우익들에 의해 감춰지고 왜곡되는 역사 등의 분위기가 팽배한 일본에서 일본군 위안부 논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8월 8일 개봉한 ‘김복동’은 지난 12일 누적관객수 3만명을, 7월 25일 한국에서 개봉한 ‘주전장’은 16일째인 지난 9일 2만명을 넘어섰다.“내가 왜 위안부입니까. 나는 이옥선입니다.” 인사동 갤러리 이즈는 나눔의 집과 손잡고 7일부터 ‘할머니의 내일’(8월 20일까지)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신분 아닌 신분에 가려졌던 할머니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전시로 ‘할머니의 어제-어제처럼 아픈 역사’ ‘기억-고향, 고통 그리고 소망’ ‘오늘-피해자가 아닌 나’ ‘내일-우리의 내일’ 4개부로 구성됐다.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는 과거부터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으로 기록한 생활 그리고 나눔의 집에서 평범하게 울고 웃고 장구를 치며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가 하면 하트까지 날리는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9월 1~14일), 부산·대전(10월 예정) 등지로 순회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MUSICAL][EXHIBIT] 아쉽지만 여전히 유효한 10주년 뮤지컬 ‘영웅’과 20명의 순국열사를 만날 ‘그리고, 100’展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제작사 에이콤의 대표이기도 한 윤호진 연출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안중근을 연기하기로 했던 배우 안재욱의 음주운전 등으로 다소 빛바랜 10주년을 맞았지만 뮤지컬 ‘영웅’(8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전하고자 하는 민족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김도형·정의욱·이정열)를 하얼빈에서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정성화·양준모,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안중근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스러져 간 이름 모를 이들의 간절하고 애틋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왜색 짙은 연회 장면, 등장 이유가 모호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정재은·린지) 등 여성 캐릭터들의 활용 등이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나라를 위해 스스로를 내던진 이들이 호소하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강력하다.안중근을 비롯한 김구, 한용운, 윤동주, 박열, 김상옥, 김원봉, 신채호, 안경신, 한용운 등 순국열사 20명의 인물화를 만날 수 있는 ‘그리고, 100’展(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안중근을 비롯한 김구, 한용운, 윤동주, 박열, 김상옥, 김원봉, 신채호, 안경신, 한용운 등 순국열사 20명의 인물화를 만날 수 있는 ‘그리고, 100’展(8월 20일까지 마포아트센터 갤러리맥, 스튜디오Ⅲ)도 진행 중이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전으로 일제강점기 조국을 위해 애썼던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그리고, 100’에서는 구광모, 노재순, 박승원, 아작, 오형숙, 유진숙, 이익태, 정의철, 최우, 탁노, 신상철 등 현대작가들의 붓끝에서 재현된 순국열사들을 만날 수 있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독립운동 맞습니다-결코, 약자여서는 안 될 그들을 위해 | 정상규 지음(사진제공=아틀리에BOOKS)[BOOK]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이름들… : 책 ‘독립운동 맞습니다’이미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들도 있지만 그들만큼 절절하게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스러져간 이들도 넘쳐난다. ‘영웅’으로 분류되는 독립운동가들의 이름모를 ‘동지’로 저항하고 분투하며 자신을 내던졌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독립운동 맞습니다’가 출간됐다. 정진완, 박상열, 문형순, 김용이, 신현표, 조복애, 안성녀, 최능진 등 분명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독립운동가로 지정되지 않은 32명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회 민간위원이자 ‘잊혀진 영웅들’의 정상규 NGO ‘MASA’ ‘4Weeks’ 설립자다.저자는 지난 6년간 513명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책을 엮었다. 아무도 몰랐던 이들의 이야기는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 대기업 갑질, 재벌횡포 등으로 얼룩졌음에도 내 나라임을 상기시키며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몸짓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14 0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정답’ 아닌 ‘불완전하고 개별적인’ 정의에 대하여…뮤지컬 ‘블랙슈트’

뮤지컬 ‘블랙슈트’ 출연진(사진제공=스탠바이컴퍼니)“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1997년 영화 ‘데블스 어드버킷’에서 출발했어요. 법과 권력, 정의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쓰다가 ‘정의’에 초점을 맞춰 각색하게 됐습니다.”9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블랙슈트’(10월 1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프레스콜에서 김명훈 작‧연출은 “정의에는 정답이 없다”고 집필 및 연출의도를 털어놓았다. “선악, 흑백, 옳고 그름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정의 역시 이렇다 저렇다 답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현 시대의 정의는, 양심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뮤지컬 ‘블랙슈트’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고 믿는 검사 차민혁(양지원‧이승헌‧조풍래, 이하 가나다 순)과 정의 구현을 꿈꾸는 따듯한 변호사 김한수(김순택‧박규원‧최민우), 두 단짝 친구 앞에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 대표 변호사 최광열(왕시명‧유성재‧이승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법정극이다. 뮤지컬 ‘블랙슈트’(사진제공=스탠바이컴퍼니)한수가 휘말린 불미스러운 사건, 그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민혁, 그 사건의 시발점으로 추정되는 28년 전 살인방화사건에 연관된 최광열 대표가 벌이는 법정 심리극이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최후진술’에서 함께 했던 이승현·유성재와 박규원이 최광열과 김한수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이들과 ‘미아 파밀리아’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풍래가 검사 차민혁, ‘최후진술’로 이승현·유성재·박규원과 함께 했던 양지원·최민우가 각각 차민혁·김한수로 분한다. 더불어 ‘타이타닉’ ‘언더그라운드’ ‘외솔’ ‘구’ 등의 왕시명과 ‘호프’ ‘해적’ 등의 김순택·‘록키호러쇼’ ‘마마돈크라이’ 등의 이승헌이 각각 최광열과 김한수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이 극에 대해 김명훈 작‧연출은 “이 세상의 것들을 선악으로 나눌 수 없듯 우리가 던지는 키워드로서의 ‘정의’가 아니라 관객들에게 정의를 묻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도대체 정의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개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자의 생각,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게 정의가 아닐까 싶었죠. 다양성을 존중하고 관객들이 충분히 자신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얘기를 나누는 ‘꺼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곤 연출 포인트로 ‘트라이앵글 구조’를 꼽았다. 그는 “완전하지만 불완전한 도형이 삼각형”이라며 “차민혁‧최광열‧김한수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고리로 이어진 삼각구도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배우들에게 당부한 건 가사나 대사에 법적 용어가 섞여 있어 쉽지 않지만 명확한 대사 전달이었어요. 정의라는 단어가 무겁게 다가오지만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시고 한번이라도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주시면 좋겠어요.”이에 차민혁 역의 조풍래는 “친구라는 단어의 정의, 형제로서의 정의, 검사로서 범인을 바라보는 정의, 나쁜 이들을 심판하는 최광열을 바라보는 정의가 다 다르다”고 동의를 표했다.“하나의 정의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정의’에 대한 정답은 ‘세세한 정의가 너무 많지 않나’였어요. 그런 생각으로 캐릭터와 작품에 다가가고 있죠.”◇동시에 쏟아내는 감정의 대비들로 꾸린 넘버들뮤지컬 ‘블랙슈트’ 연습실(사진제공=스탠바이컴퍼니)“뮤지컬에서는 잘 쓰지 않는, 동시에 부르는 방식이에요. 쏟아내는 감정들이 너무 많죠. 노래를 하나하나 나누다 보니 기다려야하는 감저들이 너무 많아서 레치타티보(Recitativo, 대사 내용에 중점을 둔 오페라·오라토리오·칸타타 등의 창법) 형식으로 감정을 대비시키고자 했죠.” 이경화 음악감독의 말처럼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가사들이 감정과 함께 한꺼번에 쏟아지는 방식의 넘버들로 중요해진 것은 “음악적 다이내믹”이다.“대립되면서도 포인트로 가져가야할 부분의 다이내믹을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딕션을 좀 정확하게 씹어주는 것에 중점을 뒀죠.”뮤지컬 ‘블랙슈트’ 연습실(사진제공=스탠바이컴퍼니)최광열 역의 유성재는 “이 사람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던 현실,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왕시명은 “인간의 이중성을 좀더 과장되게 표현해 현실감을 살리고자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이승현은 “하나의 사건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집중력”을 강조하며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스카우트’를 꼽았다. 최광열이 김한수를 자신의 로펌 입사를 제안하는 넘버로 “이 공연에서 최광열이 할 수 있는 가장 밝은 신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차민혁 역의 조풍래는 가장 좋은 넘버를 ‘다른 기억’으로 꼽았다.과거의 비밀을 알게 된 차민혁과 최광열의 다른 기억과 선택에 대한 노래로 조풍래는 “예를 들어 두명이 ‘블랙슈트’를 봤다면 두 개의 다른 기억으로 나가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똑같은 일이 어떻게 다르게 기억되는지를 통해 ‘정의’ ‘신념’ 등의 키워드에 대한 다른 시선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차민혁 역의 양지원과 김한수 역의 박규원은 ‘세상아 덤벼라’를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양지원은 “닌자거북이~ 코아붕가~처럼 8,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옛날 감성과 현대적인 게 공존해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기억을 잃은 민혁과 안좋은 쪽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최광열의 깊은 관계에 주력하고 있어요. 그 비밀을 알게 됐을 때의 감정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박규원은 ‘세상아 덤버라’를 좋아는 이유에 대해 “저희 뮤지컬에서 가볍고 재있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며 “게다가 후반부의 ‘마리오네트’와 더불어 살짝 댄스가 있어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하다”고 귀띔했다.또 다른 김한수 역의 최민우는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 최광열과 김한수가 부르는 ‘이젠 다 끝이야’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자신의 비틀린 정의에 대해 쏟아내는 최광열과 그를 막으려는 김한수가 격돌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다.“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학생시절의 장면에서 민혁이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라면 한수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면 때문에 최광열이 한수를 로펌으로 스카우트하고 싶어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감정적인 부분을 주력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10 14:3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시라노’, 오페라 ‘투란도트’, ‘티파니 다이아몬드’ 展 외

뮤지컬 ‘시라노’(8월 10~10월 13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 ‘시라노 드 베라주라크’를 무대화한 작품. 레슬리 브리커스가 대본·작사, ‘엑스칼리버’ ‘웃는 남자’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해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지난 2017년 ‘지붕 위의 바이올린’ ‘살짜기옵서예’ 등의 구스타보 자작 연출로 초연됐다. 문장가이자 기사인 시라노의 사랑이야기로 2년 만에 재연은 ‘어쩌면 해피엔딩’ ‘프라이드’ ‘알앤제이’ ‘시데레우스’ ‘신흥무관학교’ 등의 김동연 연출이 힘을 보탠다.뮤지컬 ‘시라노’(사진제공=RG, CJ ENM)시라노 역에는 초연의 배우이자 프로듀서 류정한을 비롯해 최재웅·이규형·조형균, 록산에는 박지연·나하나, 크리스티앙은 송원근·김용한이 새로 합류했다. 연극 ‘죄와 벌’(8월 7~18일 소극장 산울림)임영웅 연출의 극단 산울림이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산울림 고전극장’의 한 작품. 판소리를 고민하고 실험하는 내가언제어디서소리를어떻게왜 작품으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배경으로 변주했다. 학비가 없어 휴학한 법대생 선호, 이를 눈여겨본 악독한 전당포주인에 빗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다고 있다.뮤지컬 ‘난설’, 연극 ‘헤카베’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왕복서간’ ‘줄리엣과 줄리엣’ 등의 이기쁨 연출작으로 판소리공장바닥소리 대표이자 뮤지컬 ‘아랑가’ ‘적벽’ 등의 정지혜가 각색·작창으로 참여했다.오페라 ‘투란도트’(8월 8~1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오페라 ‘투란도트’(사진제공=예술의전당)‘공주는 잠 못이루고’(Nessun Dorma)로 유명한 푸치니의 유작 오페라. ‘마술피리’ ‘어린왕자’ 등 예술의전당이 2001년부터 오페라 초심자와 청소년을 위해 선보이고 있는 가족오페라 시리즈다. 웃음을 잃은 잔혹한 투란도트 공주와 그녀가 낸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다. 중국 색이 짙은 원작이 표현진 연출에 의해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오른다.투란도트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정·이다미, 칼라프 왕자는 테너 이정환·한윤석, 목숨을 건 지고지순한 사랑을 전하는 류는 소프라노 김신혜·신은혜 등이 출연한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제2회 블랙뮤직페스티벌’(사진제공=의정부문화재단)‘제2회 블랙뮤직페스티벌’(8월 9~10일 의정부시청 앞 광장)‘블랙, 세상의 빛을 담다’라는 슬로건 아래 힙합은 물론 RB, 소울, 재즈 등 블랙 음악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의정부문화재단 추죄의 음악축제.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블랙뮤직페스티벌’(이하 BMF)의 두 번째 행사로 의정부시민 타이거JK가 예술감독으로 직접 라인업을 꾸리는가 하면 소속 그룹 MFBTY(타이거JK·윤미래·비지)와 함께 출연자로도 무대에 오른다.이들을 비롯해 박재범·사이먼도미닉이 공동설립한 힙합 레이블 AOMG의 대표 프로듀서 GRAY(그레이)와 ‘쇼미더머니 시즌 6’ 래퍼 우원재, 개성 강한 힙합레이블 Yng Rich(슈퍼비, UNEDUCATED KID, 트웰브)가 참여한다.‘쇼미더머니 시즌 7’ 출신의 래퍼 창모, ‘고등래퍼 시즌 3’ 우승자 이영지, 최근 박효신의 ‘굿바이’ 커버 영상으로 급부상해 ‘전국노래자랑’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했던 그렉, 래퍼이자 MC 프라임 등 힙합 뮤지션과 퓨전재즈 밴드 바스커션도 참여한다.지역 아마추어 아티스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슈퍼루키(Super Rookie) 맥너겟 TV’, 디제잉·랩·노래·춤 등 힙합의 다양한 스트리트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블록 파티’(Block Party) 등도 진행된다.전시 ‘티파니 다이아몬드展’(8월 10~2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알림터 알림2관)전시 ‘티파니 다이아몬드展’(사진제공=티파니)글로벌 다이아몬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티파니의 레거시를 기념하는 전시. 1837년 창립부터 지켜오고 있는 윤리적 채굴, 혁신적 장인정신, 타협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 등의 엿볼 수 있는 전시다.‘훌륭한 디자인이 성공의 시작’이라는 창업자 찰스 루이스의 신념을 중심으로 캐럿 보다 광채를 중시하는가 하면 높은 품질 기준, 장인의 손길, 윤리적인 채굴방식, 원산지 표기 등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티파니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 여타의 전시와는 달리 온라인 사전예약으로만 관람이 가능하다.뮤지컬 ‘정글라이프’(8월 10~10월 6일 대학로 고스트씨어터)뮤지컬 '정글라이프 출연진'(사진제공=와컴퍼니)다소니씨어터에서 이름을 바꾼 고스트씨어터 개관작. 뮤지컬 버전의 ‘미생’으로 정글과도 같은 빌딩 숲,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이다. 2013년 창작산실 창작뮤지컬 우수작으로 초연됐고 2014년에는 창작산실 창작뮤지컬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작으로 연달아 재연됐다. 이번 3연은 네이버 창작공연 투자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촉망받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소속실업팀 모기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피동희와 그가 맡은 애벌레 수입 판매 프로젝트를 둘러싼 회사 내 암투를 다루고 있다. 거액의 정부지원금 투자 소문,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야하는 오레오 상무와 실패를 바라는 홍호란 부장의 갈등 등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신입사원 동희의 모습에서 이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반영된다.치열한 암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동희 역에는 ‘랭보’ ‘더 캐슬’ 등의 강은일과 ‘애드거 앨런 포’ ‘록키호러쇼’ ‘그날들’ 등의 조원석, ‘더 픽션’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의 김준영,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스페셜 레터’ 등의 이경수가 캐스팅됐다.애벌레 수입 판매 프로젝트에 대한 극과 극의 바람으로 갈등하는 오레오 상무는 ‘비스티’ ‘컨설턴트’ ‘시라노’ 등의 주종혁을 비롯해 ‘6시 퇴근’ ‘오디션’ 등의 박웅, ‘구내과병원’ ‘러브스코어’ 등의 최호승, ‘형제의 밤’ ‘곤, 더 버스커’ 등의 유환숭이, 홍호란 부장은 ‘빨래’ ‘드가장’ 등의 하미미,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안지현과 신진경이 연기한다.더불어 ‘더 헬멧’ ‘어쩌면 해피엔딩’ ‘팬레터’ ‘프라이드’ ‘모범생들’ 등의 양승리와 고현경·김진철, 허윤예·손지애·주다온, 김주·유동훈·김영진, 강웅곤·송나영·원근영 등이 출연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09 14: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그 시절 미국에서는…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블루레인’

1940년대, 1990년대 후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8월 7~10월 20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블루레인’(8월 9~9월 15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이 관객들을 만난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재즈와 필름누아르가 성행하던 1940년대 미국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자신의 탐정소설을 영화로 제작하려는 작가 스타인(강홍석·최재림, 이하 가나다 순)과 그 작품 속 주인공인 탐정 스톤(이지훈·테이)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극 중 극 형태의 작품이다. 뮤지컬 ‘라이프’(The Life), ‘포시’(Fosse), ‘바넘’(Barnum), ‘스위티 채러티’(Sweet Charity) 등의 작곡가 사이 콜맨(Cy Coleman)이 재즈적 요소를 총동원해 넘버를 꾸렸다. 재즈와 더불어 색으로 구분되는 현실과 영화 속, 팜므 파탈, 언어적 유희, 패러디와 오마주 등 1940년대를 풍미했던 누아르적 요소들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출연진과 창작진.(사진제공=샘컴퍼니, CJ ENM)1989년 12월 11일 브로드웨이 버지니아 극장에서 초연돼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으로 한국 초연에는 뮤지컬 ‘레드북’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연극 ‘킬미나우’ 등의 오경택 연출, ‘나빌레라’ ‘금란방’ ‘생쥐와 인간’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등의 박해림 작가, ‘영웅’ ‘엑스칼리버’ ‘팬텀’ ‘엘리자벳’ ‘웃는남자’ 등의 김문정 음악감독이 힘을 보탠다. 오경택 연출, 박해림 작가 등 창작진과 배우들의 고민은 지극히 미국적인가 하면 수동적이고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 등 시대에 반하는 요소들을 한국화하고 동시대적으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오경택 연출은 “원작이 가진 코미디적인 측면을 보강·강조함으로서 이야기를 한발 떨어져 보게 하는 ‘거리 기법’을 활용했다”며 작가 스타인과 주인공 탐정 스톤의 현실과 영화 속 세계가 컬러와 흑백으로 교차되는 극의 가장 큰 특징을 어떻게 한국화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했다.오 연출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는 흑백을 절반으로 나눠 쓰는 심플한 방법을 썼지만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필름 롤을 상징하는 회전 원형 무대, 카메라의 이중조리개 등 좀 더 다채롭게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서 중요한 엔젤들(사진제공=샘컴퍼니, CJ ENM)재즈 넘버에 깃든 스윙, 바운스, 그루브 등도 ‘시티 오브 엔젤’의 특징이다. 악기 편성, 창법, 스캣(Scat, 의미가 없는 음절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미국의 재즈 창법), 긱(Gig, 필요에 따라 즉석으로 연주자를 섭외했던 형태) 연주 등 1940년대 정통 재즈 스타일은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넘버들과 40여개에 이르는 백그라운드 뮤직(BGM)으로 무장했다. 이에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명의 엔젤들(김찬례·윤지인·이준성·황두현)과 스윙(백업 배우)처럼 배치한 ‘멀티’ 4명(김연진·안다영·이종석·이준용)의 활약이 무엇보다 부각될 전망이다. 더불어 스타인과 스톤을 제외한 모든 캐스트들은 현실과 영화 속을 오가며 1인 2역을 연기하며 극에 재미를 더한다. 스타인의 영화제작자 버디이자 작품 속 영화계 거물 어윈 어빙은 정준하·임기홍, 버디 부인 칼 헤이우드와 팜므파탈 어로라 킹슬리는 가희·백주희, 스타인의 여자친구 게비이자 스톤의 헤어진 연인이자 여가수 바비는 방진의·리사, 스타인과 스톤의 비서 도나이자 울리는 김경선·박혜나가 연기한다. 18인조 빅밴드가 무대 위에 올라 극의 요소로 작용하며 낯선 혹은 색다르게 재즈 스타일로 노래하는 배우들의 도전을 전폭 지원한다. 뮤지컬 '블루레인' 출연진. 위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루크 역의 박유덕‧임병근, 테오 역 이창희‧이주광, 사일러스 조환지‧임강성, 헤이든 김려원‧최미소, 존 루키페르 박송권‧김주호(사진제공=씨워너원)‘인터뷰’ ‘스모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의 새로운 콤비작 ‘블루레인’은 러시아의 문학거장 표도르 도스도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Dostoevsky, Fedor Mikhaylovich)을 1997년 7월의 미국 유타주 스프링데일로 배경을 옮겨 변주한 스릴러다.지난해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 선정작으로 2019년 축제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방대한 원작 속에서 ‘선과 악의 경계’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집중한다. 스프링데일 지역의 탐욕스럽고 폭력적이며 방탕한 유지 존 루키페르(김주호·박송권)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극은 그의 아들들을 향한 의심어린 시선으로 긴박감을 끌어올린다.술과 도박에 중독된 사고뭉치에 감정 기복이 심한 큰 아들로 친모가 남긴 신탁자금을 받기 위해 아버지 존을 찾았던 테오, 아버지의 가정폭력과 엄마에 대한 상처로 신을 믿지 않는 둘째 아들이자 뉴욕의 전도유망한 변호사 루크, 존의 죽음에 얽힌 테오의 연인이자 클럽 가수 헤이든 로즈, 정체가 미스터리한 새로 들인 하인 사일러스, 테오와 루크를 아들처럼 돌본 가정부 엠마 등의 등장인물들이 촘촘하게 엮여 인간의 사랑과 희생, 서로가 있어 살 수 있다는 ‘내 주변인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테오 역에는 이주광·이창희, 루크 박유덕·임병근, 헤이든에 김려원·최미소, 사일러스 조환지·임강성, 존 루키페르에 김주호·박송권,    엠마에 한유란·한지연이 캐스팅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08 07: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묵직한 서사, 화려한 볼거리, 풍부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뮤지컬 ‘벤허’

뮤지컬 ‘벤허’(연합)“이성준 음악감독님께 농담 삼아 ‘초연 때는 왜 이렇게 안만들었냐’고 했어요. 신과 신이 넘어갈 때의 대사를 노래화하면서 음악이 주는 영감들, 드라마들을 풀어주는 힘이 추가됐죠.”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넘버 수가 적었던 ‘벤허’(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가 14곡을 추가해 돌아 왔다. 이에 대해 초연부터 유다 벤허로 분했던 박은태는 6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에서 음악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대사가 줄고 넘버가 추가되면서 ‘송스루’(모든 대사들이 노래로 진행되는 장르)의 느낌도 들어요. 그럼에도 드라마는 더 탄탄해지고 개연성은 더 많아진 기분입니다. 감정이 노래로 표현되면서 다른 감동으로 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뮤지컬 ‘벤허’(연합)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벤허’는 서기 26년 로마의 박해로 신음하는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귀족 유다 벤허(민우혁·박은태·카이·한지상,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가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여정을 따른다. 그 여정에는 신분 트라우마로 친구 벤허를 배신하는 메셀라(박민성·문종원),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에스더(김지우·린아)와 그의 아버지 시모니테스(홍경수), 양아버지 퀸터스(이병준·이정열), 어머니 미리암(서지영·임선애), 티토(선한국, 아역 이윤우·이지훈), 로마 총독 빌라도(이정수) 등이 조력자 혹은 적으로 함께 한다.◇풍부해진 음악, 메셀라에서 벤허로 역할 바꿔 돌아온 민우혁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벤허’(연합)웰메이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음악감독의 의기투합작으로 2017년 초연됐던 ‘벤허’는 방대한 원작에서 추린 묵직한 서사와 전차경주 신을 비롯해 불꽃 튀는 검투신, 노를 젓는 노예들로 즐비한 거대한 전투함의 맨 아래, 남성 무희들의 도발적인 군무 등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하며 호평 받았다.다소 적은 넘버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벤허’는 14곡의 넘버를 추가해 2년만에 돌아왔다. 재연의 또 다른 변화는 초연의 메셀라에서 유다 벤허로 돌아온 민우혁이다.“메셀라를 하면서 벤허를 연기하게 될 거라고는 꿈도 못꿨어요. 체격도 그렇고…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들이 힘을 뺄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거칠고 직접적이고 강한 것이 저의 최대 장점이었기 때문에 메셀라가 제 옷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벤허’는 너무 훌륭하고 배우들도 큰 걸 얻어가는 작품이라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죠.”그런 민우혁을 유다 벤허로 무대에 세운 이는 왕용범 연출이었다. 민우혁은 “왕 연출님께서 저의 새로운 면을 보시고 벤허도 나쁘지 않겠다 해주셨다”고 털어놓았다.“설레면서도 해낼 수 있을까 했지만 연출님을 믿고 따라왔습니다. 가장 부담스러운 점은 메셀라의 강렬함과 벤허 이미지가 너무 다른데 겹쳐 보이지 않을까 였어요. 잔상을 버리는, 대사 하나 숨소리 하나도 메셀라 같지 않으려고 노력한 작업이었죠. 벤허로서 메셀라를 바라보는 시선, 그에게 느끼는 감정선들을 좀 더 직접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되는 행복한 과정을 걷고 있어요.”◇벤허의 갈등, 메셀라와의 우정 그리고 앙상블들의 활약뮤지컬 ‘벤허’(연합)메셀라로 새로 합류한 문종원은 “대결 구도라기 보다 벤허와 메셀라의 우정에 집중하고 있다”며 “평범했던 친구들이 세상과 맞닥뜨리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담고 싶다”고 전했다.“특히 메셀라는 연민이 많이 가요. 마음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나쁜 선택하지만 그 선택의 끝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너무 외로웠을 것 같아요. 거대한 세상에서 작은 두 친구의 숨결을 살려보고 싶어서 계속 공부 중입니다.”에스더 역의 김지우는 “우리 작품의 진짜 주연은 앙상블 배우들”이라며 “처음부터 단 한순간도 쉬는 때가 없다. 그분들이 모두 만들어주셔서 저희가 힘을 받아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우의 전언처럼 ‘벤허’의 앙상블들은 유대인 노예, 무희, 로마군 등으로 분하며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벤허’의 앙상블 배우들은 2017년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다.뮤지컬 ‘벤허’(연합)“이번 공연을 연습하면서 앙상블 배우들 때문에 반성도 하고 감동도 많이 받았어요. 오프닝의 우리 앙상블 배우들이 하는 것만 봐도 대단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분들을 보면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반성할 수 있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들어요.”초연부터 벤허로 분한 박은태는 지나치게 기독교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서사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예수와 유다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보다 더 기독교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원작가가 반 기독교적으로 쓰려다가 성경 공부를 계속하면서 결국 예수의 기적을 드러내는 작품을 쓰게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너무 기독교적인 서사가 강해 관객이 부담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그 고민의 결론은 원작을 잘 따라가 보자 였어요. 벤허는 메시아가 나타나 로마에 핍박받는 유대인을 구할 것이라는 예언을 믿으면서도 그 예언이 이뤄지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벤허가 가진 갈등 포인트들과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에 집중해서 봐주시길 바랍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07 22:36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재즈넘버·오경택 연출·배우들과 함께 하는 ‘처음’…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김문정 음악감독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재즈도, 오경택 연출님과도, 최재림·김경선·방진의·정준하 배우들과도 ‘처음’이에요.”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8월 7~10월 20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의 김문정 음악감독은 유독 ‘처음’이 많은 작품의 개막을 앞두고 “설레고 즐겁다”고 털어놓았다.‘시티 오브 엔젤’은 1940년대 후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풀어가는 블랙코미디 뮤지컬로 ‘라이프’(The Life), ‘포시’(Fosse), ‘바넘’(Barnum) 등의 작곡가 사이 콜맨(Cy Coleman)이 재즈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 넘버를 꾸린 작품이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작가 스타인 역의 최재림(왼쪽부터), 작품 속 주인공 스톤 테이·이지훈, 스타인 강홍석(사진제공=샘컴퍼니, CJ ENM)자신의 탐정소설을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작가 스타인(강홍석·최재림, 이하 가나다 순)과 그 작품 속 주인공 스톤(이지훈·테이)이 교차되는 극 중 극 형태의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버지니아 극장에서 1989년 12월 11일 초연돼 879회에 걸쳐 공연되며 사랑받았다.논레플리카(Non-replica, 수정과 각색이 허용되는 라이선스)로 한국에서 초연되는 ‘시티 오브 엔젤’에는 김문정 음악감독을 비롯해 뮤지컬 ‘레드북’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연극 ‘킬미나우’ 등의 오경택 연출, ‘나빌레라’ ‘금란방’ ‘생쥐와 인간’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등의 박해림 작가가 힘을 보탠다.작가 스타인 역에는 뮤지컬 ‘마틸다’ ‘애드거 앨런 포’ ‘노트르담 드 파리’ ‘킹키부츠’ ‘에어포트베이비’ 등의 최재림과 ‘엘리자벳’ ‘킹아더’ ‘모래시계’ ‘나폴레옹’ 등의 강홍석이, 스타인이 극화한 작품 속 주인공인 탐정 스톤은 ‘엑스칼리버’ ‘광염소나타’ ‘엘리자벳’ ‘안나 카레니나’ 등의 이지훈과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여명의 눈동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테이가 더블캐스팅됐다.현실과 영화 속 인물로 등장할 영화제작자 버디 피들러와 영화계 대부 어윈 어빙은 정준하·임기홍, 현실의 버디 부인 칼라 헤이우드이자 영화 속 팜므파탈 어로라 킹슬리는 백주희·가희, 스타인을 사랑하는 버디의 비서 도나이자 탐정 스톤의 비서 울리는 박혜나·김경선, 스타인의 여자친구 게비이자 스톤의 전 연인 바비는 리사·방진의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작곡가 사이 콜맨이 ‘쏟아 부은’ 스윙과 바운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기본은 재즈예요. 작곡가 사이 콜맨이 초연을 의뢰받고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재즈를 쏟아 붓겠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코드나 리듬 자체가 재즈 스타일로 돼 있어요. 약간의 16비트나 ‘퍼니’(Funny) 정도가 있을 뿐 기본은 재즈의 스윙과 바운스죠.”‘시티 오브 엔젤’ 넘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김문정 감독은 “예를 들어 현실의 스타인, 가상 속 스톤, 버디가 같은 노래를 하는데 키도, 편곡도 다르다. 하지만 기본은 재즈”라며 “게비·바비 역의 리사·방진의 배우가 부르는 슬로 재즈, 스윙도 다 재즈”라고 부연했다.“제작발표회에서 최재림 배우가 불렀던 ‘퍼니’가 재즈가 아닌 거의 유일한 넘버예요. 뮤지컬 ‘시카고’가 좀 모던한 재즈 느낌이라면 ‘시티 오브 엔젤’은 정통에 가까운, 1940년대 악기 편성, 창법 등의 재즈죠. 이 작품이 1980년대에 초연됐지만 이후 2010년 즈음에 리프라이즈된 넘버들이 있어요. 저희는 후자를 선택해 템포도, 편곡방향도 다르게 잡고 있죠.”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이어 “연습하면서 백그라운드 뮤직(BGM)이 너무 많아져서 40개가 넘는다”며 “정통기법의 재즈지만 올드한 부분은 과감하게 빼고 무대감독님과 실시간으로 계산하면서 모자라다 싶으면 다른 음악을 가져오기도 한다. 때로는 있던 음악에 다른 음악을 붙이기도 하면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저희 1막이 엄청 길어요.그래서 템포는 탄탄하고 쫀쫀하게 만들고 노래 반복도 과감하게 삭제하면서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죠.”◇규칙 속 자유…재즈넘버, 어렵지 않아요!“재즈라고 해서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아요. 재즈에는 긱(Gig, 필요에 따라 즉석으로 연주자를 섭외했던 형태) 연주가 있잖아요. 한 코러스 돌면 애드리브하고 또 한 코러스하고….”하지만 김 감독의 말처럼 “뮤지컬에서 애드리브는 위험요소가 좀 있다.” “배우는 멋있으라고 했는데 상대 배우나 관객들은 ‘뭐야?’ 싶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의 전언처럼 “무대라는 공간에서의 애드리브는 자칫 사고 혹은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애드리브 구간을 정했어요. 공간과 드라마 안에서 규제되고 펼쳐질 수위를 정하는 거죠. 노래는 매일 밤 똑같지만 애드리브 구간에서는 배우마다 자유로울 수 있어요. 그 자유로울 수 있는 지점들을 배우들과 찾아가고 있죠.”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극을 여는 ‘오버추어’(서곡)부터 스캣(Scat, 의미가 없는 음절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미국의 재즈 창법)으로 꾸렸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극을 여는 ‘오버추어’를 스캣으로 꾸렸다.(사진제공=샘컴퍼니, CJ ENM)“시작부터 ‘우리 이런 음악이야’라고 알리는 거예요. 그렇다고 모든 넘버를 스캣으로 꾸리는 건 아니에요. 신을 만들면서 앙상블들이 ‘스톱, 스톱’이라든가 ‘두비두밥’ 정도의 스캣 한두 마디씩을 쳐 줄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어요. 탄탄한 원작을 논레플리카로 가져오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고 그런 시도들이 너무 재밌어요. 오경택 연출님이랑 약간이 아닌 많은 수정을 거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연습 중에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죠.”이어 김문정 감독은 “저희 작품은 대합창이 있는 서사극은 아니다”라며 “전체 출연자가 함께 부르는 넘버가 맨 마지막에 ‘끝났다’를 알리는 4소절 뿐”이라고 토로했다.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그래서 4명의 엔젤들(김찬례·윤지인·이준성·황두현) 활약이 큰 거예요. ‘엔젤스’ 오디션을 위한 제작진과 연출진의 작전이 있었죠. 정말 치열했어요. 일 대 일도 붙여보고 이 대 일, 남녀 붙이기 등으로 정말 다양하고 치열하게 오디션을 치렀죠. 그렇게 4명을 뽑고 누구 하나 펑크가 나면 안되니 스윙(백업 배우)처럼 ‘멀티’라는 이름으로 4명(김연진·안다영·이종석·이준용)을 더 둔 거죠.”그리곤 “배우들 모두가 ‘오버추어’로 오디션을 봤다”며 “엔젤들과 멀티들 8명이 올라가는 장면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사실 재즈를 기본으로 하지만 넘버를 막상 들어보시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나 오스카 피터슨 (Oscar Peterson) 같은 정통 재즈는 진짜 어려워서 못들어요. ‘시티 오브 엔젤’ 넘버는 꽤 대중적인 재즈들입니다.” 이렇게 설명한 김문정 감독은 “사실 진짜 어려운 건 우리나라에서 멀티 연주자 찾기였다”며 “4개의 악기를 다 연주하는 포지션의 연주자 4명이 필요했다”고 토로했다.“예를 들어 리드악기인 플롯·클라리넷·피콜로·색소폰을 한 사람이 연주해야 하죠. 그런 연주자 4명이 필요한데 그 층이 두텁지를 않아서 찾기가 쉽질 않았어요. 저희 팀원(김문정 감독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The M.C) 2명을 포함해서 간신히 꾸렸어요. 연주자들이 이렇게 일찍 악보를 찾아가 연주연습을 하기도 처음이죠.”◇첫 호흡, ‘학구파’ 오경택 연출, ‘노래파’ 최재림·김경선, ‘연기파’ 방진의, ‘분위기메이커’ 정준하김문정 감독과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로 처음 호흡을 맞추는 오경택 연출(사진제공=샘컴퍼니, CJ ENM)“오경택 연출님은 ‘학구파’신 것 같아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시죠. ‘여긴 좀 열어 놓고 가자’ 식이면 나중에 정리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아져서 힘든 경우들도 있는데 연출님은 머릿속에 이미 계산이 다 서 있어요. 여기서 두 걸음을 걸으면 무대전환이 이렇게 되니 음악이 10초 정도 더 있어야 한다는 식이죠. 너무 놀랐어요.”김 감독은 오경택 연출에 대해 “전체 그림을 먼저 훑으셔서 처음엔 그 템포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신을 만들면서 다져가기 보다는 전체를 계속 되풀이하면서 정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그간 제가 나무를 하나씩 만들어놓고 그것들을 모아 숲을 만드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면 연출님은 전체적인 구성을 잘 맞춰놓고 가시죠. 나무가 아닌 숲을 보시면서 가는 느낌이랄까요. 먼저 숲을 보고 가지치기를 하시는 방식이라 첫 작업인데도 합이 좋아요.”김문정 감독은 오경택 연출 뿐 아니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재림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며 “본인이 얼만큼 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배우”라고 평했다.“기본적으로 소리가 좋으니 어떤 디렉션도 빨리, 잘 받아들이고 있어요. 방진의는 너무 연기를 잘하는 배우여서 꼭 한번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김경선도 마찬가지죠. 정준하 배우도 처음인데 개인 노래 레슨을 받으면서 노력 중이죠. 무엇보다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셔서 즐거워요.”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김문정 음악감독(사진제공=The P.I.T)더불어 이미 호흡을 맞췄던 강홍석, 이지훈, 테이, 리사, 박혜나 등에 대해서는 “믿음이 가는 배우들”이라 표현하며 “우리 엔젤들도, 캐릭터 분명한 조연들도 너무 좋다. 신인이지만 멜러리 역의 김소정 배우도 진짜 잘한다”고 평했다. 이어 “(김소정은) 오디션으로 발탁된 배우인데 그때부터 멜러리 같았다. 생각보다 비중 있는 배역을 원캐스트로 맡길 만 했다”고 덧붙이며 그부르에 대한 걱정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사실 걱정은 재즈의 기본인 그루브예요. 배워서 만들기 보다는 몸에 익혀야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거든요. 그루브를 타고난 배우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어요. 그루브가 몸에 밴 것처럼 보이게 해주는 게 음악감독인 제 역할이죠. 꼼꼼하게 어떻게 노래하고 소리를 내야하는지부터 익숙해지도록 훈련시켰어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그루브가 몸에 밴 듯 보이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8-06 22: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