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임대주택 공급, 민간의존도를 높여야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올 들어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월 평균 0.42%였던 집값 상승률이 2016년 1월 들어서는 0.02%로 ‘뚝’ 떨어졌다. 전세가격도 월평균 상승률이 0.58%였던 작년과 달리 지난달에는 0.18%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물론 이러한 변화는 여신관리 강화 등 주택시장 관리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 자체가 둔감해지는 모습이다.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정책강도가 커도 그 효과는 과거처럼 크게 장기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세가격 상승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고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전국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평균 75%에 근접하고 있고,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0%에 근접했다.올해도 전월세 시장에 대한 뾰족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작년 12만여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됐으나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하고 임차가구의 80% 이상은 민간 전월세 시장에서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주택시장의 문제는 짧은 기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긴 준비기간 끝에 발표된 정책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공공임대공급은 매년 일정량이 공급돼야 하며, 민간을 활용한 공식적인 임대주택의 확대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돼야 한다.선진국 주택시장을 논할 때 네덜란드를 언급한다. 네덜란드는 임차가구의 78% 이상이 공식적인 사회임대주택((Social Housing·공공임대)에 거주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주거복지제도는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2010년 기준 사회임대주택이 전체 주택재고의 32%를 차지한다. 사회임대주택이 ‘보편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없으며, 부담이 적은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사회임대주택이 민간주체인 ‘주택협회(Housing Association)’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택협회는 운영의 자율성을 가지는 민간 조직이지만 주택법에 따라 정부에 등록해야 하며, 기본적인 목표가 ‘스스로 적절한 주택을 찾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어 ‘사회적 책임이 있는 사적 조직’의 성격을 가진다.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답은 공공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의존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다. 주요국의 공식적인 임대주택 공급에서 민간부문 의존도를 보면 미국은 62.5%, 독일은 99%, 네덜란드는 99%, 영국은 95%로 다양한 민간 기관을 활용하여 공공성이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민간의존률은 약 8.7%로 매우 낮다.정부가 작년부터 민간을 활용해 활성화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은 이러한 차원에서 공급하고 있는 임대주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소 아쉬운 것은 보다 취약한 임차가구를 위해서는 네덜란드와 같이 NPO나 NGO 성격의 기관을 육성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기관을 통해 소량 다품목의 사회임대주택이 도심에서 다양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공식적인 임대주택 공급주체를 다양화하기 위한 공급자 지원체계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2016-02-22 16:13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브릿지칼럼] 소비재로 수출을 견인하자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1980년대에는 운동화나 가발이 한국 수출을 견인했다. 2000년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철강, 조선 등의 중공업 제품 이었다. 2020년대 대한민국의 먹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걱정 속에서 희망을 찾아본다.최근 수출 침체 현상이 지속되고,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고 있다. 수출 증감률은 지난 2014년 3분기 3.6%에서 △2015년 1분기 -3.0% △2분기 -7.3% △3분기 -9.5% △4분기 -11.9% 등 순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한국의 13대 주력 수출품목들은 대부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선박,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은 2015년 한 해 동안 수출이 크게 줄었는데, 올 들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중간재는 신흥국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공급물량이 감소하며, 원자재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수출도 낙관적으로 보여 지지는 않는 상황이다.소비재 수출 감소폭이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자본재와 원자재 수출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재 수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성질별 수출액 추계가 시작된 1988년 한국의 총 수출액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4.5%였으나, 이후 급속하게 축소되고 2015년 현재 15.6%에 불과하다. 중국 29.8%, 프랑스 29.8%, 독일 26.0% 등 주요국과 비교해 봐도 한국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소비재로 수출을 견인할 수 있다. 수출이 침체되고 있는 시점에도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소비재 품목들이 있다.2011~2015년 과자류와 음료수는 각각 연 평균 13.6%, 1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내 식품 제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해 나가면서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목욕용제품, 두발용제품, 비누류 등 수출의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목욕용제품 수출규모는 연평균 38.6% 증가하였고, 두발용제품도 29.4%, 비누류도 27.1% 등 증가율을 기록했다.기업들은 수출대상국을 확대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때 목표지점을 정확히 선정할 필요가 있다. 각 품목별로 주요 수출대상국을 확인하고, 수출 규모가 급증하는 시장을 선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과자류는 UAE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고, 음료수는 아프가니스탄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해당 품목별 수입이 급증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해당 국가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채널과 마케팅 수단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정부는 수출에 영향을 받는 대외 변수들을 파악하고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유가 하락, 원자재 가격 하락, 환율변동,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각국의 소비활성화 정책 등 세계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혹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 소비재 제조사들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시장 모니터링 기능 및 수출 가이드라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내수시장에 머무는 유망 소비재 제조사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2016-02-21 11:30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브릿지 칼럼]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구호에서 탈출하기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정치 문제는 민주 방식이라는 정치논리로 풀어 나가는 것이 선진화된 사회의 특징이다. 그렇듯이 경제 문제도 경제논리로 해결하는 것이 잘 사는 사회의 방식이다. 경제논리에서 벗어날수록 그 결과는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만약 경제문제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풀어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경제 원리에서 벗어난 행동이 경제질서를 흔들고 사람들은 이익단체화 되어 정치 구호를 앞세우며 이권을 다툴 것이다.지금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경제민주화’가 바로 경제문제를 정치논리로 풀자는 반문명적 접근방식이다. 유권자들에게 민주방식을 적용해 뭔가 이익을 줄 것처럼 말하면서 정치인들은 인기를 끌 수 있다. 하지만 경제를 민주적 방식으로 정치화하는 것은 시장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사람들의 자유와 재산권을 빼앗는 일이라 결국 문명의 후퇴를 부른다.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경제민주화를 보면 뭐라고 할까? 아마도 경제적 사고방식을 벗어나 경제를 다시 정치화하려는 무지함에 놀랄 것이다. 인기를 쫓는 정치인들의 타락에 한숨을 쉴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쓴 국부론을 따라 경제논리에 충실했던 나라들은 점차 선진국이 되었다. 정치논리에서 해방된 경제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그가 설명한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는 점차 그 내용이 분명해졌다. 이제 시장경제원리를 따르는 것이 올바른 정치요 순리인 시대다.역사를 거스르는 경제민주화는 그 사회의 경제 활력을 앗아가게 마련이다. 경제민주화는 말 그대로 경제문제를 정치논리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정치논리는 주로 자유보다 평등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정부로 하여금 시장개입과 기업규제에 치우치게 만든다. 결국 국민의 삶은 피폐해 진다.우리나라에 경제민주화가 침투하기 시작한 시점이 1980년대 후반이다. 공정거래법을 포함해 많은 법에 경제민주화가 포함되었으며 그 효과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해 이제는 2%대 까지 떨어졌다.경제민주화 정책들은 폐해가 크기 때문에 폐지되곤 한다. 하지만 정치논리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면서 또 다시 실패를 반복한다. 기업의 투자를 가로 막았던 출자총액제한 규제, 중소기업 고유업종과 적합업종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경제민주화의 폐해는 선진국에서도 예외없이 발생한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이후 30년 동안 노동부문의 경직적인 제도와 함께 경제민주화 조치들이 펼쳐졌다. 그 후 독일 경제는 급격히 위축되었고 고실업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독일을 기적의 나라에서 유럽의 병자로 만들었다.이러한 병폐는 노동개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극복된다. 특히 메르켈 정부의 정책은 경제논리에 충실한 시장친화적인 것이다. 감세와 노동시장의 유연화, 공공지출의 축소, 연금 및 의료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계속 높은 국민소득증가율을 유지한다. 친시장적 정책들이 독일을 EU의 맹주로 부상시킨 것이다.실패한 정책을 반복해서는 미래가 없다. 이제는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경제논리에 충실한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은 더 성장할 수 있다. 충분히 여력이 있다. 그러려면 첫째는 세계 최악의 수준인 노동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바로 ‘경제민주화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2016-02-18 13:54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명의칼럼] 겨울철 막바지 골프, 방심하지 말자

오항태 노원자생한방병원장추운 겨울도 어느새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봄이 성큼 다가온 만큼 골프 라운딩의 시즌도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독자들도 겨우내 부상 없는 슬기로운 플레이로 핸디를 줄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 유지할 수 있었을 거라 짐작한다.하지만 날씨가 곧 풀린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봄까지는 보온을 얼마나 철저하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미리 손난로나 보온기능의 의류와 파카를 준비하도록 하자.특히 골프 전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비단 겨울이 아니더라도 부상방지를 위해 스트레칭은 매우 중요하다. 좀 더 일찍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스트레칭을 20분정도 꼭 하도록 한다. 이는 자신의 실력이 1번홀부터 나타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카트에 가만히 앉아 추운바람을 맞는 것보다 몸을 끊임없이 움직여 체온을 유지시키고 스윙하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늦은 겨울에서 초봄까지는 내장객이 적기 때문에 계속 걷거나 페어웨이 상태에 따라 가볍게 뛰는 것도 좋다.또한 빙판길 위에서 카트 전복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얼어버린 땅 위로 예상 못하게 튀어 오른 볼에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늘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하는 동안 항상 땅을 체크해보자.아이언 등으로 땅을 톡톡 쳐보고 얼어있다면 절대로 찍어치는 샷을 해서는 안 된다. 손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손목염좌나 엘보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드라이버 티샷을 할 때는 절대로 거리 욕심을 내서도 안 된다.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 조사에 따르면 영하 3도의 언 공을 때리면 영상 18도일 때보다 4.8야드, 전체 거리는 10.3야드가량 줄어든다.하지만 겨울철에 느끼는 체감거리는 이보다 훨씬 큰 20야드 이상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 전에 더 강력한 티샷을 날리겠다고 차가운 날씨에 굳어버린 근육에 순간적으로 힘을 주면 염좌나 늑골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평소보다 30% 거리를 줄여서 플레이 한다고 생각한다. 욕심은 절대 금물이다.골프시 라운딩 전후로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기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황기와 숙지황, 혈액순환과 체온유지에 도움이 되는 진피와 천궁 및 계피, 몸의 체액조절에 도움이 되는 백작약과 감초 등이 들어가 있는 쌍화탕 계열의 한약에 근육의 긴장을 풀 수 있는 모과 같은 서근활락(舒筋活絡) 계열의 약재를 복용하면 한 겨울 라운딩에 안성맞춤의 보양강장제가 될 것이다.오항태 노원자생한방병원장

2016-02-18 07:00 오항태 노원자생한방병원장

[브릿지 칼럼] 성공창업의 법칙 '궁해야 흥한다'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정부의 창업 지원정책으로 청년층은 물론 장년층도 속속 창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창업초기 부푼 꿈에 비해 창업 후 10년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성공률은 더욱 낮다. 성공한 1명의 창업자 뒤에는 고배를 삼켜야 하는 99명의 창업자가 있다. 기대와 투입대비 효과가 미미하다. 왜 이렇게 성공하기가 힘들까? 경기 탓, 환경 탓, 정부의 규제 탓만 하기에는 진부하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企業家精神) 지수가 1976년 150.9에서 2013년 66.6으로 37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기업가 정신이란 새로운 사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뚜렷한 의지를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가 강조한 것으로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가의 주요 임무다.기업가 정신에 대한 개념은 기업이 처해 있는 국가의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다. 따라서 기업가정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슘페터가 강조한 것처럼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든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본질적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기업가 정신과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는 고배를 마시는 99명의 창업자를 들여다보면 실패의 원인을 금방 읽을 수 있다. 고전문학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던 예술론이 있다. ‘시인이 궁해야 시가 공교해진다’는 시 창작론이다. 비단 시인뿐만 아니라 누구든 궁(窮)해야 상황에 집중할 수 있고 모종의 절대적 자유를 누리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최근 한 대기업에서 무려 1000억원을 사내 벤처프로젝트에 투자했는데 놀랍게도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최고 인재를 모아놓은 대기업인데도 평균적인 벤처기업 성공률 5% 정도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고배를 마시는 99명의 창업자와 대기업 사내 벤처 프로젝트의 실패원인은 풍요로움의 덫에 걸려있다. 결핍이 없다. 궁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하다.기원전 490년 제2차 페르시아 전쟁 때 그리스군이 페르시아군을 격파한 마라톤 전투(Battle of Marathon)가 있었다. 그리스 아티카 북동 해안의 마라톤 평야에서 밀티아데스(Miltiades)가 이끄는 그리스 1만 명의 중무장 보병과 다리우스왕이 지휘하는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군 간에 벌어진 전투다. 그리스군의 대승으로 끝난 이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은 6400명을 잃은 데 반해, 그리스군의 전사자는 192명에 불과했다. 그리스군의 승인은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명을 지켜 내려는 병사들의 결연한 용기가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 승인은 따로 있었다. 아테네 군이 비록 병력은 열세였지만 그들에게는 싸워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결핍이 있었고 궁했다. 간절했다. 그리고 그 같은 간절함이 페르시아 군에게는 없었다.당나라의 시인 맹호연 역시 날은 춥고 몸은 아프고 가난해 배도 고팠지만 그 어려움이 있었기에 맑은 시를 지었다. 처지가 궁해야 명품이 나오고 승리할 수 있다. 성공창업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결핍과 궁한 이유부터 찾아보라.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

2016-02-17 15:58 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

[브릿지 칼럼] 중국 경제 위기와 우리의 대응

박종구 초당대 총장중국 경제의 부침이 금년 글로벌 경제를 좌우할 주요 변수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중국발 경제 위기가 단골 주제였다.중국 정부는 올해 목표 성장률을 6.5%로 발표했다. 작년에는 6.9%로 25년 만에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져 성장률 7%대의 바오치(保七) 시대가 막을 내렸다. 고속 성장이 끝나고 5~6%대의 중속 성장이 뉴 노멀이 된 것이다.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에 관해서는 찬반론이 팽팽하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리스트 마틴 울프 역시 경착륙 리스크를 매우 높게 보고 있다. 고속 성장을 견인한 50%대의 높은 투자율을 계속 유지할 수 없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고속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첫째로 저출산·고령화 문제 때문에 더 이상 고도성장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평균출산률이 1950~60년대 5명선에서 1.6명까지 급락했다. 한가구 한자녀 정책, 급속한 도시화, 높은 주택 및 교육비용 등으로 자녀를 많이 낳지 않으려는 사회적 풍조가 만연돼 있다. 고령화도 심각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27년 15%에 달할 전망이다.국유기업의 비효율도 심각한 수준이다.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해 2015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54개나 선정됐다. 그러나 경쟁제한, 진입규제, 금융자원 독식 등으로 실질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개혁을 거부하는 철밥통 논리가 팽배해 있다.과잉생산 과잉재고 과잉부채의 악순환도 상당부분 국유기업의 폭주 때문이다. 작년 9월 민영화, 기업간 합병 촉진, 민간자본 유치 등을 골자로 한 개혁방안을 발표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다.부정부패와 환경안전 문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중국의 국민스포츠는 탈세’라는 말에서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부패의 사슬을 느낄 수 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0.5에 가깝다. 상위 5%와 하위 5%의 소득격차가 2013년 242배에 달한다고 한다. 텐진항 폭발사고, 선전의 산사태는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다.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은 환경문제가 한계 수위를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출해서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최근 방한한 샹빙 장강경영대학원장은 “중국 정부가 육성 중인 서비스·내수 산업에 호랑이 등에 올라타듯 편승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내수 공략책을 강조하고 있다.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2014년 48.1%에 달하고 있다. 중국이 서비스 대국이며 소비 대국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2억5000만명이 이동하는 급속한 도시화는 폭발적인 국내수요를 창출한다. 현지 밀착형 내수전략이 시급하다.중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은 도시화, 소득 증대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시대가 되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도전의 DNA가 필요한 시점이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6-02-15 14:38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 칼럼] 업계에 이용 당하는 개인정보보호 정책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정부가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개인 정보 보호 종합 정책이 마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돼 나가고 있다. 겉으로는 총론에서 성공한 듯 보이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지없이 깨질 수밖에 없는 허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민번호를 쓰는 일을 대폭 줄이겠노라고 공언했건만 무늬만으로 줄어들었지 실상으로는 종전보다 배를 넘는 중대한 정보 노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점은 정부가 이런 역주행 사실을 모를 리 만무한데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자가당착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최근 목도한 결정적 일화를 봐도 그렇다. 주민번호 수집 금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민의 중심은 소비자, 즉 고객이 아니라 그들의 정보시스템에서 고객을 인식하는 종전 방식을 고수할 수 있느냐다. 정보시스템을 돈 들여 뜯어고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쓸 수 있으면 그만큼 경비가 절약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시스템뿐 아니라 국내 고객인식 목적의 종전 시스템들은 모두 주민번호를 마스터키로 채택하고 있음을 참고한다면 업계만의 고민거리는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자. 신용카드는 대개 고객이 거주하는 집주소로 보내진다. 배송에는 택배회사가 등장한다. 택배원은 신용카드를 들고 목적지에 도착해 고객을 만난 다음 카드를 전달하기 전에 신분증을 요구하게 된다.“본인 확인을 위해 주민증이 아닌 다른 신분증이 필요합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주민번호 수집금지 정책으로 인해 불가피함을 부연한다. 고객이 만일 직장 신분증 같은 것을 보여준다면 다른 형태 신분증 요구가 이어진다. 고객은 운전면허증을 꺼낼 수밖에 없다. 이 순간 고객으로서는 면허증을 통해 주민번호가 노출됨을 감지하면서 위기감을 느끼며 택배업체로서는 굴러들어온 떡을 양손에 받아 든 형국이 벌어진 것이다. 주민번호는 물론 운전 정보까지 손에 잡혔으니 말이다. 택배원은 순간 운전면허증을 앞뒤로 복사하듯 면허증 앞뒷면에 기재된 내용들을 일일이 자신의 수첩에 기재하기 시작한다. 기록이 끝나고 카드 전달 후 ‘개인정보 유출 상황’은 종료된다.택배원으로서는 ‘합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고객 입장에서는 주민번호를 위시하여 다른 신상정보까지 ‘도난’당한 케이스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중대한 ‘사건사고’가 벌어지는 것일까. 정부 입장에서는 주민번호 수집 금지라는 총론을 던져주었건만 교묘히 한 술 더 뜨는 ‘술책’을 부린 것은 업계로서는 부인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이다. 정부는 손해본 게 없는 결과뿐이고 업계는 손해는커녕 이득만 잔뜩 챙긴 결실을 거뒀다. ‘데이터 시대’에 책임소재를 논한다면 그것은 철저히 정부 몫이다. 고객은 속수무책으로 눈뜬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고 업계는 면죄부를 이미 정부로부터 받아놓은 상황이었다. 정부의 데이터 감각에 대한 성찰과 교정이 결정적으로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직감한다.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2016-02-14 15:32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중국경제의 최대 관전 포인트, "과잉생산설비 해소"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올해 중국의 최대과제 중 하나로 국유기업 개혁을 통한 과잉 생산설비 해소를 꼽는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투자를 늘리기도 어렵고 가격하락으로 기업실적이 악화되면 중국경제의 경착륙 논란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생산설비가 이렇게 과잉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경기의 주기적 요인도 있지만, 이처럼 심각한 과잉설비에 빠진 건 리먼 사태 이후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때문이다. 당시 무려 4조 위안(약 700조원)의 돈을 풀어 공장과 공공인프라를 건설했다. 게다가 언제든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던 값싼 노동력도 거의 바닥나서 가격하락을 커버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1990년대 후반 주룽지 총리 때도 장기 고성장의 여파로 과잉생산설비 삭감 이슈에 부딪혔었다. 그러나 당시는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부동산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수요증가로 과잉설비해소에 큰 무리가 없었고, 다시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 우선 세계경제 부진, 임금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에다, TPP(환태평양경제협력체)라는 지역무역협정까지 겹쳐서 수출증가로 생산과잉능력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부동산도 과거 10년간 주택착공면적은 174억㎡, 판매면적은 117억㎡로 수급 갭이 여전히 크다.그럼 과잉설비 해소방안은 뭔가. 중국정부에 의하면 13차 5개년 기간(2016~2020년) 중 철강, 철제련, 합금철, 동연제련 등이 과잉해소분야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철강, 코크스, 판유리, 시멘트가 핵심 분야라 한다. 예컨대 철강은 전성기였던 2011년 대비 가격이 60% 하락에 가동률 67%, 코크스도 가격 74% 하락에 가동률 68%일 정도다. 다행히 지난 12차 5개년계획 기간(2011~2015년)에 착실히 목표 이상으로 과잉설비를 줄여서 향후 5년만 계획대로 줄이면 큰 무리 없이 과잉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중국정부 설명이다. 어떤 기업들이 대상일까.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에너지소모, 환경보호, 품질과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기업 또는 3년 연속적자에 자체조정이 어려운 기업을 1차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철강, 석탄 등 업계에서 기업도산과 MA가 늘어나고, 특히 중대형 기업들의 MA가 이뤄지며 산업집약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럼 과잉설비 해소에 따른 충격은 없을까. 업계에선 과잉설비 삭감이 단기적으로 고용, 지방재정 등에 부정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 충격은 크지 않고, 은행부실채권 증가도 통제가능범위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예컨대 철강의 경우 향후 2~3년간 생산능력을 1억~1.5억톤(8~12%), 석탄은 약 13% 삭감할 예정인데, 그 경우 실업은 각기 29만~43만명과 60만명, 합계 약 100만명으로 이는 매년 수백 만명을 신규고용하고 있는 3차 산업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번 과잉설비 해소는 1990년대 후반과 달리 대기업이 많아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다, 미국 금리인상, 금융개방에 따른 핫머니 공격 등 외부충격 우려도 많아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올해 초 경험했듯 증시가 폭락하면 신규자본(fresh capital) 유입을 통한 성공적 MA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2016-02-11 15:25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명의칼럼]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가 'S라인'인 까닭

임진강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엄마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막 세상에 나와 첫 울음을 터트리는 순간 인간의 척추는 어떤 모습일까? 바로 ‘C’자 모양이다. 갓난 아기의 척추는 열 달 동안 따뜻하고 어두컴컴한 엄마 뱃속에서 웅크려 있던 태아의 자세 그대로 ‘C’ 커브를 그리고 있다. 최초로 형성된 이 ‘C’커브를 ‘1차 커브’라고 한다.태어난 지 2~3개월이 지난 아기 목의 뒷근육이 발달하면서 2차적인 목뼈(경추)의 ‘C’커브가 형성하게 된다. 이후 아기의 허리 주변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이 때가 3차 커브인 허리 커브가 형성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아기의 척추는 이러한 변화 과정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지구의 중력을 지탱하고 직립 보행을 하는 S자 형태의 완전한 척추 모양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널뛰기를 하거나 시소를 탈 때를 떠올려 보자. 널의 버팀목이 되는 가운데 사람이나 시소의 중간 장치가 잘못되면 금방 균형이 깨져 버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몸을 지탱하는 균형 추의 역할을 하는 척추가 건강하지 못하면 질병의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척추가 몸무게를 지탱하고, 외부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것도 모두 S자의 스프링 효과 덕분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지탱해 주는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는 그 즉시 모든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라도 우선은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되므로 생활이 불가능해진다.따라서 불량한 자세나 나쁜 습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랜 시간 일부 디스크에 집중적으로 가해지게 되면 허리는 점점 약해지게 된다. 디스크가 심하게 밀려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붓고 찢겨진 섬유테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심해진다. 이것이 바로 허리디스크다.한 번 밀려 나온 디스크가 본래 상태로 돌아가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디스크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 그리고 요추 5번과 천골(천추, 궁둥이뼈인 관골과 함께 골반을 이루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다. 흔히 허리띠를 매게 되는 이 부분은 굽혔다 폈다 하는 허리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곳이다. 가장 많이 닳아 없어지고 디스크 고장도 쉽게 나는 부분이다. 허리 디스크의 90% 이상이 바로 이 두 곳에서 발생한다.디스크 발생 부위는 위로 올라갈수록 중추신경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위험하다. 요추 1번과 2번 사이의 디스크 또는 그 보다 더 위쪽에 있는 디스크가 많이 탈출할 경우 척수를 눌러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아래가 마비될 수도 있으므로 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 증상을 확인해보도록 하자.임진강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16-02-11 07:00 임진강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브릿지 칼럼] '쿡방 4.0'으로 업그레이드를 부탁해

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변호사TV채널을 여기로 돌려도 저기로 돌려도 온통 음식, 요리 프로그램뿐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3대 천왕’, ‘식신로드’, ‘수요미식회’ 등 우리는 바야흐로 ‘먹방·쿡방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그 동안 먹방·쿡방은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왔다. ‘쿡방 1.0’ 쯤 되는 초창기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요리사가 레시피 등 요리법을 주입식 강의로 소개하던 수준이었다. 이후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 각 지역의 특산물과 음식이 있는 곳을 소개하는 쿡방 2.0, 리얼리티·서바이벌 등 예능 형식의 쿡방 3.0을 거쳐 최근에는 기존 연예인들보다 더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푸드테이너 혹은 셰프테이너들이 TV를 점령했다.그 과정에서 백종원이라는 걸출한 ‘쿡방의 아이콘’이 탄생했고 많은 셰프들이 예능인화하면서 광고에도 등장하는 형국이다. 요즘 들어서는 먹방·쿡방이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과 더불어 셰프테이너들까지 식상해져 버렸다.먹고 살기가 그나마 풍족해진 요즘 사람들은 더 재밌고 멋있게 먹고 싶어 한다. 이 같은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먹방·쿡방은 도약과 쇠락의 교차로에 서있다. 시끌 벅적한 부흥기와 예능화·상업화의 격변기를 거쳐 이제는 ‘깊이’와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요소에만 치우치기 보다는 시대를 고민하고 모두를 위한 미래를 이끌어가는 진지함과 다양성이 가미돼야 할 때다.음식, 요리가 사회, 문화의 큰 축을 이루는 선진국의 먹방·쿡방은 다양하며 색다르다.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한 ‘라이브 프롬 대릴 하우스’(Live from Daryl‘s House)는 요리와 음악을 결합시킨 인기 방송이다. 과거 ‘홀앤 오츠’라는 인기 팝 듀오를 이끌던 뮤지션 대릴 홀이 자신의 저택에 친한 뮤지션들을 초대해 하우스밴드 공연을 열면서 요리사들과 함께 각종 요리들을 선보이는 형식이다.팬들이 흠모하는 뮤지션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고 작은 공연까지 곁들이는 과정을 그린 ‘록 디너(Rock Dinner)’라는 리얼리티 쇼도 있다. 에미상에 빛나는 ‘마인드 오브 셰프’(Mind of a Chef)는 유명 푸드테이너 앤서니 브루댕이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특산 음식, 요리뿐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까지 심층적으로 전한다.셰프 듀오 호마로 칸투와 벤 로셰가 진행하는 ‘퓨처 푸드’(Future Food)는 환경관련 쟁점에 초점을 맞춘 미래형 쿡방이다. ‘슈퍼사이저 고’(Supersizers Go)는 중세, 낭만주의, 프랑스혁명 등 과거의 음식과 문화를 살펴보고 직접 그 요리를 시연하는 시간여행 프로그램이다. 제임스 커닝햄이 코믹하게 진행하는 ‘이트 스트릿’(Eat Street)은 지구촌 골목골목의 푸드트럭만 찾아 다니는 취향 저격 먹방이다. 음식과 미술역사를 결합시킨 블로그 ‘아트 바이트’(Art Bites.net)도 간헐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타다가 정규방송 편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노래,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이미 음식·문화까지 한류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도 이제 쿡방 4.0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미술, 음악, 영화, 패션, 스포츠, IT 등 요리와 융합될 수 있는 콘텐츠는 널려 있다. 올해 흥미로운 콤비네이션으로 이뤄진 쿡방 4.0 시대가 활짝 열리길 기대해 본다.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변호사

2016-02-10 17:17 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변호사

[명의칼럼] 설 연휴, 명절증후군 극복하는 방법은?

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장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있다. 모두들 한집에 모여 음식과 안부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지만, 주부들에겐 명절이 즐겁지만은 않다. 종일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상을 차리다 보면 어느새 연휴 끝자락이다. 허리 한 번 펼 시간 없는 중노동으로 며칠을 지내고, 연휴가 끝나면 자리에 드러눕게 되는 주부들이 태반이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라는 증상이다.차례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오랫동안 바닥에 앉아서 일하기 십상이다. 이때 허리를 받쳐주는 것이 없다면 근육에 부담을 주고 발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다리가 저릴 수 있다. 오랫동안 주방에 서서 설거지를 하는 것도 요통을 유발하기 쉽다. 가사 노동을 피할 수 없다면 후유증이라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요통을 피하기 위해서는 바닥에 앉을 때는 등받이가 있는 방석을 이용해 허리를 받쳐주거나 한쪽 무릎을 세워 등을 벽에 기대 허리에 실리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사 일 틈틈이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흔히들 삭신이 쑤신다고 얘기하는 근육통 역시 명절증후군의 대표증상 중 하나다. 어깨나 목이 뻐근하고 허리나 등이 결리는 근육통은 명절이면 빼 놓을 수 없는 윷놀이나 화투 같은 명절놀이도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놀 때도 자세를 방심하면 안 된다.일이나 놀이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되는데, 이때 20도 이상 고개를 숙인 자세를 지속하면 목이 머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다. 이때 목 주변의 관절과 근육이 경직돼 목이나 어깨가 결려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목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등을 쭉 펴고 턱을 당긴 자세가 도움이 된다. 근육통에는 말린 귤껍질이나 유자를 사용한 약탕욕이 효과가 좋다. 약탕욕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뭉친 근육을 풀어줘 통증완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큼한 향으로 명절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적이다.근육통이 심할 때는 아픈 부위에 자극을 주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찜질요법이 좋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냉증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늙은 호박을 껍질 째 찐 다음 으깨 거즈에 싼 후 너무 뜨겁지 않게 식힌 후 아픈 부위에 바른다. 습포가 식지 않게 하루에 2~3회 정도 반복하면 소염, 진통의 효과가 있다. 생강을 15g정도 강판에 갈아 밀가루에 섞거나 양파와 일본된장과 섞어 만들어 사용하는 생강습포도 어깨와 목부분이 아픈 견비통에 효과적이다. 이번 설 연휴는 가벼운 운동으로 가족과 친척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고 건강도 지키면서 보람 있게 보내자.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장

2016-02-04 07:00 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장

[브릿지 칼럼] 장기 저유가 시대와 주가의 방향성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유가가 5년 반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26달러까지 떨어졌고, 구리를 비롯한 광물 가격도 저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당분간 약세 흐름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유가를 중심으로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자. 과거 유가 동향이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다. 1980년초 배럴당 40달러였던 유가가 1985년에 26달러까지 천천히 내려오다 1986년 들면서 하락이 빨라져 반년 만에 9달러가 됐다. 이후 재반등해 10달러대로 복귀했지만 1999년까지 15년 동안 유가는 1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과거 흐름이 재현된다면 유가는 앞으로 오랜 시간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원자재는 다른 어떤 자산보다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민감한 상품이다. 최근 들어 금융부분의 힘이 강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수급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가격대에서 수급의 균형이 맞을 경우 이 균형이 다시 깨질 때까지 기존 가격대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그 가격이 30달러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원자재 가격 사이클을 주가와 단순 비교해서는 둘 사이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 서로 연관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원자재 사이클이 30년 가까이 될 정도로 주기가 긴 만큼 다른 변수에 의해 관계가 왜곡될 수 있어서다. 지금은 주기가 짧아졌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경기는 한 주기가 5년 정도였다. 원자재 가격이 한 쪽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안 주가에 영향력이 더 큰 변수, 예를 들어 경기나 금리 등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원자재 효과를 희석시켜 버릴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과 주가의 관계를 분석할 때는 기간을 더 세분해 경기 사이클에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니면 원자재 가격 상승기 혹은 하락기처럼 특정 국면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이런 과정을 거쳐 원자재와 주가의 관계를 살펴 보면 둘은 대부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때 주가가 상승했고, 반대의 경우도 성립했다. 데이터 입수가 가능한 1971~1999년까지를 두 단계로 나눠 보면 1985년에서 1992년까지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두 번 모두 상승과 하락이 일치했다. 이런 상황은 최근에도 나타났는데 2011년까지 동일한 모습이 나타났다.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 건 상승 요인이 같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정도가 되면 실물 경제도 좋아진다. 실물 경제의 뒷받침 없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도 맞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지만,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 이익이 늘어나고 주가가 상승한다.문제는 2011년 이후다. 특이하게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응하지 않았다. 선진국 같은 경우 주가가 오르기까지 했다. 이렇게 별난 모습이 나타난 건 유동성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유동성이란 버팀목이 작용해 주가 하락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장기 사이클상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소한 1~2년내 완전한 방향 전환도 없을 것이다. 상당기간 원자재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겠지만 주가는 지난 4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별개의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2016-02-03 10:31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브릿지 칼럼]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까

박봉규 건국대학교 석좌교수조선시대에는 지금 우리로서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세금이 있었다. ‘공물(貢物)’이라는 것이다. 이는 ‘나라의 땅은 모두 임금의 것’이라는 왕조시대의 생각을 바탕으로, 왕의 땅을 빌려 경작하는 백성들이 자기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물을 국가에 바친다는 소박한 개념에서 시작된 제도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토지에 대한 세금은 줄어드는 대신 공물의 비중은 점점 늘어났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선 전체 세수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세원이 되었다. 공물의 징수는 관청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각 행정구역에 배정하면 지방에서는 이를 다시 소재지안의 개별가구에 할당해 현물을 거두어들이는 형태로 운영되었다.문제는 이 공물의 배정이 재산이나 토지 면적에 비례해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가구 단위로 부과된다는 것이다. 가난한 집이나 수백 결의 토지를 가진 부유한 지주집안이 똑같은 액수의 공물을 배정받는 것은 물론이요, 실제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지방 관리들과 친분이 있는 부호들은 구하기 쉽고 운반이 가벼운 물품을 부과받는 반면, 힘없는 소작인은 무겁고 힘든 품목을 배정받는 상황이었다.어떻게 하면 이러한 폐해를 막을 수 있겠는가? 백성들이 자기가 생산한 물건을 직접 해당관청까지 운반해 납부하는 대신 당시 화폐로 쓰이고 있던 쌀로 통일해 징수한 후 필요한 물품을 시장에서 구입하도록 하면 된다. 이 때 세금부과의 기준을 개별 가구단위에서 농지면적 단위로 바꾸면 조세형평도 함께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잡다한 공물대신 토지규모에 따라 쌀 하나로 통일해 거두어들이는 법이 바로 ‘대동법(大同法)’이다.이론적으로는 이렇게 간단한 제도지만 실제 도입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경기도에 시범 실시된 대동법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데는 정확히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존의 공납제도 아래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던 양반지주나 부패의 고리를 통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고 있던 관리들이 제 몫을 뺏기지 않으려고 강력하게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겉으로는 “농민들이 불편하게 여긴다”, “절차가 오히려 더 번거로워진다”는 등 별의별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했지만 본질은 기득권 지키기였다.기득권세력의 저항이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세정의의 실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의 저부담-저복지 수준을 적어도 중부담-중복지 수준으로 높여야만 내수 진작을 통한 성장과 국민행복이 함께 달성될 수 있다.예산절감 노력도 중요하지만 증세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소득에 대한 누진과세 강화야 말로 세수확보와 조세정의 실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먼저 각종 조세특례제도의 폐지를 통해 실효세율을 높이고 금융소득과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자. 담배세, 유류세와 같이 소득역진적인 간접세인상은 맨 나중에나 검토될 수 있는 카드이다. 가진 자의 양보가 그 어느 때 보다 아쉬운 시기이다.박봉규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2016-02-01 14:01 박봉규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브릿지 칼럼] 공자 말씀과 2016년 한국의 현실

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기원전 500년대 공자의 언행을 담은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고(志學), 서른에 뜻을 확고히해 자립했고(而立), 마흔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不惑), 쉰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고(知天命), 예순에는 사물의 이치를 알게 되었고(耳順), 일흔에는 마음이 가는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다(從心).”즉. 지학은 청소년의 Dependence(의존), 이립, 불혹, 지천명은 장년의 Independence(독립), 이순과 종심은 노년의 Interdependence(교류의존)를 찾아가는 단계라는 것을 설파한 것이다. 인간의 일생을 시공간의 삼차원적인 시각에 덧붙여 사차원적인 이치(理致)의 개념을 통해 꿰뚫어보는 공자의 사상이야말로 인(仁)을 중심으로 한 인간중심주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2500년이 지난 서기 2016년에 사는 우리들의 삶은 공자의 말씀과 많이 빗나가 있다.유치원 때부터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많은 학습의 부담을 어깨에 지고 살며, 초중고 때는 극심한 대입경쟁에 시달린다. 대학 때는 치열한 취업전쟁에 거의 만신창이가 된다. 취업 후에도 지옥 같은 ‘미생’ 드라마가 연출되며 직장인의 90%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퇴직한다.40~50대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아래 퇴직의 올가미가 서서히 목을 졸라온다. 퇴직 후에는 새로운 창업에의 도전을 마다하지 않지만, 교언영색의 돈벌이 프로젝트에 미혹되어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한 가운데 자식들의 출가에 그동안 축적한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버리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된다.60대에는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다시 한번 일자리 구하기로 나서야 한다는 뼈아픈 생의 첫걸음을 다시 떼야 한다. 70대에도 끊임없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다.공자의 말씀에 비유하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는 대신 경쟁에 치이고, 서른에 뜻을 확고히 하는 자립 대신 취업전쟁에 혈투를 벌이고, 마흔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신 물욕의 유혹에 사기를 당하고, 쉰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는 대신 퇴직과 더불어 가정을 깨게 되고, 예순에는 사물의 이치를 알게 되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되고. 일흔에는 마음 가는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는 대신 또 끊임없이 일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현실의 세태가 이렇게 변한 것은 경제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잘못, 인재(人災)일까 아니면 사회구조적으로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상인 천재(天災)일까. 필자가 내린 결론은 그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공자의 표현대로라면 군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공자는 “군자란 천하를 다스리는 데에 있지 않고 하늘을 우러러보아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보아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고, 부유했을 때 오만하지 않고, 가난했을 때 비굴하지 않으며, 이세상 모든 사람에게 덕을 베푸는 겸손함을 갖추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의 위정자, CEO, 리더들이 2500여년 전 한 남자의 말만 귀담아 들었어도 오늘의 현실세태가 이토록 암담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문득 해본다.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2016-01-31 16:19 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브릿지 칼럼] "유류세 너무 비싸다고 전해라"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국제 유가가 20~3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일가스 개발로 촉발된 미국과 OPEC의 힘겨루기와 이란의 석유수출 가세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20달러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하락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잘 모르겠지만 차를 가진 소비자들에게는 ‘굿 뉴스’로 만 들린다. 유가하락 만큼 주유소 판매가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치 때문일 것이다. 2011년 유가가 100달러 선일 때 휘발유가격이 1900~2000원이었던 것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유가가 20 ~ 30달러 선인 요즘 최소 50%는 하락할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세금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다 감안하더라도. 그러나 차를 몰고 찾아간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1300 ~ 1400원대 여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다.이러한 비대칭의 괴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국내 유류세 때문이다. 국내 휘발유에는 6가지의 세금이 붙는다.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교육세는 79.35원(교통세의 15%), 주행세는 137.54원(교통세의 26%) 등 총 746원의 세금이 붙고 여기에 관세(수입액의 3%)와 수입부과금(리터당 16원)이 추가된다.이 기준으로 1월 셋째 주 휘발유 소비자가격 1381원을 분해해 보면, 유류세는 모두 889원으로 기름 값의 65.1%를 차지한다. 현행 유류세는 리터당 일정액을 부과하는 종량세여서 유가가 10달러 선으로 하락하여도 가격은 1,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저유가로 소비는 증가하여 2014년 유류세 19조 3553억 대비 지난해에는 2~3조원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유가로 가장 큰 수혜자를 보는 곳은 정부라는 얘기다. 그래서 유류세 인하요구가 현재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우선, 우리나라 유류세가 적정한가부터 따져봐야 한다. 선진국과 비교하여 소득 대비 유류세비율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OECD 회원국 중 유류세 비중이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영국과 독일 정도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나라 유류세액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중간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다. 객관적이고도 명확한 검증으로 국내 유류세가 소득대비 과다하다면 당연히 세금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두 번째는 국제유가의 급등락에 따른 완충장치 마련이다. 국내 석유가격 결정구조는 국제유가를 여과 없이 반영하는 구조다 보니, 유가 폭·등락 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빗물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가뭄이 들면 바닥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천수답(天水畓)’ 구조다. 이렇다 보니, 고유가 시에는 석유업계 전체가 폭리의 주범으로 매도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2011년 고유가 시대 때 ‘기름 값이 이상하다’는 MB의 한 마디에 그 대책으로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부랴부랴 만든 바 있다. 이렇게 임기응변식으로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일본처럼 탄력세 제도 등을 도입하여 유가 급·등락 시 파급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유류 탄력세를 기름 값에 연동하여 일정 금액을 초과해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잠정세율(탄력세율)로 세금을 조정하여 충격을 완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세 번째로, 정부가 거둔 유류세가 균형 있게 잘 사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점검이다. 현행 유류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통세다. 그런데 이 중 상당액은 전국의 도로건설에 사용되고 있다. 전국을 다녀 봐서 알겠지만 신규도로 건설로 통행 차량이 거의 없는 지방 국도가 산재해 있다. 목적이 달성된 만큼 공익에 부합하는 다른 목적을 찾아내어 국민혈세가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2016-01-28 15:13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명의칼럼] 성격과 요통의 상관관계

동일한 증상의 허리디스크로 50대와 20대 환자가 동시에 내원한다면 둘 중 누가 먼저 치료가 될까? 보통 20대가 빨리 나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대의 경우 치료효과가 좋아 빨리 통증이 사라지지만, 그만큼 다시 무리를 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재발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비슷하게 완치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성격이 급한 사람과 느긋한 사람은 척추질환의 치료와 상관이 있을까? 필자의 경험상 성격이 치료 기간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다만 성격이 급한 사람이 아픈 허리병과 성격이 느긋한 사람이 아픈 허리병이 다르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활달하고 많이 움직이고 넘어지거나 충격을 받는 일이 잦기 때문에 급성 요통이 많다. 반면 성격이 느긋한 사람은 급한 사람만큼 잘 다치지는 않지만 느긋한 성격 탓에 통증을 참고 병을 키우거나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해 퇴행성 질환이 오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성격이 급한 사람은 열이 많아 화병이 나기도 한다. 급한 성격은 심혈관?뇌혈관 질환,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어깨와 목이 쉽게 뭉치고 목 디스크에 걸리기 쉽다. 물론 성격이 급하다고 모두가 목 디스크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뭉친 어깨와 목을 풀어주지 못해 일자목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자신이 일자목이라면 성격이 너무 급한 건 아닌지 쉽게 흥분하지는 않는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자목은 목뼈 사이의 디스크를 빨리 퇴행되게 만들어 목 디스크를 부추기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느긋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잘못된 자세나 약간의 통증을 참다가 퇴행성 디스크로 발전되기 때문이다.일자목을 예방하는 스트레칭으로는 머리 뒤로 젖히기가 효과적이다. 양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목 중앙의 움푹 들어간 곳에 갖다 댄다.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10초간 멈춘 뒤 제자리로 돌아온다. 총 3분간 실시한다. 이와 함께 턱 당기기도 좋다. 척추를 곧게 펴고 시선은 앞을 향한다. 이마와 턱을 동시에 뒤로 뺀 뒤, 10초간 멈췄다가 원위치로 돌아오는 것을 10회 반복한다. 반면 의자에 한 시간 이상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허리가 아프거나 잘 펴지지 않는다면 퇴행성 디스크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30분 이상 걸으면 허리부터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면서 아파 더 이상 걷기 힘들다면 병원에 가보도록 하자. 이 밖에도 새벽 또는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아프고, 일어나서 움직이면 덜 아프거나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와서 허리가 아픈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2016-01-28 07:00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브릿지 칼럼] 파괴적 사랑, 공감적 사랑

한상우 순천향의대 정신과 교수장안의 화제였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공감하는 현상에서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이 생긴다. 드라마 속 장면 중 우리 마음에 감동을 주는 대사를 발견하고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부분이 바로 사랑에 대한 감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12화에서 선우의 어머니가 목욕탕 청소 일을 하는 것을 선우가 알게 된 후 보라에게 자신의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해내는 장면이 있다. 이 때 드라마 작가는 보라의 목소리를 빌려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주고 싶은 넉넉함이 아니라 꼭 줄 수밖에 없는 절실함이야.”엄마가 아들 선우에게 자신을 기꺼이 희생해서 전하고 싶은 절실한 사랑을 선우가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 연민의 감정에 빠져있는 것을 나무라는 보라의 말이다. 이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내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의 마음을 공감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성동일이 차가운 손으로 아들 얼굴을 쓰다듬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며 자신의 차가운 손을 아랫목에 넣고 따뜻하게 데운 후 노을이의 볼을 쓰다듬는 장면에서 보라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단지 그 사람의 체온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체온을 닮아 간다는 거야” 라고 말한다.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실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고 싶은 내 욕망이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하고 파괴적인 사랑이지 공감적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끝없이 괴롭게 만든다 해도 그래서 그 사람을 끝없이 미워하고 싶어져도 결국 그 사람을 절대 미워할 수 없다는 뜻이야.” 자신이 사랑하는 덕선을 동시에 사랑하는 택을 보면서 정환이 가슴 아파하는 장면의 대사다.그러나 우리 마음속에서 사랑이 미움에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항상 시기심, 질투심 그리고 피해불안이 존재하고 있어 사랑이 패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 사랑이 미움에 패배하지 않도록 말이다.여기서 마음 근육은 ‘공감능력’이다. 그러나 타인을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을 공감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잘 공감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 자신의 마음을 공감하는 방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남을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내 마음을 공감해 주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 없다.내 마음을 공감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있다. 책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안아주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그래 그럴 수 있어’ 하며 다독여 주는 것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욕망을 대하는 방식이 판단과 평가, 그리고 비판이 아니라 어떤 것도 수용하는 모성으로 자신을 안아주는 것이다. 올 겨울 ‘응답하라 1988’을 본 우리 모두가 자신의 마음을 안아주는 기회를 가져보길 기대해 본다.한상우 순천향의대 정신과 교수

2016-01-27 17:15 한상우 순천향의대 정신과 교수

[브릿지 칼럼] 경제민주화가 가야 할 길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새해 설날이 온다.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서울시립대 강철규 명예교수의 노작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이었다. 강 교수는 대학동기로 청운의 꿈을 함께 논했고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함께하며 반세기 이상을 벗해 온 오랜 친구다. 반가워서 책을 읽었다.‘인류와 한 나라의 발전이란 무엇인가’가 그의 탐색이었다. 자유, 생명, 신뢰, 재산권이란 기본적 가치의 실현이 발전이라는 것이다. 기본적 가치가 보장·확대돼야 능력대로 신분상승과 소득상승이 이뤄지는 역동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아테네와 로마는 시민권 제도 도입에서 흥망이 갈렸다.아테네는 “부모 모두 아테네 시민인 가정에서 태어난 자식만이 아테네 시민이다”를 주장했다. 로마는 이와 달리 노예도 능력과 업적이 인정되면 로마시민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아테네는 망했고 로마는 흥했다.이 시대 대한민국의 화두인 경제민주화는 어떤가?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는 좌클릭 소리를 들어가며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외쳤다.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인 경세가 김종인 박사(전 경제수석)는 박근혜 후보의 경제 교사였고 최근 “아직도 경제민주화는 초보단계도 안된다”고 단언했다. 당황한 청와대는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했다”며 반박했다.전문가들은 냉소하고 있다. △경제적 약자 보호 △공정거래 환경 △기업지배구조개선 △금산분리 강화 중 어느 것 하나 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보호도 그렇다. 2013년 6월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해서 약속은 현실이 됐다. 하지만 민간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에 맡겨 강제할 권한이 없다. 시늉만 해도 별다른 규제를 할 수가 없다. 그래도 그나마 법을 만들어 약속을 지켰다면 할 말이 없다.그렇다면 일반 국민들의 판단은 어떤가 살펴보자. 경제개혁연구소와 리서치앤리서치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진행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의 진전정도’를 물었다. 10명 중 8명 꼴인 78.4%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고 68.3%가 답했다. 10명에 7명인 셈이다.“박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20회의 해외순방을 하고 7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남북관계, 한·일 관계는 여전히 막혀있다.” 이는 국내 3대 일간지 중 한 신문의 국제문제 대기자가 쓴 박근혜 정부 3년을 평가한 칼럼의 결론부다. 그 외에도 허상이 된 공약(公約)도 여럿이다.첫째, 65세 이상 연령층 모두에게 생활보조금을 지급한다던 공약도 변질됐다. 소득 하위 70%의 노인들에게 최고 20만원, 최저 7만~8만원의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둘째, 아마도 다수의 워킹맘들은 3~5세 어린이의 무료 보육누리과정을 보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보육예산 떠넘기기 싸움이 벌어져 어린이집 예산은 바닥났다. 셋째,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9%다. 박대통령은 청년 일자리창출을 강조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돌아간다. 이래도 되나?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2016-01-25 15:42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브릿지 칼럼] 능력중심사회, 선택 아닌 '필수'

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학장우리나라 국가 인재양성의 틀이 학력위주에서 능력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학문과 진리탐구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현장수요와 다소 거리있는 교육을 시켜오던 대학들은 현장맞춤형 실무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론중심의 교육에 메스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일을 하면서 학습도 병행하는 일·학습병행제가 확산되는 등 능력중심사회로의 이동이 빠르게 실현되는 모습이다.NCS(국가직무능력표준)제도와 일·학습병행제도는 우리사회를 능력중심사회로 이끄는 두 개의 큰 축이다. 이들 제도는 학교교육과 산업수요간의 괴리를 좁히면서 망국병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학벌만능주의를 타파할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맞춤형 일자리가 늘면서 청년층 실업자의 구직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을 하면서도 학습을 병행할수 있어 대학진학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다. 명분과 이론, 겉치레보다는 능력있는 인재양성을 최대의 가치로 삼게 만드는 이들 정책은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자’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민교육헌장의 실사구시적 정신과 부합하면서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직업훈련과 자격제도를 현장중심으로 개편해 대학을 안 나와도 현장에서 일을 잘하거나 직업훈련기관 교육을 충실히 받을 경우 기업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이렇게 되면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학벌에 따른 차별이 줄어들고 공정한 처우를 받는 게 가능해 진다.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호주를 비롯 영국 핀란드 등 많은 선진국들이 이와 비슷한 제도를 적용해 산업계가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길러 내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일·학습병행제는 글로벌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교육을 기초로 하여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발전시킨 정책이다.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한 근로자를 채용해 일을 시키면서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제공하는 직업교육훈련이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도제교육을 통해 젊은학생들을 능력있는 기술인재로 키우는 제도로 기업 입장에선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좋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능력있는 인적자원을 많이 보유하게 돼 국가경쟁력강화에도 도움이 된다.우리나라에서도 학교교육과 산업수요간의 미스매치를 해소시켜 줄 현장맞춤형 직업교육 정책들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현장수요에 맞는 인재양성은 국가경제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현재 한국폴리텍대학의 34개캠퍼스와 일부 대학,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서 일·학습병행제와 NCS의 정착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며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들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덜 성숙돼 있는게 사실이다.우리 사회가 스펙을 중시하며 학벌주의로 흐른 것은 명분과 체면을 먼저 내세우는 사농공상의 봉건질서 사고가 아직도 사회전체에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와야 결혼을 하고 임금도 많이 받으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대접을 받아온 게 우리사회의 보편적 관행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력 학벌 스펙보다 능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능력중심사회로의 이동이 가능해 질 것이다.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학장

2016-01-24 15:03 윤기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학장

[브릿지 칼럼] ‘콜라보레이션’ 시대가 왔다

정보철 이니야 대표지난해 11월, 서울 명동이 갑자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명동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노숙을 하는 아찔한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그것도 하루가 아닌 일주일째 멀쩡한 사람들이 노숙을 한 것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옷을 사기 위해서였다.노숙인들은 명품 브랜드 발망이 디자인하고 글로벌 스파 브랜드 HM이 만든 자켓을 비롯한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사들였다. 이날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전세계 61개국, 약 250개 매장에서 동시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는 명동 눈스퀘어점을 포함한 4개 지점에서 판매가 예정 되어있었다.개장 직전까지 명동과 압구정지점에는 약 400명, 부산 센텀시티점에는 100명 이상이 줄을 서 있었다. 덕분에 해당 컬렉션은 출시 3시간 만에 완판됐다. 디자인의 발망과 제조의 HM이 각각 강점을 발휘한 이 날의 이벤트는 패션시장에서 콜라보레이션의 장래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콜라보레이션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를 가질 수 있는 가격으로 셋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그 동안 없었던, 또는 앞으로도 없을지 모르는 상품을 얻을 수 있다. 시장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은 ‘1+1=2’의 공식을 뛰어넘는다.이종기업간의 협업으로 정의되는 ‘콜라보레이션’이 패션업계에 던지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서로 다른 인물이, 서로 다른 브랜드가 협업하며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이 행태는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안성맞춤이다.콜라보레이션의 장점은 패션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소비자 니즈를 민첩하게 파악해야 하는 창업 시장에서도 콜라보레이션의 물결이 번지고 있다. 혁신이 필요하다고 느낀 브랜드는 새로운 아이템을 수혈하기 시작했다.와바의 경우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와바는 이태원과 홍대의 소규모 펍에서만 알음알음 판매하던 수제 맥주 ‘크래프트 비어’를 전격 수용해 관련 브랜드 맥주와 접촉을 시도했다. 새롭게 리브랜딩 작업을 마친 ‘와바 탭하우스’는 1년여 간 성공적으로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세계맥주 프랜차이즈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보다 발전, 계승시키기 위해 변화를 꾀한 것이다.콜라보레이션을 컨셉으로 한 외식 브랜드도 흥행 중이다. 대형 실내포차 브랜드 ‘코다차야’는 먹자골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과 같은 분위기를 강조한다. 한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전문 메뉴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패션시장에서나 외식창업시장에서 콜라보레이션이 부각되는 것은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동시에 여러 가지를 얻으려 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무엇보다 ‘자신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려는 유연한 자세가 절실하다. 콜라보레이션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정보철 이니야 대표

2016-01-21 17:09 정보철 이니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