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기자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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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치킨 가맹점주 엄살 아냐"… 벼랑끝 자영업 돌파구 절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가맹점협의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맹본부의 원부재료 가격을 낮춰달라’며 단체행동을 벌였다. 가맹점주들은 “튀김용 기름을 비롯한 원부재료비를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맹본부를 성토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재료의 품질이 특화된 것이라 폭리라고 할 수 없고 높은 영업이익률도 투명경영의 결과”라고 주장했다.가맹점주 수 백명이 공개된 장소에서 단체행동을 벌인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루하루 매출 올리기에 급급한 가맹점주들이 가게운영을 접고 한 장소에 모여 자신들의 주장을 외친다는 것은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이 소비자 반발을 무릅쓰고 배달료 2000원을 받는 것도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맹점들의 사정을 상징하는 특단의 행동으로 보인다. 일부 소비자들은 “우회적 편법을 쓰는 것”이라며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배달료나 무 값을 따로 받아야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한국공정거래조정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21만8997개(2015년 기준)이다. 이 중 49%인 10만6890개가 외식업 가맹점이다. 외식업 가맹점 중 가장 많은 게 바로 치킨 가맹점(2만4678개)이다. 이렇게 대중적인 치킨 가맹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어나 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비용 항목이 늘어나고 금액도 올라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하소연이다.브릿지경제가 최근 보도한 서울 송파구 한 치킨 가맹점(부부 운영)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치킨 한 마리당 순익이 2015년 2960원에서 올해 1560원으로 47.3% 곤두박질 쳤다. 하루 50마리를 판다고 치면 7만8000원 남는 것이고, 한달 쉼 없이 일해도 234만원을 가져가는 게 고작이다. 이쯤 되면 가게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 부부가 각기 다른 일자리를 잡아 최저임금만 받아와도 한달수입 300만원 이상은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점포를 차릴 때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 임금근로자로 변신할 방법만 찾는다면 고난의 길을 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잘라 말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을 비롯한 국내 자영업 환경이 포화상태라고 보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한계상황에 이른 자영업자들을 임금근로자로 전환하는 정책을 일자리창출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게 일자리 정책의 전부여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30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상권·업종 '궁합'도 모르고 창업 뛰어드니 실패하죠"

“이번에 나온 책은 상권분석에 대한 30년 노하우를 집대성한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자영업 초보자라 할 수 있는 예비창업자부터 프로 컨설턴트까지 두루 읽어야 할 내용을 모두 담았습니다. 예상매출액 산출법과 사업타당성 분석과 같은 전문분야도 망라해 가맹본부 직원 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것입니다.”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60)는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상권과 입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비창업자 대부분이 상권, 입지의 개념도 모른 채 창업,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게 그의 말이다.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가 상권분석에 관한 최근 저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박 대표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이 책이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점포개발팀 임직원을 비롯해, 점포를 직접 구해보려는 예비창업자, 상가를 많이 취급하는 공인중개사, 상가투자자, 대학교나 대학원의 부동산학과 학생, 상가개발 시행자와 분양대행자 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박 대표는 책에서 초보창업자들이 점포를 정할 때 알아야 할 사항들을 조목조목 짚어줬다.“우선 상권과 업종의 궁합에 주목해야 합니다. 상권이 좋은 곳에서 해야 하는 아이템과 골목상권에서 해도 되는 아이템을 구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동일 업종이 나란히 들어서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장사가 잘되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비슷한 아이템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면 제 살을 깎아먹는 업종도 있습니다. 중소형 전문음식점들이 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한 상권이나 의류매장이 몰려있는 로데오거리 같은 상권이 전자의 사례가 되겠지요. 후자의 사례로는 골목상권의 커피전문점, 호프집, 학원, 세탁소, 미용실 등을 들 수 있죠. 동네상권에서 패스트푸드나 소규모 서비스업종은 경쟁점이 적은 곳을 골라야 합니다.”그는 이어 소비자가 점포를 이용하는 이유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편의점을 소비자가 이용하는 이유는 오로지 입지 때문입니다. 품질, 가격, 상품구색, 서비스는 부차적인 것이고 접근하기 쉽고 눈에 잘 띄는 A급지 편의점이 소비자에겐 최고죠. 입지가 경쟁점보다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겁니다. 반면 전문음식점이 손님을 끄는 요인은 입지 외에 맛과 서비스가 결정적입니다. 이런 식당은 고객들의 구전효과로 손님이 스스로 찾아오기 때문에 B급지에 점포를 잡아도 무방하다는 말입니다. 동네상권에서 흔한 미용실이나 슈퍼마켓 같은 업종은 주민들이 점포 앞을 지나가도록 동선이 확보된 독점세대가 500세대 이상 안되면 창업하지 않는 게 좋지요.”박 대표는 외식업을 꿈꾸거나 현재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2020년대 인구구조의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 변화가 가속화돼 ‘나홀로족’을 위한 1인 테이블 음식점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대 외식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나홀로’, ‘착한 가격’, ‘친환경’, ‘웰빙’ 등으로 요약된다는 설명이다.“2020년대 웰빙 개념은 모든 메뉴에 건강 기능을 덧붙이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될 겁니다. 예를 들어 일반 고깃집이 생삼겹살 전문점으로 변신했다가 다시 매실와인으로 숙성시킨 삼겹살 전문점, 무항생제 삼겹살 전문점 등으로 진화하는 것과 비슷한 경로를 밟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박 대표가 책에서 심혈을 기울인 대목 중 하나는 예상매출액 산출법이다. 이는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반드시 제공토록 규정된 것이지만, 가맹본부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2013년 가맹사업법을 개정할 때부터 예상매출액 규정은 논란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서면 제공하도록 의무화돼 있죠. 예상매출액의 산정 기준은 상권과 입지가 절대적입니다. 상권과 입지를 바탕으로 한 기준매출액에서 ±25.9%가 아이템의 차별화, 서비스, 마케팅 등 경영능력에서 결정되는 것이지요. 결국 74.1%는 상권과 입지가 결정합니다. 창업에서 상권과 입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뚜렷이 보여주는 대목이죠.”그는 국내 상가의 분양가나 매매가, 임대료에 거품이 잔뜩 끼여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높은 임대료는 창업자들이 몰락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특히 신도시 중심상업지역은 기존 역세권에 비해 상권이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임대료가 분양가의 40~60% 수준인 3.3㎡당 2000만~3000만원에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요. 심지어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역의 A급지는 3.3㎡당 8000만~1억원에 분양되기도 합니다. 이런 신도시 상가의 분양가와 임대료가 역으로 기존 상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내수불황에도 아랑곳 없이 임대료만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2020년대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합니다.”박 대표는 현재 브릿지경제신문 산하 ‘낙후상권 활성화 지원단’의 전문위원으로도 맹활약하고 있다.그는 ‘죽은상가 살리기’에 탁월한 실력을 갖춘 컨설턴트이다. 본지의 ‘낙후상권 이렇게 살리자’ 기획 시리즈에는 그의 실적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회생전략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상권과 입지’라고 명쾌하게 답했다.“상권분석은 경험의 과학입니다. 상가 규모가 작을수록 고객 흡인력이 떨어지고 고객의 통행을 막는 요인이 많습니다. 걸어서 오는 고객은 점포 앞이 조금만 경사지거나, 계단이 있어도 오지 않는 법이지요. 죽은 상가 살리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규모 개별상가가 대형화를 꾀해 멀리서도 차량을 이용해 오도록 하는 것이고요, 둘째는 작은 상가를 여러 개 모아 대형 점포처럼 집객력을 갖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지요. 낙후된 동네상권의 경우 상점가조합을 구성하면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통해 상권내 골목마다 유사한 아이템을 5개 내외로 묶어서 해산물거리, 곱창골목, 드럼통구이 골목 등으로 특화하는 전략이지요. 정부가 수많은 상인회에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결여돼 효과가 없는 실정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낙후상권 살리기에 나서야 정부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다고 봅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28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상권·입지 선정 땐 업종과 조화를 고려해야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창업을 하기로 마음 먹고, 하고 싶은 업종까지 결정한 창업자라면 그 다음은 가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 상권과 입지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 적용해야 한다. 점포 자리를 정하는 데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를 섭외해서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런 데 드는 돈을 아끼려다가 엉뚱한 상권이나 입지에 가게를 잡으면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창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은 장사하는 아이템에 맞는 입지선정이기 때문이다. 상권이란 소비력이 미치는 범위를 말한다. 도심권, 역세권, 대학가, 아파트단지, 주택지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중 초보창업자들이 관심을 두어야 할 상권은 역세권과 주택지 상권이다. 생계형 창업의 90% 가까이가 여기서 이루어지는 까닭이다. 상권 안에도 다양한 지점이 있을 수 있다. 특정 지점을 바로 입지라 한다.입지 선정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상권이 활성화된 곳에서 하되, 업종에 맞는 입지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비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때 상권을 포기해야 하는지, 입지를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상권분석 전문가인 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브릿지경제 낙후상권활성화지원단 전문위원)는 최근 펴낸 저서 ‘상권분석과 점포개발 실전노트’에서 이 문제의 답을 주고 있다.입지가 매출을 좌우하는 업종, 예컨대 편의점이나 베이커리라면 상권의 급수를 한단계 낮추어야 한다. 이런 아이템은 입지의 경쟁력이 절대적이므로 A급지를 고수해야 한다. 상권은 A급에서 B급으로 옮기더라도 입지만큼은 A급을 지켜야 경쟁점포에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상권은 단계별로 존재하므로 낮추어 갈 곳이 많다. 최상위 상권인 역세권을 비롯 차상위 상권인 주택지 A급 상권, 그 밑에 주택지 B, C급 상권 등 4단계가 있다. 준비한 투자비가 부족하면 상권을 한 단계씩 낮추면 된다.총 투자비 1억6000만원을 가진 예비창업자가 주택지에서 점포를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A상권은 점포수가 100여개 몰린 상권이고, B상권은 점포수가 50여개 몰린 상권이라 치자. 편의점은 독립점이든, 가맹점이든 시설비와 초도 물품비로 8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든다. 점포 임대비로 쓸 수 있는 자금은 6000만∼800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가 A급 상권, A급지는 1층 33㎡(10평) 기준 점포임대비는 1억2000만원 이상 들기 때문에 점포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B상권으로 가면 A급지라도 점포임대비가 6000만∼7000만원으로 떨어진다. 이럴 때는 A상권에서 미적거릴게 아니라 과감하게 B상권, A급지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입지 이외에 다른 경쟁요소가 있다면 상권을 바꿀게 아니라 그 상권에서 B급지를 택하면 된다. 전문음식점이나 여성의류점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이런 업종은 상권의 급수를 낮추면 매출이 한계에 부닥친다. 예컨대 낙지전문점의 음식맛이 기막히다고 소문날 경우 소비자들은 B급지, C급지라도 차를 타고 찾아오게 마련이다. 소비력이 풍부한 A급 상권에서 변두리에 자리잡아도 단골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23 07:00 강창동 기자

[브릿지 초대석] "융합과 혁신의 시대… 산학연정 힘 모아 벤처생태계 조성"

"사단법인 한국벤처혁신학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과 혁신이란 두가지 키워드를 붙잡고 연구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6일 개최한 창립세미나의 주제가 '4차 산업혁명시대, 벤처혁신의 방향과 과제'였는데, 바로 이 주제가 학회의 연구와 활동분야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인오 호서대 벤처대학원 교수는 산학이 손잡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는데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교수는 학계와 벤처산업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리더들과 힘을 합쳐 학회 설립을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으로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받았다.한국벤처혁신학회 초대 회장인 전인오 호서대 교수가 국내 벤처기업 육성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다양한 인적 구성이 학회의 힘 “우리 학회는 여는 학회처럼 학계 교수들이 주축이 되는 게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연구기관, 관계 등 다양한 인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창립세미나 프로그램이 이 같은 특징을 잘 말해주고 있지요. 기조연설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하고, 세미나 발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들이 맡았습니다. 각 대학의 산학협력단장과 창업지원단장은 패널로 참여했죠. 우리 학회는 가끔 세미나를 개최하고 학술지나 발간하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각 분야에 흩어진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해 정부 정책 수립 때 유익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학회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전 교수는 오래전부터 기존 학회와 차별화된 학회 설립을 추진해왔다. 벤처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산업계, 연구기관, 학계, 관계를 아우르는 융합 학회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학회라면 으레 교수들 위주로 모여 추상적인 담론을 주고받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벤처기업들이 미래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지적 토양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고요, 정부, 산업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선순환하는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도 학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그가 학회 설립에 매달린 이유는 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마당에 ‘융합’과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학회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벤처에 대한 연구, 혁신에 대한 연구, 창업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학회는 여럿 있지만 이를 융합하는 학회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려면 학계 중심의 학회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학회 설립에 속도를 낸 이유라고 그는 말한다.◇학회 설립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려 전 교수는 학회가 정식 출범하기까지 7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결코 짧지않은 시간이다. 그는 1998년 벤처기업을 설립, 6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학교에 와보니 학문의 세계와 산업 현장은 격차가 너무 컸습니다. 학문적인 연구가 산업 현장에 제공되고 반대로 실무적인 고민들이 학문의 세계로 유입되는 쌍방향 소통이 절실하다고 느꼈지요. 이런 이유로 2011년에 호서대학교의 부설연구소로 벤처혁신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소장을 맡아왔습니다. 벤처 생태계와 정책 등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바로 이 연구소가 한국벤처혁신학회의 모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2017년 6월 기존의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 전 교수는 학회 설립 추진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청에서 부로 승격되면 벤처기업에 대한 한층 유효한 정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서였다.작년 상반기에 태스크포스를 구성, 준비에 박차를 가한 끝에 지난해말 중소벤처기업부에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요청했다. 모태인 연구소에서 출발, 학회 출범까지 무려 7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전인오 호서대 벤처대학원 원장이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 변화의 물결전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출현으로 202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파괴적인 변화의 물결이 지구촌을 휩쓸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상거래 지불방식이 달라지는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얘기다.“현재의 시장붕괴율을 고려해보면 2012년 기준 SP 500대 기업들의 75%가 2027년 신흥 기업들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기업에 막대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 줄 게 틀림없습니다. 단지 생산성을 조금 올린다거나 사업과정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컴퓨터의 능력이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중대한 시기에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 현황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권 국가중 싱가포르(1위), 대만(14위), 일본(15위)에 뒤진 19위에 그쳤습니다. 우리 학회를 연구와 실무가 공존하는 학회로 육성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할 생각입니다.”◇벤처기업이 한국의 미래를 담보한다 한때 벤처기업 경영자였던 전 교수는 국내 산업생태계에서 하이테크 및 인터넷, 모바일을 배경으로 하는 벤처기업의 역할과 비중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기업들이 성장동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국내외 경영환경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경제발전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갈 새로운 견인차 구실을 해주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벤처기업 및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해 벤처기업가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달려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전 세계 233개 유니콘 기업 중 국내 벤처기업은 단 2개에 불과합니다. 선진국에 비하면 혁신성이 떨어지고 모험자본 역할도 미흡해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요. 미국 스탠포드대나 중국의 칭화대가 벤처 창업의 본산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도 창업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23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박태진 ‘리더스클럽’ 대표 "중소기업 판로 넓혀주는 온라인 플랫폼 반드시 필요해"

“리더스클럽은 중소 제조업체들의 온라인 진출을 도와주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입니다.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소 제조업체의 기반은 굉장히 열악한 형편이지요. 우리나라의 상품 유통시장은 제조업체에 모든 리스크를 짊어지게 하는 구조로 발전돼왔기 때문에 중소 제조업체가 자금, 비용, 인력까지 모두 감당해야 합니다. 여기에다 스스로 판로를 개척해야 하므로 도중에 주저앉는 중소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태진 ‘리더스클럽’ 대표(58)는 비용 부담없이 중소기업의 판로를 넓혀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절실한데도, 지금까지 선례가 없었다고 말했다.박 대표가 중소 제조업체들의 열악한 실정에 대한 공감이 자신이 사업에 나선 배경이라고 말했다.중소기업제품을 온라인에 판매해주는 박태진 ‘리더스클럽’ 대표가 판매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양윤모기자yym@viva100.com“중소 제조업체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요. 비용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셈인데, 상품유통 과정에서 유통업체들이 직사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리스크가 분담되지 않는다면 모든 부담을 혼자 걸머지게 됩니다. 이런 부담은 다음 상품개발 때 비용으로 이어지고, 상품개발비 상승에 따라 판매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중소 제조업체의 도산같은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금융 시스템마저 중소 제조업체에는 우호적이지 않지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게 된 겁니다.”온라인 플랫폼의 이름이 바로 ‘리더스클럽’이다. 박 대표는 중소 제조업체들을 온라인에서 네트워크로 연결한 것이 경쟁력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동일한 마케팅전략을 가지고 움직이는 중소 제조업체만을 회원사로 영입해 서로의 힘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해 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플랫폼이란 설명이다.국내에 아직 이런 종류의 온라인 플랫폼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시스템은 중간 유통업체에 최적화돼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체들이 이런 중간 유통업체의 온라인 시스템 업무까지 대행하며 온라인 판매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존하는 시스템이나 솔루션은 전체 유통과정 중에 일부분을 처리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죠. 리더스클럽처럼 총체적인 업무 시스템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중소 제조업체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스템 운영이나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는 애로점을 가지고 있고, 이 어려움이 온라인쇼핑에 진입하지 못하는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지요.”그는 “리더스클럽이 온라인 오픈마켓이나 직영몰과 판매자 사이에 생기는 업무는 물론, 온라인 판매자와 공급자 사이에 생기는 업무를 95% 이상 자동 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박 대표가 이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다양한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원래 백화점에서 잔뼈가 굵었다. 다니던 백화점이 IMF환란으로 문을 닫은 후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B2C와 B2B 판매경험을 쌓았다. 온라인 오픈마켓 판매 경험을 통해 중소 제조업체의 온라인 진입 실패이유를 철저히 분석한 것도 중소 제조업체에 최적화된 맞춤형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요인이다.리더스클럽의 수익모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리더스클럽의 모든 수익은 개별 회원사에 돌리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더스클럽의 대표인 그도 회원사와 동일하게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점, 회원사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취한다는 얘기다.“중소 제조업체의 판매부진은 저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는 홍보방법이 없다는 것이 원인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회원사끼리 상품을 공유해 각 제조업체의 상품을 모든 회원사가 함께 판매하는, 비용이 지출되지 않는 홍보 방법을 택했지요. 업체 회원사 숫자가 늘어나면 자신의 상품을 팔아주는 판매자가 많아지고 그만큼 홍보효과가 극대화 됩니다. 회원사 숫자가 늘어나면 온라인 노출이 증가하고, 판매하는 상품 수와 주문량이 증가해 매출이 올라가는 선순환을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박 대표는 저비용 관리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중소 제조업체는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을 운영할 인력을 보유하기 힘들지요. 이런 점을 감안해 리더스클럽 플랫폼에선 회원사가 해야 하는 업무를 대부분 자동화 시켰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는 실무자들의 업무범위가 확 줄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처리를 플랫폼에서 자동적으로 처리하도록 만들었지요.”박 대표는 리더스클럽이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은 회원사간 협력이라고 말했다. 모든 회원사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치는 게 이 사업의 관건이란 설명이다. 전략방향이 동일한 중소 제조업체만 회원사로 가입시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회원사가 100개를 넘으면 눈에 띄게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고요, 3000개 에 도달하면 시스템을 증설할 필요성이 생길 겁니다. 기본적으로 이 플랫폼은 회원사 가입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원사가 3000개를 넘어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도의 클럽이 되면 해외에서도 경쟁력있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회원사의 해외판매도 추진할 계획입니다.”그러면서 박 대표는 회원사들의 상품이 팔리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국내 온라인 시장은 오픈마켓과 직영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력한 5~6개의 오픈마켓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죠. 오픈마켓을 목표로 한 이유는 중소 제조업체가 홍보비 투자없이, 상품이 판매되면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옥션, G마켓, 11번가, 네이버 쇼핑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30여 회원사가 판매와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쿠팡 등 소셜커머스와 롯데닷컴 등 직영몰 판매 방안도 준비중이고요, 쿠팡의 로켓배송 등 직사입 판매방식을 통해서도 중소 제조업체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17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신도시 아파트단지 내 상가 투자 리스크 크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요즘 수도권에는 3만 가구 이상의 신도시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상가도 함께 기획, 조성되게 마련이다. 우선 아파트단지내 상가부터 만들어진다. 다음은 3000∼4000가구가 모인 구역에 근린상가가 조성된다. 이어 신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상업지역도 생긴다. 하지만 신도시 상가 투자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게 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브릿지경제 낙후상권활성화지원단 전문위원)의 충고다. 박 대표는 그 이유를 최근의 저서(상권분석과 점포개발 실전노트)에 상세히 설명해놓았다.신도시는 지방 소도시들과는 상권 형성과정이나 성격이 다르다. 우선 신도시 상가는 아파트단지부터 만들어진다. 신도시 조성 초기에는 당연히 장사가 잘 된다. 하지만 아파트단지내 상가의 생명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아파트단지 앞 도로변 일반상업지역에 있는 근린상가는 아파트단지내 상가보다 6개월∼1년 늦게 문을 열고, 2년 정도 지나 신도시 규모가 갖추어지면 중심상업지역의 상가건물도 활성화 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아파트단지내 상가는 급속도로 힘을 잃게된다. 중심상업지역 상가와 업종이 겹치는 점포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아파트단지 앞 근린상가는 어떨까. 여기도 중심상업지역 대규모 상가에 소비자를 빼앗긴다. 소비자들은 작은 상권에서 큰 상권으로 이동하는 심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병·의원이나 학원, PC방 같은 업종은 구태여 중심상업지역까지 가야할 특별한 유인효과가 없으므로 장사가 잘되기도 한다. 그러면 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 있는 상가는 어떨까. 신도시 주민 수만명이 여기로 몰릴 것 같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인접 도시 역세권과 비교해봐야 신도시 중심상업지역 상권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인접 도시 역세권이 신도시 상권보다 크다면 소비자들은 여지없이 그리로 빠져나간다.이런 사례를 수도권에서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중동신도시의 상동지구, 안산 고잔지구의 한대역 상권, 구리 토평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초반에 이 지역에는 ‘수만 가구 독점하는 황금상권’이라며 상가투자를 권유하는 광고가 홍수를 이루었다. 하지만 허약한 상권력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화성시 동탄 신도시와 하남시 미사지구도 이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근 수원과 강동·잠실 상권이 신도시 소비자들을 흡수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도시 상가의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높은 분양가와 임대료를 감수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종은 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서도 10% 미만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인접 도시의 큰 상권에 영향을 적게 받을 신도시 지역이 어디인지 철저히 분석한 연후에나 상가투자를 고려할 일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16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좋은 주거조건, 상권엔 걸림돌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주거지와 상업지의 입지조건은 서로 상반된다. 주거지의 입지조건은 쾌적하고 편리한 곳을 으뜸으로 친다. 반면 상권 형성에는 쾌적하고 편리한 곳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브릿지경제 산하 낙후상권활성화지원단 전문위원)가 최근 펴낸 ‘상권분석과 점포개발 실전노트’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거지의 최적 입지조건이 쾌적성, 편리성, 접근성이라면 상업지는 수익성, 접근성, 가시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이 같은 상권분석의 기초 지식은 예비창업자나 상가투자자들에게 꽤 유용한 내용이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쾌적하고 편리한 주택지는 상권형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의 배경은 이렇다. 쾌적하다는 것은 녹지공간이 많다는 것이고, 녹지공간이 많은 만큼 인구밀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녹지공간은 접근성도 떨어뜨린다. 낮은 인구밀도와 접근성은 상권발달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지방도시가 수도권 도시에 비해 장사가 안되는 것은 소득수준보다는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소형 상권의 소비자들은 대부분 걸어서 상가를 찾는다. 반경 500m 안에 속하는 1차 상권이 중소형 상권의 범위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범위 안의 인구밀도가 상가 매출을 좌우한다.주거의 편리성도 상권에는 장애요인이다. 주거하기 편리하다는 것은 교통이 좋거나 병원, 초·중등 학교가 가까이 있는 경우이다. 교통이 좋아지면 인근 땅값이나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상가 시세도 덩달아 오르지만 상가투자자나 예비창업자들은 이런 곳은 피하는 게 좋다. 교통이 편리해진다는 것은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동하기 쉬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동네상권에 전철역이 생기면 거주자들은 더 큰 역세권으로 이동, 큰 상권에서 지갑을 연다. 고속철이 생기면서 지방 백화점들이 죽을 쑤는 이유는 지방의 큰 손들이 상품구색이 다양한 서울의 백화점으로 원정쇼핑을 떠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상권의 역세권은 쪼그라들고 큰 상권의 역세권은 더욱 번창해진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이처럼 주택지의 전철역 주변은 유동인구만 많을 뿐, 장사에는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식음료 업종이나 패션· 뷰티 업종은 집에서 멀어도 큰 상권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심리가 엄연히 존재한다. 역세권이라고 무작정 들어가서는 안되는 이유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나 생활서비스 업종은 주택지 전철역 주변도 무난한 입지에 속한다. 귀가길에 집 근처 김밥집이나 세탁편의점이 눈에 띄면 가까운 가게를 이용하게 마련이다. 초·중등 학교도 상권에는 걸림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 학교 근처는 밤에 어둡다. 어두운 곳은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학교 근처 가게들이 장사가 잘 안되는 이유다. 학생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구점이나 학원 같은 업종도 학교 근처에서는 안되는 경우가 많다. 땅값이 싼 고지대에 자리잡은 학교일 경우 특히 그렇다. 경사진 곳은 사람들이 돈 쓰는 곳이 아니다. 그냥 흘러갈 뿐이다. 다만 학교가 평지에 있고, 그 지역 중심상권과 연계되는 곳이라면 문구점, 학원 등 업종이 유망할 수 있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09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A급 점포 고르기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브릿지경제 산하 낙후상권활성화지원단 전문위원)가 최근 ‘상권분석과 점포개발 실전노트’란 제목으로 30년 가까운 창업 노하우를 집약한 책을 펴냈다. 상권 및 입지를 분석하는 기법과 좋은 점포를 고르는 법 등에 관한 내용을 상세하고 알기 쉽게 책 속에 담아놓았다. 초보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을 몇 가지 간추려 소개하기로 한다. 맨 먼저 눈에 띄는 내용이 ‘A급 점포 판별법’이란 대목이다. A급 점포란 같은 상권안에서 점포를 구한다는 전제 아래 업종을 일단 배제하고 단순히 입지조건과 권리금을 가지고 점포를 판별하는 개념이다. 첫째 입지조건이 좋고 권리금이 낮은 점포가 A급 점포다. 둘째 투자수익률이 높고 권리금이 낮은 점포도 A급 점포에 해당된다. 셋째 같은 조건과 매출이면 손익분기점이 낮은 점포가 A급 점포에 속한다.실제 점포를 구하러 다닐 때는 입지조건이 A·B·C급지로 다양하기 마련이다. A급지의 작은 점포와 B급지의 큰 점포를 둘러보고, 총 투자비용이 비슷하게 든 다고 할 때 초보자들은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예를 들어 A급지 점포는 26㎡(약 8평)에 권리금이 7000만원이고, B급지 점포는 66㎡(약 20평)에 권리금이 시세보다 2000만원 싼 60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초보자는 입지조건을 우선해 A급지 점포를 잡아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조언이다. 초보자에게는 무엇보다 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점포에서는 운영하기 힘든 고깃집이나 중식요리집 같은 업종만 아니라면 무엇보다 입지를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투자수익률이란 총 투자비용(보증금+권리금+시설비) 대비 월 순이익의 비율을 말한다. 투자대비 수익률이 높으려면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이 높아야 한다. 실제 점포를 구하러 다닐 때, 매장면적이 비슷하다면 A급지는 매출이 높고 B·C급지는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마련이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을 따져봐서 B급지 점포가 월등히 좋다면 그것을 선택해야 한다.입지조건과 매출이 같다면 손익분기점이 낮은 점포가 A급 점포라는 말은 고정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업종에 어울리는 점포를 선택하라는 뜻이다. 분식점이나 편의점 같은 소형 판매점이 해당된다. 불경기일수록 손익분기점이 낮아져야 점주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까닭이다. 최근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단기근로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손익분기점에 미달한 점주들이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비극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5-02 07:00 강창동 기자

한국벤처혁신학회 창립...중소벤처기업부 후원

한국벤처혁신학회 창립...중소벤처기업부 후원사단법인 한국벤처혁신학회(학회장 전인오 호서대 교수)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정식으로 출범하게 됐다. 이번 출범식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며, ‘4차 산업혁명시대, 벤처혁신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학술 세미나도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학술세미나의 발제는 정기환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기반과장과 임명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가 맡는다. 정 과장은 벤처혁신발전방안에 대해, 임 박사는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각 대학의 산학협력단장, 창업지원단장 및 현업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하게 된다. 한국벤처혁신학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혁신을 통한 기업 성장과 사회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을 품고 창립하게 됐다. 다양한 학문적 연구를 통해 벤처기업들이 미래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지적 토양을 다져가는 동시에 정부, 산업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순환적 벤처생태계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행사 참여는 무료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25 17:15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유행 아이템의 운명은 냄비와 같아… 가마솥처럼 오래가는 브랜드 찾아야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파인애플 다듬고 다음날 싹 다 버렸습니다. 파인애플이라기보다 그냥 무입니다. 가맹점이 사입하는거 엄하게 금지한다고 하던데, J 가맹본부는 그럴 자격이 없는 것 같네요. 냉동딸기도 이제 장난질 좀 그만치고….” 과일음료 프랜차이즈인 J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항의한 내용을 최근 한 언론사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측은 “생과일이다 보니 운송 중에 일부 제품이 변질될 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영업에 대한 경계경보가 잇따라 발령되고 있지만 생계형 창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친 베이비부머들에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까닭이다. 자영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J브랜드 공방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첫째,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개인 독립점을 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준비과정이 힘들지만 속 편한 게 좋다는 예비창업자라면 독립점포를 택하는 게 맞다. 반면 개점준비 및 점포경영 지도가 절실한 사람이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이 바람직하다.둘째, 프랜차이즈 창업이라면 본사 선택이 성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사례에 나타난 대로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본사가 공급한 원재료의 품질이 조악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올 들어 외부 압력에 따른 ‘상생 바람’이 불면서 일부 가맹본부에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공급가격 인하가 품질저하로 이어진 경우다.셋째, 본사의 해명이 맞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핵심 원자재인 생과일 특성상 일부 제품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사업모델은 치명적이다. ‘일부’가 브랜드 이미지와 전체 가맹점을 망치기 때문이다.넷째,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 본인이 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보공개서를 철저히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사례에 등장한 J브랜드는 2015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그 해말 186개이던 가맹점수는 2016년 801개로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본사 매출액도 2015년 97억원에서 이듬해 433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85억원으로 급감하고, 영업이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팔팔 끓었다가 급속도로 식어버리는 냄비형 기업에 속한다. 한때 커피점의 왕좌 지위를 누렸던 ‘카페베네’도 여기에 해당된다. ‘봉구비어’로 대표되는 스몰비어와 ‘설빙’이 선두격인 빙수전문점의 부침은 유행 아이템의 운명을 일러주는 생생한 방증이다. 유행에 현혹되지말고 오랜 세월 온기를 잃지않은 가마솥 같은 브랜드를 찾는 게 초보창업자가 성공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25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후배들에게 '삶의 주인공' 되는 길 알려주고 싶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주식을 장기투자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봅니다. 단기투자는 시장과 주가를 보는 능력으로 하는 거지만 장기투자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거든요. 장래 진로를 정할 때도 10년 이상 지속될 메가트렌드를 읽는 눈을 기르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이원희 대진대 진로지도 전임교수(58)는 단기간의 유행이나 초봉 액수로 자신의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에 밝아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직업전문가나 미래학자의 조언이나 책도 도움이 되겠지만 스스로 경제와 경영에 관한 기본지식을 쌓아야 하며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해서는 최신 정보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대학생 진로와 마주하다’의 저자인 이원희 대진대 교수가 저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인구구조 변화가 메가 트렌드 형성”이 교수는 1980년대에 직장생활을 할 때의 경험을 털어놓았다.“30여년전 인터넷이 막 도입되기 시작할 때의 일이었어요. 그때 몇몇 동료직원들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세상이 올 것 같다며 회사안의 소사장 제도를 활용해 사업을 해보겠다고 덤벼들었죠. 당시 대부분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처리에 바빠 세상의 흐름을 뒤쫓아가기도 벅찼으나 그 사람들은 미래의 흐름을 읽고 인터넷 상거래 사업을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인터파크 그룹으로 발전했습니다.”당시 같은 직장내 연구소에서 일하던 후배는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 되면 사이버 결제가 필수적이라며 회사를 뛰쳐나가 사이버결제 처리 회사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자산가로 변신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이 교수는 메가 트렌드를 형성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인구구조의 변화, 사회문화적 변화, 정치적 이슈, 소비자의 진화, 환경적 이슈, 신기술과 신제품 동향, 경제·경영의 화두 등이 모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분야에서 나오는 이슈들을 융합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트렌드가 보이기 시작하며, 아무리 정보를 많이 갖고있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보를 마주해야 트렌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대학생활은 독립을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규정한다. 독립은 경제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그러기위해 직업을 가지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제는 전문가시대다”“자신이 일할 산업과 전문분야를 정하는 것이 진로를 정하는 일이라고 규정한다면 대학생활에서 중요한 미션중의 하나는 바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전문가로 살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1만개가 넘는 직업이 있고, 세계에는 3만개 가까운 직업이 있어요. 이렇게 많은 직업이 생겨난 것은 직업이 전문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현재 국내 대학에 학과가 1000개가 넘지요. 학과이름도 다양해 학과명으로는 어떤 학문을 배우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에요. 이것은 바로 전문가의 시대가 왔음을 말해주는 것이거든요.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도 직무별로 채용할 뿐만 아니라 경력채용으로 바뀌는 추세로 가고 있는 것도 전문가 시대가 왔음을 의미하는 겁니다.”이 교수는 CJ텔레닉스 대표이사 등 30여년간 직장생활을 마치고 대학에서 후진양성에 몸 담고 있다. 그는 사회생활의 선배로서 대학생 자신의 인생 전체 로드맵을 만들어보라고 권유한다. 인생 전체의 로드맵에 따라 자신을 브랜딩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기업이 소비자에게 선택되는 상품을 만들듯이 자신이 세상에 팔리는 상품이 되는 시대에 적응해야 합니다.”인생 로드맵을 만드는 첫 단계는 ‘꿈 목록’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학생 본인의 성격이나 흥미, 가치관에 의해 도출된 인생 비전을 가운데 배치해두고, 그 인생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평생 습득하고 달성하고 경험해야 할 것이 바로 ‘꿈 목록’이라는 설명이다.꿈 목록은 연령별로, 역할별로 작성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의 인생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30대, 40대, 50대에는 어떤 어떤 꿈을 달성하고 싶은지, 또 남편과 아내로서,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어떤 꿈을 달성하고 싶은 지를 생각해보고 기록하면 되는 것이죠.”◇“꿈 목록 중심으로 인생 로드맵 작성해야”꿈 목록이 완성되면 다음 단계는 설정한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목표를 적을 때는 막연히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SMART’ 기법에 따라 기록할 것을 권유한다. 달성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SMART란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실현가능성(Attainable), 결과지향성(Result-oriented), 기한을 정함(Time bounded)을 의미한다. SMART 목표설정 방식에 의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면 내용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나는 현재 600점인 토익점수를 3개월동안 200점 더 올리기위해 새벽 6시반 학원 등록을 하고, 매일 오전 8∼10시까지 복습한 뒤, 토요일에는 주 1회 모의 토익시험을 본다”와 같이 목표를 작성해야 완성도가 높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자신의 비전과 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천사항을 반복해서 습관화 하라고 주문한다. 습관화를 위해서는 반복과 연습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유명한 축구선수 박지성이나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찌그러진 발모양이 뜻하는 것은 바로 반복과 연습의 위대함이지요. 나를 만들어내는 멋진 브랜딩은 결국 진로 비전을 향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실천사항들을 무한히 반복하고 연습하는 데에 있는 거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이 교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해야 하고 그 성장 방법을 배우는 곳이 대학”이라며 대학시절에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장의 방법으로 여행, 독서, 글쓰기 등을 제시하면서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글쓰기라고 거듭 강조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23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생계형 자영업 한계상황… 근로자 전환정책 시급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동네상권에 즐비한 치킨집, 편의점, 커피점, 부동산중개업소, 미용실… 어느 곳 하나 주인 표정이 밝은 곳이 없다.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 상권들도 점심때 잠시 북적거릴뿐 밤이 되면 일찌감치 한산해진다. 동네상권이나 도심상권이나 돈 벌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네상권의 대표적 업종인 치킨집은 서울에만 6189개(2017년 하반기)가 문을 열고 있다. 편의점과 부동산중개업소가 각각 1만1000여개로 비슷한 숫자다. 커피점은 1만5000여개, 미용실은 2만5000개를 넘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 점포 수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평균의 2배를 넘는 28% 수준이다. 한마디로 자영업 시장이 상인들로 빈틈없이 꽉 차 있다는 뜻이다. 이를 ‘과밀’ ‘포화’ 상태라고 표현한다.과밀과 포화는 퇴출로 귀결된다. 폐업한 사람들의 일부는 재기하지만 대부분은 계층 하락의 열패감을 맛보게 된다. 패자들은 말이 없다.최근 본지에 등장한 치킨집 주인의 하소연은 침묵하는 패자들이 늘어날 것이란 근거를 제공한다. “3년전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순이익은 3000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600원으로 뚝 떨어졌어요. 임차료가 33%, 인건비가 15%, 식재료값이 14% 오른 탓이죠. 여기에 배달앱과 배달대행을 동시에 이용하면 마리당 순익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집니다. 하루에 죽어라 100마리 팔아야 겨우 10만원 건지는 겁니다.”편의점도 최저임금 인상 이후 비상이다. 국내 편의점의 밀집도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이 인구 2200명당 1개 꼴인데 비해, 한국은 1300명당 1개가 문을 열고 있다.생계형 자영업 시장의 절박한 상황을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먹을게 많으니 자영업 하는 게 아니냐”는 편견도 드러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닭고기 가격공시제를 들고나와 치킨점을 압박하는 것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필수품목 원가공개를 내세워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코너로 내몰고 있는 것은 편견을 제도화한 대표적 사례다.지금 시급한 것은 자영업시장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을 일정한 교육과정을 통해 임금근로자로 전환시키는 일이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차원에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필수 인력으로 꼽히는 ‘수퍼바이저’ 요원으로는 자영업 경력자가 적격이다. 장사의 성패와 장사하는 사람에 대한 코칭은 별개의 문제다. ‘이마트24’는 작년부터 이런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편의점 가맹점주를 정규직으로 뽑아 수퍼바이저 업무를 맡긴 것이다. 결과는 기대이상이다. 이를 외식 가맹점에 적용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길이 열린다.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을 정책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18 07:00 강창동 기자

'백종원거리'에 밀려 초토화… '맛집' 뜨자 음식점 개업 러시

서울 반포동 골목상권 전경.(사진제공=박경환 전문위원)서울 반포동 주택가의 조그만 골목상권. 북쪽의 논현역과 남쪽의 신논현역 사이 빌라와 단독주택이 밀집한, 100m에 걸친 골목상권이다. 대로 건너편에 영동시장과 이른바 ‘백종원거리’로 불리는 먹자골목이 터를 잡고 있어 직장인들은 이곳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 남쪽으로 한 블록 더 내려가면 서울에서 손꼽히는 강남역상권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배후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도 없고, 대형 오피스빌딩도 보기 힘든 곳이다. 상권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점포 모양을 갖춘 30여개의 1층 점포 중 문을 열고 있던 것은 10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공실로 남아있었다. 이 상권을 환자에 비유하면 의료장비에 의존해 연명하는 식물인간이었던 셈이다.박경환 전문위원박경환 브릿지경제신문 전문위원(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사진)은 죽어가던 상권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방법은 스타점포를 키워내 주변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의 가게들이 자연스레 몰려들도록 하는 것이었다. 박 위원은 서울시창업스쿨 외식업반에서 담임교수를 하면서 가르친 제자 한석동(47)씨의 점포를 물색해주는 과정에서 이 골목상권을 발견했다. 3개월간 상권을 훑어보니 2015년 3월 저렴한 가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호프집을 하던 전용면적 36㎡(약 11평)짜리 점포를 보증금 3000만원, 권리금 2000만원, 월세 120만원에 계약, 그 해 5월에 문을 열었다. 배후 주택가에는 1780가구가 있고, 소규모 법인 사무실 직장인은 1700여명 정도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들 소비자는 대로 건너편 ‘백종원거리’나 강남역 상권으로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이 골목상권에는 폐업과 업종전환이 끊이지 않았다.박 위원은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승부를 건다면 인근 사무실 직장인들이 점심때 들르게 될 것이고, 이를 본 주택가 주민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마침내 한석동씨는 박 위원의 권고대로 생선구이 집으로 점포 콘셉트를 정하고 요리기술 연마에 들어갔다. 생선구이 맛집을 돌아다닌 끝에 요리비법도 전수받았다. 박 위원은 상권입지 분석을 통해 하루매출 70만원은 무난하다고 예측했다. 이미 죽어있는 상권을 살리기란 힘든 일이지만, 이곳은 배후에 작은 사무실들이 흩어져 있다는 점이 ‘기회요인’이라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었다.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생선밥상 어랑’이란 간판을 달고 개업한 식당은 한달 매출 2000만원 이상을 꾸준히 올렸다. 강남 오피스가에서 6000∼7000원대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든 직장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자,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식당 밖에 줄을 섰다.‘맛집이 등장해 한달에 2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입소문이 동네주민과 부동산중개업소에 돌았다. 인근에 음식점이 잇따라 생겨났다. 한식당을 필두로 일식 이자카야, 치킨집, 카페, 돈가스전문점, 실내포차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 10여개가 몰렸다. ‘생선밥상 어랑’이 문을 연 뒤 1년이 지나면서 생긴 변화였다.핵심점포 ‘생선밥상 어랑’여러 업종의 가게들이 좁은 상권에 밀집하자 소비자들의 발길도 부쩍 잦아졌다. 스타점포로 떠오른 ‘생선밥상 어랑’은 개점 당시 한달 매출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년만에 50%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박 위원은 5회에 걸친 점포경영 컨설팅을 통해 영업전략의 변화를 권고했다. 배달영업을 추가토록 한 것이다. 배달앱 업체 3곳을 통해 한달에 800만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점포매출도 함께 올라가 현재 한달 매출은 48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3년전과 비교하면 2.4배 이상 매출이 뛰어오른 셈이다. 한달 순이익도 3년전 250만원에서 5배를 훌쩍 넘어섰다. 박 위원은 “골목상권도 외부전문가와 점포경영주의 노하우, 열정이 합쳐지면 얼마든지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18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천의 얼굴 지닌 마술사, 권리금… 건물주 횡포 대응하기 위한 임차인 고육책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상관행은 나라마다 독특하다.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상가 거래도 마찬가지다. 권리금은 우리나라 상거래 관습의 독특함을 상징한다.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권리금은 성격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시설권리금, 영업권리금, 바닥권리금이 바로 그것이다.시설권리금은 인테리어와 같이 시설투자에 들어간 돈에서 감가상각비를 빼고 남는 금액을 말한다. 기존 임차인이 점포를 차릴 때 시설비가 5000만원 들어갔고, 5년 뒤 점포를 양도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10%씩 5년의 감가상각비 2500만원을 제외한 2500만원이 시설권리금이다. 영업권리금은 점포주인이 영업을 잘해 손님을 확보해놓은 대가로 해석된다. 보통 한달 순익의 1년치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바닥권리금이다. 바닥권리금은 한마디로 ‘자릿세’를 말한다. 점포 입지의 이점을 보상해주는 돈이다. 기준도 없어 계약당사자들끼리 합의하면 그만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권리금은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탄생 배경에는 임대인의 횡포에 대응해 임차인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고육지책이란 흔적이 역력하다.1970년대 산업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부동산불패’ 신화도 장구한 깃발을 높이 올리게된다. 이 신화의 한 가운데 상가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2001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상가건물주는 적어도 임차인에게는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했다.2001년 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제정이후 2013년, 2015년 개정이 이루어졌다. 2015년 법 개정은 권리금 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방해 금지’에 관한 조항들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아무런 이유없이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 신규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경우, 건물주가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는 경우 등은 불법행위로 못박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했다.이로써 권리금은 완벽하게 보호될 수 있었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하다. 우선, ‘환산보증금(임대보증금+월세의 10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란 규정에 따라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점포는 임대료 인상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때 임차인이 오른 월세를 감당할 수 없으면 권리금을 못 받고 쫓겨나게 된다. 두 번째, 재건축이나 철거로 건물이 없어질 경우 양도할 물건 자체가 사라지므로 임차인은 권리금을 날리게 된다. 두 차례의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남아있는 ‘환산보증금’ 제도는 임차인들의 원성을 사는 핵심조항이다. 국회의원·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목록을 들여다보면 건물주가 상당수이다. 이는 환산보증금 제도의 강한 생명력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11 07:00 강창동 기자

도시락·간편식 배달… 배후상권 '취향 저격'

신사순 전문위원브릿지경제신문 산하 ‘낙후지역상권 활성화 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신사순 전문위원(경영학 박사·사진)은 대전시 유성구 송강동의 지역 거점상권인 ‘송강전통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한 컨설팅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송강전통시장은 2008년 개설된 상설시장으로 4350㎡의 부지에 60여 개 점포가 분포, 2000㎡의 매장면적을 갖춘 동네상권형 골목시장이다. 송강동, 신성동, 전민동, 구즉동, 관평동 등의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적인 소생활권역 시장이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취급상품도 농수축산 신선식품과 이를 조리, 서비스하는 소형 식당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시장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배후상권은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는데다, 대덕테크노밸리 산업단지가 있어 특화된 상품을 개발, 홍보마케팅에 성공한다면 여느 전통시장 못지않게 장사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인적 구성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100여 명의 상인 상당수가 3040세대여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송강전통시장 메인통로. 신사순 전문위원 제공송강전통시장 착한도시락송강전통시장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특화상품은 도시락(사진)과 소포장 꾸러미상품이었다. 농수축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감안, 신선한 야채와 고기류를 조리한 12종의 도시락을 개발해 이를 요일, 건강, 웰빙, 단체 등 네 가지 종류로 나눴다. 예를 들어 요일 도시락은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등 고기류를 위주로 하고 건강 도시락은 견과류, 버섯밥 등 건강식단으로 짰다. 웰빙 도시락은 묵, 다이어트 등으로 차별화했다. 도시락 레시피 개발에는 3개월이 소요됐다. 인근에 사는 소비자들의 생활환경과 소비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개발이 목표였다. 첨단산업단지 근무자들을 위한 웰빙·힐링 도시락 개발도 병행했다. 소포장 꾸러미상품은 일종의 가정간편식(HMR)이다. 삼계탕, 추어탕, 반찬류 등 11종의 소포장 꾸러미상품은 한 끼 식사를 편리하게 해결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꾸러미상품 개발에도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시장 및 개별점포의 취급상품을 조사한 뒤 개발대상 품목을 선정했다. 가격과 수량 등 기준을 정하고 여기에 맞는 표준 상품을 개발한 뒤 포장재 디자인과 제작에 들어갔다. 농산물과 가공식품 취급점포를 위주로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희망점포를 조사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각 참여점포에는 꾸러미상품 판매표시판을 붙였다.특화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과 택배서비스까지 모든 채널을 통한 통합 판매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이끌어가는 운영주체가 절실했다. 상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협동조합의 탄생이 이어졌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가가호호 배달서비스’가 운영됐으며 모바일, SNS 등을 활용한 전방위 홍보 마케팅 체계가 구축됐다.특화상품 개발에 뒤이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축은 필수적이었다. 개별 점포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공동판매장과 복합문화공간이 마련됐다. 복합문화공간은 기존 광장을 개선해 활용키로 했다. 이곳에서 이벤트와 판촉 행사를 여는 것은 물론 도시락카페, 야간 취식공간 등 다용도로 활용했다. 영상·음향·조명시설은 업그레이드했다. 스토리퍼니처를 설치해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들의 휴식처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다니는 주요 동선의 벽면에는 벽화를 그려넣어 칙칙한 시장의 이미지를 없앴다. 포토존을 군데군데 만들고 시각적으로 볼거리를 제공, 밋밋하고 볼 게 없다는 골목시장에 고객들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노력이 주효, 송강전통시장은 대전 유성구를 대표하는 골목시장으로 완전히 자리매김 했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4-06 07:00 강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