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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직장생활도 ‘정치’의 연속”… 이언경 앵커의 ‘남자를 이긴 여자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직장에 들어갔지만 사회생활은 대학시절과 다르다.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중요한 곳, 돈을 주고 개인의 능력을 사는 집단이 회사다. 때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구성원들을 부품처럼 다루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신입사원들은 종종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사소한 일에 집착하거나 업무의 경중을 따진다. 학창시절 습관을 버리지 못해 업무보다 친목을 도모하거나 동료를 질시하고 경계하기도 한다. 상사의 질책에 눈물을 머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일반적으로 신입사원의 오류는 남성보다 여성이 잦은 경향이 있다. 남성 신입사원이 상명하복과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군대에서 사회생활을 간접경험한 반면 여성 신입사원들은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사진=스노우폭스북스18년차 방송인 이언경 전 채널A 앵커가 집필한 ‘남자를 이긴 여자들’은 조직에서 성공한 센 언니들의 조언을 담았다.김미현 러쉬 코리아 마케팅 이사, 송명순 예비역 준장,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 조주희 ABC뉴스 서울 지국장, 최명화 전 현대자동차 마케팅 이사 등 우리 사회의 성공한 여성리더들이 직장생활에서 여성이 종종 범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능력 31가지를 공개한다. 이들을 인터뷰한 저자 이언경 앵커는 채널A ‘직언직설’을 통해 종합편성채널 시사토크쇼의 포문을 연 인물이다.배우 장서희를 연상케 하는 단아하고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사건의 핵심을 꿰뚫는 날카로움과 패널들과 공감하는 진행능력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던 여성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모았다. ‘직언직설’은 이앵커가 진행을 그만둘 때까지 채널A 시사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나운서 팀장과 문화과학부 차장을 지낸 그는 얼마 전 회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나섰다. 갑자기 사표를 던진 이앵커의 행보에 ‘타 방송사에 스카우트됐다 ‘정치권에 진출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그는 방송제작사 ‘자몽넷’을 설립하고 이 책을 집필했다. 이언경 전 채널A앵커 (사진제공=이언경 앵커)“처음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1998년 12월 방송가에 발을 들여놓은 후 많이 지쳤거든요. 먹고 살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쉬어보자 했는데 지인들의 권유로 자몽넷을 설립하고 내친김에 책 집필까지 하게 됐어요.” 흔히 책 집필을 ‘산고’에 비유하곤 하지만 채널A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나온 이앵커의 집필은 그야말로 ‘무한도전’이었다.방송 출연을 위한 섭외에도 망설였던 유명인사들이 쉽게 인터뷰에 응할 리 만무다. 이 앵커는 특유의 끈기와 설득으로 7명의 여성리더들을 설득했다. 책은 이들의 인터뷰를 단순하게 나열하는 형식이 아니다. ‘회사는 자기 개발을 하는 곳이 아니다’ ‘라이벌을 칭찬하라’ ‘선배가 의지할 수 있는 후배가 되라’ 등 회사 생활에서 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오류를 제시하고 각 오류에 대한 리더들의 해법을 제시했다.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차장급 중간관리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이 적혀 있다. 이언경 앵커는 인상적인 인터뷰이로 안수현 케이퍼 필름 대표, 조주희 지국장을 꼽았다.“처음 찾아갔을 때 안수현 대표가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해줄 말이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부드럽고 여유있는 태도로 끊임없이 소통하는 안 대표의 대화능력이 무척 인상 깊었죠. 조주희 지국장님과 인터뷰는 놀람의 연속이었어요. 전세계인, 특히 백인여성과 경쟁해 그 자리까지 올라간건데 ‘나도 20살 때는 못했어요’라는 답에 ‘저 분도 알에서 태어난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이 앵커는 이 책에서 화려할 것 같은 자신의 직장생활의 지질한 속내까지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지상파 방송사 공채를 통해 입사하는 여느 아나운서들과 달리 그는 1998년 부산 PSB(현KNN)의 작가 겸 리포터로 방송생활을 시작했다.계약직으로 아나운서를 고용하는 지방방송 특성상 10여년 가까이 계약직 아나운서로 일하다 MBN을 거쳐 채널A로 이직했다. 보수적인 아나운서계 유리천장을 뚫은 대표적 인물이지만 그는 자신을 “인간관계를 잘 조율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고백한다.정치시사 프로그램을 장기간 진행한 이앵커는 “정치가 예능보다 재미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 예견했는데 지금이 그런 시대가 됐다”며 “직장생활은 정치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자몽넷을 통한 팟캐스트 방송과 더불어 사회생활이 서툰 여대생, 특히 지방대 여대생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준비 중이다.“회사는 1등이 아닌 필요한 사람을 원하죠. 저와 비슷한 스펙을 가진 분들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6-11-18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 퍼거슨의 축구장 밖 이야기 '나의 축구 나의 인생'

‘알렉스 퍼거슨 : 나의 이야기’/알렉스 퍼거슨 지음/문학사상사 출간/2마 5000원(사진제공=문학사상사)‘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감독’으로 불리는 알렉스 퍼거슨 전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의 첫 자서전이 출간됐다.신간 ‘알렉스 퍼거슨: 나의 축구, 나의 인생’은 가난한 조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의 삶과 축구인의 삶을 동시에 살았던 알렉스 퍼거슨의 생애를 조명한다.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독설적이고 때로는 감동적인 퍼거슨 감독의 알려지지 않은 축구장 밖 이야기가 담겼다.그는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으로 국내 스포츠 팬들을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 책은 2000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시간들을 조명한 ‘알렉스 퍼거슨 : 나의 이야기’의 전편이라 맨유 시절 이야기는 많지 않다.하지만 엄격하고 강인해 보이는 퍼거슨 감독의 인상과 달리 따뜻하고 지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감독의 생애 뿐만 아니라 로이 킨, 라이언 긱스,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개리 네빌, 폴 스콜스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들과 퍼거슨의 팀과 맞붙었던 세계 최고 선수들과의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2만 5000원.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6-11-18 07:00 조은별 기자

[베스트셀러] 대본이어도 충분해,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위

7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해리 포터’가 서점가를 점령했다. 예스24에 따르면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예약 판매만으로 3위에 올랐던 지난주와 비교해 두 계단 상승한 결과다. 책은 기존 소설로 소개 된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달리 연극 대본 형식으로 출간됐다. 원작을 쓴 조앤 K. 롤링을 포함해 존 티퍼니, 잭 손 등이 함께 집필했다.이야기의 주인공은 해리 포터의 아들 알버스 세베루스 포터다. 아빠의 유명세에 부담을 느껴 반항하는 캐릭터로 책은 부자간에 흔히 있는 갈등과 알버스가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담았다. 지문과 대사 위주로 쓰인 대본이기에 이야기가 더 쉽고 빠르게 읽힌다.한동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이번 주 4위에 올랐다. 그 사이에 ‘대통령의 글쓰기’, ‘그럴 때 있으시죠’가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트렌드를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17’은 9위를 기록했다.교보문고에서는 ‘자존감 수업’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인 열정과 끈기를 말하는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 GRIT’은 8위에 올랐다.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인포그래픽=이해인 기자 ennlee@viva100.com

2016-11-13 10:21 김동민 기자,이해인 기자

[갓 구운 책] 낯선 역량기반 교육 개념 정리 '평생소득 초등1학년에 결정된다'

평생소득 초등1학년에 결정된다 | 김정권 지음 | 스몰빅에듀 출간 | 1만 5000원부자는 3대를 못가고 가난은 대물림 되는 세상이다. 최근 교육계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는 역량기반 교육 과정에 기초한 교육 서적이 나왔다. ‘평생소득 초등1학년에 결정된다’는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서울대를 나와도 유학을 다녀와도 취업이 되지 않는 시대를 살면서 70년 만에 완전히 바뀌는 교육과정을 총정리했다.과거 산업사회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가르치고 평가한 세상이었다면 현재의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역량)’를 기준으로 가르치고 평가한다.책은 최근 교육계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교육 선진국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발전 과정은 어떠했는지, 국내 교육과정과 학생평가에서는 어떤 식으로 도입되어 반영되고 있는지 알려준다. 아직 역량기반 교육과정에 낯선 학부모들은 이 책을 통해 역량의 핵심 개념과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더불어 그 지식을 기반으로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지 깨닫게 될 것이다. 1만5000원.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6-11-11 07:00 이희승 기자

[비바100] N포 세대, 혼자 하는 것이 편해진 시대의 결혼 그리고 사랑 담은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과 '결혼시장'

포기할 것이 점점 많아지는 N포세대의 시작은 3포, 연애·결혼·출산의 포기였다. 청년 실업률 9.4%(9월 한달, 12일 통계청 발표)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저성장의 시대, 비혼족, 저출산, 1인가구 등이 빠르게 증가해 9월 주민등록상 1인가구 비율은 34.8%(총 세대수 2121만4428 중 1인 세대 738만8906, 행정자치부 발표)까지 치솟았다. SNS에는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놀’(혼자 놀기) ‘고독력’(고독에 견디는 힘) 등 ‘혼자’ 하는 것에 대한 용어가 느는가 하면 그에 대한 장점을 찾고 현상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 어느 나라나 겪고 있는 이같은 현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결혼’과 ‘혼자’를 소재로 한 책 두 권이 출간됐다. 독일의 젊은 인기 칼럼니스트 미하엘 나스트의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과 미국의 법학과 교수 준 카르본·나오미 칸의 ‘계급, 젠더, 불평등 그리고 결혼의 사회학-결혼시장’(이하 결혼시장)은 묘하게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 미하엘 나스트 지음 | 북하우스 출간 | 1만 4000원‘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은 정확한 통찰력과 분석력으로 시대를 꿰뚫는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시대현상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연애경험, 지인·친구들과의 만남 및 대화로 심리를 꿰뚫는다. 간혹 회상하고 대화하면서 연상되는 스위스 작가 막스 프리쉬, 칼 라거펠트, 에리히 프롬 등 저명 인사들의 한마디에 대한 생각 역시 그와 요즘 사람들을 닮았다. 스스로가 시대 현상이 되는 작가의 문체는 솔직하고 담백하며 유쾌하다. 경험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완벽한 사랑에 대한 환상’, ‘일이라는 전쟁터, 나는 지금 어디쯤’, ‘철들기 싫은, 서른은 새로운 스물이다’, ‘거짓과 진실, 우리의 일상’ ‘나를 더 새롭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파트 제목 아래 서술된 이야기는 순차적으로 현상을 짚어내고 분석하며 미래를 제시하기도 한다.그렇다고 반드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제목이 마음에 들거나 그저 무심히 편 페이지의 에피소드를 읽어도 별 문제는 없다.미하엘 나스트가 전하고자 했던 시대 현상과 그에 대한 분석만큼이나 책은 자유롭고 유연하게 읽히도록 구성됐다. 파트 제목과 그 아래 리스트업된 소제목만으로도 ‘왜 혼자가 더 편하다’고 하는지,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심리 등이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때로는 내 이야기이며 혹은 내 친구의 이야기라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떠오르는 질문들,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우리의 일은 얼마나 가치 있는가, 작가 혹은 그 지인의 상황이라면 난 어떻게 했을까, 난 혼자가 얼마나 편한 사람일까….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심리 베스트 1위의 위력은 괜한 것이 아니다. 결혼시장 계급, 젠더, 불평등 그리고 결혼의 사회학 | 준 카르본 , 나오미 칸 지음 | 시대의 창 출간 | 1만 8500원반면 미네소타 대학과 법학과 학과장이자 예일대학교 문화 인지 프로젝트 일원인 준 카르본과 조지워싱턴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오미 칸이 쓴 ‘결혼시장’은 보다 논리적이며 냉철하다. 대물림되는 불평등, 계급, 혈연 등을 바탕으로 결혼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변하고 있지만 계급마다 다른 변화를 보지 않으면 그 어떤 미래도 대비할 수 없다고 주창한다.1부 ‘가족이라는 퍼즐’과 2부 ‘새로운 조건’에서는 학력과 성별에 따른 결혼,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변화에 따른 해결책까지를 제시한다.불평등은 엘리트냐 아니냐, 남녀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가족법의 불평등 현상에서 바라본 양육의 불평등 등의 현상을 3부 ‘불평등의 합법화: 계급에 따라 다른 가족법의 의미’에서, 불평등으로 무너진 사회와 가족의 재건을 위한 고용문제, 기업 문화, 가족문화, 섹스문화 등을 4부 ‘사회 재건하기: 불평등과 계급 그리고 가족’에서 다루고 있다. 원인을 알고 인정하면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혼사회’는 결코 결혼의 좋고 나쁘고를 단정짓지 않는다. 혼자 살라고 독려하지도 않는다. 과거를 통해 왜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분석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결국 두 책은 결혼의 포기, 비혼율, 초혼 연령 등은 상승하고 출산률은 감소하는 현 세태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해결책을 담고 있는 셈이다. 미하엘 나스트의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이 결과이자 현재라면 법학교수들의 ‘결혼시장’은 원인이며 과거이자 미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11-11 07:00 허미선 기자

'태백산맥' 30주년 기념본 출간 조정래, "권력은 명령 아닌 의논과 협의"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백산맥 30주년 기념본’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래 작가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냄 출판)‘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집필하며 20세기 한국 역사를 이야기한 조정래 작가가 현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조 작가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백산맥 30주년 기념본’ 및 ‘태백산맥 청소년판’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 처했다.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을 상기시키고 싶다”며 “국민은 이미 탄핵을 결정했다. 그러므로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을 형상화 하는 자들의 잘못된 행동들이 겹쳐진 상황이다. 권력은 명령하는 게 아니라 의논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권력이 봉건적 형태로 명령만 해왔다. 여기에 대통령의 문제까지 더해졌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태백산맥’은 해방과 분단을 동시에 맞고 4·3항쟁과 여순 사건이 일어난 1948년부터 6·25전쟁이 끝나는 순간까지 기록한 역사 소설이다. 책은 조 작가의 대표작으로 지금까지 85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그동안 프랑스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됐고 영화, 만화, 뮤지컬 등으로도 소개됐다.‘태백산맥 청소년판(왼쪽)’과 ‘태백산맥 30주년 기념본’ (사진 제공=해냄 출판)조 작가는 “모든 예술 작품은 새롭게 이야기를 하고자 하기 때문에 쓰이는 것이다. ‘태백산맥’은 분단 때 야기된 엄청난 오해를 이야기했다. 건강한 역사를 보는 눈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고 독자가 역사를 읽는 새로운 눈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태백산맥’은 지난 1983년 연재를 시작해 1989년 완결됐다. 작가는 책의 인기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러다 2005년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그는 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된 건 법원이 이미 많이 팔린 작품을 처벌하는 건 마땅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결국 독자가 나를 지켜준 셈이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한 공무원이 문학관을 만들겠다고 했다. 문학관을 만들고 나니 ‘태백산맥’ 필사본을 써서 보낼 테니 전시해 달라는 사람이 생겼다. 몇 개월 지나자 정말로 대학노트 30여권에 적힌 필사본이 왔다. 그때 글 쓰는 보람을 느꼈다. 모든 예술은 독자나 애호가에게 수용될 때 그 가치가 생긴다. 내 소설을 읽은 모든 독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조정래 작가. (사진 제공=해냄 출판)청소년 출판본은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구현하면서 권당 분량을 약 3분의 1로 줄여 어린 독자가 책을 읽는 부담을 줄였다. 청소년판은 원작과 같이 전 10권으로 구성됐다.그는 “역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특히 우리 역사는 무수한 침략과 약탈을 견디며 이뤄졌다. 그 속에서 문학을 해 온 사람으로서 역사의 중요성 이야기하는 건 당연하다. ‘태백산맥’에 담긴 나의 정신이 뒤따라 오는 청소년, 내 손자 세대에게 새로운 지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6-11-08 14:09 김동민 기자

[비바100] “나는 온전히 나인가?”, 그렇게 ‘피노키오가 묻는 말’

“이렇게 가혹한 벌을 받으면 제 버릇이 고쳐지나요?”우리가 알고 있는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은 잔혹동화에 가까웠다. 말하는 나무토막이 제페토에 의해 인형으로 만들어져 인형극장에 팔려가고 도둑을 맞는가 하면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마법에 걸리고 당나귀가 돼 가죽이 벗겨질 위기에 처해지고 바다에 던져진다. 톡에서 펴낸 ‘피노키오가 묻는 말’은 잔혹동화를 자아찾기의 과정으로 각색한 책이다.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을 ‘천국의 우편배달부’, ‘엄마의 비밀정원’ 등의 김미조 작가가 각색했고 김은혜 작가가 그림을 곁들였다. '피노키오가 묻는 말'.(사진제공=톡)“눈물을 줘.” 우리가 알고 있는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인형이었다. ‘말하는 나무토막’은 팔과 다리가 생겼고 말도 할 줄 알게 됐다.제페토라는 아버지가 생겼고 이름도 가졌지만 여전히 스스로가 인간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피노키오는 인형극장에 갇힌 인형들을 구해달라는 소년에게 그 대가로 “눈물을 달라”고 했다. 그 이유 역시 “살아 있는 것 같아서”였다. 피노키오의 요구에 소년이 하는 말은 의미심장하다.“이렇게 북을 치면 소리가 나.”아무 소리 내지 않는다고 북이 아닌 것처럼 눈물도 지금 흘리지 않는다고 계속 없는 건 아닐 거라는 소년처럼 책 ‘피노키오가 묻는 말’은 피노키오가 하고 싶었고 듣고 싶었던 말들을 풀어놓는다.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거나 인형구출 작전으로 불탈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상어뱃속에 갇히는 등 피노키오에게는 말도 안되는 형벌이 주어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피노키오는 외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살고 싶은 데 이유가 있나요? 인형들을 살려주려 했던 게 어떻게 죽을 일이야?”항변하는 피노키오에게 요정, 인형 조종사 등의 어른들은 “미안해” 사과부터하고 조언을 주었다.'피노키오가 묻는 말'.(사진제공=톡)“모든 인형이 너와 같고 모든 인간은 너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완전히 똑같거나 다른 것은 없어.”결국 피노키오가 슬픈 건 스스로조차 ‘다르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페토와 집에 돌아와서도 할 수 있는 건 창밖을 바라보며 꿈을 꾸는 것뿐이라고 여겼던 피노키오에게 요정이 “넌 정말 나무인형이니?”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가 외친다.“난 피노키오예요!”그렇게 스스로가 깨달음을 얻고 집 밖으로 뛰쳐나간 그에게 마을 사람들도 외친다.“피노키오다! 세상에, 피노키오야.”‘남탓’이 난무하는 시대,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기인하며 그 해답 역시 나에게 있다. ‘피노키오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얼마나 온전히 나인가?”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6-11-07 07:00 허미선 기자

[베스트셀러] 돌아온 마법의 세계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베스트셀러 4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이후 19년 뒤 이야기를 다룬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가 종합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책은 예약판매만으로 4위를 기록했다. J.K. 롤링작가의 신작으로 해리의 세 자녀 중 아들 알버스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책 판매는 10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이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2위와 3위는 각각 ‘그럴 때 있으시죠?’, ‘자존감 수업’이 차지했다. 5위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가 새로 진입했다.그리고 함세웅 신부와 주진우 기자가 전국 각지를 돌며 나누었던 현대사 이야기를 담은 ‘악마 기자 정의 사제’가 6위를 기록했고 소통전문가 김창옥 교수의 강의 35편을 엮은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가 7위에 올랐다.교보문고에서는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셀프 코칭법 ‘자존감 수업’이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3위는 김진명이 1년 만에 내놓은 ‘고구려6: 구부의 꿈’이다. 이번 책에선 고구려에 불교를 도입하고 태학을 설립한 소수림왕 시대를 다룬다.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인포그래픽=이해인 기자 ennlee@viva100.com

2016-11-06 10:25 김동민 기자,이해인 기자

[비바100] 내일을 엿보다… 미리보는 2017

미래를 아는 건 축복일까 재앙일까. 적어도 사회적 변화에 미리 대처하는 것은 현명한 삶의 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담은 신간이 나온다. 어떤 트렌드가 한국 사회를 주도할지 매년 시리즈로 출간해온 ‘트렌드 코리아 2017’이 출간됐다.◇2017년 대한민국 트렌드김난도교수 외 지음 | 미래의창 | 16000원영화 ‘치킨런’은 착실히 달걀을 낳던 주인공들이 파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자 나는 법을 배워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기로 결심하는 내용을 그린다. 통상적으로 날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닭들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영화의 희망적 메시지를 ‘트렌드 코리아 2017’의 저자들은 강조한다.‘치킨런’은 김난도 교수가 제시한 키워드의 알파벳 이니셜(앞글자)를 딴 것이다. 욜로 라이프(C‘mon, YOLO : You Only Live Once), 새로운 B+ 프리미엄(Heading to B+ Premium), 나는 픽미세대(I am the ’Pick-me Generation), 캄테크(Calm-Tech, Felt but not seen), 영업의 시대가 온다(Key to success: Sales), 내멋대로 1코노미(Era of ‘Aloners’),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No Give up, no live up),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Rebuilding Consumertopia), 경험 is 뭔들(User Experience Matters), 각자도생의 시대(No one backs you up) 등 총 10개다.김난도 교수와 공동저자들은 “2017년은 정유년 닭띠해다. ‘치킨런’은 사전적으로 ‘울타리를 둘러놓은 닭장’이라는 의미지만 정체와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2017년에는 새롭게 비상하기를 기원하는 소망을 담았다”며 키워드 선정 의미를 밝혔다.책에서 저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욜로 라이프’와 ‘각자도생’이다. 어쩌면 이 두 키워드는 동일한 현실 자각을 기반으로 한 트렌드의 양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세상.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절박한 심정이 지극히 현재지향적인 소비의 모습인 ‘욜로 라이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을 선정한 것도 눈에 띈다. 한해 동안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트렌드 상품이나 이슈 10가지를 공개했다. 간편식, O2O, 아재, 태양의 후예 등 10대부터 80대까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제품들을 훑는 재미도 쏠쏠하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6-11-04 07:00 이희승 기자

'육체쇼와 전집', 황병승 시인 성폭력 폭로하는 대자보 붙어

황병승 시인 책 ‘육체쇼와 전집’ (사진 제공=문학과지성사)‘여장남자 시코쿠’, ‘육체쇼와 전집’ 등의 시집을 낸 황병승(46) 시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서울예대 캠퍼스에 붙었다. 3일 서울예대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학부생 2명은 이날 오전 ‘문단_내_성폭력 서울예대 안전합니까?’라는 제목의 교내 대자보를 통해 황 시인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대자보에는 황 시인이 서울예대 강사 시절 제자들에게 접근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 글이 실렸다. 피해자 A씨는 황 시인이 자신에게 접근해 “시인들을 소개시켜 주겠다”며 술자리에 데려갔고 데이트도 몇 번 했지만 1∼2주 후 여자친구가 생겼다면서 관계를 정리하려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정신적 충격에 휴학하려 했지만 황 시인이 막았고 이후 사과할 일이 있다며 술자리에 불러내 “여자로 보인다”는 둥 추근댔다고 주장했다. “여자는 30 넘으면 끝이다” 등의 언어폭력은 물론 술에 취해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황 시인의 여자친구가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2년간 휴학했고 황 시인이 “이런 일이 알려지면 너도 좋을 거 없다”는 식으로 말해 주변에 하소연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황병승이 보여준 물의는 뜬소문으로만 전해지고 이번처럼 제대로 된 공론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두번 다시 그런 스승으로서 아무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서울예대를 비롯해 어느 학교에서도 강의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일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A씨에게 폭로 글을 받아 대자보를 쓴 학생들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자보를 쓰게 됐다”며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대변하며 대자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6-11-03 18:58 김동민 기자

[베스트셀러] 정식출간 '그럴 때 있으시죠' 베스트셀러 2위

모두가 내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담은 방송인 김제동의 에세이 ‘그럴 때 있으시죠?’가 정식 출간과 함께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예스24 10월 4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책은 2위를 기록하며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켜 온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추격했다.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셀프 코칭법을 알려주는 ‘자존감 수업’은 3위를 유지했다.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한 계단 오른 4위를 차지했고 폐암 말기의 젊은 신경외과 의사의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은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세 계단 오른 5위에 자리 잡았다. 한편 함세웅 신부와 주진우 기자가 전국 각지를 돌며 나누었던 현대사 이야기를 담은 ‘악마 기자 정의 사제’는 8위로 네 계단 뛰어올랐다.교보문고에선 ‘그럴 때 있으시죠?’는 5위를 기록했다. 그 위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자존감 수업’,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나에게 고맙다’가 1위부터 4위까지 순서대로 자리했다. 눈에 띄는 책은 최근 화제가 되는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외교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다.책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유엔 총회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담았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의원이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내용은 정치공방으로 이어졌다. 그 덕에 책은 지난 주와 비교에 무려 열 세 계단 상승하며 10위에 올랐다.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인포그래픽=이해인 기자 ennlee@viva100.com

2016-10-30 12:29 김동민 기자,이해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