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아프리카에 K-드론을 띄우자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카렌 블릭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 영화로 아프리카 케냐에서 만난 자유로운 영혼 데니스와의 아름다운 사랑과 아프리카 원주민과의 우정을 그린 서정적인 로맨스 영화다.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다양하고 방대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밀렵꾼으로 인해 대다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국제기구 등에서 야생동물보호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밀렵을 근절할 방법은 없는 듯하다. 대부분의 정부 관리기관이나 동물보호단체들이 밀렵꾼을 감시하고 위험에 처한 야생동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차량이나 경비행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울 듯하다.최근 이런 열악한 아프리카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첨단 드론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미국기업 Zip Line이 르완다에서 혈액을 배송하는 의료용 드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2021년 기준으로 약 3000억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 창업자인 켈러 리나우도는 1987년생으로 미국 로봇공학 및 자율주행 비행기 기업가이자 Zin line의 공동 창립자, CEO다. 그는 르완다 대통령과 이 기술의 잠재성에 미래를 걸었다. 그는 드론을 통해 혈액의 수요 대부분을 운송하도록 만들었다.혈액은 알다시피 쉽게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관도 까다롭고 수요 또한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해서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혈액과 약품이 있다면,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완전히 자율적으로 운행한다는 점과 배송의 정확성이다. 그리고 현지인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그들을 기술자로, 기업가로 키움으로써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야생동물 보호 모니터링 드론은 낮에도 원거리의 비행도 가능하지만, 심야에도 비행이 가능하다. 낮에는 전자광학 카메라(EO)를 사용하지만, 날이 어두워지면 IR(적외선에서 이미지를 생성)을 사용해 한밤중에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심야에도 IR 카메라로 밀렵꾼들의 모닥불을 쉽게 탐지해 낼 수 있을뿐더러 자주 침몰하는 야생동물의 이동경로 등도 파악이 가능하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드론에 장착하면 매우 자세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야생동물 모니터링용으로 특별 설계된 이 드론은 100~400피트(30.5~122m) 높이로 비행한다. 경비행기보다도 낮게 날기 때문에 세부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소음도 심하지 않아 야생동물을 놀라게 하지도 않는다.우리나라 드론기업들도 정부 지원사업과 드론을 통한 실증도시 사용화 사업으로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IT분야 선진 인공지능 드론의 센싱과 자율주행의 드론은 향후 다른 산업 분야와 결합하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이 결합된 드론이다.좁은 국내 무대보다는 신기술로 무장된 인공지능 드론이 아프리카의 하늘을 날면서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보호하는 감시 경비용 드론의 역할을 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2023-05-18 14:11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명의칼럼] ‘항문거근증후군’과 치질의 차이… 출혈, 만성통증 여부가 갈라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항문이 뻐근하고 아프면 무조건 치질일까. 치질이 아닌 경우가 허다해 대략 2000년부터 의사들이 명명해온 병명으로 항문거근증후군(항문거근증후군(Levator Ani Syndrome)이란 게 있다. 항문거근경련(Levator spasm)이라고도 한다. 이를 정식 병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학자도 많아 ‘항문불편감’ ‘만성직장통’ ‘미골통’ 정도로 호칭하기도 한다.항문거근증후군은 사실 성인 10명 중 한두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항문주위근육에 피로가 쌓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직장인이나 학생처럼 오래 앉아 있거나, 용변을 볼 때 항문에 무리하게 힘을 주는 사람에서 흔히 발견된다. 여성에선 출산 후에 생기기 쉽다.항문거근(肛門擧筋, Levator ani muscle)은 항문올림근으로도 불리는데 항문괄약근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근육세포가 약해지고 손상되면서 마치 항문에 무언가 끼어 있는 또는 빠질 것 같은 느낌, 잔변감,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항문거근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의 강도는 심하지 않지만 일상적이고 장기화된 통증이라는 점에서 환자의 고통을 결코 쉽게 넘겨볼 수 없다.항문질환 중 가장 흔한 치질(치핵)과 항문거근증후근의 차이는 뭘까. 일반적으로 치질은 출혈이 보이고, 항문 주변에 탈출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반면 항문거근증후군은 출혈을 일으키지 않으며 덩어리가 잡히지도 않는다. 치질은 대체로 배변 과정에서 통증이 심했다가 점차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항문거근증후군은 배변할 때 외에 평소에도 통증이 느껴진다. 치질은 주로 항문 입구에서 불편감과 통증이 나타나지만 항문거근증후군은 좀 더 깊숙한 곳에서 야기된다.치질수술은 치핵 덩어리가 만져지고 출혈이 심할 때 권고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환자 본인이 강한 의지로 수술을 통해 일거에 항문불편감을 해소하고 싶어할 경우에도 종종 수술치료가 시행된다.그러나 환자의 과도한 치료 의지나, 의사의 오진으로 인해 항문에 가려움을 느끼는 항문소양증, 항문통증을 유발하는 항문거근증후군, 변비 증상이 심한 과민성장증후군 등을 수술로 해결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현재 일선 병의원에서는 항문거근증후군(항문불편감 또는 항문통증)에 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항염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하면서 온수좌욕과 근육운동(바이오피드백) 등 보존적 치료를 병행한다.이런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사치료(트리암시놀론 등 스테로이드)나 전기자극치료, 마사지 등을 시행해서 증상이 나아지도록 유도한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며,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양을 투여해야 동등한 효과를 보는 약물내성이 생기기 마련이다.필자는 전기자극치료를 항문거근증후군 치료의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일반적인 경피전기신경자극치료(TENS)는 전기에너지의 침투 깊이가 피부 아래 수 mm 정도에 그친다. 이런 정도로는 항문거근에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만한 전기자극을 가할 수 없다.반면 필자가 개발한 ‘엘큐어리젠요법’은 일반 전기자극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주입시켜 항문거근증후군을 야기하는, 기능이 마비된 항문근육 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한다. 그 결과 세포가 부활하고, 손상된 인접 신경의 회복이 촉진돼 항문불편감과 통증이 개선된다.이 신치료는 기능이 약해진 항문 근육세포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해 세포내의 떨어진 음전하를 정상으로 돌려줄 뿐만 아니라 세포 주변에 쌓인 림프찌꺼기를 녹여 배출해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포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약물 부작용이 없고, 튼튼해진 항문 근육세포 덕분에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항문거근증후군 때문에 전기치료숍이라는 체험방이나 자기방(磁氣房) 다녀봤다는 환자들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병원을 방문한다. 일반적인 TENS가 아닌 엘큐어리젠이라는 신무기로 이들을 치료할 수 있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5-18 07:43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브릿지 칼럼] 시대 앞서가는 마케팅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란다. 사람들이 바쁘고 똑똑해진 탓이다. 제안서나 프리젠테이션의 방법도 바뀌었다. 결혼식 축사의 패턴을 보라. 하나만 콕집어 당부하고 3분안에 끝내야 환영받는다.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의 시대가 아니다. 청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눈을 누구와 맞추고 동선을 어떻게 그려 나가고 호흡을 어떻게 가져가고 하는 코칭법도 초등학교 웅변학원에서나 통용될 이야기다. 군더더기를 들어내고 솔루션에 집중해야 한다. 형식이 본질을 가려선 안된다. 몇일전 심사에서 한 업체는 아예 솔루션을 먼저 이야기하고 근거는 뒤에 덧붙였다. 두괄식은 자신감에 차보이고 지루하지 않아 속이 시원하다. 상대가 더 잘 아는 상황 분석은 시간도 날리고 감점의 빌미도 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정보나 지식이 아니다. 자신만의 관점이다. 자신만의 인사이트와 자신만의 솔루션이다.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흘러나오는 것일까?마켓컬리, 젠틀몬스터, 무신사를 이끈 인재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무 잎사귀에 부는 한줄기 바람에서 영혼의 떨림을 느끼고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빨리 일어서는 풀잎의 감수성이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관점을 시대적 욕구와 연결해서 솔루션을 엮어내는 융합력이다. 감수성과 융합력을 갖춘 사람들이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이다. 감수성은 호기심으로 변해 질문의 능력으로 발전된다. 융합력은 소수의 관점을 시대적 기호로 연결한다. 감수성으로 진지를 구축하고 융합력으로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디자이너 양성소 무신사를 보자. 무신사는 옷이나 신발을 파는 곳이 아니다. 착장에 대한 이야기를 파는 곳이다. 그들의 홈페이지에는 제품이나 가격이 보이지 않는다.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관심있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룩북, 스트릿 스냅사진, 뉴스, 기사, 커뮤니티 댓글등 다양한 컨텐츠가 자연스럽게 널려져 있다. 소비자는 이 곳에서 자신의 패션 감각을 확인하며 실현한다. 이들은 마케팅이 스토리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컨텐츠를 공유하고 화보를 제작해주고 협업 상품도 개발한다. 심지어 무이자로 대출까지 해준다. 반스, 디스이스네버댓, 도롭잇등은 그렇게 성장한 브랜드다. 디자이너를 경쟁자가 아니라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어 패션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토스나 ‘오늘의 집’등 플랫폼의 강자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감수성과 융합력으로 시대를 읽고 시대를 열어간다.감수성과 융합력이 들어오는 길목은 어디일까? 도요타의 T 자형 인재를 보자. 세로 축은 깊이 파고드는 전문성이다. 그 위로 넓게 포진한 가로 축은 보편성이다. 기술을 익혔다면 기술을 접목시킬 사람들의 문제로 다가서라는 뜻이다. 이 보편성을 21세기의 아인쉬타인 스티브 잡스는 인문이라고 했다. 인문은 인간이 걸어왔고 걸어갈 통로다. 인문은 인간의 문이다. 무신사가 100달러 지폐속에 새겨져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거래를 트고 싶은 상대에게 책을 빌려 말을 트고 호의적 관계로 끌고갔다는 일화에서 힌트를 얻어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우군으로 만든 아이디어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른다. 책이든 영화든 전시회든 세상사의 모든 이야기를 쓸어담아라. 사람을 알아야 사람을 만족시킬수 있다. 마케팅의 솔루션도 그곳에 있다.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2023-05-17 14:04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명의칼럼] 증상 비슷한 비염과 틱장애, 어떻게 구분할까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요즘은 독감, 코로나19뿐 아니라 리노바이러스, RSV, 파라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흔히 보게 된다. 호흡기 감염 후에는 비염 증상이 길어지는 경우도 많다. 비염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 주요 증상이지만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도 자주 보인다. 후비루가 있을 때는 코를 들이마시거나 기침하듯이 ‘큼큼’ 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고 인후 이물감 때문에 ‘켁켁’하는 잔기침 소리를 내기도 한다. 결막염이 있으면 눈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주 깜박거리거나 눈을 찡그리는 행동도 나오게 된다.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비염이나 결막염이 아닌 틱 증상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증상 초기에는 비염 또는 결막염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콧물, 기침 같은 다른 호흡기 증상이 거의 없어지거나 눈병이 다 나았는데도 이런 증상을 계속 보이게 되면 부모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비염과 틱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들을 몇 가지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비염의 경우 추운 날씨나 먼지, 꽃가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환절기 기온이 떨어지는 아침에 증상이 심해지고 오후로 갈수록 증상이 덜해진다. 반면 틱은 아침이나 오전에는 덜하고 오후와 저녁 시간으로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아울러 비염은 유튜브나 게임 같은 영상 자극에 심해지지 않는 반면, 틱은 흥분을 유발하는 영상 자극이 주어질 때 대부분 증상이 심해진다. 좋아하는 책을 볼 때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또한 틱은 비염과 달리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해진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혼이 나거나 숙제처럼 본인이 싫어하는 무엇을 해야만 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피곤할 때 심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로 오후를 지나 저녁으로 넘어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저녁 식사 후에 자기 전까지 증상이 가장 심한 경우가 많다.이외에도 비염 증상의 가래는 야간에도 목으로 넘어가 자려고 누워있을 때 또는 자다가 기침, 가래가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틱의 경우는 잠이 들면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다.이처럼 비염과 틱을 구분할 수 있는 결정적인 특징들이 있지만, 비염이나 틱 모두 호발 연령이 5~7세로 동일하고 증상도 비슷하기 때문에 실제로 구분이 잘 안될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두 가지 질병이 섞여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염과 틱 장애 증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진료를 정확히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2023-05-16 07:00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명의칼럼] 봄 나들이, 봄 맞이 산행…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가능한가요?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봄이 되면서 나들이나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고령층이나 뼈 건강이 약한 여성들의 무리한 야외활동이나 산행은 무릎의 연골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량이 적었던 겨울을 보내면서 근육과 인대가 약해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이 붓고 통증이 있는 것이다. 특히 앉았다 일어나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있어 관절 운동범위가 줄어들고, 관절 주위를 누르면 아프고 부으면서 뻣뻣해지고 운동시 마찰음도 느껴진다. 특히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여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을 하는데 이 연골이 점차적으로 닳아가면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관절염이 발생한다.이는 특별한 원인이 없더라도 평생 동안 관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닳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비만이나 과체중, 무리한 운동, 사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무릎 주위의 근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반복할 경우 무릎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래서인지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매년 3월~6월 사이가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년~2022년 통계)연골은 다시 좋아질 수 없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고 통증을 참으며 지내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차도가 없을 정도로 연골이 모두 닳았거나, 5분을 걷기도 어려울 만큼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과거와는 달리 인공관절의 재질이 좋아져 수명이 20년 이상이고 마모로 인한 문제가 줄어들었다. 또한 인공관절수술 로봇을 이용하면서 전체 수술시간이 줄어들면서 균에 의한 감염 위험이 적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시기가 빨라졌다.통증이 있다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통증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정상체중을 유지해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적당한 운동은 자전거, 수영, 산책, 빨리 걷기 등이다.피해야 할 운동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는데 등산, 달리기, 배드민턴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즉, 봄 나들이는 괜찮지만 산행은 지양한다. 꼭 가야하는 산행이라면 산행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등산화 착용,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고 산에서 내려올 때는 보폭을 줄여 안전하게 내려와야 한다.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2023-05-15 15:00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시장경제칼럼] 중소기업 적합업종제, 최후의 보루이면 최선의 제도인가

이기환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지난 8월 KDI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점진적 축소를 통한 폐지를 주장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연구는 무분별하게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침해하는 대기업을 견제하여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을 보호하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무엇보다도 해당 제도는 “성숙기/쇠퇴기 업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최후’의 사회적 보호망”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흥미로운 점은 보도자료에 연구보고서 분석에 대한 동반위의 ‘전문적인’ 입장이 담겼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 상 비교집단 선정, 대기업 식별문제, 매출액의 측정문제 등을 지적하고, 분석 결과 해석에 대해 날카로운 비평을 더 하였다. 연구라는 것이 논리적인 반박과 재반박을 통해 성장한다고 배운 학자들은 아마 동반위의 보도자료가 반가웠을 것이다.사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연구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여러 연구자들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당위성을 이야기하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도의 문제를 제기한 연구들이 있었다. 다만 지난 8월 논쟁에서 새롭게 느끼는 점은 관련 실증연구에 학계와 사회의 관심이 모여 많은 흥미로운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다.앞으로 관련 실증연구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합가능시장 가설에 따르면 잠재적인 진입기업의 진입압력이 사라진 시장에서는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따라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산업에서 기업들은 높은 가격을 매겨 제도에 따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 가격의 왜곡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사회적 비용이 중소기업 생존에 따른 편익보다 크다면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는가?올해 3월 동반위 위원장이 참석한 학회 학술대회에서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한계기업으로 추락할 확률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실증연구가 발표되었다. 비단 제도의 편익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제도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연구에도 동반위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증 분석에서 제도의 편익을 측정하는 데이터보다 비용을 측정하는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렵다. 동반위가 적합업종 심사단계에서 시행하는 실태조사와 사후평가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연구자들과 공유한다면 향후 더 유의미한 논쟁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민간 중심의 합의기구로서 동반위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것이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최후의 사회적 보호망으로 선언하는 것은 위원회의 가능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지금까지 따뜻한 가슴으로 ‘최후의 사회적 보호망’임을 선언하였다면, 이제 차가운 머리로 ‘최선의 사회적 보호망’이 무엇인지 물어볼 때가 아닌가 싶다.이기환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23-05-15 14:45 조진래 기자

[브릿지 칼럼] 동서교류의 선구자, 정화 vs 콜럼버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의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조관은 5월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중국의 왕이 공산당중앙정치국위원(당중앙외사판공실주임)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했다. 중국은 “대화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한 입으로 두 말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5월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워랜버핏의 평생파트너인 100세의 찰스 멍거 버크셔 헤밍웨이 부회장은 “미·중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건 매우 멍청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대만 TSMC주식을 매각하기도 했다.미국은 기술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일대일로를 시작으로 넘쳐나는 수출로 벌어들인 외환보유고를 자원 확보에 쏟았다. 배터리의 핵심소재는 지금 중국이 전 세계시장의 60~90%를 장악했다. 희토류도 58%, API도 40%, 반도체도 미국 12%보다도 많은 15%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핸드폰과 전기자동차의 세계최대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기술은 시장을 결코 이길 수 없다.이래서들 독일 슐츠총리는 독일의 거대기업 폭스바겐, 지맨스, 바스프(BASF)등 재계유력인사 100여명을 이끌고 2022년 11월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23년 4월5일~7일까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했다. 독일 슐츠총리에게 기왕에 140대 요청했던 것을 20대 늘려 에어버스로부터 200억 달러(약26조원) 상당의 여객기 160대를 구매하고 50대 헬리콥터도 추가했다.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미·중사이에 한반도가 존재한다. 반도국가란 사실상 어느 곳에 치중할 수 없는 브릿지(Brige), 다리국가여서 균형외교로 미래를 열 수밖에 없다. 여러 고통을 한반도가 겪게 된 것은 대륙과 해양세력의 충돌 속에 이루어졌다.세계2차대전 마무리에서도 카이로 회담( 1943년11월), 포츠담선언(1945년7월26일)에 따른 전범국가인 독일은 분할점령 실시, 전범국가 일본의 분할 점령은 없어지고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할, 이 고통을 이겨내고 50-30클럽으로 우뚝 선 한국이다. 한·미·일 안보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반도체과학법등 비시장경제적 조치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극복하냐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고통의 뿌리는 해양시대를 열면서 동서교류의 선구자인 중국대륙 명나라의 정화(1371년~1433년)와 이탈리아 출신, 에스파냐왕국 지원을 받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년~1506년)를 보면 도움이 된다. 정화(鄭和)는 한족이 아니라 여러 문화에 익숙한 색목인이다. 정화는 거세된 자답지 않게 기골이 장대했다. 1405년부터 30년간 콜럼버스보다 1세기전 해양시대를 열어 조공무역을 뿌리내리고자 열성을 다했다. 정화원정단의 특기할 사항이 있다. 바로 방문지역의 종교와 문화, 주권을 존중했다. 또 지휘부가 환관들이라 방문지에서 강간도 없이 대인관계가 깨끗했다. 이에 비해 콜럼버스 일당은 1492년 10월 12일 남미 바하마제도의 산살바도르섬에 착륙했다. 곧 그곳을 에스파냐 식민지로 선언, 항해로 지친 콜럼버스 일당을 도운 그곳 원주민들을 학살, 강간, 노예화하고 모든 것을 탈취했다. 서양역사의 뿌리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3-05-15 14:07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인구 격차, '로컬리즘'으로 풀자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는 비유가 화제다. 2030세대의 먹먹한 현실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문장이다. 어디든 청년이 잘 살아냄직한 환경일 수 없다는 뜻이다. 더 정확한 비유는 ‘먹이가 없어 서울에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다’로 정리된다. 순환경제가 멈춰선 지방에는 먹이(고용)가 없고, 그래서 인프라·일자리가 있는 서울로 왔더니 둥지(주거)가 없어 알(출산)을 낳을 수 없다. 먹이와 둥지가 한 곳에서 해결되지 않는 복합위기란 얘기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의사결정은 신중해진다. 특히 가족분화·자녀출산처럼 위험카드는 좀체 택하기 어렵다. 미래선택은 안정환경이 구축될 때 실현된다. 한국형 초저출산이 매년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는 이유다. 인구변화는 복합적이다. ‘사회변화→인구변화→사회변화’처럼 전후방의 사회문제가 초저출산을 심화시킨다. 앞단은 지방의 고용불안, 뒷단은 서울의 주거악화로 정리된다. 가운데의 인구변화는 고용불안 탓에 서울로 몰려든 사회이동이 저출산에 닿고, 이게 재차 서울권역의 자연감소로 초저출산을 심화시킨다. 인구가 몰린 고밀도공간은 대부분 저출산을 뜻한다. 실제 2021년 전국 평균 0.81명의 출산율에도 불구, 서울은 0.63명으로 평균을 갉아먹었다. 서울로의 사회이동이 초저출산의 원인이란 얘기다. 물론 사회이동은 먹이를 찾아오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문제는 개별선택이 사회전체의 갈등·비용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소멸운운은 이렇듯 확산된다.‘인구문제=도농격차’라면 당면해법 중 우선순위는 자연스레 정리된다. 먹이·둥지의 공간격차를 해소해주는 책략이 시급하다. 위험수위를 넘긴 지역격차에 주목하는 것이다. 방치·외면이 빚어낸 값비싼 결과는 초저출산의 매서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물론 원인·이유는 많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사회구조 모두가 인구변화에 한몫했다. 경직적인 제도·정책이 시대변화를 못 따르니 엇박자·부작용이 뒤틀린 인구수급의 저출산·고령화를 낳았다. 더는 곤란한 상황이다. ‘지방전출→도시전입’으로의 공간이동을 줄여줄 안전장치가 없다면 교육·취업부터 산업·문화·주거까지 서울수도권의 경쟁우위·일극집중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분산과 완화는 시대의제일 수밖에 없다.로컬리즘은 그래서 실험해봄직한 아이디어다. 지역재생·지역활성화 등 키워드가 뭣이든 자생·순환적인 직주락(職住樂)의 로컬기반을 튼실하게 구축하는 접근법이다. 난파선처럼 침몰이 계속되는 소멸경고의 지방경제를 살려낼 우선적인 실행과제다. 단 달라진 취지와 새로운 접근은 필수다. 창의적 재생모델과 열정적 협업체계로 기존의 타이틀뿐인 균형발전 경로·관성에서 벗어나는 게 좋다. 실제 그간 수많은 단위사업이 펼쳐졌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건물·단지 등 공간조성(하드웨어)부터 제품·서비스 등 재화공급(소프트웨어)까지 판박이처럼 빼닮은 한계만 반복했다. 새로운 활력거점을 기대한 지역주민은 좌절에 익숙하다.지역마다 경로축적의 토양기반은 다르다. 좋다는 모범사례조차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의 부작용은 상존한다. 따라서 스스로 기획하고 추진하고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역활력의 엔진은 지역과 주민일 때 지속된다. 전시행정과 달리 지역협력을 강조하는 달라진 로컬리즘이 절실하다. 군집생활의 협력은 개별행동보다 탁월한 생존조건 때문이다. 숨가쁜 양적개발로 잊어진 협력효과가 발휘되면 건강한 지역복원도 어렵잖다. 풀뿌리주체가 주고받던 다양한 순환생태계의 복원이 로컬리즘의 기본취지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3-05-14 14:26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칼럼] 어느 중견 페인트 회사의 똑똑한 예술후원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미술관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시작품과 작가에 집중하지만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후원경쟁, 협찬 유치전이 뜨겁다. 인기 많은 전시와 아트페어에는 명품 패션 브랜드와 자동차 회사, 금융권 등이 후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고 줄을 선다. 대부분 예술분야에 대한 기업의 후원은 예술성과 창의성을 공유하거나 홍보를 통한 브랜드 관리 등을 목표로 진행한다. 최근 전폭적으로 예술후원을 하는 한 중견기업이 눈에 띈다. 도료 및 합성수지 제조·판매사인 노루페인트다. 노루페인트는 업종에 맞게 컬러를 중심으로 한 예술후원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미술시장을 뜨겁게 달군 ‘프리즈 서울’과 여의도 더현대서울 알트원에서 열린 ‘다비드 자맹: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 전 그리고 올해 4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까지 전시장의 각 섹션을 감각적인 색깔로 연출하도록 페인트와 후원금을 지원했다.노루페인트는 각 행사의 주최 측에 파트너십을 먼저 제안하는 적극성을 보였는데 전시 공간을 고려해 특별하고 전문적인 컬러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후원기업의 전문성을 자랑할 만하다.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좀비’ 전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렸던 ‘워치앤칠 2.0’, 과천관의 ‘백남준 효과’, 덕수궁관에서 진행한 ‘문신:우주를 향하여’ 전시에도 페인트를 협찬했다.특히 만화풍의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무라카미 좀비’ 전에는 특수 제작한 화이트 컬러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신진작가 프로그램인 ‘젊은 모색’ 전의 올해 전시에도 후원을 했으며 홍철책빵 벽화 프로젝트, 롯데월드 그럴싸진관 등 젊은 세대가 찾는 공간에도 페인트를 협찬해 MZ세대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노루페인트는 지난 4월에 열린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인 ‘2023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도 참여하여 ‘미라지’(Mirage)라는 제목의 전시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관리도 열심이다.노루페인트의 예술후원은 미술에 한정돼 있지 않다. 국립오페라단, 세종솔로이스츠, 무악오페라단,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서울문화재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함신익과 심포니 송, KBS교향악단 등 수많은 음악단체에 조건없는 후원을 해왔다. 특히 함신익과 심포니송 오케스트라의 ‘더 윙’(The Wing) 사업을 전폭 후원한 사례는 많은 음악가들에게 회자된 바 있다.문화기반시설의 지역별 불균형을 없애고 저소득층들에게 품격있는 클래식 무료 공연을 제공하고 싶다는 심포니 송에 2억원 넘는 이동무대인 5.5t 트럭 마련부터 전국 순회공연과 정기공연까지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페인트 제조사가 이렇게까지 예술후원 활동에 열심인 이유는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예술을 활용한 고도의 경영전략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기업은 문화예술을 돕는 게 아니고 기업 존재가치를 위해 메세나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故이어령 선생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3-05-11 13:45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브릿지 칼럼] 때론 뻔뻔해지자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타인으로부터의 싫은 말이나 뒷말에 대해 지나치게 거부감을 가지며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일은 삼가는 게 당연하지만 이들은 남들에게 원망을 사거나 미안한 행동은 일절 하지 않으려고 과도하게 애쓴다. 겉으로는 대인관계가 무난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통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완벽주의적 성향과 지나친 예민함을 탑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내면이 그리 편하거나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불면이나 화병 또는 억울함에 짓눌려 있다. 자신의 불편한 부정적인 감정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모두 자기 안으로 쓸어 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타인을 서운하게 했을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에 대한 불안이나 부정적 감정표현은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있다.남에게 받은 만큼 또는 그 이상을 꼭 갚아야 하는 사람도 이와 비슷하다. 깔끔한 성향이라 볼 수 있지만 남에게 조금치의 헛점도 보이지 않고자 하는 강박적 마음에 가깝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일상의 다른 영역에서도 자신을 완벽하게 커버하고 싫은 소리를 듣거나 사과해야 할 상황을 안 만들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애쓴다.어떤 남편은 아내와 의견이 다르면 싸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혼자서 계속 고민한다. 혼자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든가 주말에 골프약속이 있으면 가족에게 말 꺼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결국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막판에 주섬주섬 얘기하지만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아내에게는 일방적인 통보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싸우지 않으려고 얼마나 고심했는지만 읍소한다. 또 어떤 여성은 친정식구들에게 몰인정하다는 말을 듣게 될까봐 자신의 신혼집에 걸핏하면 밤늦게 찾아와 새벽까지 하소연을 하는 언니들의 온갖 갈등을 중재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우린 누구나 다른 사람을 서운하게 할 수 있고 약속을 못 지킬 수 있으며 미안한 짓을 할 수 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계속해서 남의 눈치를 보며 나를 누르고 살아가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은 예쁘고 착하게 사는 게 아니다. 잘 적응하는 것이고 그래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기 것을 지킬 줄 알아야 하고 때론 미안한 짓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요구와 기대를 거절할 줄 모르고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예의나 도리, 올바름에만 집중한다. 이들은 남을 실망시키고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면 자신이 외면당하거나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무의식적 불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계속 다른 사람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려 애쓴다.관계를 맺다보면 자연스레 갈등이 생겨난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관계가 돈독해지며 적절한 경계도 생긴다. 때로 내가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스로도 타인에게 미안한 짓이나 얌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종종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감내할 수 있다. 정말 잘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때로 뻔뻔하게 부족함을 보여줘도 좋다. 오히려 매력이 될 것이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3-05-10 14:13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시장경제칼럼] 지속가능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정책의 방향성

오경수 계명대 교수우리나라는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2021년 8월 31일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2년 3월 28일 시행된 탄소중립기본법에는 2030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설정과 변경의 내용을 포함(탄소중립기본법)하고 있다. 시행령 제3조에서는 ‘국가 탄소중립 녹생성장 기본계획(이하 국가기본계획)’을 포함한, ‘에너지기본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등 에너지 및 환경 관련뿐 아니라 광범위한 국가 행정계획에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부합성을 명시하고 있다.지난 2021년 우리나라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 감축으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최종 확정했으며, 상향된 NDC를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최초 INDC를 수립했고, 2018년 수정 로드맵 제시에 이어 2020년에는 기존 BAU 대비로 수립되어 있었던 감축목표를 절댓값 기준(2018년 배출량 기준)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의 제정과 함께 기존 2018년 대비 26.3% 감축이었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탄소중립기본법’에서는 2030년 감축목표를 ‘중장기’ 감축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기본계획을 포함한 주요한 국가 행정계획은 대부분 3~5년마다 15년~20년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 내용에는 발전기의 퇴출, 신규 발전기의 도입, 배출권 할당업체의 할당규모 및 이에 따른 감축투자, 가스 현물 및 장기계약, 가스 및 수소 관련 설비투자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이러한 주요 국가 행정계획들이 ‘2030년 감축목표’에 부합해야 한다면 2030년 감축목표는 더이상 ‘중장기’ 감축목표가 아닌, 현시점의 이슈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주요 국가 행정계획은 이미 2030년 이후의 관련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던 상황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상향조정과 국가 감축목표의 구속력을 지닌 법적 지위로 인하여 중장기 설비투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국가 주요 행정계획과 이와 관련된 산업계 등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과 대응에 있어서 구체적인 감축량을 설정하고, 감축량 달성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사회계획가(social planner)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감축목표의 설정과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기에 앞서, 이러한 정책적 방향이 현재 그리고 중장기적인 기존 국가정책, 산업계의 기술투자 등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검토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이미 설정된 에너지 시장 및 산업계의 관련 정책목표와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만으로도 경제 정책적 측면에서 큰 효율성의 손실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복잡하고 다양한 감축 방안의 기술적 가용성, 중장기적 기술투자 및 발전 상황에 대한 검토, 관련 시장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조정에 대한 사회·경제적 영향분석 등이 얼마나 면밀하게 이루어졌는지도 불명확하다.원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외부효과에 대한 수량적 통제를 통한 정책은 시장의 효율성,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동태적인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는 정책적 접근 방식이다. 규제가 유발하는 사회적 손실을 동태적 성장을 통해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단기적인 시각의 정책적 접근으로 바라본다.따라서 치명적인 유해물질의 배출이나, 원전과 같은 위험도가 높은 외부효과에 대한 통제가 수량적 통제의 정책적 접근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온실가스와 같이 경제 생산활동의 부산물로 유발되는 외부효과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과 생산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시장을 통한 정책적 접근을 통해 시장 효율적인 수준의 감축량을 달성해가는 정책적 접근이 타당하다.기후위기의 도래에 대한 이견은 없다. 기후위기로 인식되는 현시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과 대비의 중심은 명분이 아닌 실리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기후적응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에 놓여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우리나라는 총 무역의존도가 약 60%에 달하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세계 8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나, 에너지·자원 소비량의 약 93%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빈곤국이다. 에너지 및 자원시장의 변동에 우리나라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더불어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경제 및 통상 환경의 변화는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 미국의 금리인상, 주요국의 원자재 수출규제 등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통상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한가?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가적 대응방향은 실리가 아닌, 명분에 매몰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부문별 감축목표와 관련 행정계획에 있어서 감축목표의 법적 구속력을 설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기준 약 6억 7960만 톤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8%를 차지하며, 1960년 이후 누적 이산화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국가 배출량 중 1.3% 수준이다.우리나라 감축량을 10% 상향조정하고, 이것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것(실제 10% 감축을 달성하는 것이 아닌!)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최우선 과제인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접근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오경수 계명대 교수

2023-05-09 15:42 오경수 계명대 교수

[명의칼럼] 머리 아프고 속까지 울렁… 편두통, 생활습관 바꿔야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두통’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겪는 대표적인 ‘현대병’이다. ‘머리가 아픈 것은 더 열정적이기 때문’이라는 두통약 광고 카피도 있지만, 실상 두통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에게 이런 감성적인 문구가 와 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두통은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인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두통이 긴장형 두통이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대부분 진통제를 먹으면 바로 좋아지고 장기적인 합병증이나 후유증도 없다.그런데 편두통은 좀 다르다. 흔히 머리 한쪽만 아픈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편두통은 두통과 함께 여러 가지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빛과 소리에 예민해져 밝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두통이 더 심해지는 감각 과민 증상을 동반하거나 속이 매스껍고 소화가 안 되기도 한다. 심하면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편두통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부모 중 한 명이 편두통 병력이 있다면 자녀도 편두통을 앓을 확률이 매우 높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60만4763명인데, 이 중 70%가 여성이었다. 다행히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를 지나면서 상태가 좋아지기도 한다.일반적으로 편두통은 증세가 중등도 이상의 강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의 80% 정도가 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완치는 힘들다. 때문에 약을 항상 구비해두고 수시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약 때문에 두통이 심해지고 약을 끊으면 다시 두통이 생기는 약물과용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약물과용 두통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진통제는 일주일에 2~3알 정도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약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진통제로 두통이 잘 가시지 않는다면 복용 횟수를 늘리지 말고 병원에서 편두통에만 작용하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게 좋다.완치는 어렵지만 유발 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으로 편두통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유발 인자는 수면 습관인데, 잠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이 자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커피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으로 몸과 정신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편두통 예방법이다.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2023-05-09 07:00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브릿지 칼럼] 다시 꿈틀대는 부동산 투기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상승하는 등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윤석열 정부 집권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보면 된다.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를 추진하였으며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 놓았던 규제들을 대부분 해제 또는 완화하였다.규제지역 해제, 금융·조세·청약 규제완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를 풀었다. 특히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금융규제 완화는 금리 급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면서 매매수요를 끌어들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급격한 규제완화는 또다시 투기를 불러와 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 두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규제지역 해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실거주요건 완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과 함께 대표적인 금융규제다.정부는 작년 12월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였다. 또한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주택담보대출 관련 각종 규제도 일괄적으로 폐지하였다. 그리고 올해 1·3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규제지역이 해제되면서 대부분의 금융규제는 완화되었다. 그러나 투기를 막고 시장과열을 예방하기 위해서 DSR규제는 당분간 유지되어야 한다. 그동안 부채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해 놓고 이제 와서 DSR을 완화한다는 것은 모순이다.다음으로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규제지역 해제이다. 올해 1·3부동산 대책에서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이 모두 해제되었다. 그동안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2중, 3중 규제가 중첩되어 시장을 옥죄었던 것은 사실이다.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되면 청약, 대출, 조세, 재개발재건축 등 많은 규제가 적용되어 시장을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한꺼번에 해제한 것이 너무 조급한 결정이라는 비판이다. 시장변화에 따라 규제강화와 규제완화 정책을 너무 가볍게 추진하지 말고 한번 만든 부동산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정책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다.그리고 수분양자 실거주요건 완화이다. 정부는 그 동안 투기억제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10년 실거주 요건을 만들어 적용하였다. 그러나 최근 규제지역 3년, 비규제지역 1년으로 완화하였다. 수분양자에게 10년 실거주 요건을 만든 것은 투기수요보다는 실수요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위한 것인데, 경기부양을 위해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투기를 부추기는 것이다.최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것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의 영향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언제든지 들불처럼 번질 수 있으므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 두어야 한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3-05-08 14:01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에 해로운 이유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민주노총은 우리 사회에서 초법적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법을 수시로 어기면서도 국회를 압박해 자신들의 특권을 늘리는 법을 만들어 낸다. 민주노총의 전횡이 계속되는 것은 정치권이 그들의 힘에 굴복해 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민주노총의 정치력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민주노총은 인력을 정치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조직 동원력, 풍부한 자금력,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권력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21대 국회는 ‘민주노총을 위한 국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노총의 주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시작으로 대부분 입법화 되었다. 이제는 노란봉투법까지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과거 국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국회를 시녀로 삼아 자신들의 무소무위 특권을 늘려온 것은 우리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국회가 국민을 위한 입법 활동을 외면하고 민주노총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은 안타깝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민주노총의 지지와 정치력을 이용하려는 생각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당(公黨)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잘못된 일이다.불법, 폭력 뿐 아니라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간첩활동과 연루됐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반일, 반미 활동에 이어 만약 조직적으로 이적행위까지 했다면, 이는 ‘반국가단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이후 단체 명의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북한을 114차례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조직 내 활동을 점검하고 내부 인사들의 일탈 행위가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불법행위가 있다면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잘못된 조직 활동 방식을 스스로 개혁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자정 노력이 없다면 민주노총은 잘못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 사회적 불안이 지속될 것이다.정치적 목적을 지향하는 민주노총에게 노조의 특권을 보장하고 늘려온 것은 잘못된 일이다. 민주노총은 노조의 역할보다 정치세력으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이름을 바꿔 가며 노동세력의 정당정치 활동이 활발했으나, 이제는 국회가 민주노총에 협력적이라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다.특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법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사회적으로 특권을 보호하는 입법이 늘어날수록 지대추구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커지게 마련이다. 노동시장의 왜곡으로 노동자의 일자리는 줄고, 임금격차는 심화된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현상은 국민의 복지 증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정규직 조합원의 특권을 위해 대다수 노동자와 국민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이제는 민주노총을 위해 만든 노동 관련 규제를 해소하고, 노동시장을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조의 특권을 해소해 노동자와 취업 희망자가 마음놓고 일자리를 누리고,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노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정부의 각종 보조금과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나아가 사업장을 무력화 해온 폭력시위를 막기 위해선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3-05-07 14:39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명의칼럼] 65세부터 시작되는 근육감소증… 전기에너지로 세포를 깨워라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근육을 키우면 통증이 해결된다’, ‘근육운동을 하면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 ‘근육량을 늘려 체질량지수(BMI)를 높이면 대장암 치료 예후가 좋아진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의 균종이 다양해진다’요즘 노화와 만성질환을 논할 때 필수적인 화두가 된 게 ‘근육감소증’이다. 근육감소증은 노화의 속도보다 빨리 근육량이 감소해 힘과 운동기능이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동과 균형잡기에 지장을 줘 삶의 질이 떨어지고 골다공증과 골절,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근육이 줄면 잉여 에너지를 태울 수 없어 고지혈증, 당뇨병에 노출되기 쉽고 고혈압, 심근경색 위험이 상승한다. 정신적으로는 우울증에 취약해질 수 있다.특별한 질병이 없어도 근육은 25세부터 매년 0.5~1%씩 감소한다. 30대부터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져, 40대에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으면 매년 1%씩 근육을 까먹는다. 60대 이상은 최고근육량의 30%, 80대는 50%까지 감소하게 된다. 요즘 신체나이를 먹는 시기가 늦어져 65세부터 노인감소증이 본격화되니 근력운동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근육감소는 첫째 원인이 운동부족이고, 단백질 및 비타민D 등 영양 부족,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감소, 만성염증 등이 악화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근육감소증을 예방하려면 매주 2회, 하체운동 중심의 웨이트트레이닝이 권고된다. 단백질은 매일 조금씩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흔히 자기 손바닥을 편 상태의 절반 넓이로 매일 고기를 먹어주면 좋다고 한다. 비타민D, 비타민C, 비타민B12, 셀레늄, 마그네슘 같은 특정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된 식단이나 영양제 섭취가 뒷받침돼야 한다.세포의 관점에서 보면 세포 기능이 저하되면 근력도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둔화돼 이런 저런 통증질환 및 염증 상태에 놓이게 된다. 병든 세포 주변에는 혈액과 림프액이 원활하게 돌지 않아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근육운동은 결국 세포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ATP(아데노신3인산)을 원활하게 만드느냐 달려 있다. ATP는 전자를 잃는 산화와 전자를 얻는 환원의 과정을 연속하면서, 에너지를 쓰고 다시 채우는 일을 되풀이하는 매개가 된다. 세포가 배터리라면 ATP를 매개로 하는 방전(산화)과 충전(환원)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다.세포는 내부에 음전하가 충만하고 외부엔 양전하가 포진돼 수시로 전기가 흘러야 건강하다. 따라서 세포라는 전기에너지 배터리가 잘 돌아가려면 근육운동으로 세포에 자극을 주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원재료를 잘 보급해줘야 한다.하지만 이미 누적된 피로와 통증, 염증으로 기진맥진해진 사람들은 이를 역전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에게 최신 전기자극치료기기인 ‘엘큐어리젠요법’으로 전기에너지를 가하면 몸에서 찌릿한 통전통(通電痛)을 그렇지 않은 보통사람에 비해 몇 배로 느끼게 된다. 그만큼 세포 기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에 몸에 통증과 염증이 발생했다는 방증이다.엘큐어리젠은 전류의 세기는 낮은 대신 초고압 전류를 피부 깊숙이 흘려보내므로 안전하되 전기 자극 정도는 기존 경피적전기신경자극치료(TENS)보다 훨씬 강력하다. TENS가 세포를 ‘건드리는’ 자극에 그친다면 엘큐어리젠은 자극을 넘어 ‘충전’의 효과가 있다.피부 아래 깊숙이 미세전류가 도달하면 약해진 세포가 활성화된다. 무기력했던 근육에 힘이 붙으면서, 세포 사이 노폐물을 배출이 촉진된다. 식욕과 성욕이 왕성해지면서 우울증 같은 게 훨훨 날아갈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노화는 결국 신생세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세포 재생 속도가 크게 저하된 것을 말한다. 세포의 전기에너지가 고갈되면 이런 현상이 가팔라진다. 따라서 노화의 화두로 떠오른 근육감소증을 극복하고, 통증 및 염증질환과 만성질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엘큐어리젠 같은 첨단 전기자극치료를 고려해봄직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5-04 10:26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브릿지 칼럼] 중대재해법 합리적 개선을

김동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지난 4월 5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회사 온유파트너스에 벌금 3000만 원을, 회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현장소장 두 명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 시행 1년 2개월 만에 나온 첫 1심 판결이다.지난해 5월 고양시 장항동 요양병원 증축공사 현장에서 각별한 안전조치가 필요함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5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원청회사와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 유죄를 선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업무상 의무 중 일부만 이행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대 부착과 작업계획서 작성 등 안전보건 규칙상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청·재하청을 주거나 위험의 외주화로 책임을 회피해 온 원청회사들의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의 신호탄이다.여러 논란 속에서도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지방자치단체장과 공공기관장들이 안전에 대한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등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30년 가량 된 성남 분당의 정자교 보행교가 무너져 1명이 숨진 사고에서 보듯이, 일상에서 시민생명이 위협받고 있으니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예방보다 지나치게 사업주 처벌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당국이 겸허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안전사고에 대해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서워서 사업 못 하겠다”는 볼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고예방에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법 적용 대상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256명이 발생해 법 시행 전인 2021년 248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엄벌 만능주의’만으로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기업인 처벌만으로 해결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2024년도부터 사업여건이 아주 열악한 상시근로자 5인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 확대되면 논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사업주가 최상의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관맹상제(寬猛相濟)’라는 말이 있다. 너그러움과 엄함이 서로 넘나든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을 다스릴 때에는 관용과 엄벌을 적절히 결합하여 사용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중대재해처벌법은 ‘일하는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자는 사회적 염원이 담긴 법이다. 정부가 오는 6월까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인 만큼, 기업들의 대응을 어렵게 하는 모호한 규정이나 과도한 처벌조항들을 여야 및 정부가 중지를 모아 합리적으로 개선하길 바란다. 아울러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재계 역시 특별한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김동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2023-05-03 14:09 김동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시장경제칼럼] 수요를 진작시키는 거시경제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경제성장률을 계산하는 데 보통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이용한다. 그리곤 소비가 몇 %, 투자가 몇 %, 정부지출이 몇 %, 순수출(수출-수입)이 몇 % 증가했는지를 따지면서, 경제성장률이 증가한 이유, 혹은 감소한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만일 소비와 투자 증가율이 낮으면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GDP가 소비지출(C), 투자지출(I), 정부지출(G), 순수출(X-M)의 합으로 측정되고 있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GDP = C + I + G + (X-M)은 회계상의 항등식이지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GDP는 한 국가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말한다. GDP는 한 국가의 구성원 모두가 생산하여 얻은 총금액이다. 이 금액은 구성원들이 지출한 총금액과 같아야만 한다. 즉,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총생산물의 가치를 측정한 ‘생산GDP’와 총지출 측면에서 측정한 ‘지출GDP’가 같아야 한다. 이 지출GDP는 앞에서 언급한 소비지출, 투자지출, 정부지출, 순수출로 구성되어 있다.지출 측면의 GDP에서 소비지출, 투자지출 정부지출이 포함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순수출이 왜 지출 측면에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소비재나 투자재)를 구매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에서는 수출이다. 이 수출에 대한 지출이 더 해져야만 한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은 단지 우리가 생산한 재화 중에서 국내 지출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우리가 생산한 재화에 대한 지출을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다.한편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서 생산된 재화(원유나 기계 등)를 구매하면 이에 대한 지출은 소비지출과 투자지출에서 빠져야 한다. 그것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좌변을 GDP라 하고, 우변을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을 더한 것이라고 하면 좌변과 우변은 회계상 같게 된다.그런데 이러한 항등식을 이용하여 우변에 있는 변수 중의 하나를 올리면 GDP가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정책입안자, 경제전문가, 일반지식인들 사이에 만연되어 있다. 그리하여 GDP로 계산한 경제성장률이 저조하면 정부지출을 늘려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많이 쓰며, 또 그렇게 제안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 잘못된 이론이다. 왜냐하면 항등식을 인과관계로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정책은 올바른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올바른 경제이론의 기본은 인과관계로부터 출발한다. 인과관계가 없는 변수를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가정하는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한 정책은 잘못될 수밖에 없고, 잘못된 정책은 경제를 성장시키기는커녕 경제에 혼란만 초래한다.더 좋고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될 때 경제가 성장한다. 생산이 증가해야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GDP 항등식의 우변은 총지출, 즉 총수요를 나타낸다. 생산이 증가하면 우변인 총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생산이 감소하면 우변인 총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이것은 수요보다는 생산이 먼저이며, 수요는 생산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내가 생산하고 그것으로부터 얻은 소득으로 소비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경제원리다.생산의 증가 없이 수요는 증가할 수 없다. 생산의 증가 없이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통화를 팽창시켜 수요를 늘리면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새로운 생산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된 것을 재분배할 뿐이다. 생산된 것을 재분배하는 것은 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초래하므로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쇠퇴하게 만든다.정말로 경제성장을 유도하려면 더 좋은 재화와 서비스가 더 많이 생산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통화를 팽창시키는 수요진작 정책이 아니라 기업과 기업가의 활동을 방해하는 제도를 개혁하고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과 기업가가 창의적이고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왜냐하면 기업과 기업가가 생산의 주역이기 때문이다.수요진작이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잘못된 이론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잘못된 이론에 근거한 거시경제정책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2023-05-02 14:25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명의칼럼] 틱 장애로 고통 받는 아이, 치료 첫 단계는 '체력단련'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키가 크고 마른 편인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아이가 6개월 전부터 코를 들이마시는 음성틱이 지속된다며 진료를 왔다. 음성틱 증상이 저녁에 심해지고 특히 잠을 자기 직전까지 끊임없이 ‘흠흠’ 소리를 내며 코 들이마시기를 한다고 한다. 환절기에는 비염이 있어 코가 답답할 때가 있다고 했지만 비강 내시경으로 코를 보니 깨끗하고 콧물, 기침, 가래 같은 기타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으므로 현 증상은 비염이 아니라 틱으로 보였다.이 아이는 신생아부터 18개월까지 자다가 잘 깨고 깰 때마다 놀라서 우는 편이었으며 추위를 탄다고 했다. 변은 약간의 변비가 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며 기다렸다가 뒤에서 따라가는 타입의 성격이라고 한다. 평소 겁이 많고 불안감도 높은 편이다. 맥은 가늘고 약한 편이었다. 그런데 진료 상담 중 관찰해보니 아이의 엄마도 끊임없이 눈을 깜박이는 틱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틱 장애는 유전이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일단 틱 장애로 진단하고 치료에 접근하게 된다.무엇보다 틱 장애 같은 정신과적인 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체질과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같은 증상이라도 그 사람의 체질과 성격에 따라 다른 처방이 나가기 때문이다. 이 아이의 성향을 살펴보면 소위 ‘음’적인 성향이었다. 교우관계에서도 주도적이기보다 따라가는 쪽이 많았고 평소 잘 느끼는 감정도 겁이나 불안 같은 음적인 감정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찾아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아이의 체력이다. 아이의 체력이 약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틱 증상은 반드시 심해질 수밖에 없다.이 아이는 키는 컸지만 근육량이 부족하면서 아이답지 않게 추위를 탔고 맥도 일반적인 틱 장애에 잘 보이는 긴장되며 가늘고 약한 맥을 나타냈다. 이런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의 체력에 대해 말해주지 않아도 진료를 통해 체력이 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맞는 ‘맞춤 틱 치료 처방’을 찾아낼 때도 당연히 체력을 1순위로 고려하게 된다.이럴 때 체력을 올려주는 대표적인 한방 처방이 ‘시호계지탕’이다. 이 처방은 소시호탕과 계지탕을 합한 처방으로, 마르고 추위를 타며 약한 사람이 예민하고 긴장된 상황에서 피로감을 호소할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한약이다. 아이들마다 체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처방이 필요한 기간도 달라지지만, 대개 2~3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틱 증상이 없어지고 체력도 동시에 좋아지게 된다.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2023-05-02 07:00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브릿지 칼럼] 음악실연권 2.0을 기대하며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빌보드 핫100, 앨범200 차트 상위권 점령. 2023년 K팝의 위상은 부상 중이다. 오랫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빌보드 차트가 이제는 가시적 목표가 됐다. K팝이 빌보드를 호령하는 이 때 그동안 쉽게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음악실연권의 허술한 바닥이 드러나면서 대한민국 음악산업이 그 품격에 걸맞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를 되돌아본다.노래를 부르든 악기를 연주하든 K팝 아티스트들은 음악실연자들이다. 그만큼 음악실연자들은 우리 대중음악의 지위를 세계 정상급으로 끌어올린 영웅들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음악실연권을 법적으로 보호한다. 음악실연자는 “저작물을 연주·가창 등으로 표현하는 자”로 복제권, 전송권을 비롯한 법률상 권리를 인정받는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는 1988년 설립돼 실연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창작활동을 지원해온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음악실연권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30년 전부터 저작권집중관리단체인 음실련이 문체부의 대대적 지원과 함께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 대중음악 생태계의 약자로 여겨졌던 많은 실연자들은 음실련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 측면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음실련은 음원제작자, 기획사와 크고 작은 충돌을 일으키며 공멸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음실련은 복제권과 전송권을 모두 독점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송신가능화권(일본), 공중전달권(독일), 공중이용제공권(영국), 디지털오디오송신의 공연권(미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디지털음원서비스에 대한 전송권은 권리자와 이용자 간 직접계약으로 처리한다. 또한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zation, 영화·드라마, 광고 등에 음악 삽입)에 따른 권리를 별도로 인정하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복제권의 일부로 파악해 음실련에 독점 신탁돼  있다. 외국의 예를 꼭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음실련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점은 국제 기준과 맞지 않는, 실무적으로 짚어야 할 문제다. 우리 음악의 해외 유통 시 실연자 사용료의 징수 주체도 논쟁거리다. 과거 문체부가 음실련의 손을 들어준 바 있지만 음실련이 2018. 7. 1. 신탁계약약관을 개정해 관리 범위에서 ‘외국’을 제외했기에 예전의 유권해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러자 실연자 입회시 약관 성격의 대리중개계약서 제출을 사실상 강제까지 하면서 음실련은 해외사용료 징수주체 지위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사용료를 음원유통사에게 직접 청구하는 근거도 명확치 않은 음실련의 관행은 그저 관행일 뿐이다. 그렇다면 음실련은 상호 관리계약에 의한 보상금 수령 등 최소한 역할만 수행하고 외국과 실무처리에 있어 잡음이 나오는 디지털음원서비스로 인한 해외 사용료는 음원유통사가 음원제작사를 통해 분배해야 할 것이다.실연자가 음원 제작시 세션비 뿐 아니라 음실련을 통한 보상금까지 이중으로 지급받는 구조와 주실연자·부실연자 사이의 불공정, 불명확한 분배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심지어 공정위의 표준계약에 의하면 가수의 실연 사용료는 음실련을 통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사가 수령해 분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종 비용을 이중 부담하는 만큼 재정이 나빠진 제작사는 수준 높고 다양한 장르의 음원을 제작할 수 없다. 실연자를 포함한 음악생태계 종사자들이 손익을 분담해야 하는 마당에 제작사만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음실련이 세운 공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선진국 시스템과 비교해 불공정, 비효율적 폐해를 이대로 방치해서도 안된다. 많은 K팝 가수들이 음실련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 업그레이드된 음악실연권 2.0에서 모든 이들의 상생, 웃음을 기대한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3-05-01 14:23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섬 이동권 확대해야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공모를 통해 선정한 ‘K-관광섬’ 5곳을 발표했다. 백령도(옹진군), 거문도(여수시), 울릉도(울릉군), 흑산도(신안군), 말도·명도·방축도(군산시) 등으로 4년 동안 섬별로 100억원 내외를 투입한다. 휴양과 체험을 중시하는 여행 추세에 맞춰 관광과 K-문화를 융합해 매력적인 섬으로 특화하는 사업이다.그러나 관광 사업이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섬에 대한 이동권 개선이 먼저다. 접근할 수 있는 여객선이 원활하지 않다면 섬 관광 활성화는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우려는 지금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항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던 대형 차도선 하모니플라워호(2071톤)가 운항을 중단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 배를 운영하던 선사는 2월 말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당국에 폐업 신고를 낸 상태다. 현재 이 항로에 1600톤급 초쾌속선 1대와 534톤급 2대가 운항 중이지만 차량을 실을 수 없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이에 따라 4~5월 백령도 여행의 성수기를 앞두고 여행객들의 ‘배표 대란’이 지난달 말부터 현실화됐다. 실제로 여객선 예약예매 사이트에서 초쾌속선의 4~5월 주말 예약상황은 매진을 보여왔다.표를 구했더라도 요금이 천정부지로 비싸다. 한 여행객은 일반석이 없어 프리미엄 석으로 예약했는데 성인 4명의 왕복 뱃값만 75만원에 이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2박 3일의 숙박비와 차량 렌트비를 더하면 차라리 해외여행이 낫다는 것이다.대형 차도선의 운항 중단으로 서해3도 주민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차량 운반 시에도 큰 부담을 겪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섬 주민은 해운법 등에 따라 여객선으로 차량을 운송할 경우 운임의 20%에서 50%까지 지원받는다. 그러나 화물선으로 차량을 운송하게 되면서 기존 12만6000원이던 비용이 20만5000원으로 급증했다.옹진군은 5월 선령이 종료되는 하모니플라워호를 대체할 2천 톤급 이상 대형 차도선의 공모를 통해 10년간 18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도 이 항로를 대체할 선사를 5차례 공모했지만, 민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선사가 운항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최근 한국섬진흥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통수단별 운임 단가는 연안여객선이 km당 306원으로 가장 비쌌다. 반면 비행기는 209원, KTX 164원, 버스나 전철은 125원이다. 섬 관광객은 비행기보다 비싼 운임을 지급하며 섬에 가는데 선사는 이 요금을 받고도 운항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정부의 해운정책에 허점이 있는 것이다.특히, 선사는 법적 선령(25년)을 넘겨 운항하지 못하면 새 여객선을 투입해야 하나 대형 여객선의 경우, 재정난으로 건조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여기에 국비를 지원할 법적 근거도 없다.진정한 섬 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K-관광섬’ 육성도 좋지만 여객선 여행객에게도 운임을 지원해주는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섬에 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여객선사도 수익이 호전되는 선순환이 지속될 것이다.또한 서해5도 등 특수 항로만이라도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항로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연안여객선 완전공영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3-04-27 14:03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