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카데미의 유리천장 "아직 굳건하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상 불발

한국계 캐나다 감독인 셀린 송 감독이 아카데미 레드카펫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연합)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추락의 해부’가 각본상을 받았다.‘추락의 해부’는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를 중심으로 밝혀질 사건의 전말에 관객을 초대하는 영화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번 각본상에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비롯해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토드 헤인즈 감독의 ‘메이 디셈버’ 등이 경쟁했다.올해는 디즈니 픽사 최초의 동양인이자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 감독의 ‘엘리멘탈’과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가 후보 지명을 받으며 다시금 ‘코리아 콘텐츠 파워’를 증명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금일 오전 8시 OCN과 tvN에서 생중계되고 있으며, 티빙 내 OCN, tvN 채널 라이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3-11 09:45 이희승 기자

아직도 CGV를 '씨집'이라고 안 읽는 당신, 영화 '듄' 학부 들어는 봤나?

영화 관람 후 티켓과 씨집대학교 학생증 인증하면 굿즈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씨집대학교’이벤트.(사진제공=CGV)CGV는 3월 새학기를 맞아 7일부터 20일까지 개강파티를 즐길 수 있는 ‘씨집대학교’를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입학처, 학생회관, 학생식당 등 대학교를 콘셉트로 한 온라인 이벤트를 만나볼 수 있다.입학처에서 발급하는 신입생 학생증의 면면은 단연코 소장각이다. CGV 모바일 앱에 로그인 후 씨집대학교 이벤트페이지에 들어가면 학생증 탭에서 ‘듄’ 학부의 아라키스지질학과, ‘파묘’ 학부의 묫자리풍수지리학과 등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여 직접 학생증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씨집대학교 학생증을 발급 신청하면 ScreenX 5천원 할인쿠폰을 2매 증정한다. 또한, 아직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신입생을 위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추천하는 테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본인의 대학생활 유형을 영화 캐릭터별로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문항으로 준비했다.한편 씨집대학교 학생회관에서는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한 새내기들을 위해 ‘반려 동기’ 인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CGV건대입구, 왕십리를 비롯한 19개 극장에서 이벤트 기간 내에 영화 관람 후 당일 관람 티켓과 씨집대학교 학생증을 인증하면 인형 고리 굿즈를 랜덤으로 선물받을 수 있다. 씨집대학교 학생식당에서는 콤보 3천원 할인 혜택의 ‘학식 쿠폰’을 증정한다.이 밖에도 실제로 건국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전국 20여개 대학교 캠퍼스에서 씨집대학교 소식을 알리는 재미있는 현수막들도 만나볼 수 있다. CGV 강미수 마케팅팀장은 “새학기를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을 콘셉트로 하여 영화관을 더욱 재미있게 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즐길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3-07 12:11 이희승 기자

[비바100] 영화 '파묘'의 파죽지세 흥행을 보니 생각나는 영화 '유령'

2023년 1월 18일 개봉한 역사, 첩보, 스릴러 장르 영화 ‘유령’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영화 ‘파묘’의 흥행세가 거세다. 파죽지세로 극장가를 점령하더니 1000만 영화 ‘서울의 봄’과 비교되는 모양새다. 삼일절 연휴간 압도적인 수치로 관객들을 모으며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영화계에서는 묫자리, 이장, 풍수지리, 무속 신앙 등으로 무장한 ‘파묘’가 올해 첫 번째 1000만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비수기로 통하는 2~3월 극장가의 오랜 공식을 깬 일등공신은 새로운 2030과 이에 익숙한 50대 이상까지 폭넓다. 무엇보다 영화 곳곳에 심어져 있는 항일 메시지가 관객층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극 중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이름은 상덕, 영근, 화림, 봉길이다.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이 함께 탄 차번호 뒷자리는 0815. 무당 화림과 신제자 봉길이 탄 차번호 뒷자리는 0301, 시신을 옮기는 운구차의 차번호 뒷자리는 1945로 광복의 해를 뜻한다. 발빠른 네티즌들은 “상덕은 임시정부 국무위원인 김상덕과 연결된다. 영근은 독립협회에서 활동한 고영근, 화림은 조선의용군 부대장이었던 이화림과 상하이 의거 후 25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윤봉길이 맞다”며 흥행에 불을 지폈다. 설경구가 쓴 모자 각도, 비오는 풍경, 빨간 립스틱 등 미장센 하나까지 지나치게 아름다운 것도 어쩌면 그간 항일영화가 보여준 춥고 투박한 감정에 어울리지 않은 것일까. (사진제공=CJ ENM)무덤에서는 절대 나오면 안되는 ‘험한 것’이 나오면서 벌어지는 일제시대의 비극은 자연스럽게 다른 ‘항일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 중 이해영 감독의 ‘유령’은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 ‘스타군단’들의 출연에도 고작(?) 66만명 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일찌감치 OTT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만듦새와 배우들의 열연만 보더라도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는 업계 속설이 마냥 야속하기만 하다.티빙, 왓챠,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유령’은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은 성별도 나이도 아무도 모르는 스파이다. 아무리 모진 고문을 해도 잡혀온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입을 다문다. 어쩌면 이들조차 누가 유령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이에 새로 부임한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총독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덫을 치기로 결심한다. 외딴 섬에 불려진 이들은 황당할 뿐이다.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설경구), 암호문 기록 담당 박차경(이하늬), 정무총감 비서이자 애인인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서현우)는 모두 무죄를 주장한다.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변신과 첩보전의 긴장감을 담은 ‘유령’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CJ ENM)영화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쥰지와 그의 경쟁자 카이토의 묘한 감정 사이로 여러 복선을 교차시킨다. 그 중 유리코는 알리바이가 확실하다. 변태 총감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그는 엘리트 가문 출신인 차경과 묘한 기싸움을 한다. 기필코 살아나가 동지들을 구하고 총독 암살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령’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 사이에서 배경이 되는 호텔은 그로테스크하기 그지 없다.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듯한 천계장의 존재는 감초 이상이다. 당시에는 드물게 혼자 살며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 영화에서 유일한 코믹함을 담당하지만 괴랄한 죽음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자신이 갇힌 것도 모자라 자리를 비운 사이 새로운 애첩이자 비서(비비)가 채용됐다는 사실에 결국 폭발한 유리코는 ‘유령’의 본격적인 활약을 알린다.설경구는 “캐릭터가 가진 컬플렉스, 부모의 혈통,정체성의 혼란등을 보며 유령으로 보이고 싶었다”고 당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속내를 밝히기도. (사진제공=CJ ENM)영화에는 카메오라고 부를 수 없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솜, 이주영, 김종수의 묵직한 연기가 항일영화 특유의 벅차오르는 감정에 기름을 붓는다. 무엇보다 ‘독전’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천하장사 마돈나’ 등의 이해영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이 단연코 빛난다. 부드러운 손길은 아니지만 툭툭 친 어깨 토탁임에 눈물이 쏟아지는 묘한 연대감이 후반부에 가득하다. “나라 팔아 먹은 사람은 그렇게 다치지 않아요, 지키려는 사람이 다치지”라며 부상당한 유령을 단번에 간파하는 수녀의 짧은 대사도 결정적인 한방이다. 소품 하나하나에도 캐릭터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자기애가 강한 천계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사진제공=CJ ENM)중국 작가 마이자의 소설인 ‘풍성’을 원작으로 한 ‘유령’은 이미 중국에서 ‘바람의 소리’로 한 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그렇다고 ‘나이브스 아웃’(2019)이나 ‘오리엔트 특급살인’(2017) 같이 관객의 추리를 유도하는 연출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 감독은 “유령의 탈을 쓴 사람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고 싶었다. 동시에 대의를 위해 싸우는 스릴과 쾌감을 전달하고자 남성과 맞붙어도 지지않을 배우들의 액션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아리송한 말은 ‘유령’을 직접 보고 다시 읽는다면 무릎을 ‘탁’치게 될 스포일러다. “성별의 대결로 보이길 원하지 않았다. 흡사 계급장을 떼고 붙는다는 말처럼 ‘여성이어서’ 또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를 달지 않는, 몸과 몸, 기와 기가 부딪혀 땀 냄새, 피 냄새가 물씬 났으면 했다”는 연출의도를 간파한다면 누가 유령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3-06 18:30 이희승 기자

‘로기완’ 이상희, 조선족 출신 ‘선주’ 완벽 변신 ‘호평’

‘로기완’ 이상희가 자타공인 연기 내공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지난 1일 베일을 벗은 ‘로기완’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이상희는 극중 조선족 출신이자 로기완과 함께 벨기에 정육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 ‘선주’로 분했다. 생계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낯선 땅에 자리 잡은 선주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이방인 기완에게 유일하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인물.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끈끈한 우정을 나눠가는 이들의 모습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며 숨통을 트이게 만들었다.그렇게 기완의 든든한 편이었던 선주가 내린 비겁한 선택이 안타까운 탄식을 불러일으켰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기완으로부터 북한 이탈 주민임을 증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법정에 선 선주. 진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묵인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이상희는 외양부터 말투까지 선주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몰입감을 더했다. 여기에 송중기와 보여준 밀도 높은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매 장면 놀라움을 자아냈다.한편, 이상희가 출연하는 ‘로기완’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4-03-06 15:38 장애리 기자

[비바100] 배우 금해나에게는 단단한 '金'이 있다

키 172cm의 큰 키를 가진 그는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대역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하며 전에 없는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 오디션 공고를 발견하고 배우 금해나는 “유레카”를 외쳤다. 평소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먼저 도착해 늘 근처에 있는 서점을 방문한다는 그는 마침 지인을 기다리다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터였다. 중국인 여성 킬러 소민혜를 뽑는 오디션장에서 주어진 대본은 총 네장. 그 중 한 신만 대사가 있었기에 대부분의 배우들은 타고난 신체능력을 발휘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금해나의 선택은 달랐다. 중국인이 절대 발음하지 못하는 한국어가 있듯 한국인이 결코 따라하지 못하는 발음을 우선적으로 익혔다. 우회적으로 돌아가느니 정공법을 택한 그의 결단은 옳았다. 원작에서 민혜는 같은 조직의 동료들조차 두려워하는 최상위 레벨의 킬러다. 그렇게 그는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일부러 중국어 발음을 살린 대사로 오디션장을 휘어잡았다. 대본의 말 맛을 살리니 금해나가 가진 긴 팔다리가 주는 시원한 액션미가 돋보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지난달 공개된 이 작품은 4주간 한국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일본, 홍콩 등 아시아 5개국에서 톱 10에 진입하며 금해나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요즘 현대무용을 배우는 중인데 민혜를 연기한 배우가 저인 줄 모르고 어떤 수강생이 ‘킬러들의 쇼핑몰’을 보고 머리를 잘랐다고 하는 거예요. 작품의 화제성을 실감한 순간이었죠. 킬러지만 살인도 귀엽고 유쾌하게 보였으면 해서 일부러 눈썹 위로 앞 머리를 자르는 처피 뱅 (Choppy Bang)을 선택했는데 통한 것 같은 짜릿함을 만끽했달까요.”‘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다. 진만에 의해 킬러가 된 민혜는 조직의 룰에 반대되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약자의 편에 선다. 총알 마저 피해다니는 1급 킬러로 속도가 빠르고 격투 기술 중 강도가 센 그래플링(Grappling)을 구사하며 남자들마저 가뿐히 제압한다. 그는 “체력이 떨어지면 작품에 피해가 가니까 일부러 기초훈련을 독하게 했다”며 “구보와 줄넘기를 기본으로 무에타이를 익힌 (김)혜준씨와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신음으로 대화한 사이”라고 밝게 웃었다.한창 촬영 중 원작 소설 2권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현장에서 다들 ‘이러다 시즌 2가는 거 아냐?’는 말을 많이 나눴다”면서 “솔직히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 선배님같은 마음으로 연기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자세히 안 나오는데 민혜의 엔딩도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서른살에 연기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났다는 그는 “연기를 관두려고 마음을 먹자 되려 해외 영화제를 비롯해 러브콜이 많아졌다. 1 년전에 출연한 작품들이 수상을 하더니 주인공 역할이 주어지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사실 ‘킬러들의 쇼핑몰’은 금해나를 극한의 외로움으로 몰고 간 작품이다. 훈련이 없는 날에도 일부러 액션스쿨에 나가 무술 감독에게 카메라 앞에서 구사 할 수 있는 모든 연기적 합을 훈련받았다. 화면에는 멋지게 나와도 정작 실제 싸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동작은 일부러 피했다. 공개 직후 ‘저 캐릭터가 중국인이 아니라고?’ ‘여성이 할 수 있는 극한의 액션’ ‘소민혜의 연기 보려고 본방 사수’ 등 뜨거운 반응이 줄을 이었다.극 중 죽을 고비를 넘기고 킬러가 된 민혜의 운명이 ‘이 배역이 내 인생에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불안함과 맞닿으면서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고. 속리산 깊은 산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자신의 이름 뜻이기도 한 ‘밝은 해가 뜨는 순간’을 늘 동경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즐거워 아이돌을 꿈꿨지만 인연이 닿는 기획사마다 노래보다 연기를 권했다.“20대에 방황을 많이 했죠. 연기를 학문적으로 연구해 보고 싶어서 대학에 진학했고 극단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때도 연기가 아닌 조연출과 기획, 시나리오를 쓰며 배우를 바라보는 밖의 시선을 더 오래 경험했죠. 그런 시간이 쌓이니 예민하게 굴지 말자는 인생 지론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들어오는 배역이 한정적이고 누군가의 엄마 혹은 전문직 팀장같은 역할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급했던 것 같아요.”S급 킬러로 거듭나는 소민혜의 전사는 짧지만 비밀스런 과거사가 등장하며 시즌2에 대한 문의가 쇄고 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금해나는 곧 영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로 색다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이유미가 주연을 맡은 퀴어영화로 그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기회가 된다면 오래 준비해온 가수로서의 꿈을 접지 않고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의 OST를 불러보고 싶다는 그는 “지금 소속사가 없는 상태라 혼자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있다. 한국의 양자경이나 우마 서먼으로 불리는 그날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되도록 휩쓸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저에겐 있거든요. 같이 연기한 배우분들은 모두 작품이 직업이 되는 사람들인데 제 삶이 그걸 자꾸 따라가게 되면 균형을 잃더라고요. 영어를 잘 하진 않지만 한국에서 촬영한 외국 감독님의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에 꽤 되거든요. 지금같이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때 게을리하지만 않으면 기회는 꼭 온다고 봅니다. ‘킬러들의 쇼핑몰’처럼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3-04 18:30 이희승 기자

김재중, 박수무당 된다…영화 ‘신사’, 3월 크랭크인

영화 ‘신사(가제)’에 출연하는 김재중(왼쪽)과 공성하(오른쪽). (사진= iNKODE, 길스토리이엔티)영화 ‘신사(가제)’가 내달 촬영을 시작한다.29일 제작사 미스터리픽처스에 따르면 ‘신사’는 김재중, 공성하 등 주요 캐스팅을 완료하고 3월 크랭크인 한다.‘신사’는 일본의 폐신사로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김재중)과 그의 대학동기(공성하)가 그들을 둘러싼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는 오컬트 호러 영화다.메가폰을 잡은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은 ‘요코의 여행’을 통해 제25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3관왕을 수상하고, ‘#맨홀’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을 받은 연출의 대가이다.김재중은 ‘신사’에서 원치 않게 신의 부름을 받았지만 운명에 순응해 신당을 차린 미대 출신 K-무당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그룹 동방신기와 JYJ 멤버로 활약한 김재중은 일본 후지TV ‘솔직하지 못해서’, ‘보스를 지켜라’, ‘닥터 진’, ‘트라이앵글’, ‘스파이’, ‘천국의 우편배달부’, ‘자칼이 온다’ 등 국내외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한편, 오는 3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신사’는 일본 올로케이션으로 촬영 될 예정이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2-29 15:50 김상욱 기자

하정우·여진구 주연 ‘하이재킹’, 6월 개봉 확정

영화 ‘하이재킹’은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키다리스튜디오)영화 ‘하이재킹’이 오는 6월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배급사 키다리스튜디오가 28일 밝혔다.‘하이재킹’은 여객기 공중 납치의 위기 상황을 그려낸 영화로, 여객기 납치 사건이 기승을 부리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배우 하정우, 성동일, 채수빈, 여진구가 호흡을 맞춘다.하정우는 여객기를 운행하는 조종사 역할 ‘태인’ 역을 맡았다. 극중 ‘태인’은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뛰어난 비행 실력과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다. 성동일은 여객기 기장 ‘규식’ 역할을 맡아 평정심을 유지하며 여객기 착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승무원 ‘옥순’ 역할을 맡은 채수빈은 위기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진구는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용대’로 분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한다.영화 ‘1987’로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김경찬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고, 영화 ‘1987’, ‘백두산’, ‘아수라’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출로 내공을 쌓은 김성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키다리스튜디오 관계자는 “영화는 공중 납치된 여객기 내부에서 상상치도 못한 위기의 상황을 마주한다”라며 “승무원과 승객들의 모습을 통해 숨막히는 긴장감과 압도적 몰임감에서 오는 극적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2-28 14:27 김상욱 기자

배두나·류승범·백윤식 '한자리에'…‘가족계획’, 대본리딩 현장 공개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 계획’ 출연진과 감독. (사진=쿠팡플레이)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이 대본 리딩 현장을 28일 공개했다.‘가족 계획’은 살아남기 위해 가족으로 위장한 특수 능력자들이 그들을 위협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에 맞서 남다른 방법으로 해치워나가는 이야기다.이번 대본 리딩 현장에는 크리에이터 김정민·김곡·김선 형제 감독·배두나·류승범·백윤식·로몬·이수현이 모두 모였다. 현장에서 각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몰입해 대본 리딩을 수행했다.엄마 ‘한영수’ 역할을 맡은 배두나는 “대본이 너무 재밌어 굉장히 오랜 시간 기다렸다. 평소에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배우분들이 합류해 대본 리딩 하기 전부터 설레고 떨렸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빠 ‘백철희’ 역할을 맡은 류승법은 “이 작품이 잘 될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한 몫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백상성’ 역할을 맡은 백윤식은 “리딩을 통해 많은 걸 느꼈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이어 아들 ‘백지훈’역의 배우 로몬은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같이 한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었다”라고 전했다. 딸 ‘백지우’ 역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이수현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긴장했다.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리딩을 할 수 있어 되게 영광이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한편,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 계획’은 올해 공개 예정이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2-28 10:36 김상욱 기자

'댓글부대' 손석구, 빌런→형사 이어 기자 변신.."입체적 캐릭터 완성"

영화 ‘댓글부대’ 손석구 스틸컷.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에서 기자 역할을 맡아 또 다시 연기 변신에 나선다.26일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 따르면 손석구는 영화 ‘댓글부대’에서 다양한 면모를 가진 기자 캐릭터 ‘임상진’을 연기한다.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손석구는 최근 영화 ‘범죄도시2’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D.P.’,‘살인자ㅇ난감’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댓글부대’에서는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으려는 기자 ‘임상진’으로 변신해 전형성을 탈피한 기자 캐릭터를 선보인다.‘임상진’은 극 중 사명감보다는 특종을 노리는 기자로, 의문의 제보자 ‘찻탓캇’(김동휘)을 만나면서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김성철, 김동휘, 홍경)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집요한 면모를 드러낸다.손석구는 ‘팀알렙’에 얽힌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기자로서의 욕망과 개인의 욕망이 섞여 있는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보편적인 기자 캐릭터와는 다른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앞서 안국진 감독은 “‘임상진’ 캐릭터에 손석구 배우를 대입해 봤을 때 대체할 만한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 손석구가 아니면 캐스팅이 많이 어려울 것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한편, 손석구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 ‘댓글부대’는 내달 27일 개봉 예정이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2-26 20:12 김상욱 기자

'피지컬100 시즌2' 내달 공개…김동현·모태범·신수지 도전

‘피지컬100 시즌2’는 다음달 19일 공개된다.(사진=넷플릭스)넷플릭스는 내달 19일 ‘피지컬 100 시즌2’를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피지컬 100’은 100명의 참가자들이 최강 피지컬을 자부하며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으로 지난해 공개돼 인기를 끌었다.넷플릭스 측은 티저 포스터를 통해 참가자 100인을 공개했다. 한국인 최초 UFC 진출자이자 한국인 최다 승리 보유자인 김동현부터 ‘한판승의 사나이’ 유도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레슬링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등이 참여한다. 전현직 국가대표 비중이 30%에 달해 국제 스포츠 경기를 방불케했다는 후문이다.이어 한국 최초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98년 만에 럭비 국제 스포츠 경기 진출을 이끈 국가대표 안드레진, 수영 국가대표 정유인,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 핸드볼 간판 박하얀 등이 합류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배우 이재윤, 아이돌 골든차일드 이장준을 비롯해 FBI 외교관, 경찰, 군인, 마샬아츠 트릭커, 아보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군이 총출동한다. 홍범석 아시아 최초 세계소방관대회 우승자는 시즌 1에 이어 다시 도전한다.‘피지컬 100’ 관계자는 “시즌1을 흥미롭게 시청한 많은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가하게 됐다”며 “실제 국제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훨씬 더 살벌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출연자들도 서로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강렬한 경쟁이 펼쳐졌다”고 말했다.한편,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달성했다. 또한 6주간 누적 시청시간 1억9263만 시간을 기록해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2-26 14:28 김상욱 기자

[B그라운드] 감독은 개봉 두 달 전 내한, 주연은 한국 디자이너 옷 입고 등장!

하트 만든 티모테 샬라메.(연합)“(또박또박한 한국어로) 듄친자”5년만의 내한이었지만 ‘더 큰’ 할리우드 스타로 ‘듄’파트 2를 들고 돌아온 티모시 샬라메. 그가 발음한 ‘듄친자’는 영화 ‘듄’에 미친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듄: 파트 2’ 홍보차 드니 빌뇌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19년 ‘더 킹: 헨리 5세’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약 5년 만이다.위대한 소설 ‘듄’을 원작으로 SF계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전편 ‘듄: 파트1’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불구하고 4억 달러(한화 약 5338억 원) 이상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거두며 흥행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 노미네이트되며 그간의 저주를 푼 듯 했다.탁월한 소설의 세계관을 스크린에 옮기려는 수많은 감독들이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라졌던 것. 광활한 세계관의 서막을 알린 전편에 이은 ‘듄: 파트2’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이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탁월하게 그린다.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듄: 파트2’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드니 빌뇌브 감독, 티모테 샬라메,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스가드.(연합)빌뇌브 감독은 “원작이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듄’은 젊은 청년의 이야기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영화를 보면 굉장히 많은 고민과 과제를 갖고 인생을 찾아간다”며 소설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티모시 샬라메는 “위대한 감독님과 영화적인 커리어를 따라가는걸 기쁘게 생각한다”며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부분을 폴을 탐구하며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모든 부분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한국 디자이너 준지의 의상을 티모시와 함께 입고 등장한 젠 다이아는 “우리 엄마도 그렇게 나를 반겨주지는 않는다”며 첫 방한을 환대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극중 악역으로 열연한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데 사흘밖에 머무르지 않아 슬프다”며 “그동안 최대한 많이 먹을 것”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장을 웃음으로 뒤덮였다.행사막바지에는 EBS 연습생 펭수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펭수는 ‘듄: 파트2’ 속 프레멘 복장을 하고 손에는 모레벌레를 들고 등장해 “(‘듄: 파트2’)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나타났다”고 말했다.2 지난해 1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할리우드 노조 파업의 여파로 연기된 이 영화는 오는 2월 28일 국내 개봉한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2-22 00:31 이희승 기자

[비바100] 품위있게 해고하러 다니다 인생 종치게 된 그때… 영화 '인 디 에어'

영화 ‘인 디 에어’는 ‘고스트 버스터즈’로 유명한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아들이자 화제작 ‘주노’를 내놓은 제이슨 라이트만이 연출을 맡았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남자는 늘 공허하다. 돌이켜 보면 성인이 된 후로 3분의 1 이상을 비행기 안에서 살았다. 그에게 공항은 또 하나의 집이나 다름없을 정도. 미국 전역을 넘어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게 직업적 특성이다. 영화 ‘인 디 에어’ 속 조지 클루니는 해고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유일한 목표는 1000만 마일리지를 모아 세계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것. 1000만 마일리지에 성공하고 승무원들이 축하 속에 기장이 “어디 출신이냐?”고 묻는 말에 당당히 “난 여기 출신”이라며 비행기 안을 가르킬 정도다. 실제 삶 속에서는 전용기를 탔을 조지 클루니지만 극 중 라이언은 좁은 좌석 안에 몸을 구겨 넣는다. 아마도 회사 중역은 아닌 모양이다. 1년의 322일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며 평온을 얻는다. 답답한 공기와 운이 좋아야 옆 좌석이 비는 이코노미 좌석이여도 그는 그 곳에서 평온을 얻는다.당연하게도 옆자리는 늘 바뀐다. 코 고는 할머니도 있고 유난히 수다스러운 남자도 있다. 그 와중에 알렉스(베라 파미가)를 만난다. 혼자인 게 익숙한 또다른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너무도 당연하게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당연한 듯 서로의 살갗을 비빈다. 어쩌면 늘 붙어있는 사이보다 행운일지도 모르는 관계다. 불꽃처럼 만나 다음을 기약하며 사라진다. 길고 지루한 비행기 안이 이렇게 설레기도 오랜만이다.‘인 디 에어’의 커플은 이제 막 시작했지만 연륜이 있다.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치기어림을 벗어나 30대와 40대에 겪는 농염함 어딘가에서 ‘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 관계’에서 오는 솔직함으로 두 사람은 단단해진다. 질척이지 않고 마일리지에 열광하는 모습이 흡사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 했던 라이언. 제대로 뒤통수 맞는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처음에는 대충 둘러댔을지언정 남자는 용기를 낸다. 이 삶을 끝내고 여자에게 정착하기로. 그리고 한 순간 진심이었던 그 감정은 여자가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자 한 남자의 성실한 아내로 살고 있다는 것을 목도하는 순간 깨진다.“이렇지 않기로 했잖아요”라며 배신당한 표정을 짓는 여자의 모습에서 라이언은 진실을 깨닫는다. 안정적인 삶을 갈구하지만 정작 사회적으로 가장 보편화된 삶 속에서 인간은 또다시 자신에게 결핍된 뭔가를 찾아나선다는 것을.‘인 디 에어’는 조지 클루니가 가진 돈 많은 싱글남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영화다. 유명세로 따지면 변호사 세계에서 자신과 동급이었던 미모의 인권전문가를 만나 쌍둥이 남매를 둔 유부남이지만 그는 한때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가장 결혼하고픈 남자’였다.늘 최소한의 것들로 가방을 챙기는 라이언.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한번의 결혼을 빠르게 정리한 후 미국 드라마 ‘ER’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그가 가장 먼저 확인한 건 통장 잔고였다. 자신의 에이전시에게 “돈 때문에 연기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오면 알려달라”고 했고 그 목표를 이루자 직접 제작과 작품을 골라 출연하기로 유명하다. 그 시작점에 만난 ‘인 디 에어’는 할리우드에서 치환된 공항이란 공간에서 자신이 느낀 외로움과 인간의 양면성을 작정하고 표출한 느낌이 강하다. 극 중 열린 배낭에 넣을 인생론 강연을 하는 그는 집, 차, 인간관계, 빚 등 현대인들이 갈구하거나 잠식된 채 모르고 사는 모든 존재를 일갈한다. “배낭 하나에 친구의 친구부터 가족까지 원하는 사람을 넣는다고 쳐요. 그 안에 수많은 비밀과 타협,논쟁이 가득하겠죠. 그 어깨끈이 느껴져요? 다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예요.”20대 초반의 그는 대학을 졸업하면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있을 줄 알았을 인생을 살아왔다. 그에게 던지는 선배들의 대답은 과연 무엇일까.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동시에 풋풋한 모습의 안나 캔드릭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온라인 해고 시스템 개발자인 나탈리는 직접 만나서 회사가 당신을 왜 원하지 않는지를 대면하지 않고 처리하는 걸 제안한 당돌한 캐릭터다. 무엇보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막 도약하기 시작한 시기에 대선배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내뿜는다. 신입직원의 제안에 쌍수들고 환영한 회사도 어이없지만 그간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며 품위있게 해고를 해왔던 라이언은 뭔가 밀리는 느낌이다. 이에 나탈리에게 직접 발로 뛰며 비극을 전하는 존재이자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직원에게 마지막 예의를 차리는 대행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자신의 삶을 가르쳐 주기로 결심한다.‘인 디 에어’는 한국에서는 크게 히트치지 못했지만 그해 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 7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돼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골든 글로브상에서 5개 부문에 후보 지명되어, 최우수 각본상을 거머쥐며 변화하는 시대의 아쉬움을 극명히 전했다. 이 영화의 개봉을 시작으로 해고의 칼날이 더없이 팍팍해졌음은 외면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2-21 18:30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