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잘 알려진 ‘웨딩싱어’ ‘지붕 위의 바이올린’과 힙합뮤지컬 ‘라 칼데로나’와 ‘이브 몽땅’의 공존…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6-20 07:00 수정일 2019-07-06 22:57 발행일 2019-06-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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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개막작 ‘웨딩싱어’, 폐막작 러시아 ‘지붕 위의 바이올린’, 실험작 ‘라 칼데로나’ ‘이브 몽땅’
 지방자치뮤지컬 ‘만덕’ ‘이중섭의 메모리’, 창작지원작  ‘톰 아저씨’와 ‘유앤잇’(You&It;), ‘윤아를 소개합니다’ ‘송 오브 더 다크’, ‘투란도트’ ‘블루레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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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과 실험성, 협업과 합작, 뮤지컬과 관광산업의 미래 가능성 등으로 무장한 전세계 곳곳의 뮤지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3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6월21~7월 8일,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이 올해도 다양한 나라와 형식의 뮤지컬 작품을 선보인다.

8개국 23개의 작품을 선보이는 딤프에서는 ‘모두가 즐기는 축제’라는 정체성을 반영한 대중적인 작품,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실험성과 구성 등의 뮤지컬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 이번 딤프는 ‘결혼식’으로 시작해 ‘결혼식’으로 끝나는 특징을 보인다.  

제13회 DIMF_개막작_웨딩 싱어(영국)
제13회 DIMF 개막작 ‘웨딩싱어’(사진제공=딤프 사무국)

개막작 ‘웨딩싱어’는 1998년 개봉했던 아담 샌들러·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85년 미국 뉴저지를 배경으로 록스타를 꿈꾸지만 현실은 웨딩 싱어인 로비 하트(샘 페리데이)와 결혼을 앞두고 무관심한 약혼자로 인해 상처받은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캐시 컴프턴)의 발랄한 로맨스를 담고 있다.

이번 딤프 무대에 오르는 ‘웨딩싱어’는 지난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리바이벌돼 사랑받은 프로덕션 버전이다. 발랄하고 유쾌한 디스코 파티를 연상시키는 음악과 춤사위로 관객들 눈과 귀를 사로잡을 ‘웨딩싱어’에는 2018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X Factor) 출연자로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조반니 스파노(Giovanni Spano)의 색다른 매력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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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DIMF_폐막작_테비예와 딸들(사진제공=딤프 사무국)

폐막작인 러시아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역시 결혼식 장면들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1964년 초연 이래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20세기 초 아나테프카라는 마을에 살고 있는 가난한 유대인 우유배달부 테비예(드미트리 이바노프) 가족 이야기다.

딸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 테비예와 아내 골데(지나이다 체니크). 하지만 세 딸 짜이틀(타티아나 레미조바), 고들(알렉산드라 카레바), 하바(빅토리아 갈트세바)는 각각 가난한 양복점 직공, 체제에 반기를 든 혁명가, 기독교인인 러시아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유태인 작가 숄롬 알레이챔의 자전적 소설 ‘테비예의 딸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아버지와 딸들이 격돌하며 갈등하지만 결국 축복과 화해로 해피엔딩을 맞는다.

제13회 DIMF_공식초청작_이브 몽땅(프랑스)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프랑스의 ‘이브 몽땅’(사진제공=딤프 사무국)

스페인과 프랑스의 실험적인 뮤지컬 ‘라 칼데로나’와 ‘이브 몽땅’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스페인 뮤지컬 ‘라 칼데로나’는 펠리세 4세(파블로 파스)의 연인으로 스페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배우 마리아 이네스 칼데론(나탈리아 칼데론)의 일대기를 다룬 힙합 뮤지컬이다.

나탈리아 칼데론과 파블로 파스, 단 두명의 배우가 여러 역을 소화하는 블랙뮤지컬로 중세 유럽의 이야기와 힙합 리듬, 비트, DJ 아르디 하이의 디제잉 등 최신 음악 요소들의 기묘한 조화가 흥미롭다.

지난해 각광 받았던 에디트 피아프의 일대기 ‘아이 러브 피아프’에 이어 프랑스는 이브 몽땅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선보인다.

마르세유의 헤어드레서였던 이브 몽땅의 누나 리디아(엘렌 아르덴)가 화자로 나선 1인 뮤지컬로, 이브 몽땅의 파란만장한 삶, 리디아의 친구이자 이브 몽땅의 첫사랑 에디트 피아프 등의 이야기가 마튜 메이에르의 피아노와 클레망 가르생의 기타 선율에 실린다. 

상하이 산하 단체 예술인과 서숙진 무대 디자이너, 김미경 기술감독 등 한국의 창작진이 2년 동안 준비한 ‘청춘’, 중화권 인기가수 황서준의 히트곡 ‘영원한 스무살’ 중 “진실한 사랑이 나타난다면 그녀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죠”라는 가사에서 모티프를 얻어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국의 장은숙 안무가가 참여한 ‘시간 속의 그녀’도 흥미롭다.

한국의 창작진과 중국 단체가 의기투합한 작품들로 특히 시간 속에 갇힌 미스터리한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을 복고풍 넘버와 판타지 로맨스로 풀어낸 ‘시간 속의 그녀’는 현재 중국 순회공연을 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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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합작 뮤지컬 '청춘'(사진제공=딤프사무국)
이들 작품 외에도 딤프 대표작인 ‘투란도트’, 지난해 창작지원 선정작인 ‘블루레인’, 제주의 ‘만덕’과 더불어 지방자치제 뮤지컬인 ‘이중섭의 메모리’, 창작지원작 ‘톰 아저씨’와 ‘유앤잇’(You&It), ‘윤아를 소개합니다’ ‘송 오브 더 다크’ 그리고 국내 7개 대학과 태국의 마히돈대가 선사하는 대학생뮤지컬도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는 무료 관람할 수 있는 대학생뮤지컬 페스티벌에 ㈜클립서비스와 손잡은 모바일 티켓 서비스 ‘클라우드티켓’ 시스템을 도입해 관객 편의를 높인 딤프는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에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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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진행될 초대형 뮤지컬 야외 갈라 콘서트 출연진들(사진제공=딤프 사무국)

외지인, 외국인 방문객 확대를 위해 ‘인터파크투어’와 손잡고 ‘올여름, 대구로 가자’를 주제로 기획전을 운영하고 대구 방문·뮤지컬 관람이 포함된 숙박패키지를 구성했다.

대구시티투어와의 연계로 대구 관광 패키지를 구성하는가 하면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티켓 수령시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드도 마련했다.  

딤프 관계자는 “올해도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에서 뮤지컬 관광객들이 방문예정”이라며 “여름은 바다나 계곡 등 물이 없는 이상은 관광 비수기지만 ‘딤프’와 뮤지컬로 특화한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가늠 중”이라고 전했다.

“높은 산도, 특화된 관광지도 없는 대구의 여름은 비수기 중의 비수기입니다. 딱히 이렇다할 관광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대구에서 딤프와 뮤지컬이 관광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인터파트투어, 한국광광공사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관광 콘텐츠 개발·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 중입니다.”

개막 다음날인 22일에는 박칼린, 마이클리, 정동하, 홍본영, 김보경, 최재림, 해나 등 국내 유명 뮤지컬 배우들과 중국 ‘왕쯔팅’, ‘번더플로어’ 투어팀 등 해외 공연팀이 합류한 초대형 뮤지컬 야외 갈라 콘서트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