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특별기고]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서명운동에 동참하며

허성필 중앙대 인문예술융합아카데미 원장인간이 지닌 정신과 이념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언어를 통해서 구현된다. 다시 말해, 한 나라의 역사적 뿌리를 밝히는 데 언어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런 점에서 어려운 ‘이두문자와 한자’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 조선시대의 세종대왕은 가히 혁명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어느 문자에 한글처럼 창제자와 창제시기가 있는 문자가 있던가. 그리고 한 나라의 위정자인 왕이 이렇듯 백성을 위해 창제한 문자가 대체 어디에 있던가. 이렇듯 한글은 우리에게 엄청난 상징적 의미가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래지와 레드야드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며 세계의 알파벳이라고 했다. 또 그는 한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학적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글자라고 했다. ‘대지’를 쓴 미국의 유명작가 펄 벅도 한글을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세종대왕을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극찬했다.영국의 문화학자 존 맨은 “한글은 모든 언어가 희망하고 바라는 최고의 알파벳이라며 모든 과학 이론을 집대성한 문자라고 했다. 더 나아가 미국 시카고대의 매콜리(J.D. McCawly) 교수는 한글날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 모두가 축하해야 할 날이라고 하고 있다.이러한 한글에 대한 해외의 다양한 평가로 인해 1997년 10월 1일,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 훈민정음이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이제 한글은 한국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계인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최근 이런 세계적인 문자, ‘한글’의 존재에 언어철학적인 근원을 제공한 ‘훈민정음’을 숭례문(남대문)대신에 국보 1호로 지정하자는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숭례문이 국보 1호로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1934년 조선총독부가 경성 숭례문을 ‘조선고적 제 1호’로 지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숭례문이 임진왜란 당시 가토오 기요마사(가등청정)가 한양으로 입성한 문이어서 숭례문이 조선 고적 1호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해방 후 자연스레 국보 1호로 승계(?)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일제의 잔재란 이유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필자는 이러한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숭례문이 국보 1호로서 자격미달이란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적어도 국보 1호라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상징성, 그리고 우리의 자긍심을 돋굴 수 있는 ‘훈민정음’과 같은 가치 있는 유산이 되어야 함에도, 일제의 행정적인 편의의 결과와 왜곡된 역사적 해석의 부산물로서의 ‘숭례문’이 여전히 국보 1호로 대접받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고 안타깝다.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때 숭례문의 국보 1호를 해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그리고 2008년 1월에 문화재청이 “국보와 보물에 일련번호를 없애는 방향으로 문화재 등급, 분류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한 달 후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문화재 등급, 분류체계 개선 방안이 추진되지 못하고 숭례문은 여전히 국보 1호로 남아 있다. 그 이후, 숭례문 복원을 통해 드러난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복원 공사가 국보 1호라는 숭례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줬고, 올 해 2014년 나 선화 문화재청장이 숭례문 부실시공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면서 ‘국보 1호 교체‘의 공론화 과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이러한 공론화 과정에서 비롯된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요구와 ‘훈민정음’의 국보 1호 지정 서명 운동은 내년 2015년이 광복 70주년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국보’가 지녀야 할 품위와 상징성에 상처 입은 일제 잔재의 국보 1호 숭례문이 아닌, 참된 국격을 지닌 우리민족의 위대한 창작품인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지정해서, 우리 정신문화의 근간을 바로 잡고, 다시금 세계만방에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알려야 할 때다.진정한 우리 정신의 본향인 ‘훈민정음’이 국보 1호로서 존재 의미를 가져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서명운동에 전 국민이 적극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허성필 중앙대 인문예술융합아카데미 원장

2014-11-20 16:00 허성필 중앙대 인문예술융합아카데미 원장

[윤치선의 넉넉한 은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글로벌 연금 상품은 무엇?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위원저금리로 연금상품들의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금리형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 상품들의 수익률은 9월 기준으로 2.6%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저성장에 시달리는 한국경제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다. 저금리 현상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의 연금자산 일부를 글로벌로 분산하는 것이다. 한국과 다른 인구 및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에 분산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한국보다 나은 장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막상 연금상품을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려고 마음 먹었더라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어디에 투자할 지 결정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이럴 때는 일단 남들이 어떤 상품에 가장 많이 가입하는지부터 살펴보자.◇컨슈머 주식형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상품은 ‘컨슈머 주식형’ 상품이다. 향후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확실한 트렌드를 꼽으려면 신흥국 소비시장의 성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컨슈머 주식형 상품은 신흥국 소비 성장의 수혜를 보는 전세계 소비관련 기업들에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양호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이 상품은 글로벌 연금저축 상품 투자자의 44%, 글로벌 퇴직연금 상품 투자자의 26%가 선택하고 있으며,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연금저축 컨슈머 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2년간 수익률이 34%를 넘는데, 이는 연금저축 펀드를 통틀어 최상위에 꼽히는 실적이다. 주식투자비중이 40%로 제한되는 퇴직연금 컨슈머 주식형 상품도 수익률이 19%에 달한다.◇글로벌 주식 분산투자형글로벌 주식 분산투자형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주식에 나눠서 투자하는 상품이다. 글로벌 변액연금 상품 투자자의 33%, 글로벌 퇴직연금 상품 투자자의 25%가 투자 중이다. 이 상품은 분산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최근 2년간 퇴직연금 글로벌 주식 분산투자형 상품의 수익률은 10~15% 수준이다. 퇴직연금 펀드의 주식투자비중이 40%로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신흥국 주식형신흥국 주식형은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주식에 투자한다. 평균적으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수익률도 기대할만 하다.그러나 상품별로 수익률 편차가 심하다는 단점은 있다. 퇴직연금 펀드 기준으로 최근 2년 수익률이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2%이다. 이는 신흥국 주식형 내에도 중국 주식형, 브릭스(BRICs) 주식형, 아시아 주식형 등 여러 다른 유형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상품은 중국 및 인도의 비중이 높았던 경우가 많았다. 투자를 결정할 때 해당 상품의 투자 지역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글로벌 채권 분산투자형글로벌 채권 분산투자형은 선진국 채권, 신흥국 채권, 하이일드 채권 등 전 세계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이 장점이다. 최근 2년간 퇴직연금 글로벌 채권 분산투자형 상품은 약 7~8%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예금이나 국내 채권 등의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하고 있지만, 주식의 높은 투자위험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라면 대안으로 선택할만 하다.이 상품은 연금저축, 퇴직연금, 변액연금에서 고르게 사랑받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로 인해 향후 그 인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위원

2014-11-20 16:00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위원

[글로벌 칼럼] 페이스북, 이젠 사무실까지 침범하나

엠마 바넷 영국 저널리스트2005년 페이스북(Facebook)이라는 사이트에 처음 가입했다. 줄여서 ‘페북’이다. 어쨌든 대학 동기들 덕분에 이 미스터리한 사이트를 처음 접했다. 일주일 정도 지나고부터였나, 일상을 담은 사진을 매일 올리기 시작했다. 페북은 학업으로 지친 일상을 달래줬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한번에 날릴 수 있는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페북은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꿨다. 그러던 페북이 이제는 직장인들을 겨냥한 ‘페이스북 직장인 판(Facebook at Work)’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직장 동료들과 대화도 나누고 직업상 연줄도 연결해주는 웹사이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정보와 업무상 정보를 나눠 보관할 수 있는 체계가 잡힌다지만 예상되는 문제들은 뻔하다.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업무 효율을 오히려 낮추는 꼴이 될 수 있기에 누구를 위한 확장인지 알 수 없다. 업무 도중 사적인 이메일을 확인한다거나 인터넷 가십 등을 확인하는데 시간을 보낼 일이 많아질 것이다.제일 두려운 것은 기업 간 기밀 정보와 대화내용을 보장해 줄 수 있느냐다. 과거, 앱(App)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가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상에 제3자가 개입해 앱에 가입한 사람들의 정보를 노렸었다. 사건이 터진 후 개인정보보호 업체들은 절반이 넘는 앱들이 사용자 정보를 페북에 대신 올릴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한다고 지적했었다. 게임을 즐길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페북 친구들이 전부 게임에 등록돼있거나 내가 듣던 음악 리스트가 저절로 페북에 공유되는 일도 있었다.비즈니스 네트워크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링크트인’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웃룩 이메일 서비스가 이미 많은 직장인들에게 익숙해져 있다.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로 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구글 개인용 서비스도 있다.두가지 의문이 든다. 페북이 왜 콕 집어 ‘사무실’을 선택해 파고들려 하는지와 이를 과연 직장인들이 원하는지다. 페이스북 설립자 서른살의 마크 저커버그는 인간에게 두 가지 페르소나가 있다고 정의했다. 감정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며 정신 없이 일에 집중하는 실체와 집에 돌아와 가족과 사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실체다. 그의 말이 맞다. 그러나 우리에겐 한 가지 규칙이 있지 않은가? 두 가지를 절대 섞지 말 것.엠마 바넷 영국 저널리스트정리=김효진 기자※ 영국 저널리스트 엠마 바넷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직장인 판(Facebook at Work)’이 개발된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기고한 칼럼이다.

2014-11-19 16:00 엠마 바넷 영국 저널리스트

[글로벌 칼럼] 영국도 ‘완생’ 위해 기업문화 혁신해야

시빌 루프레흐트 영국 기업문화연구소 카탈리스트 전무이사직장 내에 만연하고 있는 온갖 폐단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사내 왕따, 여성과 인종 차별, 줄타기 문화, 회사 공유물을 훔치는 행동 등이 회사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회사에서 구경꾼이나 왕따로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사내 왕따 분위기가 형성되면 직장에게도 개인에게도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게 되고 회사는 인적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여성들은 종종 남성 주도의 업무 환경에서 ‘타자(他者)’로 분리되기도 한다. 육아 휴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면 공백이 커져 어느새 외부인사가 돼있다. 가정과 회사를 오가며 일하는 여성들은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에 꾸역꾸역 자신을 맞춰간다. 게다가 투명한 유리벽(Glass Ceiling)까지 여전히 승진 기회를 막고 있지 않은가.영국에선 인종 차별 문제도 덤으로 존재한다. 영국 기업문화연구소인 카탈리스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국 회사 내에선 중국 출신인 여성들은 본래 성격에 상관없이 ‘드래곤 레이디(무자비하고 사악한 힘을 행사하는 여성)’이라는 선입견과 싸우고 있다.글로벌 부품 회사인 록웰오토메이션은 한때 업계에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집단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회의에선 여성 직원들의 아이디어는 항상 묵살됐다. 그리고 실적이 좋을 만한 일에 대한 배당은 항상 백인 남성들에게만 맡겨졌다.그러나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기업 문화를 바꾸자는 의견 개진이 조직원들 사이에서 오가면서 순식간에 바뀌기 시작했다. 록웰오토메이션은 직원들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회의 시 모든 아이디어들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고 실제로 여성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육아제도 등 환경도 개선하고 있다.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상사, 동료, 진솔한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직원들끼리 서로의 다른 배경과 상황을 듣고 이해하기 시작할 때 문제 해결 방안들이 생긴다. 조직 내 관성 때문에 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꾸긴 쉽지 않지만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때 문화 혁신이 나타날 수 있고 조직은 올바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다.시빌 루프레흐트 영국 기업문화연구소 카탈리스트 전무이사정리=권익도 기자※ 영국 기업문화연구소인 카탈리스트의 시빌 루프레흐트 전무 이사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영국 기업들도 직원들의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해 기업문화 혁신을 이뤄야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2014-11-18 16:00 시빌 루프레흐트 영국 기업문화연구소 카탈리스트 전무이사

[글로벌 칼럼] 새로운 별에서 아침햇살을 쬐는 꿈

조지 몬비어트 가디언 칼럼니스트영화 ‘인터스텔라’는 현존하는 공상 과학 영화들의 집대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동시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간 자신의 걸작 ‘메멘토’, ‘인셉션’ 등에서 보여줬던 ‘엄격하고도 복잡한 내러티브’라는 철학을 유지했다. 내용물은 전작들과 유사한데 프레임만 공상 과학이라는 장르로 바꿨다는 얘기다. 인터스텔라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노화, 이별 그리고 사랑 등 인간의 모든 감성을 탐험하는 영화다. 동시에 과학 기술 낙관론(기술 진보가 식량 부족이나 환경 오염 등의 세계적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을 비판하고 우리 시대의 패배주의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곁들였다.실제로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전 세계인들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며 대재앙에 직면하고 있다. 60억 명의 사람들이 지구라는 조그마한 행성에서 숨을 내뱉기만 해도 서로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례로 미술관에 오래된 걸작들이 사람들이 내쉬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부식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던가.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지구 붕괴 모습은 1935년부터 1938년까지 3년간 미국 대평원 지역(Great Plains)이 있는 주들에 극심한 가뭄이 들고 ‘황진(Dust Bowl)’이라고 알려진 강풍과 모래 폭풍이 휩쓸었던 시대 상황을 차용했다. 자연을 조종하면서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아보였던 인류가 도리어 자연에게 역풍(逆風)을 맞는 것이다.쿠퍼의 집을 뒤엎는 황진은 기술의 진보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인류에 대한 주의, 즉 무조건적인 기술 낙관론에 대한 경고다. 모래 바람이 주인공 쿠퍼의 집을 뒤덮자 문고리를 걸어 잠그는 것 밖에는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묘사가 이를 설명한다.일각에선 수많은 영화비평가들이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택하는 패배주의를 우리 시대의 정치적 패배주의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저평가하고 있다. 과연 비평가들의 의견처럼 저평가될 만한 부분인가? 놀란 감독은 패배주의를 우리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수 있는 매개 수단으로 해석했다. 물론 놀란 감독이 제시한 ‘우주 식민지화’라는 패배주의는 극단적인 시각일 수 있다. 지구 환경 문제를 정면 돌파하진 않고 차선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놀란 감독이 선택한 결정이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던 방향과 다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나쁘다고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인류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멜리아가 마지막에 정착한 땅에서 지구를 다시 구할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해낼지도 모를 일이다.경제학자 앤드류 리리코는 “현재 증가하는 기후 변화를 막을 만한 여유 자본이 없다. 대신에 우리는 현재의 자본으로 살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인터스텔라는 인류의 장대한 도전을 현실적인 방법으로 구현해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아멜리아가 마지막에 “아마도 지금은 인류의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태양의 빛을 받으면서 긴 잠을 잘 준비를 하고 있겠죠”라고 했던 말처럼 놀란 감독은 우리시대의 패배주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희망을 제시했는지도 모른다.조지 몬비어트 가디언 칼럼니스트정리=권익도 기자※ 영국 정치경제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조지 몬비어트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영화 인터스텔라가 과학 기술 낙관론을 비판하고 우리 시대의 패배주의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다는 칼럼을 기고했다.

2014-11-16 16:00 조지 몬비어트 가디언 칼럼니스트

[명의칼럼] 구안와사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예로부터 “다듬이돌을 베고 자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여 함부로 찬 곳에서 자지 못하도록 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입(口)과 눈(眼)이 마비되어 돌아가는 질환을 ‘구안와사’라 한다. 구안와사란 한 쪽의 안면근육의 마비를 주 증상으로 하며 눈물의 감소 혹은 증가, 귀 뒤의 통증, 청각과민, 이명, 미각장애, 침샘의 기능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서양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해당한다.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나 외상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Bell’s palsy)가 가장 많은데, 이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젊은 층이나 여성들도 발생할 수 있다.병의 진행은 일반적으로 발병 후 48시간 내에 증세가 뚜렷하게 악화되었다가 2~3주가 지나면서 점차 회복되어 환자의 80% 정도는 4~8주 이내 회복되고, 심한 신경 손상이나 신경 변성을 동반하지 않으면 약 80% 이상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보통 환자들은 중풍이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한의원을 찾아온다. 물론 중풍으로 인한 경우도 있으며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보통 중풍과 같은 중추신경질환은 50대 전후의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또한 중추신경질환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는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 특징이 있으나,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한의학에서 구안와사는 경미한 중풍(中風)의 일종이라고 본다. 한의학적으로 구안와사를 치료한다는 것은 경미한 풍병(風病)을 치료해서 나중에 중풍과 같은 큰 병이 오지 않도록 예방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에 그 치료가 중요하다.구안와사는 증상에 따라 실증(實證)과 허증(虛證)으로 나눈다.실증이란 찬 물건이나 바람에 장시간 얼굴을 접촉했을 때 일어나는 마비 상태로 이러한 경우 마비가 심한 것이 대부분이며 입이 심하게 돌아가고 얼굴에 통증이 수반되기도 한다.한편 허증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발병하는데 주로 초기에는 귀 뒤에 통증이 오면서 1~3일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된다.한의학적 치료는 허증과 실증을 막론하고 증상 자체는 물론 허약한 체질까지도 개선해준다.허증은 기혈(氣血)을 보(補)하는 약물을 투여하고, 실증은 기운을 다스려 막힌 경락을 통하게 하는 이기통경락(理氣通經絡)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그밖에 침구요법을 병용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평균적으로 6~8주 치료를 받으면 회복할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하면 6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할 때도 있다.또한 가정에서도 꾸준히 안면근육을 움직여줘야 회복속도가 빠르다. 예컨대 눈을 크게 뜨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얼굴을 찡그리기, 휘파람을 불며 입 꼬리를 올리는 등 동작이 잘 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동작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2014-11-13 16:00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기자

[글로벌 칼럼] '로제타'호, 태양계 비밀의 문 열 것인가

우사마 하산 천체투영관 강연가인류가 우주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호가 12일(현지시간) 67P로 불리는 혜성 착륙에 성공했다. 우주 탐사선 로제타호는 2004년 3월 프랑스 로켓 발사기지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10년 8개월 동안 65억km를 날았다. 로제타호에는 실제 혜성 표면에 내려가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될 작은 로봇 ‘필레(Philae)’가 함께 하고 있다. 인간의 학습능력과 지각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인공지능’을 갖고 있는 이 100kg 남짓된 작은 로봇이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67P 혜성에 도달하기까지 로제타호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 중력의 도움을 받아 움직였다. 행성의 중력을 받아 자체 추력 없이 가속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추를 매단 줄을 빙빙 돌리다가 던지면 멀리 날아가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로제타 프로젝트’에 유럽우주국이 투자한 돈은 어마어마하다. 총 13억 유로(약 1조7800억원)가 들었다. 준비와 항해에도 20년 이상이 걸렸을 만큼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로제타 프로젝트는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큰 성과지만 ‘도박’으로도 불릴 만큼 투자 규모에 비해 위험 요소가 컸다.과거 인류의 두려움과 경이의 대상이었던 꼬리 달린 별 ‘혜성’. 이 곳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사람들은 이만한 공을 들이게 된 걸까. 바로 혜성의 연구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형성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혜성에 대해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어떤 학자들은 혜성이 가져다 준 물이 지구의 바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들은 지구에 생명의 씨앗과 생명의 물질을 공급해 온 것이 혜성이라고 주장한다. 또 어떤 학자들은 중생대 말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 대부분을 멸종시킨 거대한 재앙의 근원이 혜성 충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만약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혜성은 지구 생명의 창조자이자 파괴자인 셈이다.혜성은 약 46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의 먼지와 가스, 광물질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타임 캡슐’과도 같다. 이번 로제트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태양계가 형성되던 시점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결정적 실마리를 얻게 될지 궁금하다.인류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 지을 시초(始初)를 지금 내 눈 앞,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확인하게 된 건가 무척 감격스럽다.우사마 하산 천체투영관 강연가

2014-11-13 16:00 우사마 하산 천체투영관 강연가

[글로벌 칼럼] '혼돈의 아름다움' 간직한 그 곳, 베를린

데이비드 치퍼필드 영국 건축가베토벤의 9번 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가 1989년 12월 25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 ‘환희’가 쓰여 있어야 할 악보에는 ‘자유’가 쓰여 있었다. 오랜 세월 서베를린과 동베를린, 서독과 동독,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축하하기 위한 연주였다. 당시 서베를린은 몰려든 동·서베를린 시민들로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서베를린에서 자유를 만끽한 동베를린의 시민들은 동독과 서독의 차이가 단순히 경제적 차이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동안 자신들이 요구하던 개혁으로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생각은 크나큰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한다. 올해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5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균열의 파편은 쉽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동독 출신자들은 서독 출신자에 비해 평균 소득과 연금이 낮아 불평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통일 이후 10년 동안 집중적으로 성장한 이후 최근까지 동부 생산량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이 때문에 베를린이 점차 환상적인 도시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사실 베를린 황궁을 복원하자는 ‘슈타트슐로스 베를린 이니셔티브’와 ‘베를린 신공항 건축 프로젝트’가 처음 논의 됐을 때 독일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확신하기 쉽지 않았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만든 독특한 건축물 역시 눈부신 미래의 시작점이 될지 순수시대의 완벽한 종말을 예고하는 일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까지 베를린이 특별히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니 어떤 면에서 이 도시가 ‘환상의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답은 여기에 있다. 베를린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베를린이 더 나아 보일지 알고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머지 너저분하면서도 관능적인, 숨죽여 몰입한 듯 하면서도 격렬히 약동하는, 모순적이면서도 일관적인 도시 특유의 광채를 만들어냈다.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베를린이 문화 향유의 최고 도시가 됐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다. 시민들은 고급 예술로 평가받는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등을 식후 커피 한잔 하듯 즐기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공짜로 박물관을 드나든다. 도시가 상업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 도시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는 또 한가지 이유가 된다. 과거의 균열을 메꿔 나간다는 것이 이토록 매혹적일 줄 누가 예상했을까. 절대적인 아름다움보다는 혼돈의 아름다움이 산재하는 곳. 분단과 이별의 아픔에서 오는 트라우마로 생생한 생명력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곳. 무척이나 임의적이고 규칙적이지 않은, 거침없는 파도처럼 강렬했던 근현대사가 펼쳐진 곳. 바로 베를린이다.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듯 현재의 베를린이 이토록 낭만적인 도시로 변하리라 짐작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데이비드 치퍼필드 영국 건축가※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베를린이 깜짝 놀랄만큼 환상적인 도시가 된 이유를 짚어보는 내용에 관한 칼럼을 기고했다.

2014-11-12 16:00 데이비드 치퍼필드 영국 건축가

[글로벌 칼럼] 전 세계적인 인문학 위기, 다시 짚어봐야

리처드 가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기자br인문학의 위기는 무엇일까. 인문학의 위기는 어쩌면 근대의 시작되고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지속돼오고 있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르네상스 시대가 아무리 철학이나 예술 같은 인문학을 부르짖고 신격화했어도 산업화와 공업화가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은 점차 고개를 떨궜다. 오늘날은 어떤가. 전 세계가 효율성을 중시하며 ‘앞’만 보고 나아간다. ‘뒤’를 돌아볼 겨를은 없다. 고등학교에선 역사와 예술은 도외시되고 있다. 진리를 탐구하던 대학들은 학교를 기업형 인재를 찍어내는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칼을 빼들고 있다.최근 영국에서도 글로벌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니키 모건 영국 교육부 장관은 최근 중·고교 학생들이 예술과 같은 인문학을 버리고 직업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이공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현재 ‘당신의 삶(Your Life)’이라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향후 3년 안에 영국 내 중·고교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대학에서 수학과 과학을 전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모르간 장관은 “만일 당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게 뭔지를 잘 모르는 아이가 있다면 수학이나 과학을 시켜야 한다”며 “엔지니어, 의사, 약사 등과 같은 전문직이나 향후 수요가 많아질 미래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그러나 학생들의 진로 방향을 직업과 연결 짓는 자체는 무리다. 반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만 보더라도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수학이나 물리를 억지로 공부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STEM학문’이라고 불리는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은 무조건 어렵고 예술과 역사와 같은 인문학이 무조건 쉽다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다. 학문의 어려움과 쉬움은 개개인이 판단할 수 없는 주관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며 더 크게는 어른들이 무조건적인 선입견에 사로잡혀 학생들의 미래를 재단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에 학문과 학문을 융합시켜 스티브 잡스 이상으로 훌륭한 기업인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은가.미래엔 과학이나 수학이 중요해진다는 모르간 장관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 역사, 지리, 언어, 예술 등의 인문학을 도외시하거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인문학도 다양한 학문과의 연계를 통한다면 현재나 미래에 충분히 순수과학을 견제할 메타이론(과학보다 한 단계 높은 학문, 흔히 과학을 견제하는 철학을 의미)으로서 다양하고 창조적인 직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 자크 라캉이 정신분석이론을 통해 인문학이 현실개입의 방법론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매개라고 말한 것처럼.리처드 가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기자정리=권익도 기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논설위원. 그는 10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니키 모르간 영국 교육부 장관의 이공계 지지 정책에 대해 비판하며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 논평했다.

2014-11-11 16:00 리처드 가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기자

[글로벌 칼럼] 신냉전시대 온다면 어떻게 될까

조 윌리암스 영국 가디언 칼럼니스트냉전시대(1945~1989년)는 미국과 소련의 갈등, 긴장, 경쟁 상태가 이어진 대립 시기였다. 그러나 이들의 지금 상황도 그럴까. 요즘 들어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싸늘한 기류는 각종 인신공격과 비논리적인 비방이 오가는 트위터 댓글만큼이나 시시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세계가 새로운 냉전 직전의 상황”이라 경고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말처럼 심각해 보이는 상황이 어쩌다 한 번 찾아오곤 한다. 전 세계가 곧 다시 새로운 냉전을 맞이할 것이라는 고르바초프. 걱정부터 앞설만큼 충격적인가 아니면 이번에도 역시 시답잖은 엄포로 끝날 그저 그런 말로 들리는가. 고르바초프는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기에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오랫동안 비판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푸틴의 대외정책은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특히 미국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승리주의(Triumphalism)에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를 비난하고자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구실로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우리는 지금까지 개인과 정부의 갈등, 좌파와 우파의 대립 그리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대변하는 마르크스와 신자유주의의 하이에크처럼 문명의 두 가지 엇갈린 시선이 왕성하게 대립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 그리고 이런 역사 속 ‘자본주의’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듯 서방 지도자들의 뼛속까지 스며든 도취감과 승리주의는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지난 냉전시대(Cold war)는 ‘무기를 들고 싸운다’는 의미의 전쟁(Hot war)과는 본질이 다르다. 그러나 전 세계가 끝없는 교착상태와 가식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 원흉이 됐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냉전시기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누가 가장 탐욕스럽고 기회주의적이고 저속한지, 또 누가 가장 덜 정직하고 치졸하고 비합리적인지 결판 짓기 위한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승부를 가리기도 전 맥이 빠지는 건 왜일까. 러시아나 미국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똑같아 보인다.고르바초프의 말처럼 곧 신(新)냉전시대가 도래한다고 가정해보자. 지난 냉전시대처럼 군사적인 침략 행위가 없을 거라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예전과 달리 물고 뜯고 할퀴는 유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곧 전쟁이 발발할 지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다.조 윌리암스 영국 가디언 칼럼니스트※ 영국 일간 가디언의 논설위원 조 윌리암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사회주의 붕괴의 실마리를 제공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둘러싼 세계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논평했다.

2014-11-10 16:00 조 윌리암스 영국 가디언 칼럼니스트

[기고] 당신의 색깔은 당신을 지켜줄 보검(寶劍)입니다

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당신의 색깔은 무엇입니까?”“당신의 끝은 무엇입니까?”“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아직, 못 찾았습니다. 긁적긁적.”이 두 가지 질문에 바로 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는 그를 눈여겨본 성질 급한 능력자로부터 간택(?)될 소중한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색깔’이란 본인의 ‘정체성=철학=원칙’을 뜻한다. 그리고 ‘끝’은 본인의 ‘꿈’을 뜻한다. 능력자들 일수록 함께 할 파트너들의 니즈 먼저 파악한다. 그리고 서로의 의기투합이 Win-Win구조가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명확한 그들에게 자기이해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덜 준비된 파트너는 ‘리스크 덩어리’다.“저는 제가 무엇을 잘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꿈이 있기는 한데 매번 바뀝니다. 누가 제 꿈 좀 찾아 줬으면 좋겠습니다.”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본인만의 여정이다. 그래서 선택의 순간 결정을 내릴 본인만의 강력한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그것이 본인의 색깔이다. 이것을 누가 찾아야 하는가? 아무도 안 찾아준다. 결국, 본인의 몫이다. 색깔이 선명하지 않으면 늘 상황에 흔들리고 마음 한 편이 늘 불안해진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지만 본인의 존재를 별 볼일 없게 생각하는 사람,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해온 사람,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시급한 과제다.본인의 ‘색깔’과 ‘끝’이 불명확한 세 명의 리더에게 동일한 과제를 내준 적이 있다.“팀장님, 다음 시간까지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강점 10가지, 가족과 지인들이 생각하는 팀장님 강점 10가지를 찾으십시오. 그렇게 찾은 20가지 강점을 하나로 엮어 한 문장으로 만들어 오세요. 그 한 문장을 이제부터 팀장님의 ‘색깔’로 규정하도록 하겠습니다.”“저 무척 바쁜데요. 이거 꼭 해야 하나요?”“네, 반드시 하셔야 합니다. 일단 해 보시고 말씀 하시죠.”본인의 강점에 대해 한참을 고민하고, 가족과 지인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강점 20개 찾는다. 그것을 우선 순위로 정렬한다. 쫙 펼쳐 놓고 한참을 끙끙거린다. 결국, 본인의 강점 20개가 녹여진 하나의 문장이 완성된다.그들이 끙끙거리며 찾아낸 색깔들은 아래와 같았다.“나는 긍정의 바다에 열정의 에너지가 가득 찬 여성 리더입니다.”“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공감과 수용의 리더입니다.”“나는 예쁘고 손재주 좋은 리더입니다.”완성도보다 첫 결과물이 중요했다. 한번 해보니 뭔가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몇 번의 다듬는 과정을 거쳐 그들은 본인들의 색깔을 찾아 갔다. 나는 이 과정을 보검(寶劍) 만드는 과정이라 부른다.‘끝’을 논하기 전에 ‘색깔’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 꿈을 정하기 전에 정체성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한번 정해진 본인의 색깔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색깔이 향하는 끝은 학습과 경험이 더해질수록 계속 바뀌어 갔다.“이제 팀장님만의 보검이 만들어 졌으니 무를 베어보셔야지요. 어떤 무를 베어보시겠습니까?”누구나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 에너지가 생성된다. 그 귀한 에너지를 어디에 쏠 것인지 정하는 것은 평생의 사명이다. 에너지를 잘 쏘려면 자신만의 보검, 즉 본인의 ‘색깔’ 먼저 찾아야 한다. 그 후 보검으로 가장 만만한 무를 베어봐야 한다. 가장 쉬운 무부터 베어가다 보면 본인의 보검이 어디에 가장 잘 듣는지를 알게 된다. 그것이 본인의 ‘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

2014-11-09 14:27 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

[명의칼럼] 이명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이명이란 외부에서의 아무런 자극 없이 귀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말한다. 매미 소리, 맥박이 뛰는 소리, 피아노 건반음, 금속판 비비는 소리, 라디오의 잡음 등 환자마다 다양하게 호소한다.건강한 사람도 몸이 피곤하거나, 불안하고 근심이 많은 경우, 또는 잠이 부족한 경우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명 증상이 지속되어 괴롭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즉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왜냐하면 초기에 치료할수록 완치의 확률이 높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이명을 방치하면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는 난청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명의 원인은 아직까지 불분명하나, 이어폰 음악소리와 같은 큰 소리에의 노출, 만성 스트레스, 과로, 불면증, 약물, 음식 알레르기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고막, 이소골, 달팽이관(청모세포), 청각신경, 뇌줄기, 대뇌피질로 이어지는 청각시스템에 이상이 생겨서 이명이 발생하게 된다,한의학적으로 이명은 크게 신허(腎虛)와 담화(痰火)의 두 가지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동의보감』에는 “귀는 신장(腎臟)의 지표이다(耳者 腎之竅也.)”라는 구절이 있어, 귀와 신장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신장은 정(精)을 주관하고 있는 까닭에 정기(精氣)가 조화를 잘 이루면 신장의 기운이 왕성해지므로 모든 소리가 정상적으로 잘 들린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신장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살펴보자면 우리 몸의 대사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부신의 기능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먼저, 신허이명은 기(氣)와 혈(血)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로 원기(元氣)부족, 오랜 투병생활, 대수술이나 출산으로 인한 출혈과다 등으로 정기가 약해진 사람에게서 많이 생긴다. 이 경우에는 요통이나 성기능의 장애, 무기력, 만성피로와 같은 허증(虛證)의 증상을 겸하는 경우도 많다.다음으로, 담화이명은 열(熱)과 화(火)로 인해 피가 탁해져서 오는 경우다. 즉, 오랜 긴장과 불안과 같은 정신적 원인이 몸의 각 장기인 오장육부에 이상을 일으키고 탁한 기운, 즉, 담화(痰火)를 만들어 그것이 청각시스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는 특히 피가 탁하다고 볼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의 환자가 신경을 과도하게 쓴다거나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는 경우에 잘 나타난다.한의학에서는 약물요법을 위주로 침구요법 등을 병행하여 이명을 치료한다. 신허이명의 경우 체질에 따라 신장의 정기를 보하는 방법으로 이 병을 다스린다. 담화이명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보심(補心)하고 담화를 없애는 약물로써 치료한다.이명은 한의학적으로는 인체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정기와 관련된 증상으로서 치료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생활에 있어 화내는 일을 삼가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달팽이관의 청모세포를 손상시키는 카페인, 술, 담배, 짠 음식, 인스턴트 식품 등의 음식을 삼가야 한다.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2014-11-02 16:00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명의칼럼] 다한증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사람의 몸은 땀을 통해 몸 안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거나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땀은 몸의 진액(津液)의 일종으로서 인체 내의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조화와 균형 상태를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땀분비 기능에 이상이 생겨 과도한 땀이 나오는 것을 다한증이라고 한다. 날씨가 덥거나 활동을 많이 하여 몸이 더워져서 흘리는 땀이나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이 체질적으로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흘리는 땀은 보통 정상적인 땀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날씨가 선선해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한증은 보통 몸이 뚱뚱한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긴장이 많은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 전신적 다한증과 국소적 다한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신적 다한증은 온 몸에서 땀이 나는 것으로, 심한 육체적 노동이나 비만 등의 원인이나 결핵,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열성 질병과 같은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국소적 다한증은 어느 한 부위에서 나는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의 손발에서만 땀이 나는 수족한(手足汗), 정력(精力)이 떨어져서 오는 생식기 부위 특히 남자의 고환 주변에 땀이 나는 것을 음한(陰汗)이라 한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땀이 나타나는 상황에 따라 자한증(自汗症)과 도한증(盜汗症)으로 구분한다. 자한증은 수시로 땀이 축축하게 흐르고 몸을 움직이면 더 심하게 나타나며, 이때 전신이 나른해지면서 식욕이 저하되고 설사를 하며 허리가 차가워지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피부에 무수히 존재하는 땀구멍은 양기(陽氣)의 도움으로 개폐기능을 하고 있는데, 그 양기가 허해서 땀구멍의 개폐기능이 약해지면 자한증이 생긴다. 도한증은 잠이 들면 땀이 나고 자고 일어나면 마치 목욕을 한 것 같이 온몸이 축축하나 잠을 깨면 땀이 나지 않는다. 이는 주로 정력의 부족에 기인하는데, 오랫동안의 만성 질환 등으로 인해 음혈(陰血)이 손상을 입어 땀구멍을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다한증은 주로 약물요법을 시행하며, 대부분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잘 치료된다. 자한증의 치료는 기(氣)를 보하는 약물로 몸의 양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체열을 조절하는 것이다. 도한증과 음한은 보혈(補血)하는 약물로 진액을 보충해지고 정상적으로 땀이 나도록 도와주면 치료가 된다. 수족한은 주로 스트레스에 기인한 경우가 많아 심장(心臟)을 편안하게 해주고 심장을 보충해주는 약물을 통해 치료한다.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2014-10-21 16:00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부동산 황금 포트폴리오] 약자 배려 유럽의 '공정 임대주택'

양철승 (주)부동산가치투자 연구소 소장영국의 한 중부지방에 거주하던 N씨(48)는 30년전 25년에 걸쳐 원금 및 이자 상환조건으로 대출을 받아 민간 임대주택을 마련했다. 영국 아내와 결혼한 N씨는 중간에 한국에 와서 살 때는 영국의 집을 월세로 놓았다. 뛰는 집값에도 불구하고 민간임대주택 제도로 N씨는 가계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한국과 영국에서 모두 생활해 본 N씨는 영국의 임대주택 제도가 장점이 많음을 새삼 느낀다.영국 임대주택은 입주 대상과 선정관리 등이 지자체의 권한과 재량에 맡겨진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제도가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다. 이외에도 영국에는 공정 임대료(Fair Rent)라는 제도가 있다. 런던 등 대도시를 포함한 모든 임대주택에 대해 지방정부가 기존 임대료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공정 임대료를 산정하면 중앙정부가 이를 교차 검증한 뒤 전국에 공정 임대료를 공시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제도는 부동산 임대료가 과도하게 상승하면 서민생활이 불안해지고, 결국 경제 전반에 악순환이 초래하기 때문이다.프랑스는 공공 임대주택의 경우 중앙정부가 단지 여건 및 소유 주체별 건설원가를 고려해 임대료 상환선을 고시한다. 스웨덴 역시 사업주체와 임차인간 매년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결정하는 민주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 네델란드의 공공임대주택은 해당 주택의 편의 및 입지 등 효용가치와 가구소득 수준에 따라 임대료가 결정된다.전체적으로 유럽 국가의 전체 주택에서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네델란드의 공공 임대주택 비율이 32%, 오스트리아는 23%, 덴마크가 19% 등이다. 2013년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5%인 것을 볼 때 유럽국가의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활성화 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우리나라의 임대주택 정책도 그동안 꾸준하게 발전돼 왔다. 아쉬운 것은 현 정부의 행복주택 정책이 젊은층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임대정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1인 노인인구의 증가 등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정책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양철승 (주)부동산가치투자 연구소 소장 armarchi@hanmail.net

2014-10-20 16:00 양철승 (주)부동산가치투자 연구소 소장

[부동산 황금 포트폴리오] 日 단카이 세대가 도심으로 간 이유

양철승 (주)부동산 가치투자 연구소장얼마 전 한 TV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부동산에 관한 리포트를 본 적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일본을 대표하는 뉴타운이라 불리는 타마(多摩)신도시였다. 197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기 시절 녹지가 풍부한 지역에 세워진 타마시는 당시 입주한 인구가 노령화가 되면서 빈집이 점점 늘어가 한 건물당 30여개의 우편함 중 8~9개가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실제로 일본은 2006년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었다. 초고령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인구분포의 변화는 부동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일본 전체 주택의 13% 정도는 빈집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부동산 가격은 20년 이상 대세 하락기를 나타내고 있다.한국 역시 고령화 사회로 빨리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고령화와 부동산의 상관관계는 시사하는 바 크다. 최근 일본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세대는 이른바 단카이 세대(1947~50년에 태어난 일본 베이버부머이며, 3년간 약 650만명이 태어났다)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정년퇴직을 시작한 단카이 세대는 은퇴 후 살 곳으로 교외가 아닌, 도쿄와 같은 도심을 선택한다. 도심의 문화와 활기를 느끼면서 노후를 보내겠다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단카이 세대가 도심을 선호하는 이유는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진 다양한 도심의 기능을 즐기기 위해서다. 세탁, 택배 등 다양한 생활지원 서비스와 각종 문화시설, 건강 유지를 위한 피트니스 센터 등 도심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속내이다.일본은 노년인구가 전체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노인이 현금 등 유동자산이 많은 나라다. 전체 자산도 금융과 부동산의 자산비율이 6대 4 정도로 금융이 높다. 2대8 정도로 금융보다 부동산 자산이 더 많은 한국과 비교해 일본 노년 세대는 보다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이뤄지고 있다.일본의 저성장, 저금리, 초고령화 사회라는 키워드가 우리도 낯설지 않다. 이미 경제성장도 더디고, 저금리와 노인인구 증가가 급속도로 이뤄지는 것이 한국이다. 일본 신도시의 빈집 증가 현상과 단카이 세대의 도심 선호에서 우리 미래의 변화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양철승 (주)부동산 가치투자 연구소장 armarchi@hanmail.net

2014-10-06 16:00 양철승 (주)부동산 가치투자 연구소장

[명의칼럼] '자고나면 퉁퉁' 부종의 원인과 치료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부종이란 몸속의 수분이 정상보다 많이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수분은 식사와 음료를 통해 몸 안으로 받아들여지며, 땀, 대소변 등에 의해서 몸 밖으로 나간다. 그리하여 몸속의 수분은 항상 일정 비율로 신진대사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부종이 발생한다.증상은 피부가 붓고 탄력성이 없으며 미끈미끈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온몸이 나른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심한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눌려진 곳이 한참 동안 움푹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부종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신장 이상으로 생기는 부종은 소변량이 감소하여 대개는 눈두덩이부터 붓기 시작하여 손발 및 전신으로 퍼진다. 심장성 부종은 발등이나 종아리 쪽의 하지 말단에서 올라오면서 붓기 시작한다.이밖에도 간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정맥이나 림프관의 순환장애, 영양장애로 인한 부종이 있다. 이러한 부종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자연히 좋아진다.한편 특별한 원인이나 기전을 찾을 수 없는 부종을 특발성 부종이라고 한다.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잘 붓고, 조금만 피로하거나 자기 전에 음식을 먹고 잔 다음날 붓고, 소변이 대개 시원스럽게 배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신경질적인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붓는 정도의 변화가 심하다. 전신 증상으로 전신 쇠약감, 흥분, 우울증, 심계항진, 소화 장애 등이 잘 동반된다. 이러한 부종은 한의학적으로 잘 치료된다.한의학에서는 부종을 수액대사(水液代謝) 장애라고 하고, 그 원인은 폐(肺), 비(脾), 신(腎)의 3가지 장기 기능의 부조화로 보고 있다. 치료는 환자의 허실(虛實)을 구분하고 전신의 수분 상태, 맥, 혀, 대소변의 상태 및 체질에 따라 치료를 달리한다.첫째, 비장이 약해서 부종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비위(脾胃)의 기능을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몸 안의 불필요한 수액을 없애고 소변을 정상적으로 나오게 한다. 둘째, 폐장이 약해서 발생한 경우는 폐의 기능을 보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폐호흡과 피부호흡을 정상화하여 땀이나 진액을 기도나 땀구멍을 통해서 내보낸다. 셋째, 신장의 기능이 약해서 발생한 경우는 신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수분 여과와 재흡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또한 치료와 더불어 평소 몸이 잘 붓는 사람은 과로를 피하고 안정을 취하며,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은 부종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저녁식사는 가볍게 하고 취침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한다. 특발성 부종의 경우는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각종 조미료 등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러한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2014-10-05 17:36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전문가기고] 가교연금형 금융상품으로 노후를 준비하라

정인경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인생의 뜨거운 여름을 열심히 달려오니 어느덧 은퇴가 성큼 다가왔다. 시간이 흘러 은퇴를 하고 나니 아직 돈 들어갈 일은 많은데 매달 꼬박꼬박 통장으로 들어오던 월급이 그리워진다. 노후대비를 위해 불입한 국민연금은 10년은 더 있어야 받을 수 있다는데 예전같이 생활하자니 부족함이 느껴진다.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나 은퇴를 맞이하는 이들을 우리는 ‘1차 베이비 붐 세대’라 부른다. ‘정년 60세 연장법’이 내후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지만 우리나라 실제 평균 은퇴연령은 53세로 1차 베이비 붐 세대들이 정년을 채우기에 현실이 넉넉하지만은 않다.통계청 자료(2011년)에 따르면 1차 베이비 부머 10명 중 3명은 국민연금으로 경제적 노후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60세 이후 수령 가능하며 2013년부터 수급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춰지고 있어 1969년 이후 출생한 연금 가입자인 경우 만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은퇴연령은 빨라지고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늦춰지면서 은퇴 이후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소득 절벽’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은퇴연령이 53세라 할 때 국민연금을 수령하기까지 짧게는 7년, 길게는 12년간의 소득공백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소득이 있을 때 가교연금형 금융상품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교연금형 금융상품이란 은퇴시점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를 연결해 주는 브릿지 상품으로 자신의 은퇴 후 소득 상황에 따라 미리 일정한 현금흐름을 계획하여 소득공백기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가교연금형 금융상품으로 퇴직연금, 개인연금, 월지급식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첫째, 퇴직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했을 경우 55세부터 연금수급이 가능하므로 가교연금형 금융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퇴직급여는 일시금으로 수령 가능하지만 가급적이면 연금형태로 수령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면서 소득절벽에도 대비하는 방법이다.둘째, 개인연금(연금저축계좌)은 5년 이상 불입 시 55세 이후 연금수급이 가능하므로 국민연금,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생활비를 고려하여 개인연금을 불입하는 것이 좋다. 그리하여 소득공백기간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혼합하여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도록 설계한다.셋째, 월지급식 상품(펀드, ELS, WRAP, 예금 등)을 활용한다.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며 동시에 수익률까지 추구할 수 있어 가교연금형 금융상품으로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또한 연금과는 달리 납입금액 및 납입기간, 지급기간 등의 제약조건이 없어 은퇴시점에 가입해 자금설계도 가능하다. 단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투자성향에 적합한지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인생의 봄, 여름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면 풍요로운 가을걷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인생의 가을 문턱이 허전하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자. 혹 허전하다면 인생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정인경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

2014-09-30 16:00 정인경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 기자

[명의칼럼] 알레르기 비염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각종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는 인체에서 최초로 공기를 접촉하게 되는 최전방 기관으로서 폐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정화시키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이와 같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어떤 외부 물질의 자극에 코 점막이 지나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질환으로, 잘 치료되지 않고 치료되더라도 재발이 잘 되며,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등 합병증을 자주 동반하기도 한다.알레르기 비염의 세 가지 주요 증상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이며, 이 외에도 코와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나오면서,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증상이 며칠에서 몇 주간 지속되다가 사라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 년 내내 증상이 계속되거나, 매년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기도 하며, 특정 물질에 노출될 때마다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특히 코에 나타나는 증상 외에도 금세 몸이 피로하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집중력이 떨어져서 업무와 공부의 효율이 떨어질 수가 있다. ‘동의보감’에 “코는 정신작용의 관문이다(鼻曰神盧)”라 하였는데, 이는 코에 병이 없어야 정신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직장인들이나 수험생들 혹은 먼지가 많은 실내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걸릴 확률도 높고 잘 치료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활발해야 할 정신활동에 장애를 주기 때문에 더욱 큰 고통을 준다.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외부물질의 자극에 대항하는 정기(正氣)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정기를 끌어올려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치료는 의사의 처치 외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가리고, 자극물질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은 증상이 잠시 소실되더라도 재발이 쉽기 때문에 최소한 한 달 이상, 서너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치료와 아울러 경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을 먹고 꾸준히 치료에 임해야 한다.대기오염이나 먼지가 많은 곳은 특히 악화되기 쉬우므로 가능하면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바깥출입을 삼가고 환기를 자주해야 한다. 또한 마시는 공기뿐 아니라 먹는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의 알레르기 반응이 전반적으로 심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음식이나 인스턴트음식처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거나, 치킨과 같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비염 증상이 바로 심해지는 것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음식은 체질에 맞게 주의해야 하며, 이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2014-09-21 16:53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전문가기고] 평생 행복 출발점은 '자하원일'

장의성 한국잡월드 이사장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전쟁 이후 우리나라를 빠르게 성장시킨 동력을 바로 이 교육열에서 찾는 사람들도 많다. 분명,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에 위치하기까지 교육의 힘이 크게 차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가 지난 2008년, 한국의 학생과 교육에 대해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교육과 직업, 행복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공부와 성적, 학벌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열쇠며 성공을 좌우한다고 믿고 학업에만 정진하던 과거와 달리 21세기 직업선택의 기준은 개인의 ‘행복’이다. 누구나 직업을 갖는다. 그 직업생활이 인생의 대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각 개인의 직업생활이 행복해야 그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직업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21세기 직업 개념은 ‘먹고 사는데 필요한 직업’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직업’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자신감과 자기존중감을 느끼는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자신이 흥미가 있어 관심을 가지고 지속 계발해나갈 수 있는 일, 그리고 자신의 재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생겨나고 그 열정이 보람과 행복으로 이어지게 된다. 학창시절에도 자신의 재능과 직업에 대한 흥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고 그에 따른 진로설계를 한다면 스스로 학업에 대한 욕구와 목표가 생기고 몰입할 수가 있다.  즉 자신이 하고 싶고 원하는 일(직업 또는 그 직업 관련 전공과 공부, 이하 ‘자하원일’)을 하고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평생 자기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한 우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밥’보다도, 또 ‘스포츠’보다도 그 ‘직업’을 좋아한다. 그것은 ‘돈’이나 ‘명예’ 등 다른 가치로 바꿀 수 없는, 삶과 인생에 있어 그 사람 고유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부모가 이를 적극 응원한다면 금상첨화다. 개인이 행복하고 가족이 행복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행복해질 수 있다. 모두가 ‘자하원일’을 한다면 현재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자하원일’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자신이 어느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재능과 잘 부합되는지,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워크넷(http://www.work.go.kr)이나 한국잡월드 진로설계관에서 직업에 대한 흥미검사와 재능검사를 통해 ‘자하원일’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에 대한 믿음과 격려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라면 ‘자하원일’도, 그와 관련된 공부도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달려있다. 그들이 ‘자하원일’을 찾아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꿈을 이뤄나감으로써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장의성 한국잡월드 이사장

2014-09-18 20:05 장의성 한국잡월드 이사장

[전문가기고] 4050 인생의 장기레이스 준비하라

40~50대는 슬슬 노후가 걱정되는 시기이다. 인생의 절반을 보냈으니 남은 인생을 계획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은퇴설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50대는 안정되게 직장생활을 유지했을 경우 소득도 그만큼 늘어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가 매월 일정 정도의 은퇴자금을 저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인생 후반전의 장기레이스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우지정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센터 책임첫째, 본인의 소비패턴 및 여가생활을 고려한 은퇴생활비 규모를 결정하자. 대부분 현재 생활비의 70% 정도를 은퇴생활비로 예상하지만 노후생활비에 대한 개인의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적정금액을 부부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둘째, 필요금액이 결정됐다면 준비할 수 있는 기간과 준비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 및 퇴직금이 준비돼 있고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연금저축, 사적연금 등이 가입돼 있을 것이다. 퇴직시기에 이 자금들이 매월 얼마정도의 노후생활비가 충당이 되는지를 알아야 필요자금에서 준비자금을 제외한 추가필요자금 산정이 가능해진다.셋째, 자산구성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총자산에서 부동산 자산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여 유동성과 환금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황일수록 안정적인 소득 유입이 어렵기 때문에 자산이 부동산으로 돼 있다면 곤란을 겪기 쉽다.넷째, 자산보다는 소득으로 노후를 준비하자. 모아둔 금융자산에서 자금을 수시로 인출하는 구조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안요인 될 수 있다.은퇴까지의 기간이 10년 이상 남았다면 월적립식 변액연금으로 인플레이션 헷지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고 은퇴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연금 일시납이나 즉시연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다섯째, 은퇴용 계좌를 별도로 관리하자. 노후생활자금 이외에는 다른 용도로 전이되지 않도록 구별해 관리해야 한다. 많은 부모가 모아둔 자산을 자녀의 결혼비용 또는 교육자금으로 소진해 정작 본인의 은퇴준비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노후가 불안하다면 자녀의 결혼자금, 유학자금 등은 우선순위를 뒤로 하고 본인의 은퇴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당장에는 모진 부모라는 소리를 들을지 몰라도 나중을 생각하면 오히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은 고마운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은퇴재원은 부부가 각각 분산해 마련하자. 만일 부부 중 한 사람에게만 집중해 노후를 준비하다가 그 사람이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사망하게 되면 남은 사람은 정신적인 슬픔과 경제적인 고통을 동시에 겪게 된다.은퇴설계의 성패는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매월 일정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마지막에 웃는 자가 최후의 승자라고 했다. 인생의 후반부에 멋지게 웃을 수 있는 자신을 생각하며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노후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40~50대는 슬슬 노후가 걱정되는 시기이다. 인생의 절반을 보냈으니 남은 인생을 계획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은퇴설계가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40~50대는 안정되게 직장생활을 유지했을 경우 소득도 그만큼 늘어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가 매월 일정 정도의 은퇴자금을 저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인생 후반전의 장기레이스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우지정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센터 책임

2014-09-15 21:47 우지정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센터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