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브릿지 칼럼] 패러디 상표, 표현의 자유와 부정경쟁행위 사이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명품 ‘PRADA’를 모방한 것 같은 역삼각형 로고에, 명품 프라다 가방 형태의 디자인 포장이 되어 배달되는 치킨. 바로 ‘푸라닭 치킨’이다. 이 브랜드는 명품 PRADA 상표와 제품을 패러디했다. ‘푸라닭’이라는 패러디 상표를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할지 아니면 명품 브랜드의 명성에 무단 편승하려 한 부정경쟁행위 상표에 불과할지는 업계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결론은 명품 브랜드로 익히 알려진 PRADA는 패션, 악세서리, 화장품까지 대대적인 상품 분야를 망라하고 있기에 이종 분야인 식품 분야에까지 그 저명상표권의 효력이 미칠 수 있다고 보아 특허청에서 상표 출원도 거절되었고,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될 가능성도 높기에 푸라닭 치킨은 역삼각형 로고도 제외하고 명품 가방 모양의 포장 디자인도 변경했다.또 최근 미국에서는 유명 위스키 업체인 잭다니엘과 잭다니엘의 위스키병을 모방한 장난감을 만든 회사간의 10년에 걸친 상표권 분쟁이 위스키 업체의 승소로 귀결되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장난감 회사가 잭 다니엘 위스키 술병을 패러디해 만든 개 장난감은 수정헌법 1조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하급심 판결을 기각했다. 이유인즉슨, 상표권 침해자가 다른 회사의 상표를 자신의 상표로 사용하는 것은 수정 헌법 제1조의 보호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즉 표현의 자유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상표라 하더라도 ‘상표적 사용’의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말이다. ‘상표적 사용’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남지만, 상표법의 궁극적 입법 취지와 목표인 ‘시장에서의 출처 오인, 혼동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판단했을 때 위스키 모양의 개 장난감이 시장에서 ‘상표’로서 인식되어 잭 다니엘 상표와 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물론 패러디 상표는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이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오리지널 제품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한다.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일반적인 모방과 달리 법원은 패러디를 통한 해당 상표의 이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중의 이익과 상표의 사용으로 인하여 상표권자가 받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하고, 공정한 거래관행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표의 공정사용으로서 부정경쟁행위 해당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4. 2016가합 36473).따라서 패러디 상표는 상표법에서는 ‘상표적 사용’ 여부가 문제가 되고, 상표적 사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정경쟁행위로서 인정 받을 불씨는 여전히 안고 있다.최근 들어 반려동물 제품, 식품 등에 패러디 상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패러디 상표를 사용하고자 할 때는 패러디의 대상이 된 오리지널 상표의 고유 디자인, 로고 등을 모방하는 것은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가급적 이러한 형태의 사용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외에도 패러디적 사용이 원 권리자의 제품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화하거나 훼손할 염려가 있는 제품군이나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용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패러디 상표의 사용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2023-07-02 13:47 전소정 인탤런트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브릿지 칼럼] 평생 한번 하는 결혼식이라는 거창한 생각 때문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유월의 신부 (June bride)’ 라는 말이 있다. 서양 문화의 틀이 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는 로마신화에서 여신 ‘주노’로 통한다. Juno는 6월의 수호신으로, 6월을 뜻하는 스페인어 Junio, 프랑스어 Juin, 영어 June 등은 여기에서 유래됐다. 로마신화 속의 Juno는 혼인과 출산, 가정을 지키고 수호하는 여신이다. 이런 연유로 6월에 결혼한 신부는 주노 여신의 축복과 보호를 받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전해진다. 물론 단순히 신화 이외에도 시기적으로 너무 덥지 않고 계절적으로 다소 여유 있는 6월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 경우, 그 이듬해 봄에 출산해 일할 수 있는 가족의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고 한다.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그중 하나는 작고 실용적인 결혼식이다. 성대하고 화려하게 많은 손님과 가족 친척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하는 대신, 신랑·신부를 중심으로 작은 규모의 개성 있고 합리적인 결혼식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합리적인 것을 우선으로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사고방식과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부모 세대의 결혼 관습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사실 거창한 결혼식에 예의상 참석하는 하객의 대부분은 신랑·신부가 잘 알지 못하는 부모의 지인들인 경우가 많다. 그동안 미뤄둔 숙제처럼 축의금 봉투를 들고 의무적으로 찾아와서 소위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많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힘 있는 자리에 있는 부모들의 자녀 결혼식에는 그분들의 비위를 상하게 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힘없는 하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가계에 매우 부담이 되는 거액의 축의금을 준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갈 때도 있다. 이러한 돈 봉투의 의미는 삼척동자도 알만한 뻔한 것이니, 진심 어린 축하보다는 사리사욕을 봉투 가득 담아서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거창하고 화려한 결혼식을 통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세우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보다는 주인공인 신랑·신부를 중심으로 진심 어린 축하와 축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족 친지, 친구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결혼식을 하는 것이 좀 더 의미 있지 않을까?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허례허식만 조금 바꿔나가더라도 우리 사회가 한결 실속 있고 건강해질 것 같다. 자녀의 결혼식 비용을 위해 부모는 대출을 받고, 주거 등의 비용이 없어서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남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결혼식을 올리려고 분수에 맞지 않는 비용을 들여가며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서 부부의 행복이 그만큼 비례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결혼식 비용과 부부의 행복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다.‘평생에 한 번 하는 결혼식’이라는 거창한 생각 때문에 무언가를 자꾸 더 해보려고 하다 보면 처음 결혼을 마음 먹었을 때의 마음가짐과는 매우 다른 결과를 맞게 되기도 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점에서부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는 신랑·신부는 향후 어떠한 상황을 만나든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3-06-29 14:31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클래식 앙코르의 미학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책임클래식 공연에서 앙코르는 일반적으로 공연이 끝난 후 아티스트가 무대에 다시 나와 관객들의 요청에 화답하며 추가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앙코르는 연주 후 새로운 분위기에서 무대와 객석이 교감하는 긴밀한 소통의 시간이기도 하다. 연극이나 무용 등은 앙코르가 없고 뮤지컬의 경우 작품에 나왔던 유명 뮤지컬 넘버를 다시 부르는 커튼콜로 구성되는 데 비해 클래식 공연의 앙코르는 공연과 아티스트의 성향에 따라 각양각색의 미학적 측면을 갖는다. 가장 많은 앙코르 유형은 ‘여운 증폭형’이다. 에스메 콰르텟 제2바이올린 주자인 하유나는 SNS 계정에 “앙코르는 본 프로그램과 어울리는지, 앙코르 곡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등등 여러 가지를 다 고민해 봐야하는,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의 연장선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앙코르 준비의 신중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앙코르곡의 상당수가 본 공연의 느낌과 감흥의 연장을 위한 곡들로 선택된다. 협연곡 이후에 해당 작곡가의 소품이라든가, 곡의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들을 통해 정서적 여운을 이어간다. ‘추모 및 사회적 메시지 제시형’도 있다. 각종 사건 사고 혹은 전쟁 등 국제적인 이슈가 있을 때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고 경종의 의미를 담은 곡들이 앙코르로 연주된다. 지난 교향악 축제에서 현충일에 공연한 국립심포니의 예술감독 다비드 라일란트는 “앙코르라기 보다는 오늘이 현충일이기에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애쓴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바치는 곡”이라고 소개하며 엘가의 ‘님로드’를 연주했다. 또한 지난 주 KBS 교향악단과 협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는 연주 뒤 “우크라이나의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며 조지아 작곡가 이고르 로보다의 ‘레퀴엠’(진혼곡)을 앙코르로 들려주며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의 아픔을 위로했다. 2019년 내한했던 이반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헝가리 유람선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기 위해 한국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부르며 박수를 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어쩌면 가장 연주되지 않았으면 하는 앙코르의 유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상처받은 마음을 음악으로 보듬고 결코 잊히지 말아야 할 사회적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앙코르는 본 연주 이상의 뜻 깊은 가치를 지닌다. 또 다른 유형은 ‘관객 이벤트 및 자국민 서비스형’이다. 얼마전 내한했던 노르트담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라트리는 사전에 관객들로부터 앙코르를 신청 받아 즉흥연주를 펼쳤다. 6년 전 내한당시 카카오톡 알림음과 애국가로 재치와 감동을 선사한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블랙핑크 지수의 솔로곡 ‘꽃’과 ‘어머님 은혜’를 골라 절묘한 매시업(Mashup)을 만들어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역시 종종 준비한 앙코르가 다 소진됐을 때 객석에서 즉석 신청곡을 받아 연주해 관객을 설레게 한다. 이외에도 한국 가곡을 택해 더욱 뜨거운 청중의 박수를 받기도 한다.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는 17년과 23년 내한공연마다 한국어 발음을 적은 악보를 보며 ‘동심초’를 2번이나 불렀고 빈 소년 합창단원들이 선보이는 ‘아리랑’은 신년의 서설(瑞雪)처럼 맑고 청아해 새해를 기다리게 만든다. 아티스트는 예술적 취향과 가치관을 담을 수 있고 관객은 아티스트의 탁월하면서도 창의적인 음악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앙코르 타이밍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나는 더욱 각별한 교집합의 순간이다. 악보의 꾸밈음처럼 생동감 있는 클래식만의 특별한 매력의 순간을 기대하며 관객들은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는다.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책임

2023-06-28 14:11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책임

[명의칼럼]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까지 맑아지는 ‘EDTA 킬레이션’ 디톡스요법

최세희 연세에스의원 원장현대인은 산업용 화학물질, 오염된 식수, 살충제, 식품첨가제, 중금속, 환경호르몬, 약물 오남용을 통해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자연식품의 안전성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식품을 무자비하게 가공하고, 쇼트닝유 마가린 마요네즈 등 트랜스지방이 범람하는 그릇된 식사 문화에 함몰돼 있다. 이 과정에서 외부 독소가 몸에 축적되고 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내독소가 2차적으로 발생한다.이런 독소는 정상적인 생리를 병리적으로 바꿔 조직 손상과 감각 기능 저하를 부르게 된다. 자가면역질환을 비롯한 암, 치매 등 난치성질환은 물론 나이 들어 생기는 퇴행성 만성질환을 초래하고 더 일찍 발병하도록 재촉한다. 이런 독소를 약물이나 수술을 통하지 않고 자연요법으로 제거하는 게 20여년 전부터 각광받고 있는 디톡스(detoxification, Detox) 건강법이다. 우리말로 해독요법(解毒療法)이다. 디톡스는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디톡스를 하게 되면 인체는 다시 깨끗한 몸으로 태어나 균형을 갖추고 육체적 정신적 성적 에너지를 가득 채우게 된다. 외모뿐만 아니라 태도가 달라지고, 정신이 맑아져 창의력까지 되살아나게 된다. 구체적으로 소화기계 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비정상 발효를 일으키는 세균과 효모가 청소된다. 그동안 지나치게 많이 배출된 점액이 줄어들고 울혈 등이 해소된다. 기존의 식사 습관으로는 개선하기 힘들었던 간, 신장, 혈액이 정화된다. 설탕,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 등에 대한 의존이 줄어든다. 나쁜 식사 습관이 개선됨으로써 위장의 크기는 정상화되고 체중이 조절된다. 면역계가 자극되고 강화된다.디톡스요법으로는 온열요법, 식사요법, 관장요법, 맞춤영양수액주사 등이 동원된다. 이 과정에서 몸에 쌓인 중금속은 단순한 디톡스요법으로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특별히 킬레이션요법을 통해 배출하는 방법을 쓴다. 대표적인 킬레이션요법은 EDTA를 정맥 주사함으로써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킬레이션(chelation)은 게의 집게발처럼 뭔가를 꽉 문다는 의미다. 즉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을 포획해 체외로 배출시켜준다는 뜻이다.EDTA 주사 킬레이션요법은 EDTA라는 아미노산과 7~15종의 비타민, 미네랄 등을 포함한 수액을 환자 팔의 정맥으로 1.5~3시간 서서히 주입해 혈액 안의 중금속 등 유해물질과 노폐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소변을 통해 배출한다. 미국, 유럽 등에서 심장질환, 동맥경화 치료에 30년 이상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해독물질인 EDTA는 자유기(Free radical) 생성을 촉진하는 독성 중금속인 납, 수은, 카드뮴, 알루미늄 등과 강한 친화성을 보이기 때문에 자유기의 활성화에 의한 노화를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다.EDTA 주사액을 혈관에 주입하면 혈관 내 중금속,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관이 깨끗해진다. 그 결과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 혈관이 나빠져 생기는 질환의 개선 또는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고혈압 및 당뇨병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또 만성피로, 두통, 기억력저하, 성기능장애, 골다공증 등 노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진단 및 치료가 명확하지 않은 각종 통증질환을 완화할 수 있다.EDTA 킬레이션 요법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1주일에 1~3회 치료한다. 처음에는 20~30회를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이후에는 유지요법으로 월 1~2회 실시한다. EDTA 주사는 영양수액주사를 맞는 것과 같아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뿐 통증은 없다. 환자들은 안락의자에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잠을 청하거나 다른 사람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여러 EDTA 중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게 칼킬레이트〔Calcium edetate, calcium disodium ethylenediaminetetraacetic acid(EDTA)]이다. 과거의 Na-EDTA에서 발생하는 저칼슘혈증(Hypocalcemia) 우려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며 중금속 제거효과도 개선됐다. 혈관통이 거의 없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단독 투여할 경우에는 시린지 펌프를 이용해 5~10분간 천천히 정맥주사하면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치료법으로 신뢰할 수 있다.EDTA 킬레이션 요법은 빼줄 것은 빼주고 넣어줄 것은 넣어준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즉 중금속과 독성물질, 혈관 내에 침착된 플라크(Plaque), 노폐물 등은 걸러내어 배출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시켜준다. 신체를 해독하고 영양을 공급해주는 해독영양요법인 것이다. 그 영향으로 전반적인 순환과 신진대사가 향상된다. 킬레이션요법을 받고 나면 신체적 컨디션이 좋아짐을 실감하게 되고, 3~5회 진행하면 몸이 가볍고 개운해지며 피부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는 주로 EDTA, 비타민C와 B군, 마그네슘의 시너지 효과에 의한 것이다.EDTA 킬레이션 요법을 받으면 비싼 보약을 찾는 것 이상으로 몸과 맘이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과학적 근거가 상당한 만큼 입증이 덜 된 민간요법이나 고가의 보약을 찾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최세희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6-28 09:41 최세희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무지외반증 수술로 교정이 가능한가요?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날씨가 더워지면서 샌들과 슬리퍼 등 발이 보이는 신발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예쁜 구두나 샌들을 신고 싶어도 엄지 발가락 안쪽이 튀어나와 신발 신기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또 슬리퍼를 신고 싶은데 발 안쪽이 튀어나와 발 모양이 신경 쓰여 슬리퍼를 신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지외반증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는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튀어나오는 변형이 생겼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따지고 보면 발가락과 발등을 연결하는 중족골이라는 뼈가 안쪽으로 벌어지면서 회전 변형이 같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다가도 점차 진행하게 되면 발가락 안쪽이 점차 튀어나와 일반적인 신발을 신기가 불편한 증상이 생긴다.보행 시 첫번째 중족골이 힘을 잘 받쳐줘야 하는데 무지외반이 진행되면 다른 발가락의 중족골이 힘을 받으며 발바닥 쪽의 통증이 생기는 전이성 중족골통이 발생하기도한다. 또한 심한 변형이 지속되면 발가락을 움직여주는 힘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걷기 불편하기도 하며,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을 밀면서 두번째 발가락까지 점차 변형이 진행되고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에 올라타는 변형이 발생하기도한다.무지외반증에 대해 여러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지만 크게 유전적 요인과 신발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자식이 부모의 키와 얼굴 생김새를 닮 듯 발 모양 또한 부모의 모양을 어느정도 닮는다. 무지외반증 환자를 보다 보면 부모님도 발 변형이 심했다고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구두와 같이 발 앞부분이 좁은 신발(pointed shoe)를 신는 것 또한 중요한 원인인자다. 직업적으로 구두를 오래 신어야 하는 분들이 무지외반증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무지외반증이 발생할 경우 증상이 없다면 꼭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안쪽의 통증과 보행 시 차고 나가는 힘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쉬운 치료는 발 안쪽이 아플 때 발 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다. 시중에 여러 무지외반증 제품들이 나와있는데 아픈 증상을 해결하는데 일부 도움이 될 수가 있지만 근본적인 교정 효과는 없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변형이 많이 심할 경우, 무지외반으로 인한 다른 증상(전이성 중족골통증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결국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수술적 치료 방법은 증상과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문제가 되는 엄지발가락 쪽의 제1중족골을 절골, 즉 부러뜨려서 이동시킨 뒤에 금속 나사 등으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으로 안쪽 피부 절개를 하여 수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 한 최소침습 무지외반 교정술 방법이 알려져 있어 환자들의 수술 후 회복이 매우 빨라졌다.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하여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의하길 권장한다.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2023-06-27 10:23 김동욱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브릿지 칼럼] 저출산 해법 선택과 집중을

박종구 초당대 총장초저출산 현상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가 암담한 실정이다. ‘신한 라이프’ 조사에 따르면 만 25~39세 남녀의 34.3%가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 25~29세 여성의 경우 52.2%로 나타났다. 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도 늘고 있다. 미혼 남녀의 40.4%가 결혼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결혼비용 부담이 비혼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제시되었다. 과도한 육아·교육 비용과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보육시설의 20%에 불과하다. 민간 시설은 비용도 높고 질도 제대로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 조기 교육의 성행으로 어린이들에 대한 사교육 비용이 만만치 않다. 맞벌이 부부의 실질 소득의 상당 부분이 육아 및 교육 비용에 들어간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육아휴직 역시 정부, 공기업과 대기업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혜택을 받은 여성의 60% 이상이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성은 저출산 문제를 푸는 유용한 해법이다. 교육비, 주거비 부담 이상으로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효율적인 저출산 해법의 핵심이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출산률이 높은 것은 기혼 여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출산 후 직장에 복귀해 경력단절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단절 여성이 180만명을 넘는데 결혼, 육아, 임신, 출산이 주요 단절 사유다. 결혼, 임신, 출산으로 인한 결혼페널티가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 크다.복지 위주의 출산 장려책도 재고되어야 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지만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정부 예산의 약 80%가 현금 지원 형태다. 반면에 출산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형편이었다. 복지 위주의 정책이 저출산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저출산 예산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일부 시의 성공 사례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세종시는 국공립 보육시설과 유치원의 비중이 41%, 95%에 달한다. 안정된 일자리와 정주 여건도 양호하다. 세종시가 전국 1, 2위 출산률을 다투는 배경이다. 첨단 반도체 시설이 몰려 있는 평택시 역시 상대적으로 출산률이 높다. 고학령의 젊은 층이 몰려 있고 소득 수준, 정주 여건도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구난방식 저출산 대책을 정비하고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 이민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다문화 가정이 인구의 5%를 넘는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 전남에만 11000명의 다문화 가정 자녀가 초중등학교에 다닌다.양성평등 시정도 유용한 해법의 하나다. 대졸 남녀 임금격차가 약 30%가 되는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많은 기업인들이 저출산이 세계경제 침체와 저성장 위기보다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법 마련에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23-06-26 14:16 박종구 초당대 총장

[시장경제칼럼] ‘문재인 케어’란 작명에 공감할 수 없는 이유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화려한 약속 우울한 성과 (Bright Promises Dismal Performance)는 노벨상 수상자인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M. Friedman)의 1972년 저술이다. 정치인들은 균형발전, 분배개선, 중소기업보호, 복지확대,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대중이 반길만한 화려한 약속을 쏟아내지만 이념과잉과 정치과잉, 설계주의 등으로 현실은 의도와 반대로 전개되기 십상이다. 2017년에 시행된 ‘문재인 케어’도 ‘화려한 약속, 우울한 성과’의 예외가 아니다.‘문재인 케어’, 의료정책에 실명(實名)이 들어간 자체가 패착‘문재인 케어’를 압축하면 ‘급여확대를 통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이란 이름을 붙일 이유가 없다. ‘의료 보장’ 개념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착안된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역대 정부 모두 ‘보장성 강화’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다면, ‘문재인 케어’ 작명은 패착이다. 공명심 내지 소(小) 영웅주의 발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일각에서는 ‘오바마 케어’를 들어 ‘문재인 케어’ 작명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양자를 같은 평면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오바마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했다. 오바마는 공보험은 아니지만 개인보험을 통해 한국처럼 ‘국민 개보험(皆保險)’ 시대를 열려고 했다. 개인들은 ‘의료보험 거래소’(Health Insurance Marketplace)를 통해 다양한 보험 옵션을 비교·선택할 수 있게 했고, 거래소에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공공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오바마는 나름 혁명적인 변혁을 꾀했지만 결과적으로 착근하지 못했다. 많은 이유 증에 ‘오바마 케어’란 작명도 부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anything but obama’라는 ‘오바마 지우기’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대중이 용인하는 선은 ‘댓처리즘, 레이거노믹스’까지다. 사람 이름을 정책화 소재로 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문재인 케어’ 효과 호도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성적표는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래서 그런지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케어’ 성과 홍보에 집착하고 있다. 적확(的確)하게는 ‘호도’하고 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대책 과제별 의료비 현황’ 자료를 인용해 “문재인 케어가 2022년 상반기까지 총 4477만 명의 국민에게 21조 3000억 원의 의료비 부담 경감 혜택을 주었다”고 주장했다.(2022. 10. 13.)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내린 해석이다. ‘다른 사람의 부담을 늘리지 않고 누군가의 부담을 줄였다면’ 남인순 의원의 말은 맞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담이 줄었다면, 다른 누군가의 부담이 늘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국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가는 ‘무산(無産) 국가’이기 때문에 세금은 모두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의료보험 같은 공적 보험의 보험료도 모두 가입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보장성 강화 대 지출구조 효율화‘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은 소유권이 ‘개별화’되지 않을 경우 낭비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의료보험 같은 공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장성 강화’와 ‘지출구조 효율화’ 간의 균형 유지이다. 문재인 케어는 ‘보장성 강화’에 함몰되어 ‘공유지 비극’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2017년까지 건강보험은 ‘당기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했다. 2017년 현재 ‘건강보험 누적수지(의료보험재정기금)’가 20.8조 원을 기록한 것도 건강보험이 흑자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기 재정수지는 2017년 ‘문재인 케어’ 실시로 2018~2020년 적자로 반전했다. 그 결과 누적수지는 2020년에 17.4조 원 까지 감소했다. 특히 2020년 당기 재정수지 적자 ‘2조 8000억 원’은 뼈아픈 대목이다.2021년 이후 당기 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소소한 호흡기성 의료비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22년 당기 수지가 크게 개선된 것은 보험료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가와 부동산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근저요인이다.사람 이름을 정책화 소재로 삼은 ‘포퓰리즘’ 패착사람 이름을 앞세웠기에 ‘문재인 케어’는 포퓰리즘에 포획될 수밖에 없었다. 평등을 앞세운 좌파정부에게 선택진료비(특진료)는 귀족적 ‘가격차별’로 폐지되어야 할 구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택진료비 폐지로 ‘가격의 신호기능’이 작동할 수 없었다. 가격이 비싼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근한 예로 대중식사에서 ‘특’자가 붙는 경우가 많다. 선택진료비 폐지는 ‘특곰탕’을 팔지 말라는 것이다.2018년 1월부터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비’가 전면 폐지됐다.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 질은 천차만별이고 의료 소비자는 그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다. 가격 차이를 없애면서 유명 의사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빨리 진료를 받고 싶은 환자, 진료가 급한 위중한 환자도 ‘선착순’이라는 ‘프로테스크 침대’에 놓이게 되었다.‘상급병실’ 급여화, 즉 ‘2인·3인 병실 급여화’는 최대의 패착이다. ‘6인실 환자에 대한 진료의 질’과 ‘2인·3인실 환자의 진료의 질’ 간에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병실 이용료는 환자 수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그 차이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상급병실 급여화는 무임승차를 부추기는 의료자원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남인순 의원 논리대로 ‘환자부담금’ 경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1인실 독방도 급여화하고 병원손실분은 보험재정에서 보상하면 된다.문재인 케어로 CT, MRI, 초음파 촬영이 급여화됐다. 특수장비를 이용해 ‘유병(有病) 여부’를 정확히 그리고 적기에 판별할 수 있다면 특수의료장비 이용 급여화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급여화로 불필요한 촬영이 이루어지면, 결국 건강보험의 낭비로 이어지게 된다.건강보험 낭비가 의심되는 사례를 적시한다. MRI 촬영의 경우 2018년 환자수(이용자수)는 2017년에 비해 1.19배 늘었지만 촬영건수는 1.41배 늘었다. 그만큼 중복촬영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2019년에는 그 같은 추세가 강화된다. 2019년 이용자수는 2017년에 비해 1.98배 증가했지만 촬영건수는 3.94배 증가했다. 2021년 촬영건수는 2017년에 비해 4.62배 늘었다. 하지만 환자수는 2.15배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에필로그정책 이름에 개인 실명를 넣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례적인 일이 한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포퓰리즘의 독소가 곳곳에 스며들었다. 급기야는 ‘급여 확대로 인한 진료비 경감’을 문재인 케어의 성과로 포장했다. 의학적으로 임상학적으로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질환 중심으로 급여전환이 이루어져야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 상급병원과 종합병원의 상급병실 급여화는 명백한 패착이다. 선택진료의 폐지는 이념과잉의 산물이다. 의료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한 것이다. 가격기구(price mechanism)의 신호전달 기능을 무력화시켜 쏠림 현상만 심화시켰다.급여화가 ‘문재인 케어’의 산타 선물이어서는 안 된다. 치료에 있어 필수적이지 않고 효과에 논란이 있다면 치료에 대한 선택권은 환자에게 넘기고, 환자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자기 비용부담’ 형태로 지는 것이 순리이다. 한방의 보험 적용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치료목적’에 국한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선택적 의료행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주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 재정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급증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적정 이용과 적정 부담에 대한 신중한 숙고 없이 급여화를 통해 보장률만을 향상시키려는 근시안적 정책은 의료자원의 낭비를 초래해 , 국민의 실질적 의료 보장성을 낮추고 국가 의료보장체계를 붕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저출산은 재앙이지만 고령화는 ‘그동안 흘린 땀에 대한 댓가’로 축복이다. 문제는 ‘축복’을 거저 누랄 수 없다는 것이다. 노령화에 대비해 건강보험기금을 꾸준히 적립해야 한다. 그만큼 건강보험지출구조 합리화 조치가 절박하다. 개인 이름을 걸고 ‘보장성 강화’를 펼친 ‘문재인 케어’는 출발부터 순수하지 않았다. 정책이 선동이나 캠페인일 수 없다. 정책은 과학에 기초한 종합예술로 승화돼야 한다.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2023-06-26 09:51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브릿지 칼럼] '드론 최강국' 중국을 배우자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지난 2일부터 4일간 중국 선전에서 세계드론엑스포(World Drone EXPO)와 세계무인기전시회(World UAV Congress)가 열렸다. 무인기 관련 전시회 중에서 중국의 드론 산업을 가장 빠르게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 가운데 하나로 필자는 매년 참가해 강연을 해오고 있다.4년이란 코로나 기간 국제적인 드론 전시회가 열리지 못해 중국에서 어떤 제품의 드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국 드론의 현주소와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중국 정부는 군수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드론 활용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를 철폐하며 기업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항공국을 비롯한 다양한 정부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바탕으로 드론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2003년 5월 ‘통용항공기 관제조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조례에 따르면 드론은 민간 업무로 비행할 경우 상용항공기로 취급함을 명확히 하는 등 드론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선전은 스타트업의 제품화와 벤처투자 유치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다. 선전에서의 하루가 실리콘밸리의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5년 연속 중국 도시별 창업환경 1위로 창업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스타트업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했다. 4시간 만에 사업자등록이 완료된 경우도 존재한다.특히 대학 기숙사에서 창업한 DJI는 선전의 풍부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단순한 드론 부품 제조에서 시작했다. 핵심기술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전문가 시장에서도 성공해 전 세계 70%에 해당하는 드론시장을 장악했다. 드론에 들어가는 단순 부품 제작에서 진화해 비행 안정성을 결정짓는 FC(Flight Controller)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전 세계 일반 상업용 드론의 표준기술은 대부분 DJI가 채택하거나 개발한 기술로 드론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1만4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5000명 이상이 연구인력으로 알려졌다.XIRO는 2015년 초에야 시장에 진출한 신생기업이지만 ‘Xplorer-V’를 내놓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갖춰나갔다. ‘Xplorer-V’는 ‘항공버전 셀카(셀프카메라)기계’로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독자 기술 Follow Snap을 드론에 적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물체를 지정하면 드론이 자동으로 추적해 대상을 촬영한다. 이외에도, XAIRCRAFT(지페이커지), AEE(이뎬커지), EHANG(이항) 등이 참신한 기술로 드론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드론하면 중국, 중국 드론하면 선전’이란 말이 있다. 중국 제조업의 중심 선전은 완전한 드론 산업망을 갖춘 드론의 성지다. 모터, 칩, 배터리 등 부품서부터 연구원, 인적 자원, 항구 등이 선전에 밀집해 있다. 1만5000개가 넘는 드론기업을 총괄하는 양진차이 World UAV Congress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국내기업과 중국기업 간의 협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야장몽다(夜長夢多). 밤이 길어 꿈을 많이 꾼다는 뜻으로, 오랜 동안에는 변화가 많음을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중국을 배워야 한다.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2023-06-25 15:07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브릿지 칼럼] 쓰기의 시작, 읽기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종강시간에 서울과 춘천의 학생들에게 발상력에 도움이 될 열 권의 책을 소개했다. 책은 종이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다. 한 권의 책 속엔 저자가 구축한 하나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를 넘나들며 세상의 다양한 관점을 섭렵해서 기초 체력을 다져야 자신만의 독창적 관점이 담긴 글을 쓸수 있다.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선 먼저 필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따라하다 보면 닮아가고 숙련의 세월을 거치다보면 자신의 관점을 담은 스토리가 생긴다.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전수될 구절들을 줄쳐서 기록하고 따라쓰고 저장해서 반짝하고 떠오르는 영감의 원천을 준비해라.‘강의(신영복)’는 동양고전을 오늘날의 지혜로 옮겨 놓았다. 20년 20일의 수형기간을 대학생활이라 말했던 그가 따뜻하고 희망어린 지혜를 전한다.‘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나약한 관념에 빠지지 말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라고 일갈한다.‘달나라의 장난(김수영)’은 인간은 어떻게 늘 푸르를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성복 시인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을 깨는가’, 황지우 시인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이 그의 계보를 잇는다.‘세계미술사(곰브리치)’는 미술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임을 증명한다. 사진사에 불과했던 화가들이 인간의 주체적 자각을 깨우치는 과정을 수많은 명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한다.‘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흥준)’에서 작가는 안목만 있다면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한다. “사랑하면 보이는 것이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며 역사 여행은 자신의 맨 얼굴과 대면하는 일임을 깨우쳐준다.‘감정수업(강신주)’은 48가지 인간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현대인의 감정 관리법을 제안한다. 작가는 사랑이란 ‘함께 하기 위해 불평등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통찰한다.‘마케팅 불변의 법칙(잭트라우트와 알 리스)’은 광고인들의 변치않는 바이블이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기업의 현장에서 발견되고 입증된 마케팅의 법칙들을 시금석처럼 정리했다.‘칼의 노래(김훈)’는 명사와 동사로 쓴 글이다. 눈앞에 벌어지는 사태에 집중해서 이순신의 절박한 심경을 냉정하되 비장하게 전해준다. 그의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서 냉이가 들어간 된장국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특히 읽어보길 권한다.‘은어낚시통신(윤대녕)’은 단편소설집이다. 강원도 절집이든 전라도의 민박집이든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그의 신화적 서사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 그가 빚어내는 묘하고도 슬픈 사랑의 이야기는 아프도록 아련하다.‘끌림(이병률)’에서 작가는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라고 선언한다. 눈썹 떨림같은 섬세한 감성들이 도시 언저리를 타고 돈다. 전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단어들이 서로 얽혀 수천가지 마음의 결을 드러내는 순간이다.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2023-06-22 14:11 김시래 동서대학교 객원교수, 부시기획 부사장

[브릿지 칼럼] 부자가 되는 길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부자가 되는 길, 부도(富道) 1단은 근(勤), 2단은 검(儉)이다. 부도 3단은 축(蓄)이다. 쌓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쓰지 않고 지키고 불려야 한다.조선 중기 ‘어우야담’에 나오는 충주의 고비이야기다. 자린고비로 불리는 이가 바로 그다. 동네 사람 하나가 부자되는 비결을 알려 달라 그에게 간곡히 청했다. 고비는 흔쾌히 응했다.그들은 성 위쪽에서 만나기로 했다. 산 위에서 자란 소나무 한 가지가 성 밖으로 뻗어 있었고 그 아래는 절벽이었다. 고비는 동네사람에게 그 가지에 매달리라고 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그 말대로 했다. “이제 한 손을 놓으시오”. “예?”그 사람은 하는 수 없이 고비의 말대로 따라 하기는 했다. 그러나 떨어지면 곧바로 저승행일 듯하여 바짝바짝 목이 탔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 쪽 팔에 온 힘을 다해 나뭇가지를 쥐고 있었다. 드디어 고비가 한마디 했다. “그 한 손으로 소나무 가지를 잡고 있는 것처럼 당신 재물을 잡고 있으면 되오” 재물을 지켜야 한다는 비결을 말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케 해주었던 것이다.한국인들은 빚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다. 오래전 대기업들이 달러를 들여와서 돈장사하며 흥청댔다. 그러다가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또 신용카드 사태로 온 국민이 카드대출로 돈을 헤프게 쓰더니 한동안 빚내서 집 사는 게 유행이 됐다.강대국 미국도 쌍둥이 적자로 허덕인다. 세계적 부자인 워렌 버핏조차 미국인을 ‘낭비마을 사람들’이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경제거품을 품은 채 중국의 경제도 심상찮다. 유가와 원자재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폭등하고 있다. 세상이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나라나 개인이나 돈을 잘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부도 4단은 업(業)이다. 최고의 투자는 창업이다. ‘기업의 별’이라고 할 수 있는 임원이 되면 신세가 한층 좋아진다. S그룹의 경우다. 신임상무가 되면 부장 때보다 연봉 2배를 비롯하여 50가지가 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임원이 되기도 어려울뿐더러 유지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업(業)을 하는 경우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닌가. 중국의 원저우(溫州)사람들은 ‘중국의 유태인’이자 ‘중국의 개성상인’들이다. “배부른 종업원보다는 배고픈 주인이 낫다”는 게 그들의 뼛속 깊이 새겨진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그들은 남의 회사에 들어가 높은 지위에서 일하는 것보다 노점상일지라도 주인이 되는 쪽을 택한다. 주인이 되었을 때의 가장 중요한 점은 정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상하이 남부에 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한 지리적 환경이 원저우인들에게 개방과 모험의 정신을 갖게 했다” 전 중국국가 주석 장쩌민의 찬탄이다. 결코 지칠 줄 모르는 삶의 태도와 실리를 추구하는 그들의 성취력은 중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최대나 최고가 아닌 시장의 최적주의’를 내세우며 무서운 속도로 세계의 상권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원저우의 실천적 모험가들에게 감사해야한다.” 거인 덩샤오핑은 아낌없이 그들을 칭송했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3-06-21 14:04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명의칼럼] 무더위에 맥 못 추는 '주하병'… 물은 가까이, 술은 멀리해야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1년 중 해가 가장 길어지는 ‘하지’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시기가 찾아온다. 이맘때가 되면 성인들은 몸이 힘들어서, 아이들은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있다. 더워지면서 ‘맥’을 못 추는 증상으로, 단순히 기운이 없을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까지 생긴다.외부 온도가 많이 오르면 우리 몸은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도록 열을 발산하는데, 주로 체표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땀을 흘려 조절한다. 그런데 이런 열 조절 반응이 오래 지속되면 몸 전체 체액량과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지면서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한의학에서는 늦봄에서 초여름 정도에 두통과 함께 입맛이 떨어지거나 다리에 힘이 풀리고 열감을 느끼는 병을 ‘주하병’이라고 한다. 평소 체력이나 비위 기능이 약한 사람이 덥고 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쉽게 생긴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맥을 보면 동맥관 자체는 크지만 힘이 없는 허한 맥이 잘 나타난다. 우리 몸이 체내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체표 혈관을 확장시키다 보니 맥관은 커지고 체액은 부족해져 맥관의 주 내용물이라 할 수 있는 혈장량이 줄어들어 맥에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주하병은 원인이 명확한 만큼 예방과 관리도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피하고 꼭 해야 하는 경우에는 틈틈이 그늘에서 쉬면서 수분 보충을 해야 한다. 수분 보충용으로는 수박 같은 과일이 도움이 된다. 수박 껍질 흰 부분은 서과피라고 해서 여름철 체액 부족에 약재로도 쓴다. 실내 온도는 에어컨으로 지나치게 낮추지 말고 적정 온도인 24~27도를 유지하면서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깊고 충분한 수면도 빠른 체력 회복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실내 온습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저녁에 잠들기 직전에 열을 올릴 수 있는 격한 운동이나 음주 등은 피해야 한다.특히 술은 빠른 입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깊은 수면이 유지되지 못하고 자꾸 깨도록 하기 때문에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주하병의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과 생맥산이 있다. 보중익기탕은 평소 기운이 없고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 기본 처방에 약재를 가감해서 처방하게 된다. 생맥산은 더위에 맥을 못 추는 증상이 보일 때 ‘맥’을 살려주는 처방으로,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한다.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 3가지 약재로 구성된다. 기본 처방에 황기와 감초를 소량 가해서 맥문동 70g, 인삼 35g, 오미자 20g, 황기 4g, 감초 4g, 물 20컵과 꿀 적당량을 함께 넣어 끓인 후 냉장 보관해 두고 여름 음료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2023-06-20 07:00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시장경제칼럼] 비정규직 존재 이유 : 기업은 비정규직을 선호하는가?

이승모 경제평론가비정규직 고용의 결정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는 이중노동시장론이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정규직 노동시장인 내부노동시장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인 외부노동시장의 존재와 내부노동시장이 외부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을 설명하는 이론이기 때문이다.내부노동시장이란 임금 결정과 채용, 직무 배치, 승진과 같은 고용 결정이 시장경쟁원리에 의해서 결정되기보다는 기업 내의 일련의 관리 규칙으로 결정되는 시장이다. 반면 임금과 고용 결정이 시장경쟁원리로 결정되는 시장이 외부노동시장이다.저비용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경쟁원리에 입각하여 임금과 고용을 결정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인 내부노동시장을 기업이 스스로 수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고용 안정성 및 승진 가능성, 상대적 고임금, 기업 내 교육훈련 및 각종 복리후생 등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와 더불어 근로자들의 자발적 조직규율의 수용과 충성심을 유도함으로써 감시·감독에 따른 통제 비용의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제공한다.그러나 내부노동시장은 고용 안정성 및 생산성 향상과 그에 따른 통제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기업의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임금과 고용 규모 조정을 어렵게 하는 단점을 내재하고 있다. 즉, 임금과 고용의 경직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내부노동시장은 한편으로는 고비용 구조 및 경직성이라는 특징을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적 효율 구조라는 특징을 지닌 이중적 성격이 있다. 따라서 내부노동시장의 성패는 기업이 근로자들의 기업 특수적인 숙련 향상과 자발적 규율 준수에 입각한 관료제적 통제를 얼마나 잘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따라서 내부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비효율성보다 많이 발휘되면 내부노동시장이 형성되고, 그 반대이면 외부노동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실제로는 한 기업 내에서도 내부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비효율성보다 많이 발휘되는 부문은 내부노동시장으로 형성되고 그렇지 않은 부문에서는 외부노동시장으로 형성된다. 이처럼 노동시장은 내부노동시장과 외부노동시장이라는 이중구조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이중노동시장론이다.그러나 내부노동시장의 형성이 방금 언급한 것과 같은 효율성의 논리에만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내부노동시장은 특히 노동법 및 노동조합 등 외부 제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경기가 위축되거나 수요가 부진할 때, 수요변동에 따라 임금 변동이 이루어지는 임금유연성이 이루어진다면 내부노동시장의 규모는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내부자(즉, 정규직)들이 노동법과 노동조합을 통해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여 임금유연성, 특히 임금 하락을 거부한다면 내부노동시장의 축소와 외부노동시장의 확대가 추진된다. 또한 경기가 호전되거나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내부자들이 노동법과 노동조합을 통해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여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시장청산 임금보다 높은 임금 상승을 추구한다면, 내부노동시장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외부노동시장이 축소되지 않는다.심지어 임금 상승폭이 과다하면, 내부노동시장의 축소와 외부노동시장의 확대도 추진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내부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된 노동자는 설사 동일한 자질이 있더라도 외부노동시장에 편입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 비정규직으로 존재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강력한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노동조합은 호경기든 불경기든 임금을 시장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하기보다는 교섭을 통해 시장청산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추구하면서 연공서열에 의한 일정량의 해고를 받아들인다. 즉, 노동조합은 다수 노동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일부 노동자를 희생시킨다. 노조는 노동자들을 다음과 같이 세뇌한다.해고를 받아들이는 노동자는 자신의 희생으로 다수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초래함으로 그들을 위대한 전사로 칭송하고, 반면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노동자는 비열한 인간이라고 비난한다. 노조의 세뇌로 노동자들도 자신의 희생으로 다수 노동자의 복지가 향상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해고를 받아들인다.이처럼 내부노동시장에서 내부자(즉, 정규직)들은 강력한 노동조합을 형성해 호경기에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추구하고, 불경기에는 임금 하락을 거부하는 임금 하방경직성을 추구함으로써 자신 중 일부가 해고되어 비자발적 실업자로 전락하고, 그 실업자들은 결국 외부노동시장으로 추방되어 임금과 고용조건이 나쁜 비정규직이 된다.실제 1990년대 이후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내부노동시장은 임금 유연화를 추구하던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내부자들이 노동법과 노동조합을 통해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여 임금 및 고용 경직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따라서 기업은 내부노동시장의 축소와 외부노동시장의 확대를 통한 수량적 유연성을 시도해 왔다.이상으로부터 우리는 내부노동시장에 강력한 교섭력을 가진 노동조합이 존재한다면 내부노동시장의 축소와 외부노동시장의 확대를 통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 비정규직의 증가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물론 기업들은 경쟁의 격화와 수요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핵심 노동자층을 내부노동시장에서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를 외부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으로 고용함으로써 수량적 유연성을 제고하여 노동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인사전략을 변화시켰다, 따라서 흔히 기업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고용을 선호한다고 주장된다.그러나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인사전략을 추구한 것은 내부자들이 노동법과 노동조합을 통해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여 임금 및 고용유연성을 거부하므로 어쩔 수 없이 추구한 차선책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의 원하는 최선책이 아니었다.위에서 본 것처럼 정규직들이 임금 및 고용유연성을 허용한다면 기업은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성 및 통제의 효율성이 낮은 비정규직을 구태여 선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고용을 선호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비정규직이 존재하고 그들의 고용조건이 열악한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내부노동시장에서 내부자(즉, 정규직)들이 자신들 이익을 위하여 강력한 노동조합을 형성하여 과도한 임금 인상 또는 임금 하방경직성을 추구함으로써 외부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이 존재하고 그들의 고용조건이 열악하게 된다.이승모 경제평론가

2023-06-19 16:48 이승모 경제평론가

[브릿지 칼럼] 인구 오적(五賊)

전영수 교수인류역사는 자원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해된다. 더 가지려는 개인·조직·국가간의 무한경합이 역설적이게 편익증대와 최적진화를 실현했다. 상대빈곤은 몰라도 최소한 절대빈곤의 함정·갈등에서는 조금씩 벗어났다. 더 갖고 덜 갖는 무한투쟁의 제로섬으로 보이나 실은 플러스섬의 우상향(↗)이 연출됐다. 성장기회가 안겨준 인플레 기대심리가 수많은 경제주체의 자원확보와 맞물려 선순환 메커니즘을 완성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압축·고도성장 덕에 단기간의 중산층 대량 양산이란 신화까지 써냈다. ‘후진국→개도국→선진국’의 착실한 경로이행으로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이 됐다.이제는 목에 찼다. 낮아지고 더 낮아질 성장구조 탓이다. 많은 걸 다 갖춘 선진국다운 딜레마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세에 맞설 대안카드가 녹록잖다는 뜻이다. 벤치마킹할 선행사례도 마땅찮아 앞날의 불투명성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성장이론의 표준산식인 노동(L)·자본(K)의 투입요소만큼 산출되던 기계적인 양적팽창은 끝났다. 그럼에도 더 많이 가지고픈 자원확보의 본능은 건재하다. 결국 성장정체 속 배분대결 한판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찰나다. 불확실성에 맞설 유일무이한 안전장치가 자원확보인 까닭이다. 한정자원일수록, 극단적인 왜곡일수록 대결·긴장은 불거지고 깊어진다.배분갈등은 다양한 사회변화와 맞물린다. 대표적인 게 인구변화다. 인구감소는 자원경쟁의 원인이자 결과다. 수축사회를 살고자 출산포기가 빚어지고, 인구공급이 적어져 성장기반은 흔들린다. 즉 ‘인구감소→수요감소→투자감소→금리하락→성장감소→자원부족→경쟁격화→위험회피→출산포기’의 악순환을 뜻한다. 자원배분 경합구도는 ‘기성세대 vs.후속세대’의 연령대결로 집약된다. 한정자원을 둘러싼 노청(老靑)간의 확보경쟁이다. 승리는 게임규칙을 지배하고 기존자원을 장악한 기득권 그룹에 몰릴 수밖에 없다. 저승률의 청년들은 등판자체를 거부한다.한정된 자원의 배분방식을 고칠 때다. 다 갖춘 기성세대와 덜 가진 후속세대가 공정·정의·평등한 룰로 경합하는 현재의 제도수정이 시급하다. 0.78명의 출산율을 보건대 방치하면 한국사회의 운동장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 무게중심을 옮겨 후속선수가 선행주자를 추격·역전하게끔 중립·중도적인 게임질서로 바꿔주는 게 옳다. 세대부조의 의존형 바통터치를 위해서도 제도수정은 필연이다. 기성세대에겐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다. 분모인 출산파업이 확대되면 분자인 노후지원도 무너진다. 청년그룹의 사회데뷔를 도와줄 다양한 지원을 통해 자원배분의 승률을 끌어올릴 묘책이 절실하다.그렇다면 자원독점을 깨고 배분방식을 바꿀 개혁과제는 뭘까. 인구감소를 추동한 불공정·비정상·불균형적인 수정대상은 서울집중(교육·취업·인프라), 기득세력(중장년의 자원독점), 자본파워(자가발전적 자산축적), 유교적 사고방식(남성중심·육아독박), 정치부재(무책임적 단발정책) 등이다. 5대 개혁과제란 점에서 ‘인구오적(五賊)’으로 불러도 좋다. 1970년대 부정부패의 5대 직업을 도적에 비유한 김지하의 ‘오적’처럼 고질적·구조화된 자원배분의 담합구조인 ‘인구오적’을 타파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나라를 팔아먹는 것만큼 위험한 게 청년을 등쳐먹는 일인 까닭이다. 확보자원이 늘면 가족분화도 뒤따른다. 인구오적의 완화·개선으로 청년활로의 확대·지속을 기대한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3-06-19 14:03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그림으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수입차 딜러사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기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10년 넘게 문화를 통해 CSR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한 수입차 딜러사가 있다. 지난 5월 조각,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그리고 회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 ‘조형아트서울’에서는 인공지능(AI) 드로잉을 활용한 대형 인터렉티브 미디어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양민하가 중고생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가로 9m 크기의 LED 미디어월이 설치된 부스는 메르세데스 벤츠 국내 공식 판매사인 한성자동차의 전시부스. 더불어 그곳엔 학생들이 만든 미디어 작품도 40여대의 아이패드에 전시돼 있었다.한성자동차는 2012년부터 매년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책정해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교육 장학사업 ‘드림그림’(Dream Gream)을 진행해오고 있다. 예술적 재능이 있는 중고생 40명을 선발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대 6년간 미술장학금을 준다. 여기에 미술을 전공한 청년 멘토와 1:1로 매칭을 해주어 정기적인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림그림에 참여한 장학생과 멘토는 총 279명, 이후 미술대학에 진학해 미술가의 꿈을 꾸는 아이들도 다수다. 대학생이 된 이들은 다시 장학생 후배들의 멘토로 참여해 나눔의 선순환을 계속한다.드림그림에 선정된 장학생들은 매달 미술 교육비를 지급받는 것은 물론 연 6~8회에 걸쳐 유명 미술작가들로부터 특별수업을 받는다. 회화 뿐 아니라 게임디자인, 설치미술, 애니메이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미술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유명 작가들과 함께한 작품으로 아트페어에 참여하는데 코엑스 같은 대형 전시장에서의 전시 경험과 벅찬 감동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동안 이들은 서양화가 배준성, 김홍식, 설치미술가 한경우, 설치영상작가 진기종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과 만나 수업을 진행했다. 최근 참여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선정 대상을 저소득층 학생에서 미술에 재능있는 청소년들로 확대했단다.한성자동차의 진정성은 코로나19 기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수업 방식과 주제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바로 전환했다. 미디어 아티스트를 섭외해 교육을 이어갔고 코로나 시기에 장학생들의 졸업식은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팬데믹 기간에도 교육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지난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도 작품을 출품했다. 세텍(SETEC)에서 열린 ‘키아프 플러스’(Kiaf PLUS)에서 디지털 크리에이터 오예슬 작가와 아이들이 협업한 증강현실(AR) 기반의 NFT 작품들을 전시한 것이다. 한성자동차는 드림그림의 NFT작품 판매 수익금에 추가 금액을 더해 총 3000만원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했다. 현지화에 성공하려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술로 꿈을 이루게 하자’는 한성차의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3-06-18 13:59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브릿지 칼럼] 공허함에 대처하는 자세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다음 생에 단 하나의 기억만 허락된다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원더풀 라이프’를 통해 다음 생에 가져갈 단 하나의 기억을 집요하게 묻는다. 하나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나머지 기억은 다 지워진다는 얘기다. 과연 삶에서 지워도 되는 기억과 단 하나로 꼽힐 수 있는 기억이란 게 있을까. 영화의 역설적 설정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설령 가져가고픈 기억이 전혀 없다 해도 누구나 좋았던 기억이 몇 가지는 있기 마련이다. 삶이 어려운 건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래도 괜찮은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노력이 없어서는 아닐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그런 내가 만족스럽지 않고 채워지지 않는 느낌, 내가 내가 아닌 듯 해리된 느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우리는 공허함이라고 표현한다. 결이 다르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허한 감정들은 다소 익숙하다. 애들 다 키우고 난 뒤, 또는 평생 책임을 다한 직장의 퇴직을 앞두고 느끼는 허전함이나 암 투병을 하며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뒤 느끼는 삶의 무상함 등도 뭔가 구멍이 난 듯 딱 붙어 살아온 현실과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공허한 느낌들은 때로 병리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실존적 특성이기에 떼어내기 어렵고 함께 하기엔 참으로 고통스런 고약한 감정이다. 때문에 정도나 양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경험하곤 하는데 만성적 공허감에 시달릴 경우는 심각한 사안으로 괴로움이 크다. 바라는 것들이 주어지지 않을 때 보통은 좌절하거나 화를 내게 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나 역시 상대가 원하는 것, 또는 내가 주고픈 것을 ‘주지 않으며’ 스스로 힘들어지는 측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또 잠시 영화 얘기다. 화가 모드의 이야기를 그린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 ‘내 사랑’에서 주인공 모드는 말도 어눌하고 몸도 불편해서 뭔가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럼에도 그녀는 바라는 것이 주어지지 않던 그녀의 삶을 채워나가는 소소한 방법을 찾아낸다.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만족하는 삶을 이어나간다. “이 집의 서열을 말해 주죠. 나, 개, 닭, 그 다음이 당신이에요.” 남편은 이렇게 말하며 모드를 무시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은 당신을 싫어하지만 난 당신을 좋아해요. 그리고 당신은 내가 필요해요”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이후 모드가 죽기 전 자책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많이 사랑받았어요”. 모드는 자신이 함부로 여겨진 기억만 가지고 있지 않고 소중히 여겨졌음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종종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허전함을 느끼고 때로는 별다른 이유 없이 공허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으나 ‘다 그렇지는 않음’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허감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극복은 불편한 상황을 리셋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견디는 것이고 적응하는 것이기도 하다.어린 시절부터 늘 자기가 누군지 모르겠고 좋았던 적도 없으며 뭔가 부족한 사람 같아서 제대로 살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과 공허감에 짓눌려 지낸 한 여성은 그럼에도 자신이 잘 하는 게 있고 즐거웠던 순간이 있으며 기대와 욕구가 살아있음을 발견하며 자기 내부의 공허한 느낌과 불안감을 다룰 수 있게 됐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주어진 고약한 감정에 압도돼 스스로 불쌍한 존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모드처럼 원하는 걸 스스로 만들어내며 벗어날 것인가. 이것은 선택의 문제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3-06-15 14:17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명의칼럼] 진통제 안 먹고 통증이 좋아질 수 있을까?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의료선진국이란 미국에서 2010년대에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이 심각해 그 영향이 지금도 미치고 있다. 미국 연방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1999~2017년 총 47만명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했다. 관련 제약사 중 퍼듀파마는 피해보상 민사소송을 당해 5조원대의 합의금을 물어내기로 했으며 파산됐다. 이밖에 많은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이 소송을 당해 패소 또는 계류 중이며 벌금 또는 합의금으로 물어낸 금액을 합치면 그 피해액이 수백억달러에 이른다.의사들이 제약사들의 마케팅에 설득당해 통증이 심하다는 환자들에게 무조건 오피오이드를 떠안긴 게 문제였다. 그 결과 많은 환자들이 사실상 ‘마약중독’ 상태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질병과 경제적 곤궁으로 길거리에서 사경을 헤매는 오피오이드 중독 환자가 미국엔 널려 있다.그렇다고 비(非) 마약성인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성항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은 안전한가. 약국에서 구입하는 진통제로 통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병원 가서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는 게 일반적인 의료관행인데 이 또한 오남용의 소지가 충분하다.스테로이드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과 염증성 매개체들의 작용 또는 합성을 차단한다. 아울러 항염증, 부종 감소에 따른 간접적인 효과와 손상된 신경의 탈분극(de polarization of damaged nerves)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를 통해 통증을 누른다. 정상 세포에서는 끊임없이 분극과 탈분극이 교차하지만, 스테로이드 투여를 통해 강제 유도된 탈분극 상태에서는 세포막 안팎의 전위차가 감소해 세포가 점차 기력을 잃게 된다.일반적으로 흔히 복용하는 소염진통제(NSAIDs)는 대체로 COX-2라는 염증, 통증, 혈관확장을 초래하는 효소를 차단함으로써 소염 진통 효과를 낸다. 스테로이드가 세포막의 탈분극을 유도해 세포 안팎의 전자흐름을 끊어놓는다면, 일반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느끼는 신호를 차단해 통증감각을 둔화시킨다.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 장기간 복용하면 점점 더 많은 양을 투여해야 종전의 소염진통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그 결과 세포의 기능적인 측면이 약화되고 스스로 복원하는 능력이 상실되는 것은 소염진통제(NSAIDs)나 스테로이드나 비슷한 양상을 띤다.요컨대 통증을 약물로 다스리는 것은 임기응변적이며 근본적이지 않다. 말 그대로 통증이란 증상에 대응하는 ‘대증요법’(對症療法)’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약물은 효과의 반대 급부로 부작용을 동반한다. 비마약성 및 마약성 진통제는 속쓰림, 골다공증, 체중증가, 무기력증 등 수많은 부작용을 갖고 있다. 그래도 약을 먹는 이유는 우선 당장 통증과 염증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대신 인간은 자연치유능력을 잃는다. 약을 장기 복용함으로써 몸은 산성화되고 세포가 힘을 잃어 통증에 더욱 취약해지는 곤경에 빠지게 된다.그래서 필자는 2020년부터 ‘No SAD’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스테로이드(Steroid), 진통제(Analgesic), 불요불급한 약물(Drug)을 처방하지 않고 세포의 자생력을 이용해 불편한 증상과 질환들을 다스려보자는 슬로건이다.정상세포는 세포내 음전하가 충만해 세포 안팎의 이온 교환이 활발하고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지만 병든 세포는 음전하의 충전이 부족하다. 세포내 전기에너지(음전하)가 50% 방전되면 통증이 발생하고, 완전 방전 상태가 되면 사망하거나 암이 생길 수 있다.진통제는 이런 병든 세포 상태를 조장하는 한 요인이 된다. 진통제를 포함한 대다수 약물이 음전하 방전과 산성화를 초래한다. 인체는 약알칼리성에서 생체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세팅돼 있으므로 몸의 산성화는 세포기능을 떨어뜨리고 노화를 촉진하며 질병을 부르는 단초가 된다.병든 세포를 되살리고 통증의 벗어나는 방법은 결국 몸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다. 필자가 개발한 엘큐어리젠(ElCure Regen)요법이란 최신 전기자극치료은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병든 부위에 흘려보낸다. 이렇게 되면 병든 세포에 음전하가 충전되면서 점차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부수적으로 림프슬러지나 세포노폐물 배출이 촉진되면서 세포가 자정작용을 하게 된다.놀랍게도 거의 모든 통증질환 환자에서 매주 1~2회 엘큐어리젠 치료를 받으면 경증인 경우 총 5회 이상, 중증이면 20회 이상의 치료 후에 통증이 50% 이상 경감되는 것을 확인했다.통증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전기충전요법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 알칼리성 식이요법 등이 병행돼야 한다. 이같은 요소의 삼박자가 맞으면 어떤 통증도 능히 다스릴 수 있음을 임상현장에서 매일 관찰하고 있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06-14 21:26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브릿지 칼럼] 청년 주거정책에 관심 가져야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우리나라에서 청년의 기준을 주거정책에서는 만19~39세 보고 있다. 청년 주거정책의 대상인 만19~39세 사이에는 1인 가구 청년, 부모 동거 청년, 신혼부부, 자녀 있는 신혼부부 등 다양하며, 이들 계층에 맞는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거정책이 가구주, 저소득, 취약계층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청년계층은 정책대상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청년계층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청년계층을 위한 주거제도는 공급제도와 지원제도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공급제도로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공급이 있으며, 지원제도로는 청년 전·월세자금 지원 등 주거비 지원이 있다. 그러나 청년계층의 구조와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지원제도로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혁신적 대책이 필요하다.먼저, 청년계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은 청년들의 주거수요를 반영한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양적 측면에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에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8% 수준인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재고비율을 20%까지 상향시켜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재고비율을 20% 수준으로 상향하는 과정에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도심역세권에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질적 측면에서는 전용 입식부엌, 전용 목욕시설, 전용 수세식 화장실 중 1개라도 없는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이 상당히 높다. 2020년 기준 수도권 청년가구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이 10.4%로 일반가구 4.1%의 2배 이상이다.다음으로 근로능력 있는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분양주택 공급도 확대되어야 한다. 정부는 그 동안 청년 주택문제의 해결책으로 1인 가구 중심의 임대주택 공급에만 집중하여 왔다. 그러나 청년 1인 가구도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분양주택 공급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동안 청년 1인 가구가 내 집 마련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소득기준 요건을 완화하여 지원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공공지원 민간분양도 도입하여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청년 1인 가구들이 선호하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민간분양 시설들은 분양가가 높아 청년들이 매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그리고 신혼부부와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에 대한 내 집 마련 대책도 확대해야 한다. 과거 정부에서도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제도는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들은 청약가점이 낮아 불이익을 받아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신혼부부의 경우 가구원수에 따라 공급체계를 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 없는 신혼부부 2명이 거주하는 경우는 전용 45㎡이하, 가족수 3명인 신혼부부는 전용 60㎡이하, 가족수 4명인 신혼부부는 전용 60~85㎡, 가족수 5명 이상인 신혼부부는 전용 85㎡이상의 중대형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3-06-14 14:54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꼬부랑 허리 '척추관협착증', 자연회복 안돼 꼭 치료해야

황주영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국가기술표준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고령 인구의 인체 치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84세 고령 인구 중 허리와 등이 곧은 이른바 ‘바른 체형’인 비율은 8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어르신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유모차에 기대어 이동하거나 허리를 구부리고 지팡이나 보조 기구를 짚고 걷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1960년 52.4세에 불과했던 기대 수명이 2021년에는 83.6세로 30세 이상 늘었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척추의 퇴행이 진행되는데, 통증과 보행 장애로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이 꼽힌다. 흔히 말하는 꼬부랑 허리다.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좁아졌던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에 걷다가 멈춰서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점차 허리가 굽어지는 꼬부랑 허리로 바뀌게 된다.보통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거나 눕거나 쉴 때는 통증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어 방치하기 쉽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자연적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보행 장애, 감각마비, 대소변 장애, 하지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기를 위해서는 제때 치료해야 한다.일단 증상이 의심되면 X-ray, CT, MRI 등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이 되면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보통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해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척추신경 주변부의 유착이 심하거나 통증이 극심하다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고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시술 후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만약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척추관협착증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통증이나 보행 장애가 없는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그래서 완치라는 말 대신 주로 ‘호전’이나 ‘완쾌’라고 표현한다. 이는 곧 꾸준하게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경이 장기간 압박을 받아 생기는 신경변성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황주영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2023-06-13 07:00 황주영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명의칼럼] 심장질환의 종착지, 심부전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심장혈관질환이나 심장근육질환, 판막 질환 등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심장기능이 떨어지고 그러다 우리 몸에 충분한 혈류를 보내지 못할 정도로 심장의 기능이 약해진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면서 펌프처럼 쪼그라들었다가 부풀어오는 것을 반복하는데, 쪼그라들 때 혈액을 짜내는 힘이 약해져 혈액을 온몸에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서 피로와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심부전이다. 심부전은 다양한 원인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나 심근경색에 의한 심근 이상이 가장 흔한 심부전의 원인이다.일반적으로 심장에서 피를 보내는 비율인 심박출률을 기준으로 심부전을 분류한다. 좌심실박출률이 40% 이하인 경우에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50% 이상인 경우에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정의하며 그 사이에는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진단 기간에 따른 분류도 존재하며 심부전 진단 후 서서히 질병이 진행하는 경우는 만성 심부전이라 부르고, 갑자기 혹은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 모두 ‘비대상성’으로 부른다. 또 갑자기 심부전 증상/징후가 악화되어 계획에 없던 입원이나 병원방문을 하는 경우는 급성 심부전으로 정의한다. 우심실 기능저하로 발생하는 우심부전도 있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좌심실 기능저하에 의한 이차적인 심부전이다.심부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증상이 바로 숨이 차는 것(호흡곤란)이다. 계단을 올랐을 뿐인데 과도하게 숨이 차고, 이것이 지속되거나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서 잠을 깨기도 한다. 그리고 기침, 부종, 피곤함, 식욕부진,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나 심전도, 흉부방사선촬영, 심장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관상동맥조영술, 심장 MRI 등을 시행한다.1주일 이내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심부전의 경우 대개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고, 이땐 심부전의 원인이나 악화 요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만성 신부전은 병의 진행을 막아 심장의 기능저하를 막아야 하므로 저염식,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혈압조절 및 당뇨 치료 등이 기본이다. 추가적인 시술, 수술적 치료로는 관상동맥 질환에 동반된 심부전에서의 심혈관 중재술 혹은 우회술, 부정맥에 의한 급사를 예방하기 위한 심율동전환 제세동기 삽입, 심장 재동기화 치료 (cardiac resyncronization therapy) 등을 시행하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심부전의 경우에는 삽입형 좌심실보조장치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및 궁극적으로는 나이 등을 고려하여 심장이식을 고려해야 한다.현재 우리나라 심부전 환자의 유병률은 2.25%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매년 20만 명이 넘는 환자가 심부전으로 병원을 찾고 있으며, 대한심부전학회는 앞으로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심부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심부전 환자의 18%가량이 1년 안에, 50%는 5년안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장암(24%)이나 위암(26%)환자의 5년이내 사망률보다 2배 높은 수치이다.심부전은 심장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전에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가벼운 증상이기 병원에 간다거나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다리가 붓고 피곤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계단을 올랐을 때 호흡이 가쁘다면 ‘운동 부족인가보다’라고 생각한다. 혹은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약해졌다’라고 여기기 쉽다.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종착지라 불린다.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에 의해 한번 기능이 떨어진 심장은 원래대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심장 상태에 따라 평생 치료받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근경색, 고혈압, 당뇨 등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진료와 검진을 받고, 급성 호흡곤란이나 부정맥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한다.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유산소 운동과 하체 위주의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신체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2023-06-12 14:16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브릿지 칼럼] KBS 수신료, 분리징수할 때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의 불투명한 강제 징수 방식이 논란이다. 텔레비전 방송수신료가 전기요금과 함께 통합되어 징수되다보니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었고, 특히 깜깜이 방식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이제는 통합징수 방식을 분리징수로 변경해야 할 때이다.KBS는 수신료를 세금처럼 거두어 왔다. 금액만 해도 2021년 기준으로 6800억 원에 달한다. 세대 별로 매달 2500원의 수신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TV 수신기가 없는 가정에 대해서도 ‘통합 징수’라는 명목 하에 무차별적으로 수신료를 거두어 왔다는 점이다. 이런 부당 징수에 대해 환급해 달라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시청자들은 KBS에 수신료를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KBS 콘텐츠의 공영성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편향적인 정치투쟁을 해왔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이산가족 찾기 등 국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우리 사회에 화합과 통합의 가치를 만들어가던 KBS는 이제 없어진지 오래이다.정치 편향적 경영과 노조 중심의 방송 편성 과정으로 인해 콘텐츠의 질은 점점 떨어져 왔다. 시청자를 수신료만 내는 호구로 삼아 국민에게 부담만 지우는 민폐방송으로 전락한 것이다.방만한 경영이 지속되다 보니 KBS는 기득권 집단이 되었고, 자신들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있다. 특권을 누리다 보니 제대로 된 감사조차 받지 않았다. KBS의 1인당 생산성은 다른 민영방송에 비해 2배 이상 떨어진다.애초에 국민의 선택 없이도 수신료가 나오기 때문에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KBS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상당수가 특별한 보직 없이도 억대 연봉을 받는다. 그들의 인건비 비중으로만 본다면 타사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한다.이제부터라도 떳떳하게 수신료를 받아서 공영방송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치적 논란을 벌여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경영진과 노조의 태도는 잘못되었다. 우선 이러한 논란을 야기한 자신들의 잘못된 경영과 편향적 방송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투쟁방식으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보다는 이사진과 경영진 모두가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 퇴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편성과정에 노조가 개입되는 거버넌스를 바로 잡는 노력을 스스로 벌여 나가야 한다.KBS 수신료 통합징수는 공정성과 개인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분리 징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은 정치적 편향성에서 벗어나야 하며,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수신료 납부 여부를 이제는 시청자들이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KBS는 앞으로 더 좋은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 시청자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그 길만이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3-06-12 14:11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