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바100] 믿고 본다 '하이재킹' 하정우… "지치지 않고 '복합마데카솔' 같은 마음으로 연기할 것"

.배우 하정우에게 진중함은 곧 연기다. 그저 명사로 구분되는 연기는 ‘나의 일’ 그리고 혹자는 ‘직업’, 본인은 아마도 ‘운명’이라 부르는 단어다. 대화 중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는 모습은 여전했고 신작을 소개할 때에는 되려 한 템포 늦추는 호흡이 감지됐다. 그의 최근 필모그래피에는 유독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가 많았다. ‘최연소 1억 동원 배우’라는 호칭이 무색할 만큼 아쉬운 흥행에도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에 대해서는 “몰입감과 속도전이 좋다”는 심플한 표현으로 남다른 만족감을 드러냈다.‘하이재킹’은 1970년대 비행기 납치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 실제 폭탄을 들고 강릉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탄 스물 두살 청년(여진구)과 탑승객들이 겪는 이념 갈등과 공포, 희생을 자처한 휴머니즘을 그린다. 극 중 그가 맡은 태인은 공군조종사 출신으로 군인의 사명보다 민간인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다.손익분기점 230만명의 ‘하이재킹’은 20여년 동안 다수 작품 연출에 참여한 김성한 감독과 ‘1987’을 쓴 김경찬 작가가 각본가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시나리오를 보고 나서야 이게 실화인 걸 알았습니다. 제 역할보다 ‘왜 이렇게 어린 청년이 비행기를 납치해야 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죠. 넷플릭스 ‘수리남’을 한창 찍을 때 초고를 받았는데 엔딩의 먹먹한 여운으로 남은 촬영이 힘들 정도 였습니다.”‘하이재킹’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하는 김성한 감독과는 영화 ‘1987’ ‘백두산’ 촬영 당시 조감독으로 만난 사이다. 동갑내기여서 빨리 친해지기도 했지만 서로 물린 주식 이야기를 하다 “복구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자”면서 연락처를 교환한 게 친분의 시작이었다.그는 “조감독만 전문으로 하는 분인 줄 알았다” 눙치고는 “일을 워낙 잘하기로 유명해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입봉작에는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하이재킹’을 만난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선택한 운명같은 작품임을 강조했다.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한 ‘하이재킹’은 실제 110분 후 비상착륙에 성공하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영화에는 과거 영화, 예능 등에서 그와 함께 호흡한 익숙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국가대표’의 성동일과 김동욱을 필두로 여진구는 예능 ‘두발로 티켓팅’에서 만난 사이다. 이에 하정우는 “사실 의식하지 못하고 캐스팅했다. 웃음기 뺀, 임팩트 있는 연기를 할 때 매력적인 배우를 우선적으로 골랐다”는 말로 선을 그은 뒤 “사실 (여)진구는 물망에 오른 유력 후보 두 명 중 하나였다”며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줬다.그는 “20대 초중반 나이에 비행기를 납치할 수 있는 똘기가 있어야 했다”며 극 중 용태의 캐스팅이 난항이었음을 밝혔다.(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아역배우로서의 이미지만 생각하다 첫 만남에서 깜짝 놀랐어요. 바로 제작사 대표와 감독에게 ‘똘끼 있는 눈빛에 비행기 납치 정도는 할 수 있는 체격과 깡이 느껴진다’고 문자를 남겼죠. 그렇게 뉴질랜드로 떠난 보름 동안 옆에 붙어서 ‘하이재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강요? 절대 없었죠. 하도 전담마크를 해서인지 귀국 후에 바로 연락을 주긴 했지만요.(웃음)”예산 140억원의 ‘하이재킹’은 그의 첫 연출작이자 저예산 영화 ‘롤러코스터’가 여러모로 생각나는 현장이었다. 비행기 전체가 360도로 돌아가는 최첨단 장비는 기본, 제한된 공간에 세계적인 CG기술이 더해서 고공상태의 상황까지 실감나게 구현된다.그는 “직업적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니까 무조건 질문을 해댔다. 기종에 대한 관심이 크고 뭐든 파고드는 편이라 멘트구성부터 불이 들어오는 신호체계, 서랍의 위치와 쓰임새 등을 공부했다”면서 “나중엔 승무원을 하는 주변 친구들이 나에게 ‘이 기종은 어떻게 근무하는 게 편하냐?’고 되물어보더라”는 에피소드를 밝혔다.2013년 제작비 6억원이 채 들지 않았던 ‘롤러코스터’의 감독에서 안주하지 않은 하정우는 올 연말 세 번째 연출작 ‘로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지난해 하정우는 영화 ‘비공식작전’과 ‘1947 보스톤’에서 ‘하이재킹’처럼 실화에서 출발한 실존인물을 연기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못했다. 극장을 향한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투자자체도 OTT로 편중되면서 배우로서의 고민도 깊어졌다. 늘 “좋은 연기란 상황에 맞는거다. 이야기를 잘 지탱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말해 온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은 과학적 접근이 어렵다. 다만 어떤 태도와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속마음을 밝혔다.“비행기 승객으로 나오는 수많은 배우들이 새벽 4시에 모여 리허설을 군말 없이 소화하시더군요. 얼굴이 잘 나오지 않는 위치에 있어도 너무 열심히 해서 감독님이 울먹거릴 정도였어요. 그때가 크리스마스 이브였거든요. ‘하이재킹’을 찍으며 기본기를 더 많이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을 늙어서까지 지치지 않고 하는 것,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 혹은 그림과 책을 쓰는 것 등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이 마음을 ‘복합마데카솔’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웃음)”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7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잘못 배달된 도시락은 '사랑'을 타고…영화 '런치박스'

가정에 충실하지만 일라는 늘 밖으로만 도는 남편과 아이가 채워주지 못하는 외로움을 알게 된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영화의 시작은 악명 높기로 유명한 인도의 기찻길이다. 역 앞에는 구두를 닦는 소년과 바쁘게 열차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곧 화면은 바뀌어 흰 모자와 의상을 세트로 맞추고 자전거를 타는 한 남자의 모습을 비춘다. 최근 유튜브와 다수의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이 사람은 ‘다바왈라’(Dabbawala)라 불리는 도시락 배달부다.영화 ‘런치박스’가 국내에 공개된 시점은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다. 매일 점심 도시락을 남편과 자녀에게 전달해주는, 인도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하는 5000여명의 도시락 배달원 이야기가 스크린을 만났다.중산층의 평범한 주부 일라는 딸을 배웅한 후 윗집 아줌마의 레시피대로 특별 양념을 넣어 카레를 만든다. 철로 만든 3단 도시락을 가득 채울 때쯤 이 동네를 담당하는 다바왈라가 도착한다.카메라는 곧 그의 빠른 속도를 따라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들은 한치의 실수도 없이 기차역 앞에 모여 전용 칸에 도시락을 밀어넣고 또 다시 역에서 내려 담당자들에게 구역별 도시락을 할당한다. ‘런치박스’에서 일라의 녹색 도시락가방은 한 빌딩으로 들어서고 점심시간을 앞두고 한 직원에 의해 각자의 책상 위에 놓여진다.‘런치박스’의 남자 주인공은 인도의 국민배우 이르판 칸이 열연한다.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쥬라기 월드’ ‘인페르노’ ‘라이프 오브 파이’에 출연했던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곧 퇴직을 앞둔 사잔은 매일 오는 도시락에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그는 가까운 식당에서 도시락을 배달해 먹는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식당에 혼자 앉은 그는 무심코 도시락을 열고 깜짝 놀란다. 첫칸부터 냄새가 남다르다. 무심코 집어 먹어보니 맛도 환상이다.두 번째 칸과 세 번째 칸에는 특제 카레와 함께 정성스럽게 구운 난까지 들어있다. 바로 그릇에 덜어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주인공. ‘런치박스’는 다시 녹색 도시락통이 다바왈라의 손에 이끌려 일라의 집에 도착하는 과정을 담는다.그 시간 일라는 도시락이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에 들어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깨끗하게 핥아먹은 그릇을 보게 된다. ‘런치박스’는 대놓고는 아니지만 소원해진 부부의 일상을 내비친다. 남편은 매일 늦고 집에서는 늘 전화기를 끼고 산다. 가끔 세탁기에 빨래를 넣기 전 냄새를 맡아보지만 이 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그렇게 일라는 음식으로라도 남편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던 것.인도 가정식을 소박하게 그려낸 ‘런치박스’,(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사잔은 퇴근 후 도시락을 주문한 식당에 들린다. 그는 곧 은퇴할 예정이라며 이번 달 까지만 도시락을 넣어달라고 하고 “오늘 요리가 정말 맛있었다. 계속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사실 동네에서 깐깐하기로 유명한 그는 집 앞에서 노는 아이들을 쫓아내고 문 안에 떨어진 공도 주워주지 않는 냉정한 남자다. 그런 그도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도시락을 먹으며 점차 변한다. ‘런치박스’는 절대 바뀌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0.02%에 불과한 배달사고를 가졌다는 100년 전통의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통해 두 남녀의 외로움을 그린다.영화 중반부는 도시락이 바뀌는 걸 알면서도 보내는 여자 그리고 그 걸 먹으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 남자의 사연에 집중한다. 일라는 도시락 밑에 편지를 써 비워진 도시락을 보고 몇 시간 동안 행복했음을 그리고 요리의 즐거움을 다시금 깨달았음을 전한다. 현실이라면 배달부에게 바뀐 사실을 전하고 다시는 배달사고가 안 나게 처리하겠지만 ‘런치박스’는 남자가 쓴 답장으로 재미를 더한다.도시락 배달사고를 통해 인도에 뿌리내려진 차별과 결혼 관행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고맙다는 말도 없이 “음식이 너무 짰다”는 한줄 뿐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음식 타박을 받은 여자는 전투적으로 변한다. 일부러 매운 고추를 넣어 보냈건만 “그 덕에 바나나 두개를 먹으니 배변에 좋을 것 같다” 적힌 쪽지가 들어 있다.누구를 위한 도시락인가.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도는 요리가 적당히 들어있는 영화의 한 장면.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영화는 다바왈라만이 아는 도시락 출발지와 배달지를 통해 엇갈리는 두 남녀의 끝을 가늠하게 만든다. 돌고돌아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사잔은 거울 속에서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조우한다. 시대에 순응하는 삶이 행복의 기준이었던 일라는 용기를 내 남자의 직장에 찾아가지만 아쉽게도 이미 은퇴를 한 뒤다. 사실 아내를 잃은 뒤 모든 삶이 똑같았던 사잔의 일상도 변했다. 동네 아이들에게 다정해졌고 곁을 주지 않았던 회사 동료에게도 마음을 연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았던 도시락 로맨스는 기차에서 퇴근길 노동요를 부르고 있는 다바왈라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그들 사이에 껴 있는 사잔이 일라와 만났을지는 관객의 상상력에 맡긴 채.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7 18:00 이희승 기자

류승완 감독 차기작 ‘휴민트’, 조인성→나나 캐스팅

배우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나나가 영화 ‘휴민트’로 뭉친다.제작사 외유내강은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 ‘휴민트’가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나나의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영화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 국경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파헤치다 격돌하게 되는 남북한 비밀 요원들을 그린 첩보 액션물이다. 휴민트(HUMINT)란 HUMAN과 INTELLIGENCE의 합성어로 사람을 통한 정보수집 활동을 말한다.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시작으로 최근 ‘모가디슈’와 ‘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액션 영화의 변주를 이뤄온 류승완 감독은 ‘휴민트’를 통해 보다 원숙한 첩보 액션 장르를 펼칠 예정이다.조인성이 한국 국정원 ‘조과장’ 역을, 박정민이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았다. 특히 조인성,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의 전작 ‘밀수’에서 한차례 호흡한 바 있어 더욱 견고하고 밀도 있는 호흡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박해준은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 역을, 나나는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 역을 맡았다.한편 류승완 감독은 올 하반기 ‘베테랑2’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신화숙 기자 hsshin087@viva100.com

2024-06-13 13:32 신화숙 기자

['다'리뷰] 배우들이 '다'했다… '파묘'가 이끈 오컬트를 코미디로!

무엇보다 평소 요가로 다져진 박지환의 하체 연기를 주목한다면 ‘핸섬가이즈’를 보는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사진제공=NEW)박장대소할거라 생각하면 안된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웃음은 생각지도 못하게 나오는 방귀에 가깝다. 괄약근 조절이 용이한 20대의 가스 분출이 아니다. 아침부터 복통에 시달리거나 뭐를 잘 못 먹은 뒤 나오는 독한 냄새도 아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나와버리는 바로 그 민망함. ‘핸섬가이즈’의 웃음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닮았다.30대 후반과 40대 중반의 두 남자의 직업은 목수. 10년간 모은 돈으로 한적한 산 밑에 전원주택을 샀다. ‘실물과 100% 동일’이라고 나온 사진의 매물을 기대했건만 과거 동네 신부의 사택이었던 이 곳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 천장은 무너져 내려있고, 벽지도 아닌 페인트는 다 벗겨 졌으며 창문도 깨진 상태다.관객들은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의 미간 주름을 보고야 만다. 사실 그들은 아마도 이 집을 매물로 내 놓은 중개인을 당연히 암매장 시킬거라는 결론을 예상한다. 하지만 이들은 낡디 낡은 침대와 냉장고, 그리고 기본 주방 용품이 옵션인걸 알고 헤맑게 계약한다.배우 박지환(왼쪽부터), 이희준, 공승연, 이성민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핸섬가이즈’ 시사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평생 섹시하고 터프한 외모를 갖춘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은 사람들이 외모로 자신들을 두려워 한다는걸 모른다. 잊지 못할 첫인상으로 이사 첫날부터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지만 목수인 그들은 차에 잔뜩 실은 전기톱과 망치, 쇠파이프로 집을 고칠 생각에 들뜬다. 그 모습을 본 주변사람들은 하나 둘씩 그들을 연쇄 살인마 혹은 범죄자로 오해하기 시작한다.꿈꾸던 유럽풍 드림하우스에 입성했지만 집은 상상외로 고칠게 많다. 우연히 발견한 지하실에서 은총알이 든 권총을 발견하지만 그마저도 “비싸보이니 전주인에게 돌려주자”며 매매를 하자마자 동네를 뜬 중개인에게 연락을 취한다. ‘핸섬가이즈’의 웃음은 중반부를 기점으로 호러와 오컬트 장르를 오간다. 사실 집 근처의 펜션에는 유명 골프선수와 친구들이 놀러와 있다.곧 미국진출을 꿈꾸는 프로 골퍼인 성빈은 평소 마음에 둔 미나(공승연)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사실 여기엔 숨겨진 사연이 있다. 부와 명예를 물려받은 망나니들로 이번엔 미나를 희생양으로 점찍은 것.밤낚시를 나온 재필과 상구는 자신들을 보고 놀라 물에 빠진 미나를 구하는데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납치극으로 확신하며 영화는 본격적인 공포영화의 수순을 밟는다.사실 ‘핸섬가이즈’는 성빈 일행이 매니저를 무시하고 도로에 뛰어든 염소를 치고 그냥 도망가는 떡밥을 던지며 이 영화의 비극을 슬쩍 흘리는 영민함을 발휘한다. 외모는 거칠고 사납지만 길에서 발견한 동물 사체를 묻어주고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두 사람과는 대조적인 지점이다.“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 것”, 이것이 ‘핸섬가이즈’가 주는 명확한 교훈이다.(사진제공=NEW)중세시대에서 염소 혹은 산양의 머리를 가진 사탄이 등장하는건 그들의 차 번호가 ‘6666’인데 마지막 번호가 진흙에 가려 안 보이는 점, 그리고 구마의식으로 봉인된 존재들이 집의 지하실에 있음을 대놓고 드러내지만 코미디로 흘러가는건 100% 배우들의 힘이다.사실 미나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자신을 구해준 걸 알고 친구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사실 친구들의 목적은 춥다고 빌려준 명품 자켓에 든 성빈의 휴대폰을 찾는거다. 그 와중에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다 말벌을 내쫓고 화단으로 쓸 나무 상자가 관으로 오해받으며 슬랩스틱 코미디가 펼쳐지는데 재필과 상구의 험악한 외모 설정이 8할이라 시체들이 난무하는 와중에 웃음이 터진다.결국 동네 경찰들이 그들의 드림하우스를 급습하지만 그마저도 어이없게 미나 친구들처럼 악령에 지배 당하며 ‘핸섬가이즈’는 한국에 없던 코미디의 한 획을 긋는다. ‘연기구멍’이 없는 이성민과 이희준이 망가진(?) 연기는 기대이상이다.올챙이 배를 가감없이 드러낸 형 이성민은 호피무늬를 덧댄 저지 후드티로 거칠게 살았지만 패션만큼은 포기 못하는 아재력을 선사하며, 소녀같은 감성으로 흡사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춤실력을 보여주는 이희준의 말랑한 연기톤은 ‘핸섬가이즈’를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김지운 감독의 발칙한 초기작 ‘조용한 가족’에 비견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1 19:07 이희승 기자

[비바100] 그만의 '원더랜드' "나는 배우 박보검, 아티스트 그리고 엔터테이너가 될꺼야"

3년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원더랜드’를 들고 온 박보검. 지난 5일 개봉,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순항중이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더블랙레이블)“관객들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는 영화가 됐으면 해요.”영화 ‘원더랜드’ 시나리오를 받은 건 군입대 전이었다. 당시만 해도 AI기술이 지금 같지 않은 시절이었는데도 박보검은 ‘보고 싶은 사람과 화상 전화로 소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울림이 컸다. 사실 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남겨진 가족이나 지인, 연인들은 가상공간에서 생전의 기억 혹은 자신들이 설정한 모습대로 살아가는 AI들의 연락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김태용 감독이 ‘만추’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이 출연한다.(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그가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원더랜드’ 속 태주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 같은 항공사에 근무했던 연인 정인(수지)은 그를 원더랜드를 통해 먼 우주에 파견나가 있는 남자친구로 복원시켰다. 기상알람과 비타민을 챙겨주는가 하면 자신의 비행 스케줄까지 훤히 꿰고 있다. 마른 얼굴에 장발로 병원에 누워 있는 태주가 현실이지만 가상세계의 태주는 여전하다. 장난 잘 치고 다정한 평소 모습 그대로. “촬영 당시에는 AI로 복원해 그리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실제로 그런 서비스가 있다면 신청할 거란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완성된 걸 보니 할 것 같지 않아요.(웃음) 현실에서 너무 생각날 것 같아서요. 시나리오에는 자세한 서사가 나오진 않아서 정인이랑 태주가 어떤 삶을 공유했고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정하는 게 중요했어요.”그의 표현대로 ‘원더랜드’ 서비스로 복원된 태주와 정인은 유일하게 혈연관계가 아닌 사이다. 박보검은 ‘어떻게 연인끼리 저렇게 애틋하게 생각하며 살지?’란 궁금증으로 접근해 결국 두 사람은 “고아원에서 만나 서로를 의지하며 자랐고 사랑하는 사이가 됐기에 사망에 준한 상태를 못 견디는 것”이라고 설정했다. “사람의 온기는 없고 기술만 있어도 서로밖에 없는 관계니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답변을 내놨다.박보검은 “감독님께서 인공지능 ‘태주’를 연기할 때는 밝고, 활기차고, 기쁨을 배로 표현하는 건강한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면서 “그 말을 듣고 깨어난 뒤에는 몸과 마음이 이상한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더블랙레이블)하지만 기적적으로 현실의 태주가 깨어나고 죽다 살아난 그의 성격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 시상식의 MC로만 만났던 수지를 상대 배우로 만난 건 이 영화의 천운이었다. 친구이자 오랜 연인의 느낌을 살리는 적당한 친분, 연기가 아닌 실제 상황과도 같은 호흡에 개봉과 동시에 ‘실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냈다.“그런 반응들이 정말 즐거워요. 둘이 서로 ‘정말 어리고 예뻤네. 저 당시에는’하면서 감탄했죠. 진짜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통하는 게 많았습니다. 솔직히 개봉이 늦어진 속상함보다 지금 개봉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친한 사이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보다는 영상통화를 주로 하는지라 요즘 시대에 잘 맞는 것 같아요.”최근 여러 음악 무대에서 뛰어난 피아노 연주와 노래 실력을 선보인 박보검. “사실 ‘뮤직뱅크‘ MC를 할 때부터 가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때 받은 에너지와 경험을 통해 아티스트,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더블랙레이블)김태용 감독은 두 사람이 현실에서 처음으로 다시 마주보는 장면에 유리창을 넣었다. 차례로 머리를 부딪히는 장면을 통해 직접 대면하는 시대가 되려 어색해진 상황을 아우른다. 그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는 박보검의 연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인지부조화 상태에서도 연인에게 끌리는 본능, 가상 현실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허망한 눈빛까지 과하지 않은 수트를 입은 듯 반짝거린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뒤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 ‘서복’에 이어 뮤지컬 데뷔작 ‘렛미플라이’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원동력은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란다. “연기도 잘하고 음악적인 능력도 출중하고 싶거든요. 누군가를 경쟁자로 삼지 않고 나 자신과 노력한달까. 끊임없이 발전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하는 편입니다.”그는 가족들에게도 집안의 막내로서 늘 에너지 120%를 발휘하고 자주 영상통화를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더블랙레이블)무엇보다 군 제대 후 박보검의 생활은 변한 게 없다. 하지만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상대방이 편해야 자신이 편했다면 ‘그렇다면 나는 누가 챙겨주지?’라는 질문이 많아졌다. 일부러 휴대폰 없이 입대했던 것도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였다. 아예 연락 자체가 안됐던 그 시기가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은 시기였던 것.“마음의 주머니가 더 커지게 된 계기가 됐어요. 그 전에는 모든 걸 챙기고 아우르려 했다면 지금은 내 자신을 더 챙기고 행복해야 된달까? 예전보다 나에게 포커스를 맞추려고 합니다. 늘 변함없는 건 작품을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나중에 제 가족들에게 ‘아빠가 이런 작품 했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어야 하죠.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왔으면 하거든요.(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0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1949년생 '물의 요정'이 건넌 180km 바닷길!

실제 아네트 베닝은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만 4회, 조디 포스터는 여우주연상을 2회 수상한 베테랑 배우들로 올해 1월 열린 96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나란히 여우 주연상과 조연상에 이름을 올렸다.(사진제공=넷플릭스)한국 나이로 치면 환갑이 넘었다. 극 중 나이애드(아네트 베닝)는 20대 후반의 창창한 나이에 쿠바와 플로리다를 잇는 바다수영에 나섰던 전력이 있다. 마라톤 수영 선수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그는 미국과 쿠바의 외교가 단절되기 직전 무모한 도전에 나섰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엄청난 후원금을 등에 업고 도전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만다.50시간을 물에서 버텨야 하는 극한의 상황임을 모른 건 아니었다. 역행하는 조류를 만난 탓에 에너지는 빠르게 소모됐고 설상가상 거리계산이 잘 못돼 여러 번 수정해야 했다. 상어떼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보호장치는 되려 속도를 늦추는 요소였다. 급기야 체온이 떨어지고 등과 뺨이 바다의 소금기와 만나 벗겨져 얼룩덜룩 한 채로 나이애드는 결국 물 밖으로 건져진다. 물에 들어간 지 42시간 만이었다.당시 배에 타고 있던 의료진의 만류와 스폰서들의 설득이 있었지만 “포기하기 싫다”고 울부짖는 나이애드의 젊은 시절은 그렇게 영원히 뉴스에 박제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세월이 흘러 투덜이 대마왕이 된 주인공의 모습을 비춘다. 한때 자신의 코치였던 보니(조디 포스터)는 10대부터 함께 수영을 했던 사이로 60살 생일파티를 몰래 열어 주려는 게 다 읽히는 순수한 친구다.“제발 아무 것도 하지말고 서프라이즈도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지만 역시나 지인들이 잔뜩 몰려온다. 10대 때 훗날 미국 수영 명예의 전당에 오른 올림픽 대표 출신 잭 잴슨에게 가르침과 함께 성폭력을 당한 전력이 있는 그는 보니와 한때 연인사이였다. 당시의 트라우마로 남성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두 사람은 그때의 기억을 묻고 각자의 분야에서 때론 경쟁하고 서로 연대하며 긴 시간을 함께 했다.가장 좋은 경로를 골라서 가도 최소 이틀 이상 헤엄쳐야 하는 바다 수영에 도전한 실화를 그린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그리스어로 ‘물의 요정’이란 이름을 붙여준 아버지의 영향 때문일까. 나이애드의 수영실력은 남달랐다. 유력한 올림픽 선수로 떠올랐고 장거리 수영선수로 종목을 바꾼 이후에는 맨해튼 둘레(약 45km)를 7시간 57분 만에 헤엄치는 데 성공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 정점에서 쿠바해협 도전에 실패한 그는 스포츠 중계를 하며 늙어가고 있다. 절대로 수영을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키면서.‘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그런 주인공이 다시 도전에 나서는 과정을 세세하게 그린다. 그것도 다들 은퇴한다는 60세가 넘은 나이에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읽던 책을 발견하면서가 변화는 시작됐다. 남편에게 소극적이고 어린 딸의 불행한 유년시절의 방관자였던 엄마는 문학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지만 요양원에서 시집 한 귀퉁이를 고이 접어놓았다. “귀중한 한 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란 문장을 읽고 나이애드는 “20분만 물에 들어갈까?”란 생각으로 동네 수영장을 방문한다.몇 십년 만의 물 속은 그렇게 5시간이 흘러도 지치지 않고 수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든다. 이후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결국 한 라인을 통째로 장악하고 수영장의 불이 꺼져야 나오는 주인공의 일상이 보여진다. 물속에서 나이애드는 애써 외면해 왔던 자신의 본능 그리고 다시금 천직을 찾고서 전율한다.할리우드에서 당당하게 레즈비언임을 밝히고 두 아들을 낳아 키우고 있는 조디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보니의 걱정도 커져만 간다. 운동처방과 더불어 체력 단련을 시키는 직업으로 꽤 유명한 자신의 삶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꾸 쿠바행을 권한다. 선수로서 나이애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코치로서 승승장구 했던 보니는 사실 이렇게 늙어가는 자신이 싫지 않다. 황혼의 나이에 전문가들도 모두 실패할 거라 단언하는 도전을 하는 전 연인이자 현 친구인 나이애드가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엔 다들 비웃음 뿐이다. 후원자가 없어 집을 저당 잡혀야 하고 그나마 구한 사람들은 열정은 넘치지만 재능기부에 가깝다.하지만 그 역시 어느 새 나이애드가 말하는 “가슴 떨리는 일”에 도전한다. 자신은 비록 수영을 그만 뒀지만 그를 돕는 것만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영화는 도전에 실패하는 모습을 실제 다큐멘터리와 함께 교차시킨다. 그 사이사이 주인공이 겪은 훈련 과정과 성적 학대 그리고 도전의 결과물들은 시대상을 고스란히 재연한 다른 연령대의 배우들이 소화한다.2011년에 다시 도전한 나이애드는 62세로 고작 86km를 남기고 아쉽게 실패한다. 두 번째 도전은 고작 7주 후로 알려진다. 젊은 시절의 실패로 상어보호망 없이 도전에 나선 그의 복병은 해파리였다. 흐른 세월만큼 지구 온난화가 심해졌고 발전된 과학은 상어의 접근은 음파로 퇴치할 수 있었지만 바다에 떠있는 해파리의 공격은 막을 수 없었다.결국 생화학자가 발명한 수트와 함께 세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잠도 못 자고 90분 마다 엄청난 칼로리를 먹으며 생리현상까지 해결해야 하는 나이애드의 모습은 실화여서 더 경이롭다. 보니와 더불어 생업까지 포기한 베테랑 선장 그리고 해양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사활을 걸었던 네 번째 도전도 결국 수포로 돌아간다.2013년 8월 31일 아침 출발한 그는 해파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실리콘 마스크와 전신 수영복, 장갑과 부츠까지 탁용하며 바다에 뒤어들었고 9월 2일 오후 쿠바 해안에 도착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첫 도전에 몰려들었던 언론과 대중들의 환호가 사라진 다섯 번째 도전은 사실상 마지막이었고 계절상 더이상 강행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이애드의 다섯번째 파도’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한 인간의 도전기를 한때 할리우드를 미모와 연기력으로 사로잡은 두 배우를 통해 완벽 부활시킨다. 화장기 하나 없이 주름 투성이 피부, 그마저도 잔뜩 그을린 상태에서 바다와 배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은 세월의 슬픔보다 우러러 나오는 존경심으로 가득찬다. 영화의 말미에는 실제 나이애드가 해변에 도착하는 뉴스를 삽입하는데 그 사실성을 살린 감독과 배우들의 연기에 절로 물개 박수가 쳐진다. 실존인물인 다이애나 나이애드는 2013년에 성공한 60시간이 넘는 해협횡단을 자서전으로 내놨고 이후 아네트 베닝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로 완성됐다. 그렇다고 ‘인간극장’급 감동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다만 이 역할을 위해 65세의 아네트 베닝은 1년 넘게 수영 훈련을 받았고 61세의 조디 포스터 또한 매일 8시간 넘게 체력 단련을 하며 캐릭터에 녹아들었다고 전해진다.나이애드는 자신의 도전이 결코 혼자 해 낸 게 아니라는 의미를 담은 “수영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배울 수는 있어도 발전하려면 뭐든 ‘같이’해야 즐거운 게 스포츠 정신의 진수니까.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0 18:00 이희승 기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국내 리메이크…진영×다현 교복 투샷 공개

아시아 및 중화권에서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국내 리메이크된다. 제작사 영화사 테이크는 진영, 다현 주연의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크랭크인했다고 10일 밝혔다.‘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다. 앞서 B1A4 진영과 트와이스 다현이 주인공에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이날 공개된 크랭크인 스틸에는 두 사람의 설레는 교복 투샷이 담겨 눈길을 끈다.진영은 이번 작품에서 노는 게 제일 좋았던 10대 시절과 20대의 ‘진우’를 연기하며 깨방정 매력부터 첫사랑에 설레고 아파하는 감성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다현은 수줍으면서도 강단 있는 캐릭터인 ‘선아’를 연기한다.진영은 “평소에 너무 애정하는 작품에 캐스팅되어 기쁘다. 영화의 감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현 역시 “훌륭한 작품으로 스크린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영광이다. 너무나 설레이고 선배님들과 최상의 호흡으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한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진영, 다현 캐스팅 소식 하나만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등 8개국에 선판매되며 기대감을 입증했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4-06-10 11:05 장애리 기자

'AI 국제경쟁 부문'에 몰린 114편의 영화, BIFAN의 새로운 시도!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발표하며 기대를 모으는 제28회 BIFAN은 오는 7월 4일부터 14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사진제공=영화제사무국)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로 시작하는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Bucheon Choice: AI Films)’ 본선 진출작이 4일 발표됐다. 지난 5월 13일부터 26일까지 2주 간의 접수 기간 동안 총 114편의 작품들이 전 세계에서 출품됐다. 극 영화와 비디오 아트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본선 진출작은 현재 생성형 AI 영상 기술을 활용한 창작 영역의 발전 상황을 잘 보여주는것. 프랑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출품, 선정된 최종 본선 진출작 15편 중에는 런웨이 AI 영화제를 비롯, AI 전문 영화제에서 두각을 드러낸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과 더불어 총 4편의 한국 영화도 선정되어 눈길을 끈다.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권한슬 감독의 ‘원 모어 펌킨’과 더불어 박성원 감독의 ‘언더 더 사인 오브 문’, 배준원 감독의 ‘폭설’, 차세환 감독의 ‘파이널 씬’은 현대 AI 기술이 구현할 수 있는 영상 이미지와 사운드의 완성도와 함께 기발한 상상력과 신선한 각본, 캐릭터 구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네 작품 모두 그동안 한국 영화가 전 세계에 보여준 기술적 발전과 예술적 다양성이 AI 영화를 통해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기대하게 한다.15편의 본선 진출작은 BIFAN 개최 기간 중 극장에서 상영되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내외 뉴미디어 전문가와 영화 전문가로 구성된 본선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결정되는 작품상, 기술상 그리고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관객상이 발표될 예정이며 수상작에는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최종 선정된 본선 진출작 중 ‘어나더’를 연출한 데이브 클라크 감독은 영화제 기간 중인 7월 5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는 ‘BIFAN+ AI 콘퍼런스’의 연사로도 참가할 예정이다.신철 집행위원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AI 영화제작이 가져올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만날 수 있었다. 거대 제작 자본에 접근이 어려운 창작자들이 AI를 통해 제작비로부터 창작의 자유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04 12:29 이희승 기자

‘샤말란X샤말란’이 온다…영화 '더 워처스' 부녀감독의 내공 '기대UP'

7월 개봉 확정한 ‘더 워처스’가 4일 오전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할리우드에 길이 남을 스릴러 ‘식스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제작을 맡은 영화 ‘더 워처스’가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둘째 딸이자 감독으로 활동중인 이샤나 나이트 샤먈란이 연출을 맡았다. 이샤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서번트’를 통해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 100% 기록, 새턴 어워즈와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베스트 호러 시리즈 부문 후보 지명 등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샤말란X샤말란’이라는 조합이 눈에 띄는 ‘더 워처스’는 거대한 숲 속 기이한 쉘터에 고립된 미나가 낯선 세명의 사람들과 함께 매일 밤 자신들을 지켜보는 미지의 존재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배우들의 조합도 짱짱하다. 다코타 패닝이 성인이 된 후 첫 공포 영화에 도전,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블랙 미러’의 조지나 캠벨이 무게감을 더한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A.M. 샤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의 티저 포스터는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이한 쉘터의 유리창 너머 나란히 서있는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울창하고 캄캄한 숲속 마치 쇼윈도의 밝은 불빛 아래 전시된 듯한 그들의 모습은 섬뜩한 분위기를 전하며 어떠한 이유로 이 고립된 공간에 갇히게 되었는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더 워처스’는 오는 7월 극장에서 공개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04 12:19 이희승 기자

‘카브리올레’ 금새록, 기상천외한 일탈 꿈꾼다…‘이태원 클라쓰’ 조광진 장편 데뷔작

영화 ‘카브리올레’ 가 6월 19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금새록의 캐릭터 스틸을 3일 공개했다.‘카브리올레’는 번아웃이 온 K-직장인 오지아가 전재산을 털어 산 카브리올레를 타고 전남친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로드 무비다.매 작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배우 금새록은 쳇바퀴 같은 인생의 마지막, 새로운 경로를 찾아 직진하는 직장인 오지아 역을 맡아 또 한번의 캐릭터 변신을 예고한다.오지아는 회사, 가족, 자기계발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이른바 ‘갓생’을 살아가는 K-직장인의 표본이다.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와 절친한 친구의 죽음이 잇따라 찾아오면서 일상에 번아웃을 느끼고 별안간 삶의 방향을 전환한다. 그는 수술비를 털어 일명 ‘오픈카’로 불리는 흰색 카브리올레를 구입하고, 정해진 삶을 벗어나 전국일주를 떠난다.공개된 스틸에는 퇴근 후 수수한 회색 후드티를 입은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부터 새빨간 립스틱과 흰색 드레스로 화려하게 꾸민 모습까지 180도로 달라진 오지아의 반전 모습이 담겼다.금새록은 “시나리오를 읽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글이 가진 힘에 매료되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흘러가는 전개가 정말 흥미로웠다”며 “‘카브리올레’ 는 한 번쯤 일상의 일탈을 꿈꾸는 관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기대를 당부했다.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화제작이자 ‘이태원 클라쓰’ 원작자인 조광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금새록, 류경수, 강영석이 열연을 펼쳤다.한편 영화 ‘카브리올레’ 는 6월 19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4-06-03 16:18 장애리 기자

[B그라운드] 재개봉 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장동건 "아들과 극장갈것"

극중 장동건은 동생을 징집해제 시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진태’ 역을 맡았다.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점차 광기를 더해가는 모습이 남과 북으로 나뉘는 비극위에 아로 겹친다. (사진제공= 와이드릴리즈㈜, ㈜제이앤씨미디어그룹)역시 의리의 장동건이었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25 전쟁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올해로 영화가 개봉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롯데시네마에서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을 결정했다. 당시 제작비 170억원이란 엄청난 돈이 투입, 한국 영화사상 최단기간 천만 관객 돌파 등의 신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영화 ‘쉬리’ ‘은행나무 침대’ 를 만든 흥행메이커였던 강제규 감독의 작품 중 수작으로 꼽힌다.강제규 감독은 “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가 꼭 건드리고 얘기하고 같이 공유하고 그래야 하는 무언가는 꼭 있다고 본다”고 말문을 열며 “그 중에 ‘태극기 휘날리며’가 한국전쟁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어떻게 변해갈지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꼭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장동건은 당시에는 밝히지 않았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재개봉에 대한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 아버지, 할아버지 고향이 이북이라 명절 때 가족들과 같이 모이면 한국전쟁 얘기를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랐다”면서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친숙했고 진태의 마음이 이해가더라. 캐릭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들고 좋아했다”고 강조했다.지난 2004년 개봉, 1174만 6135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한 장면. 지금은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21위에 올라 있다.(사진제공= 와이드릴리즈㈜, ㈜제이앤씨미디어그룹)천만고지를 밟은 뒤 배우 고소영과 세기의 결혼을 올린 장동건은 “아빠가 나름 유명한 배우라고 하는데 제 출연작중 아들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없었다. 이번에 재개봉한다고 하니까 아들이 먼저 극장에 가서 보고 싶다고 하더라. 예매해서 같이 갈 것”이라고 함박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극중 북한 장교로 나왔던 선배 최민식에 대해 남다른 고마움을 밝히기도.“몸싸움을 하는 장면을 찍다 합이 안 맞아 선배님 얼굴에서다 총을 쏘게 됐어요. 요즘 같으면 안전사고도 덜 했을테지만 파편이 박혀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참으시더라고요. 알고보니 ‘올드보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영화 잡지 표지를 촬영하러 가셔야 하는 상황인거예요. 당시에 너무 죄송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사과와 더불어 감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장동건 역시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서 걷지도 못하는 상태이었지만 스태프들의 사기와 촬영 지연을 염려해 군복 안에 두꺼운 무릎 아대를 철로 댄 채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쟁 장면이니까 절뚝거리며 찍어도 티가 안 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이날 함께 자리하지 못한 원빈에 대해 강감독은 “요즘 활동을 잘 안 하시니까 연락을 한 지가 꽤 됐다. 그렇다 보니 전화 번호가 바뀐 것 같더라”고 솔직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현충일인 오는 6월 6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5-31 11:17 이희승 기자

고아성×변요한×문상민 ‘파반느’ 크랭크인…대본리딩 공개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주연의 영화 ‘파반느’가 지난 8일 크랭크인했다.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파반느’ 크랭크인 소식과 함께 대본 리딩 현장을 31일 공개했다.‘파반느’는 자신조차 사랑할 수 없었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을 비춰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멜로 영화. 2009년 출간 후 화제를 불러일으킨 박민규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원작으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로 오늘과는 다른 내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이종필 감독의 첫 멜로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날 공개된 리딩 현장 스틸은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세 주연 배우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예고해 눈길을 끈다.고아성은 음울한 인상 때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피해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며 마음을 닫고 살아온 백화점 직원 ‘미정’으로 분한다. 변요한이 백화점 주차장에서 일하며 락 음악과 고전 멜로 영화를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요한’ 역으로 세 사람의 독특한 유대에 버팀목처럼 자리한다. 꿈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백화점에서 만난 ‘미정’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경록’ 역은 배우 문상민이 맡아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다.고아성은 “감독님과 함께 오랫동안 꿈꿔온 작품이라서 첫 촬영이 믿기지 않는다. 5년 만에 이종필 감독님과 함께 하는 촬영장이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다른 두 배우 분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더욱 기대가 된다”는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변요한은 “제 이름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처음인데, 매력적인 인물이라서 더 기분이 좋다. 제가 시나리오를 읽고 느꼈듯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절로 떠오르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문상민은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설레는 촬영이었다. 고아성 선배와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막상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현장에서 촬영을 하니까 또 다른 느낌이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설레는 소감을 밝혔다.이종필 감독은 “청춘과 사랑은 우리가 이제 막 맞이하거나 혹은 보냈더라도 다시 한번 맞이할 수 있는 무엇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청춘이거나 청춘이었던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와 결의를 다졌다.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2024-05-31 09:57 김세희 기자

[비바100] 당신은 '무대 위' 몸을 보나요? 옷을 보나요?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지난 2021년 국내 개봉후 웨이브,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한 장면. 두 배우의 앙상블이 일품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처스)일단 보는 눈이 즐겁다. 최근 박스오피스 1위로 떠오른 블록버스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서 주인공을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가 1960년대의 빈티지 룩을 선보이고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로 팬덤을 증명한 토마신 맥켄지가 패션디자이너로서의 매력을 더한다. 21세기 런던 소호(Soho)거리를 배경으로  한 만큼 자칫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기싸움을 연상하면 곤란하다. 엄마의 부재로 시골 할머니 손에서 자란 엘리(토마신 맥켄지)는 꿈에 그리던 유명 패션 학교에 합격하지만 그 곳의 삶은 쉽지 않다. 또래들은 모두 패스트 패션 시장에 익숙하고 부유한 부모님의 영향력을 누리고 살고 있다. 함께 어울리지만 겉도는 주인공의 모습이 익숙할 즈음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재빨리 호러 장르로 변신할 채비를 갖춘다. 지금은 할리우드의 대세배우로 안착한 안야 테일러조이와 토마신 맥켄지의 극과 극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사진제공=유니버설 픽처스)늘 자신을 걱정하는 할머니를 속이고 네온사인이 반쩍이는 허름한 건물의 꼭대기에 방을 얻은 엘리는 꿈 속에서 샐리(안야 테일러 조이)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금발에 화려한 미모의 그는 소심한 성격에 단정한 옷차림을 고수하는 앨리와는 전혀 반대의 성격이다.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 그리고 옷을 선보이는 게 차이일뿐. 그렇게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두 여성의 상반된 삶을 현실과 과거로 교차시킨다.사실 앨리는 자살한 엄마의 환영에 시달리고 있었고 꿈에서 만나는 샐리의 존재가 두렵지 않다. 되려 영감을 받아 학교 과제에 클래식하면서도 레트로적인 향수를 녹여내 호평받는다. 문제는 점점 꿈 속에서의 삶이 현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갈색 머리를 탈색하고 꿈에서 본 비싼 흰 코트를 입으며 점차 샐리처럼 사는 그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서빙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백발의 노인(테렌스 스템프)이 자신을 유난히 주목하기 전까지 앨리의 근면한 노동은 반복된다. 포스터가 주는 빈티지 느낌이 영화의 기괴한 공포를 배가 시킨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처스)스릴러 팬이라면 노인의 이상한 시선은 복선이다. 샐리가 무대 위에서 유난히 남성들의 시선을 즐길 때 앨리는 되려 거울 속 자신의 패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마를린 먼로를 연상시킨다면 토마신 맥켄지는 재키 케네디를 연상시킨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존.F 케네디가 있었지만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그런 기시감을 당당히 깨트린다.사실 집주인인 콜린스 부인(다이아나 리그)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방을 내주면서 ‘남자출입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앨리는 샐리의 의상을 그리면서 같은 학교인 존(마이클 아조)과 연인이 된다. 그와 뜨거운 밤을 보내면서 남녀의 뒤엉킨 신체가 침대 위에서 난자되는 환영을 보게된 그는 묘하게도 “런던에 와서 죽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말을 듣게 된다.몸의 굴곡도 이미지도 전혀 다른 두 배우의 욕망 배틀은 익숙하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처스)늘 조용하게 티비만 보며 한없이 다정한 콜린스 부인의 읊조림은 영화의 중후반부, 노신사의 끈적한 시선과 대립하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복병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런던을 사랑하고 그 중 1960년대를 유독 좋아한다. 화려함 뒤에 공포가 숨겨져 있는 런던은 잔혹한 만큼 아름다울 수도 있는 도시”라는 연출의 변이 그 서늘함을 가늠하게 만든다. 사실 소호는 런던의 지명으로 과거에는 환락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식당과 패션 전문점이 들어선 곳으로 전세계 관광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라면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소호의 밤거리를 거닐었다. 걷다 보면 이 건물은 무엇에 쓰였던 걸까 생각하게 되고 과거의 메아리를 느끼게 된다”며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개봉할 때는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신작 미스터리 공포로 화제를 모았으나 충무로에서 다져진 정정훈 촬영 감독의 프레임이 마스터피스로서의 8할을 담당했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처스)촬영 당시는 아니지만 사실상 할리우드 대세로 자리매김한 극을 이끌지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테렌스 스탬프와  영국을 대표하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출신으로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다이아나 리그의 열연은 화면을 가득 채운다. 힙한 후배들의 구멍을 선배들이 그저 웃으며 채워주는 느낌이 상당하다. 이에 배우들의 시너지를 담고 날 것으로 담고 싶었던 제작진은 디지털이 아닌 35mm필름으로 박제시켰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메가폰을 잡았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한국의 ‘아가씨’를 보고 매료당해 촬영을 맡겼다는 후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소울메이트 정정훈 촬영감독 역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제안을 받고 사전 작업을 위해 스케줄을 조정해 영국으로 떠날 정도였다고. 독창적인 촬영 기법에 안야 테일러 조이, 토마신 맥켄지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니 안방에서나마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독특함을 확인해보길 권한다. 극 중 샐리의 설움과 한이 19금이라면 엘리의 광기와 결핍은 15세 정도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5-29 18:00 이희승 기자

‘설계자’ 특별출연 이종석, 강동원과 흑백 케미…눈부신 투샷

배우 이종석이 강동원 주연의 영화 ‘설계자’에 특별 출연한다고 제작사 영화사 집이 28일 밝혔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29일 개봉 을 앞두고 가파른 상승세로 압도적인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설계자’가 이종석의 특별 출연을 알려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2022년 MBC 연기대상 대상을 받은 드라마 ‘빅마우스’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대체불가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는 이종석은 이번 영화에서 ‘영일’의 오랜 동료 ‘짝눈’ 역으로 분해 극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영일’과 마찬가지로 서류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적자를 의미하는 깡통으로 불리는 ‘짝눈’은 ‘영일’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관객들이 ‘영일’의 내면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한다. 이종석은 특유의 캐릭터 소화력으로 부드러운 매력의 ‘짝눈’을 완성, 냉철한 완벽주의자인 ‘영일’과는 상반되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매료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종석은 처음 호흡을 맞춘 강동원과 눈부신 케미를 완성하며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이요섭 감독이 “강동원이 흑이라면 백 같은 존재를 찾고 싶었고, 이종석이 가장 적합했다. 두 배우의 극명한 차이가 프레임에 담길 때의 특별함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이 출연하는 영화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2024-05-28 14:31 김세희 기자

[비바100] 배우 강동원의 얼굴, 아니 '연기' 영화 '설계자'

영화 ‘설계자’의 손익분기점은 약 270만명. 흥행 타율이 8할 이상인 강동원이기에 ‘범죄도시4’의 강력 대항마로 불리고 있다. (사진제공=NEW)사건을 위장해 의뢰된 살인 청부를 한다. 얼굴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영화 ‘설계자’ 속 강동원은 “대사가 없는 캐릭터는 여전히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브릿지경제와 만난 그는 자신이 맡은 영일에 대해 “소시오패스 같은 CEO면서 가스라이팅도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우연한 사고로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을 하는 영일은 아무 증거도 남기지 않는 완벽한 일처리로 업계에서 에이스로 불린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초능력자’ ‘검은사제들’ ‘브로커’ 등으로 ‘강동원의 새로운 얼굴’을 제시했던 영화사 집과 8번째 협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홍콩영화 ‘엑시던트’가 원작이지만 결말과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속도가 빠르면서 느와르적인 성향이 강한 진부한 전개를 덜어내고 한국 콘텐츠 특유의 세련됨을 더해 보는 맛을 더했다.“결핍이 있는 인물로 다가갔습니다. 앵벌이를 하며 자랐고 누군가에 의해 비슷한 일을 하다가 독립을 한 거라고요. 시사회 직후 회식자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현욱, 탕준상과 함께 ‘삶의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가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닐까’하니까 다들 놀라더라고요. 그런 생각까지 하고 연기했냐면서.(웃음)”제작사인 영화사 집의 열쇠를 받아 자유롭게 드나들 정도로 친분이 있었지만 정식으로 제안받고 나서야 ‘엑시던트’를 찾아봤을 정도로 거리를 뒀다. (사진제공=NEW)강동원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마음을 줄 듯 말 듯 한 인물이다. 영화 ‘브로커’는 평범하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재미있는 역할이어서 삭막한 연기를 하고 싶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출에 대한 흥미는 전혀 없지만 늘 시나리오 개발과 프로듀싱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설계자’의 출발점을 정확히 기억했다. “영화를 기획하고 투자하는 디벨롭 단계에서 제 아이디어가 들어간 건 하나도 없다” 웃는 그는 “단지 리허설하러 들어간 촬영 현장에서 영일의 방이 너무 아기자기한 톤이라 ‘청부살인만 하는 삶인데 미니멀하게 가자’는 의견은 냈다”며 ‘청소부’로서 캐릭터에 집중했음을 밝혔다. 영화 ‘설계자’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NEW)“늘 노력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성격이라서요. 연기는 기본으로 얼마 전 시작한 골프도 프로처럼 하고 싶어요. 예전에 게임에 빠졌을 때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결핍이요? 딱히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게 30년 지기인 제 친구가 얼마 전 저에게 ‘다들 꼬인 지점을 일의 원동력으로 삼는데 너처럼 아무 결핍도, 꼬인 곳도 없는 애가 뭔가 꾸준히 하는 게 보기 좋다’고 하던데요?”100번을 검사해도 MBTI가 ‘T(냉정하고 논리적인)’가 나온다는 강동원은 “분명 나한테도 차갑고 재수없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배우들 중 유독 화가 없긴 하다. 희노애락 중 노(怒)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민망해했다.강동원(사진제공=NEW)언론시사회 직후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흑미남’이라는 말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이에 강동원은 “솔직히 처음엔 검은쌀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늘 까무잡잡해서 오골계 같은 별명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함께 연기한 짝눈 역할의 이종석 배우와의 피부톤을 비교한 거더라”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촬영 전에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짧은 분량에도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촬영 회차가 4~5회차였는데 너무 즐거워서 아쉬울 정도였죠. 군복무 직후라 같이 군대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개봉 후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굉장히 집착하는게 보여요. 완성작을 보니 진짜 하얗긴 하더라고요. 강아지 같은 귀여운 면이 있는데 저랑 반대되는 이미지라 영화의 매력이 잘 산 것 같아요.”강동원은 원작과 다른 매력에 대해 “홍콩영화는 끈적하다면 우리 영화는 차갑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NEW)사실 강동원은 데뷔 이후 늙지 않은 외모와 더불어 패셔니스타로서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델로 데뷔한 이후에도 늘 연기에 목말라하고 연기적 변신을 시도해 흥행 타율도 남다르지만 유독 ‘연기파 배우’로서의 평가는 박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그는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었다.“아주 가끔 홈런을 치고 있지만 좀더 홈런을 치고 싶어요. 그래서 나름 벌크업을 하고 있는거고요. 여전히 영화에 대한 제 설렘과 더불어 재미있는 장난감을 조립하는 현장이 즐겁습니다. 어릴 때부터 프라모델을 만들고 커서는 나무를 깎는 즐거움이 컸는데 도면을 만들어 하나씩 합치는 게 영화도 비슷하거든요. 설계도를 만들고 재료들을 모아가는 과정에 좀 더 집중하는 앞으로를 기대해 주세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5-27 18:30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영화 '핸섬가이즈'의 핸섬(잘생김)은 누가 정의하는가?

이성민-이희준, ‘핸섬가이즈’ 주연.(연합)“우리끼리는 서로 잘 생겼다고 인정해준다.”(이희준)‘잘생김’의 기준을 바꿀 영화 ‘핸섬가이즈’가 2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코믹호러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외모를 가진 두 남자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 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온 날 지하실에 봉인된 비밀이 풀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배우 외에도 ‘범죄도시4’의 박지환과 뮤지컬계의 황제 이규형이 출연한다.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 후 회복 중인 이규형은 행사에 불참했다.남동혁 감독은 “꽃미남 배우 이희준의 멜로, 미녀배우 공승연의 오싹한 스릴러. 연기장인 이성민의 휴먼 드라마를 보실 수 있다. 캐스팅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라며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파묘’가 K오컬트라면 ‘핸섬가이즈’는 할리우드적인 그런 오컬트 느낌이다. 8-90년대 미국 코미디 영화의 톤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배우 박지환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핸섬가이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이에 이희준은 “그간 악역을 많이 해서 코미디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순수하고 눈물이 많은 캐릭터”라며 극중 역할을 소개했다. 이성민 역시 ”제목만 보면 정우성, 강동원이 해야한다“고 눙친 뒤 ”불쾌하거나 공포심을 줄 수 있는 얼굴을 만들어야 햇다“며 극과 극의 상황이 주는 웃음 포인트를 짚었다. 극중 두 사람은 ‘영끌’한 전원주택에서 집들이를 한 뒤 지하실에 잠들어 있던 악령과 조우한다. 그간 ‘로봇, 소리’,남산의 부장들’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성민과 이희준의 호흡과 비주얼 변신이 예비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핸섬가이즈’를 통해 경찰소장 역할을 맡은 박지환은 “그냥 옷만 바꿔입은 것 같다. 할게 없어서 영화를 많이 봐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핸섬가이즈’는 오는 6월 26일 개봉예정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5-27 15:21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