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드론 최강국' 중국을 배우자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입력일 2023-06-25 15:07 수정일 2023-06-25 15:08 발행일 2023-06-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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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춘 교수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

지난 2일부터 4일간 중국 선전에서 세계드론엑스포(World Drone EXPO)와 세계무인기전시회(World UAV Congress)가 열렸다. 무인기 관련 전시회 중에서 중국의 드론 산업을 가장 빠르게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 가운데 하나로 필자는 매년 참가해 강연을 해오고 있다.

4년이란 코로나 기간 국제적인 드론 전시회가 열리지 못해 중국에서 어떤 제품의 드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국 드론의 현주소와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중국 정부는 군수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드론 활용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를 철폐하며 기업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항공국을 비롯한 다양한 정부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바탕으로 드론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2003년 5월 ‘통용항공기 관제조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조례에 따르면 드론은 민간 업무로 비행할 경우 상용항공기로 취급함을 명확히 하는 등 드론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선전은 스타트업의 제품화와 벤처투자 유치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다. 선전에서의 하루가 실리콘밸리의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5년 연속 중국 도시별 창업환경 1위로 창업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스타트업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했다. 4시간 만에 사업자등록이 완료된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대학 기숙사에서 창업한 DJI는 선전의 풍부한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단순한 드론 부품 제조에서 시작했다. 핵심기술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전문가 시장에서도 성공해 전 세계 70%에 해당하는 드론시장을 장악했다. 드론에 들어가는 단순 부품 제작에서 진화해 비행 안정성을 결정짓는 FC(Flight Controller)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으며, 전 세계 일반 상업용 드론의 표준기술은 대부분 DJI가 채택하거나 개발한 기술로 드론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1만4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5000명 이상이 연구인력으로 알려졌다.

XIRO는 2015년 초에야 시장에 진출한 신생기업이지만 ‘Xplorer-V’를 내놓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갖춰나갔다. ‘Xplorer-V’는 ‘항공버전 셀카(셀프카메라)기계’로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독자 기술 Follow Snap을 드론에 적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물체를 지정하면 드론이 자동으로 추적해 대상을 촬영한다. 이외에도, XAIRCRAFT(지페이커지), AEE(이뎬커지), EHANG(이항) 등이 참신한 기술로 드론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드론하면 중국, 중국 드론하면 선전’이란 말이 있다. 중국 제조업의 중심 선전은 완전한 드론 산업망을 갖춘 드론의 성지다. 모터, 칩, 배터리 등 부품서부터 연구원, 인적 자원, 항구 등이 선전에 밀집해 있다. 1만5000개가 넘는 드론기업을 총괄하는 양진차이 World UAV Congress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국내기업과 중국기업 간의 협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야장몽다(夜長夢多). 밤이 길어 꿈을 많이 꾼다는 뜻으로, 오랜 동안에는 변화가 많음을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중국을 배워야 한다.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