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칼럼] 소비재로 수출을 견인하자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입력일 2016-02-21 11:30 수정일 2016-02-21 11:32 발행일 2016-02-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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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1980년대에는 운동화나 가발이 한국 수출을 견인했다. 2000년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철강, 조선 등의 중공업 제품 이었다. 2020년대 대한민국의 먹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걱정 속에서 희망을 찾아본다.

최근 수출 침체 현상이 지속되고,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고 있다. 수출 증감률은 지난 2014년 3분기 3.6%에서 △2015년 1분기 -3.0% △2분기 -7.3% △3분기 -9.5% △4분기 -11.9% 등 순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13대 주력 수출품목들은 대부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선박,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은 2015년 한 해 동안 수출이 크게 줄었는데, 올 들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중간재는 신흥국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공급물량이 감소하며, 원자재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수출도 낙관적으로 보여 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소비재 수출 감소폭이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자본재와 원자재 수출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재 수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성질별 수출액 추계가 시작된 1988년 한국의 총 수출액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4.5%였으나, 이후 급속하게 축소되고 2015년 현재 15.6%에 불과하다. 중국 29.8%, 프랑스 29.8%, 독일 26.0% 등 주요국과 비교해 봐도 한국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소비재로 수출을 견인할 수 있다. 수출이 침체되고 있는 시점에도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소비재 품목들이 있다.

2011~2015년 과자류와 음료수는 각각 연 평균 13.6%, 1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내 식품 제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해 나가면서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목욕용제품, 두발용제품, 비누류 등 수출의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목욕용제품 수출규모는 연평균 38.6% 증가하였고, 두발용제품도 29.4%, 비누류도 27.1% 등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수출대상국을 확대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때 목표지점을 정확히 선정할 필요가 있다. 각 품목별로 주요 수출대상국을 확인하고, 수출 규모가 급증하는 시장을 선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과자류는 UAE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고, 음료수는 아프가니스탄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해당 품목별 수입이 급증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해당 국가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채널과 마케팅 수단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수출에 영향을 받는 대외 변수들을 파악하고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유가 하락, 원자재 가격 하락, 환율변동,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각국의 소비활성화 정책 등 세계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혹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 소비재 제조사들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시장 모니터링 기능 및 수출 가이드라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내수시장에 머무는 유망 소비재 제조사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