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이드+제13회 딤프 Pick ④] 20년만의 내한, 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1999년 H.O.T. 콘서트의 기억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6-29 22:00 수정일 2020-05-29 14:12 발행일 2019-06-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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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Culutre+Play] 제13회 딤프 공식초청작 한중공동제작 뮤지컬 인 ‘시간 속의 그녀’(馬不停蹄的憂傷 In the Mood for Sorrow) 작사·작곡가 황서준(黃舒駿)
장국영, 여명, 왕정문, 비욘드 등과 작업한 가수이자 프로듀서, 배우, 감독! 20년 전인 1999년 HOT(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 콘서트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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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간 속의 그녀’ 작사·작곡가 황서준(사진=허미선 기자)

“장국영과 여명은 저의 곡을 리메이크했었고 왕비(왕정문)와 비욘드는 함께 작업을 했죠.”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까지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공식초청작인 ‘시간 속의 그녀’(馬不停蹄的憂傷 In the Mood for Sorrow, 한국어 넘버명은 오 나의 애수)의 작·작곡가 황서준(黃舒駿)은 장국영(張國榮), 4대천왕 여명(黎明), 왕비(王菲, 왕정문), 나영(那英), 주혜민(周慧敏), 장혜매(張慧媒) 등 내로라 하는 중화권 가수들과 작업한 아티스트다.

수많은 가수들과 작업을 했던 그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2046’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가수이자 배우 왕비와 비욘드에 대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왕비는 당대 최고의 가수였어요. 녹음실에서 같이 작업을 하면서 즐거웠죠. 왕비는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는 한두번 이상 부르지 않는데 제가 쓴 곡은 무조건 오케이를 해줘요. 콘서트에서도 주제나 테마에 상관없이 제 노래 한두곡은 꼭 세트리스트에 넣곤 하죠.”

이어 비욘드에 대해서는 “그들은 대부분 광동어 노래를 부른다. 그들의 유일한 중국 표준어 곡 ‘몽’(夢)이 제 작품”이라며 “그 대단한 가수의 유일한 노래를 제가 작곡했다는 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황서준은 20년 전 한국 방문에 대한 추억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은 꼭 20년만이에요. 1999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장혜매 음반 합작 때문에 서울에 왔었는데 꼭 20년만에 뮤지컬 공연을 위해 대구엘 왔네요.”

이어 “음악감독으로 2, 3일 정도 서울에 머물면서 이수만 선생님과 식사를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그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첫날 저녁 관람한 잠실체육관에서의 H.O.T.(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 공연이었다”고 전했다.

“정말 너무 많은 팬들이 흰 우비를 입고 한마음으로 ‘H.O.T.’를 외치며 흰 풍선을 흔드는 장관을 보면서 감명 받았죠.”

그리곤 “지금의 한국은 20년 전보다 음반시장이 굉장히 강해졌다”며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해도 비슷한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중화권 젊은이들이 한국의 노래, 영화, 드라마, 패션, 메이크업까지 소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가 제일 처음 본 드라마는 이영애·차인표 주연의 ‘불꽃’이었어요. 그 후로 배용준의 ‘호텔리어’나 이영애의 ‘대장금’ 등을 봤고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도 듣곤 했어요. 20년 전에 비해 한국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졌죠. 그런 나라의 관객을 20년만에, 제 노래로 만든 뮤지컬을 가지고 만나게 됐네요. 저희는 이미 30년 전에 이렇게 좋은 노래를 만들고 들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