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치킨 가맹점주 엄살 아냐"… 벼랑끝 자영업 돌파구 절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5-30 07:00 수정일 2018-05-30 07:00 발행일 2018-05-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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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가맹점협의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맹본부의 원부재료 가격을 낮춰달라’며 단체행동을 벌였다. 가맹점주들은 “튀김용 기름을 비롯한 원부재료비를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맹본부를 성토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재료의 품질이 특화된 것이라 폭리라고 할 수 없고 높은 영업이익률도 투명경영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가맹점주 수 백명이 공개된 장소에서 단체행동을 벌인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루하루 매출 올리기에 급급한 가맹점주들이 가게운영을 접고 한 장소에 모여 자신들의 주장을 외친다는 것은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이 소비자 반발을 무릅쓰고 배달료 2000원을 받는 것도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맹점들의 사정을 상징하는 특단의 행동으로 보인다. 일부 소비자들은 “우회적 편법을 쓰는 것”이라며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배달료나 무 값을 따로 받아야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21만8997개(2015년 기준)이다. 이 중 49%인 10만6890개가 외식업 가맹점이다. 외식업 가맹점 중 가장 많은 게 바로 치킨 가맹점(2만4678개)이다. 이렇게 대중적인 치킨 가맹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어나 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비용 항목이 늘어나고 금액도 올라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하소연이다.

브릿지경제가 최근 보도한 서울 송파구 한 치킨 가맹점(부부 운영)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치킨 한 마리당 순익이 2015년 2960원에서 올해 1560원으로 47.3% 곤두박질 쳤다. 하루 50마리를 판다고 치면 7만8000원 남는 것이고, 한달 쉼 없이 일해도 234만원을 가져가는 게 고작이다. 이쯤 되면 가게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 부부가 각기 다른 일자리를 잡아 최저임금만 받아와도 한달수입 300만원 이상은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점포를 차릴 때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 임금근로자로 변신할 방법만 찾는다면 고난의 길을 가야할 이유가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잘라 말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을 비롯한 국내 자영업 환경이 포화상태라고 보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한계상황에 이른 자영업자들을 임금근로자로 전환하는 정책을 일자리창출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게 일자리 정책의 전부여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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