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연예계 가짜뉴스 참을만큼 참았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가짜는 독버섯 같은 존재다. 이제는 사실을 전달하는 뉴스마저 가짜에 흠뻑 물들었다. 신속성과 전파성 때문에 정확한 뉴스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그 중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연예계 가짜뉴스는 그 폐해가 심각하다. 최근 몇 달 사이 발생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가관이다. 원로배우 박근형이 투병을 숨기고 촬영하다가 사망했다거나 백종원이 희귀병에 걸려 100억원의 치료비 채무를 남기고 사망했다는 허위 통신이 있는가 하면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최수종·하희라를 비롯해 피겨스타 김연아·고우림 등 이혼 루머, 구준엽이 무범죄증명서를 제출 못해 대만에서 귀국하지 못한다는 짜라시, 반려견 조련사 강형욱의 성추행 연루설 등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자는 유포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해당 가짜뉴스의 당사자 연예인이다. 가짜뉴스에 노출되는 순간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연예인들은 활동이나 광고 수익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직업적, 경제적 피해를 입는다. 가짜뉴스의 정신적 피해로 인한 공황장애, 피해망상, 대인기피증 등도 적지 않다. 나아가 같이 활동하는 연예인이나 관련 프로그램 출연자, 소속사, 유통사 등도 간접적 피해를 입으니 연예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짜뉴스를 접하는 일반 대중도 피해자가 된다. 앞으로는 어떤 뉴스를 믿어야 할지 선택장애마저 발생한다.심지어 가짜뉴스 유포자도 궁극적으로 피해자가 된다. 몇번의 거짓말로 돈은 벌겠지만 어느 순간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한다. 결국 유튜브든 게시판이든 영영 매장되고 결국 감옥행으로 귀결된다.가짜뉴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왜 이리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할까?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우선 크게 두 가지 문제에만 집중하자. 가짜뉴스의 원인부터 시작하자면 결국 경제적 문제다. 예전에는 장난 삼아 또는 스토커의 빗나간 팬심 등에서 비롯됐지만 유튜브 등 SNS 환경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요즘의 원인은 결국 돈이다. 더 많은 조회수, 구독자수는 유튜버의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현행법상 1인 방송 등 유튜버 콘텐츠는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행정적·기술적 차원에서 사전, 사후적 통제가 불가능하다. 결국 유튜브, 각종 게시판 등의 플랫폼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필터링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플랫폼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콘텐츠에 대한 간섭을 자제한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플랫폼은 철저히 상업주의에 따라 판단하므로 플랫폼의 돈벌이에 방해가 된다면 통제를 피하려고 한다. 어쩌면 플랫폼은 가짜뉴스의 공범자일지도 모른다. 가짜뉴스로 돈 버는 모든 자들은 가짜뉴스 폐해를 뼛속까지 공감하고 법적, 윤리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더불어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허술한 법, 정책도 보완해야 한다. 피해 연예인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더라도 유야무야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성범죄자의 신상공개제도처럼 가짜뉴스 유포 범죄자들은 공공의 적이므로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까지 절실하다. 연예인도 우리도 참을만큼 참았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3-02-26 14:14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명의칼럼] 일상적 약물중독 ‘고칠병이 고질병 된다’… No SAD 하세요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흔히 약물중독하면 쾌락과 흥분을 맛보기 위해 환각제, 마약성진통제, 아나볼릭스테로이드(근육증강제) 등 특정 약물에 대해 강박적으로 의존하고 탐닉하는 것으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넓게 보면 불필요한 약물을 오남용하는 것도 약물중독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보편적으로 쓰이는 약물 중 흔히 간과하는 게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항염제(Nonsteroidal anti- inflammatory drugs)의 오남용에 의한 중독이다. 스테로이드든 비(非)스테로이든 소염 진통 효과를 갖고 있지만 작용 기전은 완연 다르다.약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한마디로 합성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GC)다.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여러 부신피질호르몬은 역할에 따라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미네랄코르티코이드로 나뉘는데 그 중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역할만 하는 것을 선별한 게 항염진통제로 흔히 투여되는 스테로이드다. 스테로이드(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다시 피부염증이나 알레르기에 주로 쓰이는 것과 근골격계의 통증이나 염증에 주로 투여하는 것 등으로 세분화된다.스테로이드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과 염증성 매개체들의 작용 또는 합성을 차단한다. 흔히 근골격계질환에 투여되는 일명 ‘뼈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제로서 염증을 억제하고 조직의 부종을 줄인다. 급성염증을 화재라고 하면 스테로이드는 이를 긴급 진화하는 소방차에 비유할 수 있다.응급할 때만 쓰면 좋지만 문제는 점차 장기 연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의 진통 효과는 항염증, 부종 감소에 따른 간접적인 효과 외에 손상된 신경의 탈분극(de polarization of damaged nerves)이라는 직접적인 효과에서 비롯된다. 탈분극은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의 전위차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정상 상태(분극과 탈분극의 끊임없는 교차를 통해 전위차 유지)에 비해 전위차가 현저하게 감소된 것을 의미한다.급성 통증이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신경의 과흥분 상태를 안정화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런 상황이 일상화되면 세포기능은 점차 떨어지고 더 병약해지게 된다. 스테로이드 투여기간이 늘어날수록 투여량을 늘려야 종전의 효과가 나타나고 관련 부작용도 점점 드러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오남용할 경우 해마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해마가 훼손된 신경을 되살리는 기능을 저해하게 된다. 점차 근육과 피부가 약해지고 얇아지는 부정적 효과도 나타난다.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찾는 진통제의 대부분은 NSAIDs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이부프로펜(Ibuprofen),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Aspirin), 나프록센(Ibuprofen) 등을 말한다. 위장장애나 천식 유발 등의 부작용으로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 아스피린(Aspirin)도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엄청난 지위를 차지했었다.NSAIDs는 통증, 열,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을 생산하는 사이클로옥시나제(Cyclooxygenase, COX) 효소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한다.COX 효소는 둘로 나뉜다. COX-1 효소는 대부분의 세포에서 기본적으로 발현되는데 위장점막 보호, 신장 혈류 유지, 혈소판 응집 억제 등에 영향을 미친다. COX-2 효소는 염증조직 또는 암조직에서 빠르게 발현돼 브래디키닌(bradykinin), 히스타민(histamine) 등의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염증과 통증 유발,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따라서 NSAIDs를 복용하면 염증과 통증이 줄어드는 대신 위점막보호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어력까지 손상돼 위·십이지장의 염증·궤양 등이 초래되기 쉽다. 물론 COX-2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위장장애를 줄인 약도 있지만 소염진통 효과가 일반 소염진통제(NSAIDs)보다 화끈하지 못하다.스테로이드가 세포막의 탈분극을 유도해 세포 안팎의 전자흐름을 끊어놓는다면, 일반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느끼는 신호를 차단해 통증감각을 둔화시킨다. 소염진통제 역시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양을 투여해야 종전의 항염진통 효과를 볼 수 있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세포의 기능적인 측면이 점차 약화되고, 스스로 복원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의학적 설명을 빌린다면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 진통제는 세포의 원기(元氣)를 갉아먹는다 할 것이다.이들 소염진통제를 포함해 대부분의 약물은 간, 신장, 위장에 부작용을 끼친다. 상당수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또는 그 대사산물이 간에 부담을 준다. 이것이 신장에 도달하면 여린 사구체 혈관들이 피해를 입어 신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 위산분비를 촉진하거나, 위장보호막을 벗겨 속을 쓰리게 하는 약물도 꽤 많다.필자는 그래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에 조절하는 약물이 아니라면 약을 끓자는 ‘No SAD’ 요법을 주장한다. 스테로이드(Steroid), 진통제(Analgesic), 불요불급한 약물(Drug)을 처방하지 않고 세포의 자생력을 이용해 불편한 증상과 질환들을 다스려보자는 취지다.이에 부합하는 게 엘큐어리젠(ElCure Regen)요법이란 최신 전기자극치료다. 전기에너지로 자연치유를 지향하며 세포를 재생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3000V의 고전압으로 병든 부위에 흘려보내면 음전하가 고갈된 세포에 음전하가 충전되면서 점차 세포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부수적으로 림프슬러지나 세포노폐물 배출이 촉진되면서 세포가 자정작용을 하게 된다.일상적인 약물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을 바탕으로 엘큐어리젠요법과 디톡스(해독)요법 등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인체가 병약체에서 온전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2-23 15:50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브릿지 칼럼] '섬 관광 활성화' 성공하려면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그리스 에게해에 세계 최고의 섬 관광지 산토리니가 있다. 우리나라 울릉도의 크기인 이 섬의 결정적 매력은 무엇일까?관광의 목적은 자연이 만든 것과 인간이 이룬 것을 보고 즐기는 것이다. 산토리니는 에게해의 멋진 바다와 화산섬, 아름답게 조성된 마을까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둘 다 갖췄다. 관광산업에 힘입어 산토리니의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1970년대 초 6000여 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2011년 1만7000명, 2022년에는 2만명을 넘어섰다. 관광업 활성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는 3382개의 섬을 가진 섬의 대국으로 유인도는 464개에 이른다. 우리의 섬들은 결코 그리스의 섬들에 뒤지지 않는 관광자원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대다수 섬의 인구는 급감하는 추세다.이런 현실에서 전남 신안군의 퍼플섬이 지난 2021년 12월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돼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욱이 세계적인 인기 그룹 BTS의 상징색(보라)과 맞물리면서 지난해에는 외국인 포함 38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제 퍼플섬은 입장료 수입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글로벌 관광지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조그만 섬인 신안군 퍼플섬이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데는 전라남도가 2015년부터 추진했던 ‘가고 싶은 섬 사업’이 토대가 됐다. 5년 동안 섬당 50억원을 투자해 생태 관광지로 조성하는 이 사업을 통해 퍼플섬 외에도 여수 낭도, 손죽도, 고흥 연홍도 등이 명품 섬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남도의 섬 가꾸기 선정 사업은 지난해까지 24개 섬을 끝으로 종료됐는데, 2027년 사업 종료 시까지 총 10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전국 5개 섬을 대상으로 ‘가고 싶은 K관광 섬 육성 사업’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2022년부터 3년간 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정부와 지자체가 섬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그동안 추진해온 섬 관광 사업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짚어야 한다.섬 관광 사업의 핵심은 섬 주민과 하나 돼 섬의 정체성을 확보하며 품격 있는 섬으로 관광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부터 관광 기반, 서비스 부분까지 테마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하지만, 그동안의 섬 관광 육성정책은 관광 콘텐츠와 더불어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실제로 섬 관광지를 가보면 유지보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둘레길이 다반사다. 테크가 망가져 있기도 하고 우거진 잡풀로 트레킹을 진행할 수 없으며, 밥 먹을 식당도 없다. 방문객을 배려하는 편의 시설은 없는데도 마을 공동체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만 번듯하게 지어놓고 빈 채로 두는 경우도 있다.여기에 섬에 대한 접근정보가 미비해 여행객 스스로 계획을 세워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그 외도 여객선의 잦은 결항과 비싼 요금, 섬 내 교통편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은 점도 섬 관광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사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후관리까지 심도 있게 검토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퍼플섬이 나오고, 그리스 산토리니 같은 명품 글로벌 관광지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3-02-23 14:05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명의칼럼] 여성의 건강, 폐경 후가 중요합니다

곽희중 윌스기념병원(수원) 산부인과 원장100세 시대는 100세까지 어떻게든 사는 것보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에 따른 여러 질환이나 질병을 예방하고 사회적인 제도가 뒷받침돼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가 돼야 한다. 특히 여성은 50세를 전후로 폐경(완경)을 맞으며 여러가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 시기가 노년기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은 나이가 들어 난소가 노화하면 배란이 중단되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생성이 급감해 폐경이 나타난다. 주로 50세 전후로 나타나지만 이보다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진행되는 게 아니다. 40대 중·후반에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생리 주기의 변화, 얼굴 홍조, 발한, 감정 기복, 불면증 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진 후 1년까지를 ‘갱년기’라고 한다.폐경을 전후로 여성의 질환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병원에 진료를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50~69세이고, 골다공증 환자도 50대부터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도 50대부터 급격히 증가함을 알 수 있다.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는 에스트로겐 혈중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단순히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아니라 30초~5분 가량 상체에 강력한 열이 오르다 심한 발한(열로 인한 땀)과 오한을 느끼면서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는 무력감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나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지막 생리 후 3개월 이내 여성의 약 80%가 안면홍조를 겪는다.안면홍조가 심한 경우 실내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고, 얇은 옷을 겹쳐 입는 방식으로 오한이나 더위를 느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뜨겁거나 매운 음식, 카페인 등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여성호르몬 증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뼈를 녹이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파골세포가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보다 강해지면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생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척추 압박골절 등으로 요통이 생기고 키가 줄어들거나 등이 굽을 수도 있다.이러한 갱년기 증상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다. 여성호르몬 투여는 골다공증 예방이나 안면홍조, 발한과 같은 혈관운동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호르몬 치료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무작정 참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단 호르몬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폐경 직후 초기에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폐경 이후에도 매년 산부인과를 방문해 개인에 맞는 검사나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에 30분 이상은 햇볕을 쬐며 야외활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기르며,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한다.갱년기 증상이라는 게 광고에서 짧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세상 여자들 다 겪는 건데, 유난이네~’라고 하면 절대 안 된다. 내 부인 혹은 나의 어머니가 겪는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줘야 한다. 곽희중 윌스기념병원(수원) 산부인과 원장

2023-02-22 14:42 곽희중 윌스기념병원(수원) 산부인과 원장

[브릿지 칼럼] 평등이 부른 불공평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유럽 축구’하면 많은 사람들이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떠올린다. 그런데 세계축구의 전통의 강자로 군림해온 ‘전차군단’ 독일이 최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축구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 최하위로 월드컵 본선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한 데 이어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에 지면서 16강 진출에도 탈락했다. 이처럼 극강의 독일 축구가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독일 축구 몰락의 이유로 ‘50+1’ 규칙을 꼽는다.‘50+1’ 규칙이란 구단 지분의 ‘50+1’퍼센트를 팬과 회원이 소유해야 한다는 것인데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49%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제도다. 리그의 상업화를 막으면서 구단 서포터이자 회원들이 구단 경영에 참여하자는 취지다. 이 취지가 달성되려면 축구를 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50+1’ 규칙으로 인해 역량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적잖은 제약이 따른다. 공정과 평등을 위해서 만든 룰이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격이 된 것이다.공정하고 평등한 사회가 항상 인간에게 이롭기만 할까? 요즘 잘나가는 잉글랜드 리그에서도 한때 큰 위기가 있었다. 훌리건의 격렬한 몸싸움으로 1985년 39명이 사망한 데 이어 1989년에는 축구팬 96명이 압사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구장의 노후화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서서히 관중도 감소했다.이런 영국 축구가 위기를 딛고 일어선 것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를 출범시키면서부터다. 선수, 감독은 물론 자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그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개방성에 기반한 다양성을 추구한 결과, 러시아의 석유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같은 거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인수하면서 투자 규모부터가 달라졌다. 그만큼 우수한 선수도 적극 영입하게 되면서 경기력이 향상되고 오늘날 유럽 리그를 대표하는 잉글랜드 리그가 됐다.경제적으로 빈곤층이나 취약계층의 사람들에게 생활조건을 개선해주는 일은 평등에 이바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50+1’ 규칙처럼 투자 의지 자체를 꺾거나 기회조차도 없애며 평등을 이루는 방법은 또다른 문제를 잉태한다. 1980년과 81년에 올해의 유럽선수로 선정된 바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카를 하인츠 루메니게(Karl Heinz Rummenigge) 회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분데스리가만의 독특한 규정인 ‘50+1’ 규칙을 폐지해야 한다. 만약 이 정책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이후에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미국 아인랜드연구소 이사장인 야론 브룩(Yaron Brook)은 “평등은 불공평하다”(Equal is Unfair)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경제적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라고 할지라도 경제적 관점에서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능력 있는 사람의 손을 묶을 수 있다는 의미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3-02-22 14:27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브릿지 칼럼] ‘검찰’아닌 ‘중도층’에 달린 이재명의 운명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기로에 서 있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비롯한 혐의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라 헌법 제44조에 따라 바로 구속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국회로 체포 동의안이 제출된다. 24일 국회로 보고되고 27일 국회에서 표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의 혐의는 다음과 같다. 총 3가지인데 첫 번째로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과 위례 지구 개발 관련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관련 정보가 민간 사업자에게 유출하게 된 ‘배임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다. 두 번째로 위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돼 민간 사업자의 부당 이익이 초래되었다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다. 마지막으로 성남 FC에 후원금을 받으면서 기업에 대가를 제공한 ‘뇌물·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이다. 그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쌍방울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송금 혐의는 이번 구속 영장 청구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국민의힘은 응당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극도의 ‘정치 탄압’, ‘야당 보복’이라며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특히 체포 동의안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을까. 넥스트리서치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5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국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통과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55.9%로 절반을 넘겼다.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 목적의 수사이므로 체포 동의안을 통과시켜선 안 된다’는 의견은 34.6%로 이 대표 체포 동의안 통과 찬성 응답이 약 20%포인트 더 높았다.총선을 내년에 앞두고 있는 시점 그리고 진영 간 대결 구도를 놓고 본다면 ‘중도층’의 반응이 절대적으로 치명적인 변수다. 정치적으로 진보나 보수에 속하지 않는 중도층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에 대해 찬성 의견이 52.3%, 반대 응답이 38.2%로 나타났다. 약 15%포인트 가까이 체포 동의안에 대한 여론이 더 높다. 진보와 보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단단하게 나누어진 대결 구도 속에서 중도층 여론은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에서도 이 대표 체포 동의안 찬성이 51.6%로 절반을 넘겼다.현실적인 예상은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이 부결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부결 가능성을 정치권과 검찰은 모르고 있을까. 아무리 이 대표가 대장동을 비롯해서 쌍방울 대북 송금에 이르기까지 규명되어야 할 많은 의혹이 있지만 아직은 미확인이다. 더군다나 사법적 대응은 기소된 후 대법원 선고까지 가야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론은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법 수사 진행과 결과에 따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대표 개인 지지층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정치적 공동 운명체가 되어 버렸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재명 대표의 운명 역시 검찰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중도층의 향방에 달렸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3-02-20 13:4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시장경제칼럼] 소비자 처지를 반영한 양곡관리법이 필요하다

성정림 한국 농식품 융합연구원 식품소비분과장양곡관리법이 정치 쟁점이다. 양곡관리법은 고려시대 왕건이 새로운 왕조를 건설 후 흉흉한 민심을 다스리고자 만든 제도 흑창에서 시작하여 전쟁 후 먹을거리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1948년 10월 9일에 제정되어 2004년 8월의 개정안까지 여러 보완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만큼 우리의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식생활은 건강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먹을거리와 면역력의 관련성은 특히 국가가 주목하여 효과성을 연구하여야 할 부분이다. 이에 필자는 현행 양곡관리법의 문제점을 영양교사와 소비자의 눈으로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첫째, 곡류 위주의 식단은 비만을 유발한다. 질병관리청 결과에 의하면, 2022년 현재 성인 남자와 여성이 모두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2차 연도(2017) 만 1세 이상 7,167명의 식품 섭취 군별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영양소 섭취량을 분석하면 곡류 섭취량이 가장 높다. 즉 비만의 원인으로 탄수화물이 가장 중요한 영양소이며 제공 식품군별로는 전체 평균 295g 중 곡류가 190g이다.둘째, 비만은 팬데믹 상황의 면역력 저하를 유발한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은 면역력 저하까지 유발한다. 즉 내장지방이 쌓이게 되면 염증이 유발되어 각종 독소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고, 배출기능이 약해져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의과대학의 멜린다 베커 박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 백신을 맞은 후 독감 확진을 받거나 독감 증상이 나타난 비율은 비만한 사람(9.8%)이 정상 체중의 사람(5.1%)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T세포, 대식세포 등 면역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의 수가 적거나 기능이 약화하고, 사이토킨과 같은 면역 물질 생성이 잘 안된다고 알려져 있다.셋째, 현행 논농사 영농법은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많다. 논농사의 GDP 비중은 크게 낮아져 미미하며 종사자 수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현재 쌀값은 60세 이상의 경영주가 1주에 10시간 정도 노동임금과 농부 소유의 토지 용역비를 포함하여 결정한다. 노령자가 관행농법으로 적은 시간 일하면서 높은 토지이용료를 포함하여 시장에 출하되는 방식이다. 밭농사는 수요공급의 변동을 유기적으로 반영하는 시장가격 방식이 반영되지만, 논농사는 투입비용이 고정되어 있고, 소비량 변화 흐름을 반영하지 않아 매년 쌀 소비가 줄어들어도 생산량이 변화하지 않고 정부 비축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넷째,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탄소중립 실천의 가장 중요한 저해 요인이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자연에서는 미생물이 발효하거나 분해될 때 생성되며 곳곳에 존재한다. 대기 중에 머무르는 시간이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온실가스 효과는 강력하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20년 단위로 평가한 지구온난화 지수 기준에서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약 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의 2022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국내 메탄가스 배출량이 농업에서 12,210만 톤으로 가장 높았고 그 중의 벼 재배가 5,296만 톤, 기타 축산분야 중 소의 장내 발효가 3,796만 톤, 분뇨처리가 1,196만 톤으로 조사되었다. 즉 단일작물로 벼 재배가 메탄 발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한국도 2021년 11월 국제 메탄 서약에 가입해 메탄 배출량을 줄일 것을 약속했으나 현행 양곡관리법을 개정하여야 실천이 가능할 것이다.다섯째, 양곡관리법 특히 쌀 시장격리 의무 법안은 소비자를 더 살기 어렵게 하는 정책이다. 소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통되는 물건과 서비스 등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것을 누리는 이들을 말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지급한 대가만큼 권익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생산품의 품질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지원과 소비자보호운동을 정책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들도 고객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최고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모두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양곡관리법도 바뀌어야 한다.현행 양곡관리법은 제정 후 75년간 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영향이 너무 크다. 주목할 점은 최근 수매한 양곡이 창고에 매년 저장되고 남아돈다는 것이다. 2022년산 기준으로 생산량에서 수요량을 뺀 나머지 초과 생산량 45만 톤을 정부가 쌀 시장 격리대책으로 관리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의한 의무 격리대책은 창고 저장, 쌀 변질 방지 예산 소요 등으로 국가 재정 부담이 추가되고 농가에서는 미래 농업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연구와 투자를 하지 못하여 농업 경쟁력을 저하하는 비합리성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점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법은 농업예산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26.1%에서 더 높아지면서 다른 작물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고 작물가격이 높아져서 소비자들의 가계를 더 힘들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이제는 쌀 산업도 오랫동안 국가의 보호로 자생적인 노력이 부족한 상태를 벗어나 탈바꿈하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농민들은 생산자이면서도 소비자이다. 그러므로 양곡관리법 특히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법안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여야 한다. 생산자의 이익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같은 국민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인지하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종을 조사하고 개발하고 생산하는 농업전문가로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은 소비자이다. 국가는 모든 국민 즉 소비자들을 위하고 정부는 ‘고객 몰입’ 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가의 예산은 소비자 편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목표 달성에 따라 집행되어야 한다. 즉,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가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양곡관리법은 소비자의 주머니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시대 역행적 제도라는 의견이 국회 입법과정에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성정림 한국 농식품 융합연구원 식품소비분과장

2023-02-20 08:20 성정림 한국 농식품 융합연구원 식품소비분과장

[브릿지 칼럼] 투자는 개인전이다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어찌하다가 주가지수 100포인트 즈음에 시작한 애널리스트 생활을 40년이 넘게 시장 언저리에서 하고 있다. 1981년 삼성전자 1주의 최저가가 600원(액면가 500원) 정도였다. 매출액은 3000억 원이 조금 넘고, 총자산은 3000억 원이 채 안됐다. 자기자본은 500억 원 정도라 온통 빚투성이 회사였다. 금성사(현 LG전자)를 더 쳐주던 시대였다. 그 무렵 고 이건희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부친의 지분을 서서히 물려받기 시작했다.그런 삼성전자가 풋내기 투자전문가로서 좋게 보였다. 하지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엔 결재 라인의 반대가 심했다. 1985년 경에야 조금 편입을 시작했지만, 주가가 출렁이면 상부의 압박에 자주 팔아야 했다. 그런 삼성전자가 300조 원 넘는 시가총액에 자기자본만도 330조 원 정도다. 대주주인 이재용 회장 일가는 여전히 대부분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매년 배당만 받는다. 누가 이 회장 가족의 역사적 수익률을 이길 수 있겠는가.최근 논란이 많았던 둔촌동 주공아파트는 1981년 당시 필자의 경험으론 34평 한 채에 1500만 원 남짓이었다. 재건축 기대감을 담아 평가해보자면 요즘은 20억 원을 조금 넘게 호가가 형성될 수도 있다. 이것도 엄청난 투자수익이지만, 같은 기간의 삼성전자 주식을 비교해 보면 주식과 주택의 투자는 더 설명이 필요없다. 장기우량주를 고르면 주식이 단연 매력적이다. 그런데 왜 시장에선 그렇게 하지 않는가.미국 투자전문가 필립 피셔는 1950년에 산 주식을 2000년 이후까지 보유해 후배들의 귀감이 된 바가 있다. 텍사스 인스투르먼트가 그 중 하나였고, 수제자가 워렌 버핏이다. 투자자 혼자 힘으로 투자기업 주식을 고르는 일은 중요하다. 주식은 개인전이다. 일반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려 ETF나 공격적 지수선물의 인버스, 곱버스 같은 집합성 투자상품들이 즐비한데 이런 상품들의 성과는 대체로 시장 움직임에 하릴없이 연동된다.당초 상품 설계와 달리 반대로 주가가 흘러 투자자에게 압도적 피해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운용사만 해도 수익성과나 재무적 기반이 평소 자랑에 비한다면 그리 대단치 못한 편이다. 그렇게 미래 투자시장을 잘 본다면, 정작 자기들 성과나 수익성은 훨씬 더 좋지 않겠나. 하지만 회계자료도 잘 이해 못하는 하이브나 네이버 대주주 같은 과학기술자이나 문화예술 창업인 가운데 하루아침에 조 단위 부자가 나오기도 한다.최근 주식으로 돈을 벌려는 청년들이 시장 주변을 돌고 있는 듯 하다. SNS 커뮤니티 활동이 익숙한 세대라, 다양한 온라인상의 정보공유나 집단행동 소지가 농후하다. 여럿이 투자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만, 알고리즘은 변이와 선택과 집단화가 불연속적으로 이어져 매일 진화한다. 그래서 장시간 어느 도식의 압도적인 승리는 없다. 투자는 AI가 나와도 오롯이 혼자의 몫이다. 전문가는 조언자다.우리나라는 주식이든 주택이든 투자시장에 전문직업인들이 자가당착에 빠져 사는 딱한 사람들이 참 많다. 봄 기운을 타고 주가가 조금 오르려 한다. 제법 기대가 되지만, 그래서 또 누군가의 무책임한 허언과 고객 노략질이 고개를 들 수 있다. 힘들겠지만, 투자자는 스스로 지혜롭고 홀로 강해야 한다. 투자는 심리가 아니라 실리다. 삼성전자도 제법 들여다볼 만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입 좀 다물자.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2023-02-19 14:11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브릿지칼럼] 최대수익 금융은 그들만의 축배인가

이헌석 자유기업원 대외협력본부장(경제학 박사)최근 은행들이 역대 최대수익을 기록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하였는가.우선 은행권의 입장에서는 수익창출을 위해 기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활용해 수익극대화의 유인책으로 이용한다. 또한 앞으로의 은행산업이 전반적으로 향후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과 AI(인공지능) 등 인력을 대체하는 구조 등을 감안하여 조직을 슬림화하는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기존 수익창출 위주의 기관 및 경영진 평가에 따라 발생한 최대수익을 활용해 각 은행들은 현직 임직원에게는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고 조직을 떠나는 퇴직자에게는 좋은 조건의 퇴직조건을 제시하며 명예퇴직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기존 임직원들에게 300-400%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퇴직금도 6~10억 원의 큰 금액을 제시해 경제상황이 어려운 기업과 국민들에게는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면이 부각되고 있다.금융권의 수익은 크게 보아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으로 구분된다. 이자수익은 예대금리차에 의해 발생하고 비이자수익은 그외 투자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다. 국내은행들은 글로벌은행들에 비해 이자수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39조 6735억원으로 전년대비 20% 급증했으며 이는 주로 이자수익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이자수익의 주 요인인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구조를 살펴보기로 하자. 기업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평가 후 조달금리에 일정부문 마진을 붙여 최종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를 결정하는 최우선적인 결정요인은 물론 조달금리일 것이다. 시장의 수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며 동일한 마진을 유지한다고 할 때 금리상승 기에는 금리가 상승할 것이며 금리하향 국면에서는 하향할 것이다. 금리상승시에 마진까지 증가하면 그 폭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은행은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지금의 은행권 돈잔치가 이러한 마진확대에 기인한 것 아닌가 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비올때 우산을 뺏어가는 것”이 금융기관의 속성이라고들 한다. 지금이야 말로 기존의 관행과 달리 비올때 넓은 우산으로 바쳐주는 따뜻한 금융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채무자인 기업들은 금리 상승 시에 이자부담이 더욱 커져 이익발생이 어려워지고 기업의 신용등급은 하락해 다시 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개인대출도 은행에서 붙이는 일정부문의 마진에 의해 그 금리폭은 더욱 커질수 있어 신용상황이 더욱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최근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금리 증가폭은 기업 및 국민에 대한 영향도를 고려한다면 사기업인 금융기관이라해도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과 같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마진을 더욱 확대하기보다는 일정부문 마진을 줄여서라도 경제주체인 기업 및 개인에게 금리인상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는 자율적 규제방안을 운영해야 할 시점이다.실제 자금수요가 있는 기업의 경우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 첫째, 시장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둘째, 기업자체의 신용평가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셋째, 각 금융회사의 일정 마진율을 감안한 부문에 영향을 받는다.기업대출의 경우 대출 가이드라인은 바로 금융기관이 일정 마진율을 정한 부문에서 발생한다. 즉, 시장금리는 대내외적인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기업의 신용평가에 의한 것 역시 기업자체의 책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각 금융기관의 마진율에 의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할 사항이다. 물론 금융기관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나 이와 같은 대출 가이드라인은 결국 소상공인을 포함한 개인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즉, 각 기업의 신용평가가 A등급과 B등급 C등급으로 나타날 때 각각 금리의 가이드라인이 50bp, 100bp, 200bp로 주어진다면 A,B,C 등급의 기업은 각각의 신용평가에 의한 금리에 더불어 마진율을 더해야 해서 이중적인 부담으로 영향을 미친다.과거 시장이 수요자 중심시장, 즉 기업의 수요에 따라 금융이 공급할 때는 금융대출의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금융기관은 최소의 마진만 있으면 대출을 실행했고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다 유리한 금리로 운영하며 또는 재투자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시장에서 자금이 원활치 않아 대부분 금융기관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경우 한 푼이라도 낮은 금리를 원할 것이다.실제 대출이 실행되는 일선 영업점에서 금리결정 구조는 어떠한가? 각 기업의 신용평가 후 금리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대출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영업점에서는 평가 받을 수 있는 소위 실적이 되는 것이다. 금리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금융기관은 예상 대출금액에 따라 일정부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금융기관의 수익원이 아직도 대출에 많이 의존하는 한국의 금융실태를 볼 때 이는 금융기관의 수익을 위해서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을 포함한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어떠한가? 요즘 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운 때에는 정부는 물론 모든 기업과 국민이 상생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금리가이드라인 하에서는 원천적으로 가이드라인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는 금리구조이다. 한 소상공인은 “요즘 정말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경기가 더 안 좋다. 매출과 수익도 줄어드는데 대출금리는 계속 부담이 된다. 그 동안 연체 한번 안하고 지나왔는데. 금융기관은 최대수익이라 하니 같이 고통분담하는 방안은 없는가” 라며 씁쓸한 미소를 보인다.사회적 이슈가 된 지금 은행권은 사회환원을 위해 사회공헌프로젝트 및 취약층 지원과 중소기업 지원 등의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슈가 발생시마다 땜방식 방침으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어렵다. 조금만 견디고 통과하자는 방안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된다. 정부나 감독기관의 인위적 감독보다 금융기관이 앞서 행하며 사회와 상생하는 금융기관이 자율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문제가 되는 금리부문의 경우 실질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권이 보장된 보다 넓은 폭의 재량 하에 대출금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럴 경우 금융기관의 수익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각 금융기관은 다른 분야나 우량한 대체 부문에서 수익을 계속 찾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금융기관이 땅 짚고 헤엄치는 영업을 한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금융기관들의 손쉬운 이익창출 수단인 ‘금융대출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자율적인 금리결정 구조를 운용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많은 기업과 국민들이 같이 상생하는 소위 ‘따뜻한 금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금융권의 수익구조 다변화도 필요하다. 즉, 단순 예대금리차에 의존한 이자수익 비중을 점차 줄이고 다양한 비이자수익의 원천을 찾아 수익구조를 변화해야 우리나라의 금융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자마진을 증가시켜 손쉽게 수익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스스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면서도 다양한 비이자수익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의 창출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기업 및 국민들이 혜택을 나눌수 있는 따뜻한 금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금융의 자율적인 사회적 기여도도 확대되어야 한다. 기업과 개인 등 시장 참여자가 없이는 금융기관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적기업으로 자발적으로 사회적 기여에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하기는 매우 여려운 상황이지만, 사회의 경제주체들과 공생하며 금융기관도 발전한다는 의미를 고려한다면 취약층과 청년층, 소상공인 등은 물론이고 일반국민들에게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적 기여’에 대해 적극적인 고민과 방안들을 자율적으로 노력한다면 국민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누리라고 본다.금융기관의 ‘자율적 연속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권 수장의 셀프연임 등은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금융기관이 사적기관으로의 전락할 우려가 있다. 마치 개인돈으로 선심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이른바 경영권을 확보한 ‘그들만의 장기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금융기관이 전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금융기관이 최대의 수익으로 축배를 들 시기라기보다 진정한 자율성을 갖고 사회를 고려한 경영을 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과제로는 대부분의 대형금융기관이 주인없이 운영되는 공기업 방식이라 ‘거버넌스에 대한 심도있는 해법’을 찾아 주인역할이 있는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실패는 결국 모든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23-02-16 18:13 조진래 기자

[브릿지 칼럼] 뵈르(BEURRE) 맥주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있을까?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얼마 전 모임에서 세련된 디자인의 ‘뵈르(BEURRE) 맥주’를 처음 구경했다. BEURRE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이 맥주를 사온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버터맥주’라고만 대답했다. 어떻게 발음하는지는 맥주를 구매한 분도 모르고 있었고 그저 SNS에서 엄청 유행하는 버터맥주라고만 설명해 줄 뿐이었다. 알고 보니 ‘뵈르(BEURRE)’는 프랑스어로 ‘버터’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뵈르(BEURRE) 맥주는 식약처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버터를 뜻하는 프랑스어 뵈르(BEURRE)를 쓰기 위해선 원재료인 버터가 제조나 가공 과정에 들어가야 하지만 뵈르맥주엔 버터 성분이 없으니, 거짓 과장 광고를 금지한 식품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그렇다면 ‘뵈르맥주’ 상표에 대한 특허청의 입장은 어떨까. 외국어 상표에 대해 식약처와 특허청의 미묘한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뵈르(BEURRE)’ 상표에 대한 특허청의 심사는 아직까지 진행 중인데, 특허청의 심사 기준과 판례에 따라 ‘뵈르(BEURRE)’ 상표에 대한 운명을 예측해 본다면 ‘뵈르(BEURRE)’는 등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상표등록시 세부적인 심사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항상 상표법의 입법취지로 돌아가서 판단을 해야 한다. 상표법은 자신의 상표를 보호하는 사익적 목적 외에 시장에서의 품질보증, 출처표시기능, 오인혼동가능성 방지라는 공익적 목적을 함께 달성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 2가지 축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식별력 여부에 대해서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데 이 공익적 기준은 어디까지나 시장에서의 보통 소비자, 일반수요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뵈르(BEURRE)’라는 프랑스어는 일반수요자 기준으로 볼 때 ‘버터’라는 뜻으로 직감되지 않기에 상표 등록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 역시 영어가 아닌 외국어 상표에 대해서는 직감하지 못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외국어에 대해서는 그 뜻이 지정상품의 성질을 직접 나타내는 단어라 하더라도 식별력을 인정해 주는 경향이 더 강하다.다만 앞으로 상표 심사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외국어 상표에 대한 심사기준도 좀 더 세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한글이나 영문 상표 네이밍이나 출원은 이미 포화 단계를 넘어섰다. 기타 외국어 상표로 만든 네이밍과 출원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특허청이 제2외국어에 대한 일반수요자의 판단기준을 어떻게 심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 지정상품과의 관련성, 외국어에 대한 검색이 매우 손쉽게 이루어지는 현 시점에서 이전의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식약처 역시 상표법과 충돌하는 영역에 대한 문제, 제품에 대한 안전성에만 치중하다가 네이밍과 브랜딩에 대한 창의성을 저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관련된 법률에 대한 형평성 있는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2023-02-16 14:01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브릿지 칼럼]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지라도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최근 가까운 지인에게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아끼는 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 것이다. 지인은 너무 마음이 아파 모래알 같은 밥알을 삼키면서도 눈물을 흘리고, 지켜 주지 못한 미안함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지 오래라고 했다. 마음이 몹시 아팠지만 섣부른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다 혹여 더 마음 상할까 염려되어, 마땅한 위로의 말도 전하지 못하고 그저 옆에 앉아서 함께 애꿎은 커피만 두 잔이나 마셨다. 얼마 전에는 아끼는 제자가 일상생활 중 넘어져 고관절 골절이 되었다. 부득이하게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했고 최근에 만났을 때는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지만, 답답함과 불편함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했다. 살다 보면 우리 인생 굽이굽이 크던작던 예상치 못 한 복병을 만나기 일쑤인 것 같다.작가 박완서 작가가 떠오른다. 작품을 통해서 우리 말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을뿐더러 감칠맛 나는 표현으로 인생의 이런 모습 저런 모습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분이다. 전쟁을 거치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해 나가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표현해내는 동시에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심리에 대해 깊은 성찰도 해 볼 수가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던 사회 속에서, 개인적으로도 깊은 아픔을 겪은 터에 어쩌면 그분의 작품이 우리 독자들에게 더 깊이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다.박 작가는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였던 지난 1988년 남편을 병으로 먼저 잃고, 바로 석 달 만에 스물다섯 살의 젊은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남편과 서울의대에 다니던 젊은 아들을 앞세우고 그는 아주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자식 잃은 참척(慘慽)의 고통과 슬픔을 작품 속에 그려냈다. ‘내 아들이 죽었는데도 기차가 달리고 계절이 바뀌고 아이들이 유치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까지는 참아줬지만, 중략… 아아, 내가 만일 독재자라면 88년 내내 아무도 웃지도 못하게 하련만…’, ‘인간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초월적인 존재가 정말 있다면… 내 아들의 생명도… 실수도 못 되는 순간적인 호기심으로 장난처럼 거두어간 게 아니었을까? 하느님 당신의 장난이 인간에겐 얼마나 무서운 운명의 손길이 된다는 걸 왜 모르십니까…’ 작가는 자신의 비통한 심정을 이렇게 절절하게 표현했다.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지 누구든 원망할 대상을 찾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 어떤 일이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이 갑자기 나에게 왔을 때 과연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박 작가도 결국 당신에게 일어난 일은 그 누구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임을 마음으로 깨닫고, 깊은 상처를 간신히 추스르셨다고 한다.빌 게이츠(Bill Gates)의 명언 중 기억에 남는 표현이 있다.‘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러니 받아 들여라(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일이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서 살면 인생이 좀 더 수월해질까.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3-02-15 14:07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보약’ 원하는 수험생, 기본 체질부터 파악해야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올해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남학생이 내원했다. 중3때까지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특목고에 진학했는데, 진학 후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한다.무엇보다 본인은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집중’이 안 된다고 한다. 원래 공부하는 습관에 익숙해 책상에는 오래 잘 앉아있는데, 앉아서 책을 보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멍해지는 증상을 자주 느낀다는 것이다.이 학생은 키는 큰데 마른 편이었고 어릴 때부터 감기를 자주 앓았다. 감기가 오면 기침이 잘 낫지 않아 오래 간다고 한다. 지금도 2개월 전 코로나19를 앓은 뒤부터 마른기침이 남아있다. 추위를 타고 체력이 약한 편이라 손발도 찬 편인데 겨울이 되면 더 심하다고 했다.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소위 ‘멍 때림’ 증상은 효과적인 치료 약재들과 그에 따른 처방이 있기 때문에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처방에 앞서 그 사람의 기본 체질을 파악해야 한다.체질이라고 해서 꼭 사상체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체격이 건실한지 왜소한지, 더위를 타는지 추위를 타는지, 소화기나 호흡기가 약한 지 등을 체크하다 보면 기본 체질이 파악된다.이 남학생처럼 마른 편으로 체력과 호흡기가 약한 편일 때는 오미자가 들어간 처방을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오미자는 뇌혈류 순환을 개선해주면서 중추신경 계통을 흥분시킬 뿐 아니라 강심 작용까지 있다.이 학생에게는 복령, 육계, 백출, 감초, 오미자, 맥문동을 처방했다. 이후 멍 때림 증상이 확실히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오래가던 만성 기침이 없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한다.수험생과 같이 내원하는 부모들 중 ‘총명탕’ 처방을 받으러 왔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총명탕은 백복령, 원지, 석창포 3가지 약재로 구성된 처방인데 동의보감에는 건망증을 치료하고 장복할 경우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그렇다고 이 총명탕이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처방은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어떤 약재와 처방을 선택해야 학습 능력에 도움이 되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부에 대한 의지는 강한데 체력이 약해 집중이 안 되는 수험생은 체력을 먼저 올려줘야 하고, 의지와 체력은 강하지만 멍 때림 위주의 증상을 보이는 타입은 뇌를 깨워주는 처방을 써야한다.물론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는 다 좋은데 공부의 의지가 없는 수험생이라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이다.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2023-02-14 07:00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브릿지 칼럼] 중진국 함정에 빠진 중국 경제

박종구 초당대 총장중국 경제는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과 미중 갈등의 후유증으로 3% 성장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 정책의 완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내수 증가 등에 힘입어 경제의 반등이 예상된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은 4.8%, 무디스는 4.0%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고 피치는 최근 5% 예상 성장률을 제시했다.집권 3기가 시작되는 올해 시진핑 총서기는 성장에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민생이 어려워지면 시진핑에 대한 지지 열기는 식을 수밖에 없다. 포퓰리스트를 지향하는 그의 통치 스타일상 성장 재점화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일찍이 “칼은 돌 위에서 날카로워지고 사람은 역경 속에서 단련된다는 진리를 배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역경을 극복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견인하려는 집권층의 의지에 중국 경제의 향배가 좌우될 것이다.중국 정부는 ‘품질강국 2025’를 새로운 산업정책 강령으로 내놓았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유야무야된 ‘중국제조 2025’와 유사한 정책이다.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위상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수출신장세가 전같지 않으면서 중국 경쟁력에 회의적인 분위기를 일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은 인구감소, 국가부채, 생산성 둔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2.5% 성장도 쉽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피크 차이나’ 논의가 무성하다. 중진국 함정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중국 인구가 지난해 1961년 이후 최초로 감소했다. 전년 대비 85만명 줄었다. 인구 감소 시점이 중국 정부 당국의 예상보다 9년이나 빨라졌다. 가파른 고령화로 2030년 초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생산인구는 2013년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 추세다. 경쟁국인 일본과 한국에 비해 훨씬 낮은 소득수준 상태에서 고령화 충격을 맞이했다.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 교육받은 인구 비중이 50% 이하인 나라는 예외없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은 30%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79%다. 도농 격차도 심하다. 도시 청소년의 93%가 고교를 진학하지만 많은 농촌 아이들은 중학을 겨우 졸업하는 실정이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학 교육 받은 인구 비율은 15%에 못미치고 있다.정부는 국내총생산의 약 25~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을 활성화 하기 위해 금리인하, 부동산 개발사 지원 확대와 증자 허용 등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텅 빈 아파트가 1억채가 넘는다고 주장한다. 미분양 되었거나 비어있는 아파트가 전국에 산재되어 있다. “중국 부동산의 황금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말이 시장에 널리 회자된다.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대국 굴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식 국유기업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공산당 통치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인프라 건설을 통한 성장 전략은 한계에 직면했다.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를 키워야 한다. 공산당 통치의 경직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돌파하느냐에 중국 경제의 장래가 달렸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23-02-13 15:31 박종구 초당대 총장

[시장경제칼럼] 법원과 검찰에 ‘책임’ 물을 수는 없는가

공기업의 근원적 문제는 불량기업의 ‘퇴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유경쟁 시장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말하자면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책임’을 ‘퇴출당하는 것’으로 진다. 그러나 공기업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해도 처음부터 법으로 보장된 독점이거나 혹은 세금 등의 지원을 통해 계속 연명할 수 있다.그렇게 보면, 제대로 ‘책임’을 지게 할 때, 비로소 ‘효율성’도 달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유의 반대자들은 흔히 고전적 자유주의의 구호인 ‘레세 페어’(Laissez-faire)를 ‘자유방임주의’라고 번역해서 고전적 자유주의가 마치 책임을 전혀 지지 않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인 양 선전했다. 그러나 고전적 자유주의는 정부 간섭을 배제한다는 것일 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면서 남들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자유와 책임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과 같다. 사실 책임 부재에 따른 문제는 단순히 공기업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도 만연해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사법부가 이런 책임 부재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 비근한 사례가 바로 ‘재판 지연’이다. 법대를 다니면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고 아무리 배우면 뭣하나. 재판을 지연했다고 해서 그 재판을 주관하는 판사가 ‘책임’을 졌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최근 법원의 윤미향과 곽상도에 대한 ‘사실상의’ 무죄판결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의원은 1심에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가벼운 처벌인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재인 정부 당시의 검찰이 2020년 9월 기소한 후 무려 2년 5개월만이다. 이는 ‘기소 후 6개월 내’라는 통상적인 민사소송 재판 기준을 4배나 끈 것인데 대법원까지 소송이 진행되면, 윤미향 의원이 “의원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경청하지 않는 한, 끝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법원이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심지어 소송 처리 시한을 법률로 정한 ‘선거무효소송’의 경우에도 법원은 판결시한을 지키지 않았다. 자신은 법을 지키지도 않으면서 법원이 누구를 법 위반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인가. 판결시한에 대해 책임을 추궁해야 하지만, 그런 처분이 내려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선거무효소송은 공직자선거법 제225조에 따라 다른 쟁송에 우선하여 180일(6개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부정선거로 당선된 이의 공직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126건의 소송 가운데 가장 빠른 민경욱 전 의원의 경우에도 김명수 대법원은 27개월이나 끌어 법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법원은 또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6년간 근무하고 31세에 퇴직하면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녹취록에도 이를 곽 전 의원이 요구했다는 김만배 씨의 발언이 있었지만, 법원은 뇌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또 아들이 분가된 독립가구여서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판단도 내렸다. 그래서 1심 재판부는 아들 퇴직금 50억원 수령에 대해서는 뇌물이 아니라고, 다만 지난 총선 직전 받은 5000만원에 대해서만 불법정치자금으로 판단해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이런 법원의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분노가 들끓자 검찰은 수사팀과 수사를 보강해서 항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앞으로 분가한 독립가구인 아들에게 50억 뇌물을 합법적으로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개별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만 대답했다고 한다. 윤미향과 곽상도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법리와 사실만으로 판결했다고 하겠지만, 상식을 벗어났다.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든지 아니면 판결이 지나치게 피고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어느 편이 진실이든 제대로 된 ‘정의로운’ 법률서비스를 하지 못한 이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가.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2023-02-13 10:42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튀르키예 재난현장에 드론활용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우리에게 형제의 나라로 알려진 터키, 한국전쟁 당시 터키는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인 총 5455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병력을 상륙시켰다. 전쟁이 발발한 지 석 달만인 1950년 10월 17일 터키의 보병여단 선발대가 부산항에 도착했다.한국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터키군은 총 5만6536명이며 전사자는 총 892명이었다고 한다. 한국전에서 터키군은 중공군과 수차례 전투를 벌였으며 그때마다 중공군을 격파했고 4개 전투는 한국전의 흐름을 바꿔놓은 중요한 전투였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지난 2022년 6월 유엔은 기존 ‘터키(Turkey)’라는 국명을 ‘튀르키예(Turkiye)’로 변경하는 것을 승인했다.한국을 도와주던 형제의 나라에 아주 큰 국가 재난이 발생했다. 지난 2월 6일(현지시각) 오전 4시께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접경 지역에서 규모 7.8과 7.5의 대형 지진이 몇 시간 간격으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 수는 2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가 됐으며 붕괴된 건물의 복구가 이뤄지면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될 것으로 판단된다.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에서의 드론으로 본 피해 모습은 아주 심각한 상태였다. 마치 전쟁에서 폭탄을 맞은 것 같았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하고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필요로 할 수 있다. 드론을 활용해 피해가 제일 심각한 지역을 파악하고, 구조물의 피해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구조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탐색하고, 구조물이 붕괴하지 않도록 구조작업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구조대는 생환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붕괴된 건물 잔해의 추가 붕괴가 예상되어 피해현장에 쉽게 접근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드론촬영 영상을 통해 구조물의 피해 정도를 평가한 후에는, 구호팀에게 피해 정도와 구조물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드론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관찰하고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특히 붕괴된 건물의 재난재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 보다고 시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붕괴사고로 매몰된 경우 생존 가능성은 24시간 내 80%, 48시간 내 20%, 72시간 이상이면 5%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 더더욱 드론을 활용한 빠른 구조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드론을 통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국민을 향한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다. 건물 붕괴로 집이 없어지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잠을 잘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고, 마실 물 또한 필요할 것이며 아직 튀르키예가 겨울이라 입을 옷도 많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정부를 필두로 많은 기관과 기업이 튀르키예에 구호의 지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다행이다. 대한민국이 6.25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달려와 준 튀르키예에 이제 우리는 달려가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 온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2023-02-12 15:13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명의칼럼] 축구 팬이 우려하는 선수 부상, 햄스트링 손상

박태훈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은 후반 20분에 교체 투입돼 기적 같은 역전골을 만든 황희찬 선수의 골 덕분일 것이다. 황희찬 선수는 지난해 11월 허벅지 뒤 근육인 햄스트링을 다쳤고, 관계자는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멋진 골을 탄생시켰다. 황희찬 선수뿐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선수도 햄스트링을 다쳐서 많은 축구팬들이 우려한 바 있다. 축구선수들은 보통 한 경기에서 10~12km정도를 뛰어다닌다. 또 전후반 90분 동안 격한 몸싸움을 하면서 발, 다리, 얼굴 등에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산다. 특히 햄스트링 손상은 흔하게 나타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햄스트링으로 불리는 둔부 및 대퇴부위 근육 및 힘줄의 손상 환자가 4만7000여명인데 그중 남성이 3만2000여명으로 여성보다 2배정도 많았다. 남성 환자 중에는 활동성이 많은 10대~20대 비중이 높았다.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이다. 엉덩이와 무릎관절을 연결하는 반건양근, 반막양근, 대퇴이두근 등 3개의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동작을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속도를 줄일 때 햄스트링이 사용된다. 축구할 때 상대의 수비를 피하기 위해 가속, 감속, 방향 전환을 수없이 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 팀에 공을 패스하고 골을 넣기 위해선 순간 공을 강하게 찬다. 이런 모든 동작은 햄스트링을 급하게 수축하고 이완시키면서 파열을 유발한다.이때 햄스트링 손상이 나타날 경우 ‘뚝’하는 소리를 본인이 듣기도 하는데 주로 뒤쪽 허벅지 가운데를 누를 때 통증이 있거나, 힘을 준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거나 무리하게 근육을 펴려고 할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실제 햄스트링 손상이 있다면 허벅지 뒤쪽에 멍이 들거나 부종이 생기며 제대로 된 보행이 어렵다.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거나 초음파 검사를 한다. 햄스트링이 완전 파열 된 경우 봉합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손상 직후에는 얼음찜질을 하고 소염제를 복용하며 최소 1주일간 보행을 자제해야 한다. 안 아프다고 성급하게 운동을 재개해서는 안 된다. 주치의와 상의해 재활을 거쳐 서서히 복귀하는 것이 좋다.박태훈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2023-02-10 09:00 박태훈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브릿지 칼럼] 고통과 망각이라는 명약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순조로운 여행이었다. 액운이 찾아든 날은 마지막 날이었다. 오사카에서 나고야로 가는 신간센은 2시9분행이였고 거기서 인천가는 비행기는 5시25분발이였다. 공항까지 70분 남짓 걸리니 넉넉잡아 3시 30분경에 도착한다면 출발까지 두어시간 남아 충분했다. 아뿔싸 ! 나고야로 데려다 줄 신간센이 문제를 일으켰다. 정전으로 연착한 것이다. 6만원짜리 기차가 연착이라니. 딸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시간 반이 늦어져 3시 35분에 출발했다. 항공사에 물어보니 출발 한시간 전인 4시25분까지 입국수속을 끝내야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했다. 5시경 도착할테니 그건 불가능했다. 알아보니 당일 인천가는 다른 비행기는 모두 끊겨있었다. 몰려든 구정인파가 돌아가는 날이었다. 다음날 오후 비행기로 가면 130만원이 날라간다고 했다. 숙박비와 밥값도 추가될 것이다. 장모님댁에 맡긴 강아지도 아른거렸다. 입술이 타들었다. 남은 희망은 비행기의 연착이었다.공항열차는 4시48분에 터미널 입구에 도착했다. 이미 입국심사마감시간이 지나 있었다. 저멀리 비행기가 뜨는 T2 스테이션이 보였다. 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짐 두개를 들고 뛰기 시작했다. 아내와 딸, 딸의 남자친구는 뒤에서 쫒아왔다. (나중에 딸은 내 뒷모습이 적토마같았는데 엄마도 버리고 혼자라도 타고 갈 사람 같았다고 했다.) 10분 가량 헐떡거리며 달려가니 발권을 돕는 제주항공 직원 두분이 일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아슬아슬했다. 릴레이주자가 바통을 넘겨주듯 카운터로 여권을 내밀며 탑승을 애원했다.얼굴과 목덜미로 흐르는 땀이 한몫을 했다. 통과가 허락됐다.5시5분이였다. 비행기표를 들고 캐리어를 끌고 검색대를 통과하고 입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로 들어가니 5시10분이였다.승무원이 다가와서 물과 물수건을 건네주었다. 그제서야 아내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비행기는 5시31분에 네개의 바퀴를 들어올렸다.광고대행사에서 오래 일하다 연말 퇴임한 후배가 더 늙지않아 이런 일을 겪은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을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이 살아온 세상이 아주 작고 편협했다고 고백했다. 두어달의 시간을 감안하면 놀라운 회복력이었다. 상심의 시간도 처마끝 빗소리처럼 잦아들어 그의 기억속 한켠으로 물러나리라. 못되먹은 인간의 본성은 늘 쾌락을 갈구하고 언제나 기억되길 꿈꾼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도, 죽음의 공포도 그래서 달고 산다.(강아지가 그런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인생의 명약은 쾌락이나 기억이 아니다. 고통과 망각이다. 고통은 쾌락보다 오래 남아서 배울 점이 많고 망각은 기억보다 차분해서 의지할만한 친구다. 고통은 입에 쓴 약이고 망각은 고통을 가라앉히는 진통제다. 고통과 망각이 있어 삶의 유한성과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러고보면 이번 해프닝도 스릴만점의 탈출기였다. 또 혹시 아는가? 하루 더 묵었다면 나고야 뒷골목의 한 주점에서 그렇게 좋아했던 서던 올스타스(Sourdern Allstars)를 만나 엘리(Itoshi No Ellie)의 한구절이라도 청해 들었을지.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2023-02-09 14:22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명의칼럼] 암은 전신질환, 수술이 능사 아냐 … 산성체질 탈피가 중요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MD앤더슨암센터에서 암 명의로 유명했던 김의신 박사를 비롯해 많은 한국 출신 재미 의사들은 한국에서는 암 수술을 너무 많이 한다고 지적한다. 암은 전신질환이며 유전자가 깨진 상태라 수술이 차선이어야 하는데 우선시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이다.암 덩어리가 1cm라면 이미 온 몸에 암 세포가 1조개 이상 생겨 전신을 돌아다닌 것이므로 오히려 항암치료 후 암 제거 수술을 하는 게 맞다는 견해다. 유방암이라면 암이 유방에 집을 짓기 전에 이미 온 몸을 돌아다녔다는 것이고, 수술로 암이 사는 집을 파괴해도 암세포는 폐, 간, 뼈, 뇌 등으로 옮아가기 쉽다는 설명이다.암이 전신질환이라는 전제 아래 전기생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암 환자는 세포의 전기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다. 즉 세포 안의 음전하가 방전돼 있다. 정상 세포라면 80% 이상의 충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50% 방전되면 만성피로와 경증의 통증질환이 발생한다. 70% 이상 방전되면 질병이 나타나고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완전 방전 상태가 되면 세포가 죽거나 암이 유발될 수 있다.충전이 되면 몸은 알칼리성 체질로 변하는 반면 방전이 되면 산성 체질이 된다. 노화로 인해 나이 먹을수록 충전이 잘 안 되고 산성 체질에 가깝게 된다. 음전하 수치(전위)가 낮아지면 두통, 오심, 수면불량, 우울증, 어지럼증, 신경마비, 감각이상, 피부트러블, 인지력장애, 행동장애, 식욕부진, 성욕저하 등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된다.산성 체질에서 암이 더 쉽게 유발되는 것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주원료로 하는 해당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한 세포는 에너지의 90%를 미토콘드리아에서, 나머지 10%는 해당계에서 생산해 쓴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가 있어야 에너지 생산이 되며 에너지 효율이 높다. 반면 해당계는 에너지 효율이 낮지만 산소 없이도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으로 대사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므로 급할 때 빨리 쓸 수 있다.해당계를 동원할수록 부산물인 젖산이 증가돼 산성 체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다시 암을 키우는 빌미가 된다. 암세포는 산소 없이 포도당을 분해·생산하는 해당계 에너지 비중이 10%를 훌쩍 뛰어넘는다.산성 체질이 되는 몸에 좋지 않는 경로는 첫째가 산성음식의 과도한 섭취다. 쌀밥에 고기반찬이 대표적인 산성 식단이다. 설탕·인공감미료·보존제·착색제로 뒤범벅된 가공식품, 백설탕·백색조미료·백미·백색소금(정제염) 등 백색식품, 고열량 패스트푸드, 유전자조작 식품(GMO) 등이 산성 체질을 부추긴다.스트레스를 받으면 달달한 음식이 당기는 것은 해당계 에너지를 팍팍 써가면서 잠시나마 신체 활력을 찾으려는 생리에 기인한다. 암세포는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해당계 에너지를 남용해 산성 체질과 산소 없이도 무한증식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한다.따라서 설탕 같은 산성화를 유발하는 음식을 적게 먹는 등 암세포가 싫어하는 알칼리성 체질로 바꿔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 같은 재료로 조리해도 집에서는 맛이 없고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맛이 날까. 간단하다. 외식에는 설탕과 소금, 조미료가 다량 투하되기 때문이다.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엔 조금만 주의를 소홀히 하면 과다영양이 초래돼 당뇨병·고혈압 등 성인병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생긴 염증, 과산화물이 몸을 폭격하고 산성체질로 만들고 암에 걸릴 위험에 놓이게 한다.알칼리 체질을 만들려면 레몬, 라임, 수박, 포도, 매실, 아스파라거스, 당근, 토마토, 오렌지, 바나나, 아마씨기름, 올리브유 등을 즐겨 먹어야 한다. 흔히 과일, 채소, 견과류, 유제품이 알칼리식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산성인 것도 많다. 예컨대 자두, 앵두, 크랜베리, 땅콩, 호두, 피칸, 우유, 치즈, 옥수수 등이다.따라서 이런 점을 감안해 편중되지 않게 식사해야 한다. 물론 건강한 사람이나 미병(未病, 건강과 불건강의 중간 회식지대)인 사람은 골고루 먹으면 인체가 자정능력을 갖고 적당한 pH를 유지시켜주지만, 병에 가까운 사람은 그렇지 못해 먹는 데 신경 써야 한다.알칼리 체질이 되려면 충분한 휴식과 마음의 안정이 중요하다. 만성 과로와 스트레스는 산성화를 재촉한다.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한다. 채소와 과일을 즐긴다. 칼슘 보충과 항산화제 섭취에 노력한다. 수액요법과 온열요법, 맞춤 건강기능식품을 이용한 디톡스와 복식호흡도 유익하다. 그리고 인위적인 노력을 덜 기울여도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는 전기자극치료를 추천할 수 있다.고전압과 낮은 전류의 세기를 이용한 ‘엘큐어리젠요법’을 활용한 전기자극 치료는 음전위를 향상시켜 알칼리성으로의 체질 개선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 환자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통증을 덜어주는 것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 추가적인 전기생리학적 고찰이나 임상통계가 필요하겠지만 전기에너지가 암을 이길 힘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2-09 08:17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기자

[브릿지 칼럼] 세습과 자유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윤석열대통령이 당선 전후 ‘자유’를 여러번 외쳤다. 여러 가지 논평이 뒤따랐지만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원래 자유라는 단어만큼 상처투성이인 경우도 드물다. “남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기의 자유를 확장하는 것, 이것이 자유의 법칙이다.” 칸트의 말이다.“자연의 꿩은 십보를 가서 겨우 한번 모이를 쫀다. 또 백보를 가야 한 번 물을 마시는 부족한 생활을 한다. 그래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새장 속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 장자의 은유다.“자유는 책임을 의미한다. 이게 사람들이 자유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버나드 쇼의 쓴소리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네 가지 기본적 자유 위에 세워진 세계를 이루려 했다. 언론의 자유, 신앙의 자유, 궁핍에서의 자유, 전쟁과 같은 공포로부터의 자유다. 그만큼 자유를 얻는 게 힘들다.원시시대에는 무당 같은 부족장이 다수의 자유를 유린했다. 별과 달의 운행을 점치면서 주술로 병을 고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그랬다. 국가 형태가 되자 황제와 공신들이 백성의 고혈을 빨았다. 칼과 창을 갖고 있다는 위세였다. 원래 세종대왕처럼 지혜롭고 성실한 왕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확률상 낮은 탓이다.중세에는 신의 사제들이 인간을 구속했다. ‘살아서는 자유와 평화, 죽어서는 영생’을 약속하였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십자군 전쟁은 신의 이름으로 그들과 적(?)들을 죽음으로 내 몬 학살극이었다. 죽은 후 천국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재산을 헌납(?)해야 했다. 뿌리가 같으면서도 기독교도들은 유태인을 증오했다. 이로 인해 20세기 초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태인은 죽임을 당했다. 카톨릭 교회가 ‘유태인은 예수의 죽음에 대해 죄가 없다’고 선언한 것은 1965년에 이르러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에 다시 선언한바 있다. 또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도 인류에게 사과했다. 이슬람의 코란에는 유태교든 기독교든 모두에 대해 부정적 기록이 있다. 하루도 편치 않는 중동의 현실이다.자본주의 발전은 자유를 한껏 고양시키는 듯 했다. 20세기 한 때 공산주의라는 역풍을 누르고 자유의 시장은 날개를 달고 21세기를 향해 날아올랐다.그러나 월가의 거품이 일시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인 쌍둥이 적자에도 미국은 이상하게 망하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의 과소비를 신흥국인 중국의 과생산이 떠받쳐 주었다. 그래서 미국의 붕괴는 당연히 중국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러·우크라전쟁통에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에 대처하고 있다고는 하나 전에 없던 새로운 공황이 어떻게 다스려질지 불안하기는 매일반이다. 그래서 자유와 책임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 그것이 그린(Green)이고 환경정화이고 지속성장이다. 교량국가이자 통상국가인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에 있다. 투명성 강화만이 살 길이다. 비자금과 CEO라는 막중한 자리의 세습이라는 불투명이 자유의 신장을 가로막고 있다. 오너의 세습을 본따 재벌기업의 노동자들도 노동세습을 하는 판이다. 가관들이다. 세습은 정보의 독점과 기회의 독점이라는 반 자유적 요소이면서 불평등이다. 한반도의 북쪽도 마찬가지다. 하루속히 개혁이 이루어지고 환해져야 한다. 한반도 생존조건이기 때문이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3-02-08 14:06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ESG 시장에서의 로펌 경쟁력은 다양한 경험 가진 인재풀에서부터

정영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교수환경보호와 복원 노력(Environment), 사회적가치창출(Social)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Government)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표로 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용어가 본격적인 글로벌 화두로 등장한지는 불과 3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2020년 미국 투자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회장이 기업투자지표로 제시한 것이 처음이다. 하지만 2023년 현재 전세계 주요기업의 운영전략으로 자리잡을 만큼 그 파급력이 막대하다. ESG 용어가 투자자 자금의 수탁 금융기관으로부터 먼저 나왔다는 배경을 고려하면, ESG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판단하는 경제적 성과측정과 더불어 투자기업을 선택하는 투자자 의사결정 수단의 보조지표로서의 역할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ESG의 파급력이 큰 이유는 개별적으로 진행되어온 지구온난화, 탄소배출, 사막화 및 생물다양성 등 환경관련 이슈, CSR과 CSV등 기업의 사회적책임, 노동,인권,보건,산업재해 등 기업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포함된 사회적가치 창출 이슈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이해관계를 여하히 잘 조정하여 투자자의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지배구조 이슈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용어로 집약하여 표현한데에 있다고 생각된다.일반적으로 투자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는 투자기업 선정시 기업이 가진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여 기업이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하는데 문제발생 여지 즉, 리스크를 판단하여 리스크를 반영한 안정적인 위험조정수익을 최종 목표로 한다고 가정할 때, 경제적 성과 창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손실위험을 가급적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된다.그러면 동일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도 자연스럽게 투자의사결정에 반영할 위험이 적절히 관리되는 기업을 찾게되고 이러한 욕구를 반영하여 재무제표 기반의 경제적성과외에 성과창출 과정상의 위험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에 표현되지 않는 지표를 원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ESG로 표출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내용은 2010년대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형식으로 공시되고 있다.최근 법무법인(로펌)들의 ESG시장 진입이 활발하다. 언뜻 생각해보면 기업의 다양한 리스크 중 하나인 법률리스크관리를 주업무로 하는 로펌들은 과연 ESG시장에서 어떠한 기회를 포착하고 진입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 해답은 글로벌 ESG시장을 조망해 보면 찾을 수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조직은 회계법인들이다. 기업 재무제표 분석 및 공시를 기반으로 하는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재무제표에 공시되는 않는 비재무제표 항목으로서의 기업위험요인에 대하여 회계감사를 통해 정보를 축적하고 있었으므로 비재무제표 공시를 원하는 ESG 시장의 요구에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나의 시장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시장(이해관계자)요구에 대응한 정보 제공을 위해 정보생성, 정보공시, 정보공시 정확성 파악(평가)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유럽을 필두로 한 글로벌 ESG시장에서는 산업별로 정보의 항목 및 수준을 정하고(이를 정보제공 기준 또는 이니셔티브라고 한다), 생성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방법과 축적된 정보를 공시하는 방법(보고기준), 제공된 정보의 중요성과 충실성을 파악하여 기업별 ESG정보의 생성,축적,보고 과정을 평가하는 평가기준 등을 정하고 각 부문별 수행기관이 하나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항목이 바로 기준 설정인데 일견해도 법률제정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서, 로펌들의 ESG시장 진입에 당위성을 판단할 수 있다. 로펌입장에서 ESG시장은 기존의 법률서비스와 함께 교차판매가 가능한 신시장인 셈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말하는 기업성장 전략 중 하나인 새로운 시장에서 기존 서비스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판매하여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이를 반영하여 ESG시장에 진입하는 로펌들은 기업에 대한 ESG 체계구축과 글로벌기준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자문을 주요 업무영역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역은 일정규모 이상의 변호인을 보유한 로펌은 전략에 따라 모두가 진입가능한 분야이다. 기존 ESG시장의 선발주자인 회계법인과 함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간의 경쟁이 시장을 레드오션화시키고 있다.그러면 ESG시장에서의 로펌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경영학 분야에서 주창하는 두 가지 경쟁력의 원천이 가격경쟁력과 제품차별화인데 대형로펌일수록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볼 때 제품(서비스)차별화에서 그 방안을 찾아야한다. 즉, 글로벌 ESG기준(정보 생성 및 보고기준) 적용, 위반 및 평가에 대한 자문, 기업 ESG경영체계 수립, ESG운영 모니터링, ESG정보공시 방법 등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부문별 차별화를 모색하는데에 해답이 있다.로펌은 기준에 대한 자문을 담당할 변호인 외에 기업전략에 대한 경험과 ESG운영 모니터링 및 ESG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에 대한 경험있는 인재를 영입 또는 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고객인 기업입장에서는 상기 각 부문에 대한 개별적인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별 차이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 차이로 엄청난 부담을 갖게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 동안 유행했던 용어인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로펌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국내 ESG시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서비스 제공기관도 함께 증가하는 ‘성숙시장’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성숙시장으로 갈수록 서비스 제공기관은 차별적인 핵심경쟁력 확보를 통해 경쟁적우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할테니 이러한 방안의 실현능력을 갖추는 것이 바로 로펌 ESG시장 경쟁력의 핵심요인이다.정영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교수

2023-02-08 08:47 정영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