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시대불문 통하는 포트폴리오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방학 동안에도 학생들은 동분서주다. 여행도 가야하고 용돈 벌이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취업에 가점이 되는 포트폴리오 관리 때문이다. 사실 이건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의 장에 내몰린 직장인들도 그렇다. 언제 승진 누락의 오명이 자신의 이력에 얼룩이 되어 등이 떠밀리는 신세가 될지 모른다. 이들에게 대비책을 전한다.먼저 학생들의 준비물이다. 준수한 학점에 언어 실력이 있고 몇 개의 공모전에 입상했다는 이력은 취업의 보증 수표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쟁자들도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요지는 그게 아니다. 기업이 새내기에게 바라는 것은 당장 그들의 지갑에 꽃히는 현찰같은 것이 아니다. 일을 주면 뭔가만들어 내리라는 확신이다. 그러니 자잘한 성공의 흔적이 아니라 당신의 미래가치, 잠재력을 드러내야 한다. 전투력과 맷집이 묻어나는 족적이 필요하다. 몇번의 실패에도 낙담않고 줄기차게 도전한 경력이 그런 데이터다.다니엘 세데키(Daniel Seddiqui)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경제학과 졸업 후 취업을 위해 3년간 2000통의 이력서를 쓰고 40번의 면접을 봤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만의 길을 발견했다. 미국 전역을 다니며 그 지역의 대표 직업들을 체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구호센터 자원봉사자와 옥수수 농사꾼, 보일러 제조자와 영양사, 정원사와 보험 중개인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전 세계의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의 도전과 행적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50개의 일자리에 도전하며 쌓은 세상 경험이 그의 이력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게 또 다른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대학과 각종 콘퍼런스에서 ‘역경을 이겨 내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주제로 강연 활동을 이어갔다. 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계절 학기에 실시하는 학생 취업 과정에 포함되었다. 당신도 당신의 잠재력을 알려 줄 자신만의 스토리(Selfstory)를 준비해라. 여기엔 적극성과 유연함과 개방성이 가미되야 한다.두번째는 직장인의 대비책이다. 조직의 한 구성원이 리더의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력이 있다. 양보와 희생의 자세다. 공자님 말씀이 아니다. 차분히 따져보자. 당신을 지켜보는 리더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생각한다. 모두의 성과가 자신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의 성과에 반하는 개인의 성과는 의미가 없다. 리더는 전체의 성과에 기여하는 개인을 아낀다. 조직이 당신의 로열티를 따지는 것도, 똑똑한데 이기적인 조직원을 끊어내는 것도 그런 이유다.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밑밥으로 교육과 승진과 연봉을 따지며 까탈부리다 결정적인 순간에 된서리를 맞아 이직을 전전하는 인생을 많이 보았다. 리더의 자격은 헌신을 통해 전체를 한방향으로 몰아가는 마중물같은 것이다. 이쯤하면 요즘 세상에 도전과 헌신의 이력이라니 고리타분하다는 분도 계시겠다. 세상이 변해도 시대불문의 가치도 있다. 미심쩍으면 십수년전 유럽 무대로 건너가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이제 골이면 골, 매너면 매너로 응답하는 손홍민의 성장기를 뒤져보라.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24-02-28 14:03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명의칼럼] 달리기 방해하는 정강이 통증, 신스프린트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달리기의 장점은 장비나 장소의 제약없이 혼자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달리기는 페이스조절이 안되거나 자세 파악이 어려워 부상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는 러닝 크루에 가입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달리기’라는 같은 목적을 갖고 모인 러닝 크루에서는 페이스 조절, 부상 방지, 실력향상, 함께 달리는 재미 등을 느낄 수 있다. 러닝에 재미를 느끼는 초보 러너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몇가지 질환이 있다. 대표적으로 신스프린트가 그것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이 질환은 발목과 무릎 사이의 뼈인 경골(정강이뼈) 안쪽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른 말로는 ‘내측 경골 피로 증후군(Medial tibial stress syndrome)’ 이라 한다.보통은 경골의 원위 1/3 지점에 통증이 잘 발생하는데 통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반복적인 자극으로 인한 미세 손상이 체내의 자체 재생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지속되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달리기 같은 운동으로 경골 후방에 있는 장단지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면서 뼈를 감사는 골막을 당기는 외력이 반복되며 골막염이 발생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결국 과도하게 운동량(training volume)을 급격히 늘리거나, 운동에 적절하지 않는 신발 착용, 울퉁불퉁한 지면에서 뛰는 것, 준비운동의 부족 등이 이런 통증을 야기한다. 하지 길이 차이나 발바닥의 아치 감소, 발의 과도한 회내 등도 신스프린트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통증은 보통 운동을 시작하며 생기고 다음날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는 쉴 때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약하지만 반복된 자극이 뼈에도 영향을 주어 뼈에도 미세하게 골절이 생기게 되면 피로 골절이 되기도 한다.정강이에 통증이 발생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테이핑을 하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이 크다면 병원에 내원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충격파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깔창치료 등이 있다. 진단을 통해 약물치료나 충격파 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을 통해 초기 통증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치료 후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다면 본인의 운동 자세를 점검하고, 딱딱한 지면보다는 충격이 덜한 지면에서 달리는 것이 좋다. 또한 몸에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러닝화를 착용하고, 달리기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되어 있는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2024-02-27 15:18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명의칼럼]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위험… 익히지 않은 굴 섭취 주의

장환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식중독은 음식이 쉽게 상하는 한여름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겨울에도 안심할 수 없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도 식중독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에 유의해야 한다. 2022년 12~2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려 병원을 찾은 환자는 7343명으로 여름철인 6~8월 환자보다 1000명 이상 많았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활동하고 겨울철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길어진다. 단 10개 정도의 입자만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도 강하다.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작은 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감염되거나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감염되면 평균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 설사, 복통, 복부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발열, 두통, 근육통도 생길 수 있다. 성인은 설사가 지속되고 소아의 경우 구토를 자주 하는 것이 특징인데 보통 2~3일이 지나면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다만 구토나 설사 등으로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물이나 이온 음료를 충분히 마셔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적은 수로도 강한 감염력을 발휘하는 노로바이러스는 항체 유지 기간이 짧다. 바이러스의 침투를 경험한 인체는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만들어낸다. 다만 항체 유지 기간이 몇 개월로 짧아 한 번 식중독을 앓았더라도 다시 노출되면 재 감염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은 조개와 굴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로타바이러스도 경계해야 한다. 로타바이러스 역시 추위에 강하고 전염성이 높다. 주로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생존력이 매우 강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로도 전염될 수 있다.주로 영유아나 아동에서 많이 발생하며 음식 섭취 후 발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로타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은 보통 4~6일간 지속되는데,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충분한 양의 수액을 보충해 탈수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겨울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음식물 조리·관리 등에 유의해야 한다. 어패류와 육류, 냉동식품은 충분히 익혀서 먹고 조리한 음식은 바로 먹고 남은 음식을 실온에 두지 말고 반드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음식이라도 너무 오래됐으면 아까워 말고 과감히 버리자. 또 철저한 손 씻기가 기본이다. 음식물을 만들고 먹기 전, 화장실 이용 후에는 비누나 세정제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는 것이 좋다.장환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2024-02-27 07:00 장환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브릿지 칼럼] 세계 전기차 시장 장악한 중국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이제 내연 자동차는 사라지고 전기차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구의 기후환경을 성숙시키기 위한 인류의 피나는 노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테슬라를 누르고 전세계 전기차 판매1위를 점했다. 이젠 가격 뿐 만이 아니라 품질도 잡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지난달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생산판매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48만4507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BYD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52만5409대)보다 약 4만대 적은 수치다.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441만2000대, 전통적으로 차수출강국인 일본의 지난해 판매량(430만대)을 이미 11월에 추월했다. 게다가 독일 폭스바겐도 이젠 유럽에서 판매할 전기차를 중국내 공장에서 만든다.다만,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27.5%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은 더군다나 대선을 앞두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가성비 좋은 값싼 상품을 바라는 게 당연하다. 얼마전 100세로 세상을 떠난 외교의 석학 헨리 키신저 박사의 지적이기도 하다.최근 2월초 SNE리서치의 2023년 1~12월 한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BEV+PHEV, 상용차 포함)발표에 의하면 BYD는 288만3000대로 점유율 1위, 20.5%, 테슬라는 180만9000대로 2위, 12.9%, 폭스바겐은 99만3000대로 3위, 7.1%, 또 다른 중국업체들 SAIC, Geely, GAC, Changan등 10위권내 BYD포함 5개업체가 총 40.4%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최근 2023년 1~9월까지 연간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10대 브랜드 사용량의 SNE리서치 발표에 의하면 중국이 좌우하고 있다. 1위는 중국 CATL로 세계점유율 36.8%, 2위는 BYD로 15.8%다. 그 외에 중국업체는 6위 CALB, 8위 Guoxuan, 9위 EVE, 10위 Sunwoda 등 중국 6개 업체가 총 62.9%를 차지하고 있다.K배터리는 총 23.9%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에 편중하면서 중국을 외면해선 안된다. 한국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수입시장도 지난해 6월부터 이미 중국산이 독일, 미국을 제치고 있다. ‘중국산 테슬라’가 주인공이다. 전기차에서 비싼 NCM(니켈 코발트 망간)배터리에서 중국에서는 자원도 풍부하고 값싼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집중연구해서 품질도 향상시켜 ‘가성비’좋은 전기차를 생산·수출하고 있다. 세계1위 배터리기업 중국의 CATL은 이미 지난해 8월 전기차용 리튬인산철배터리를 10분 충전해 400Km를 갈 수 있다고 공표했다. LFP가 NCM보다 안전성도 높고 수명도 길고 가격도 30~40% 싼 장점이 있었다. K배터리 3개 기업이 미국에 모두 NCM공장을 크게 투자한 것도 문제다. 그 중 하나는 LFP를 집중했어야 했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4-02-26 14:25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이민대국 향하는 日, 머뭇대는 韓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최근 일본을 다녀왔다. 총평하면 새로운 시대변화가 녹아든 낯설고 달라진 거리풍경으로 정리된다. 잘 안다 여겼는데 이질적인 위화감에 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흐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설마하는 특수샘플로 봤건만, 대다수의 일반사례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얘기인즉슨 ‘이민이슈’다. 농산어촌의 뿌리산업 및 3D업종의 노동수입은 일찌감치 확인됐다. 한일 모두 외국인노동자 없는 로컬산업은 유지불능인 까닭이다. 단 사람이 몰리는 대도시는 예외공간으로 봤다. 자원집중의 승자인 공간답게 구직자·일자리의 역내공급·자체매칭이 기대된 결과다. 결과는 사뭇 달랐다. 오해·착각이 불러온 오판이었다. 도쿄는 변했다. 역외수입의 외인노동 없이 생산현장의 정상가동이 힘든 눈치다. 편의점은 판매직 대다수가 외국인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번화가는 사고파는 이 모두가 외국인이다. 호텔로비의 스태프도 일본인을 보려면 불러야 할 정도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짧은 일본어로 소통하는 외국인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로컬을 넘어 도쿄까지 현대판 개국정책의 결과다.일본은 왜 이민사회로 성큼 발을 내딛었을까? 이유는 많지만, 원인은 얼추 하나의 설명으로 요약된다. 인구변화다. ‘인구변화→이민확대’의 논리전개다. 이민확대는 인구변화의 대응결과란 의미다. 저출생·고령화의 본격화된 인구감소가 노동의 양적부족과 이민공급을 초래해서다. 실제 출산감소로 필요인력의 역내공급이 모자라자 벌충카드로 해외수입을 선택·확대했다. 1997년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이후 약 1세대(±30년)가 지나며 전방위적인 인력부족이 확산된 것이다. 간만의 경기회복에 탄탄한 내수비중(GDP의 85%)과 고용유발성이 큰 서비스업이 커지며 일자리가 유지·증가한 게 주효했다. 1배를 웃도는 ‘유효구인배율(일자리/구직자)’이 유력증거다.이민확대는 노동공급의 역내부족을 완화할 매칭카드다. 출산감소로 역외수입 없이는 수급균형을 못 맞춰서다. 이민대국을 향하는 일본사회의 풍경변화도 실은 낯설지 않다. 유럽·미국의 이민공화국화는 이미 완성됐다. 문제는 한국이다. 이민화두가 아직은 일부영역의 한정이슈지만, 일본경로를 보건대 기록갱신은 따논 당상이다. 일본(2022년 1.27명)보다 낮은 0.7명(2023년 2~3분기)의 출산율은 일손부족의 후폭풍이 훨씬 격화될 걸 예고한다. 농산어촌을 넘어 대도시권까지 이민노동이 떠받친 생산·유통순환이 확대될 전망이다. 물론 초저출생만큼 일자리가 줄면 무의미하다. 축소경제의 수축사회일 따름이다. 다만 내수·서비스·강소기업의 보완·대체모델이 강조되면 일자리는 늘어난다.그럼에도 한국사회의 이민이슈는 갈등재료에 가깝다. 단일민족의 주술처럼 사회문제부터 떠올리는 선입견이 상당하다. 우월적 민족주의도 작동한다. 틀렸고 잘못됐다. 이민카드는 거부·회피불능에 가깝다. 19세기 ‘일본개국 vs 한국쇄국’이 국세명운을 갈랐듯 시대를 읽고 묘책을 찾는 선구안이 절실하다. 어쩌면 도쿄까지 안착한 외국인과의 동거실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지도 모른다. 단언컨대 한국앞날이 일본현재보다 더 불안하고 걱정된다. 단일민족의 철지난 프레임이 이민사회의 당연한 연착륙을 거부·방해해선 곤란하다. 면밀한 일본분해로 이민경제학의 가성비를 높이는 게 좋다. 아직 시간은 있다. 먼저 걸어간 도쿄에서 후발자의 추격이익을 확보할 때다.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2024-02-25 14:05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기업의 배리어 프리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배리어 프리(Barrier Free)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들의 편리를 위해 환경적·심리적 벽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그리고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이 운동은 공공시설, 건축물 등에서 시작해 실행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유럽은 이미 교통, 공공서비스, 교육, 제품, 정보, 고용 등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행동방침’을 제정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런 관점에서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배리어프리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특히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은 특수 마우스, 키보드, 스위치, 음성 인식, 눈동자 인식 등 장치와 기술을 장애인들에 제공해 그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거나 게임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시각, 청각, 지적 등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장애인들에게 인터넷은 세상과의 소통과 정보교류를 위한 중요한 서비스 수단이다.게임회사 넷마블은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권익보호를 위해 2019년 업계 최초로 장애인 운동 선수단을 창단했다. 기업 입장에선 사회적 문제로 손꼽히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응하긴 위한 활동이라고 하나 조정 종목 등의 선수들은 기업의 후한 지원을 받으며 운동 단체활동으로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밖에 넷마블은 ‘게임콘서트’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게임소통학교’ 등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활발한 문화공헌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LG전자는 경남 창원시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예술단체 ‘희망이룸’과 후원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장애인 문화예술 증진을 위한 봉사·나눔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발달장애인 40여 명으로 구성된 희망이룸 오케스트라는 2012년 창단해 매년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창단 후 지금까지 누적 관중 수는 20만명을 넘었다고.콜센터 아웃소싱 운영사인 신한서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작가 교류전을 후원했다. 이뿐 아니라 신한서브는 2019년부터 회사 내에 작가 직무를 신설해 장애 예술인들을 직접 고용해 안정적인 자립환경을 구축했다. 고용된 예술인들은 급여를 받고 매일 창작 작업을 진행한다.요즘은 연극이나 음악 공연에서 청각 장애인 관객을 위해 해설사가 등장해 대본 지문을 읽어주기도 하고 무대 위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진동 팔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해설뿐 아니라 자막, 수어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예술로의 접근성은 장애를 가진 관객뿐 아니라 장애인 예술가에도 절실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그들이 가진 예술성의 가치가 다르다 할 수 없다. 대통령 영부인이 장애인 예술에 관심이 많다는 등 단편적·정치적인 이슈와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4-02-22 15:15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브릿지 칼럼] 입양가정에 대한 불편한 시선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배우 안젤리나 졸리,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잘 알려진 배우이기도 하지만 입양 부모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끔 이들의 얘기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입양에 대해 떠오르기도 하는데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참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과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그런 마음을 드러내며 ‘좋은 일 하셨다’는 식의 인사를 건네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입양인들이 가장 듣기 불편해하는 말이다. 입양에 대해 잘 모르고 건네는 말이기 때문이다.입양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는 일이다. 새 가족이 생기는 것이기에 임신이나 출산 소식과 마찬가지로 ‘축하한다’는 인사가 적절하다. 하지만 생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통해 가족이 생기는 것을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다면 입양이 좋은 일을 한 것이지 축하할 일은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 이는 우리 내면에 ‘정상가족’ 신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정상가족 신화는 결혼이라는 사회제도에 따라 이성 부부와 그들이 낳은 자녀로 구성된 혈연 가정이 완전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반면 이와 다른 가족형태는 불완전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딩크, 동성, 입양, 동거, 한부모, 조손, 이혼, 재혼, 다문화 가족 등이다. 몇 년 전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 출산이 정상 가족 범주에서 벗어난다며 이슈화됐던 것도 특정 가족형태를 비정상으로 보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어서다.물론 거주지를 옮겨 새로운 부모를 만나고 정착하는 일이 입양아동이나 입양부모 모두에게 간단치는 않다. 적응기도 필요하고 한동안 더 세심한 보살핌이나 배려가 요구될 수도 있다. 어떤 입양부모는 성장이 빠른 아동기에 한동안 옷을 얻어 입히자 ‘애 옷 좀 사주라’는 말과 함께 입양아라서 저런다는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또 다른 입양부모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다가 ‘부모도 없는 게’라는 말을 듣고 속상해하며 온 아이를 보기도 하고 부모와 다른 혈액형을 학교에서 숨기며 혼자 속앓이를 했었다고 울컥하는 아이의 얘기를 듣기도 한다.이런 어려움은 입양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일상이다. 한부모가족이든, 조손이나 다문화 가족이든, 또 부모의 직업이나 경제력, 자녀의 외모나 성적처럼 저마다가 처한 여러 환경과 조건들이다. 그것들이 마주하며 부딪히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떤 현상이든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양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이라고 학대나 폭력이 없지 않고 한부모 가정이라 해서 불행하지 않은 이유다.입양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를 닮지 않은 것이 정상이다. 가족을 만드는 방법이 일반적인 문화와 다른 이유로 사람들이 유심히 쳐다봄을 경험하게 되는 것도 정상이다. 입양된 아이들이 마음이 어지럽고 불안하며 때로 분노를 보이는 것 역시 정상이다. 입양부모가 때로 입양을 괜히 했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정상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친자녀 가정과 다를 게 없다.정상가족이라는 기준만 고집할 게 아니라 가족형태에 대한 확장과 수용을 조금 더 진지하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봐야 할 때다. 세상은 이미 다원화되고 있고 가족이 되는 방법도 다양하다. 최근 가장 핫한 가족의 형태는 1인 가구다. 정상가족에 대한 관습만 고수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함께 살아가려면 변화를 읽고 배워야 한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4-02-21 14:36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명의칼럼]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는 임기응변…장기사용하면 문제

연세에스의원 원장염증(炎症)은 마냥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만 인식하기 쉽지만, 신체가 특정 질병과 맞서 싸울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히스타민과 같은 염증물질의 분비를 자극해 감염 치유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염증은 몸에 과로, 고장이 쌓이기 시작한다는 신호이므로 이를 건강관리의 지표로 선용해야 한다.급성염증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며칠 간 지속되며 사라진다. 체액과 혈장단백질이 혈관이나 림프관 등의 외부로 스며나와(삼출돼) 부종을 일으키며, 백혈구의 과립구 중 가장 대표적인 호중구가 동원돼 이물질 또는 병원체를 공격하려 애쓰다가 염증을 만들어낸다. 반면 만성염증은 이보다 긴 기간에 걸쳐서 일어나며 비과립구인 림프구(T세포와 B세포)와 대식세포(단구)가 관여해 혈관 증식, 조직의 괴사, 섬유화 등을 장기적으로 나타낸다.흔히 의학적으로 3주 이내에 사라지는 통증을 급성통증, 3주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만성통증으로 구분한다.염증은 혈관을 타고 흘러 호르몬 균형, 신경계, 대사계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통증은 물론 대사질환, 나아가 암까지 유발하는 단초가 된다.현대의학은 급성염증에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 등을 써서 급하게 염증의 불을 끔으로써 속전속결로 해결해왔다. 이는 초기 급성 단계에서 유용하다. 다만 전반적인 면역상태가 정상적일 때만 바람직하다는 전제가 달려 있다.반면 만성염증은 급성으로 나타난 반응이 중단되지 않고 서서히 진행하거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삶을 보내다가 무증상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감지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만성염증은 급성염증보다 치유하기 훨씬 어렵다.만성염증에는 항생제나 소염진통제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 증거의 하나로 만성염증 환자는 염증 관련 유전자가 덜 활성화돼 염증이 뒤늦게 발견되고, 만성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더 강하다는 중개의학적 동물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스테로이드는 백혈구가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막아 후속적인 면역반응(정상적이지만 염증 수반)의 진행을 억제한다. 또 인터루킨-2(IL-2)의 억제를 통해 T세포의 증식을 감소시키고, 세포자멸을 유도한다. 나아가 DNA 합성과 유사분열을 억제한다. 스테로이드는 드라마틱하게 급성염증을 막지만 그 후폭풍으로 면역력저하와 내분비계이상(비만, 고혈당, 연골손상, 무혈성괴사 등)을 초래한다. 무엇보다도 스테로이드는 단기간에 통증을 조절해주는 역할만 할뿐 만성통증 및 염증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NSAIDs는 COX 효소를 억제해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방해함으로써 항염, 해열 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COX-1 효소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혈액응고가 방해를 받아 위장관출혈 및 내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약물의 대사과정에서 간의 대사효소를 대량 소모하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요즘 과거에는 같은 NSAIDs로 분류하던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대표적)을 따로 분류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에 중요한 중추 COX를 억제하는 기능이 강력한 대신 항염증 역할에 중요한 말초 COX를 억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염 효과가 사실상 없고 대신 해열 효과가 탁월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을 해열진통제, 그밖의 NSAIDs를 소염진통제로 구분하기도 한다.최근 심한 급성 염증이나 통증에는 소염진통제(대다수 NSAIDs) 대신 오히려 해열진통제(아세트아미노펜)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론이 나왔다.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경우에 만성염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훨씬 적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는 운동 후 통증이나 급작스런 염증은 섣불리 소염진통제로 대응하지 말고 해열진통제를 쓰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을 시사한다.필자는 수년 전부터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에 조절하는 약물이 아니라면 약을 끓자는 ‘No SAD’ 요법을 주창해왔다. 스테로이드(Steroid), 진통제(Analgesic), 불요불급한 약물(Drug)을 처방하지 않고 인체의 자생력을 이용해 불편한 증상과 질환들을 다스려보자는 취지다.그 대안으로 세포를 전기자극해 활성화시킴으로써 만성염증과 통증을 근본적으로,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엘큐어리젠요법’을 제시하고 있다.세포가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게 되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가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APT 생산량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세포의 에너지가 떨어지고 미세 순환이 감소한다. 아울러 세포 주위에 지저분한 림프슬러지가 쌓이게 되고, 슬러지가 일종의 절연체로 작용해 세포의 전기에너지 소통(충전)이 점차 감소하면서 염증반응이 나타난다.따라서 엘큐어리젠이라는 특별한 전기자극 방식을 통해 전반적으로 떨어진 세포의 전기에너지를 끌어 올려 통증 및 염증을 비롯한 전신 건강의 호전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엘큐어리젠은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3000V의 고전압으로 병든 부위에 흘려보내면 전기에너지가 고갈된 세포에 음전하가 충전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병든 세포가 점차 기력을 회복해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한다.엘큐어리젠(상품명 ‘엘큐어1000’ 전위발생기)은 지난 1월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2급(Class 2) 의료기기로 정식 등록됐다. 1995년부터 하지정맥류와 림프부종을 특화시켜 진료하면서 혈액 및 림프 순환장애를 개선할 방법을 찾다가 전기자극이 가장 유효적절할 것으로 판단해 2015년부터 개발에 매달린 끝에 거의 10년 만에 얻은 성과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유효성을 인정받았으니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요컨대 엘큐어리젠요법은 항생제나 소염제에 의존한 나머지 자칫 만성화될 수 있는 염증과 통증을 비켜가면서, 병든 세포의 기능 부활과 재생을 도모해 파생 질환의 발생 또는 재발을 억제하는 근본적인 치료다.현재 엘큐어리젠은 의료현장에서 좌골신경통, 관절염, 족저근막염, 대상포진 후유증, 골프엘보 및 테니스엘보, 항문거근증후군, 말초신경병증,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당뇨발, 두통, 오십견, 메니에르병(이명), 삼차신경통, 턱관절장애, 요통, 어깨통증, 척추관협착증, 뇌졸중 후유증, 길랭바레증후군. 섬유근육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거의 모든 통증의 개선에 적용되고 있다. 작용 메카니즘이 명료하고, 임상효과가 가시적이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2-21 13:14 오수정 기자

[명의칼럼] 새 학기 증가하는 틱 장애, 예방·증상 따른 치료 필요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3월은 틱 장애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학기를 맞거나 새 학교에 입학하는 시기를 맞아 틱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빠르면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증상이 악화되기가 쉽다. 특히 겁이 많거나 수줍음이 많은 아이, 예민한 아이들은 새 선생님과 친구들과 어울리고 바뀐 스케줄에 적응하는데 많은 감정적·육체적 소모가 발생한다. 빨리 피로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해져 쉽게 긴장하게 되고 짜증이나 화도 늘어날 수 있다.눈 깜박임, 눈 찡긋 등의 가벼운 틱 증상은 새 학기 적응기간인 1개월 정도는 특별한 처방 없이 생활 관리만 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틱 장애 환아들은 본인의 틱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를 포함한 지인들이 지적을 하거나 관심을 주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일반적으로 틱 증상은 피로감이 누적되는 오후나 자기 전에 심해지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눈치 채지 못하고 집에서 심해지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평소보다 잠을 일찍 재우고 새학기부터 공부를 너무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방과 후 1시간 이상 충분히 뛰어 놀게 하고 푹 재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극적인 생활관리법으로 틱 증상을 강화시킬 수 있는 트리거들을 찾아내 자극을 줄이거나 없애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줄 필요도 있다.특히 컴퓨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아이들을 흥분시켜 틱 증상을 심화시키기 쉬우므로 사용 시간을 줄이고 다른 운동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간혹 책을 읽으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 때는 너무 재밌어서 나타나는지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아 나타나는지를 파악하여 책의 종류를 바꾸거나 학습량과 난이도를 아이에 맞게 조정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이런 생활관리에도 불구하고 틱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그 이전이라도 학교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라면 빠른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약 치료는 기본적으로 체력을 보강하는 체질별 맞춤 처방을 토대로 아이에게 작용하는 스트레스 요인, 감정을 완화할 수 있는 특효 약재를 추가하여 치료한다. 평소 신경이 쉽게 과민해지고 가만히 책상에 앉아 있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 피로하면 짜증이 늘어나는 아이들은 심장과 간의 속열을 진정시키는 처방을 쓴다.소화기가 약하고 허약해 오랜 시간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아이들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여 체력을 키워주는 것도 방법이다. 잘 놀라고 겁이 많아 새로운 환경에 트라우마틱한 반응을 하며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는 아이들은 간담을 보강하여 자극에 대응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2024-02-20 07:15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브릿지 칼럼] 미분양 해소를 위한 3대 선결요건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부동산 시장침체와 미분양 증가에 따른 부동산 PF 부실이 한국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등장하고 있다. 2020년 말 92조원이었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2023년 9월 기준으로 134조원까지 급속히 증가하였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여기서 부실 부동산 PF 대출로 추산한 71조원은 분양대금이나 토지공매 등을 통한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미분양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 밖으로 커지면서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2489가구로 전월 5만 7925가구보다 7.9% 증가한 4564가구였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작년 12월 1만 8576가구로 전년 동월 7518가구와 비교해 44.4% 급증했다.이처럼 미분양이 증가하는 원인은 고금리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분양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는 사업지는 대부분 2~3년 전 부동산 과열기에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을 추진한 곳이다.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고, 금리가 급등하고, 건축비가 상승하는 등 3중고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미분양 시장이 살아나려면 3가지 선결요건이 해소되어야 한다.먼저, 분양가격을 낮추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분양가격은 토지비와 건축비를 중심으로 산정되고 있다. 2~3년 전 부동산 과열기에 사업을 추진한 건설 회사들은 과도하게 오른 토지를 매입하여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곳이 많다. 그 결과 비싼 토지비 부담으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었고, 여기에 더하여 건축비까지 급등해 있는 상황이다. 시멘트, 철근, 모래 등 건축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급등하여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3.3㎡당 1000만원 전후로 추정되고 있는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또한 금리가 인하되어야 한다. 지난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고정금리 3.5%, 시중금리는 7%대를 넘어서고 있다. 고금리는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집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으로 쉽게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시중금리가 4% 이하로 떨어져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다.그리고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앞서 제시한 분양가격이 하락하거나,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경기가 침체되어 있으며 투자수요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미분양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다양한 규제완화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여야는 부동산 규제완화와 지역개발 공약을 내 놓으면서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여야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4-02-19 14:45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가계부채보다 정부부채가 문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민간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늘 요란하다. 담보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로 늘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우려감과 공포 조성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 정말로 우리 사회가 걱정하고 살펴봐야할 것은 정부의 부채이다.가계부채는 정부부채와 달리 자산을 담보로 하거나 개인의 신용을 통해 발생한다. 이는 개인이 스스로의 역량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뜻한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부채 규모도 커지기 마련이다. 사회가 걱정하거나 정부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정부의 잘못된 지원정책이나 규제로 인해 부채가 늘어날 때 발생한다. 의도적으로 붐을 일으키거나 지원 정책을 통해 감당하지 못할 부채를 만들게 되면, 개인들은 부채의 악순환 고리에 빠진다.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을 통제해 자금을 할당하면서 문제가 심각해 진다. 금리의 가격기능이 사라지고 관치금융의 폐해가 발생한다. 정치적이거나 거시적인 목표를 정하고 금융행위를 통제하는 정책들은 대부분 실패한다. 경제는 자발적 거래를 통해 스스로의 질서를 만들어 간다. 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어떠한 개입도 시장보다 더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없다.문제는 가계부채가 아니라 정부부채이다. 정부부채는 이미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수준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부채를 발생시켜야 하는 무기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부채가 바로 국민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감시해야 할 문제이다.정부부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낮은 것은, 누구의 돈도 아니고 국민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서 서로 떠넘기기 때문이다. 이 틈을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파고들면서 자신들을 위해 부채를 늘리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다.정부부채는 누구도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서 얼마 만큼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지 파악 자체가 불가능하다. 중앙부처, 각 부처별 기관들, 공기업들, 지방정부와 산하 단체들 수 없이 많은 정부 조직이 정치적 명분을 만들어 부채를 늘리고 있다. 정책 실패에 따라 발생하는 우발채무도 가늠하기 어렵다. 현상 파악이 안되니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미래의 정부부채 규모를 예측할 수 없기에 대책도 없다. 앞으로 정부부채가 얼마나 늘어날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언제, 누가, 어떻게 부채를 늘릴지도 알 수 없다. 이를 통제할 방법도 없다. 그야말로 ‘묻지마 부채’이다.더구나 그 결정 주체인 정치인들과 공무원들도 문제다. 자신의 돈이 아니다보니, 정부 살림이 파산한다고 해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생각으로 무책임하게 부채를 늘리는 것이다. 그야말로 도덕적 해이 현상이다.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쓰는 돈도 공짜가 아니다. 국민의 피와 땀의 결실을 가져다 쓰는 것이다. 더구나 미래 세대가 쓸 돈을 미리 써버리겠다는 ‘부채 남발’은 파렴치한 행위다.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4-02-18 14:58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기업 출산장려금 세제혜택 줘야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이중근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 부영그룹은 사법 리스크로 인해 경영 부진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ESG 경영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던 부영그룹이 최근 갑진년 새해를 알리는 의미 있는 2024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중근 회장은 구체적인 경영 위기 극복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정부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파격적인 사내 정책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이 회장은 이날 2021년 1월 이후 출생한 67명의 임직원 자녀 70명에게 각 1억원씩을 지급했다. 쌍둥이, 연년생 등 자녀 2명을 낳은 직원들에게는 각각 2억원을 지원했다.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임차인의 조세 부담이 없고 유지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임직원의 자녀들에게도 1억원씩 지급할 방침이다.부영그룹은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을 기업 내에서도 반영하고, 무주택 서민의 실질적인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자 영구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이 회장은 “기업은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통념과 상식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존재해야 그 가치가 있다”며 “한국은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최고의 난제라는 점에서, 개별 기업이 출산장려금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은 박수받을 만하다. 부영그룹 외에도 최근에 직원 출산장려금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점도 제기된다. 기업의 선의가 세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골치가 아프다. 출산장려금 지급이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해 세금 부담으로 불이익을 당할 판이다.직원이 출산장려금 1억원을 받으면 소득금액이 늘어,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 시 실수령액이 6000만원 정도가 된다. 그래서 부영은 증여 방식을 선택했다. 타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1억원이 증여세 과세표준이 된다. 10% 세율이 적용돼, 증여세 1000만원을 내면 실수령액이 9000만원이 된다. 하지만 회사는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해 세금 부담이 더 커진다. 현행 세법으로는 기업과 직원 모두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서라도 기업은 손비로 인정을 받고, 수령자는 세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출산장려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저출산 문제가 매년 심각해지자 정부가 인구위기 극복을 올해 역점 과제로 두고 총력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가 온갖 정책을 발표하고 예산을 투입해도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출산장려금 제도의 좋은 취지를 살려 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국회의 입법 활동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혜택 지원이 이뤄지면 저출산 문제 위기극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2024-02-15 14:10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기자

[명의칼럼] 내 몸 속 전해질 불균형…나트륨이 과하거나 부족하다면?

하주형 윌스기념병원 인공신장센터 원장우리 몸의 약 7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수분에는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여러 가지 전해질들이 이온화되어 녹아 있다. 인체의 여러 장기, 신경과 근육들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해질들의 혈중 농도가 일정한 범위 내로 유지되는 ‘항상성’이 갖춰져야 한다.지난해 9월경 뉴스 기사를 통해 미국의 유명 배우 브룩쉴즈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신 이후 갑작스럽게 발작으로 쓰러진 사실이 보도되었는데, 추후 이는 수분 중독으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진 바 있다. 이와 같이 전해질의 혈중 농도가 정삼 범위를 벗어나게 될 경우 때로는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나트륨은 세포 외액에 가장 많은 이온으로, 혈액의 삼투압 조절에 가장 중요한 입자이며, 이외에도 신경의 자극 전달 및 체액의 저장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나트륨의 농도는 우리 몸의 체액 상태와 수분 균형을 반영하는데, 나트륨이 너무 높으면 탈수 증상이, 낮으면 수분 과잉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5 mEq/L 이상이면 고나트륨혈증, 135 mEq/L 미만이면 저나트륨혈증으로 정의한다.저나트륨혈증은 이뇨제 투여, 설사, 구토, 신증후군, 갑상선 기능 저하증, 울혈성 심부전, 간경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체내 수분이 과다해 질 때 발생하게 되며, 앞서 언급한 경우와 같이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해서 갑자기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저나트륨혈증의 정확한 수치와 얼마나 급격히 저하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초기에는 대부분 동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나트륨 수치가 125 mEq/L 미만까지 떨어지게 되면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해 뇌가 붓게 되면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이에 따라 경증일 때에는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이 주를 이루고, 중증으로 진행하게 되면 발작, 의식 저하,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저나트륨혈증의 치료는 수액을 투여하면서 자주 피검사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입원 치료를 요하며, 일차적인 교정이 끝나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제거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이와 반대로 고나트륨혈증은 물을 너무 적게 마셔 생긴 탈수, 혹은 과다하게 많은 염분의 섭취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증상은 저나트륨혈증과 비슷하게 경증에서는 메스꺼움, 무력감, 의식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뇌가 수축하면서 뇌혈관이 파열되어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고나트륨혈증이 주로 발생하는 상황은 이뇨제 사용, 화상, 장피누공(창자와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연결되어 음식물, 소화액 등이 흘러나오는 질환)이나 금식, 연하곤란으로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 발열, 설사, 구토 등으로 인해 수분이 소실되는 경우 등이다.고나트륨혈증의 치료 또한 대개 입원해서 진행되는데, 우선적으로 충분한 수액을 보충하면서, 만성인지 급성인지, 다른 질병에 의한 것인지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드물게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인 항이뇨호르몬이 부족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고나트륨혈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요붕증이라 한다. 이 경우는 수액 치료뿐만 아니라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같이 필요하다.일상생활 가운데 전해질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심한 다이어트, 편식 등을 지양하고 균형 잡힌 식사 및 적절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외에도 콩팥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간경변, 울혈성 심부전 등의 기저 질환이 있다면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기 쉬우므로, 처방받은 대로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정기적인 혈액이나 소변검사를 통한 전해질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을 권한다. 하주형 윌스기념병원 인공신장센터 원장

2024-02-14 17:04 하주형 윌스기념병원 인공신장센터 원장

[브릿지 칼럼] 클린스만은 히딩크가 될 수 있을까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옛 속담이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대급 전력으로도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각계각층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클린스만 뿐 아니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축구팬 뿐 아니라 연예계, 정치권까지 퍼지고 있다. 한국 축구에 대한 무한 열정인가? 아니면 축구응원을 빙자한 후진국형 화풀이 마녀사냥인가?클린스만 감독의 태극 전사들(FIFA랭킹 23위)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FIFA랭킹 87위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유효슈팅 제로의 졸전 끝에 무릎을 꿇었기에 밤새 TV 앞을 지키던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면서 축구협회의 책임을 외쳤다. 연예게에서도 저마다 한마디씩 퍼부어댔다. 이경규, 박명수, 박준금 등의 거침없는 분노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정치인들도 거들었다. 어느 시장은 “클린스만의 행태는 국격과 자존심 문제이며 축구협회장과 개인적 친분으로 무능한 감독을 선임했다면 그는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국가적인 스포츠 경기 패배 앞에서 분노와 좌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귀국길에 호박엿 투척세례 그리고 “고 홈”(Go Home)이라는 야유는 처음 보는 상황도 아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 이후 귀국 현장에서도 달걀 세례가 있었다.요르단 전 패배 후에도 환한 웃음을 보였던 클린스만은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만면에 미소와 여유가 가득했다. 귀국 후 곧바로 그가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각종 대책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자 여론은 더 심상치 않다.클린스만의 웃음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고 성의없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충분했다. 4강까지 진출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무전략-무전술’도 분노의 대상이었다. 거액의 위약금 때문에 그를 쉽게 해임하지 못하는 상황은 축구팬의 역린을 건드렸다.하지만 이번 요르단 참사가 감독 1명, 축구협회장 1명만의 문제일까? 클린스만 감독의 성과는 4강 진출이다. 8강에 그친 지난번 대회보다 성적은 향상됐다. 준결승 결과만을 놓고 감독과 협회장을 탓하고 물러나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에 대한 우리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것은 아닐까? FIFA랭킹이 한참 뒤진다는 이유로 예선전 마지막까지 분투하던 말레이시아의 근성, 요르단의 무서운 압박과 화려한 기술을 쉽게 무시했던 것은 아닐까? 별다른 불협화음이 보이지 않는 선수단의 단단한 팀워크,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보내는 신뢰와 존경을 우리가 애써 도외시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호들갑은 먼훗날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궁극적 목표는 월드컵이다. 나무 위에 누군가를 올려놓고 흔들기는 쉽다. 클린스만의 스타일도 존중해야 한다. 냉정히 돌아보고 가차없이 변해야 한다. 히딩크와 클린스만을 평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2002월드컵 이전 연이은 평가전 참패 때문에 히딩크는 “오대영”으로 불리웠다. 히딩크처럼 그가 비웃음을 웃음으로 바꿀수 있을지 철저히 분석하고 그때 클린스만의 웃음을 비웃어도 늦지 않는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4-02-14 14:19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명의칼럼] 소리 없이 생기는 대장암, 대장내시경으로 미리 잡아야

윤진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장암은 2022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세 번째로 많은 암이다. 사망률도 매우 높아 폐암·간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대장암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다. 검사를 통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용종이나 초기 암을 사전에 정확히 확인하고 그 즉시 치료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대장은 소장의 끝부터 시작해 항문까지 연결되며 펼쳐놓으면 70~80㎝에 달하는 긴 소화기관이다. 이러한 대장에는 점막 일부가 정상 점막과는 다른 모양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주위보다 돌출되어 보이는 용종이 생겨날 수 있다.이중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선종이라고 부른다. 선종은 일반 용종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 ‘대장암의 씨앗’으로 불리기도 한다.대장용종은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데, 40세 이후에는 나이가 들수록 그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체질, 유전, 식생활 습관 등의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용종의 발생과 성장이 촉진되고 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대장내시경 검사는 이러한 용종(선종)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다. 항문을 통해 대장에 내시경을 삽입하여 염증이나 선종, 종양 등을 진단하게 된다. 용종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종의 경우 암의 전 단계이므로 반드시 용종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용종 절제술은 용종의 크기에 따라 방법이 조금 다르다. 5㎜ 미만의 작은 용종은 작은 기구를 통해 뜯어내거나 전기 장치를 이용해 태워서 제거한다. 5㎜ 이상의 용종이라면 올가미처럼 생긴 철사를 내시경의 통로를 통해 삽입, 절개하여 잘라낸다.제거된 용종은 조직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종류를 판정하고 대장암 발전 가능성과 이후 대장내시경 검사의 기간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위험도가 낮고 용종이 완전히 절제되었다면 3~5년 후 검사를 권한다. 하지만 용종의 완전 제거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여러 개의 용종이 있는 경우, 크기가 1㎝ 이상이면 보다 짧은 기간 안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제거된 용종의 조직 검사에서 암 세포가 발견되면 추가적인 검사나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대장암은 병기별로 생존율에 큰 차이가 있는 암으로 유명하다. 대장암 1기는 약 90%, 2기는 약 70%, 3기는 약 50%, 4기는 약 10% 전후다. 빨리 검사해서 빨리 발견하면 그만큼 생존율이 높다.윤진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24-02-13 07:00 윤진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브릿지 칼럼] 상표공존동의 제도 시행...소비자 오인·호동 막을 보완장치 필요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올해 5월부터 ‘상표공존동의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상표공존동의 제도는 후출원상표가 선등록 상표의 일부와 동일·유사하더라도 두 당사자가 이에 대하여 합의한다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전부터 미국, 유럽, 영국 등 해외에서는 상표공존동의 제도를 운용해 왔다.우리나라 특허청은 2023년 1월 디지털 전환 대응과 국민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지식재산 제도를 합리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표공존동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상표법상 한 그룹의 계열사 간이라도 법인격이 다르면 상표법상 타인에 해당하여,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에 상표권 명의 변경 또는 양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보통의 경우 지주회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고, 많은 대기업의 계열사에서는 지주회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의 그룹명칭을 포함한 상표를 사용한다.이 때 상표공존동의 제도가 도입된다면, 두 기업은 상표 공존에 동의함으로써 번거로운 명의 변경이나 양도 절차 없이 동일, 유사한 상표를 모두 등록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이점이 발생한다.또 일반 기업의 경우 종전에는 동일, 유사한 상표에 대해서는 동일인만 등록가능하고 등록 이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어, 유사한 두 상표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등록 후 재양도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이 경우 양도 진행 시 큰 비용이 지출될 가능성이 있고 선등록상표권자가 후출원인을 위해 상표 등록 후 양도를 해주어야 하는 이중의 번거로움이 발생한다.따라서 동일, 유사 상표의 공존 등록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상표공존동의 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하지만 상표법의 주요 입법취지 중 하나인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점에서는 공존 등록 시 수요자들이 출처를 오인하거나 혼동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예를 들어 일반 바지와 스웨터를 판매하는 의류 회사 A에서 ‘MINA’라는 브랜드를 등록했으나 이후 기능성 스포츠 의류만을 판매하는 회사 B에서 ‘MINA’를 후출원하여 유사한 지정상품 분야에서 공존 등록의 필요성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이 경우 양 회사, A와 B가 공존 등록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수요자에게 오인, 혼동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일반 의류와 스포츠 의류 전문 매장이 다르기도 하지만, 스포츠 의류를 일상 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게 출시되어 스포츠용인지 일상용인지 명확한 경계가 없는 옷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 경우 수요자들의 오인, 혼동 발생 여지가 다분해 보인다. 이런 경우까지 공존 등록을 허용해 주어야 할지 심사관은 꽤 고심하게 될 수 있다.상표공존동의 제도의 도입은 불필요한 절차의 낭비를 방지한다는 점, 거래사회의 구체적인 오인 혼동성을 고려하여 기업의 규제를 완화하여 산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국제적 흐름을 따라간다는 관점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 다만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출처의 오인·혼동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선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를 위해 향후 공존등록동의 제도의 활용에 따라 심사실무 차원의 계속적인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2024-02-12 14:19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브릿지 칼럼] 가업상속공제의 한계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중소기업 가업 승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2022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 조사와 DB 분석’에 따르면, 업력이 30년 이상 된 중소기업 중 대표자 연령이 60세 이상인 기업이 81% 달했다. 또한 해당 조사에 따르면, 업력이 높은 중소기업일수록 자산, 매출, 고용, 연구개발비가 높게 나타나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가업 승계 문제를 왜 중요한 이슈로 다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우리나라는 부모가 가업을 상속할 때와 일반 재산을 상속할 때 상속세율이 동일하다. 다만, 전자의 경우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통해 일정 부분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 중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해 경영한 기업을 말한다. 이처럼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상속세를 공제받기 위한 사전·사후 요건이 까다로워 제도 활용의 메리트가 떨어진다. 특히, 사후 요건 중 하나인 업종변경 제한은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활용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업종변경 제한이란,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은 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대분류 내에서만 주된 업종을 변경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런 업종변경 제한은 기업에게 일종의 진입장벽 규제로 작용하면서 기업혁신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예를 들면, 자동차 판매회사를 물려받은 후계자가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경우 혁신의 상징인 IT회사로 전환할 수 없게 된다.파이터치연구원은 이와 같은 가업상속공제 관련 업종변경 제한과 혁신 간의 관계를 처음으로 분석했다.분석에 따르면, 업종변경을 제한하는 규정 없이 매출액 5000억원 미만 기업에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부여하면, 혁신기업수와 총혁신투자자가 각각 1.27%, 1조원 증가한다. 반면,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주면서 업종변경 제한하면, 오히려 혁신기업수와 총혁신투자가 각각 1.61%, 1조원 감소한다.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인하하면, 자본 한 단위를 자식에게 더 물려줌으로써 얻는 한계효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비혁신기업은 자본을 더 늘린다. 이에 따라 비혁신기업의 생산량과 이윤이 늘어난다. 비혁신기업의 이윤이 늘면, 혁신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진입장벽을 넘을 수 있고, 그 결과 경제 전체적으로 혁신기업수가 늘어나고 총혁신투자도 증가한다. 반면, 업종변경 제한 규정이 추가되면, 혁신기업이 되기 위한 진입 규제비용이 크게 늘면서 혁신기업이 줄어들고, 총혁신투자도 감소한다.가업상속공제 혜택을 주면서 업종변경 제한을 두면, 결국 가업상속세 인하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반감된다. 업종변경 제한이 혁신기업으로의 전환을 방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기업을 늘리고 혁신투자를 증진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업상속공제제도와 관련된 업종변경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2024-02-07 14:57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브릿지 칼럼] 섬 대변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여야의 인재 영입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앞으로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확정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 영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 복지·의료, 경제·IT, 과학·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 섬 전문가의 영입이 절실하다.우리나라는 유·무인도를 합해 3382개에 이르는 세계 10대 섬 보유국으로, 이들 섬을 하나로 합치면 크기가 3876㎢에 달한다. 이는 제주도 면적(1845㎢)의 2배가 넘는다. 또한 섬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82만명으로 제주도보다 많다.그동안 섬은 국민이 거주하는 소중한 생활근거지이자 국가 영토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국토 최외곽에 있는 먼 섬들은 국가의 영역을 설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들 섬이 무인도가 되면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에 대한 권리를 상실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이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섬의 개발과 자원화에 힘쓰고 있는 이유다.갯벌과 바다를 품고 있는 섬은 또한 국민의 에너지원인 수산자원을 공급하는 전초기지이자,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공간이기도 하다.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섬이 최근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붕괴 위기에 몰려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유인섬 다수가 무인섬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한국섬진흥원은 ‘섬 인구감소 대응방안 연구’에서 향후 20년간 섬 인구는 18.1% 감소하고, 유인섬 20개가 무인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섬 주민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해상교통수단의 불안함도 섬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여객선 공영제 도입을 발표했지만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에 따르면 해상교통수단인 여객선이 2021년 대중교통법에 편입됐지만, 섬 주민의 교통 형편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현재 여객선이 기항하는 유인섬은 전체 464곳 중 45%인 211곳에 불과하다.또 섬 해안가에는 밀려온 해양쓰레기가, 섬 내부에는 폐어구와 수명을 다한 양식장 부표, 폐건축자재 등이 방치돼 있다. 자동차와 경운기 등은 길가에 버려져 녹슬어가고, 제대로 된 쓰레기 소각장 하나 없이 생활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소각된다. 섬은 국립공원지구 내에 있어 집이 쓰러져가도 개축이 어렵고, 주민이 원하는 순환도로 개설이나 관광 자원화도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섬 관리나 개발에 이렇듯 허점이 많은 이유는 섬 정책을 실행하는 주무 부처가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재청 등으로 다원화돼 있기 때문이다. 부처별 칸막이식 사업 추진으로 섬 정책 실행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개별 섬의 정주 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섬 주민의 생활권을 고려해 권역별 개발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섬 지역에 거주 등록된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 주거지 이외에 부 거주지를 등록하는 복수주소제 도입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여객선 운임 때문에 섬 방문을 기피하는 일반인들의 섬 방문 활성화를 위해 ‘해운법’을 개정해 여객선 운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오늘날 섬이 처한 난제들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려면 섬 전문 국회의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섬 정책을 시행하는 정부 부처와 섬 보유 28개 지자체 간 협력체제 구축과 섬 주민들의 의견·참여를 바탕으로, 촘촘한 입법 활동이 적기에 뒷받침될 때 지속 가능한 섬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4-02-06 06:12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명의칼럼] 실행 가능한 목표 설정, 성공 다이어트 첫걸음

전승 함소아한의원 화정점 원장새해가 되면 새로운 다짐을 하며 한 해를 계획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다.다이어트 방식은 대부분 인내심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방식이다. 먹는 것을 현저히 줄이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동안은 체중이 감량되고 유지될 수 있지만, 인내심이 바닥나는 순간부터는 그동안 해왔던 행동들이 원위치가 되거나 오히려 평소보다 식욕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단시간에 완벽한 변화를 바라기보다 하루하루 생활을 바꾸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에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최소 2주간 지속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주 동안 같은 행동과 패턴을 반복하면 습관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식습관, 운동도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쌓아 가는 것이 필수다. 목표 설정 후 2주간은 워밍업 단계로 하루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주변 공원 산책하기, 버스 정류장 미리 내려서 걷기, 스트레칭 등 2주간 매일 지속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설정한다. 식이요법은 당장 닭가슴살과 샐러드로 대체하기보단 평소 먹는 밥공기를 작은 공기인 150g에 맞춰 3끼 정량만 먹도록 한다.2주간의 습관 형성이 어느 정도 루틴화 되면 그 다음 2주간은 운동 시간과 식이조절을 더 세분화해 계획을 세운다. 운동 시간을 10분에서 15분으로 늘리고 평소 자주 먹던 간식이나 음료수 먹지 않기, 1주일 중 밀가루 음식은 3회 미만으로 섭취하기 등 평생 실천할 수 있는 목표로 점진적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2주씩 다이어트 목표 구간을 설정하면 2주마다 한 번 찾아오는 성취감이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 2주마다 다이어트 습관이 하나씩 생기면 1년에 26개의 건강한 습관이 쌓이고 이런 습관이 모여 길고 지루한 다이어트를 현명하게 할 수 있는 큰 조력자가 된다.식단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대로 식이조절을 하지 못했다면 다음날은 좀 더 가볍게 식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정하는 여유도 필요하다.한방 치료는 다이어트를 좀 더 현명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약물이나 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꾸준히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안착시키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체질이나 성향에 따라 맞춤 진단 후 한약, 침, 뜸, 부항 등의 치료를 병행하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 수월해지고 같은 운동을 해도 체지방 소모를 촉진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를 좀 더 높일 수 있다. 식사량을 줄이면서도 지치지 않고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다이어트에서 매우 중요하다. 변비나 다른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야 지속할 수 있다.체질에 따라 약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습담형 비만과 속열 식욕 과잉 비만은 처방도 치료 방향도 많이 달라진다. 속열이 많아 식욕이 항진되고 식욕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폭식을 하는 식욕 과잉형은 위장의 열을 내려서 식욕을 줄이고 소화기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몸에 노폐물이 잘 쌓이는 습담형 비만은 의외로 먹는 양은 많지 않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여기에 속하며 비교적 많이 먹지 않는데 조금만 먹어도 체중이 많이 늘고 특히 온몸에 붓기가 쉽게 생긴다. 따라서 부종을 배출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대사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경우는 급격한 단식은 대사량만 더 떨어뜨릴 수 있어서 몸의 순환에 더 중점을 두면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전승 함소아한의원 화정점 원장

2024-02-06 06:12 전승 함소아한의원 화정점 원장

[브릿지 칼럼] 北은 진짜 전쟁을 준비할까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지난달 5일부터 북한은 이틀에 걸쳐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해안포와 야포, 방사포 및 장사정포를 활용한 포격과 통일 관련 각종 부서·업무를 폐지하는 등 정치적·군사적 도발을 강화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과거와 달리 실제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전쟁 준비가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그렇다면 과연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걸까? 올해 11월은 미국 대선이, 4월 한국에서는 총선을 각각 앞두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미 대선과 국내 총선을 앞두고 그들의 존재감 부각, 그리고 내부 결속을 위한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말 미국 대선 직후·한국 대선 직전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직후에는 핵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특히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꺾고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미국과 또다시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라고 있다. 잦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단절해 이렇게 고도화된 무기를 갖게 됐고 잦은 도발이 발생됐다는 인식을 미국 국민들에게 심어줌으로써 트럼프에게 유리한 선거를 할 수 있도록 상황을 조장하는 것이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북한은 살라미 전술을 통해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현재 북한은 자신이 가진 상당수의 포탄과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팔고 있다. 만약 전쟁을 한다면 러시아가 북한에 반대급부를 줘도 부족할 텐데 자기네 무기를 컨테이너에 실어 대량으로 보내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참고로 북한의 군사력은 2019년에는 18위였지만 올해 36위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개별 국가의 전반적인 군사력 수준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무엇보다 현재 북한은 경제 상황이 매우 나쁘다.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감안하지 않고서는 북한의 전쟁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사실 북한은 남북·북미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북한이 남북·북미관계를 중시하는 데는 경제적인 혜익이 적지 않았다. 북한은 2020년부터 ‘대북 제재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정면돌파하자’는 경제 노선을 천명했지만 미국이 주도한 대북 제재를 해결하지 않는 한 실마리는 요원하다. 아무리 핵보유국으로써 지위를 떨쳐도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인민생활과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결국 체제 결속에는 한계가 드러난다.따라서 북한의 협상의도를 고려해 우리의 대책도 수립돼야 한다. 북한이 추진하는 대남공세 전략이 수단으로 이용되는가 아니면 남한과의 실질적 협상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인가를 구별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은 원칙있는 대안을 일관성있게 보여주고 양보가 불가한 상황에서는 상황 맞대응 전술로 명백히 대응해야 한다. 대남공세가 직접적인 수단이라기 보다는 향후 재개될 매개수단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말이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4-02-04 14:57 정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